아래 지도에도 나오지만, 7구간은 운문령 아래 삼계리에서 69번 도로를 따라 운문사로 가는, 조금은 재미없는 길이었습니다...그래서 혹시 대체할 수 있는 산행구간이 있는지 이리저리 찾아보다가 삼계리에서 배넘이 고개를 지나 삼계봉-내원봉-지룡산-복호산-북대암-운문사로 갈 수 있는 등산로를 찾아내었습니다...
그래서 이 길을 따라 제마음대로 7-1로 번호를 부여하고 가보기로 하였습니다...
전날인 성탄절에 늘 함께 여행과 음악과 와인을 즐기는 팀들과 즐겁게 송년파~뤼를 하고 조금 모자라는 알콜기운을 보충한답시고 오뎅바에서 소주를 홀짝이다 10시반 올라가는 걸 보고 급히 집으로 귀가했는데, 그넘의 응팔 재방보느라 1시가 넘어 잠이 들고 아침 6시에 겨우 일어났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핸펀이 돌아가셔서 켜지질 않네요...급히 집사람 깨워 맡겨달라하고 노포터미널로 향합니다. 다행히도 같이 가기로 한 친구가 7시 반에 맞춰 나와주는 바람에 김밥과 물을 사서 7시 50분 언양행 버스를 타고 간 다음, 언양 터미널서 커피 한 잔 하며 그간에 밀렸던 이야기를 하다 9시 남대구행 버스를 탑니다...
오늘은 다들 연휴에 다른 데로 놀러가셨는지 비교적 한산한 버스는 구불구불 운문령 고개를 넘어 삼계리에 우리를 내려주고 떠나갑니다...이번에도 역시 좌측 쌍두봉을 바라보며 천문사를 향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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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길목의 천문사에 들러 삼불 앞에서 무사산행을 빌어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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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배넘이고개로 향합니다...요즘 청도군에서 신경을 많이 쓰는지 등산로가 잘 만들어져 편안하게 올라갈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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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오솔길 수준입니다...사람들이 제법 올라가는 길인데 오늘은 조용...
저 멀리 꺼진 곳이 바로 배넘이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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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측으로 가면 나선폭포로 해서 능선으로 올라붙는 코스인데, 비가 오는 계절이라야 폭포를 볼 수 있다 하고 옆으로 길이 험해서 그냥 통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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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기운이 덜빠진 탓인지 잠시 치고 올라가는 길에도 헉헉거리게 되네요...
그래도 잘 정비된 길을 따라 곧 배넘이고개에 도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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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넘이재는 학심이골로 내려가는 코스, 쌍두봉.상운산.가지산으로 가는 코스와 함께 지룡산 방면으로 가는 능선코스가 갈라지는 곳입니다...우리는 지룡산 방향으로 향합니다...하지만 사진에서 보듯 지난번 삼계리재에서 옹강산을 치고 오르듯 된비얄을 한참동안 힘들게 오르게 됩니다...그리고 3.3km는 도상거리일 뿐 오르락내리락이 매우 심해서 두 배의 거리가 넘는다는 것을 나중에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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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위로 치닫는 길을 따라 두고개를 넘어 세고개에 이르니 잘생긴 소나무와 그 아래 보호대 겸 휴식처에서 처음으로 간식을 먹으며 지도를 보고 잠시 쉬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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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완만해진 경사를 따라 올라가니 사리암 내려가는 갈림길입니다...
사실, 7구간의 대체산행구간으로 여기서 내려가도 관계는 없을 듯합니다...
우리는 일단 더 가보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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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옛 헬기장인 듯한 삼계봉에 이릅니다...이제 800m고지로 올라섰네요...
좌측으로는 희미하게 나선폭포로 내려서는 길이 있는데, 낙엽에 덮혀 잘 보이질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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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미세먼지 농도가 엄청 높다더니 아니나다를까...
완죤히 운무에 덮인 것처럼 뿌옇습니다...
멀리 가지산 - 운문산 - 범봉으로 이어지는 영남 알프스 주산군이 기라성같이 서있는 모습이 실루엣처럼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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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내려갔다 오르니 이 능선에서 가장 높은 봉오리이자 헬기장이 있는 내원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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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원봉을 지나서부터 급경사의 미끄러운 비탈길입니다...낙엽이 쌓여있어서 더 미끄럽네요...
내원봉 자체가 뾰족한 삼각형 모양을 한데다 능선길 자체가 그대로 올랐다가 내려오는 형국이라 힘든 구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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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내려선 끝에 잠시 완만하게 숨을 고르는 곳 반대사면에 바람이 없고 양지바른 곳에 앉아 얼른 밥을 먹기로 합니다...
물을 끓여 컵라면과 도시락, 그리고 김밥을 먹고 과일 한 점씩...얼른 치우고서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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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강산과 용둔봉, 그리고 삼계리에서 신원 삼거리로 이어지는 길이 발아래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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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쌍두봉과 상운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아스라이 보이고 우측으로는 우리가 넘어온 능선 일부가 보입니다...
두 산군 사이로 배넘이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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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가락이 아플 만큼 급경사의 비얄을 한참이나 내려섭니다...간밤의 음주와 수면부족이 무척 힘들게 합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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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룡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안부에 내려서니 저 발치 아래로 내원암이 보입니다...
