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터넷 뉴스다.
'... 배우 김용건(76)의 아이를 임신한 39세 연하 연인 A씨가 고소를 취하하기로 했다. 낙태를 강요했던 김씨는 태어날 아이를 자신의 호적에 올리고, 출산과 양육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술집에서 만나 13년간 관계 유지, 혼전 임신으로...'
* '전원일기' 김회장의 큰아들역을 연기했다. 최근 TV에서는 20여 년 전의 '전원일기'를 조금씩 재방영하고 있다.
* 전원일기의 여류작가 김정수씨. 나는 1984년에 작가의 집(서울 송파구)에 방문했다. 그의 남편(유oo)은 전남 목포대 문학교수를 역임했다. 두 분을 어느 정도껏 알며, 몇 해 전에는 결혼식장에서 만났다.
나는 고개를 갸우뚱한다.
2021년 8월인 지금 '대한민국에 호적제도가 남아 있는가?'
없다.
2007. 4. 27. 호주제 폐지에 따른 대체법으로 「가족관계 등록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고, 2007. 5. 17 법률 제8435호로 공포되어 2008. 1. 1부터 시행되었다.
위 김씨는 '혼전 임신'한 아이가 태어나면 '자신의 호적에 올리겠다'는 것인지?
호적 그 자체가 없는데? 주민등록법에 의한 출생신고이겠지... 법률지식은 고사하고, 일반적인 사회상식조차도 없다는 뜻일 게다.
※ 만나이 75인데도 '혼전 임신' 운운하다니 황당한 표현이다. 또한 '혼인외의 자식'이 무슨 뜻인가?
간통죄도 사라진 지금... 앞으로는 가족관계가 복잡하게 헝클어지겠다. 복잡한 가족이 무엇인지를 아는 나한테는 ... 2021년인 지금에도 이런 게 존재하다니.. 어둠의 자식들이 아직도 음양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에 놀란다.
호주제가 폐지되었고, 대신 가족등록제가 시행된 이래로... 개인의 가계도 특히 친인척들의 관계는 감춰졌다.
내 경우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부터 내가 한 집안의 호주가 되었다. 그 당시에는 호적을 읍면동사무소에 발급받으면 친인척의 관계가 한눈에 들어났는데 비하여 지금은 가족등록부에는 이런 기록이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특히나 친인척의 관계가 멀어지면 그들의 자손이 누구인지조차도 알 수 없게끔 비밀로 감춰졌다.
하나의 예다. 어둠의 자식들이 있다. 어둠의 자손이 결혼하여 낳은 그 자식이 누구인지를 알지 못한다. 내가 호주였을 때에는 모든 인적사항을 알 수 있었으나 호적제도가 사라진 지금에는 모른다. 개인별 주민등록부 서류를 제3자가 임의로 뗄 수도 없기에 개인별 신분보장이 그만큼 철저해졌다는 뜻이다.
그런데.. 위 영화/드라마의 배우였던 김씨는 혼전의 자식(현재 임신 중)을 어떻게 자기의 호적에 올리겠다는 것인지... 김씨의 언행을 보면 한국 연예계의 상식수준이 어떠하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가정사가 정말로 복잡하겠구나... 안타깝다.
옛 호적제도...
구호적제도는 일제시대에 실시되었다.
서해안에 있는 읍사무소에 가서 구호적을 떼면 1950년 한국전쟁으로 호적 대부분이 화재로 유실되었고... 불 탄 흔적이 밴 구호적이나마 다행히도 조금은 남았다.
* 내 부친, 조부, 고조부 등의 성씨를 보면... '경주 최씨'가 아닌 '산본(山本)'으로 나온다. 창씨개명했다는 뜻.
'山本'은 일본말로는 '야마모또(やまもと). 남이 '최씨'를 부를 때에는 '야마모또상'으로 외쳤을 터.
다행히도 나는 해방 이후인 1949년 1월에 태어났기에 처음서부터 우리나라 4대 성씨의 하나인 (경주) 최씨 성을 가졌다.
내 고조부, 증조부의 구호적부를 볼 수 있다.
호주에 딸린 친인척의 관계는 줄줄이 이어지고, 호주가 사망하면 호주상속이 돈다. 조부,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나까지도 이어졌다.
내 구호적을 떼면... 서해안 산고랑에 적을 둔 친척들의 신상 명세서가 줄줄이 이어졌다.
2008년 1월 이후터는 2021년인 지금까지도 이런 게 전혀 없다. 고작 내 가족관계, 나 혼자만의 가족부나 존재할 뿐...
비밀사항이 많아졌다는 뜻일까? 신분노출이 되지 않도록 감춰야 할 것들이 많아졌다는 뜻일까?
장점이면서 단점이 아울러 있는 호주제 폐지를 다시 생각해 본다.
산골마을에서 텃밭농사를 짓다가 서울 올라온 지도 벌써 만 7년째.
