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는 말
1) 꾸준한 수강·복습의 중요성
초수이자 비사범대 교직이수인 제가 합격할 수 있었던 비결이 있다면 인강을 충실히 듣고, 성실히 복습했다는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이 점은 초수 응시생이라면 꼭 갖추어야 할 자세가 아닌가 감히 말씀드려 봅니다. 때문에 제 합격수기에는 별다른 팁이 없을 겁니다. 개론서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며 읽지도, 나만의 정리 노트를 만들지도, 기출문제를 씹어먹듯 외우지도 않았습니다. (저만큼 개론서를 얼렁뚱땅 읽은 합격자도 없을 겁니다.) 2차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판서노트를 정리하지도, 교과서 분석표를 완성하지도 못했습니다. 그저 강의를 열심히 듣고, 김쌤·구쌤이 출제하신 문항들을 열심히 복습하고, 그때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래서 헛수고를 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합격했으니 할 수 있는 말이지만, 내가 올해 떨어진다면 이건 올해 박문각 커리큘럼이 잘못된 탓이라고 생각하며 공부했습니다. 이렇게 떳떳하게 말할 수 있을 만큼 열심히 복습했고, 이 점이 “쌩초수”인 저에게 가장 큰 자신감이 되었습니다. 제가 그랬듯 개론서 잘 읽을 자신 없으시면, 또 기출문제 스스로 잘 분석할 자신 없으시면 내신 공부하듯이 강의를 복습해주세요. 강의와 프린트가 100% 적중하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강의를 열심히 따라가라는 이유는 전반적인 흐름 숙지는 물론, 김쌤·구쌤의 설명 구도·출제 문항을 수용 또는 비판하게 되는 안목이 차츰 생기며 자신만의 임용 내비게이터가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인강만 들어도 맞힐 수 있는 적중 문항들이 더러 있는데, 박문각 수강생들이 다 먹고 들어가는 이 문항들을 놓치기는 너무 아깝잖아요.
2) 권장 독자
수험생활 중 공부방법이나 스터디 방법이 묘연해서 합격자 수기를 참고하려 해도 너무 길어서 어느 것을 읽어야 할지 막막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권장 독자를 설정해 보았습니다.
① 초수
② 느린 학습자
③ 중·고·대학 시기에 세계사 통사를 학습한 경험 X
④ 태블릿PC 보유 X
다 저의 특징들인데요, 그래서 수험생활 중 저에게 가장 필요했던 수기입니다. 저는 전년도에 개념강의를 한 번 돌리거나, 선위 시리즈를 미리 읽어둔 경험 없이 막바로 2023년 수험생활에 진입했습니다. 때문에 “쌩초수” 합격자의 수기가 절실했습니다. 수험서로 공부해본 유경험자와 수능 세계사 선택자는 저보다 월등히 앞서 있는 것으로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또 한국사, 동양사는 그나마 익숙했지만 서양사는 기본적인 사건 순서도 잡지 못할 정도로 체계가 없었습니다. 예를 들면 표트르 대제, 예카테리나 2세가 머리 속에 둥둥 떠다니기는 하지만, 중세 인물인지, 근대 인물인지 구분하지 못했고, 당연히 어떤 업적을 남긴 인물인지, 러시아사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 인물인지도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시대 흐름, 큰 틀이 잡혀 있지 않았기 때문에 복습 속도가 너무 느려서 1-3월에 개론서 읽기는 엄두도 내지 못했습니다. 4시간짜리 인강을 듣고 나면 선위 시리즈를 펴놓고 복습하는 데만 5시간씩은 걸렸던 것 같습니다. 다른 수기들처럼 태블릿PC를 활용해서 여러 자료를 보기 좋게 편집하여 모아두는 작업도 하지 못했습니다. 다들 패드 활용을 너무 잘하셔서 태블릿PC 없으면 못 붙는건가, 지금이라도 사야 하나 고민도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2월부터 11월까지 집콕 공부를 견지했기 때문에 등하원이나 독서실 출퇴근과 같은 동선이 길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필요할 때 종이책을, 프린트를 열어보는 식으로 방침을 정하고 그렇게 아날로그 방식으로 공부를 이어나갔습니다. 시기별 프린트 활용법은 후술합니다. 별것 아닌 것 같은 위의 특징들이 수험기간 중에 공부 흐름을 탁탁 막는, 특히 2번과 3번은 가끔 불안감을 유발하는 요인이 되었기에 같은 어려움을 겪는 수험생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싶어 굳이 이 내용을 서두에 실어둡니다. 그리고 그럼에도 제가 합격했다는 사실이 저와 비슷한 특징을 가진 수험생 분들께 희망이 될 수 있길 바랍니다.
무엇보다도 합격 수기에 흔들리지 마세요. 저 역시 공부에 진척이 없어 보일 때, 소위 말하는 슬럼프에 맞닥뜨렸을 때 합격 수기들을 찾아 들춰보곤 했습니다. 읽으면서 ‘내가 대단히 잘못하고 있었구나’라고 생각이 드셨다면 그 부분은 빠르게 싹을 잘라내야 하겠지요. 그렇지만 ‘와 이 많은 걸 24시간 내에 다 할 수 있다고? 대단하다’라는 생각이 드는 수기들이 있다면, 괜히 따라하려다 가랑이 찢어질 수 있습니다. 각자의 페이스로, 각자의 강점을 살려 합격하면 되는 시험입니다. 여러분 각자의 강점을 절대 잊지 마시고, 그 부분을 살릴 수 있는 공부를 해주세요. 저는 성실성 외에 별다른 강점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엉덩이 싸움으로 합격을 밀어붙였습니다. 이렇게 무식하게 공부해도 붙는 시험입니다. 자신의 단점을 객관적으로 진단하여 시정해 나가되, 남의 방식을 따라하느라 자신의 강점을 뒷전에 두지 않으시길 바라요.
