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강(봄학기 종강) 자료 및 행정 사항
○ <이것저것 놀이>가 중심이 된 창작 연습
1. 작가의 문학메모(1)
-창작발상(영감) 단계
-기존의 수필에서는 이 같은 창작영감을 얻는 일이 필요 없었다.
- 소재의 흥미 자체가 글쓰기 동기이니까.
- 창작문학에서는 창작영감 없이는 창작 작업을 시작조차 할 수 없다.
- 문장형식을 만들고 있다
<우화羽化> · 이관희
늦가을 비가 내렸다. 느티나무 이파리들이 처연히 비에 젖고 있었다. 바람이 불었다. 이파리들이 바람 부는 쪽으로 우수수 날리며 바닥으로 곤두박질치고 있었다. 무성했던 이파리들이 떨어지자 느티나무가 마치 이발을 한 것처럼 깔끔해졌다. 나무의 가지와 가지사이로 하늘이 환하게 내다 보였다. 그동안 가려져 보이지 않았던 까치집이 빈 나무 가지 사이로 앙상하게 드러났다. 문득 나비 애벌레가 껍데기를 벗고 성충이 되어가는 모습이 떠올랐다.
헐벗은 나무 위의 까치집은 계절의 우화다.
2. 작가의 문학메모(2)
<상처 난 가슴> · 대구 수강생
대구 동화사에서 오래된 북을 보았다. 선생님은 여지없이 옆에 있던 나에게 “찢어진 북(이것)은 무엇(저것)이냐고 물으셨다.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가까이 다가가 자세히 살펴보고, 동동 두드려도 보고, 한 시간여를 생각한 끝에 나온 답이다. 상처 난 가슴은 찢어진 북이다. 아무리 두드려도 울리지 않는다.
원관념 : 상처 난 가슴
보조관념 : 찢어진 북
형상화 : 찢어진 북 이야기로 상처 난 가슴을 형상화 할 수 있다.
- 창작영감에서 원관념과 보고관념을 찾아내서 구분하였다.
- 이미 창작작업(작품구상)이 시작되다.
- 문장형식을 만들고 있다
3. 작가의 문학메모(3)
<노란 깃발> · 이희라
수은주가 영하 20도로 곤두박질치자 다용도실의 양파가 얼어버렸다. 돌덩이 같은 몸이 혼수상태에 빠져 기척이 없다. 버릴까 하다가 국거리용으로 쓰려고 햇볕이 드는 싱크대에 잠시 두었다.
물렁물렁해진 양파를 손질하는데 내 체온이 전해지자 짓무르기 시작했다. 상처 입은 꺼풀들을 한 겹 한 겹 풀어내 어느덧 중심에 이르니 아직도 맥박이 뛰고 있는 샛노란 싹.
하나하나 전선을 내주면서도 이를 악물고 끝까지 지켜낸 온기, 노란 깃발이 뜨겁다.
- 이 글의 <이것>은 무엇인가? 상한 양파 속의 <샛노란 싹>이 <이것>이다.
- 그 <이것> 즉 <샛노란 싹>을 무엇으로 보았나에 해당하는 것이 {저것}이다.
- 그 {저것}을 무엇으로 발견하였는가? <노란 깃발>로 발견하였다.
- 이렇게 하는 것이 <이것>을 {저것}으로 발견하기다.
- 그러니까 중요한 것은 <이것>이 무엇인가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다.
- <이것>이 무엇인가, 정확하게 파악하는 그것이 무엇인가? 바로 글의 주제라는 것이다.
- 글의 주제를 원관념이라고 한다.
- ‘내 마음은 호수요'에서 글의 주제가 무엇인가? '내 마음'이다.
- 그러면 '호수'는 무엇인가? '내 마음'이라는 원관념을 꾸며주는, 형상화 해 주는 보조관념이다. 그러니까 <이것>이라는 것은 그 글의 주제, 즉 원관념이고, {저것}은 그 글의 주제를 형상화해 주는 보조관념인 것이다.
