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준호 vs 허영만(feat. 부산 돼지국밥 그것이 알고싶다!)

[아몰파티]

2주 동안의 ‘잉여&여행 휴지기’에 접어든 입장에서 공시생활 시기보다 2배는 더 빨리 가는 것 같습니다. 흡사 일요일 전국노래자랑 방영 이후 흘러가는 시간의 속도같네요;;;

준호쌤이 얼마 전에 시험 직전에 너무 긴장하지 말고 시험 직후 할 일 중에 놀 거나 즐거울 일을 상상하라면서 언급하셨던 ‘용호동 합천 돼지국밥’

기어이 저도 가보고 말았습니다.

첨고로 맛집을 찾아 다니던 시절 저의 두 가지 원칙은… 

1.사람이 많거나 택시 기사님이 추천해주는 곳은 실패가 거의 없다.

2.그 지역과 ‘다른 지명’이 들어간 곳을 가도 실패가 없다.

두 가지 입니다.

초행지에 가거나 여행을 만약 하시게 된다면, 저 공식 두 가지는 거의 준호쌤의 ‘너 분의 나&나 분의 너’못지 않게 쓸모가 많은 팁이 될 겁니다.

각설하고. 어제 제가 개인적으로 꼭 듣고 싶던 강의를 영도에 들으러 가려던 차에 준호쌤이 적극 추천해주신 곳! 바로 부산 성모병원 올라가는 초입에 위치한 합천 돼지국밥입니다. 기본적으로 부산인데도 ‘합천’이라는 타 지명을 썼다는 것에서 공신력은 약간 업 됐네요. (참고로 이상하게 밀양,합천을 상호로 하는 돼지국밥집이 부산/울산에 제법 있음.)

점심시간 5분전에 가서 앉을 수 있었구요. 점심시간 지나니 사람 금방 만석 되더라구요.

메뉴판입니다.

무조건 돼지국밥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가서 큰 실수를 했습니다;;; 저렇게 돼지국밥이랑 수육백반(이하 수백)의 차격 차이가 천원이면 무조건 수백 시켜야 하는데;;; 사실 돼지국밥이랑 따로국밥은 500~1,000원, 또 국밥하고 수백은 2-3천원 차이나는데 보통이거든요.

그런데 이건 뭐 그냥 국밥으로도 이 집 내공이 얼마나 상당한지 알 수 있네요. 

국물이 여기는 뼈를 고와서 뽀얀 게 아닌 맑습니다. 고기를 주로 삶았단 소린데 사실 맑은 국물도 상대적으로 맹물(?)이랑 비주얼이 비슷해서 그렇지 내공이 상당해야 하는 것이고 손이 많이 갑니다.

그런데 이 집은 국물도 그렇지만, 고기와 내장도 심지어 잡내가 전혀 없습니다. (원래 돼지 내장은 꼬릿한 냄새 때문에 먹는 경우도 있는데 이 집은 뭐… 돼지인지 소인지 눈 감고 먹으면 모를 듯…ㅎㅎㅎ) 다 먹고 현금 계산(맛난 집에서 혼밥하면 현금 드립니다.)하면서 고기 썰던 주인 아재한테…

“민준호 선생님 추천으로 왔는데 너무 맛나네요.”

“네? 민 뭐라구요?”

“아… 선생님 추천받고 왔는데 너무 국밥이 맛있다구요.”

“네 고맙습니다. 다음에 또 오세요.”

라는 짧지만, 굵고 강렬한 대화도 사장님이랑 나눴네요.

정말 맛나게 먹었구요. 

앵간한 설렁탕이나 곰탕은 저리가야겠더라구요. 

준호쌤 말씀처럼 ‘동북아시아’가 아닌 ‘아시아’에서 제일 맛난 돼지국밥집 맞습니다.

거기에 정구지(부추)무침,비주얼 독특한 깍두기(무가 얇부리함),평타 이상의 김치도 아주 아주 좋습니다. 특히 정구지 무침이 안 짜고 너무 좋드만요. 

