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현악편성을위한.........."떠난다는것은"]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있다
가끔은 하나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산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 정호승 수선화에게 >
문화회관으로 향하며 광안리 해변을 지나왔다.
혼란스럽게 뒤집어진 황토빛 바다,
여기저기 사방으로 부딪혀대는 물살과 절제력을 잃은 파도
"떠난다는 것은" 아마도 어제처럼 울고 있는 하늘과 그래서 슬픈 바다.........
하늘과 바다처럼 항상 마주하고 있으면서도 만나지 못하는 외로움.......
[라벨/피아노협주곡사장조]
김정화님을 보고 피아노와 어울리는 어깨선이 아름다운 여자라는 느낌을 받았다.
어깨에 홍역 예방접종(불주사) 자국이 없었다. 왜 그럴까?
오늘은 꼭 앞자리에서 들어야지 생각했는데 고맙게도 맨앞자리에 뽀뽀라님 얼굴이 전광판 만큼
크게 내 눈에 들어왔다. 냉큼 가서 옆에 앉았다. 그래서 피아노도 눈 앞에 있었다.
눈을 감고 듣다 떴다 듣고...
신경선을 악기하나 하나에 접속했다..... 곧 음악에 빠짐
아마 저 속도로 계속 쳐나간다면 정말 머리가 영화 '샤인'의 데이빗 헬프갓처럼
이상해 질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내 느낌은 아다지오, 아직도 아다지오만 귀에 들어온다........ 2악장
처음에는 플롯의 얘기를 피아노가 들어주고, 다시 오보에의 말에 피아노가 답해주고.....
말하기 어려운 말을 조심조심 아기를 재우듯 살며시 어루만져 주는 섬세한 소근거림들로
맑은 호수에 드리워진 나무 그림자 숲 사이를 누군가와 얘기하며 걸어가는 연상작용으로 이어졌고...
이런 음악을 작곡한 라벨은 정말 정말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사람이겠다고 정돈하고.......
재스춰가 커튼 콜이 한번 더 있을거라 생각하신거 같았는데
갑자기 박수 소리 끊기고............
무대 뒤에서 잠시 멈칫하고 바로 밖으로 나가시는거 보고 조금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인터밋션 후]
바이올린 주자 3명의 머리가 올라갔더군요
왼쪽 끝에서 두번째분 큐빅 삔 꼽고 나오시고
오른쪽 끝에서 두번째분 머리 묶고 그 앞에 옆에분 바싹 묶으시고...
왜 묶고 나왔을까? 또 쓸데없는 궁금증 가지고...ㅋㅋㅋ
[안익태 / 한국]
서울 상경하면 1년만에 말씨부터 달라져서 내려오고, 외국 나갔다오면 어딘가 모르게 불쑥불쑥
붉어져나오는 패스트푸드 정신에 신사대주의적 사고 방식으로 무장된 노브레이크 포뮬러 레이서들을
요즘은 흔히 볼수 있다.
그러나........... 빈필, 베를린 필 등 수많은 오케스트라의 콘트롤 타워이셨던 안익태 선생님....은 오랜 외국 생활
속에서도 어떻게 이렇게도 오롯이 한민족의 정서를 지켜오셨을까?
다리가 자꾸 떨렸고 상당히 흥분했다. 그렇게 무장해제되어 나는 침몰했다. 나를 잊었다. 쑈크~~~
잊었던 애국심을 다시 내 눈앞에 가져왔고 앞으로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야 할까? 하는 생각 잠시 스쳤고
답은 없었다....... 이 나이에도 아직 갈팡질팡하다니......ㅋㅋㅋ
[월드컵송]
대한국민은 정말 위대하다~~~
나는 절대 극우파가 아니다. 색깔 자체를 싫어하고 나의 정의관에 누구도 예외는 없다는 것이 내 잣대이다.
