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26년 2월 16일 목요일에 괴테를 만나서 시인이 한 말
에커만 시인이 2월 15일 여관에서 웰링턴 공을 보았다는 소식을 괴테에게 얘길하네.
어떻게 생겼는가? 초상화와 꼭 같은 모습이던가? 라고 질문하는 괴테에게
'네, 그렇지만 좀 더 근사하고 비범한 인물이었습니다. 그의 얼굴을 잠깐이라도 직접 봤다면 그를 그린 초상화 같은 것은 별 볼일 없어 보일 겁니다.~
눈은 갈색이고 그지없이 밝게 빛났는데, 참으로 감동적인 눈빛이었습니다.
입술은 꼭 다물고 있었지만 무엇인가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는 많은 것을 생각하고 그지없이 위대한 것을 체험하여 이제는 참으로 밝고 평온하게
세상을 대하는 것 같았습니다.
어떠한 일에도 흔들리지 않는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그는 내게 마치 다마스커스의 칼처럼 강인하고 견고해 보였습니다.
외모로 미루어 볼 때는 50대 후반인 듯했는데 자세는 바르고 날씬하며 별로 큰 키는 아니었고,
우람하다기보다는 오히려 마른 편이었습니다.
줄지어 늘어선 사람들 사이로 지나가면서 머리를 약간 숙이고 손가락을 모자에 갖다대며
인사하는 그의 모습은 참으로 다정한 느낌이었습니다.'
괴테는 눈에 띄게 흥미를 보이면서 귀를 기울였답니다. 그리고는
"자네는 이제 또 한 명의 영웅을 본 셈이네. 대단히 뜻깊은 일이라 할 수 있네"
괴테는 나폴레옹을 만났던 얘기를 한다.
"일보러 찾아가서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인물이지, 마치 세계를 한 눈에
보는 듯한 인물이니까 말일세"
괴테와 대화를 나누는 시인의 찬사를 듣는 웰링턴 공!
웰링턴 공을 본 것만으로도 대단히 뜻깊은 일이라고 말하는 시인의 본을 보이는 괴테!
그런 위대한 괴테와 대화를 나누는 젊은 시인 에커만!
...나는 그들이 나누었던 책을 읽고 있나?
그래 나를 위로하자.
나는 괴테의 말과 에커만 시인의 말과 웰링턴 공을 간접으로 보고...
나를 만나서 기뻐할 사람과
내가 만나서 기뻐할 사람과
내게 길을 안내하는 사람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