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보는 남미 여행(4)

[세월가면(박수인)]

ꏐ 제6일째 : 2005.10.1 (토)

※ 아침 06:30경 일어나 07:30 호텔에서 아침식사를 하니 8시경이다. 단체일정까지는

2시간 정도 여유가 있다. 그래서 박장호 선생과 함께 거리 구경을 나갔다.

호텔 부근은 조금 외진 곳으로 건물들은 약간 낡아 있었고 낙서가 많이 보였다.

▩ 남미를 뒤 덮고 있는 낙서문화

아르헨티나, 브라질리아, 페루 등 남미의 공통점 가운데 하나는 어딜 가나 벽이란

벽에는 낙서투성이라는 점이다.

브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낙서의 지존이라 하여 감히 누구도 근접하지 못하는 높은

장소이거나 건물자체를 허물지 않으면 제거할 수 없는 낙서를 제일의 낙서로 친다고

한다. 심지어는 2층 정도 높이의 스타디움 벽에도 낙서가 있다. 낙서를 하는 이유는

마피아의 영역 표시라고도 하고, 낙서광들이 재미삼아 하는 짓이라고 한다.

※ 페루 리마에서는 축구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청소년들이 떼를 지어 몰려다니며 경기에

이긴 날은 이겼다는 기념으로 지는 날에는 졌다는 화풀이로 낙서를 한다고 한다.

▩ 플라맹고(Flamengo) 공원

호텔에서 가까운 곳에 아틀란티카 해안대로를 따라 플라맹고 공원이 길게 놓여있다.

공원은 아름다운 해변과 연이어져 조성되어 있어 조깅하는 사람, 산책하는 사람,

잔디밭에서 그냥 휴식을 취하는 사람, 자전거를 타는 사람, 개 산보를 시키는 사람

등 많은 시민들이 공원을 이용하고 있거나 플라맹고 해변에서 일광욕과 휴식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니까 해변은

Flamengo ↔ Botafogo ↔ Urca 해변 ↔ Pao de Acucar 로 연결되어 있다.

▩ 플라맹고 공원에서 만난 천연 야자주스장사

공원에서 야자주스를 파는 아저씨를 만났다. 목이말라 주스 한 컵 달라니 무식하게

생긴 칼로 야자를 요리조리 찍더니 야자액을 컵에다 딸아 준다. 인공주스보다 시원했다.

한 컵에 2달라.

▩ 니테로이 다리 입구 위에서 바라본 리우

오후 2시 비행기라 약간의 남은 시간에 우리는 버스로 세계에서 가장 길다는 리우-니테로이 다리를 통과하여 과나바라만을 건너면서 바다 쪽에서 리우의 전경을 구경하고 다리 건너편 신흥도시인 북쪽지역을 돌아보았다.

리오 니테로이(Ponte Rio Niteroi)다리는 리우市와 북쪽의 니테로이市를 연결하는 12킬로미터의 교량이다. 남쪽멀리 센트로 지구의 큰 빌딩들과 항구에 정박해 있은 항공모함이 얼핏 보인다 북측에는 폐업을 한 커다란 조선소가 흉물스럽게 방치되어 있다. 우리나라 조선소들 때문에 장사가 안 되어 결국 문을 닫았다는 이야기다.

※ 브라질 문화의 한 단면

브라질은 ‘따봉’ 문화이다. 엄지를 세워 ‘따봉’하면 금새 웃음으로 인사를 서로 주고받을 수 있고 사소한 잘못 정도는 모두 다 해결된다. 브라질에는 우리가 말하는 고급 중형차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곳에서도 빈부격차가 심해 잘 사는 사람들은 많이 있을 것인데도 거리에는 럭셔리한 고급차량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모두 소형차를 타고 다닌다. 옷치장을 별로 하지 않고 대부분의 남미 사람들처럼 화장을 하지 않는 국민들이다. 그래서 옷차림만 보고는 빈부귀천을 잘 구분하기 어렵다.

참고로 세계적으로 화장을 많이 하는 국민은 우리나라, 일본, 중국 여성들이라고 한다. 브라질의 집들은 사이를 두지 않고 붙여서 짓는다. 그래서 한 블록 전체가 빈틈없는 건물로 되어 있다. 넓은 땅을 가졌으면서도 땅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려는 사고방식과 한번도 지진이 일어나지 않은, 좋은 기후조건으로 인하여 건축물의 수축과 팽창이 거의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 Self-service restaurant by kilogram.

과나바라만 북쪽 지역을 구경한 후 12:30경 우리는 페루로 떠나기 위해 Tom Jobim 공항에 도착하였다. 공항 내 식당에서 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식당이 아주 특이하다. 뷔페식의 셀프서비스 식당(Self-Service Restaurant by kilogram)인데 음식값은 자기가 가져온 음식을 저울에 달아 무게에 따라 돈을 받는 식당이다.

※ 14:35 리우를 떠나 리마 15:50 상파울로를 경유하여 칠레 산티아고에 19:40경 도착하였다. 약 1시간 정도 공항에 머물다 21:30 출발하기로 되어 있었으나 비행기고장으로 무려 3시간이나 출발이 지연되어 자정이 지나 01:30경 출발하였다.

리마에는 당초 자정 무렵에 도착하여 호텔에 투숙할 예정이었으나 새벽 5시가 넘어 리마에 도착하였다. 브라질에서 페루까지 하루를 기내에서 보낸 셈이다. 리마에 도착하자마자 약간 놀란 것은 리마 공항 입구에 큰 손의 조각상이 있는데 그 손 안에는 삼성의 핸드폰이 쥐어져 있다. 한 나라의 대문간 앞에 우리나라의 기업체 선전탑이 서 있는 것이다.  Great Korean!

원래 호텔에서 잠을 자기로 예약이 되어 있었으나 시간이 없어서 리마 시내에 있는 Exclusive 호텔에서 샤워와 식사만 하고 바로 쿠스코로 떠나는 09:45분 비행기를 타기위해 공항으로 출발했다.

ꏐ 제7일째 : 2005.10.2 (일)

▩ 쿠스코의 공항 앞에서

리마 호헤루차베스 국제공항에서 비행기로 한 시간 정도 날아서 쿠스코 공항에 도착하였다. 해발 3,360미터라 비행기에 내리자 걸을 때마다 어지럽고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한다. 유네스코의 자연유산으로 지정된 고도, 고산병에 주의하라는 조언을 새겨들어야 한다.

버스가 연결이 잘 안되어 우리는 30여분 공항 입구에서 기다렸다. 여기서도 공항입구에 컨테이너 크기만한 삼성과 LG의 광고간판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위치에 우뚝 서 있다. 다만 이곳에서 현대 광고판은 볼 수가 없다.

깨끗한 하늘 옥색의 바다에 둥 둥 떠가는 하얀 구름, 관광회사 버스는 우리를 일찍이 환영하지 않았으나 날씨는 너무 좋아 우리의 관광을 도와주고 있다. 가이드 말로는 이 곳 날씨는 변덕스럽고 흐린 날이 많아 맑은 날이 더물다고 한다

▩ 아르마스 광장(Plaza de Armas) →세계의 배꼽

공항에서 15분 정도(약 4킬로미터)를 가니 잉카의 왕도 쿠스코의 중심지이자 세계의 배꼽인 아르마스 광장에 도착한다. 스페인 풍의 도시 조성은 우선 중심에 아르마스 광장을 두는 것으로부터 시작했는데, 우연히도 잉카제국의 거리 조성도 광장이 중심이었다.

이 아르마스 광장도 잉카제국시대에는 우아카이파타(Huacaypata), 아우카아파타(Aucaypata) 등 두 개로 구분되는 광장이었고, 광장의 신성한 흙은 잉카가 정복한 도시에 증거로서 뿌려졌으며, 그 대신 이 곳 광장은 300킬로미터나 되는 해안의 모래로 채워졌다.

※ 정복자에 의해 파괴된 쿠스코의 거리

1533년 11월 15일 에콰도르에서 남하하여, 카하말카에서 제 13대 황제 아타우아르바를 살해한 스페인의 정복자 피사로의 원정대가 쿠스코에 도착하였다. 스페인인들은 태양의 신전에 있는 금을 닥치는 대로 약탈하여, 금 막대로 만들어 스페인으로 보냈다.

금이 바닥나자 그들은 신전을 무너뜨리고 스페인풍의 교회를 세웠다. 태양의 신전(코리칸차) 위에 산토도밍고 교회가 서고, 태양의 처녀관이 있던 곳에 산타카탈리나 수도원이 세워졌고, 우아이나 카파크 궁전은 라콤파니아 데 헤수스 교회가 되었다.

1650년, 1950년, 1986년에 쿠스코를 엄습한 대지진은 나중에 스페인인이 세웠던 교회에 큰 피해를 입혔지만 잉카의 석벽은 끄덕도 없었다. 치밀한 계산하에 정교하게 만들어진 잉카의 석벽을 지금도 쿠스코의 이곳저곳에서 볼 수 있다.

▩ 아르마스 광장의 대 건물

아마도 스페인인들이 이곳을 관청으로 사용한 듯하다.

이층의 발코니에서 광장을 내려다 볼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그 옛날 권력 있는

사람이 이 곳에 올라서서 연설이라도 하기 좋도록 설계되어 있다. 지금은 식당,

기념품상회, 여행사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 쿠스코의 골목길

돌로 포장된 오래된 골목길도 볼만하다.

수백년 동안 잉카제국으로 인도하는 통로로 이용된 골목길의 돌들이 사람들의

발길에 닳아서 빤질빤질하다.

