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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3. 22 | 서울 광진구 자양동 | 갤럭시S24 울트라 촬영 |
류재림 편집위원
[미술여행=류재림 편집위원] 다양한 민속공예품을 한가득 트럭에 싣고 도심을 누빈다. 그 모습이 정겹다. 오랜만에 다시 보는 만물상 트럭.
어떤 물건이 있나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재미가 쏠쏠하다. 바구니, 빗자루, 주걱, 식칼, 골동품 등이 트럭을 뒤덮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사람들의 눈길을 잡기 충분하다. 그야말로 ‘없는 것 빼고 다 있다’.
온갖 죽물을 싣고 달리는 도심 속 만물상 트럭.
온갖 물건들이 트럭 위에 진열된 모습 자체가 그림이다.
이럴 때 가장 어울리는 ‘시’, 진순희 시인의 <도심의 죽물(竹物)들>(진순희 시인)이다.
온갖 죽물을 싣고 달리는 도심 속 만물상 트럭.
- 도심의 죽물들 -
“공터에 주차한 이동 만물상
소쿠리 채반 효자손 죽부인 나무주걱 부채 목침...
대밭을 드나들던 바람도 따라왔다.
어디든 달려가는 산더미 같은 죽물(竹物)들
지갑을 열면 무엇이든 틈을 비집고 튀어나온다.
거대한 산을 이룬 만물상 트럭이
죽부인까지 모시고 왔다.
저 여인 어디서 봤더라
지난여름 골목 쓰레기 더미로 내쫓긴 그 부인과 닮았다.
저 위험한 동행
온갖 죽물을 싣고 달리는 도심 속 만물상 트럭.
누군가의 눈길에 수없이 안겼던 죽부인에게
무거운 다리를 척 얹어보고 싶은데
백로를 넘긴 바람 끝이 서늘하다.
철 지난 부채는 몸을 꼭 여미고
철없는 소쿠리는 헤프게 웃는다
만물상 사내는 푸른 대숲을
도심에 부려놓고 오가는 바람을 기다린다.
철을 놓친 여름이 슬금슬금 뒷걸음치고
구경꾼이 뜸하다.
넉살 좋은 사내
죽부인 셋을 끼고 어디로 가려는지 부릉부릉 시동이 힘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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