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촌평 완벽한 그들 .. 록 역사상 그들과 비견될수 있는 밴드는 비틀즈뿐일 것이다.. 그러나 비틀즈는 대중도 따라 부르기도 쉽고 ... 왠만한 밴드들도 그 곡을 카피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는 않다 ... (비틀즈가 제플린보다 부족하다는 말이 아님은 당연한 것일 것이다) 그러나 제플린은 악곡,악상,완성도,예술성등등 모든 면에서 .. 도저히 대중이 따라하면서 즐길수 있는 수준이 아니며.. 마치 미술관의 미술품 처럼 그냥 구경하면서 .. 아 멋있다 하는 식의 접근밖에 할수 없다 ... 또한 기존의 밴드들도 그 연주력을 도저히 따라갈 수 없었을 것이다 .. 이런 맥락에서 그들은 그들 최고의 명반 5집의 타이틀 "성스러운 집"과 같은 위치에 존재했으며 ..이는 도저히 넘을수 없는 벽으로 기존 음악인들과 대중에게 작용했다...이에 대한 반감을 모티브로 해서 펑크등과 같은 장르가 생겨난 것은 이미 다 아는 사실이다 ... 난 지금까지 제플린과 같은 높은 벽을 본 적이 없으며... 내 머리로는 이 벽을 넘을수 있는 밴드가 또 나올거 같지두 않다 .. 그들의 음악에 빠져 있다 보면 경외심이 들기 마련인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제플린에 대한 감상을 한마디로 요약하라면 저는 "귀족적"이라고 하겠습니다. 처음에 제플린 판을 이것저것 뒤적일때는, 남들이 다 좋아하는 스탠다드 곡들은 다 괜찮은데 그거 말도 도저히 접수 안되는 곡들이 있어서 머리가 아펐더랩 니다. 이건 대체 뭐지? =.= 나중에 생각해보니까, 제플린 음악은 굉장히 자족적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그냥 자기들이 해봐서 재밌는걸 한 그룹이란 이야깁니다. 물론 그 결과물이 대단하지만. 레드제플린은.. 아주 운좋게 걸출한 4명이 만나서, 원없이 하고싶은 실험부터 연주까지 다 해본 희대의 행운아 같네요. 저는 항상 제플린의 대치항으로 딥퍼플이 생각나더군요. 제플린에 비하면 서민적이고, 우직하고, 저돌적이고, 단순무식(^^;) 하죠. -제플린의 화석을 둘러싼 펑크- 70년대에 제플린이라는 비행선을 타고 다니던 공룡이 있었다. 이 공룡이 리프를 가득 묻힌 전기 기타를 건드리면, 수 많은 젊은 두개골들은 중력과 작용 반작용을 되풀이하는 생체운동 인 헤드벵잉이라는 메탈요가를 즐겼다. 그래서,, 어쨌단 말인가? 펑크(Punk Rock)가 공룡껌을 씹으면서 세상에 대한 ANTI를 조루 증세처럼 퍼뜨려야 락은 현실에 대한 거울이 되고,, 그 존재이유를 찾을 수 있는것인가! 어설픈 비판을 일삼는 이들은 떼거리 사상을 낳는다. 혼자서 는 독자적인 사고를 하지 못하는 속물대중들은 만인이 분노 한다면 기꺼이 자기도 분노할 준비가 되어 있다. 그래서 '떼 거리 사상'은 성욕이라는 에너지를 反 정부 시위로 바꾸는 연금술을 쓰기도 한다. 자본을 획득하려고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이들의 기교에 수 많은 신도들은 "나는 존재한다. 고로 비판한다"라는 주기도 문을 외우며 공연장에 모여든다. 이것이 락의 풍경이 되어 버렸고,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 밴 드라는 수식어를 붙여주기도 한다.(우리나라의 경우 십대 똘 마니들은 기성세대를 조롱하면서 소규모 지하 토굴을 전전하 고 이런 -음악은 졸라 못하지만 폼은 무지하게 잡는- 희귀성 은 순진한 머리물감족들을 몰고다니기도 한다) 결국 이들은 락이라는 음악마저도 이데올로기의 매개로 전락 시킨 것이고, 음악을 현실의 수 많은 먼지들의 대응으로 소 모시키는 밑천한 자들이 되었다. 음악에서 미학을 붕괴시키고 그 틈에서 사람들의 두개골을 자극할 수 있는 떼거리 실천력만을 끌어내려는 의도. 하지 만 그런 위선과 노예의식에 물든 사상은 결코 훌륭한 실천을 탄생시키지 못한다. 그것은 제한된 실천, 즉 공연장 안에서 혹은 방안에서만 분노하는 상념들을 생산한다. 즉 듣는이들 은 어설픈 분노로 유희를 찾는 이들이 되어 버렸다. 그러므로 펑크락의 시대정신이란것도 어쩌면 모짜르트(제플 린)라는 천재를 경험한 이들의 알수없는 원한인지도 모른다. 그들은 새로운 미학을 만들어낼 수 없고, 코드 몇 개로 세상 을 조롱하는 아이콘(icon)이 되는 것이다. 이 아이콘을 클릭 하면 수많은 욕지거리가 쏟아진다. 하지만 현실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가? 부정적인 인간의 모습 을 클로즈업시켜서 그 책임을 상위 계급에 무조건 전도시키 고 자기들은 희생자라 떠벌리는 것인가? 이것은 어쩌면 일시 적인 상황에 속한 두뇌의 조급한 반응이고 불가능한 구원을 향한 'SOS'일 것이다. 이런 공간안에서만 인간을 규정짓는다 면 우리는 많은 것을 놓칠 수 있다. 즉 부분적인 현실, 자본 주의가 만들어낸 왜곡된 자아를 사실로 간주해서 그것을 모 든 문제의 메타포로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런 펑 크난 두개골들의 짓거리는 결국 그들이 비판하는 자들과 다 른 지점에서 똑같은 비즈니스에 가담하는 것이다(다른 차원 의 자아문제에 대한 관심을 방해한다.) 음악은 일차적으로 몸적인 것이고 '놀이'이다. 세상에 대한 어떤 무기가 될 수는 있지만, 그것으로 음악의 가치를 결정 하려는 것은 정당하지 못하다. 즉 클래식이나 재즈에는 면죄 부를 주고 락이라는 장르에는 어떤 다른 목적을 지나치게 강 요하는 것은 '락은 음악이 아닌 저항'이라는 위조 공식을 사 실로 간주하는 것과 같다. 물론 음악을 통해 비판의 무기를 훌륭히 수행한 자들에 대해 서는 일단 침묵한다. 여기서는 펑크난 펑크족들에 대한 공격 이 목표니까,, 다시 제플린으로 돌아오자. 락은 원래 형식적인 음악에 대한 외줄타기에 가깝다. 그래서 고급음악이 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 보였다. 기껏해야 낮은 계급에 속한 그러면서도 자유로운 감성을 원했던 이들에게는 는 재밌고 멋진 선물이었을 것이다. 이러한 비형식적인 락의 특성은 이미 만들어진 형식적인 음 악에 게릴라처럼 침투해서 자기 임무을 완수한다. 그래서 재 즈, 클래식, 포크, 중동 음악 등은 락에 수많은 테러를 당했 고 그때마다 타협적인 음악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락 의 약점은 이런 형식적인 음악과 섞이면 락 자체의 힘은 약 해지고 형식적인 음악을 부드럽게 해주는 윤활유 역할로 머 물게 된다. 락 자체의 힘을 충실하게 증폭시킨 자, 그들이 바로 레드제 플린이다. 이들은 다른 음악을 기꺼이 수용했지만, 그것을 거대한 위장에 소화시켜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게 만들었다. 혹은 제플린의 범주에서 그것을 효과적인 장치로 이용할 줄 알았다. 여기에 바로 제플린의 위대함이 있는 것이다. 또한 가장 두드러진 제플린의 특징은 '몸적 공간'의 활용이 다. 기존 우리가 아는 서양 음악은 어떤 이상적인 공간에 배 열된 음표들의 작용과도 같았다. 이것은 서양 사고의 원형인 순수 공간에 대한 끝없는 열망과도 닮아 있다. 그곳에는 인 간의 순수 사고만이 살 수 있다. 몸이라는 제 각기 다른 유 기체는 불협화음만을 일으킬 뿐이다. 이런 순수 공간안에서 설계된 음악은 인간의 몸을 고려하지 않은 불성실함이 있고, 음악이 대개 땅에서 하늘로 수직적인 운동을 하게 된다. 즉 처음 만들어진 곳으로 회귀하려는 경 향을 보인다. 따라서 점과 점 사이의 수직적인 '직선'이 숨 어 있게 된다. 즉 지금 이 '시간'보다는 저기 저 티끌하나 없는 기하학적 '공간'이 숭상된다. 여전히 플라톤의 악몽이 지속되는 것이다. 