3) 저의 수기에 없는 내용
작년 저의 수험생활을 떠올려 보면, 합격 수기 한 편을 정독하는데도 꽤 많은 시간이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제 수기를 읽느라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지 않으시길 바라며, 제 수기에 포함되지 않는 내용들을 먼저 말씀드립니다. 혹시 다음의 내용들을 찾아 오셨다면, 과감하게 제 수기를 넘겨주세요ㅠㅠ ①교육학 공부 방법은 제외했습니다. 제 성적표를 보면 아시겠지만, 올해 교육학 성적 분포를 감안하더라도 결코 고득점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또 저는 교육학 1년 커리 중 9월부터 시작되는 모의고사 커리만 수강하였기 때문에, 따로 공부법을 정리하기도 민망하여 생략하였습니다. ②개론서 읽기 방법도 제외했습니다. 수업이나 프린트에서 강조된 부분을 발췌독하여 표시해둔 뒤 반복하여 읽은 정도라 상술할 내용이 없습니다. ③기출 분석 방법. 4-6월 프린트 활용법에 일부 반영되었을 수 있습니다.
4) 나만의 규칙들
제가 합격하는 데 도움이 되었던 저만의 기본 방침을 몇 가지 공유해보면
① 절대 운동 끊지 말기(시험은 떨어지면 그뿐이지만 내 몸은 평생 데리고 살아야 하니까요..)
② 강의 내용 당일 복습
③ 4-6월, 7-8월, 9-11월 모의고사 등 김·구쌤 출제 문항은 시험 전까지 3회 이상 복습
④ 지금 내가 공부하는 내용이 시험 합격에 얼마나 중요할지 습관적으로 점검
(출제 확률이 높지 않은데 잘 이해되지 않는다고 오래 붙잡고 있거나 e.g. 프랑스 혁명
개인적 흥미에 꽂혀서 불필요하게 깊이 파게 되는 부분에 시간을 뺏길 수도 있습니다.)
⑤ 교과서, 교육과정 내용은 구글 문서에 정리해두어 어디서든 읽으며 무한 반복
⑥ 일 12시간 공부시간 확보 (공부의 절대량이 중요하진 않지만, 질을 장담할 수 없다면 절대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⑦ 망라주의 금지
2. 교과서 읽기
1) 필요성
1차, 2차를 불문하고 임용 역사를 준비하면서 장착해야 할 기본 자세는 “교육과정과 친해지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 2차 수업실연에서는 동아시아사, 서양사를 거쳐 작년에 일본사까지 출제되어 2025 시험을 대비하시는 분들께 많은 부담이 될 텐데요. 출제 주제들을 보면 결국 교육과정에서 강조하고 있는 주제들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일례로 2024 실연 주제였던 일본의 전후처리는 냉전이 동아시아에 끼친 영향이라는 측면에서 동아시아사 교육과정의 7-8개 내용 요소(6·25, 국공내전, 평화헌법, 미·일 안보조약, 도쿄 재판, 샌프란시스코 강화 조약 등)가 걸쳐 있는 주제였습니다. 모두에게 익숙지 않은 주제일수록 교육과정에 명시된 내용을 놓치지 않고 수업을 엮어낼 수 있는지가 주요 채점 포인트가 아니었을까 짐작해봅니다. 2015, 2022 교육과정에서 역사 과목에 해당하는 부분은 pdf 쪽 추출하기를 통해 모아두시고 한 해 내내 반복해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합격 수기, 구쌤 모두 “교과서를 읽어라”라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말하고 있을 겁니다. 그때마다 짝터디원과 하소연하듯 했던 말이, “교과서를 읽는다는 행위가 도대체 뭘까?”였습니다. 학창시절에 숱하게 읽었던 교과서인데, 여기서 뭘 어떻게 읽으라는 것인지 그렇게 막막했습니다. 합격자마다 교과서 읽기 방식은 천차만별입니다. 공부내용을 교과서에 단권화하시는 분도, 9종을 다 읽으면서 동일 소주제 서술을 모조리 비교하여 정리해두시는 분 등등 다양합니다. 각자의 방식이 다를 수 있지만, 저는 느린 학습자라 교과서 정리에 너무 진을 뺄 수는 없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자신의 강약점을 파악하여 이를 보강할 수 있는 교과서 읽기 방식을 탐색해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저는 제 나름대로 “사건의 흐름을 교육과정의 틀에 맞추어 재정리해보는 것”을 교과서 읽기의 목적으로 규정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숲을 보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교과서 목차와 익숙해지는 연습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중단원 목차를 읽고 그 안에 어떤 내용들이 들어갈지, 그 아래 소단원에서는 어떤 내용을 다루고 있는지 읊어낼 수 있도록 교과서를 읽었습니다. (이 연습은 2차 대비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교육과정 [10한사02-04]의 학습 요소에는 <국권 상실, 항일 의병, 애국 계몽 운동>이 있습니다. 교과서를 읽으면서 이 소주제의 시간적 배경이 1900년대를 전후한 시기임을 파악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여러 교과서에서 교육과정의 학습 요소들을 <항일 의병vs애국 계몽 운동>으로 비교하며 서술하는 구도를 취하고 있음을 파악하실 수 있을 겁니다. 두 노선의 특징과 사례들을 개괄하고 둘을 절충한 단체로 신민회를 제시함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큰 틀을 파악하고, 그 세부 서술들을 서랍 정리하듯 차곡차곡 정리하시면 강의 내용을 스스로 정교화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저는 교과서를 눈으로 읽으며 위의 방식대로 머릿속에 정리한 뒤, 아래 서술한 짝터디 과정에서 스터디원에게 내가 이해한 방식을 간략하게 설명하며 서로 비교해 보았습니다.