▩ 식당 La Estancia Imperial Restaurant

점심시간이라 이층 식당에 들어갔다.

메뉴는 송어고기, 닭고기, 알카파(라마) 고기 요리가 있는데 모두 맛있는 요리들이다.

식당의 벽에는 아름다운 그림들이 벽화처럼 그려져 있다.

장난삼아 식당의 종업원에게 고추장을 먹어보라고 권하니 한 입 먹어보고 오른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워 보여준다. 그러면서 고산병 예방에 효과가 있다며 나뭇잎이

담겨진 잉카차(코카 차)를 연신 딸아 준다. 정겨운 인디오들의 모습이다.

2층 창으로 광장이 훤히 다 내려다 보인다.

▩ 대성당(Catedral)과 엘 트리운포(El Triunfo) 교회

광장에는 탑이 두개인 건물이 서로 마주 보고 있는데 큰 건물이 대성당이고 작은 건물이 헤수스 교회이고 대성당 오른쪽 옆에 붙어있는 조그만 교회가 쿠스코 최초의 교회인 엘 트리운포(El Triunfo) 교회이다.

아르마스 광장에 접해 있는 대성당은 잉카시대의 비라코차 신전 자리에 세워진 것이다. 1550년 건축이 시작되었고 완성된 것은 100년 후의 일이라고 하니 얼마나 공을 들인 것인지 짐작할 만하다. 이런 건물 하나를 짓기 위하여 잉카인들은 얼마나 피와 땀을 흘리며 착취를 당했을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 중에서도 은 300톤을 사용한 주(主)제단과 약 400점의 종교화 중 메스티소 화가인 마르코스 사파타가 그린 ‘최후의 만찬’ 그림은 볼 만하다고 한다. 그림속의 성찬은 쿠스코의 명물인 쿠이(기니아 피그)이다. 지붕에는 1959년 제작된 남미에서 가장 큰 종이 있는데 종소리가 깊어 40킬로미터까지 들린다고 한다. 갈색의 예수상 등이 있다고 하는데 시간이 부족한지 가이드의 안내가 없어 이것들을 찬찬히 보지 못하여 매우 아쉬웠다.

▩ 라콤파니아 데 헤수스 교회(Iglesia La Compania de Jesus)

일찍이 잉카 제11대 황제 우아이나 카파크의 궁전이었던 곳에 세워졌다. 지금의 교회는 1650년의 대지진 후에 재건된 것이다. 쿠스코의 화가 마르코스 사파타(Marcos Zapata)가 그린 훌륭한 벽화와 먼진 제단이 볼만하다고 하는데 우리는 시간이 없어서 내부를 차근차근 살펴보지는 못했다.

헤수스 교회 옆 골목의 로레토 거리는 잉카시대의 석벽 200미터가 아직 그대로 남아 있으며 대성당 뒤편 200미터 거리에는 그 유명한 12각의 돌이 있다고 하는데 아쉽게 구경하지는 못했다.

※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의 문화유산 “Cuzco”

안데스 사람들은 퓨마를 일찍부터 성수로 모셨고 잉카인들은 권력과 지배의 상징으로 삼았다. 그들은 퓨마의 웅크린 모습을 기본 디자인으로 하여 왕도 쿠스코를 건설했다. 쿠스코에서 제일 높은 곳은 퓨마의 눈으로 삼고, 거기에 도시를 지키는 삭사이아만 성채를 세웠다. 날쌤의 원천이 되는 뒷 발 부분엔 왕궁겸 신전인 ‘코리칸차’를, 배꼽 부분에는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광장을 각각 두었다. 지금도 관광객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아르마스 광장이 바로 그것이다.

▩ 산토 도밍고 교회(코리칸차=태양의 신전)

잉카왕국은 그리 오래 견디지 못했다. 1532년 스페인 정복자 프란시스코 피사로가 군대를 이끌고 쳐들어오자 왕의 군대는 힘 한번 제대로 쓰지 못하고 쓰러졌다. 왕은 살해되고 왕도는 쑥대밭이 되었다. 황금궁전 ‘코리칸차’ 또한 파괴되었다. 그 속에 있던 엄청난 황금을 그들 나라로 실어간 정복자들은 파괴된 코리칸차 위에 자신들의 성당을 세웠다. 그게 산토도밍고 성당이다. 잉카시대의 돌 기단이 지금도 성당을 받치고 있어서 잉카는 아직도 죽지 않고 살아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스페인 정복자들은 쿠스코의 코리칸차를 보고 숨을 멈추고 말았다고 한다. 신전을 둘러싼 훌륭한 석벽뿐만 아니라 폭 20미터 이상의 금띠가 둘러져 있는 벽 때문이었다. 황금으로 가득 찬 이 신전에서 필요한 것들은 다 빼앗아 간 후에 자신들의 교회를 지었다.

코리칸차(Qorikancha) 란 잉카시대 이 궁전의 이름으로 ‘황금의 정원’이란 뜻으로 잉카인들이 제례의식을 치르던 곳이다. 신의 노여움을 무마하기 위해 유명한 지도자의 자제를 산제물로 바쳤다고 한다.

신전 내 광장을 중심으로 태양․번개․무지개․별의 방들이 둘러싸고 있으며, 네모가 반듯한 방들은 아름다운 석벽으로 건축되었고, 벽에는 받침대 형의 벽장(움푹한 곳)이 늘어서 있다. 이 움푹한 곳에 금과 은으로 장식된 조각상들이 진열되어 있었다고 한다. 한 장 무게가 2킬로그램에 이르는 순금 7백여 장으로 석벽을 덮었으며, 정원에는 갖가지 동물과 식물 형상의 황금조각을 만들어 장식했으나 침략자들의 약탈로 지금은 석축의 토대만 남아있다.

이곳은 또한 잉카의 마지막 왕인 아타왈파 왕이 스페인 침략자 피사로 일행에게 감금당해 있던 곳이기도 하다. 16세기 스페인의 힘을 빌려 형제를 친 아타왈파 왕은 스페인에 배반당하고 방 가득히 황금을 채워주면 풀어준다는 피사로의 약속을 믿고 무려 6톤의 금을 모아다 주었으나 결국은 교수형을 당했고, 찬란했던 잉카제국도 최후를 맞고 말았다. 왕위승계를 다툰 형제간의 내분이 결국은 잉카의 멸망을 앞당긴 계기가 된 것이다. 왕을 살리려고 백성들이 가져온 금붙이들은 금은 세공이 뛰어난 잉카인들이 정성을 다해 만든 정교한 예술품들이었는데 야만적인 정복자들은 본국으로 운반하기 쉽도록 그걸 녹여 금덩어리로 만들어 가져갔다. 결국 잉카의 빼어난 문화유산이 정복자들의 손에 녹아 사라지고 만 것이다.

이 궁전에는 지금은 황금은 없지만 그래도 신전의 석벽은 여전히 금과 은보다 값있고 무게가 나가는 예술품과 다름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산토도밍고 교회 내에 남아 있는 코리칸차의 석벽유적

천체를 관측한 것으로 보이는 것

방과 방 사이의 벽에 난 창들이 여러 칸의 방을 통하여 정교하게 일치하고 있는 모습

손톱크기의 돌 벽의 흠(구멍)을 정교한 돌조각으로 때운 모습.

  (돌조각은 못처럼 길다란 형상으로 벽 속까지 통하고 있다한다)

바늘이 들어가지 않는 정교한 잉카인의 돌담과 대비되는 스페인인들이 건축한 돌담

  (잉카인들은 돌을 다듬어서 만들었고 스페인인들은 돌 사이에 접착제를 사용하였다)

우주와 태양, 달, 별, 무지개 등 천문 기하학적인 모양들을 금판으로 만든 잉카인

코리칸차 벽에 붙어 있는 금장식인데 무슨 상형문자 또는 그림들이 그려져 있다.

잉카인들은 불행하게도 글자가 없었다.

코리칸차 주변

▩ 고산병 초기증세로 고생하는 일행들

일행은 고산지대에 잘 적응하는 편이었으나 대부분 얼굴이 붓고 두통이 생기면서 어지럼증을 느끼는 등 고산병 초기증세를 느꼈다. 특히 그 활달하던 털보아저씨가 버스에서 시들시들한 모습으로 졸고 있다.

※ 고산병이란

저지대에서 고지대로 올라갔을 때(구체적으로 1,500미터에서 2,500미터이상으로 48시간이내 단시간에 도달하였을 때) 저기압, 저산소에 몸이 순응하지 못하고 일어나는 산멀미라는 증상으로, 두통․권태감․이명․구토․복부팽만감과 불면증이며, 폐에 물이 차는 ‘고지 패수종’이나 뇌가 붓는 ‘뇌부종’이 될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적절한 치료를 받고 서둘러 산소농도가 높은 저지대로 내려가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고 한다.

▩ 삭사이와만 Sacsayhuaman

쿠스코 동쪽을 지키는 견고한 요새유적이다. 1536년 5월 어느 날, 밤에는 싸우지 않는 잉카 병사들은 그 틈을 탄 스페인인의 공격에 무너지고, 그 당시 20미터나 되던 성벽도 그 위에 우뚝 서 있던 원탑도 대부분 파괴되었다.

삭사이와만 유적은 거석을 3층으로 쌓아올려 만들었다. 석벽기술은 잉카의 그 것 답게 딱 들어맞으며 특히 안쪽은 높이 5미터 360톤이나 되는 거석을 사용한 곳도 있다. 건축은 제9대 황제 파차쿠티 시대에 시작되었다고 한다. 종교적인 곳인지 요새인지 정확히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쿠스코는 도시 전체가 퓨마 형태를 하고 있고 삭사이와만은 그 머리에 해당되기 때문에 쿠스코의 관리사무소 역할을 했다고 추측한다.

