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난 [1월 28-29일 전체내검]을 마치고~ 당분간 흐린 날씨에 비가 온다고 하길래 1월 30일 화요일에 경기도 안성시의 본가를 다니러 갔습니다.
그리고 금요일(2월2일)의 날씨를 보니 흐리지만 기온이 춥지는 않기에 혹시 모를 양봉 작업이 있을까 싶어서 일찍이 내려왔습니다.
목요일 저녁 6시쯤 강진봉장에 도착하니 아버지와 최팀장님의 대화가 흥미로웠습니다.
[1월 28-29일 내검] 때만 해도 사양기에 [사양수]가 ½ 내지 ⅓는 있어서 '꿀벌들이 꿀 욕심이 좀 적어졌네.' 싶었는데
갑자기 며칠 사이에 벌통 내의 [사양수]를 거의 대부분이 싸악 빨아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음날 아침에 전체 벌통에 [사양수]를 제공해주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비록 일기예보상 날씨가 흐리고 간혹 비가 온다고 하지만 앞으로 수일은 더 날씨가 좋지 못하기에 가능하면 하루, 부족하면 하루 더 작업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2월 2일 아침이 밝았습니다.
아침 8시 정도까지는 빗방울이 굵었는데 점점 더 잦아들어서 저희는 8시 20분경에 작업을 준비해서 가랑비를 맞으며 내검을 시작했습니다.
오늘의 [작업 과정]은 이러합니다.
첫째. 전체 벌통에 [사양수]를 사양기 한가득 부어주었습니다. 물론 약군들은 반 정도 채워줬습니다.
(저희가 사용하고 있는 사양기는 야생양봉원의 <분리사양기 3600ml> 제품입니다.)
꿀벌들이 사양수를 정말 더 먹어서 그들의 음식인 꿀로 바꾸고 싶어하는 욕구가 커서인지, 사양기 안에 정말 많이 들어가서 분주하게 움직였습니다.
아버지가 사양기를 들면서 사양수가 들어있나 싶을 정도로 묵직하다고 말을 하시면서 꿀벌들을 벌통 안으로 털어 냈습니다.
소문 앞으로 벌을 털어주면 더 편하고 일이 빠를텐데~ 오늘의 날씨상 벌통 밖은 위험해서 벌통 안에 털어주느라 작업시간이 은근히 지연되었습니다.
둘째, 오늘의 날씨 상태에도 불구하고, 급히 내검해야 하는 이유 중 큰 것이 바로 이 문제인데요~! [과보온의 위험성]입니다.
강군들에게 지금 아슬아슬한데 며칠 뒤로 미루면, 여러가지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과봐온이 생기고 그러면 일벌들의 산란욕구가 저하되고,
봄벌 키우는 과정에서 여왕벌의 산란력과 꿀벌들의 노동력이 손실되기에 미리 공간을 확보해줘야 하였습니다.
물론 전체적인 작업 아니고 봄벌양육과정에서 가장 선두를 달리고 있는 소수의 벌통들에게 맞추다보니 그렇게 작업일지가 서둘러졌습니다.
일단 한쪽의 보온판을 빼고, 이것으로도 임시방편이 되지 못할 것 같으면 양쪽의 보온판 모두를 빼냈습니다.
그러면 소비 한 장정도의 공간이 생기는데 사람의 관점에선 별것 아닌 것 같아도 벌통 안 꿀벌들에게는 아주 큰 영향이 미치는 요소가 됩니다.
단, 계상으로 벌통 내의 공간을 확~확장해줄 때까지 그렇게 하는 것이고요~
정작 계상으로 올라가면 꿀벌들 입장에서는 [이게 뭔 일? 갑자기~!!]라는 체감으로 공간이 커지고 일시적으로 그러면 강군 개념에서 약군 개념이 되기에
그 때 다시 보온판을 넣어주려고 합니다. 다만 작업일의 전후 날씨에서 오는 습도 때문에 작업장 안으로 보온판을 보관하여 건조한 상태를 유지합니다.
셋째, 벌통 내부에 꿀벌들이 지어달은 덧집들을 모두 제거하여 작업 후 모았습니다.
꿀을 채워놓은 밀랍도 있고 해서 당분간 날씨 좋을 때 봉장 한 쪽에 넣어두어서 놓아 둘 것입니다.
두 가지 목적이 있는데, 하나는 꿀벌들이 날 좋은 날, 자연꽃 대신에 이곳으로 와서 꿀도 물어가서 꿀벌들에게 벌통 밖에서 들어오는 꿀물 느낌을 좀 주고요.
다른 하나는 꿀벌들의 꿀 욕심, 먹이창고에 대한 마음을 읽어보기 위한 시금석 역할로 둘 것입니다. 도봉 방지를 위해 그 초기 [도봉끼]부터 체크하려고요.
그리고 하나의 작업 팁을 말씀드리자면, [사양기] 안에 꿀벌들이 밀랍으로 덧집을 달아놓으면 사양수 공급도 불편하고 꿀벌들이 많이 빠져 죽어요.
그래서 그것을 그나마 그렇게 하지 않도록, 차라리 덧집을 짓더라도 사양기 바깥쪽에 지어서 양봉인이 내검할 때 떼어내기 좋게 유도하기 위해서
사양기를 거리두어 뒤쪽에 두었어요. 물론 전체는 아니고요, 약군들이나 중간군들은 사양수가 동선상 가까이 있으면 좋으니깐 그대로 뒀는데요~
강군들의 경우는 금방 꿀벌들이 넘어와서 덧집을 지을 것이 분명하기에 미리 꿀벌들에게 덧집 지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주는 것이지요.
하지 못하게 막을 수는 없으니, 적정 선에서 타협을~ ㅎㅎㅎ
넷째, 늘상 봄벌양육 기간 내내 해야 하는 [벌쏠림 응급처치]입니다. 꿀벌들이 환경이 좋아지는 4월부터는 조금 더 잦아든다고 하네요.
그러니 그 전까지 저희 양봉장에서는 12월부터 3월까지 이 작업을 늘상 하려고 합니다.
오전에는 벌통 안으로 지원해줬는데요~ 오후에는 비가 아예 멈추고 기온도 적당히 올라가서 약군 벌통 소문 앞에 지원꿀벌들을 탁탁 털어주었어요.
알아서 잘 기어들어가게요~
이렇게 스피드하게~ 작업을 모두 마쳤습니다. 아침 8시20분에 시작하여 점심 휴게시간을 갖고. (12:50-1:00)
오후 3시50분경에 모두 마쳤습니다.
이상으로 2월을 맞이하여 첫 내검을 무사히 잘 마쳤습니다.
첫댓글 좋은내용 감사합니다.
정말 부지런 하십니다.
꿀통님!! 안녕요!!!!! 그대 또한 부지런하오! 우리 열심히 벌 배웁시다.
봄벌기르기
내검의 정석 잘읽었습니다
먼곳인데 아버님과 건강유념하시고 즐거운 날들 보내세요
도마님!! 안녕하시죠!!!!! 저희 가족의 건강을 챙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열심히 배우고는 있는데 많이 부족합니다. 일단 머리 속에 넣어두고~ 실전에서 경험으로 부딪히며 몸으로 베어들게 배워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