2) 1차 대비 스터디 방식
1-3월, 4-6월, 7-8월 커리에 걸쳐 짝터디를 통해 역사2와 한국사 교과서를 총 6종 읽었습니다. 1-3월에 제가 미래엔 한국사, 비상 역사2를 읽으면, 다른 스터디원은 비상 한국사, 미래엔 역사2를 읽는 식으로 진행했습니다. 4-6월에는 천재, 동아를, 7-8월에는 다른 2종을 교차 정리하는 식입니다. 이렇게 하면 두 개 출판사의 집필 경향을 각자 비교 파악하며 읽을 수 있습니다. 동아시아사 교과서는 상반기 중에 두 달에 걸쳐 한 출판사씩 정리했던 것 같습니다.
교육과정 소주제들을 구글 공유문서에 순서대로 정리해두고, 각자 교과서를 읽으면서 기록해둘 만한 부분들을 정리하였습니다. 정리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배경, 원인, 계기, 영향을 묻는 서술형 문항에 적확한 답이 될 만한 문장 ②타 교과서에 없었던 특징적인 서술이나 탐구활동 ③내러티브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문단. 위 내용들만 기록하며 읽으셔도 충분히 많은 시간이 듭니다. 저는 워낙 독해가 느린 편이기도 하지만, 교과서 10페이지를 읽고 구글 문서에 정리하는 데만 1시간 정도 걸렸던 것 같습니다. 글 읽는 속도와 관계없이 교과서를 읽는 과정에서 모든 분들께 권장드리고 싶은 것은, 출판사별 특징들을 기억하시라는 점입니다.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감이 잡히실텐데요, 동아 출판사는 경제사 서술이 상세하고, 금성은 탐구질문을 실어둡니다. 또 지도가 강한 교과서, 연표, 탐구활동이 강한 교과서 등 특징을 잡아두고 그 인상을 기억해두시면 2차 수업실연 준비 시 특정 자료나 서술을 찾고 싶을 때 좋은 좌표가 됩니다.
교과서 스터디는 매주 1시간 내외로 진행하였습니다. 해당 주차 강의 진도에 맞추어 교과서를 읽고 정리한 뒤, 구글 공유문서에 자신이 추가한 내용을 요점만 읽고, 그 맥락이나 해당 출판사 서술방식의 차별점을 구두로 설명하는 식이었습니다. 이렇게 해야 자신이 교과서 서술상 특징을 제대로 파악하였는지, 혹시 오개념을 형성하지는 않았는지 교차 검토해볼 수 있습니다.
3) 2차 대비
1차 시험을 준비하면서는 교과서를 읽는다는 행위가 뭘 의미하는지 잘 이해하지 못하고 무지성으로 다독했습니다. 그러나 2차를 대비할 때 교과서를 읽는 자세는 분명 달라져야 합니다. 교육과정 성취기준과 내용 요소를 철저히 파악하고, 그것이 각 교과서에 어떻게 구현되어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그리고 교과서를 읽으며 각 문단의 핵심 내용을 추출했습니다. 한 소주제(3-4쪽 분량)를 읽은 뒤에는 해당 주제에 대하여 15분 내외로 구두 정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때 교육과정 학습 요소와 문단별 핵심 내용이 누락되지 않도록 머릿속에 구조를 잡아가는 연습을 하셔야 합니다. 2차를 준비할 때에는 교과서 소주제 한 개를 읽는 데도 30분씩 걸렸던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거의 모든 주제에 대해 이런 연습을 했던 것은, 한 번이라도 내 입으로 말해보고, 구조를 잡아본 주제는 그렇지 못한 주제에 비하여 수업 시 자신감이나 밀도가 확연히 짙어지기 때문입니다. 교과서와 교육과정의 핵심 내용을 말로 풀어내는 연습을 무한히 하시길 추천 드립니다.
4) 추천 사항
저처럼 학창시절에 세계사를 본격적으로 공부한 경험이 없는 분들께는 역사1/세계사 교과서를 정독하거나 ebs 강의를 수강하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저는 한국사 교과서를 소화하는 데만도 너무 많은 시간이 들어 세계사는 엄두도 내지 못하였지만, 2차를 준비하면서 그 필요성을 절감했습니다. 강의를 듣다 보면 김쌤이 “스키마”를 엄청 강조하심을 느끼실 텐데요. 1차 합격은 스키마가 없어도 어찌저찌 가능하다고 봅니다. 그러나 2차는 자신만의 도식이 없다면 정말 막막해집니다. 그 많은 주제 중 무엇이 출제될지, 나는 이 주제를 어떻게 설명할지, 전시/차시학습 연계를 하고 싶은데 앞뒤 내용이 뭐였는지 등 스키마 없이 2차는 정말 버겁습니다. 저는 이렇게 막막할 때 세계사 교육과정 ‘학습 요소’가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교육과정 표를 펼쳐두고 교과서를 읽다 보니 “유럽 세계의 형성과 동요”에서 왜 십자군 전쟁이 한 자리를 차지하는지 파악이 되더군요. 강의 복습도 바쁜데 교육과정 문서까지 봐야 하나 싶을 수 있지만, 그리고 1차 합격에 교육과정 지식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미리 봐두시면 언젠가 큰 쓰임이 있을 겁니다. 그리고 강의 내용이 잘 이해되지 않을 때는 자꾸 심화 서적을 찾지 말고, 교과서로 돌아가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3. 시기별 프린트 활용법
1) 1-3월 프린트
1-3월 프린트는 1-3월 커리큘럼을 듣는 동안에만 활용했고, 이후에 다시 활용하지는 않았습니다. 완전 초수였던 저는 강의 내용을 소화, 복습하면서 프린트까지 100% 풀이하는 것은 사실상 포기했습니다. 사견이지만 1-3월은 내신 공부하듯 강의 내용을 소화하려는 노력이 개론서, 기출 파악보다 중요하지 않은가 싶습니다. 프린트 내용을 통달하겠다 다짐하지 마시고, 3월까지는 주요 키워드, 문장들과 친숙해지겠다는 각오가 좋은 듯합니다.