서울에서는 할일이 없기에 날마다 사이버세상인 인터넷으로 뉴스를 보고, 개인카페에서 회원들의 글을 읽으면서 노년의 시간을 보낸다. 뉴스, 카페 회원들의 글을 읽으면서 인생사, 세상 공부를 더 한다.
위 영화배우 김씨의 황당한 발언에 나는 고개를 흔들고는 법률상식 등의 기초적인 사회학 공부를 더 해야겠다고 반성한다.
나는 어땠을까를 반성하면서 상식적인 것들에 대한 공부를 더 해야겠다.
하나의 예다. 문학에 관해서 생각해 보자. 나는 학창시절에 문학공부를 별로 하지 못했다. 증고교 시절에는 국어는 주요과목이기에 국어시간이 제법 많았으나 나는 국어공부에는 그다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채 졸업했다. 학교 졸업한 지도 수십 년이 지난 지금... 내 국어실력은 정말로 밑바닥 수준일 게다. 그런데도 사이버세상인 카페에 들락거리면서 날마다 '한국 국보문학 카페'에 뜬 문학글을 읽는다. 덕분에 나도 조금씩 더 배우고...
나는 문학카페에서 회원들의 글을 읽으면서 많은 것을 배운다. 특히나 그 짧은 시에서도 배운다. 잘된 글에서도 배우고, 어설프게 틀린 글에서도 배운다. 글을 다듬어 쓴 것도 있고, 한글맞춤법에 틀렸다는 그 사실조차도 전혀 모르고 거듭되게끔 틀리는 글도 있고...
나는 이따금 남의 글에 대해서 댓글을 단다. 어색하고 잘못된 문구, 낱말을 지적하기도 한다.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회원도 있고, 왜 남의 글을 지적하느냐는 등의 불만을 나타내는 회원도 있다.
문학카페, 문학지에 남이 글 잘 썼다고 해서 나한테 이익이 생기는 게 있을까? 별로 없다. 그런데도 나는 이왕이면 '아름다운 우리말을 우리글자(한글)로 바르게 쓰자'라는 생각을 지녔기에 이따금 댓글을 단다. 덕분에 나도 글쓰기 공부를 더 할 수 있으니까.
1.
어제 오후 5시경에 동잠실농협에서 전화가 왔다.
대출.. 어쩌구 저쩌구... 귀가 어둔 나는 '내일 방문하겠다'라고 핸드폰을 껐다.
오늘 아침에 농협에 들러서 어제 누가 전화를 걸었느냐며 확인했어도 아무도 그런 사실이 없다고 한다.
농협대출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귀가하다가 아파트 쓰레기장 옆에 내버린 화병 몇 개를 보았다.
작고 긴 화분 하나를 주워서 수돗물로 닦은 뒤에 손에 들고는 귀가했다. 나중에 작은 식물 하나를 심어야겠다.
아파트는 이사 가고, 이사 오는 주민들이 늘 있다. 생활가구 생활용품들을 엄청나게 많이도 버린다.
그게 다 돈인데... 구입할 때에는 많은 비용을 냈을 터.
1949년 1월생인 나. 서해안 산골마을에서 태어났던 나, 가난한 산골태생인 나는 21세기의 현재, 서울 송파구에서 산다. 내가 살아온 세월은 극히 짧은데도 세상은 정말로 많이 변했고, 특히나 물자와 물품은 풍족해졌다. 과잉생산, 과잉유통, 과잉소비, 과잉낭비하는 세상으로 변했기에 다 소비하지 못하여 중고품과 폐품으로 넘쳐나는 세상이 되었다.
오늘도 남이 버린 화분 하나를 쓰레기 하치장에서 슬쩍 주워온 나. 헌 폐품을 주워온다고 지청구를 하는 아내한테 들키지 않게끔 조심해서 아파트 출입구 창고 안에 들여놓았다. 나중에 아내가 자리를 비우거든 아파트 실내로 가져와서는 식물 하나를 포기 나눠서 심어야겠다.
서해안 산골마을에 있다면 텃밭 세 자리에서 지금쯤 정신없이, 신나게 일을 할 텐데.. 내 마음은 늘 시골로 내려가 있다.
오늘 농협에 들렀으나 아무런 조치도 하지 못하고는 그냥 허양한 채로 귀가했다.
아내가 말했다. '요즘 농협은 얼마나 돈을 많이 가졌기에 남한테 대출해 주겠다고 전화를 한대요?, 가짜 보이스-피싱 전화가 많은 세상이어요. 함부로 전화 받지 마세요.'
돈 가진 자는 더 많이 갖게 되고, 돈 없는 자는 더욱 빈곤해지는 세상인가 보다.
나도 어느새 가난한 사람이 되어서 자꾸만 사회 밑바닥으로 추락하는 꼬라지이다.
2021. 8. 13. 금요일. 약간 흐리다.
엄청나게 길게 쓸 수 있으나 .. 남의 이면을 더 이상 들여다보기 싫다.
혐오하는 내용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