그러나 제플린의 음악은 몸을 둘러싼 공간에 대한 적극 활용 이 눈에 띈다. 일부러 음을 비틀어서 불확정한 효과를 산출 하는 그들의 기교는 현실의 먼지들에게 유희의 춤을 안겨다 준다. 이는 마치 락이라는 진흙탕속에서 미학이라는 꽃을 피 운 놀라운 상승을 가져다 준다. 이들이 니체에 대한 존경과 인도 사상에 대한 관심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그들은 바로 락음악에다 유기체 미학을 끌어들 인 서양 음악에서 찾기 힘든 후레자식인 것이다. 몸을 둘러싼 공간에 비틀어진 음을 띄우고, 마치 스펙트럼처 럼 분산되어 현실에 얼룩진 그 음音들을 제한된 공간에서 회 전시키면서 미래(유토피아)로 향하는 지연작용을 현재로 응 축시켜 간간히 쾌감처럼 폭발시키는 기교들. 이 공간을 즐겨라,,너의 몸을 스치는 음들의 산란을 느껴라,, 오 Baby~~~~~ 락음악에 과도하게 매겨진 '비판하라'는 문구는 락을 원한에 찬 노예들의 심성에서만 파악하려는 의도다. 즐거운 몸과 그 것을 둘러싼 공간의 긍정,, 이런 인간 '몸'적인-순전히 자기 감각적으로 세상을 인식하는 거, 이것은 떼거리로 몰려다니 는 속성에서 탈피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셈이다. 스스로 즐기는 음악, 공간안에 존재하는 몸에 대한 배려, 이 러한 미학을 간직한 제플린의 음악을 펑크 음악과의 대비 속 에서 희석시키려는 것은 죽은 공룡에 대한 살아있는 닭들의 모이쪼기처럼 들리기도 한다. │ZΕΡΡΕLIΝ에 대한 성찰│ 올해로 결성 30주년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연도 계산을 해 서 30년이 되는지는 아리송하지만, 하여튼 무척 감격스러운 한해가 될 거같다. 최근에 레드제플린 트리뷰트 앨범을 들 어보았다. 그 전의 『ENCOMIUM:찬사』에서는 스톤템플 파일 럿스의 'Dancing Days'가 그나마 제플린의 현대적 모사에 근 접했다고 보여지는데, 이번 앨범 『STAIRWAY TO HEAVEN』은 제플린의 겉모양을 재현하는데도 약간 역부족이었다는 느낌 을 준다. 아마 현대적 감각의 스래쉬 메탈이나 친숙한 리듬을 어느 정도 제공하는 대중적인 락에 열광하는 락애호가들에게 제플 린은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것은 제플린만의 독 특한 색깔이 그 독특함이라는 상투적인 표현마저도 뛰어넘기 때문에 그러하다. 그들의 5집 앨범제목처럼 제플린은 락음악에 있어 '신성한 영역'에 있다(Houses of The Holy). 이것은 과장이 아니다. 약간 특출나도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받는 밴드들이 무 수한데, 그런 밴드들하고 제플린을 같은 위치에 놓을 수는 없지 않은가? 'Good Times Bad Times'가 거의 30년 전에 만들어진 곡이 라니, 더 놀라운 것은 이번 트리뷰트 앨범에서 잭 와일드가 보컬과 기타까지 연주한 곡하고 어떤 시간적 간격이 느껴지 지 않는다는 거. 전체적으로 놓고 봐도 제플린의 곡들은 그 후에 리바이벌을 하든 리메이크를 하든 그리 달라지지 않는 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그 만큼 제플린의 곡은 자체적으로 실험성과 프로그레시브한 면을 내포하고 있음을 알게 해주는 대목이다. 제플린의 음악은 어느 하나가 특출나게 리드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우선 보컬과 기타가 주도한다고 느낄수도 있지만 존 본햄의 그 묵직한 드러밍을 간과할 수 없음을 곧 깨닫게 된 다. 거기다가 존 폴 존스의 베이스와 올간 연주는 제플린 음 악의 낮은 영역에서 밀도있게 받쳐주고 있지 않은가.. 한마 디로 구조적인 면에 있어 전체적인 조화가 가장 완벽했던 밴 드라고 말할 수 있겠다(특히 10년이 지나도록 멤버교체가 한 번도 없었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제플린때문에 락음악이 너무 어려워졌다, 혹은 가사가 너 무 가볍고 성적인 면에 치중해서 사회에 대한 반항적인 부분 이 약하지 않느냐는 비판이 제기되곤 했는데, 그럼 락음악은 누구말데로 코드 몇개만 알면 무대위에 올라가서 자기 나라 의 여왕이든 대통령이든 우습게 꼬집으면서 거의 조루증세 같은 급한 방출로서 표현되어야 하는 음악인가? 제플린은 "나처럼 해봐라 요렇게 !"라고 말한 적이 없다. 락의 수많은 다발중에 하나를 충실이 이루고 그 영역에서 가 장 최고의 경지를 선사했을 뿐이다. 베토벤 보고 모짜르트같 지 않다고 비난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음악은 일차적으로 성 性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지, 정치나 사회비판같은 것과 관련 되어야 할 당위는 없는 것이다. 왜냐 하면 음악은 몸적인 울 림이지 두뇌를 위한 무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괜히 심각하게 자본주의나 종교, 그 밖의 사회문제에 대한 비판성 가사를 락을 통해 흔히 말하는 메시지를 전한다는 것 이 그렇게 위력적이고 칭찬받아야 할 의식있는 밴드의 모습 이라고 볼 필요는 없다. 그것도 비판 매너리즘에 빠진 혹은 소재 궁핍에서 뭔가 달라 보이려고 자본주의 비판을 통해 자 본을 획득하려는 고도의 상업적 전술일지도 모른다. 제플린의 굳이 실황음반이라고 불리는 『THE SONG REMAINS THE SAME』이라는 두장 짜리 앨범이 있다. 여기에도 참 말이 많다. 잔뜩 기대를 했는데, 스튜디오 앨범에 비해 너무 차이 가 나서 실망을 금치 못했다라는... 그건 제플린을 몰라서 하는 말일 것이다. 똑같은 걸 똑같이 해서 앨범을 두번 낼 필요는 없는 것이다.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곡하고 흡사하게 실황으로 재현해서 연주력이 훌룡하다라는 칭찬을 받을 수도 있지만, 제플린은 그런 콤플렉스에 머물 애송이 그룹들이 아 니다. 전에 '전영혁의 음악세계'에서 제플린의 초기 비공식 실황 음악을 내 보내준적이 있다. 아마 'Dazed and Confused'인 걸로 기억하는데 그 보컬의 우렁참과 역동적인 힘의 발산은 가히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했다. 난 그런 제플린의 모습을 알기에 제플린 실황앨범의 느슨함에 대해 실망을 할 필요가 없었다. 제플린의 정말 비트있고 빠른 락의 흐름을 간직한 곡이 있 다. 'Communication Breakdown'과 'Immigrant Song'이 눈에 띄는데, 정말 군더더기 없이 시간적 곰팡이가 묻을 여유가 없을 정도로 세련된 곡이다. 그리고 'The Rover'에 대해 언 급하는 사람이 드문데, 이 곡은 겉으로는 상당히 차분하게 진행되지만 그 안에서 조밀조밀하게 꿈틀데는 마치 혀끝에 찰싹 달라붙는 듯한 경쾌한 느낌은 정말 여운을 길게 남기는 곡이다. 그리고 내가 참 좋아하는 곡, 'Stairway to Heaven' 과 같은 앨범에 실린 곡으로 'When The Levee Breaks'는 곡 이 종말로 치달을수록 음악적 공간의 소용돌이가 불씨가 꺼 질듯 하다가 입김에 다시 확 되살아나는 듯한 강한 인상을 남기는 아주 입체적인 곡이다. 이 4집 앨범이 워낙 유명하기 때문에 그런 이유인지는 몰라도 제플린 매니아들은 최고의 명반으로 꼽기를 주저하는 경향이 있는데, 다시 잘 생각해 보면 역시 이 앨범이 제플린의 힘과 여유과 공존하는 음반임 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다시 제플린 트리뷰트 앨범을 언급하면서 이 글을 마쳐야 할 것 같다. 이 음반을 첨에 듣고 제플린의 곡이 나온다는 거 이외에 흥미를 주는 것은 없었다. 