4. 작가의 문학메모(4)
○ <이것저것놀이>
① 소재[은유]: 씨감자 새싹 = 바람난 처녀 마음
② 왜?[동일성]: 바람이 났으니까.
③ 원관념[주제]: 바람난 처녀 마음
④ 보조관념[제재]: 씨감자 새싹
⑤ 형상화[창작]: 씨감자 새싹으로 바람난 처녀 마음을 그려낸다.
- 창작의 5단계
- <창작수필>은 시 쪽에서 보면 완전한 산문으로 쓴 시문학
- 소설 쪽에서 보면 시적으로 쓴 소설이라고 할 수 있을 것
- 시라고 보든 소설이라고 보든 빠지지 않는 것이 <시>이다.
- <창작수필>은 새로운 양식의 시문학이라는 뜻이다.
- 모든 예술은 시의 샘에서 흘러나온다.
<씨감자 새싹> · 오덕렬
구례장, 할머니 좌판엔 씨감자가 수북하다.
씨감자 새싹들이 뾰쪽뾰쪽 장 구경 나온다.
새싹을 보니, 동네 사월이가 스쳐갔다.
밤새, 잠적했던 그녀가 싹처럼 나타난다.
얼매나!) 뒤에 바람결에 들려왔다.
유제2) 총각과 손잡고 타관 장을 보더란다.
씨감자 새싹, 생글생글 봄꿈을 꾸고 있다.
사월이의 봄꿈, ‘나 시집간다, 시집간다’
새싹 같은 사월이를 구례장에서 만난다.
<방언>
1) 얼매나 ‘얼마나’의 방언(강원, 경상, 전라, 제주, 충북).
2) 유제 ‘이웃’의 방언(전남).
○ <이것저것 놀이>는 창작 문예 작품은 낳는 설계도라 할 수 있습니다. 졸작 「목련꽃」은 위에 보인 설계도에 의해서 창작되었습니다.
① 소재에서 은유를 발견해야 합니다. 목련꽃 터지는 강둑을 거닐면서 조붓한 어깨의 그미를 떠올렸습니다.
② 왜? 은유가 왜 성립하는가의 ‘동일성’을 찾는 단계입니다. 이질적인 두 소재―목련꽃과 그미에서 동일성을 찾는 단계입니다.
③ 두 소재의 역할 중 꾸밈을 받아 ‘주제’가 되는 원관념을 정합니다. 두 소재 중 원관념은 개념적이거나 덜 형상적인 것이 됩니다.
④ 한 소재가 원관념 소재가 되면, 꾸며주기를 잘하는 소재는 보조관념이 되는 것입니다. 보조관념은 두 소재 중 더 형상적인 소재가 됩니다.
⑤ 마지막 단계는 형상화하는 일입니다. 형상화란 추상적 관념, 정서를 구체적 형상적 존재 세계로 나타내는 것입니다. 보조관념의 이야기를 통하여 원관념을 형상이 떠오르게 그려내야 합니다. 이 과정이 창작創作입니다.
☞ [15강 이후]
1. ≪한국 창작수필≫ 회원은 카페에 하나의 방을 꾸며간다.
2. 지금부터 <문학 메모>를 1달에 10번 이상 올린다.
3. 모든 <문학 메모>는 짧게 원고지― 2장 정도로 한다.
☞ [행정 사항]
1. 방학 중 첫 스터디 날은 ≪한국 창작수필 문인협회≫ 임시 총회 날입니다.
2. 임시 총회에서는 정관 개정, 임원선거가 있습니다.
3. 참석이 불가한 분은 위임해주십시오.
4. 2024, 연간집 ≪바시미≫ 출간에 적극 참여합시다.
5. 창작 수업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합시다.
첫댓글 잘 알겠습니다. 실천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