이 곳에서 내려 다 보면 도시 전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참고로 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쿠스코 시는 집을 지을 때 지붕은 반드시 붉은 색으로 해야 한다는 법규에 따라 삭사이와만에서 내려다 본 쿠스코 시가지는 산의 토양색깔과 마찬가지로 하나같이 지붕이 붉은 색이다.

유적은 3층의 거석이 22회의 지그재그를 그리며 360미터에 걸쳐 이어진다. 사용된 돌은 쿠스코 근교뿐만 아니라 멀리는 오얀타이탐보에서 운반되었고 일설에 의하면 완성까지 하루 3만 명이 동원되어 약 80년이 걸렸다고 한다. 넓게 깨끗한 광장에는 매년 6월 24일 ‘태양의 축제 Inti Raimi’가 열리고 잉카의 의식이 그대로 부활한다.

삭사이아만 유적위에서 보면 쿠스코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도시는 붉은색 톤으로 토속적이면서도 중후한 느낌을 준다.

▩ 케추아인(인디오들)

삭사이와만에는 기념품을 팔거나 전통복장에 알파카(라마)를 몰고 와 돈을 받고

사진을 찍게 해주는 인디오들이 있다. 정상에 한 무리의 인디오들이 무슨 집회를

하면서 교육을 받고 있다.

또 따른 인디오들

전통복장의 케추아인들이 라마를 끌고와서 사진 속의 모델(?)이 되어주고 돈을 받는다.

집에서 열심히 만든 수공예품을 유적지로 들고 나와서 열심히 팔고 있다.

흥정만 잘하면 값을 깍아주기도 한다.

▩ 언덕위의 하얀 십자가 상

삭사이와만 유적지 근처 조그만 동산위에 하얀 십자가상이 하나 서 있다(사진의 건너편 동산 위).

일단의 포루투갈 인들이 전쟁을 피해 이 곳에 피신을 와서 살다가 돌아갔는데

그들이 돌아가면서 자신들을 따뜻하게 환대해준 케추아인들에게 고마움의 표시로

산 정상에 건립해 준 십자가라고 한다.

▩ 켄코(Qenqo)

삭사이와만 유적에서 도보로 약 15분 거리에 있다. 특징은 돌을 쌓아서 만든 것이

아니라 바위 속을 깎고 파내서 만든 유적이다.

켄코란 케츄아어로 지그재그, 즉 미로라는 의미이다. 잉카제국의 제례장이었다고

하는 이 유적은 퓨마가 부조된 6미터의 거석을 중심으로 좌우로 퍼져나간다.

위에 오르면 산 제물의 피를 흘려 점을 쳤다는 지그재그 홈이 파여 있고,

안쪽은 반동굴로 되어 있고 황제가 앉았던 옥좌와 제물을 올린 받침대도 남아 있는

바위 전체가 유물이다

▩ 탐보마차이(Tambo Machay)

성스러운 샘이라고 불리며, 우기나 건기에도 항상 같은 양의 물이 샘솟고 있다. 잉카 시대의 목욕탕이었던 듯하다. 잉카인들은 목욕을 하지 않는데 이곳에서 왕족들이 목욕을 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주위에 케추아인들이 카펫, 가죽모자 등을 팔고있다.

※ 탐보마차이를 구경할 무렵 찌푸린 하늘에서 빗방울이 돋고 날이 저물어 푸카푸카라 유적은 둘러보지 못한 채 서둘러 버스를 타고 숙소가 있는 우르밤바로 이동하였다.

버스로 쿠스코에서 우르밤바로 가는 길은 쿠스코→피사크→우르밤바로 가는 방법과, 쿠스코→포로이→우르밤바로 가는 두 갈래가 있는데, 첫 번째 길은 피사크까지 그야말로 깊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깊은 계곡의 급경사진 길을 내려가는 것이고, 두 번째 길은 포로이, 친체로 등 완만한 고원지방을 가로질러 가는 길인데 내려갈 때는 첫 번째 길을 택했다. 버스 좌측에는 바닥이 가물가물한 계곡이 이어지는 길이라 내려다보기가 무서울 정도였다. 날이 어두워 져서야 숙소인 우르밤바 성 어거스틴 호텔에 도착하였다. 여장을 풀고 저녁은 호텔식당에서 뷔페식으로 먹었다.

※ 우르밤바(Urubamba)

쿠스코에서 맞추픽추까지는 112㎞이고, 쿠스코에서 우르밤바까지는 80㎞로 버스로 약 두 시간 거리이며 쿠스코 보다 표고가 낮은 2,863미터이며 연중 온난한 기후로 과일과 꽃이 풍부하다. 쿠스코 시민들의 휴양지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본 케츄아인(잉카제국 시대 지배를 받던 민족의 후예)들은 성격이 온순하고 현재를 옛날과 다름없는 템포로 살아가는 지혜를 가졌다. 그리고 현대화된 문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우매함도 가지고 있다. 산에 새겨진 그림이나 글 들은 무슨 뜻일까? 다 뜻이 있다고 하는데.....

▩ 성 어거스틴 호텔의 식당에서

식당 내에는 우리 일행 외에 외부인은 두세 사람 정도이다. 식사를 하고 있으니 인디오 악단들이 연주를 시작한다. 악기는 펜플릇, 기타와 피리 종류 등 전통악기를 주로 다루는데 인디오들의 음악수준은 대단하여 꽤 듣기 좋았다.

특히 1970년 사이먼 엔 가펑클이 잉카인들의 전래 민요을 현대적으로 편곡한 콘도라에 관한 노래 “El Condor Pasa (콘도르는 날아가고)”의 펜플릇 연주가 아주 인상적이었다. 그 외에도 ‘Yesterday' ‘Let it be'등 아름다운 라이브 연주곡을 기분 좋게 감상했다. 우리 일행은 그 보답으로 펜플릇 연주곡이 담긴 CD를 장당 10불에 샀다.

※ 저녁에 시간을 내어 우르밤바 거리를 한 바퀴 둘러보았으나 우리가 기대한 술집이라든지 여흥을 즐길 수 있는 곳이라곤 눈을 씻고 보아도 없었다. 한마디로 아주 조용한 시골 도시이다.

※ 잉카제국

15세기에 이르러 망고 카파크라는 인물이 나타나 잉카(태양의 아들)가 페루 전역을

지배함으로써 케추아족(族)의 잉카 제국(帝國)이 탄생하였는데, 전성기에는 콜롬비아

남부에서 칠레 중부에 이르기까지 1200만 명에 달하는 백성과 광대한 지역을 다스렸다.

그들은 정비된 정치조직을 바탕으로 관개농업을 발전시켜 서(西)유럽을 능가하는

문명을 이룩하였고, 특히 거석을 이용한 건축술, 도시계획·의술 등에 뛰어났다.

※ 잉카문화의 특징

잉카문화는 거석문화이고 단추와 바퀴를 사용하지 않았으며, 평소 목욕을 하지 않으며

문자의 기록이 없는 수수께끼와 같은 흥미로운 민족이다.

잉카인들은 사후세계를 인정하여 미이라를 만들어 보관하였다.

잉카인들에게 무지개는 액운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다음은 인터넷에서 발췌한 잉카문명에 대한 내용이다.

♣ ‘잉카문명’에 대해서

[잉카의 역사]

잉카족은 일명 케추아족이라고도하며, 그 기원은 확실하지 않으나 전설을 종합하면 13세기 무렵 쿠스코분지에 침입하여 원주민을 정복하고 정주한 것으로 짐작된다. 정복자 에스파냐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는 잉카의 전설에 따르면 초대 망코 카파크 이후 13명의 황제가 있었는데, 제 7 대까지는 전설상 인물이다. 제 8 대 황제 비라코차시대에 강적 창카족의 공격을 받았으나, 그를 격퇴하는 데 성공한 그의 아들 티투 쿠시가 제 9 대 황제 파차크티가 되어 많은 개혁을 단행하는 동시에 주변 여러 민족을 정복하여 제국을 이룩하

는 데 기초를 닦았다. 파차크티 자신이 정복한 곳은 티티카카호(湖) 연안 루파카족과 쿠스코 동쪽에 있던 쿤티스유지방 등이었고 그 아들 투파 잉카 유팡키도 페루 북부에 쳐들어가 치무왕국을 멸망시켰으며, 파차크티가 죽은 뒤에는 에콰도르와 칠레, 아르헨티나의 북부까지 정복했다. 15세기 말 잉카(왕이라는 뜻)가 죽자 우아이나 카파크가 잉카가 되어 에콰도르지방 개척에 주력했기 때문에 원래 수도인 쿠스코에 있던 잉카지배층과 에콰도르 키토에 있던 잉카 부장(部將) 사이에 대립이 시작되었다.

1525년 무렵 우아이나 카파크가 죽은 뒤 쿠스코에는 우아스카르가, 키토에는 아타우알파가 대두했으며 31∼32년에 내란이 일어났다. 아타우알파군이 쿠스코군을 완전히 제압함으로써 내란은 끝났으나 그 직후 F. 피사로가 인솔하는 에스파냐군이 침입하였다. 32년 11월 16일 고원도시 카하마르카에서 에스파냐군에게 아타우알파가 사로잡혀 사실상 잉카제국은 무너졌다. 그 뒤 망코라는 잉카와 그 아들들이 71년까지 쿠스코 북서쪽 산 속에 진을 치고 에스파냐인에게 저항을 계속했다.