그것은 마치 "우리들은 제플린의 음악을 이렇게 밖에 표현할 수 없어요..Oh~ Baby~" 라고 말하는 것처럼 들렸다. 제플린보다 더 현대적인 감각으 로 바꿔주기를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비슷하게 따라하는것도 버거워 하는 그런 갑갑함이 느껴졌다. 그건 제플린과 그들을 비교했기 때문에 그럴것이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몇번 들어 보니깐 그래도 어느 정도 들을 만 한 구석은 있었다. 근데 'Whole Lotta Love'는 원곡보다 더 음향 사운드가 촌스럽게 들리니 참 신기하다. 하여튼 여러 차이가 있겠지만, 가장 큰 차이는 내 생각으 로는 이렇다. 바로 '하향적 질감'을 살리지 못했다는 것. 제 플린의 음색은 동양적인 느낌과 가깝다. 비단 인도 음악에 그들이 관심이 있다는 데서 그렇다는 것이 아니다. 서양인들 은 무의식적인지는 몰라도 음의 강도에 있어 수직적인 상승 에만 신경을 쓰고 또한 음을 명료화하려는 기술에만 메달리 는 것처럼 보인다. 제플린의 음악은 불확정적인 음들의 서로 엇갈림이지 뚜렷한 경계를 가지지는 않는다. 그리고 음의 질 감에 있어 아랫부분의 밀도가 상당히 짙은 편이다. 그러한 밑에서의 둔한 역동성이 바로 윗부분의 음들을 깊게 받쳐주 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번 트리뷰트 앨범은 그 점에서 너 무 음들이 깔끔하고 또 가볍게 상승하다가 사라져 버리는 아 쉬움이 있었다. 정원영씨가 진행하는 새벽 2시의 심야프로에 초대손님으로 김덕수씨가 나온 적이 있는데, 그 분이 선곡한 곡 중에 제플 린의 곡이 있었다. 진행자가 특별히 제플린의 곡을 선곡한 이유를 묻자, 김덕수씨는 과거 그들의 음악을 자주 들었고 또 재밌는 일은 해외(미국)에서 공연했을때, 어느 외국 평론 가가 김덕수 사물놀이패의 음악이 마치 제플린의 역동적인 힘과 비슷하다는 표현을 했다는 에피소드를 들려주었다. 내 생각엔 'Dazed and Confused'와 그들의 실황앨범에 실려있는 'Whole Lotta Love'를 들어보면 아마 어느 정도 그의 말에 수긍을 하면서 미소를 지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2. Led Zeppelin(1969) ★★★★★, UK
다들 헤비메틀의 원류를 이룬 밴드를 들라고하면 레드 제플린, 딥 퍼플 그리고 블랙 사바스를 꼽는다. 맞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하고 이 앨범을 들으면 좀 이상한 생각이 든다. 목가적인 기타리프에 블루지한 분위기가 확 느껴지기 때문일거다. 이러한 사운드는 이 앨범이 녹음되었을 시점과 이들의 뿌리에 원인이 있다. 지미페이지는 야드버즈에 참여한 마지막 기타리스트였다. 알다시피 야드버즈는 에릭 클랩튼, 제프 벡, 키스 렐프(르네상스의 리더) 등이 재적했던 당대의 슈퍼밴드다. 야드버즈는 블루스, 포크적인 성향이 강한 밴드였으며 이는 당대의 주류였다. 야드버즈가 붕괴될즈음 지미 페이지는 뉴 야드버즈라는 이름으로 밴드를 재규합했었다. 68년 도노반의 Hurdy Gurdy Man세션에서 친하게 지냈던 죤 폴 존스, 보컬로 탐냈던 테리 라이드가 추천한 로버트 플랜트 그리고 로버트 플랜트의 옛 동료인 죤 보냄으로 말이다. 레코드사와의 계약 문제로 뉴 야드버즈라는 이름을 쓰면서 한동안 옛날 레퍼토리로 라이브를 했다. 자 이쯤되면 이들 사운드가 왜 이렇게 블루지했고 목가적이었는지 이해가 간다. You Shook Me는 블루스의 거물 윌리 딕슨의 곡이고 I Can't Quit You Baby 또한 그의 곡이다. 재미있는건 윌리 딕슨이라는 인물인데 도어즈, 레드 제플린, 크림, 메가데스를 비롯하여 온갖 수많은 락계의 거물들이 그의 곡을 커버했다. 난 그의 음반을 아무리 들어도 락음악에 연결시킬수는 없겠두만 그 밴드들은 그런 음악을 들으며 젊음을 불태웠나보다. Baby I'm Gonna Leave You는 전래곡이다. 밴드명 Led Zeppelin은 원래는 Lead Zeppelin이었을게다. 납으로 된 체펠린이라...아이러니한 이름이다. 그런데 발음이 [led]니까 그냥 a를 빼고 밴드명으로 한듯하다. 체펠린은 독일이 1차대전때 써먹었던 수소비행선 이름이다. 체펠린 경(Ferdinand Graf von Zeppelin, 1838.7.8~1917.3.8)이 부력을 전혀 이용하지않는 비행선으로 고안해내었다. 독일의 기술력을 과시한 역작이며 당시 폭격용으로 전세계를 두려움에 떨게했다. 가볍지만 워낙 잘 터지는 수소를 사용한 것이라 항상 폭발위험을 안고있었다. 37년 5월 6일에 미국 뉴 저지에서 비행선 힌덴부르크의 폭발사고로 36명이 사망한 이후 이런 형태의 비행선 개발은 전면 중단되었다. 재킷도 체펠린이 폭발하는 멋진 장면이다. 보통 크림이 밴드의 형태를 기타, 드럼, 베이스(그리고 보컬 겸임)의 형태로 규정했다고들 하는데 내 생각에는 레드 제플린이 가장 명확하게 밴드의 형태를 규정했다. 기타[+뮤직 디렉터], 베이스[+오케스트레이션, 키보드], 드럼[+퍼커션], 보컬[+얼굴마담]이라는 형태야말로 가장 집약적인 밴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않은가? 이 앨범은 69년 1월에 발매되어 미국내 챠트 10위 안에 올라가면서 성공적인 데뷔를 마쳤다. 동시에 바로 미국투어를 다녔다. 레드 제플린은 진정한 라이브 밴드였으며 이들의 부틀렉 음원은 수백장을 헤아린다. 블루스의 영향력과 하드락의 초기 모습을 보여준 이 음반은 앞으로 헤비사운드가 어떻게 변해갈 것인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였다. 그것뿐이 아니다. 이 음반은 진정한 클래식으로서의 자질을 갖추고 있다. 지금들어도 충분히 현재적인 사운드이고 곡 구성이 전혀 고리타분하지 않다. 위대했던 밴드들의 데뷔작이 쏟아졌던 69년 초에 발매된 이 음반은 전설의 시작으로 전혀 유감없는 역작이다. 2001.2
3. Led Zeppelin II(1969) ★★★★☆, UK
데뷔음반을 발표함과 동시에 미국투어를 돌았던 이들은 투어를 돌면서 계속 곡을 작곡해 69년이 채 가기도 전에 이 두번째 앨범을 발표한다. 이미 스테이지에서 작렬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곧 챠트 정상에 올라가 7주간이나 내려오지 않았다. 데뷔작의 재킷은 체펠린의 폭발모습을 거칠게 잡아서 분위기를 연출했는데 이 앨범의 재킷은 체펠린의 실루앳 앞에서 멤버들이 포즈를 취한 모습이다. 비틀즈의 Sgt.Pepper(67)재킷에서 영향받은듯 하다. 첫곡 Whole Lotta Love의 베이스 인트로는 이들이 한번 뭔가를 보여줄 것 같다는 분위기를 꽉 잡는다. 데뷔작에서 Dazed and Confused나 Communication Breakdown의 거친 사운드를 접한 사람이라면 이미 흥분할 준비가 되어있다. 이 인트로는 폭발할 준비하라는 죤 폴 존스의 친절한 안내다. 사운드상으로 볼 때 이 곡의 등장은 헤비사운드의 정립을 의미한다. 죤 보냄의 강렬한 [깡통..^^]드럼과 지미 페이지의 직선적이면서 기교적인 기타리프는 후대 헤비사운드를 구사하는 밴드들에게는 뺄 수 없는 요소가 되었다. 로버트 플랜트의 포효하는 보컬은 강렬하고 또한 연극적인 요소가 매우 강했는데 후대의 밴드들은 이 양면성중의 일부 혹은 양쪽 다를 차용하였다. 물론 다른 곡들에는 여전히 블루스적인 필링이 강하게 들어있다. 블루스적인 리프가 아닌 부분에서조차 지미 페이지의 연주는 블루지하다. 레드 제플린의 연주는 마냥 헤비 사운드라고 말하기는 미안한 뭔가가 있다. 이는 딥 퍼플이나 블랙 사바스에게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성향이다. 