전반적인 활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업로드된 강의를 당일 20-24시에 수강하고, 선위 교재를 통한 복습은 다음날 오후까지 완료했습니다, 프린트는 그 다음주에 풀어봤습니다. 이렇게 하면 강의 내용이 가물가물해질 때쯤 프린트로 복습할 수 있어 좋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혹은 다시 볼 부분에는 별표를 표시해두고, 강의 중에 강조된 내용과 관련된 키워드나 주요 문장에는 형광펜을 칠해두어 자투리 시간이나 월·화요일에 한 번 더 훑어보았습니다. 그러나 다시 말씀드리지만, 초수에게 1-3월은 개론서, 기출문제, 형성평가 프린트보다 강의 복습이 훨씬 중요한 시기입니다. 서양사는 점점 감당이 안 되어서 손에서 놓았습니다. 다른 과목 프린트들도 근현대사 커리에 진입하면서부터는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1-3월 프린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는 않았지만, 이 수기가 카페에 게시될 즈음 초수생 분들은 아직 1-3월 커리밖에 경험해보지 못하셨을 듯하여, 또 프린트의 개략적인 활용 방법은 1년 내내 유지하였기 때문에 활용법을 과목별로 나누어 상술해 보았습니다.
가. 서양사
1-3월 서양사 프린트는 ①개론서 빈칸 채우기 ②교과서 발췌 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선생님께서 수업 때 말씀하시겠지만, 초수생은 강의만 듣고는 ①의 3분의 1도 채울 수 없습니다. 저는 11월까지의 전체 커리를 마친 후에도 이 프린트의 빈칸들을 다 채울 수 없었을 겁니다. 그러니까 초수생 분들은 이 프린트에 절대 압도당하지 말고 이 종이 더미를 어떻게 써먹을지 고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스스로 개론서에서 중요한 내용을 판별하는 능력, 그를 읽어내는 속도가 현저히 떨어진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에 1-3월에는 개론서를 정독하기보다 이 프린트를 눈으로 읽으며 개론서 읽기를 대체했습니다. 방대한 개론서 분량 중에서 김쌤이 굳이 선택한 단락, 그리고 그 가운데 굳이 뚫은 빈칸에는 충분한 중요성이 실려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기출 경향이나 역사적 중요성을 파악하는 최소한의 안목이 형성되지 않은 1-3월 시기에는 시간도 많이 들이면서 중요하지 않은 내용에만 쩔쩔 매는 무지성 읽기의 방식보다는 프린트를 통한 읽기가 낫다는 판단이었습니다.
그래서 프린트를 읽으며 빈칸에 들어갈 말을 생각해보고, 바로 답지를 확인하며 공부했습니다. 적확하게 답을 떠올린 내용은 빈칸을 채우고, 얼추 비슷하게 답을 떠올린 내용에 대해서는 노란 형광펜을, 전혀 떠올리지 못했거나 다소 부차적이라고 생각한 내용에 대해서는 파란 형광펜을 표시해 두었습니다. 그리고 자투리 시간에 형광펜 친 부분만 한 번 더 눈으로 훑어두었습니다. 프린트 활용 사례는 <그림1>에 실어두었습니다. 이 정도만 해도 키워드, 중요 문장과 익숙해지는 연습이 돼서 1-3월 기준에서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전체 커리를 마친 지금 시점에서 돌이켜볼 때 1-3월 프린트를 적극 활용한 기억이 옅어서 다시 확인해보니, 6주차 <봉건 사회의 붕괴>부터는 인쇄만 해두고 풀지는 않았네요. 대신 강의를 들으면서 도저히 인과관계가 잡히지 않는 부분은 서양사개론의 해당 부분만 발췌독했습니다. 그런다고 찰떡같이 이해가 되는 것은 아니었어요. 연초에는 그저 익숙해지려는 시도만으로도 충분한 듯합니다. 요는 1-3월까지는 프린트 처치보다 강의 복습이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나. 한국사·동양사
1-3월 한국사와 동양사 프린트는 ①한자 훈음 쓰기 ②사료 문항 ③형성평가 문항 ④교과서·개론서 발췌 내용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기출 분석 경험이 없는 초수 응시생에게는 분명 낯선 부분이지만, ③은 실전 문항과 유사한 서술 양식을 요구하기에 임용역사와 친해지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림2>를 통해 제가 ③과 같은 문항들을 어떻게 활용하였는지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 프린트에서 빈출되는 발문 양식을 눈여겨보다가, 제가 어떤 발문에 취약한지 파악하였습니다. <그림2>에서 저는 배경 상황을 묻는 문항들을 어렵게 느끼고 있었다고 하는데요, 그렇다면 이후 강의 내용을 복습할 때는 균역이라는 제도의 세부 사항만을 암기하는 형태가 아닌, 당대 사회적 배경, 제도의 시행 계기, 파급 등 “전후 맥락”을 두루 파악할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즉 이 시기 한국사·동양사 프린트는 서술형 문항 양식과 답안 작성 방식에 익숙해지고 앞으로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방향을 잡는 데 활용하셔야 하지, ‘난 또 절반을 넘게 틀렸구나.’하고 좌절하실 필요는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2) 4-6월 프린트
개인적으로 전체 커리큘럼 중 가장 좋아했던 프린트입니다. 이 시기의 핵심은 기출 분석과 변형 문항 풀이인데요, 저는 특히 4-6월 변형 문항들을 좋아했습니다. 과목마다 프린트 맨 마지막엔 김쌤, 구쌤이 출제하신 변형 문항들이 실려 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이 문항들은 시험 직전까지도 여러 번 살펴보았습니다. 특히 서양사 프린트는 중요도가 높은 개론서 문장이 답안으로 설정된 문항들이 많이 실려 있어서, 이 문항을 풀어보고 그에 대한 답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공부가 되었습니다. 저 역시 4-6월 커리가 이미 개강하였을 때에도 아직 기본 개념이 체계적으로 잡히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에 적확한 답변을 적는 것은 고사하고 이 문항이 어떤 시대, 어떤 맥락에 위치한 것인지를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모범 답안의 키워드를 찾아보고, 해당 내용이 어디 있을지 선위 시리즈를 통해 찾아보고, 개론서를 발췌독하며 맥락을 확인하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가. 역교론·서양사
4-6월 역교론과 서양사 프린트의 후반부는 전술하였듯 변형 문항들입니다. 전반부는 개론서 발췌 내용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제가 1-3월에 소홀히 했던 개론서 내용을 이때 보충하여 읽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김쌤이 별표 개수로 표시해주신 중요도를 보면서 제가 생각한 중요도와 임용전문가의 중요도를 비교해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서언에서 말씀드렸듯 항상 ‘이 내용이 진짜 시험에 나올까?’를 고민해보는 것이 빠른 합격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중요도를 판별하는 능력이 떨어진다고 판단되시면 이 시기 프린트의 도움을 많이 받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가끔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내용이 프린트에는 누락된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 무조건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접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스스로의 판단에 대하여 정당화할 수 있는 충분한 근거(4-6월엔 덜한 듯하지만 1-3월 강의에서 충분히 강조하셨다, 교과서에서 강조하는 부분이었다 등)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를 스터디원과 함께 논의해보고, 타당하다는 동의를 얻는다면 이 역시 개론서에서 찾아 구글 공유문서에 메모 형식으로 추가해두거나, 휴대폰 카메라로 찍어두고 자투리 시간에 틈틈이 읽어보았습니다.