〔신화와 종교〕

잉카의 신화에 따르면, 비라코차라는 창조주가 이 세상과 인간을 만들었다고 되어 있는데, 천체 중에서도 태양은 최고의 위치를 차지했으며, 그 아들 망코 카파크가 티티카카호에 내려와 잉카족의 시조가 되었다고 한다. 또는 쿠스코 남동쪽 파카리쿠탄포동굴에서 망코를 비롯한 잉카의 선조들이 나와서 쿠스코에 거주하였다고도 한다. 태양 외에 천둥·달·별 등도 신성시하였으며 또 대지모신(大地母神) 파차마마나 수신(水神) 마마고차에 대한 신앙도 민중 사이에 퍼져 있었다. 성스러운 영혼이 머무는 장소를 와카라 했으며, 인공신전이나 성소(聖所)뿐만 아니라 바위·산·샘에도 신령이 깃들인다고 여겼다. 쿠스코에는 시를 중심으로 350곳의 와카가 있었는데, 이것들은 시 중심에서 방사선모양으로 펼쳐진 세케라는 상상(想像)의 선(線) 중앙에 정연하게 배치되었다. 쿠스코의 최고 신관(神官)은 잉카와 같은 권위를 가지며 모든 신전과 와카를 지배하며 사제(司祭)의 임명권까지도 가지고 있었다.

쿠스코로부터 독립되어 있었던 해안지방 파차카마신전은 그 신탁(神託)이 중요시되어 에콰도르에서도 순례하러 왔다고 한다. 쿠스코와 각지방 신전에서는 역일(曆日)에 따라 제례를 거행했다. 쿠스코의 잉카는 쿠스코시 동쪽과 서쪽 언덕 위에 돌기둥을 세워 일출과 일몰의 각도를 관측하여 1년이 12개월인 사이클을 지켰다. 6월 동짓날의 태양제사, 9월의 달제사, 12월의 대제(大祭) 등이 특히 중요시되었다. 제사 때마다 다수의 라마·기니피그를 산 제물로 바쳤고 옥수수나 또는 그것으로 만든 치차술을 바쳤다. 희생된 라마의 폐장(肺臟) 상태를 보고 점치는 칼파라는 신탁도 행해졌다. 산 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의식은 새로운 잉카의 즉위와 같은 특별한 경우에만 행했다. 또 14세가 되는 잉카의 자제는 12월이 되면 쿠스코 근처 와나카우리언덕 위에 있는 와카에서 라마를 산 제물로 제사지내고 단식(斷食) 등의 의식을 마친 뒤에 전사(戰士)로서 사회적으로 인정받았다.

〔물질문화〕

수레나 글자 등은 없었으나 도로건설이나 파발제도 등이 그 결함을 보충했다. 기억보조용구로 키푸라는 결승(結繩)을 이용했다. 건축에는 정교한 석공술(石工術)을 구사하여 웅장한 신전·궁전 등을 많이 지었으며 그 유구(遺構)가 현재 쿠스코시와 그 주변에 남아 있다.

철(鐵)은 모르고 있었으나 야금술(冶金術)이 성행하여 청동(靑銅)으로 장식품뿐 아니라 생산도구까지도 제조했다. 금은가공품은 대부분 에스파냐인에게 약탈당했기 때문에 소형동물상이나 인간상밖에 남아 있지 않다. 토기형식 중에서 가장 전형적인 것은 손잡이가 달린 뾰족바닥채색토기[尖底彩色土器]이며 모양은 거의 일정하나 장식기법이나 문양이 다양하며 중후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잉카문명 특유의 컵모양 목기(木器)도 제작되었다. 직물은 전통적인 베틀을 사용하여 귀족용과 서민용으로 구분하여 직조되었다.

남성용 의류는 상의허리부분에 띠를 매게 되어 있으며, 추울 때는 모포(毛布) 한가운데에 머리를 내미는 구멍이 뚫린 판초를 두르게 되어 있었다. 여성은 허리에 넓은 장식허리띠를 매는 긴 옷을 입고 그 위에 털목도리나 망토를 걸치고 금속제 장식핀으로 고정시켰다. 가죽으로 만든 샌들을 신었고 또 천으로 만든 머리장식을 썼는데 그 모양과 색은 각지방 민족집단마다 달라서 일종의 표식이 되었다.

〔정치·경제〕

잉카문명 중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은 정치제도와 경제통제방법이다. 이론상 잉카국가에서는 각지방 토지를 잉카(왕)와 태양신 및 일반 국민을 위해 셋으로 나누어 경작하고 잉카와 태양신을 위한 수확물은 창고에 보관하였으며, 그 일부는 쿠스코로 보냈다. 따라서 쿠스코는 전국에서 집하되는 방대한 물자집적소가 되었고, 그 물자를 이용하여 잉카는 국민을 대토목공사나 군대로 징발할 수 있었다. 동원되는 인구는 10진법에 따라 10명·100명·1000명 단위로 집단을 조직하고 1만 명을 기준으로 행정책임자를 임명하여 통솔하게 했다.

전국을 4개 지방으로 나누고 각지방마다 왕족 중에서 지사를 선발했다. 중요한 곳에는 행정관을 파견하는 한편 순찰사는 각지방을 순시하며 매년 인구통계조사를 하기도 하고 재판도 했다. 세금으로 납입되는 물자의 수송이나 군대의 이동 등을 위해 전국적으로 도로망이 만들어졌고, 도처에 숙소와 창고가 설치되어 여행자의 편의를 도모했다.

수도와 각지방 사이에는 파발꾼을 두어 연락을 취했으며, 군사(軍事)나 제사용 물자는 각지방에 세워진 ＜처녀관(處女館)＞의 여성들에 의해 생산되었다. 수도에는 태양신과 잉카왕에게 시중드는 여성들이 있었는데 이들은 ＜선택된 자＞라고 불렸다. 남성들은 야나코나라고 하는 사용인을 각지방 공동체에서 뽑아 귀족이 소유하는 사유지 경작이나 가축지기일을 맡았다. 이 나라에서는 강제적 인구이동도 시행되었다. 국가통치를 위하여 태양신 숭배나 공용어(케추아어)의 사용이 강요되었으나, 잉카사회의 기본단위는 아이유라는 각지의 친족공동체였으며 또 잉카 이전의 지방세력이 편성한 정치조직이나 안데스의 고도차를 이용한 생산방식도 대부분 그대로 답습되었다.

〔생산과 교역〕

잉카의 기본 산업은 농업으로, 해안저지 및 고원분지와 골짜기 등에서 옥수수·콩·고추를, 고지에서는 감자·키노아·오카 등을 경작했다. 안데스 동쪽 사면에서는 코카·유카 등을 재배했다. 고원의 분지나 좁은 골짜기의 농업생산을 향상시키기 위해 계단식 밭경작을 하는 등 효과적으로 이용했다. 그 밖의 산업으로는 목축과 어업이 있었는데, 목축은 해발고도 4000m 이상의 고지에 적응하는 라마·알파카의 사육으로서, 그 모피와 고기의 이용뿐만 아니라 배설물도 농사용 비료로 이용했고 수확기 농작물 수송에도 라마가 이용되었으므로 고원에 사는 목축민과 농민 사이에는 공생적 관계가 이루어졌다. 라마의 목축민은 안데스 동쪽 사면 코카산지나 해안지방까지도 대상(隊商)을 이루어 여행하며, 그 지방 산물을 고지농민의 산물과 교환했으므로 그들은 일종의 교역상인 역할을 했다고도 볼 수 있다.

그 품목은 소금, 구아노(비료로 사용하는 해조의 배설물), 말린 생선, 조개류, 해초류, 말린 과실, 바다새우 등이었다. 어민은 페루해류의 풍부한 해산물을 잡아 내륙 주민들과 교환했다. 어민 외에 돛을 단 뗏목으로 태평양 연안을 항행하며 통상하는 상인이 있었다는 사실도 확인되었다.

<내용출처 : 백과사전 (동서문화사)> rnwogud72님의 블로그

♣ ‘잉카문명’에 대해서

〔역사〕

남아메리카의 중앙 안데스 지방에는 BC 2000년경에 초기 신전(神殿)이 출현하였고, 이후 차빈 ·모티카 ·나스카 ·티아우아나코 문화 등이 잇따라 번영하였다. 1200년경부터 지방적인 국가 형성기로 들어가, 각지에 왕국 ·수장국(首長國) 등 정치조직이 성립하였다. 그 중에서 가장 강대하였던 것은 페루 북해안 지방의 찬찬(Chan Chan)이라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 치무(Chim幅) 왕국이었으나, 잉카제국은 그들 여러 왕국 중에서 가장 늦게 나타나 치무를 비롯하여 각지의 지방적 정치조직을 정복 통합하고 전(全)안데스 지대에 걸치는 통일국가를 형성하였다.

잉카제국을 건설한 잉카족의 기원에 대해서는 정확한 것은 알 수 없다. 그러나 16세기에 잉카를 정복한 에스파냐인이 채집하였던 전설에 의하면 만코 카팍라는 전설적 인물이 13세기경, 자기의 부족을 이끌고 남페루 고원(高原)의 쿠스코에 정주하여, 그곳에 태양의 신전을 축조하였다고 전하여진다. 이 만코는 태양의 아들로서 숭앙되고, 잉카제국 초대(初代)의 황제라고 불렸으나, 그와 그에 잇따르는 7명의 황제들에 대한 전승은, 확실한 역사성이 희박하다.

