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좀 뜸했지요...
다 이유가 있습니다....휴~~
작년 여름이였습니다.
이녀석을 지인의 소개로, 퇴근 후 애견카페에서 데리고 왔습니다.
원채 강아지를 좋아하기도하고
2~30년전 주택에서 살 때 마당에서 스피치, 케언테리언 이라는 종을 2번 키워 나름 자신있었지만
실내에서 키워본 적은 없는데다가,
심지어 혼자 사는 처지라 무척 망설였고 많은 조언을 구해보고 인터넷에서 정보 검색도 하다가
정신차리고 보니 이렇게 거실에 있는 겁니다.
사실 유기견보호소에서 이미 안락사 시킬 녀석이였는데
제가 망설이는 그 몇일동안 보류하고 기약업는 삶을 얻고 있었지요
괜히 내 망설임에 몇 일 더 살은 녀석을 그냥 안락사 시키는 것은 아니다 싶어서
너무나도 비이성적인 결정으로 데리고 왔습니다.
삶의 질이 달라졌습니다.
제가 이래뵈도 갓난아기때도 제 X을 만져본 적도 없고
유년기, 청소년기 내내 흙장난 한번 안하고 살아온 인생인데...
배변 위치를 제대로 못잡아서
초반에 매일 X을 2번, 소변은 수시로 치우느랴
몇일 사이에 키친타올 2롤을 쓸 정도로 바닥 걸레질을 수없이 하고
발수건, 발담요, 걸레 등등 여러번 빨고
아무리 고단해도 퇴근 후 4~50분 산책시키고
필요한거 사러 연속 4일내내 마트, 애견샵을 2번씩 다녀오고
얘는 낮잠 푹 자서 괜찮은데
저는 밤마다 침대에서 완전 곯아떨어졌습니다.
하필 업무도 한참 진행중인 건이 마무리 단계라 눈코뜰새 없이 정신없고 심신이 지치고 있습니다.
그래도 집에 오면 이녀석이 차분이 날 대해주니 좋긴 합니다..ㅎㅎ
데려오자 마자 주말내내 서로 교감을 나눠야지 했는데...
이 녀석 제가 소파에 눕자마자 바로 가랑이를 파고들어서 잠드네요
사X구니에 땀찬다..이눔아 비켜봐라...
너도 남자라고 벌거벗고 시원하게 다녀서 괜찮겠지만,
난 최소 2개를 껴입기에 건강에 안좋단다.
그리고 넌 왜 낯을 안가리냐...난 무척 가린다.
주말 내내 신경쓰면서 보내고 출근할 것도 걱정되어 이런 짓도 해봤는데 기우였네요
의외로 순합니다.
그래서 몇주 후에 철망은 모두 걷어버렸습니다.
전 주인이 훈련을 무척 잘 시켜놔서
앉아, 기다려, 손, 안돼를 이미 알고 있고
식탐이 많음에도 절대 사람 음식에 덤비지 않고 옆에서 앉아 기다리기만 합니다.
싱크대 서랍도 열 줄 알고 신발장 문도 열 줄 아는데
신발, 가구, 그릇은 절대 손대지 않네요
들어가서는 안되는 구역도 눈치껏 알고...
그외 소소한 훈련이 더 되있는거 같은데 제가 발굴해서 복기시켜야죠
배변패드랑 자동줄 택배가 왔는데 택배상자를 대충 내려놨더니 이렇게 들어가버리길래
집도 하나 장만해줘야겠다는 생각에 몇날 몇일을 폭풍 검색해봐도
딱 마음에 드는 집이 없습니다.
결국 인터넷 목재소에서 나무를 주문하여
손수 이렇게 만들어줘봅니다.
쿠션도 하나 사고요
원래 회를 좋아해서 날 좋으면 혼자자도 속초로 1박2일 다녀오곤 하는데
이번엔 속초로 단 둘이서 여행도 다녀와봅니다.
갈 때도 하염없이 경치구경이던데,
평소에도 한숨을 자주 하는 걸보면 유기견답게 필경 무언가 사연이 있는 녀석인 듯 합니다.
마침 양수대교를 건너는 순간에 Simon And Garfunkel의 bridge over troubled water 가 나오는데
이녀석 뒷모습을 보고있자니 뭉클해지더군요
내가 너의 험했던 견생사에 다리가 되어줄께...
레인지로버의 뒷자리를 접고 매트 좀 깔고 강아지랑 차박해봤는데 괜찮네요.
차박은 30년만에 두번째인데 청소년시절 기분납니다.
외옹치항에서 자고 일어나서 본 일출입니다.
이녀석도 상념에 잠기네요.
속초 물치항 주차장입니다.
뚝방에 붙여 뒤문 개방하고 누워있으니 부서지는 파도소리마저 가까워 물위에 있는 기분입니다.
많이 적응이 되서
동네 커피빈 테라스에 가도 이렇게 잘 있습니다.
