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서 귀국을 위한 탑승관련 수속을 모두 끝내고 탑승장으로 들어간 게 1시 조금 넘은 시각이었다. 비행기 출발시각은 1시 50분-인천공항에 도착하면 5시 10분 경이 될 터~~. 면세점을 지나다가 우리가 구매한 차병과 파인애플 케익이 있는 것을 보니 자연스레 가격을 비교해보게 된다. 우리가 산 가격이 공항면세점과 다르지 않다. 포장형식만 조금 다르다. 속아서 산건 아니라는 안도감이 들었다. 탑승지역에 앉아 탑승권을 살펴보니 지나치고 있던 우스운 글자-우리가 비행기를 타는 곳은 C8 GATE, 지나오던 길에 신문을 판매하는 판매대가 있었는데 그 판매대에는 報紙라는 글자. 어찌나 우습던지 선배님들께 알렸더니만, ....
비행기에 오르자마자 마지막 여행일정을 담는 사진찍기 과정-승무원이 도와 줘서 내가 할 일이 줄었다. 점심은 기내식으로 하고, ....
인천공항에 내려 출국장으로 가면서 타이완에서 느껴야했던 우중충함을 벗은 산뜻한 색감이 또 안도감을 준다. 익숙함은 바로 그렇게 티를 내는가 보다,
여행을 시작하면서 식사와 관련해서 걱정을 했었지만 워낙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하면서 우리 입맛에 맞도록 조정이 되고 있어서 큰 어려움은 없었다. 어느 식당을 가도 우리나라 김치를 식탁에 내어 준다. 물론 맛은 집집마다 다르지만 나름 칼칼한 맛을 찾을 수는 있었다.
타이완의 물가는 아니지 타이베이의 물가라고 해야겠다. 서울과 비교해서 그다지 싸다고 볼 수가 없다.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상황이 아니라도 다니면서 만나는 장소에 걸린 가격표를 보면, .... 화폐 가치는 1(타이완달라): 40(원화) 정도가 되고.
1월 날씨는 우리나라의 늦가을 내지 초겨울 정도로 보면 될듯하다. 기온은 16도에서 21동 정도가 되는데 워낙 습도가 높은 탓에 에어컨을 상시 이용하고 있었다. 기온만 보고 얇은 옷을 준비하면 추워서 고생을 하게 될 것이다. 주로 흐린 하늘. 어디를 가도 건물이 칙칙한 회색을 하고 있다. 외벽은 도색을 언제 했는지 조차 가늠하기 어렵게 많이 벗겨져 있는데 워낙 습한 기후 때문에 다시 칠할 필요도 느끼지 못하고 지낸다고-다시 칠해도 금세 오래된 느낌을 주는 형태로 변하기 때문이란다. 또 일반 가정은 집안의 바닥을 타일로 마감을 한다고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습기를 머금은 바닥에서 물기가 느껴질 정도로 습한 기후라고, .... 그런 면으로 보면 우리는 그야말로 천혜의 기후 조건을 타고 났다.
또 산이 무척 가파른데 지나면서 보면 산 높은 곳에 그리고 길가 낮은 언덕 부분에 방갈로쯤으로 보이는 작은 집모양의 건축물들이 모여 있는 걸 볼 수 있다. 당연히 관광객들을 위한 숙박시설이려니 생각을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것은 요즘 들어 생겨난 무덤의 양식이란다. 좁은 땅으로 주차장조차 짓지 않는 상황에 죽은 자들을 위한 집이라니, 조금은 이해하기 어려운 면이었다. 지나는 거리나 산의 나무들은 한 겨울인 1월중에도 모두 싱싱한 초록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상록수’라는 개념이 타이완에서는 별 뜻없는 단어가 될 터이다. 또 아열대 기후 조건이니 만큼 열대 지방에서 자라는 나무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서울 경복궁 근정전 앞의 조선총독부는 건물이 해체되어 자취를 감췄고, 서울시청도 그 모습을 바꾸는 중인데 타이완 정부는 타이베이시의 총독부 건물을 그대로 청사로 쓰고 있다. 물론 역사로 보면야 치욕스런 시간이지만 그것도 자신들의 역사인데 그대로 두고 귀감으로 삼으면 득이 된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고, .... 두 가지 방법 중 어느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나도 없애는 쪽을 골랐을 것이다. 그런다고 해서 우리가 지나온 치욕스런 시간이 없어지는 건 아닐진대, .... 결국 어느 방법을 택하든 스스로의 마음가짐을 어떻게 하는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일 게다.
우리 일행을 안내해 준 권희정씨. 깔끔하게 그리고 세세하게 안내를 잘 해줬다. 타이완 유학생이라서인지 연사적인 일들도 예로 들면서 일화도 소개해 주면서 심심하지 않게 지낼 수 있게 해줬다. 가끔씩 우스개 소리도 섞으면서, .... 4월초면 한국에 들어온다고 했는데 여행길을 보람있는 시간으로 만들어 준 점에 감사한다. 그리고 앞으로 한국에서 엮어갈 시간들도 바라는 만큼 잘 이어지기를, ....
다음날 아침 한국 뉴스 시간에 전해 들은 타이완 총통 선출 관련 소식-현 집권당 총통이 재선되었다고 한다.
첫댓글 여행은 기회가 될 때면 해보는거야...여행이 주는 감동과 새로운것을 접하는 기대 접하지못했던것의 깨달음이 생겨나지...좋은 여행했구나...
보기 좋은 경관 많이 담아오려 마음 먹었는데 일행 사진 찍어주다 보니 내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었어~.
마음만 바빠서 더욱~~!!
아쉬움도 있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