그러나 13∼14세기에 잉카족이, 쿠스코를 중심으로 한정된 소지역을 정치적으로 지배하여 주변의 다른 부족, 특히 남쪽 티티카카호(湖) 북안의 아이마라족과 대치하였던 것은 거의 확실하다. 잉카제국이 쿠스코에서 급격히 팽창하기 시작한 것은, 15세기 초에 제9대 파차쿠티황제 시대부터이다. 그 이후의 역사는 연대기적으로 구전(口傳)에 의하여 전해진 자료가 있기 때문에, 구체적 사실이 알려져 있다.

발전의 계기가 된 것은 잉카족과 창카족의 싸움이다. 창카족은 쿠스코 남서쪽의 안다와이러스

지방에 본거지를 두고, 페루 중부고원의 아야쿠초 지방까지 정치적으로 지배하였던 대부족이었으나, 쿠스코의 잉카족 정복을 기도(企圖)하여 대군을 보내왔다. 그것을 당시 왕자였던 파차쿠티가 영격(迎擊)하여 쳐부수었기 때문에, 쿠스코가 갑자기 중부 페루고원까지의 넓은 영역의 정치집단을 그 지배하에 넣을 수 있었다.

영토의 확대와 더불어 파차쿠티는 태양신전을 개축시키고 그곳에서 일하는 처녀의 제도와 각종 의례를 정하여, 정치적 통합을 위한 정신적 중심이 되기 위하여 쿠스코의 면모를 일신시켰다. 동시에 정복지에 관리를 보내서 그 정치조직을 쿠스코의 산하에 놓는 일도 적극 추진하였다. 이 대개혁이 단행된 것은 1430년대 말에서 1440년대에 걸쳐서였다.

그 후로도 파차쿠티의 정복사업은 계속되었다. 남쪽 티티카카 지방의 아이마라족이 정복되고, 또 페루 고원의 북부까지 잉카의 군대가 쳐들어갔다. 또한 볼리비아의 코차밤바 지방의 평정도 실행되었다. 다음 대(代)인 투파크 잉카가 성장하자 그의 지휘하에 페루 북해안 지방의 공략이 시작되었고, 치무왕국도 잉카의 군문(軍門)에 항복하였다.

군사정복의 확대에 따라 각지방의 도로가 정비되고 고원의 깊은 골짜기에도 다리가 놓여져 유명한 잉카 왕도(王道)의 도로망이 완성되었다. 이러한 업적을 남긴 파차쿠티는 1474년경에 죽었다고 알려진다. 다음의 투파크 잉카 유팡퀴 황제의 시대에도 정복사업은 속행되어, 에콰도르 지방과 칠레 ·아르헨티나의 북부도 잉카의 영토가 되었다. 질서가 확립된 행정제도가 전국적으로 시행되었으며, 각종 공공건축도, 태양신전과 성채를 중심으로 각지에 세워졌다. 잉카제국의 근본적인 형태는 이 투파크 잉카 시대에 이루어졌으며, 이 잉카가 죽은 것은 1493년경이었다.

다음 대의 와이나 카파크 시대에는 영토 확대는 없었으나 국내의 여러 제도를 계속해서 강화하는 한편 변경의 에콰도르 지방 개척에 힘을 쏟았다. 이 때문에 황제가 수도 쿠스코를 떠나게 되는 경우가 많아졌으며, 쿠스코를 중심으로 하는 지배자층과 에콰도르의 키토를 중심으로 하는 지배층과의 사이에 대립이 생기게 되었다. 즉, 1525년 와이나 카파크가 죽자, 아들 중의 하나인 우아스카르는 쿠스코에, 또 다른 아들인 아타우알파는 키토에 본거(本據)를 두고 서로 대립하였다. 1532년 양자 사이에 전쟁이 시작되어, 아타우알파가 쿠스코 세력을 격파하였다.

역사적인 기록이 보존되고 있는 왕은 제 9대 왕 파차쿠텍 왕 부터이다

망코 카팍(Manco Capac) - 신화 속의 창시자로 1200년경 쿠스코시를 건설함

신치 로카(Sinchi Roca)

요케 유판키(Lloque Yupanqui)

마이타 카팍(Mayta Capac)

카팍 유판키(Capac Yupanqui)

잉카 로카(Inca Roca) - 잉카라는 칭호 최초 사용

야우와르 와칵(Yahuar huacac)

비라코차(Viracocha)

파차쿠텍 유판키(Pachacutec Yupanque) 1438년-1471년

투팍 유판키(Tupac Yupanque) 1472년-1493년

와이나 카팍(Huayna Capac) 1493년-1527년

와스카르(Huascar) - 쿠스코 통치 1527년-1532년

아타왈파(Atahualpa) - 1527년-1532년까지 키토에서 통치, 1532년 스페인 정복자들에 의해

카하마르카에서 처형됨

〔잉카의 창조신화〕

아주 먼 옛날 세상은 어둠에 묻혀 있었다. 그 때 콜라수유라는 호수에서 콘 티키 비라코차 신이 세 명의 인간을 데리고 나타났다. 콘 티키는 세상을 밝게 비추기 위해 해(인티)와 달과 별들을 창조했다. 타완티수요의 황제인 잉카는 바로콘 티키가 만든 해의 자손이다. 콘 티키는 커다란 바위들을 가지고 인간을 더 만들었다. 그 가운데는 이미 아이를 잉태하고 있는 여자들도 있었다. 콘 티키는 이 사람들을 세상 곳곳으로 떠나 보냈다. '세상의 중심'인 쿠스코에는 남자와 여자 한 쌍만 남겨 두었다. 이들은 태양신의 아들 망코 카팍과 딸 마마 오쿠요였다. 콘 티키는 그들에게 금지팡이를 주어 티티카카 호수의 한 섬에 내려보낸 다음 그 금지팡이가 박히는 곳을 도읍터로 하여 나라를 세우라고 하였다. 이 남매는 여러 날 고생 끝에 금지팡이가 깊숙이 꽂히는 곳을 발견했는데 이 곳이 세계의 배꼽인 쿠스코이며 이 곳을 수도로 하여 세운 나라가 잉카 제국이고 동서남북 4방을 지배한다는 뜻으로 타완틴수유라고 하였다고 한다.

다른 이야기에 보면, 창조주인 콘이 뼈 없는 인간의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그가 최초의 인간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공급해 주기 위해 지상을 좋은 것들로 가득 채워놓았다고 한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콘이 자신들에게베푼 은혜를 잊고 반란을 일으켰다. 그래서 콘은 그들에게 벌을 내렸다. 더 이상 비를 내려주지 않는 것이다.가련한 인간들은 악취가 코를 찌르는 말라빠진 강바닥에서 한 방울의 물이라도 끌어올리려고 고된 노동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다. 그 때 새로운 신 파차차마크가 나타나서 콘을 몰아내고 콘이 만든 인간들을 모두 원숭이로 만들어 버렸다. 그런 다음 파차차마크는 흙을 가져다 새로 인간들의 조상을 만들었다.

〔잉카 홍수 신화〕

옛날 파차차마라고 일컬어지던 시대에 인류는 잔인하고 야만스러웠다. 목동 형제만이 착한 심성을 가지고 페루의 산악지방에 살고 있었다. 목동형제는 자기네 라마들이 이상한 행동을 보여 몹시 걱정하였다. 형제가 라마들에게 왜 그러느냐고 묻자, 라마들은 곧 대홍수가 일어나 땅 위의 모든 생물을 없애게 될 것이라고 별이 말해주었다고 대답했다. 형제와 그들의 가족은 라마 떼를 몰고 홍수를 피해 가장 높은 산에 있는 동굴로 들어갔다. 그러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비는 몇 달 동안 계속 내려 온 세상이 파괴되고 있었다. 물이 점점 차오를수록 이상하게도 산은 점점 높아졌다. 어느 날 그들은 비가 멈추고 물이 빠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태양신 인티가 다시 나타나 미소를 지으니 물이 사라져 버렸다. 때마침 식량이 다 떨어져 가던 터라 형제가 아래를 내려다보니 땅이 말라있었고 산도 원래의 높이로 되돌아갔다. 목동형제와 그의 가족들은 다시 땅에서 살게 되었다. 지금도 라마들은 그때의 홍수를 잊지 못해 산악지대에만 산다.

〔잉카의 신〕

○ 비라코차 viracocha

잉카의 최고신이자 폭풍과 태양의 신.

뜻은 "창조의 호수". 문명 전파의 신. 머리에 태양을 이고, 손에는 번개를 들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으로 표현되었다. 그는 대지, 별, 하늘, 거인 등을 만들었다. 그러나 최초의 창조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홍수로 세계를 일소하고 거인족을 말살했다. 그리고 보다 좋은 인간을 새로 만들었다. 비라코차는 여러 가지 기적을 행하거나 문명의 기초를 가르치면서 사람들 사이를 거지 모습으로 돌아다녔다. 그는 태평양 위를 걸어서 사라졌다. 잉카족들의 우주는 다섯 시대로 구분되는 데, 비라코차의 시대, 거인의 시대, 최초의 인간의 시대, 전사들의 시대, 잉카의 시대가 순서대로 도래했다.