지금 시간이 2시...겨울철 산행의 아쉬움은 금방 해가 떨어진다는 것인데, 이 능선의 산행이 목적이 아니고 대체산행루트를 찾는 것이기에 여기서 하산하면서 길을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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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선안부에서 내원암 내려가는 길은 좌측, 뒤로는 지룡-복호로 이어지는 남은 능선구간입니다...
다음에 해가 길어질때 저 두 산은 따로 등산하러 와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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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자길들은 대체적으로 험로가 많습니다...
여기 내원암 내려가는 길도 가파른 경사를 따라 빙 둘러 겨우 한 사람 통과할 정도의 소롯길로 시작, 어느순간부터는 이렇게 낙엽이 쌓이고 잔자갈이 많은 길로 바뀌어 내려갑니다...
다행히도 갈가에는 잡을 나무들이 있어 숫제 낙엽타고 미끌려가며 내려섭니다...
그리고 능선 위에서 한 명도 만나지 못했던 산객들을 이 길에서 4명 만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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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경사 지능선길을 겨우 다내려왔나...싶었는데, 내원사 장독대가 빤히 보이는 데서 좌측 계곡으로 길이 굽어지더니 헉...!
100m의 급경사 구간에 줄이 쳐져 있습니다...
유격!자신!을 외치며 간만에 줄을 잡는데, 줄이 가늘어서 힘듭니다...결국 손가락에 영광의 상처를 남기고...ㅠ
계곡물에 잠시 세수를 하고 반대쪽으로 올라서니 편안한 숲길이 나옵니다...
이대로 끝나나...했더니 다시 계곡으로 떨어지는데, 으악...! 이번에는 줄도 없는 미끄러운 까고맥이...ㅠ
거의 네 발로 기어 내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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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끼 낀 미끄러운 바위를 딛고 계곡을 직접 건너갑니다...
비오면 이 길은 아무래도 어려울 듯...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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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마지막까지 악전고투를 하고 내려오니 저기 내원암 뒷모습이 나타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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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막하고 깔끔한 내원암입니다...
저는 밖에서 무사산행마침을 고하고 친구는 법당으로 들어가 절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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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편안한 도로를 따라 걸어나옵니다...
문득 돌아보니 저 멀리 우리가 내려온 능선안부와 대략의 루트가 한눈에 매겨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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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개울을 따라 난 길로 내려오니 또하나의 작은 암자를 스쳐갑니다...청신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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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신암을 지나치자 곧장 운문사 주차장에서 나오는 길과 합쳐집니다...
오늘은 2주전에 왔을 때와는 비교도 안되게 고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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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소나무길을 지나 운문사 앞 식당가로 나옵니다...
안부에서 내원암까지 워낙 천천히 내려오고 내원암에서 백구 한 마리와 놀다가 보살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하다보니 어느새 시간이 3시 40분이네요...
먼저 운문사 공용터미널로 갔더니 터미널 매표소 자체가 문을 닫았고 앞의 고향집도 문닫고 쉽니다...
다시 나와서 하얀집을 가려다가 길맞은편 비닐하우스로 된 집으로 들어가 파전 큰 거 하나와 동곡 막걸리를 시킵니다...친구는 한 번도 맛을 보지 못했다네요...
막걸리 한 통을 단숨에 비우고 이번에는 주전자로 동곡 동동주를 시켰는데, 친구도 이게 훨씬 낫답니다...
갠적으로 동곡탁주는 다섯 손가락에 꼽는 것입니다...
쥔장 사모님과 이런저런 이야길 나누다 5시 25분 언양행 버스를 타고 언양터미널에 도착하니 10분 뒤인 6시 20분에 해운대로 가는 차가 있어 타고 쿨쿨 잤습니다...그리고 해운대터미널 부근서 저녁을 먹고 헤어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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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선이 2주전에 걸었던 영알 둘레길 7코스 도로구간입니다...
삼계리에서 검은 선으로 표시된 루트가 이번에 등산으로 걸었던 길인데, 생각보다 험해서 봄여름철 해가 길때는 등산을 잘하는 분들은 복호산까지 가서 북대암으로 내려오면 되겠고, 겨울철인 지금은 내원암으로 내려오거나 영 자신이 없다면 사리암 삼거리고개에서 사리암으로 내려오는 것이 낫겠습니다...
이제 신년 새해의 첫 걸음은 이번 주 토요일 영남알프스 둘레길 8구간을 갑니다...
(이번 사진은 제가 핸펀카메라가 없는 관계로 친구의 것을 빌어 찍다보니 중요한 몇몇 풍경이 빠졌네요...ㅠ)
첫댓글 와아~~저는 원래대로 걸어도 힘들거 같은데 코스를 새로 만들어 산행을 하셨네요.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저희와는 해파랑길에서 뵙길 바랍니다^^
아직은 다리통이 쓸만하니 어런 시도도 채보고 저런 곳도 가보는거죠...ㅎㅎㅎ 20구간이 마쳐지면 원래의 길과 바뀐 길이 어찌 비견될지...기대됩니다...ㅎㅎㅎ
멋지십니다. 새길 개척해서 걷고자 하는 의욕충만 응원합니다
넵...! 새루트 만들어두면 언젠가는 쓰임이 있겠죠...ㅎㅎ
이번 길은 험로가 많은 것 같군요~그래도 함께 한 친구분 덕분에 사진에 자주 등장하셔서 반갑습니다.
새해에 건강관리 잘 하셔서 20구간 완주하시기 바랍니다. 늘 즐감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넵! 어제도 8구간 완성했네요...좀있다 올려드리지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