이번에는 저녁으로 먹은 영도 남항시장 근처의 가마솥돼지국밥이라는 곳입니다. 이 곳은 정말 뜬금없고, 저도 처음 들었는데요. 썩 안 좋아하는 종편 채널에서 하던데 제가 또 좋아하는 만화 식객의 아부지인 허영만 작가가 나와서 참 진퇴양난인 프로였는데 시험 끝나고 정주행 했네요;;;

여기에서 돼지국밥은 조선소(아마 한진 중공업을 지칭하는 듯)노동자의 허기짐을 달래준 곳이라고 소개가 됩니다. 그래서인지 양은 정말 투 머치합니다~~ 

정말 밥 반만 말아달라고 할 껄 별 말 안 했다가 배터질 뻔;;; 사람이 돼지국밥 먹다가 죽을(?)수도 있다는 것을 일깨워 준 국밥집입니다. (물론 나쁜 의미 아닙니다.)

이 집은 흔히 제가 먹었던 돼지국밥하고 아주 유사합니다. 국물 뽀얗고 고기도 무심한 듯이 엄청 크게 들어가있고… 합천 돼지국밥이 깔끔한 서울 스타일이하면, 갱상도 스타일에는 영도 가마솥 돼지국밥이 더 맞다고 해야 할 것 같아요.

제가 예전에 있던 디비를 디비보니깐 부산에서만 먹은 돼지국밥이 이렇습니다.

수정시장 88 돼지국밥//부산대 비봉 돼지국밥//서면 포항 돼지국밥

동래 산장 돼지국밥//범일동 목촌 돼지국밥//사상 부전 돼지국밥(없어진 듯)

사직 거목 돼지국밥//부산역 본전 돼지국밥//수영로타리 수영 돼지국밥

초량 대건 명가 돼지국밥//중앙동 부광 돼지국밥//수영 엄용백 돼지국밥

용호동 국밥집 돼지국밥//부산대 터줏집 돼지국밥//신평 영진 돼지국밥 ‘본점’(나름대로 우측 순서순)

총 15 곳, 이 정도네요;;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쌍둥이 국밥이나 신창국밥도 간 것 같은데 ‘돼지 국밥’으로 필터링해서 그런가 없네요;;; 찾기가 쫌 귀찮기도…. 

정말 사회 생활하면서 돼지국밥도 엄청 먹고 다녔습니다. ㅎㅎ

끝으로 어제 영도 강의 직전 전후로 너무나도 아름다웠던 영도의 경치로 마무리할까 합니다. 

영도 이즈 경기는 뭔들이라고… 정말 어디가서 찍어도 경치가 너무 좋아서 힐링 쫌 하시라고 공유합니다.

비 오는 토요일 남은 시간도 다들 파이팅입니다!!!

[아몰파티]

쌍둥이국밥은 이미 일본 관광객의 명소 비슷하게 됐드라구요.
그래도 근처 분점을 내고, 사직에도 체인점 낸 것 보면 뭐 성공한 셈이죠.

[뾰로오롱]

국밥투어 엄청 많이 하셨네요!! 등뼈해장국 좋아하시면 사상에 최뼈다구도 맛있어요. ㅎㅎ

[아몰파티]

근 2-3년에 걸쳐서 간 곳입니다.
그리고 최뼈다구는 이미 몇 번 가보았지요 ㅎㅎㅎ

[이방카 트럼프]

아 넘 맛있겠다;;;ㅋㅋ

[아몰파티]

부산 오시면 한 번 가보세요 트럼프님 ㅎㅎㅎ

[Koon]

아... 거기 맛나죠ㅎㅎ 근데 부산대 앞에 국밥집들은 맛이 변한지 좀 됐을 거에요. 제가 졸업할 즈음엔 잘 안 갔었는... 가보신 곳 중에 엄용백!! 저게 진짜 감동입니다ㅎㅎ

[아몰파티]

ㅇㅇ 맞아요 부산대 정문쪽은 쫌 아쉽습니다.
엄용백에 특상돼지국밥은 그저 은혜롭죠;;
사장님도 훈훈하시고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