딥 퍼플 1기는 누가뭐래도 명백한 브리티쉬 락/아트락에 속하고 블랙 사바스도 데뷔앨범을 아트락의 명가인 Vertigo에서 발매하였다. 이것은 시대적인 영향때문이라고 할 수 있는데 당시는 테크닉이 원숙해지면서 그 테크닉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것을 고민하는 시기였던 것이다. 그래서 곡들이 지금보다도 오히려 현저하게 드라마틱한 부분이 많고 구성이 복잡하였다. 사실 이들의 후배들은 점차 하드락이라는 장르를 양식화시키면서 복잡한 구성같은 것은 조금씩 빼고 현란한 기교를 구사하거나 쇼를 연출하였다. 소박함이 사라지고 기교만이 남게되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왜 요즘 밴드들보다 이 때의 연주가 더 강렬하게 들릴까라는 의문이 든다. 내 생각에 이들은 밴드가 가진 속성을 가장 간결하게 보여준 밴드인데 이들의 연주는 각자의 위치에서 사운드가 모두 튄다. 요즘에는 사운드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모르지만 너무 매끄럽고 너무 빽빽하다. 이들의 음악을 가만히 들어보면 베이스가 튀는 부분에서는 드럼과 기타가 살짝살짝 받쳐주고 드럼이 튀는 부분에서는 기타가 조용히 있고 뭐 그렇다. 곡 전체가 각자의 솔로연주와 밴드연주를 골고루 섞었다고 할 수 있겠다. 이런 사운드의 여백이 오히려 레드 제플린이라는 밴드를 헤비사운드의 대명사처럼 만들었다는 사실은 무척 재미있다. 말하자면 가지치기다. 어떻게 듣던 상관은 없지만 레드 제플린이라는 밴드는 단순한 밴드가 아니라는 사실만 기억하자. 지미 페이지는 60년대 중후반을 풍미했던 세션 기타리스트 출신이고 그가 죤 폴 존스를 만난 것은 도노반의 음반을 만들던 기간이었다는 것을. 이 음반은 데뷔작을 만들고 투어를 하면서 좀 더 직선적으로 다가가지만 뿌리를 잃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음반이다. 이후 헤비사운드를 계승했던 후배들, 예를들면 아이언 메이든이나 주다스 프리스트같은 나름대로 '위대한' 친구들을 보면 음악이 너무나 똑같은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레드 제플린은 블루스, 포크[왠 포크냐고? 그런 요소도 많다]뿐 아니라 점차 정교해져 Physical Graffitti같은 [우긴다면] 프로그레시브 락까지 계속 지평을 넓혀갔다. 아마도 비틀즈와 지미 헨드릭스를 제외하면 가장 강렬했을 레드 제플린의 행보를 조금 더 들여다보도록 하자. 다음에...^^
4. Led Zeppelin III(1970) ★★★★, UK
레드 제플린은 자존심이 아주 강한 밴드였다. 처음에 이들은 음반 출반과 동시에 전미 라이브를 가졌다. 이는 미국이라는 거대시장속에 깊숙히 파고들기 위한 전략이었고 이들은 매우 큰 인기를 얻게되어 나중에는 가는 곳마다 만원세례를 이루었다. 이후 이들은 공연에 있어서는 매우 고까운 자세를 취하고 공연료도 엄청 비싸게 받았다고 하는데 이것은 자신감의 표현이었단다. 기본적으로 이들은 TV에 출연한 적이 별로 없다. TV에서는 자기네가 뿜어대는 격렬한 사운드를 표현할 수 없기때문이었다. 지미 페이지는 약간 결벽증세가 있던 친구같다. 이들은 제대로 된 싱글을 내본적이 없다. 음반사에서 발매했을지언정. 하지만 이 앨범에서는 Immagrant Song을 싱글로 내었는데 이것은 지금도 수집가들이 눈빠지게 찾은 아이템이다. 이들의 B사이드 곡은 단 한곡 있는데 그것이 바로 Hey Hey What Can I Do였다. 이들은 음반에서 한곡 뽑아 싱글곡을 내는 일을 아티스트가 할 짓이 못되는 치사한 행동이라고 여겼다 한다. 바로 요 앨범에서부터 이들은 재킷에도 신경을 좀 쓰게된다. 1집은 전면 사진이 매우 귀티나게 찍혔었지만 2집은 솔직히 재킷이 꿀꿀했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3집 이후로 이들은 꿀꿀한 재킷을 만든 적이 없다. 3집 재킷은 당시 아트락 밴드들이 많이 만들던 변형 커버로 더블재킷 앞쪽에 LP사이즈의 종이를 넣고 구명을 뚫어두었다. 그래서 뱅글뱅글 돌리면 구멍에 보이는 그림이 바뀌는 아주 쿨한 재킷이다. 전체적으로 키취적인 이미지들을 꼴라주해놓아 하나의 팝아트처럼 보인다. 이런 재킷 중에 유명한 또다른 것은 소프트 머쉰의 데뷔작이다. 역시 최고수준의 음악이 담겨있고 재킷또한 멋지기때문에 많은 이들이 찾는다. 여담이지만 우리나라에서 LP가 만들어지던 마지막 시점인 93년에 워너뮤직 코리아에서는 도어즈, 레드 제플린, 이글스의 전작을 오리지널 재킷 그대로 재발매하였다. 당시에 그것을 집어든 나는 포만감에 젖어 상당히 그 LP들을 아꼈다. 이 때 레드 제플린의 9집 In Through the Out Door역시 재발매되었다. 이것도 뽀대나는 더블 재킷이었지만 발매직후 음반에 문제가 있어 전량 회수되었고 다시 나오지 않았다. 그때문에 나는 그 멋진 재킷을 손에 넣지 못했고 이것은 아직도 좀 아쉬운 감이 있다...-.- 첫곡 Immagrant Song은 로버트 플랜트의 포효가 아주 그만인 곡이며 여기까지만 들어도 사실 사람들은 역시 레드 제플린 이라고 할 것이다. 그 다음곡 Friends의 분위기가 좀 요상하긴 해도 Since I've been Loving You를 비롯하여 나머지 곡들이 터져주기때문에 흠 레드 제플린의 3집은 2집까지의 스타일에 새로운 양념을 친 음반이로군 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뒷면에서는 모든 곡이 목장에서 띵가띵가대는 브리티쉬 포크락이 흘러나오는데 레드 제플린 = 하드락이라고 생각하던 휀들은 배신감을 느끼기 충분하다. 아마 이런 배신감은 훗날 메틀리카가 지적인 스래쉬 메틀을 포기하고 Metallica[aka Black Album]을 발표했을때와 비슷할 것이다. 내가 중3때 발매된 그 앨범을 듣고 난 그들을 변절이라고 매도했었지만 고등학교 어느날부터 나는 그 앨범을 꽤 즐겨듣기 시작했으며 지금은 90년대를 대표하는 음반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레드 제플린은 음악적 뿌리가 상당히 복잡한 밴드이고 당대의 주류는 하드락보다는 블루스와 포크, 싸이키델릭, 로큰롤이었다는 사실을 생각해준다면 사실 이건 어쩌면 당연한 귀결 중 하나이다. 지미 페이지와 존 폴 존스는 도노반의 Hurdy Gurdy Man뿐만 아니라 Sunshine Superman까지 함께 녹음했던 포크 키드이기도 했다. 지미 페이지는 닐 영이나 스테판 스틸스가 가진 포크적 감수성을 무척 부러워했다고 알려져있으며 당시에는 버팔로 스프링필드를 열심히 들었다고 한다. 마지막곡 Hats Off to (Roy) Harper는 이상하게도 연주자들이 그렇게 좋아했던 기인 포크싱어 로이 하퍼에게 바치는 곡이다. 레드 제플린의 포크락은 정중동이라고 할까 로버트 플랜트의 또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조만간 폭발해줄것 같은 이녀석이 참고 조용히, 하지만 여전히 드라마틱하게 노래를 부르는 것은 뭐랄까 만화책을 볼 때 종종 나오는 외전을 읽는 기분이랄까. 또 한가지. 이놈들은 해체할 때까지 결코 블루스를 놓아본 적이 없다. Since I've been Loving You는 지미 페이지의 늘어지는 솔로가 다른 멤버들의 연주에 멋들어지게 감기는 궁극의 블루스락이다. 여기서 놓치면 미안한 것이 있는데 그것은 죤 폴 존스가 연주하는 오르간이다. 지미 페이지가 음악 감독이었다면 죤 폴 존스는 사운드 메이커였다. 레드 제플린의 이색작인 본작은 괴물들은 뭘해도 잘한다라는 좀 샘나는 말이 나오도록 만들기에 부족함이 없는 좋은 음반이다. 여튼 이색작은 이색작이고 이들의 다음 음반은 이전 음악 뿐 아니라 레드 제플린의 모든 것이 담긴 음반 중 하나인 4집 nothing[aka IV or Zoso]이다.
