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적당한 음주의 자제와 마누라 보다 먼저 골아 떨어져 아침까지 내쳐 취한 수면덕분에
상쾌한 아침을 맞았다.
어제받은 온 몸 맛사지 덕분인지 아니면 친구넘이 챙겨주는 삐콤 덕분인지
더 없이 몸이 가볍고 기분좋은 아침이다.
시계를 보니 모닝 콜이 울리기까지 삼십분쯤 남았다.
건너편 침대에 누워 자고있는 마누라를 쳐다 보다가 다시 이불을 뒤집어 쓰고 뭉기적거렸다.
오늘이 이번여행의 마지막 날이나 마찬가지다.
오늘의 관광을 끝으로 모든시간은 인천으로 돌아가기 위한 시간으로만 할애 되어 있다.
이불속에서 뭉기적대며
여행이란 어쩌면 우리가 가끔 먹고싶은 짜장면과 같다는 생각을 했다.
짜장면이 맛있다해서 그것을 매일 끼니때 마다 먹을 수 없듯이 여행이 즐겁다해서 우리들의
일상을 여행으로만 보낼 수 는 없는 것이다.
가끔 먹는 짜장면이 맛 이있는 까닭은 우리의 주식이 밥이기 때문이듯이 여행이 즐겁고 재미있는
것은 우리들의 소중한 일상생활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외국여행이 끝나고 돌아갈 우리들의 나라가 있다는것..
그리고 인천공항에서 돌아갈 집이 있다는것...
그곳은 우리 생활의 근거였으며 결국 우리들삶의 뿌리였던것이다.
외국에 나가면 누구나 애국자가 되는 현상이, 어쩌면 자신의 삶의 뿌리를 본능적으로
인지하며 자연스레 발현되는 현상이 아닌가 싶다.
뭉기적 거리는 이불속에서 가게일과 집안일에 대한 나의 일상이 궁금해졌다.
얼마전 제대한 아들넘과 집에 혼자 남겨둔 딸아이는 잘 지내고 있는지.....
대체적으로 우리가 호텔을 출발하는 시간이 여덟시였고 그날 역시 그랬다.
모노레일을 타고 주변경관을 즐기는 곳으로...
천자산 산세의 특징이 불끈 솟아오른 많은 산봉우리의 모습이 우리나라의 산세와는 다르고
우리의 눈에는 생소하여 처음볼땐 이국의 향취와 함께 신비로워 보였다.
우리는 이미 어제 하루종일 그러한 모양의 풍경에 익숙해져 있었으나
마지막이라는 아쉬움에 또 다시 수려한 봉우리를 배경으로 촬영을 했다.
모노레일을 다시타고 나와 간곳이 금편계곡이란 곳인데
울창한 숲 이 우거져있는 숲 길 을 한가롭게 산책하는 시간을 삼십 분 정도를 주어서
일행은 흐르는 계곡의 물을 따라 조금 걷다가 물가로 모여 앉아 몇 컷의 사진을 찍고는
막간을 이용해서 부실한 안주로 소주파티...(정말이지 못말리는 주주클럽...^^*)
그 곳에서 나오는길목의 한 상점에서 우리마누라와 원 은미씨의 연합작전(?)흥정으로
우리일행과 다른일행들에게 꽤 많은 양의 잣을 구매를 할 수 있게끔 가격조건을 만들었다.
다른팀에서 이만 원으로 가격이 흥정되어 사려는 것을 제지 시키고 만 오천원으로 가격을 다시
낮추는 바람에 여러집이 잣을 구매하였다.(대단한 아줌마들의 파워~~)
이 만원에 흥정한 팀에선 나오는 길내내 그 흥정을 한 내용이 계속 화제거리로 떠 올랐다.^^*
우리는 가이드의 안내로 실크제품을 파는 곳으로 이동.
명주솜으로 이불을 만드는 과정을 구경하고 패션쇼를 보고는 실크로 만든 여러종류의 옷을
구경하였다.100%실크...그곳의 가격도 만만치 않았다.