역교론과 서양사 기출 분석은 교재를 통해 진행되었습니다. 아직 개념이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출 분석을 쌓아 올리려니 버거운 마음이 컸습니다. 그런데 이때에도 그저 내신 준비하듯이 열심히 필기하고, 김쌤이 불러주시는 별표 개수만큼 별표 치고, 불러주시는 개론서 페이지는 시간이 허락하는 만큼 발췌독하며 따라갔습니다. 기출 문항 숙지는 10월까지도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많은 초수생 분들이 기출분석 커리 때 도저히 머리에 입력되지 않는 기출 경향, 선지 등에 좌절감을 느끼실지 모릅니다. 너무나 당연한 현상이고, 그럼에도 인강 내용 충실히 복습하시고, 기출을 버리지 말고 수업 중에 언급될 때마다 ‘그게 어딨었지’ 생각하며 다시금 기출을 펼쳐보시면 됩니다. 그런다고 암기가 되지는 않지만, 그래도 8월쯤 되면 ‘이 얘기 어디서 봤는데’ 싶었고, 9월쯤 되면 ‘이거 몇 년 전 기출인데’ 떠올릴 수 있었고, 10-11월쯤 되면 ‘이 문제 선지에서 뭐 물어봤던 것 같은데’ 정도로 발전했습니다. 개론서 숙지와 마찬가지로 기출 숙지 역시 너무 조급해하지 않으셔도 꾸준히 눈에 바르기만 한다면 충분합니다.
이때에도 저는 어떤 문항이 타당도가 높은 것인지, 또 변형출제 확률이 높은 문항은 무엇인지 스스로 판단하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그래서 별표 4개 이상의 문항들은 이면지에 복사하여 역교론, 서양사별로 꾸러미를 만들어 두었습니다. 그리고 이 꾸러미 문항들은 제 수기에서 계속 반복해서 언급될 예정입니다. 시험 전날까지도 눈으로 읽으면서 반복했기 때문에요ㅎㅎ
나. 한국사·동양사
4-6월 한국사와 동양사 프린트 전반부는 역시 기출 문항과 그에 대한 자료 및 변형 포인트로 구성되었습니다. 이때에도 역시 복습 속도가 느렸던 저는 기출 문항 1개와 그에 딸린 내용들 한 세트를 공부하는 데도 20-30분씩 걸렸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한 주차 프린트를 다 복습하는 데만 5-6시간씩 잡아먹었습니다. 모든 내용을 소화하려고 애쓰다가 시간을 허비한 것 같습니다. 다시 이때로 돌아간다면 프린트를 통해 기출 문항들만 싹 복습하고, 연도별 기출문제를 출력하여 구쌤이 변형 가능하다고 언급하신 부분에 표시해둔 뒤 그 부분들만 다시 훑어보며 기출 경향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더 눈여겨 볼 것 같습니다.