5. nothing(1971) ★★★★☆, 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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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사람들은 이 음반에 대해 말할 때 일단 한번 접고 들어간다. Stairway to Heaven이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궁극의 명반취급을 하고 나머지 곡들은 있는지 없는지 이 곡에다 헌사를 바치기에 급급하다. 아 물론 좋은 음반이긴 하다. 하지만 내 생각엔 이 음반이 다른 음반들에 비해 더 뛰어난 것은 아니다. 이들의 음반은 전체적으로 완성도도 고르고 하드락, 포크, 블루스, 락큰롤이 적절히 배합되어있는 지미 페이지라는 제작자에 의해 '잘' 만들어진 상품이다. 내 생각에 이들의 예술가적 기질이 가장 잘 드러난 음반은 Physical Graffitti이다. 자 먼저 이렇게 긴장을 빼고 이 4집 nothing을 들어보면 이놈들이 전작에이어 점점 스스로를 아티스트라고 인식하고 있다는 생각이 팍팍 든다. 재킷에 아무 글씨도 쓰지 않고 사람들에게 판을 사가라고 말하는, 타이틀도 안붙이고 그저 지들이 도안한 문자를 가지고 앨범타이틀이라고 주장하는 이 오만함은 아무나 부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객기라고나 할까...^^ 고풍스럽게 디자인된 더블재킷에 안쪽에는 Stairway to Heaven가사 하나만 덜렁 들어있는 이 음반은 이미 분위기부터 다르다. 턴테이블에 판을 걸면 연주없이 터지는 로버트 플랜트의 목소리가 나오지만 어째 사운드가 좀 빈티가 난다. 첫곡 Black Dog은 전체적으로 여기저기 사운드가 비어있다. 다음곡 Rock and Roll에서는 한바탕 제플린 스타일의 하드락이 터지지만 그 다음곡 The Battle of Evermore에서는 켈틱 분위기의 포크락이 흐른다. 이전까지의 제플린 사운드와는 영 다르다. 그리고 나서 잔잔하게 깔리는 것은 Stairway to Heaven의 전주. 이 앨범 A면은, 특히 3, 4번 곡의 흐름은 완전히 Stairway to Heaven이라는 클라이막스를 위해 바쳐져있다. 내 생각에 앨범이 예술성을 획득하려면 컨셉트 음반이거나 음반 자체의 흐름이 있어야 하는데 제플린은 이 음반에서 바로 일관된 흐름을 얻어내기 위한 구성을 취한 것이다. 이 앨범에서 느껴지는 분위기, 특히 The Battle of Evermore에서 느껴지는 켈틱 분위기나 Stairway to Heaven의 비장미, 아트워크에서 느껴지는 고풍스러움이나 어두운 이미지에는 전체적으로 통일성이 부여되어있다. 많은 이들이 이 앨범에서 Stairway to Heaven하나를 거론하는것도 그 한곡이 전체를 대변할 수 있다고 여겼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게 음반 전체를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은 70년대의 산물이며 대부분의 위대한 밴드는 이런 시도를 하였고 일부는 성공하였다. 이러한 경향은 특정 레이블 혹은 마이너밴드들에게로도 이어졌으며 이러한 문화의 만연은 이 때의 음악에 아트락이라는 명칭을 부여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탐미주의는 예술 융성기 대부분에 나타나는 경향이고 조금있으면 이런 경향에 역행하는 경향이 또 나오게 마련이다. 이들은 이 음반을 만들 때 소규모 라이브 위주로 공연을 했다고 한다. 음악적 영감을 얻기위한 상호작용의 장소로 클럽을 선택한 것이다. 당연히 공연료도 클럽에 준해서 싸게 매겼고. 그로인해 그 클럽들은 인산인해를 이루었고 종종 폭동이 일어났다고 하니 이들의 인기가 어떠했는지 알 수 있다. 폭발적인 대중성과 높은 음악성이라는 것을 모두 획득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것이라 락계에서는 비틀즈, 레드 제플린, 롤링 스톤즈, U2정도 외에는 생각이 잘 안난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나마 서태지 정도? ^^ 뒷면에서도 앞면과 같은 분위기가 나타나는데 Misty Mountain Hop에서는 전형적인 제플린식 하드락을 하다가 Four Sticks에서는 기존에 들어볼 수 없었던 리듬의 드럼 연주가 독특한 분위기를 만든다. 지미 페이지의 대단한 점 중 하나는 어쿠스틱 기타를 가지고도 하드락 분위기를 잘 만든다는 것이다. 청자가 인식 못해도 자연스럽게 연주스타일을 바꿔가며 앨범을 유려하게 끌고나간다는 것은 그가 매우 대단한 프로듀서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히트곡 Going to California에서는 Stairway to Heaven처럼 야시꼴랑한 포크락을 들려주는데 이 음반이 나올 때 지미 페이지는 신비주의에, 로버트 플랜트는 켈틱 문화에 빠져있었다고 한다. 지미 페이지는 오지 오스본의 송가 Mr.Crowley의 주인공 Alexis Crowley가 살던 별장을 구입에 스튜디오로 쓰는 둥 돈벌어가지고 자신의 기이한 취미에 쏟아붓는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마지막곡 When the Levee Breaks역시 이 음반이 일관된 흐름을 가지고 있다는 겻을 보여주는데. Going Down~ Going Down Now~ 이렇게 로버트 플랜트가 끌어가다가 지미 페이지의 자기자기장~ 하는 끝마무리로 앨범을 끝낸다. 혹시 해보셨는지 모르겠는데 식용유를 붓다가 손목에 스냅을 주면 탁 끊긴다. 이 기타솔로는 바로 그 느낌으로 앨범을 끝낸다...끝나고 들려오는 소리는 판돌아가는 소리와 턴테이블 헤드가 끝까지 가서 툭~툭~하며 들어달라고 하는 소리 뿐. 솔직히 듣고나면 좀 허전한 감이 있다. 앨범 하나를 다 들었는데 다 듣고나면 한 곡을 들은 느낌이다. 앨범 구성이 너무 매끄럽고 앨범 자체가 좀 양식화되어있어 그런 느낌을 줄 것이다. 곡 단위보다는 앨범의 어떤 위치에 넣을 것인가를 고려한 곡들이 들어있는 앨범이다. 하지만 멋진 앨범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6. How the West Was Won(1972) :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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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발매된 레드 제플린의 2 DVD 셋입니다. 