○ 인티 Inti

잉카의 태양신이자 잉카족의 선조

인티는 그의 아내 달의 여신 파차마마Pachamama와 함께 인자한 신으로 묘사된다. 인티는 그의 아들인 망코 카팍 Manco Capac과 딸 마마 오쿠요 Mama Ocollo에게 문명의 기술을 가르쳤다. 그리고 그들에게 지구를 주어 사람들에게 그들이 배운 것을 가르치도록 했다. 마추피추에는 인티의 궤도를 관찰하는데 사용했던 "태양을 잡아매는 말뚝"인 인티루아타나라는 의식용 해시계가 지금도 있다.

〔경제 생활〕

모든 문명이 그렇듯이 잉카인들도 안데스 산악지대와 해안지대에서 만여년 전부터 유지 발전되어온 문화와 기술을 이어받아 새로운 문명을 창조하였다. 태양의 아들로 태어나 발달된 문명을 주위에 흩어져 사는 야만인들에게 전달하였으며 케추아 문명권의 통합에 주력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이는 다른 족속의 야만성을 부각시킴으로써 잉카문명의 우수성을 과시하기 위한 정치적인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잉카인들은 폭넓은 경제활동을 해왔다. 농업과 목축업 이외에 어업과 수렵에도 종사하였다. 특히 고산지대를 중심으로 생활권을 유지하던 잉카인들에게 농사를 짓는다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니어서 남다른 노력과 지혜에 경주하여 문제 해결에 주력해야 했다.

농토가 충분치 않다 보니 높고 가파른 산등성이를 깎아서 계단식 밭을 만들고 인공적으로 물을 끌어올려 관개사업도 활발히 하였다. 비료로는 새들의 분비물과 썩은 생선을 사용하였는데 이는 기원전 수백 년경부터 해오던 작업이었다.

농사일에는 모든 가족이 참여하였다. 남자들은 나무로 된 삽으로 땅을 팠고 , 여자들은 뒤를 따르면서 돌을 골라내고 흙덩이를 부숴야 했다. 씨앗을 심는 일은 예리한 막대기를 이용했다.

잉카는 농업에 기반을 둔 사회였고, 파종과 수확 의식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위대한 잉카가 직접 옥수수 재배기의 개막을 선언했다. 잉카는 특별한 의식을 통해 그것을 알렸는데, 인간과 작물 모두의 풍요를 기원하는 축제가 때 맞춰 열렸다. 잉카인들은 농지 개간에 불리한 토양을 갖고 있어서 노동력의 집중과 고도의 관리체계가 필요했다. 암석질의 척박한 토양에 가파른 경사면, 관개 시설의 어려움 등의 문제를 그들은 계단식 밭과 수로 건설로 극복했다.

메마른 땅에 물을 대기 위해서 강의 흐름을 바꾸고 암석에 구멍을 뚫었다. 당시 그곳에 철제 도구가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기술상의 업적이다. 그런 기술은 잉카 이전의 문명에서도 사용되었다. 그러나 쿠스코의 군주는 전국적인 지배권을 갖고 있어서. 예전보다 훨씬 더 큰 규모로 개간 사업을 벌일 수 있었다.

원주민들은 나무로 만든 '타크야'라는 가래를 중요한 농기구로 사용했다. 안데스 지역의 농민들에게 쟁기는 생소한 도구였다. 16세기에 정벽자들이 전해 준 쟁기와 농사용 일소는 척박한 지역에서는 전통적인 농사 방법을 완전히 대치하지 못했다.

주식은 일반적으로 저지대에서 생산되는 옥수수였다. 옥수수를 익히거나 볶아서 먹었다. 또한 옥수수를 씹어 놓거나 또는 삭힌 다음 치차(Chicha)라고 하는 막걸리 같은 술을 만들어 마시기도 하였다. 이 술은 현재까지도 널리 마시는 서민적인 술이다.

특히 고산지대에서는 옥수수 대신 주위에서 생산되는 감자를 많이 먹었다. 대대로 내려오는 방식에 따라 감자를 대낮에는 뜨거운 햇볕에서 말린 다음 밤의 냉기에 얼게 놔두면 수분이 없어지며 그 다음 이를 빻아서 가루로 만든다. 이 가루를 추뇨라고 하는데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으며 이 가루에 물을 붓고 고추와 소금을 가미하여 먹었다. 이 감자 가루가 수백km 원정을 가서 새 영토를 정복하는 잉카 군대의 양식이 되었다.

이밖에도 땅콩을 많이 재배하였고 해안가에서는 콩, 호박, 토마토, 고추, 아보카도 등 각종 야채도 생산했다. 그리고 동부 지역에서는 많은 양의 코카나무를 키웠다. 코카나무의 잎을 따서 석회와 함께 씹어먹게 되면 일종의 흥분제 역할을 함으로써 오랜 시간 먹지 않고 일을 할 수도 있고 먼 거리를 달려도 피로를 모른다고 한다. 오늘날까지도 인디오들은 코카잎을 씹으며 고산지대에서 일하고 있다. 이 코카잎에 화학약품을 가미하여 만든 것이 바로 오늘날의 코카인이다. 코카는 신에게 바치는 제물로, 또는 예언의 도구로도 사용되었다. 마법사와 무당은 맨땅에 그 나무를 던져 나뭇잎의 모양을 보고 미래를 점쳤다.

고산지대에서는 농사일이 쉽지 않으므로 목축업은 중요한 몫을 차지하였다. 가축으로는 라마(Llama)와 알파카(Alpaca)가 있다. 라마는 물건을 운반하는데 사용하고 양모는 깎아서 담요와 옷을 만들어 입었다. 알파카는 물건 운반용으로는 사용할 수가 없지만 양모의 질이 고급이라 값비싼 제품을 만드는 데 사용되었다. 그러나 잉카인들은 라마나 알파카가 너무 비싸기 때문에 잡아먹지는 못하였다. 육류로 먹었던 고기는 대개 토끼, 오리, 개 등이었다.

잉카 문명은 잉카 이전의 모든 문화적인 유산을 다듬어 완성시키는 일을 하였다. 궁전이나 사원, 군사 요새 등을 건축하는데 있어 정교하게 자른 바위를 쌓아 올려가면서 바위와 바위 사이에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고도 이가 꼭맞게 끝맺음을 해냈다. 따라서 바위와 바위 사이에는 바늘 하나 들어갈 틈도 없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이야기이다.

〔잉카의 사회구조〕

잉카의 모든 사회와 정치 조직은 여러 종족들에 대한 통치를 가능케 하고 또한 지도급 계층이 하층 계급의 지배를 용이하게 하기 위한 발상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완전한 피라미드 형식의 구조로서 이 사회 조직의 정점에는 세상을 다스리는 왕이며 주인인 잉카가 있는 것이다.

사회는 기본적으로 가족과 아이유(Ayllu)라고 하는 기초 단위로 구성되어 있었다. 일반적으로 일부일처주의이나 잉카 왕이나 귀족들만은 일부다처주의 관습을 따랐다.

결혼식은 합동 결혼식으로 매년 한 번씩 치뤄졌다.나라의 높은 관리가 도착하면 한쪽에는 남자들을 줄세우고 또 한쪽에는 여자들을 줄세운 다음 공식적으로 한 남자에게 한 여자를 인도하게 되는데 이 행사가 있기 전에 미리 짝을 맞추어 놓는 것이 상례이다. 남자는 24살, 여자는 18살이 결혼할 나이이다. 만일 한 남자가 여자를 배당 받지 못하였을 때는 관리가 남아도는 여자 가운데 한 여자를 골라그 남자에게 인도하게 된다. 이어서 음악과 춤이 있는 큰 잔치를 베풀어 모든 마을 사람들이 즐기게 된다고 한다. 신혼부부는 먹고 사는데 필요한 땅을 배당 받으며 아들 하나를 낳을 때마다 국가는 토지를 더 주었다. 그러나 딸을 낳으면 아들을 낳았을 때 주는 땅의 반을 주었다.

아이유라고 하는 것은 하나의 친족 단위를 뜻하는데 각 아이유미다 그들의 선조 때부터 내려오는 보호신을 갖고 있으며. 이 보호신은 독수리, 표범, 뱀 등 사나운 동물들로 상징되고 있다. 아이유는 한 지역에 모여 살며 아이유의 대표는 각 가정의 가장에게 한 해 농사지을 땅을 분배해 주는데 만일 받은 땅에 농사를 짓지 않으면 이를 빼앗아 아이유 공동 소유로 만들었다. 그렇지만 일단 배당된 토지도 일정기간 후에는 다시 빼앗아 재분배함으로써 재산이 어느 일부 사람에게 몰리는 것을 방지하였다고 한다. 즉 토지는 개인의 소유가 될 수 없었다.

아이유는 공동소유의 토지를 갖고 있었는데 이 곳의 일부는 아이유의 가장들이 한데 어울려 일하면서 친족 대표와 노인 그리고 장애자들의 양식을 공급하였으며, 또 일부는 태양의 신과 잉카왕에게 바쳤다. 이밖에 공동소유의 초원도 있었는데 이 곳은 야마를 기르는 곳으로 매년 털을 잘라서 아이유의 모든 사람들이 나누어 가졌다. 따라서 잉카사회에서 계층간의 차이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귀족계급과 승려계급만은 풍요로운 생활을 하였다고 한다.

남자들은 생산능력에 따라 10개층으로 나뉘었다. 25살부터 50세까지가 생산능력이 있는 것으로 간주되었는데 이 일꾼들을 푸릭(Puric)이라고 불렀다. 이들은 그의 가족, 그가 소속되어 있는 아이유, 그리고 정부와 태양의 신을 위하여 일했으며, 이 밖에도 나라가 새 영토를 정복하면 이에 따르는 도로 건설, 요새 건설, 관개 사업 등에 봉사해야만 했다.