3) 7-8월 프린트
7-8월 프린트는 과목에 관계없이 활용법이 동일하여 묶어 설명하겠습니다. 이 프린트의 변형 문항들도 시험 직전까지 못해도 3회독하였던 애지중지템 중 하나입니다. 서양사 프린트에는 사료로 읽는 서양사 등 개론과 강좌 외에서 중요한 내용들이 발췌되어 수록됩니다. 저는 너무 많은 개론서를 소화하려다 서개론과도 못 친해질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프린트에 수록된 부분들로 기타 개론서 읽기는 갈음하였습니다. 한국사·동양사 프린트에 실어주신 교과서 발췌 내용은 그 시점에서 아직 익숙해지지 못했거나, 구쌤이 강조하신 내용들에 형광펜을 표시해두고 프린트를 펼 때마다 읽었습니다. 각 주차 강의를 들은 뒤에는 눈으로 읽으면서 복습하고, 나중에 다시 봐야 할 것 같은 부분들은 마찬가지로 형광펜을 칠해두었습니다. 그리고 9-11월 커리를 진행하면서 형광펜 친 부분을 다시 복습하였고, 이때는 시험 직전에 다시 봐야 할 것 같은 문항들을 복사하여 역시 과목별로 꾸러미를 만들었습니다. 자려고 누웠는데 잠이 안 오거나 양치하는 3분 등 조각 시간을 활용해 이 꾸러미들을 계속 눈에 익혀 두었습니다. 이 꾸러미에 들어갔던 한 페이지를 <그림3>에 실어두었습니다. 필기 내용을 기반으로 어떻게든 도식화해보고, 중요하다고 판단한 부분은 형광펜 치는 등 고군분투하다 보니 점점 답안 쓰는 능력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4) 9-11월 프린트
마지막 회차 모의고사 내용을 그림4에 첨부하였습니다. 매회 모의고사 때 저의 답안을 좌측에, 해설 강의에서 불러주시는 정답을 우측에 두어 표로 정리하였습니다. 비슷해 보이면서도 저에게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비교하고 파악할 수 있습니다. 오답 지점을 명료하게 드러낼 뿐 아니라 해당 문항에서 4점 중 몇 점을 득점했는지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전공 총점 80점 중에 56점을 받아야 한다고 가정했을 때, 각 문항에서 2점 이상을 꾸준히 감점당하면 산술적으로 승산이 없어집니다. 그래서 반복적으로 2점 이상을 감점당하는 문항이 어느 영역인지, 또 어느 시대인지 확인하여 그 다음 주차에는 그 부분을 보강하며 공부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기출 문항을 분석해봤을 때 거의 대부분의 4점 문항이 단답형2+서술형2점으로 구성되고 있습니다. 서술형 2점까지 모조리 챙겨 4점을 확보하는 것보다는 단답형 문항들을 웬만해선 다 맞히고 서술형 한 문제씩 틀리는 편이 저에게는 더 설득력이 높다고 판단하여, 9월부터는 모든 문항에서 3점씩 맞자는 생각으로 공부했던 것 같습니다. 우측에 정리해둔 정답 문장들은 시험이 가까워질수록 문장을 통으로 암기하듯이 복습하였습니다. 시험 전날 밤에는 4월부터 만들어둔 문제 꾸러미와 연도별 기출, 그리고 모의고사의 정답란을 무한히 읽으며 뇌에 현상하듯 반복했습니다.
그리고 불러주신 답이 아니면 가차없이 오답으로 채점했습니다. 답안 작성 시에도 스스로 생각하기에 “아리까리” 한 부분은 뭉개쓰기보다 생각 나는 대로 쓰고 장렬히 전사하기를 택했습니다. 모의고사 점수를 제 최대치보다 낮게 받는다면, 실전에서는 그보다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으리란 믿음에서였습니다. 장렬히 전사해야 나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더욱 뼈저리게 느낄 수 있으니, 모의고사 점수에 크게 연연하지 않으시는 분들은 나의 최악을 가정하며 모의고사를 쳐보시기를 추천 드립니다.
4. 1차 막판 공부법
1) 회독을 돌린다는 것
임용 진입 직후의 ‘교과서 읽기’만큼이나 막막했던 것이 시험 직전에 다들 한다는 ‘회독’이었습니다. 저의 단권화는 크게 추천드리고 싶지 않기 때문에 수기에서 공유하지 않았는데요. 저도 선위 교재에 기출, 개론서, 모고 내용 등을 단권화 하기는 했습니다. 그렇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선위 교재보다 개론서에 인덱스를 걸어두어 여러 번 읽는 식으로 공부했기 때문에 단권화의 이점을 누리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시간과 에너지만 허비하였던 것 같습니다. 저는 별다른 정리본이 없었기 때문에 시험 직전 한 달 정도는 앞서 말씀드렸듯 4월부터 모아둔 변형 문항 꾸러미와 연도별 기출, 모의고사의 정답란을 회독했습니다. 이를 변형 출제해보는 스터디를 진행한 것은 아니고, 계속 눈으로 읽고, 너무 질려서 눈으로 못 읽겠다 싶을 때는 소리내어 읽는 것을 녹음하여 음성으로 듣기도 하였습니다.
2023년에는 시험 약 한 달 전쯤에 추석 연휴가 있어 강의가 며칠 비는 기간이 있었습니다. 계속 함께해온 짝터디원과 이 기간 전후로 하반기 프린트를 총정리했습니다. 각자 복습하고, 김쌤·구쌤 출제 문항들 중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항들을 구글 공유문서에 정리했습니다. 스터디원A가 중요하다고 생각한 문항을 검정 글씨로, 정답은 그 밑에 흰 글씨로 적어두면 B는 A가 올린 문항 밑에 답안을 작성해보고, 바로 하단을 드래그하여 흰 글씨 즉 정답을 확인해보는 식으로요. 이렇게 하반기 프린트에서 중요한 내용들을 반복하여 풀어보고,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 부분에 더해 스터디원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부분들도 한 번씩 들어보면서 공부 내용을 보강할 수 있었습니다. 정리 예시는 <그림5>에 첨부하였습니다. 그림 속 4-Q1, 4-Q2 등이 제가 하반기 프린트를 바탕으로 출제한 내용이고, 그 아래 검정 글씨가 짝터디원이 스터디 시간에 작성한 답안, 그 아래 색깔 부분이 정답에 해당합니다. 제 짝터디원이 한 것처럼 자신이 놓친 키워드는 붉은 글씨로, 얼추 작성한 답안은 파란 글씨로 작성해두고 반복해서 읽는 습관을 들이면 시험 때까지 프린트의 중요 문항들을 거의 암기하듯 숙지하게 됩니다.
그리고 모든 인강 커리가 끝나고 시험 전까지 남은 만 2주의 기간 동안에는 매일 아침 스터디를 통해 2015년부터 2020년까지의 기출 문항을 읽고 중요한 문장이나 변형될 만한 요소들을 같이 말로 설명해보았습니다. 연도별 기출을 살펴볼 기회가 있으시겠지만, 한국사의 경우 특히 7년 텀의 반복 패턴이 유의미하게 나타납니다. 그래서 스터디원과 저 둘 다 시험이 임박한 이 시점에서 기출을 다시 펴보는 게 맞을까, 또 스터디를 어떻게 해야 시험 직전 금쪽같은 시간을 유의미하게 쓸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음에도 기출 읽기를 강행했습니다. 놀랍게도 이쯤 되면 아득했던 기출 문항들이 그나마 눈에 익기 시작합니다. 시험이 2주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요. 이때 기출을 회독하며 짚었던 내용들(사르후 전투, 대독일주의vs소독일주의 등)이 올해 시험에 상당수 출제되었기 때문에 시험 직전 기출 회독은 강력히 추천합니다.