아름답고 좋은 잠옷을 보고는 이번 여행에 참여하지 못한 친구 부인에게 예쁜 잠옷을
선물하기로 즉석에서 결정하여 구매하였다.
그 곳을 나오며 의자에 앉은손님을 안마하는 나이든 아주머니의 모습을 보았다.
세월의 무게도 힘겨워보이는 그 여인은 자신의 몸체보다 훨씬 더 큰 손님의 상체를
온 몸의 힘을 두 손에모아 주물러주고 있는 모습에서 마음속 깊은 연민이 느껴졌다.
가족이 함께 일용할 빵과 편안함을 위하여 아무런 밑천없이 그 녀가 할 수 있는 방법이란
오로지 앙상한 온몸의 힘을 두 손에 모아 관광객의 어깨와 팔과 등을 주물러 주는일 이였으리라..
언젠가 내가 아주 어렸을때의 추억중, 산에서 캔 산나물 등을 그릇에 담아 놓고
팔리기를 기다리던 장터에 앉아있던 엄마의 모습과 꼭 같은 모습처럼 콧등이 시큰거렸다..
우리세대 모두는 그러한 추억속의 엄마를 모두 가지고 있으며 그러한 엄마의 힘에 의해
건강하게 성장을 할 수 가 있었음을 누구도 부인 하지 못하리라...
(오늘은 엄마가 보고 싶네..-_-::)
점심식사후 마지막날의 메인코스인 황룡동굴관광...
가이드의 말에 의하면 엄청스레 큰 동굴로 아직까지 그 동굴의 크기와 규모를 탐사중이라 한다.
좌우지간 중국넘들은 땅덩어리가 커서 그런지 무엇이던 간에 규모자체가
생각보다 거대하고 생각보다 오래되고 일반적인 상식의 선을 넘어서는 경우가 허다분하게 많다.
늘어선 긴 줄이 서서히 밀려서 들어간 어두운 동굴속에서 시력이 회복되기까지 그다지
오랜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마치 에어컨 바람을 맞은듯 민소매 차림의 나는 시원한 동굴바람을 온 몸으로 받으며
동굴안을 걸었다.
1센티가 자라는데 일 만년이 걸린다는 종유석이 하나 둘 씩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처음엔 하도 어색해 보여서 커다란 동굴에 볼거리를 위해 인위적으로 만들어놓은 것이라고
박박 우기면서 구경을 하다가(솔직히 그들이 가진 천혜의 자연조건에 질투심이 났었다...)
자연스럽고 사실적인 종유석의 등장으로 연출이아닌 천연인 것으로 인정(?)해 주었다.
동굴안에서 약 800M를 배를 타서 이동을 했으며 비비꼬인 코스를 이동하는데
발바닥이 아플정도로 많은 걸음을 걸었고 가이드의 말처럼 정말 커다란 동굴 이였다.
우리는 동굴의 일정을 끝내고 찻집으로...
애띠고 귀엽게 생긴 계집아이의 설명으로 여러종류의 차의 맛을 보았으나
내 입맛을 자극시킨 한 가지는 우롱차였다.
향기로움이 차를 마신후 에도 입안에 남아 선뜻 그것을 선택하였다.
이곳을 마지막으로 중국에서의 공식적인 관광일정은 막을 내렸다.
우리는 저녁식사후 곧 공항으로 가서 탑승....
한 시간이 넘게 기다리는 시간에 비행기안의 온도는 계속 상승하여 몹시 더웠으며
북경을 여행하기위한 시골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꾀죄죄한 냄새와 웅성거림으로 도대체가
심란스럽기 짝이 없었다.
여덟시에 이륙하기로한 비행기는 아홉시가 되어서야 출발을 했다.
비행기가 이륙을 하니 비로소 에어컨이 작동되어 실내 온도가 내려가기 시작했다.
우리 일행은 모두 모여 앉지 못하고 듬성듬성 앉았는데 나와 마누라는 따로 따로 떨어져,
나는 중국인들 틈속에 있었고 마누라는 다른 한국 관광객 틈속에 있었다.