화보에서만 보던 제플린의 거의 마지막 공연 1979년 Knebworth의 실황리 특히 제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로버트 플랜트가 검은 땡땡이.. (조금은 느끼한) 블라우스를 입고 지미 페이지가 푸른색 와이셔츠를 입고.. 존 폴도 정장 비슷한 옷을 입고 존 보냄도 제법 갖춰입고.. 70년대 초반의 와일드한 모습에서 비교적 점잖은 외향으로 변한 그들을 볼 수 있었던 바로 그 장면입니다. 저는 이 영상이 너무나 인상깊게 와닿네요. 그리고 전설로 남아있는 75년 Earl's court에서의 공연.. 그리고 73년 Madison Square Garden에서의 공연도 들어있고 70년의 로열 앨버트홀 공연 실황은.. 도대체 무슨 마술을 부렸는지 도저히 30여년전의 모습이라고는 믿기 힘든 그런 화질과 음질을 보여주네요. 영화와 비디오로 발매되었던 유일한 오피셜 영상 The song remains the same이 조금은 조악한 화질과 유치한 스페셜 이펙트로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했다면.. 이 셀프 타이틀드 (엉뚱한 제목 가져다 붙이는 것보다 그냥 '레드 제플린' 이라고 이름 붙인게 너무나 마음에 들어요.^^) 디비디 세트는 그야말로 이 시점에서 제플린이 보여줄수 있는 남은걸 모두 싸그리 모아서 보여준.. 그야말로 지미페이지 마누라 고쟁이까지 팔아서 완전히 밑천 다 들어낸 ..레드 제플린 팬들에게 대한 최후의 선물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보기 힘들었던 Kashmir나 In my time of Dying 등 후기의 라이브를 포함해서 장장 5시간 반의 화끈한 라이브를 볼 수 있다는 엄청난 장점 때문에 제플린에 대한 향수가 조금이라도 남아 있으신 분에게는 무조건 추천하고 싶네요. 신해철이 제플린은 라이브만 하면 망가진다고 갈구는데, 또 상당수는 지미 페이지 기타 실수 많다고 그러던데... 그런 갈굼속에서도 왜 제플린의 라이브가 당시로는 상상하기 힘든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는지를 알 수 있는 영상이네요. 보면서 느낀 점은 지미 헨드릭스의 기타 그렇듯이 지미 페이지의 기타 스타일 역시 다른 기타리스트가 쉽게 따라하기 힘든 뭐 그런 스타일인 것 같네요. 본햄의 미친 듯 드러밍도 인상적이고... CD는 70년대 초반의 두어번 라이브 실황을 세장에-이것도 엄청난 러닝타임이죠. 모았습니다. 중복곡 거의 없고... 여기서 가장 인상적인 점은 Rock n Roll인데 The song remains처럼 키 낮추지 않고 부르는 걸 들을 수 있다는 점이죠. 2. 메탈리카는 확실히 빨라지고 강력한 리프 위주의 음악을 들려주는군요. 로드 시리즈에서 돌아온 건 사실인데, 그렇다고 Master of나 And justice시절로 돌아간 건 같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코어적인 헤비함 쪽으로 가는군요. 그쪽애들하고 많이 놀더니. 좀 더 들어봐야겠지만 앨범 뒷부분이 오히려 끌립니다. 새로산 재즈판 중에선 Roy Hargrove presents the RH factor의 Hard Groove가 제일 마음에 드는군요. 허비행콕가 어불려 다니더니 허비행콕 특유의 '이쯤되면 막가자는' 모험적인 시도와 정통성 사이를 왔다리갔다리하는 정신분열적 플레이스타일이 많이 물든 것 같습니다. 원래는 윈튼 마살리스에 픽업된 플레이어였지만. 앨범 제목 그대로 다이내믹한 그루브 감을 느낄 수 있고 하그로브 자신이 베이스, 퍼커션, 피아노, 트럼팻, 보컬, 프로듀싱까지 도맡아하고 있네요. 에리카 바두를 비롯한 게스트 보컬리스트도 눈에 띕니다. 실험적이면서도 시원한 그루브를 느낄 수 있는 그런 앨범인 듯. 칙코리아도 키스자렛 식의 서정성은 저같이 괴팍한 성격에는 안맞는 듯 싶습니다. 자기 전에 들으면 딱인듯.
7. Houses of the Holy(1973) ★★★★☆, UK
전작에서 이미 음반 하나를 일관성 뚜렷한 예술작품으로 만든 이들은 전작과 유사한 재킷의 음반을 하나 더 낸다. 역시 재킷에 아무 글씨도 써있지 않고 거친 질감을 가진 더블재킷으로 이루어져있다. 4집때 사람들이 겪은 혼란만은 피하고 싶었는지 하얀 띠에 밴드명과 앨범 타이틀을 써서 재킷에 감아두었다. 당시 밴드들에게 멋진 재킷을 선사하던 Hipgnosis의 작품으로 이후 대부분의 음반 재킷을 힙노시스가 담당한 것으로 보아 아마 이들이 재킷을 만든 것은 4집부터라고 생각된다. 힙노시스는 사진을 특수하게 처리해서 다양한 질감과 구도의 재킷을 잘 만들었는데 PinkFloyd나 Paul McCartney & Wings의 재킷을 거의 담당해서 유명하다. 어쨌거나 소녀들의 옷을 훌렁 벗겨서 돌덩이[여기가 어딘지 까먹었는데 이 육각형의 돌들은 인공적인 것이 아닌 자연적으로 생긴 것이라 한다] 위에 올려놓았으니 조선의 꼰대들이 곱게 놔둘리가 없다. 처음에 이 음반이 국내에 발매되었을 때는 안쪽 재킷이 바깥에 인쇄되어 나왔다. 하지만 안쪽 재킷에는 왠 녀석이 소녀 하나를 들고 마치 제물로 바치려는 듯한 포즈를 취하고 있었는데 이것도 인쇄되어 나왔을까? 당연히 이건 지우고 나왔다...-.- 충분히 탐미적이면서 신비주의적인 느낌이 가득하다. 전작들과는 달리 음반이 나오기까지 2년이라는 시간이 걸렸고 음반에 타이틀이 붙어서 나오는 등 여러가지 변화가 있었다. 사운드상으로도 변화가 많은데 첫곡 The Song Remains the Same에서 로버트 플랜트의 보컬에 걸린 이펙트는 듣는이로 하여금 어리둥절하게 만들기 충분하다. 나는 처음 이 곡을 들었을 때 턴테이블의 속도에 문제가 있는줄 알았다. 그래서 호...턴테이블이 빨리 돌아도 멋지게 들리는 곡이로군 하며 이 곡이 끝난 다음에 턴테이블 속도를 제대로 돌려놓을 생각을 하고있었으니깐...-.- 직선적인 사운드가 불을 뿜는 멋진 곡이다. 제플린의 앨범을 열씸히 들어오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하드락적인 곡 뒤에는 거의 부드러운 곡들이 흘러나온다. 많은 이들이 좋아하시는 The Rain Song이 그런 곡이다. 이들의 가사도 꽤나 다양한 세계를 담고 있는데 그 안에는 이런 사랑노래도 많다. 하지만 제일 웃기는 곡들은 마초적인 느낌이 가득한 곡들인데 3집의 Immagrant Song이나 8집의 Achilles' Last Stand같은 곡들에는 역경을 헤치고 나아가는 남자들의 모습이 당당하게 묘사되어있다. 상당히 코믹하다. The Rain Song에서는 죤 폴 존스의 멜로트론 연주도 담겨있다. 앞서 여러번 말했지만 죤 폴 존스는 레드 제플린의 나머지 사운드 메이커다. 