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산과 윤덕영 (1)]
경복궁 동편 동십자각에서 안국동으로 넘어가는 곳에 고개가 있었다.
소나무가 빽빽하게 가득차 있어 솔고개, 솔재라고 불렀는데, 한자로는 송현(松峴:현재는 대한항공 소유 부지)이라 하였다.
(송현동)
이 송현을 중심으로 동쪽은 송현동, 서쪽은 벽동이라 하였다.
벽수(碧樹)는 조선 순종이 윤덕영에게 벽동(碧洞)의 나무(樹) 많은 곳에서 사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내린 호이다.
(벽수 윤덕영)
윤덕영의 여러 친일 행각(치마속 옥새 탈취 등)으로 승승장구 부를 유지해 옥인동에 프랑스식 저택 벽수산장을 완공해 한양의 아방궁이라는 빈정거림을 당하기도 했다.
벽수산장은 1913년 착공해, 1921년 외부 완공, 1935년에 전체 완공을했으나 1966년 4월 5일 화재로 2,3층이 소실되었고, 1973년 6월 도로정비사업을 하며 철거를 했다.
31년 동안 사용하고, 38년 만에 수명을 다한 건물이었다.
윤덕영의 계룡산에서의 흔적은 1927~1932년에 나타난다.
윤덕영이 55~60세 때로 정치적인 행적이 아닌 말년의 은거적, 종교적 자취라서 세간에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윤덕영이 중년이후 심취한 것은 종교였다.
권력과 부를 이룬 후에 마지막 종착지는 종교, 내세인 경우가 많다.
윤덕영도 일본의 교토에서 창설된 대본교(大本敎)에 빠져 조선지부를 만들려 하였고, 중국에서 창시된 사이비 종교단체인 홍만자회(紅卍字會)의 조선 지부를 만들어 벽수산장을 홍만자회 예배당과 사무실로 사용하기도 했다.
(홍만자회(紅卍字會)기가 걸린 벽수산장)
홍만자회는 1921년 중국에서 새로 생긴 종교인데, 세계 적십자회를 모방하여 만든 이름이다. 이 종교는 유교,불교,도교,기독교,힌두교를 종합한 것으로 사회구제가 목적이었다.
홍만자회는 1930년에 서울에 지회를 두었고, 통장(統掌)으로 윤덕영(도명(道名): 덕화(德化))을 임명하였다.
윤덕영이 벽수산장을 홍만자회 건물로 사용한 것은 초호화주택으로 인한 비난을 면하고자 종교건물로 위장한 것이었다.
대본교(오모토교)는 일본 신토(神道)계의 신흥종교로, 메이지 25년(1892년) 교토의 데구치 나오(出口 なお)라는 과부가 신들림을 하여 신령을 말을 하면서 시작했다.
이 신은 나오에게 신들림 상태로 나오와 이야기 하면서 스스로를 북동의 방위신인 간방의 금신(艮の金神)이라로 밝혔다.
대본교에서는 간방금신이 인간세상을 무너트리고 새 세상을 건설할 올바른 신이라고 믿는다. 새세상이 되면 미륵이 출현한다는 것이다.
교리는 세계가 언젠가 단일화된다고 하며, 모든 종교는 신의 이름만 다를뿐 결국 하나로 귀일된다고 하는 만종동근(萬宗同根)사상이다.
대본교는 1920년대 식민지 조선에서 이름을 떨치던 보천교와 교류한 적이 있다.
(보천교 십일전(十一殿) 건물이 지금 조계사 대웅전 건물이다)
보천교는 차경석이 창시한 증산교 계열의 신흥종교다.
보천교의 기본 교리는 인의(仁義)다. 인으로 행하고 의로 이룬다는 것이다.
지금쯤 아!~ 하며 무릎을 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간옹(艮翁), 간성장(艮成莊)의 주련, 간도광명(艮道光明), 순화임원(舜華林園), 용화(龍華), 갑탁원(甲坼園), 인의석(仁義石) 등 갑사계곡에 새겨진 암각의 수수께끼들이 순식간에 풀리는 경험을 했을 것이다.
순화임원 (舜華林園: 깨달음의 숲), 용화(龍華 : 미륵보살이 용화수 아래에서 성불하면서 중생을 모두 제도하기 위해 여는 세 번의 법회)라고 새겨진 아래쪽에 다음과 같은 각서가 있다.
용화시 계악 벽수 성괘 龍華是 鷄嶽 碧樹 成卦
각각후각 순화 즉 보리 覺覺後覺 舜華 卽 菩提
순화 여 용화 원시일 舜華 與 龍華 元是一
(용화는 계룡산 벽수 윤덕영이 이룬 괘이다.
깨닫고 깨달은 후 깨달으니 순화는 즉 보리다.
순화는 용화와 더불어 근원은 하나이다.)
(마멸이 심해 각서를 전부 알아보기 어렵다)
윤덕영은 평소 벽수라는 호를 사용했고, 간옹이라는 호는 계룡산에 머물면서 사용한 것으로 추정한다.
윤덕영이 갑사에 머문 사실은 구전만 되었을 뿐인데, 윤덕영 스스로가 벽수라고 새겨놓아 스스로 입증하고 있다.
윤덕영은 계룡산에 머물 당시 대전에 5필지 1,500평방미터의 땅을 사놓기도 했다.
- 가을 하늘 -
첫댓글 가을하늘님!
귀중한 자료 제공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또 한번 감사합니다.
상신리의 취음 권중면과 중장리의 간옹 윤덕영, 구왕리의 동우 김갑순의 삶이 비교됩니다.
감사합니다.
모르는 사실을 또 하나 알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