하지만 '만세'라는 단어는 한민족만이 사용하는 위대한 단어이며, 이어지는 월드컵송에서 우리의 저력과 위대
함은 곧 세상에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아~~ 대한민국'................????? 사회정화위원회(삼청교육대라고하면 좀더 쉽겠죠^^)가 있던 시절
음반당 1곡씩은 넣어야 했던 건전가요....... 그리고 박정희가 키운 정치군인들의 활극으로 세워진 반공국가에서
전략적으로 유행시킨 곡...... 약간 씁쓸하면서 대한민국 국민이기에
이런 현실도 받아들이고 사랑해야한다는 쪽으로 급선회하여 합리화에 성공!! 생각정리........
[뒷풀이]
조용히 있으니까 심심할까봐 많이 챙겨주시더군요.... 다비님 오미자차 한모금 마시고,
"으, 찹네.... 차운거 먹으면 안되는데~~~"(다비님은 감기중) 그래서 제가 따뜻한거 마시라고 제가 마셨죠
그 다음에 나온 대추차
다비님, "으, 내 대추차 싫어하는데...."(옆에서 따뜻한거 마시라고들 권하셨거든요)
나중에 그거 또 주시더군요.... 식으니까 빠삐코랑 비슷한 맛이더군요... 그거 다먹고~~~
어젯밤 몸에 열남, 감기가 오르려나~~~~ 오늘은 유쾌상쾌통쾌!! 자고나니 가뿐하더군요...ㅋㅋㅋ
그리고 무대에서와는 너무 이질적인 수수한 차림의 윤상운님 굉장히 인상적이더군요.
서민적이고 가까워지는 느낌........
여탕에 앉아 있으려니 이런저런 얘기 귀 기울이다보니 정신이 좀 없었지만, 보이지 않는 친밀감의 끈이
느껴졌답니다. 같이 앉았던 네페르님, 바니걸님, 다비님, 정아짱님, 신지님 즐거웠구요,
에스테베즈님 어제 또 무진장 수고많으셨습니다. 감사^^
오늘은 가요가 듣고 싶네용~~~ 토이의 좋은사람입니당^^
첫댓글 으항~ 저 토이 좋은 사람 참 좋아하는데~ 전 지금 벌서... 아니... 15분 전에 모든 일과가 끝났답니다 ㅋㅋ 부러우시져? 학생들이 더 부럽지만~~~이제 퇴근합니다~~~!!!
참 섬세하시네요.특히 피아노 협주곡에 대한 감상문이 그렇게 느껴집니다. 시도 제가 좋아하는 거구요. 담에 또 만나뵙기 바랍니다.^^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재학님의 지식은 따라 갈 수가 없네요.
다행이다...재학님 감기 옮으셨으면 그 원망을 어찌 감당할까?? ㅋㅋ 숙녀들의 수다에 어젠 정신 없었져??? 담에는 같이 수다를 ~~ ㅋㅋ
와~ 같은 공연보고 이렇게 섬세하게 쓰시다뇨
와..역시 재학님..대단한 내공이 엿보이는 글이네여..게다가, 바이올린 연주자의 머리모양까지 관찰하고 계신 재학님의 천안통은 정말 대단하십니다. 재학님..담에 뵈어여..좋은글 감사합니다.*^^*
전광판.^^; 그리고 큐빅! 앞에서 보면 원래 그런거도 다 눈에 들어오는가요? 예리하시네요~! 저는 어제 뒷풀이때 인사만 얼른하고 자리를 뜬 혜경이랍니다. ^^ 관찰법 담에 전수해주시길~!^^;
정호승 시인..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내가 좋아하는 시 ^^ 토이.. 내가 정말 좋아하는 뮤지션.. ^^ 저도 그날 바다를 봤는데 그 바다를 그렇게 멋지고 딱떨어지게 표현하시다니.. 글읽고 나니 재학님의 색스폰연주가 더 듣고싶어집니다.. 그날이 빨리 왔음... ^^...
와~ 정말 멋지신 분이군요.. 감탄이 절로~~
재학님~,,,웃어요~...우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