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 연락해서 한번 물어볼게요"…‘청주 간첩단 사건’에서 송영길 목소리가 왜? 조샛별(조갑제닷컴)
“내가 북측한테 연락을 해서...한번 물어볼게요”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목소리가 ‘청주 간첩단 사건’ 재판에서 울려퍼졌다. 간첩 혐의를 받는 충북동지회 구성원이 3년 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었던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면담한 27분짜리 녹음 파일이 재판에서 공개된 것이다.
검찰은 지난달 30일 청주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김승주) 심리로 열린 ‘충북 동지회’의 국가안보법 위반 혐의 등에 대한 재판에서, 피고인 4명이 2020년 10월2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었던 송 전 대표와 나눈 대화 녹음 파일을 증거로 제시했다. 피고인들이 국가 기밀에 해당하는 내용을 북한에 유출했다는 것이다.
해당 녹음 파일에는 당시 피고인들이 추진했던 ‘통일 밤 묘목 보내기 운동’과 남북 철도사업에 관한 송 전 대표의 입장이 구체적으로 담겨있다. 해당 녹음 파일은 피고인 중 한 명인 충북동지회 위원장 손모 씨로부터 압수한 휴대전화에서 발견됐다.
녹음파일에서 송 전 대표는 동해북부선 철도사업에 대해 "내가 화가 나는 게 대통령(문재인)께서 말씀만 하면 '동북아 철도 공동체', '시베리아 철도 연결'이라고 하면서 강릉~제진 간 100㎞ 공사를 안 했다. 이제야 내년 말 착공"이라며 "그래서 내가 문 대통령한테 초기부터 하자고 그래도 왜 그리 소극적이었는지"라고 말했다.
이어 "김동연 부총리한테도 이거 예타(예비타당성) 면제사업으로 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도 안 하면서 북에다 하라고 그러면 도대체 진정성이 뭐가 있냐"고도 했다. 앞서 2018년 문재인 정부는 4·27 판문점 선언에서 경의선·동해선 철도와 개성∼평양 고속도로를 연결하고 현대화하는 데 합의했다.
송 전 대표는 또 “왜 특히 북에서 밤을 요구하냐”고 충북동지회 부위원장인 윤모 씨에게 묻자 “구황작물이고 산림도 복원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 이어 충북동지회 연락 담당 박모 씨는 “밤 종자든 묘목이든 많이 보내달라는 (북쪽의) 구체적인 요구도 있었다고 하더라”고 하자 송 전 대표는 “내가 북측한테 연락을 해서 정확하게 이게 자기들의 의도가 맞는지 한번 물어볼게요”라고 대답하기도 했다.
검찰은 충북동지회가 면담 닷새 후 송 전 대표와의 대화 요지와 답변 등을 북한 측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남북 철도사업 등에 대한 국회 외통위원장의 견해를 북측에 보고한 것은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기밀 유출이라는 입장이다.
피고인들은 지난 2017년 8월 북한 문화교류국 공작원의 지령에 따라 자주통일 충북동지회를 결성하고 4년간 북한으로부터 각종 공작금을 수수, 국가기밀 및 국내 정세를 수집해 보고한 혐의로 2021년 9월 16일 기소됐다. 이들은 재판 시작 후 네 차례나 재판부 기피 신청을 하며 재판 지연 전략을 쓰고 있는데 26개월째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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