2) 시험 전날
원래 계획했던 선위 시리즈 회독 구상은 일찍이 처참히 실패했습니다. 저에게는 변형 문제 꾸러미와 구글 공유 문서 속 빼곡한 정리 내용만 남은 상태였습니다. 시험 전날, 그리고 시험 당일 쉬는시간에 볼 자료를 정리하기 위해 시험 전전날부터 구글 문서에서 정말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내용과, 지독히도 외워지지 않는 내용만을 남겨 새로운 문서 파일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해당 문서를 출력해 전날 계속 복습하였고, 당일에도 이 알짜 문서와 꾸러미 문제들만 가지고 시험장에 입실했습니다. 새로운 내용을 섭렵하려고 애쓰기보다, ‘아 나 이거 여러 번 본 내용인데 왜 못 썼지’라는 후회가 남지 않도록 전날을 보내고자 노력했습니다. 24년도 기출을 보면 시험 직전의 어떤 멘탈관리와 노력도 유효하진 않았다는 점을 알게 되시겠지만, 이때는 스스로를 무한히 다독이면서 익숙한 내용들,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하셨던 내용들을 놓치지 않도록 끊임없이 반복하여 보시기를 추천 드립니다.
5. 2차 지도안, 수업실연 준비
1) 시동 걸기
1차 시험과 2차반 개강일 사이 일주일은 국내여행을 떠나 푹 쉬었습니다. 1차 응시 소감과 관계없이 12월부터 2차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괜히 마음가짐이 흐트러질까 싶어 답안 복기도, 해설 강의 시청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때는 푹 쉬는 것이 제일 좋은 2차 대비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무언가 하지 않고서는 버틸 수 없다면, 2차 대비를 잘 정리해둔 합격 수기들을 참고하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스터디 방식들을 눈여겨 보시면 자신의 스터디 운영 방안을 구상할 때 좋은 참고자료가 됩니다. 또 수업실연에서 이전 합격생 분들이 활용한 발문 사례들, 수업 장치들을 스크린 캡쳐해두시면 1월 즈음에 수업실연이 막막해질 때 참고하시기 좋을 겁니다. 무엇보다 2차 준비가 처음이신 분들께는 박문각에서 제공하는 2차 대비반을 수강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2차를 체계적으로 준비해본 든든한 스터디원이 있다면 믿고 가셔도 좋겠지만, 저는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2차 대비반에서 지도안 작성이나 수업실연의 기본적인 내용들을 탄탄히 배워갈 수 있었습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2차반이 개강하기 전까지 서울 지역은 지도안15+수업실연45+면접40 배점이라는 사실도 몰랐습니다. 요점은 2차 대비의 기초를 쌓기에 좋은 커리큘럼이라는 것입니다.
2) 12월 스터디
12월에는 선생님을 위한 수업실연 교재를 활용하였습니다. 스터디원 3명과 함께 최근 5개년 기출 및 실전 문항들을 활용해 지도안을 작성해오고, 스터디 시간에는 수업실연을 진행했습니다. 초반 1주 정도는 스터디원 전원이 모두 같은 문항을 풀었습니다. 모두 2차 대비가 처음이었기 때문에 막막해서 시작한 방식이었지만, 지도안을 작성하며 어려움을 느끼는 문제 유형, 수업실연 시 어려운 장치들을 짚어보고, 서로의 장단점을 파악하기에 효율적인 방식이었습니다. 이후에는 역사, 한국사, 세계사, 동아시아사로 나누어 한 문제씩 풀이했습니다. 스터디 전에 미리 지도안을 작성해오고, 3부 인쇄하여 제가 수업실연을 진행하는 동안 다른 스터디원이 제 지도안과 수업을 함께 피드백하였습니다. 그리고 수업실연 전 구상시간은 실전보다 짧게 15분으로 운영하였습니다. 제가 실연 조건을 확인하고 실연을 구상하는 15분동안 다른 스터디원 역시 제 주제에 대해 15분동안 마치 비지도안 지역처럼 구상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지도안과 수업 모두에 대한 피드백을 구글 공유문서에 정리해두어 반복적으로 읽으며 제 장단점을 파악하였습니다. 이렇게 교재에 있는 모든 주제를 구상해보고, 12월 합격 발표 전 남은 기간에는 교재에 없는 주제 중 출제될 만한 교과서 소주제를 추출하여 판서하며 수업해보았습니다. 이 방식도 추천드립니다. 모든 주제를 커버할 수 있고, 실제 이때 제가 출제한 주제가 적중하였기 때문입니다ㅎㅎ
3) 1월 스터디
1월에는 남은 스터디원 3인이서 문제를 출제하여 스터디를 진행하였고, 방식은 12월과 동일했습니다. 이때부터는 수업마다 생각을 여는 질문을 설정하거나, 탐구질문, 피드백을 강화하는 등 다양한 장치를 연구하고, 주제별로 이를 접목시키는 연습을 했습니다. 또 현직교사 선생님 두 분께 연락을 취해 피드백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때 유의하실 점은 자신의 강점을 흐트러뜨리는 피드백은 과도하게 취하려 하지 않으셔야 한다는 점입니다. 반드시 스터디원들의 믿음직스러운 피드백을 경청하되, 자신의 강약점을 냉철하게 파악하며 진행하시길 추천드립니다.