다음곡 Over the Hills and Far Away는 발라드 분위기와 하드락적인 분위기가 묘하게 섞인 곡인데 이들은 이런 곡도 잘 만든다. 아무리 들어봐도 레드 제플린은 하드락 밴드가 아닌것 같다...^^ The Crunge에서는 이놈들이 결국 James Brown까지 건드리고 말았다. 아주 훵키한 곡인데 로버트 플랜트는 능청스럽게 목소리를 바꾸면서 잘도 부른다. 제임스 브라운은 우리나라에서는 별로 알려지지 않은 아티스트지만 훵크의 괴물로 지미 헨드릭스에게 섹시 다이나마이트 모션(?)을 전수한(?) 정통 훵키 소울 락커다. 이런 느끼한 아티스트의 곡을 바로 자기들 것으로 소화하며 A면이 끝난다. 이 곡의 크레딧에는 왠지모르게 James Brown이라는 이름이 빠져있다. Dancing Days라는 곡에서 댄스뮤직까지 했다면 좋았겠지만 다행인지 아닌지 댄스는 나오지 않는다. 그런데 레드 제플린의 곡들이 대개 어깨춤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한 훵키한 곡들이라 꽤 흥겹다. 이때였다면 이런 곡을 들으며 춤을 춰도 되었을 것이다. 춤추기 더 좋은 곡은 다음곡인 D'yer Mak'er인데 여기서 드디어 이놈들이 레게 리듬까지 손대고있다. 역시 능청스럽게 소화한다. 하지만 신비주의적인 신디사이저 연주를 깔고 No Quarter를 시작하는 이들은 우리가 언제 훵크와 레게를 했어?라고하며 진지하게 나간다. 왜 이래도 어색하지 않을까. 마지막곡 The Ocean은 훗날 비스티 보이즈라는 개구쟁이들의 리믹스 소재로도 활약한 곡으로 이들의 왠지 어색한 코러스가 너무 잘 어울리는 신나는 곡이다. 도대체 이들에게 침체기라는 것은 없는지...사실 4집 이후 발매하는 음반은 2년생 징크스sophomore jinx가 나타나가 충분한 시점이었다. 발매 시기가 예전보다 길었고[장고끝에 악수라고 밴드들의 휴지기가 길면 다음에 똥판을 내는 경우가 많다] 워낙에 걸출하고 완결성이 뛰어난 음반을 낸 다음이라 부담이 갔을테니까. 이들의 5, 6집은 변화를 시도한 앨범들이다. 5집에서 맛을 보여준 이들은 6집 Physical Graffitti에서 우리가 아티스트로서 보여줄 것은 4집에서 끝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듯 또다른 형태의 마스터피스를 만들어내었다. 물론 이 음반을 워밍업정도로 치부하기에는 너무 매력적이지만. 생각해보면 3, 4집 또한 변화의 시기였는데...이들은 정체된 적이 없는지도 모르겠다.
8. The Song Remains the Same(1976) BBC : ★★★★☆, UK The Song... : ★★★★, 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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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놈들은 자신들의 등장을 앨범도 내기전에 미국투어를 감행하여 알렸던, 라이브에 있어서는 정말 끝을 보는 놈들이었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라이브앨범이 없었는데 그것은 아마도 라이브는 라이브, 앨범은 앨범이라는 생각을 했기때문었을 것이다. 76년 10월 이들은 자신들의 다큐멘터리, 연기, 공연실황을 섞은 요상한 영화 The Song Remains the Same을 배급했다. 영국내에서 거의 허리우드 영화의 흥행수익을 올리는 수준으로 히트한 이 영화는 제플린을 알고싶어하는 팬들을 위한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영화에 쓰였던 여러 라이브 음원들을 모아다가 사운드트랙 형식으로 공개했는데 그것이 바로 2장짜리 라이브 The Song Remains the Same이다. 영화를 꽤나 오래전에 봤었는데 거의 유치뽕에 가깝다고밖에 할 수 없는 것들이다. 뭐 나야 애정어린 시선으로 봤지만 말이다. 사실 비틀즈의 영화들도 마찬가지였고 락커들이 만드는 영화들이 다 그렇다. PinkFloyd와 Alan Parker가 함께만든 The Wall정도가 거의 유일하게 수준있는 것이 아닐까? 이 라이브는 매우 수준있는 연주를 담고있지만 이들의 최상을 담고있는 음원은 아니다. 97년까지 이 음반은 유일한 공식적인 라이브 음원이었는데 97년에 BBC세션이 나오면서 이들의 라이브가 어떤 것인지 어느정도 전모가 드러났다. 나는 BBC세션을 듣고 기회가 된다면 이들의 라이브 부트랙을 모아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사실 Dazed and Confused같은 곡은 라이브로 듣지않으면 그 진가를 알 수 없다. 20분을 훌쩍넘겨가며 잼을 하는 것이다. Whole Lotta Love도 마찬가지. 이 앨범은 5집까지의 곡들로 73년에 가진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서의 라이브가 담겨있다. BBC세션의 첫번째 장은 2집까지의 곡들의 69년 BBC세션을 담은 것이고 두번째 장은 4집까지의 곡들로 런던에서의 라이브가 편집되지 않은 채 담겨있다. LP로는 네장으로 발매되었다. 이 4장의 CD들(6장의 LP)중에서 나를 가장 뿅가게 만든 것은 BBC세션의 두번째 CD인 71년 4월 1일에 런던의 파리극장에서 열린 실황이다. 듣다보면 내가 -5살일때의 런던으로 돌아가는 느낌을 받는다. 온몸을 흔들고있는 나를 발견하게되는것이다...길거리에서...-.- 전혀 뻥이 아니다. 이들이 수백장에 이르는 라이브 부트랙 제왕이 된 것은 이들이 죽어라 라이브를 하며 돌아다녔기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이들의 습관도 하나의 원인일 것이다. 이들은 공연을 하면 그 공연들을 대부분 녹음한 다음에 다시 들어보면서 자기반성의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그렇게 남겨진 음원들이 누군가의 손에 들려 잠깐 창고에서 외출했다 돌아오면 새로운 부트랙 라이브가 발매되는 것 아니겠는가? ^^ 부트랙하니까 생각나는 것은 바로 그 유명한 레이블 KTS(Kiss the Store? Kiss the Star?)다. 이놈들은 이태리 해적들인데 부트랙에 자기네 전화번호(과연 맞을까? -.-)까지 적혀있고 The Ultimate in Quality!!!라고 당당하게 적어두었다. DDD까지...^^ 90년대 밴드들의 부트랙 수백종(수천종?)을 전세계적으로 유통시킨 이놈들은 확실한 음질로 부트랙계의 최강 브랜드파워를 자랑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나오지 않기시작했는데 지금은 FBI손에 검거되었다는 슬픈 루머만이 돌고있다.
