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지도부장은 3학년 두 학생이 교내 불을 소화한 점을 들어 선행상을 주면 어떻겠느냐고 말문을 열었다.
상담선생님은 3학년 두 아이의 선행상을 꼭 주어야한다며, 다른학급 다른 아이들과 달리 화분 꽃도 잘 살렸었다는 점을 들었다.
선행이 뚜렷하고 특별히 불손하거나 규칙을 위반한 것이 없으며, 전문과목과 맞지도 않는 학교에 와서 그정도면 잘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3학년 성진 담임선생님은 1년동안 상습지각이며 실습태도 등으로 선행상 공적서를 쓸수가 없다고 요지부동이었다.
대화의 평행선이 이어지자 학교장님은 담임이 학생을 가장 잘 아니, 담임선생님 의견대로 따르자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자 평소 조용하던 상담선생님이 회의도중 자리를 박차고 나가게 되었다.
주말 이틀 동안 내내 두 아이의 얼굴과 상담, 담임선생님의 마음이 짚이는 듯 해서 마음 무겁게 보내었다.
지성은 모델학교에 지원했다가 떨어져 이곳 학교에 왔고, 성진은 2학년 때 전학와서 나름 그래도 잘 견뎌온 터다.
일주일 2시간씩 수업시간에 성진은 뻘쭘하지만 심폐소생술 시연도 참여하고 흡연예방 포스터를 그려내기도 했다.
20대의 담임선생님이 공적상을 쓰고 싶지 않을 정도면, 상심이 컷을 것이며 예민한 성진도 그 이상 속앓이했을 것이 분명했다.
월요일 출근하자 마자 도경찰청부터 시민 표창장을 수여하는 부서가 어디인지 규정은 어떤지 알아보기 위해 전화하기 시작했다.
한 나절이내 끝날 줄 알았다.
우리학교만 이번 주에 방학이 시작되었지만, 다른 공공기관들은 1월 시무식을 마치고 인사이동, 승진 등으로 어수선할 터였다.
선행상의 기준과 범위를 명확히 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있었다.
1) 보편적 타당성을 인정할 수 있는 특정상황에서의 특정행위 ?
2) 누적된 학교생활 품행 반영 - 100%담임교사 의견 반영?
3) 지켜보는 친구들 사이에게도 "선행"에 대한 사회적 기여 보상과 촉진을 목격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바램
4) 담임선생님에게 선행상 공적서를 강요? 그것 또한 말이 안된다. 교사가 무슨 신도 아니고, 담임교사 자율성,저항성100% 존중
아이들 상 하나 받게 할라고 조신하게 움직였지만 결론적으로 수상으로 연결되지 못하였다.
1단계: 도경찰서(경무계, 민원처리실, 인사과), 소방파견소, 등을 거쳐 지역경찰서 경무계와 연결되어 통화
2단계: 전산망이나, 메일은 안된다고 해서 파출소로 가서 공적조사서 받아오기,
3단계: 의사소통의 창구가 일원화가 이루어지지 않아, 다시 부결되었다는 소식듣고, 포기하다가 다음 날 아침엔 다시 힘 나서
4단계: 지역경찰서는 9시에 문여는 줄을 모르고, 새옷차려 입고 30여분 벌판의 경찰서앞에서 오돌오돌 떨며 수상 공문 재허가.
5단계: 오후에 또 안된다는 소식
6단계: 갑자기 119체험센터장님에게 어찌 알고 핸펀으로 전화와서 조사를 나온다고.... 결국은 수상은 안된다고.....
*** 상담선생님 열정에 낚여서 일주일이 휘리릭~, 교장님, 상담선생님 덕분에
나중보니, 생활지도부장이 10월 사안이 발생했던 때에 평소 교류하던 지역경찰서 여성청소년계와 추진했다면 100%였을 것.
-하여간에 결과적으로 별 볼일 없이 그럭저럭 다녔던 학교에서 곁의 대형 LPG통으로 옮겨붙을 수 있고 마른 낙엽산으로 옮겨붙을
불을 소화기를 생각해내고 불을 끄고, 수도 호스를 갔다가 리모델링한 벽면을 닦아내기도 한 친구들!
-4시반이면 다들 업무종료 시점이고 구석에서 벌어진 불 냄새를 맡고 (나라면 둔해서 그냥 지나칠 수 있는데) 가서 위치를 확인하고, 반사적으로 도서관의 소화기를 생각해내어 달려가서 가져와 불을 끄고....
-성진이는 생명에 대한 감수성, 위험인지, 유발전위 반사 움직임이 남다른 것이 있어 그런 길로 진로를 찾았으면 좋겠다.
학교교사로서 학교 담배불이 일어나서 위험해질 뻔했다는 것이 자랑도 아니고, 정말 부끄럽고 낯 뜨겁기도 했다.
학교 흉허물인데도 다른 기관에서라도 상을 줄라고 동의해주신 교장님도 고마웠다.
경찰서 계장님 말씀대로 담임은 책임감으로 부모 마음이고, 우리는 손자들 보는 마음으로 너그러워져서 그런지도 모른다.
2023년부터 운영되는 올해의 과학교사상은 교사의 노벨상으로 불리며 올해 모두 30명 선정되었다고 한다.
흡연생에 대하여 피상적인 관심 수준에서 그치지 않고, 부적응생과 함께 지도한 교사에게도 수상으로 격려가 되었으면 좋겠다.
금요일부터 주말 이틀 25시간 기름먹고 통닭 튀겨 25만원 벌어 15만원 내지 18만원 담배값을 지불하는 청소년들이 아주 많은데!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듯이 지역사회는 학생들에게 모태로서의 기능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지역사회는 학생들에게 일터 체험의 기회를 제공해주는 등 삶과 분리된 교과서 위주의 교육에서 탈피할 수 있는 체험학습의
장이 될 수 있으며 지역사회 측면에서는 지역민들을 정신적으로 묶어 주는 문화센터로서의 기능을 할 수 있다.
송정중학교 교장 이민철(2015 winter), vol 221, 소통이 강물처럼 흐르는 학교 공동체를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