아이유는 사회 조직의 기초 단위가 된다. 10가족 단위로 조직되며 이 조직의 대표가 지정되는데 이러한 조직은 100가족 단위, 500가족 단위, 1000가족 단위, 1만 가족, 2만 가족 등의 단위별로 대표가 있고 이러한 피라미드식 조직의 맨 위에는 잉카가 있었다. 잉카는 4명의 고위 관리로 구성된 자문위의 보좌를 받았는데, 이 자문위는 잉카제국의 동서남북 4대지방을 통치하는데 필요한 사회조직을 면밀히 보살피고 있었다.

잉카 제국은 새로 정복하는 지역의 지배계층 자녀들을 수도 쿠스코로 보내 훈련을 받게 하였다. 교육을 핑계로 자녀들을 쿠스코에 보낸 지배층은 자녀들을 생각해서라도 반란을 일으킬 생각을 할 수 없었다고 한다. 말하자면 이 자녀들이 볼모가 된 셈이었기 때문이다. 이들의 교육은 항상 경직되어 있었으나 대단히 효율적이었다. 잉카의 기본적인 도덕개념은 게으르지 말 것(Ama Kella), 도둑질 하지 말 것(Ama Sua), 그리고 거짓말 하지 말 것(Ama Lulla)이었다. 잉카제국은 새로 정복한 지역의 모든 주민들에게 케추아어를 가르침으로써 언어의 통일을 추구하였다.

당시 고산지대에는 서로 근본이 다른 44개의 종족집단이 있었고, 해안지대에는 38개의 또다른 종족들이 있었다. 이에 따라 잉카는 정치, 사회, 종교, 풍습 및 언어의 통합을 이루기 위하여 전력을 기울였다. 이렇게 하여 사유재산이 없는 전체주의적 사회주의 체제를 이룩해냈다.

모든 사회계층의 정상에는 잉카가 있었다. 태양신의 아들이기 때문에 결혼은 코야(la coya)라고 불리는 여동생과 함으로써 태양신의 정기를 이어간다고 믿었다. 물론 이외에도 많은 후궁들을 거느렸다. 잉카는 호화로운 옷을 입고 있었는데 한 번 입은 옷은 의식에 따라 태워졌으며 음식을 먹을 때는 금과 은으로 된 접시에 담아서 먹었다 한다. 궁궐 밖으로 외출할 때에는 여러 사람들이 메고 가는 인력거를 타고 다녔는데 잉카로 취임하면 일단 단식기도를 한 다음 영토 전역을 시찰하였다.

잉카 제국은 아름다운 소녀들을 선발하여 가족들로부터 분리시킨 다음 수도원 같은 곳에 모아놓고 약 4년간 치차술 만드는 법, 요리하는 법, 그리고 실과 옷 만드는 법을 익히게 하였다. 이 중 제일 예쁜 여자는 왕의 후궁이 되었고 일부는 태양의 신전에서 한 평생 봉사를 했으며, 일부는 공을 세운 귀족에게 선물로 보내졌고 나머지 인물이 없는 여자는 평민에게 시집을 보냈다. 이 여자들을 태양의 처녀(Virgenes del Sol)들이라고 불렀는데 이들이 왕의 옷을 만들었다.

〔'쿠카'라고 부르는 달콤한 나뭇잎과 담배에 관하여〕

    → 가르실라고 데 라 베가 <잉카인에 관한 왕가의 회고록>, 1609년

원주민들은 '쿠카'라고 부르고 에스파냐인들은 '코카'라고 부르는 식물을 빠뜨리면 안된다. 이 식물은 무역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는 페루의 원초적인 부였고 지금도 그러하다. 그러므로 이 식물에 관해서 충분한 설명을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이것은 원주민 사회에서 오래 전부터 그 효능이 다양하고도 대단해 높은 평가를 받고 있었고, 에스파냐인들은 의약상의쓰임새에 관해 많은 것을 발견했다. 세밀한 관찰자이자 페루에서 오랜 기간 살다가 내가 떠나고 30년이 훨씬 지난 후 떠난 블라스 발레라 신부는 그것의 두 가지 용도 모두에 관한 글을 남겼다. 그는 몸소 효능을 실험하기도 했다. 먼저 신부님이 말한 것을 쓰고 이어서 말할 것이 있으면 부연하기로 한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쿠카는 포도나무만한 높이와 두께를 가진 자그마한 관목이다. 가지는 적으며. 손바닥만한 넓이에 손가락만한 길이의 고운 나뭇잎이 많이 달린다. 달콤한 냄새가 나지만 은은하지는 않다. 이 나뭇잎은 원주민이나 에스파냐인 모두 '쿠카'라고 부르고 있다. 원주민들은 '쿠카'를 너무 좋아해서 금은보석보다 더 좋아할 정도이다. 그들은 이것을 매우 조심사레 부지런히 재배한다. 수확할 때는 더욱 조심스럽게 다룬다. 그들은 잎을 하나하나씩 손으로 따서 햇벼에 말린다. 이 잎은 삼키는 것이 아니다. 단지 그 향취를 즐길 뿐이며 액체는 내뱉는다. 이것을 사용하는 원주민들이 더 강해지고 더 만족스러워 하며 하루종일 먹지 않고도 일한다는 사실을 볼 때 '쿠카'가 일꾼에게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강력한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쿠카는 질병으로부터 인체를 보호해 주며 의사들은 그것을 빻아서 상처나 뼈가 부러진 데 처방한다. 그리고 한기가 드는 것을 막을 때, 또는 구더기가 득시글거리는 상처를 치료할 때고 사용한다. 만약 이것이 그토록 효과가 좋고 외상의 치료에 확실한 효능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을 먹는 사람의 내장도 확실히 효능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그것은 또 다른 중요한 용도를 가지고 있다. 쿠스코 성당의 주교와 수사신부의 수입에서 많은 부분이 바로 쿠카잎의 십일조에서 나온다는 점이다. 그 잎사귀는 그것을 거래하는 많은 에스파냐 사람들을 부유하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이 모든 효능을 무시하는 일부 사람들은 이 작은 식물에 대해 부정적인 말과 글을 남기고 있다. 그 이유는 고대에서부터 지금까지 일부 이교도 마법사와 점쟁이가 우상에게 쿠카를 바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바로 그런 그점에서 그들은 이것의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상이 블라스 발레라의 말이다. 여기에 특이한 점을 약간 덧붙이자면 먼저 이 작은 식물들은 어른의 키 정도 되며. 그것을 심을 때는 정원수를 키우듯이 씨를 온상에 뿌린다. 그냥 뿌리는 것이 아니라 포도나무를 심을 때처럼 구멍을 뚫어 거기다 씨를 뿌린다. 그리고 포도나무처럼 휘묻이를 한다. 이 때 아무리 작은 것일지라도 뿌리가 절대 겹치지 않도록 온갖 조심을 다해야 한다. 자칫 겹쳤다가는 말라죽기 때문이다 잎을 모을 때는 손가락으로 가지를 잡고 마지막 싹 바로 직전까지 딴다. 그 마지막 싹은 절대 건드리면 안된다. 만일 그랬다가는 그대로 시들어 버린다. 잎은 위아래 모두 모양과 푸르름이 아르부투스(히스속의 상록 관목)와 거의 비슷하다. 다만 잎이 하도 얇아서 서너 장을 겹쳐야 아르부투스 한 장의 두께와 비슷하다는 점이 다르다.

나는 서로 비교할 수 있고 또 양쪽 사람이 하나씩 알고 있는 것을 에스파냐에서 발견할 수 있어서 아주 기쁘다. 잎을 따 모은 후 그것을 햇볕에 말린다. 그러면 녹색을 잃게 되는데 그래야만 좋은 품질로 평가를 받는다. 그것은 아주 얇기 때문에 습기를 먹으면 가루가 되어 버릴 정도이다. 이 잎을 '세스토'나 바구니에 담아 이리저리 옮겨 곰팡이가 슬거나 썩지 않게 한다. 등나무 줄기를 쪼개어 만든 이 바구니는 안데스 지역에 가면 갖가지 크기의 것을 볼 수 있다.

습기를 막기 위해 바구니 겉을 커다란 등나무 잎사귀로 감싼다. 넓이는 한 '테르시아'가 넘고 길이는 반 바라 정도이다. 이어 바구니를 일종의 실로 만든 그물로 싼다. 쿠카의 생산에 드는 물건의 수를 생각할 때 필요로 하는 곳에 모든 것을 제공하는 신에게 감사를 드려야 마땅하다.

정말 믿을 수 없을 만큼 많은 것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쿠카잎을 넉 달마다 딴다. 즉 1년에 세 번 수확하는 것이다. 그런데 기후가 온난하고 습기가 많은 탓에 끊임없이 쑥쑥 자라나는 잡초들을 잘 뽑아 주기만 하면 수확 한 번 하는데 2주 이상을 앞당길 수 있고 그러면 1년에 네 번도 수확할 수 있다.

〔마추픽추〕

잉카의 수도 쿠스코에 유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옛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곳이 있다면 바로 마추픽추이다. 공중의 도시. 하늘의 정원. 숨은 성지 겸 요새도시 등 많은 이름을 갖고 있는 곳이다. 오늘날 잉카문명을 구경하러 오는 사람들은 마추픽추를 반드시 찾는다.