숫놈인지라 가끔 옆테이블 이쁜 여성들한테 무지 껄떡거립니다.
니가 나보다 낫다!!!!
어느 덧 가을이 오고 제 생일이 돌아왔습니다.
작년 하반기부터 워낙 바빠서 피곤하기도 하고
종일 혼자있는 이녀석이 측은해서 저녁약속도 잘 안잡다보니
케잌 하나 없이 보내는 것이 아쉬워 궁상 좀 떨어봤습니다.
태생이 영원한 미스터리인 이녀석의 생일도 저랑 같은 날로 하기로 했습니다.
저 만으로 마흔세짤, 김 번 두짤,
합이 마흔다섯짤 입니다. ㅋㅋ
음식에 함부로 덤비지 않고 잘 버팁니다....제가 볼 때만...
가을이라고 낙엽도 밟으며 사색에 잠기네요
태생이 토끼 사냥견이라 역시 숲 속길에 잘 어울립니다.
많이 적응이 되서 이젠 소파에 앉으면 무조건 안겨오는데
체중이 10kg이다보니 좀 버겁습니다.
연휴내내 엉겨붙어서 어쩌나 괴롭히는지....
겨울이 오니 단모종이라 추위를 많이 타서 옷을 입혀야한다네요
털빠짐도 심해서 나름 커버 역할도 되고 좋긴 합니다.
애견가인 다른 지인이 넥워머까지 손수 떠서 선물도 줍니다.
아침 출근 준비할 때마다
"오늘도 또 나가냐!!!"라는 표정으로 이렇게 방문앞에서 대기하는데
이젠 집에서는 혼자서도 잘 있습니다.
아직은 차안에 혼자 두면 미칠려고 해서 데리고 다니긴 힘겹지만
그래도 주행중에는 이렇게 늠름하게 드라이빙을 즐기깁니다.
그새 벙개랑 정모도 있었는데
육견에 정신도 못차리다가 모르고 지나치고
벙개도 가고프고...
여자도 만나고 싶은데...
개아범이 되버려서 녹녹치 않네요
첫댓글 새로운 가족이 생기신걸 축하드립니다 저도 현재 고양이 두마리 키우고 있는데 그중 한마리는 길가에 쓰러져 있던 불쌍한 길냥이입니다 지나치기가 애매해서 살펴보니 귀 한쪽은 뜯겨있고 송곳니 한개는 부러져 있는걸 보고 안타까운 마음에 데려와 잘 키우고 있습니다 부러진 송곳니만 보면 맘이 짠해져서 더 정이 가더군요 한마리는 원래 키우던 페르시안 친칠라인데 이녀석은 마냥 잠만 자고ㅎㅎ 그나마 데려온 녀석이랑 싸우지 않아 다행이더군요 이쁘게 잘 키우세요^0^
정말 축하드립니다. 귀한 결정으로 새로운 삶(한분, 한견)을 얻어셨네요. 결코후회없으실겁니다.
아픔이 있는 애이니 만큼 사랑 더 많이 주시고 많은 사랑 받으시기 바랄께요^^*
글에서 애정이 뭍어나네요 강쥐도 얼굴이 많이 밝은것같아요 유기견은 아픔때문인지 어두운 표정인 아이들이 많던데 이 강쥐는 넘나 행복해보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짤 하나 놓구갑니다 ㅎㅎ
멋진분이시네요~
개인적으로.. 저는 저 강아쥐에게는 아픈기억이.. 손을 물렸었거등요~ ㅋㅋㅋ
얼굴좀 보자... 까먹겠다..
올해도 국수먹기는 다툴렸구만 ㅡ.ㅡ 너 그러다가 내꼴난다 진찌러
아직도 벳남? 나도 요즘 바빠서 가끔 출석하지만! ㅎㅎ
@토르소/서울 울 회장님은............. 인디에 있지..................... 누난? 한국.......?? ㅋㅋㅋ.... 얼굴좀 뵈 주셔~~
@토르소/서울 나 인니거든 좀 관심좀 가져바바 !! ㅋㅋ
헐 뭐여 울 회장님 몇년만에 보는거여???
오드~~
이 아이구나!! 므찌네!
찾으라는 뇨자는 없고~반려견과 함께라...왠지 안스럽다~ㅋㅋ
하*봄 꼴 나는듯해~ㅎㅎ
반려견과 함께라서 그래도 좋아는 보임~추카해!
얼굴 좀 봅시다!ㅎ😆
ㅡ.ㅡ 왜 내이야기를 하는건데요 아놔 ㅋㅋㅋㅋㅋ
아 이쁘네요 울 강아지 내가 집에가면 다른 사람에게 않 가고 내옆에만 졸졸 따라다니는데 ㅋ
잠잘때도 내 팔베게만하고 ㅋㅋㅋ
형님 간만이어요. 웬만한 여자는 앉기 힘든 자리를 강아지가 차지했을 줄이야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