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중왕전 32강]동북고 장명진 감독, "극도의 긴장감 속 16강행'…"16강 상대 대건고전 동북고의 자존심을 건다"

[37박순용]

▲21일 경북 김천시 김천대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2015 대교눈높이 전국 고등 축구리그' 왕중왕전 32강전에서 통진고와 승부차기 끝에 승리를 이끌며 팀을 16강전에 올려 놓은 동북고 장명진 감독의 모습 ⓒ K스포츠티비

고교축구 전통의 강호 동북고(서울)가 가까스로 패배 위기에서 벗어났다. 또다른 전통의 강호인 통진고(경기)에 승부차기 승리를 거두며 체면을 지켰다. 일반 학원팀 전환 3년만에 왕중왕전 16강에 오르는 등 팀 리빌딩의 절정을 향한 항해도 이어갔다.

동북고는 21일 김천대 운동장에서 열린 '2015 대교눈높이 전반기 전국고등축구리그 왕중왕전' 32강전에서 통진고와 1-1 무승부 뒤 승부차기에서 4-3 승리를 거뒀다. 64강에서 양천FC U-18(서울)에 진땀승을 거둔 동북고는 이날도 통진고와 대등한 승부를 펼쳤으나 집중력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며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처음으로 왕중왕전 16강에 합류하면서 내실도 알차게 가져갔다.

"우리 선수들이 통진고 선수들에 비해 파워가 부족하다. 영리하게 패스 위주로 경기를 풀어갈 것을 주문했는데 힘으로 밀어붙이니 미드필더와 수비가 나오지 않아 어려움이 있었다. 전반 직후 우리의 플레이를 하자고 주문했고, 만족스럽진 않아도 5~60% 우리 플레이를 발휘했다. 더운 날씨에 열심히 해준 선수들에게 모든 공을 돌리고 싶다."

64강에서 양천FC U-18에 힘겹게 승리를 거둔 동북고는 이날 역시 전반 리듬이 썩 좋지 않았다. 통진고의 탄탄한 피지컬에 빌드업 과정에서 패스 미스가 속출하며 답답함을 지우지 못했다. 수비에서는 통진고의 위력적인 측면 크로스와 공-수 전환에 포지션 간격이 벌어지는 등 전체적인 밸런스도 균열이 생겼다. 숏패스가 아닌 롱패스에 의존하는 단조로운 패턴으로 일관하며 답답함이 더욱 가중됐다.

불안한 경기력은 선제골 실점으로 이어졌다. 전반 22분 상대 센터백 공호원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면서 분위기를 넘겨주는 듯 했다. 그럼에도 행운은 동북고를 외면하지 않았다. 전반 31분 상대 전형호의 자책골로 간신히 승부의 균형을 이뤘다. 이후 동북고는 빠른 공-수 전환과 패스 게임으로 통진고 수비라인을 몰아붙였으나 세밀한 마무리에서 아쉬움을 노출했다.

후반 막판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한 동북고는 올 시즌 첫 승부차기 경기에 돌입했다. 심리적인 중압감을 느끼고 있는 와중에 2-2 상황에서 골키퍼 손무빈이 상대 3번째 키커의 슈팅을 동물적인 감각으로 막아내며 승기를 잡았다. 노현석, 홍인경, 박치현, 김의원이 차례로 골을 성공시킨 동북고는 손무빈이.마지막 키커의 슈팅을 또 한 번 잡아내며 짜릿한 드라마를 연출했다.

"지난 경기도 그렇고 오늘 역시 공-수 밸런스를 일정하게 유지하라고 주문했다. 그럼에도 빌드업도 잘 못하고 불안하게 경기를 펼치는 것 같다. 극도의 긴장감과 체력적인 여파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8강에 꼭 들어야하는 압박감으로 인해 밸런스를 유지하고 우리 플레이만 골 찬스는 얼마든지 온다고 얘기했는데 세밀한 마무리가 아쉬웠다. 선수들과 면담을 통해 개선하는 방법밖에 없다."

"(손)무빈이는 사실 그동안 출전 기회가 적었었다. 오늘은 통진고가 힘이 좋고 크로스가 위협적이라 크로스를 잘 잡아줄 것을 당부했다. 침착한 경기운영과 캐칭 능력 등이 좋은 선수인데 오늘 제 역할을 120% 소화해줬다.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선수다."

동북고는 27일 대건고(인천 U-18)와 8강 티켓을 놓고 피할 수 없는 일전을 펼친다. 올 시즌 금석배 준우승팀이자 K리그 주니어 A조 우승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대건고의 묵직한 '방패'에 견고한 '창'으로 맞불을 놓을 전략이다. 2경기 모두 어려운 고비를 잘 헤쳐나온 만큼 선수들의 하고자하는 의욕은 충만하다. 시즌 첫 대회인 금석배 대회에서의 눈물도 김천에서 보상받을 기세다.

"대학팀들과 연습경기 때도 빌드업과 여러 가지 부분을 다 잘하는데 막상 실전에서 제 색깔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옥의 티다. 대건고도 올 시즌 상승 무드를 이어가고 있지만, 1주일 가량 준비 기간이 있으니 잘 준비해서 드러난 문제점을 수정할 계획이다. 당초 목표로 했던 8강 진출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상 동북고 장명진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