마추픽추는 고대 잉카 유적의 꽃으로 불리워질 만큼 위대한 도시이다. 잉카의 수도 쿠스코에 있는 많은 유적들보다도 옛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마추픽추를 느껴 보는 것이 잉카문명을 이해하는데 더 빠를 것이란 생각을 한다. 공중의 도시, 하늘의 정원, 숨은 성지 겸 요새도시 등 많은 이름을 갖고 있는 마추픽추를 오늘날 잉카문명을 구경하러 오는 사람들은 반드시 찾고 있다.

마추픽추는 1911년 7월 24일 미국의 고고학자였던 히람 빙엄이 스페인의 침략을 피해 안데스 산맥 깊숙이 숨어든 잉카인들이 마지막으로 건설했다는 '빌카밤바'를 찾아 나섰다가 우연히 발견하게 되었다고 한다. 산세로 보아 적의 침입이 거의 불가능했던 장소에 도시를 건설했다. 뾰족한 산 정상에 건설된 도시, 40 평방 킬로미터의 면적에 둘러보는 데만 2시간이 소요되는 당시로선 큰 도시였다. 약 200여 채의 가옥과 1,000여명 정도의 인구가 살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곳에서 발굴된 170여 개의 유골을 통해 약 70%가 여자, 20%가 남자, 그리고 나머지 10%가 어린아이가 살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스페인의 손길을 피해 이곳으로 이주했던

잉카인들이 11세기부터 16세기까지 살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깊은 산 속 봉우리 위에 건설된 이 도시는 언제부터인가 사람의 발자취가 사라졌다. 왜 사라졌는지 아는 사람도 확실치 않고, 잉카가 마추픽추의 존재를 알고 있었지 조차 알 수 없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안데스 산 속에 숨겨진 이 도시가 완전한 군사요새이며, 성스러운 신전의 도시라는 것이다. 여기에 세워진 건물 등 돌로 쌓아놓은 정교한 솜씨는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작품이다. 해발 2,800m의 가파른 산 정상에 정교한 도시를 형성했던 마지막 잉카인의 도시 '마추픽추' 는 아직까지도 신비를 간직한 채 고대 잉카제국의 유적으로 남아있다.

〔하이렘 빙엄 교수의 기록 중 일부〕→ 하이렘 빙엄  <잉카의 사라진 도시>(1948년)

1911년 7월 24일 새벽

우리는 급류를 뒤로 하고 밀림이 우거진 정글을 헤치며 강 언덕을 기어 올라갔다. 얼마를 가다 보니 가파른 절벽이 눈 앞을 막아 섰다. 거기서부터 1시간 20분 동안 우리는 힘겨운 절벽타기를 계속했다.

1911년 7월 24일

아르테아가는 한 어린 소년을 안내인으로 붙여주었다. 아이는 돌계단처럼 가파른 언덕으로 올라가라고 재촉했다. 우리는 커다란 화강암 벽돌로 만들어진 좁은 계단에 다다랐다. 몸집이 작은 잉카 시대의 사람이나 겨우 지나다닐 수 있는 좁디좁은 계단이었다.안내인이 제일 넓은 계단식 대지로 우리를 이끌었다. 우리는 사람의 발길이 전혀 닿지 않은 숲 속으로 길을 잡아 들어갔다. 갑자기 폐허가 된 집들의 벽이 눈에 들어왔다. 잉카 최고의 석조 기술로 지은 집들이었다. 수백 년의 세월을 거쳐오는 동안 나무와 이끼로 뒤덮여 그것을 알아보기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짙은 그림자와 대나무숲, 이리저리 뒤엉킨 덩굴 속에서도 하얀 화강암 벽이 여기저기 드러나 있었다. 정교하게 다듬은 마름돌들이 정확하게 맞물린 벽들은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1911년 9월, 발굴 작업에 착수

마추픽추에서 발굴 작업을 시작했다. 소토마이어 중위가 대사원에서 현지 일꾼들을 지휘했다. 9번 동굴은 가장 큰 장례용 동굴 가운데 하나였다. 거기서 우리는 엄청난 해골을 발견했다... 그리고 죽은 자와 함께 안치했을 것으로 보이는 멋진 단지의 파편들이 나왔다.

1912년 6월

신성한 바위들이 계단식 대지에 둘러 쌓여있다. 위로 갈수록 바위들이 커진다. 어른 키 만한 것도 있다. 짐을 끄는 동물도 없고 수레도 없이 어떻게 바위를 옮길 수 있었을까? .... 거대한 바위를 옮기려면 단순한 동작을 수없이 되풀이해야 했을 것이며 일꾼도 상당수 필요했을 것이다. 발굴이 진행될수록 경이로움은 더해 갔다. 마침내 신성한 광장의 서쪽에 있는 '인티우아타나' 의 언덕과 계단식 대지들이 숲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신성한 도시는 말 그대로 난공불락이었다.....

〔잉카인의 어린이 양육〕- 잉카의 어린이들은 보호도 없이 어떻게 양육되었는가

어린이들은 거의 아무런 보호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커야 했다. 이상한 양육방식이었다. 이 점에서는 잉카의 아이건 일반 백성의 아이건, 아니면 부자든 가난뱅이든 아무 차이가 없었다. 아기가 태어나면 즉시 이 여린 생명체를 찬 물로 씻은 다음 담요에 쌌다. 매일 아침 찬물로 씻어 준 다음 담요에 쌌는데, 바깥에서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리고 어머니가 찬물을 입에 머금었다가 뿜으며 아기의 전신을 씻어 주는 경우도 있었다. 그것은 아주 유별난 애정의 표현방식이었다. 아기의 몸을 씻을 때 머리는 절대 감기지 않았다. 특히 정수리는 만지지도 않았다.

아기들이 추위와 힘든 일을 이겨낼 수 있도록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그래야 아기의 팔다리가 건강하게 된다고 말했다. 아기의 팔은 포대기 끈에 꼭 묶어 두었는데, 3개월이 지나기 전에 풀면 팔이 약해진다고 했다. 아기들은 언제나 요람에 묶여있었다. 어설프게 만든 나무의자인 요람은 길이가 1.2m였고 다리 하나는 다른 것들보다 짧았다. 아기들이 요람을 흔들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아기들을 앉히는 자리나 깔개는 두꺼운 그물로 만들었다. 그것은 나무판자만큼이나 튼튼했다. 그리고 아이가 떨어지지 않게 같은 그물로 요람의 사방을 둘러쳤다. 젖을 먹일 때도 물론이고 그 어떤 경우에도 아기를 안는 법은 없었다. 아기를 안아주기 시작하면 엄마의 품만 찾으며 울 뿐 요람에는 가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어머니는 아기 쪽으로 몸을 숙여 젖을 내밀었다. 아침, 점심, 저녁, 하루에는 세 번 먹였다. 그 외에는 아무리 울어도 젖을 주지 않았다. 그렇게 했다가는 하루종일 젖을 빨려고 들 것이고, 토한 것들로 옷이 더러워질 뿐만 아니라 어른이 되어서는 식충이가 된다고 말했다. 동물의 경우도 새끼들에게 하루종일 먹이를 주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시간에만 준다고 했다. 아기를 키우는 것은 물론 어머니이다.

아무리 지체 높은 여자라도 보모에게 아기를 맡기는 것은 허용되지 않았다. 다만 병으로 고생하고 있을 때는 예외였다. 여자들은 아기에게 젖을 줄 때는 남편과 성관계를 삼갔다. 그랬다가는 모유가 나빠지고 아기가 야위기 때문이라고 했다. 사람들은 야윈 아기를 '아유스카'라고 불렀다. 이 말은 좀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요정이 남기고 간 못생긴 어린이'가 맞을 것이다. 만약 아기에게 줄 젖이 충분히 나오면 어머니는 젖이 마를 때까지 절대 다른 음식을 주지 않았다. 음식이 젖을 상하게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리고 아기를 더럽고 단정치 못하게 키웠다. 아기를 요람에서 꺼낼 때가 되면, 아기들이 이리저리 옮겨 다니지 못하도록 땅바닥에 아이 가슴께까지 올라오는 구덩이를 파고 더러운 수건으로 싼 아기를 그 속에 넣었다. 아이들이 가지고 놀 수 있게 몇 가지 장난감도 함께 집어 넣었다. 아기는 그 안에서 뛰고 발길질도 했다. 그러나 절대 팔에 안고 옮기지는 않았다. 왕국에서 최고의 '쿠라카'의 아들이라도 마찬가지였다.

아기가 기어 다닐 수 있게 되면 아기는 어머니의 젖 가운데 한쪽으로 기어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어머니의 젖을 빨았다. 그러나 어머니의 무릎에 올라앉는 것은 허용되지 않았다. 그리고 다른 쪽 젖을 더 먹고 싶으면 이번에도 역시 기어가야 했다. 어머니가 팔에 안아 옮겨주지 않았던 것이다. 어머니는 분만보다 양육에 더 신경을 썼다. 아이를 낳으면 어머니는 그대로 계곡에 가거나 아니면 집 안으로 들어가 찬물에 몸을 씻었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곧장 집안 일에 전념했다. 해산할 때 산파의 도움은 없었다. 그런 여자가 있었다면 산파라기 보다는 여자 마법사에 가까웠다. 이것이 페루의 원주민 여자들의 출산과 양육의 일반적인 풍습이었다. 이 점에서는 빈부고하를 막론하고 다 똑같았다.

출처 limcheoljong 님의 블로그

ꁟꁠ Condor Pasa(철새는 날아가고) / 펜 플롯

ꏐ 제8일째 : 2005.10.3 (월)

[수수]

사진이 얼마나 잘나왔는지 그림엽서를 보느듯합니다

[加耶 (양장식)]

음악도 멋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