내 곁엔 소박하게 생기신 시골 할아버지 두분이 앉으셨는데 안전벨트 조차 못매는 분들이라
일일이 직접 벨트를 매어주니 뭐라고 내게 말씀하는 품이 표정으로 보건데 고맙다는 뜻 같았다.
(곧 이 할아버지들은 골때리는 일을 시작하는데....)
나는 피곤하여 눈을 감고 있었다. 옆에 할아버지가 가래를 끓어 올리는 기침을 하는데
소리를 들어보니 많은 양의 가래를 입안으로 끌어 올린것이 분명했고 순간 그것을 어찌 처리
하는가 보았더니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퉤~~!!!! 으아~~~비행기의 메트위에 뱉아서 발로 쓱쓱
문지르는게 아닌가...ㅋㅋㅋㅋㅋ그 옆에 할아버지도 또 같은 과정으로 퉤~!!ㅋㅋㅋㅋ
세상에 엽기도 이런 엽기를 비행기안에서 경험을 하다니....
(솔직히 우리나라 비행기가 아니여서 열은 안받더라구...)
밤늦은 시간에 북경에 도착하여 첫 날밤을 보냈던 호텔로..
들어가 피곤한 몸을 쉬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했으나 이국땅에서의 마지막 밤을 모두모여
남아있는 술을 모두 없애는 주주총회겸 최고의 원앙쌍을 선출하는 기회를 가졌다.
2차 해외여행을 즐겁고 무사히 끝내게 되어 다행스럽다는 회장님의 총평에 이어
이벤트 팀장인 나는 "살아 있는 동안 꼭 해야할 49가지"와 "50대 선언문"이라는 책을 우리가 서로에게 선물을 해서
읽게 하자는.............
다들 좋은 반응을 보이면서 적극적으로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 들수록 추억을 먹고 산다.
우리들의 추억을 회상시켜 놓는데는 사진만 한 것 도없다...
사진은 각자의 소중한 "추억의 기록"으로 남을 것이고..
이렇게 찍은 이 사진들이 결국 우리들의 추억을 지배 할 것이기에 소중하게 보관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즉 앨범을 만드는 것이다.
이어서 원앙커플을 뽑는 시간이 됐다.
당연히 나에게는 사진찍느라 부부가 따로 놀았으니 기회가 없을 수 밖에....
유난히 손잡고 다니는 한 친구녀석의 부러움과 함께 내년에는 꼭 좋은 커플이 되자고 순간 다짐도 했지만.....
자리를 破하고 각자의 방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술이 거나해진 나는 카메라를 다시 준비하고 각자의 방으로 돌아다녔다.
잘하면 오늘 좋은 누드 장면을 촬영할 거 같은 기분에.....
아주아주 좋은 멋진 장면을 찍으며 북경의 마지막 밤을 아름답게 장식하고 골아 떨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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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긴 기행문 쓰느라 수고가 많았다 일정은 물론이요 감정까지도 섬세하게 기록한 기행문 정말 잘 읽었어 언제 기회가 되면 나도 중국에 가고 싶어지는 구나 아들은 벌써 제대를 햇네 비오는 날 우비를 쓰고 입대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
자세히 전달하느라 고생 많이 했어.....나도 언젠가 여행을 하고와 기행문을 쓰게될 그날을 기다리며....
주인장....사진이 필요 하답니다....찍은 사진이 있으면 시간 나는 대로 올려주면....감사...요즘 사진 작가님들의 사진을 마음대로 쓸 수가 없어서 그래....차라리 카페에 올리지나 말던지....
멋진 여행이었구나. 부럽구나
기행문은 우리에게 대리 기쁨을 준 것이지만 정작 본인은 그 곳의 풍광과 현지인들의 삶에 대한 세부내용과 친구의 배우자들과 함께한 시스템이 어린시절부터 이어온 우정과 사회적 성숙도를 확인하는 중요한 기회가 되었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옥화야 ! 좋은 사진이 별로 없구나. 그렇지만 아쉬운대로 올려보겠다.
긴~~ 기행문 읽어주느라 고생했는데 뭐 없냐?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