6. 2차 면접 준비
1) 12월 스터디
12월에는 합격 시그널 교재를 전적으로 활용했습니다. 이론편을 3주제씩 공부해오고, 그에 해당하는 문제를 각 3분씩 답해보는 스터디를 진행했습니다. 3분 답하고 스터디원들에게 피드백을 받은 뒤, 다음 스터디원의 답변+피드백을 진행하는 식으로 4문제를 풀어보는 것입니다. 구상형 1문항에 6분의 시간제한을 두어 풀었습니다. 실전에서는 구상형 2문항에 15분 구상 시간이 주어지므로, 실전보다 빠듯하게 연습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연습한 덕에 저는 실전에서 면접 구상 시간에 2문항을 구상하고도 2분 남짓이 남아 구상한 내용을 다시 읽으며 입에 붙이고 면접실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12월에는 문제풀이 진도가 조금 느리더라도, 자신의 장단점이 무엇인지 충분한 피드백을 들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 스터디 방식이 다소 느리더라도, 내가 어느 부분에서 부족한지 반복적으로 들어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스터디 진행 중에 촬영한 영상은 귀가하는 지하철에서 셀프 피드백하며 스터디원의 피드백과 교차검토 해보았습니다. 셀프 피드백은 스터디원이 짚어주기에 껄끄러울 만한 부분이나, 사소한 비언어적 습관 등까지 세밀하게 확인할 수 있어 유익합니다. 그러나 스터디원이 지적하였음에도 스스로 생각하기에 “나만의 엣지”가 될 만하다고 판단된다면, 이 부분은 과감히 살리시길 추천드립니다. 물론 스터디원 전원이 지적한 부분이라면 평가관의 주관과 별개로 객관적으로 감점 사유가 될 만한 부분일 수 있어 수정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그러나 제가 과감히 살리려 했던 부분은 스터디원 한 분 정도만이 지적하였던, 즉 평가관에 따라 좋게/나쁘게 평가할 부분을 말합니다. 사견이지만 1차 성적을 알 수 없는 12월 시점에서는 모두에게 무난한 응시자가 되려는 노력보다, 확실하게 득점할 수 있는 나만의 강점/필살기를 두루 탐색해보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2월 면접 스터디 후반 3일 정도에는 추가 문항에 대한 답변 연습을 위해 서울 초등, 경기 기출 등을 적절히 각색하여 답해보았습니다. 스터디 쉬는 시간 전후나 정해진 스터디 계획을 마무리한 뒤 남은 자투리 시간에 스터디원A가 B에게, B가 C에게, C가 D에게 무작위로 문항을 선정하여 묻고 답하는 식으로 진행하였습니다. 이렇게 하면 다른 스터디원이 문항을 추가 질문에 대한 답변을 구상하는 시간 동안 저 역시 그 문항에 대한 답을 빠르게 구상하는 연습을 3번씩 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됩니다. 저는 시험이 다가올수록 추가질문에 대한 반응속도가 느려짐을 체감했습니다. 12월까지만 해도 전투적이었던 태도가 감점을 피하려고 하면서 점차 보수적으로 변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12월부터 추가질문에 대한 답변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으시길 추천 드립니다.
2) 1월 실전 모고 스터디
위의 방식대로 스터디를 진행하면 1차 합격 발표일 전까지 주제별 문항들을 한 번씩 다룰 수 있습니다. 1차 발표가 난 뒤에는 기존 스터디에서 남은 3인이 함께 스터디를 이어 나갔는데요. 이때에도 스터디 문제는 자체출제가 아닌 합격 시그널 문제편의 실전 문항을 활용했습니다. 총 15회가 있기 때문에 주5일 스터디를 진행하면서 하루에 한 회차를 풀이하면 얼추 1월이 꽉 차게 되고, 시험 직전 남은 기간에는 직전 서울 중등 기출 문항들을 활용했습니다. 1월에는 한 문항씩 피드백을 주고받는 방식 대신, 실전문항 한 세트 즉 구상형 문항 두 개를 함께 12분동안 구상한 뒤, 사다리타기로 순서를 뽑아 15분씩 풀세트를 답변하고 촬영했습니다. 스터디원A가 답변할 동안 스터디원B와 C는 구글 공유문서에 A에 대한 피드백을 작성하였습니다. 저희 스터디원들은 서로 답변 분량도 체크해주고, 잘한 점, 개선할 점 등을 정말 세밀하게 기록해주었습니다. 이 부분이 지금까지도 감동으로 남아있을 정도로요ㅠㅠ 스터디원들이 남겨준 피드백을 바탕으로 제 영상을 다시금 살펴보며 강화할 부분, 보완할 답변 등을 정리해 셀프 피드백을 해당 문서에 추가해두었습니다. 그리고 이 내용은 면접 당일 시험장에 가는 길에도 다시 읽어보며 머릿속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3) 1월 전화 스터디
주 5회 스터디를 숨가쁘게 진행하다 보니 스터디외 개인 공부시간에 무언가를 주도적으로 하기가 싫어졌습니다. 또 스터디에서 피드백 받은 내용을 토대로 제 답변을 재정립해볼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교육학 카페를 통해 국어과 수험생 분과 함께 짝터디를 조직하였습니다. 3주 동안 평일에만 30분씩 전화로 스터디를 진행하였습니다. 스터디는 합격 시그널을 활용해 이론편의 순서에 맞추어 각 주제별로 중요한 시책의 내용을 붇고, 그 활용방안을 답변하는 식으로 진행했습니다. 시책내용+활용방안의 구성으로 2문항씩 묻고 답하면서 서로의 답안에서 차용할 부분을 충분히, 심적 부담 없이 취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답변마다 시책을 활용하는 구성을 지양하는 편이었지만, 다양한 웹진이나 자료들을 참고하며 창의적인 답변을 구성하기보다 시책을 활용한 답변을 선호하시는 분이라면 제가 진행했던 방식의 전화 스터디도 추천 드립니다.
7. 나가는 말
저의 수기는 절대 정답이 아닙니다. 언제나 자신에 대한 믿음을 잃지 마시고, 자신의 장단점을 정확히 “메타인지” 해주세요. 그리고 궁금한 점 있으시면 댓글 남겨주세요. 늘 응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