9. Physical Graffitti(1975) ★★★★★, UK
보통 음반 크레딧에는 많은 이름이 담겨나온다. 프로듀서, 엔지니어, 디자인 등등. 하지만 그중에서 기억되는 이름은 프로듀서가 고작이고 운좋으면 엔지니어가 걸리는 경우도 있다. 그 운좋은 엔지니어에는 ELP의 노래 제목에까지 실렸던 Eddie Offord나 후에 아티스트로도 변신하는 Alan Parsons[역시 PinkFloyd의 곡 제목으로 나옴]정도가 있다. 제플린의 음반에는 Excutive Producer라는 자리에 Peter Grant라는 인물이 있는데 이 아저씨는 한번쯤 언급해줄만한 사람이다.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Excutive Producer라는 말은 제작책임이라는 말로 해석이 가능할듯 하다. 음반 프로듀서가 아니라 음반 제작에 관한 것들을 지휘했다는 말일 것이다. 이 사람은 제플린의 전속매니저로 제플린이 영국을 공략하는 대신 미국투어를 감행해서 세계적으로 이름을 얻게한 장본인이다. 그리고 그는 지속적으로 제플린 멤버들이 음악만 전념할 수 있도록 많은 부분을 조절해왔으며 이 앨범을 발매한 자신들의 레이블 Swan Song을 설립하였다. 영화에서는 제작자라는 이름이 꽤 비중있게 취급되는데 락음악에서는 그렇지 않다. 아마도 영화라는 매체가 음반에 비해 훨씬 더 많은 물량을 동원하는 일이라 그런것이 아닌가 싶다. 다시한번 2년만에 발매된 이 음반은 제플린의 총결산적인 의미를 가진다. 이들의 유일한 더블앨범이며 신곡 반 재고품 반으로 구성하였는데 음반의 길이 자체뿐 아니라 다양한 구성은 마치 뷔페에서 뭘 먹어야 좋을지 모르는 느낌을 받게하며 Beatles의 셀프타이틀 화이트앨범과 비슷하다는 인상을 준다. 첫장은 직선적이지만 훨씬 훵키해진 제플린 스타일의 곡들과 대곡지향적인 다이나믹한 곡들이 배치되어있는데 각 사이드는 10분대에 가까운 곡들로 마치고 있다. CD로 들을 때는 반드시 3곡씩 끊어가며 듣길 권한다. 이 앨범은 그렇게 구성되어있다. 첫곡 Custard Pie는 제플린의 앨범 첫곡들이 으레 그렇듯 시원시원하게 시작한다. 우리에게 꿀꿀함은 없다!라고 말하는듯 하다. The Rover의 기타연주에서 지미 페이지와 죤 폴 존스는 연주 자체를 즐기는 것 같다. 두 사람이 엉덩이를 실룩거리면서 연주할거라는 느낌이 드는건 그만큼 이 곡이 훵키하기 때문일 것이다. 신나는 곡 다음에는 무거운 곡이 나오고 무거운 곡이 나온 다음에는 사이드가 끝나거나 다시 즐거운 곡이 나온다. 제플린의 곡 배치는 대개 이러한데 In My Time of Dying은 무거워야 하는 시점의 곡이다. 아마도 이들의 곡 중에 가장 길 듯한 11분이 넘는 시간동안 블루지한 톤으로 시작해서 하고싶은 연주를 다 뿜어낸 다음에 다시 첫 주제로 돌아가고 장난스럽게 사이드를 끝낸다. 밥 딜런의 곡을 기본으로 삼은 곡이다. 사실 유명하지 않은 곡이긴 하지만 Houses of the Holy라는 곡이 듣고싶은 사람은 Houses of the Holy 앨범을 사면 안된다. 그 곡은 이 앨범에 있으니깐. 아마 이 곡은 재고품인 모양이다. Trampled under Foot은 The Rover처럼 훵키함이 강조된 곡으로 첫장이 가진 훵키한 하드락이라는 성격을 그대로 드러낸다. Kashmir는 이 음반에서 가장 독특한 곡 중 하나로 제플린은 뭘 해도 능청스럽게 잘한다는 느낌을 준다. 한 주제를 지속적으로 반복하는데 그 유명한 현악라인은 나중에 퍼프 대디Puff Daddy라는 녀석이 고질라 사운드트랙에서 샘플링한 바 있다. 다음장은 분위기 꽉 잡는 In the Light으로 시작한다. 처음에 나오는 연주는 고래 울음소리를 표현한거라는데...푸푸. Bron-Yr-Aur는 3집 시절을 연상시키는 어쿠스틱 송인데 이러한 곡들이 어색하지 않게 앨범에 섞여있기때문에 다채롭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다. Down by the Sea Side는 Rolling Stones를 연상시키는 영국 양아치 발라드라고나 할까. 로버트 플랜트는 모창에도 상당히 능한데 변화가 어려울것 같은 톤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 앨범에서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보컬스타일을 들려주었으며 여기서는 믹 재거를 능가하는 양아치 목소리(^^)를 내었다. Ten Years Gone같은 곡이 제플린 스타일의 발라드다. 마지막 사이드는 Night Flight으로 시작하는데 초기 헤비 블루스적인 느낌이 강한 곡이다. 이녀석들은 끝까지 블루스를 물고들어간다. 비틀즈나 킹 크림즌같은 밴드는 정말 블루스적인 냄새가 안나는데 제플린, 핑크 플로이드, 롤링 스톤즈 같은 밴드는 정말 블루지한 냄새가 풀풀 난다. 이런 대형 밴드들의 성향을 좀 더 뒤적여보면 락의 원류에 대해 더 잘 알수있지 않을까? The Wanton Song에서 다시한번 초기의 하드락을 구사한 뒤 Boogie with Stu에서 듣는 이를 홀랑 깨게 만든다. La Bamaba를 불렀던 Ritchie Valens의 곡을 차용한 느끼 뺀질이 락큰롤이라고 하겠다. 이녀석들은 안하던 짓을 해도 참 잘한다. 이들의 부틀랙 라이브가 그렇게 많은 것은 이들이 죽어라 라이브를 하면서 돌아다녔기도 하지만 가끔 이런 곡들을 연주하면서 휀들을 즐겁게해주었기 때문일게다. Black Country Woman은 맛깔나는 어쿠스틱 기타와 장난기어린 플랜트의 보컬이 아주 잘 어울리는 곡으로 베이스와 일렉기타가 빠져서 산뜻한 맛이 느껴진다. 대신 그 자리에는 하모니카가 들어가있다. 이들은 앨범을 쉽게 시작하지 않듯 쉽게 끝내지도 않는다. Sick Again은 역시 이 음반의 정수는 첫장의 곡들처럼 하드락이었어라는 느낌을 다시 주는 마지막 곡이다. 휙 끝나는 것이 좀 아쉽다. 이들의 라이브는 점차 요란해졌다고 하는데 마치 PinkFloyd가 그랬든 온갖 레이저 쇼에다가 영화를 상영하는 등 대규모로 거행되었다고 한다. 죤 보냄의 위장병이 동하고 지미 페이지가 손가락을 다치는 등 고생을 했다고 한다. 이 앨범의 재킷 또한 유명한데 아파트 창에 구멍이 뚫려있고 음반을 집어넣었다 뺐다가 하면 다른 그림이나 커튼이 보이게 되어있다. 각각의 창을 들여다보면 온갖 요지경이 들어있는데 야사시한 사진도 좀 있으니 잘 구경해보시라. 이 앨범의 다양성과 키취적인 성격을 그대로 드러내고있는 재킷이라 하겠다. 정말 좋은 음반이라면 재킷과 내용물이 일관성을 가져야한다. 그리고 진짜 좋은 음반들은 재킷과 내용물의 일관성이 뚜렷한 편이다. 당장대보라고 해도 3-40장은 댈 수 있다! 대는데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사실 나는 이 음반을 들을때 곡단위의 구성을 생각하며 듣기보다는 책을 읽으며 고개나 까딱까딱하다가 판 돌리고 또 까딱까딱하다가 판을 돌리는 식으로 듣는다. 정말 위대한 아티스트들의 특징은 후진 곡은 음반에 넣지 않는다는 점이다. 음반 구성에 문제가 있는 곡들도 넣지 않는다. 그래서 듣다보면 어느새 헤드가 끝까지 들어가 툭 소리를 내며 올라오는 것이다. 우리나라 음반들은 대개 한두곡의 힛곡들과 나머지 잡다한 곡들[filler]로 구성되어있다. 이는 서태지나 신해철같은 소위 아티스트로 불리는 친구들도 예외는 아니며 메이저 음악 씬과는 동떨어진 활동을 한 정태춘이나 한대수같은 포크 싱어들 정도가 그나마 필러를 안쓰는 축에 속한다. 국내 음반들에도 명반은 있지만 그 명반을 낸 아티스트들조차도 다른 음반에서는 이 필러 사용의 혐의를 벗기 어려운 것이다. 뭐 콩깍지 씌이면 필러고 뭐고 다 좋게 들리긴 한다...^^; 재능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기본적인 것은 자세[attitude]다. 내가 먹을거대주는 입장이 아니기때문에 강하게 요구할 수는 없겠지만 음악을 욜씸히듣는 청자로서는 충분히 질타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음반/음악은 작가[artist]의 태도를 반영하며 정말 좋은 음반/음악은 듣는 이를 끊임없이 감동시킨다. 명반들은 명반이 된 이유가 있다. 좋은 음반으로는 부족하다. 명반을 듣고싶다. 특히 한국어로 된 명반을 듣고싶다. 뭐 요즘에 나오는 락음악은 영미권 어디를봐도 그렇게 영혼을 썩 울려주지는 못하고 오히려 종종 우리나라 락음악이 내 뒤통수를 후려갈기는 일이 있는데 무척이나 바람직한 변화라고 할 수 있다. 내가 변하는건지 우리나라 락씬이 좋아지는건지는 몰라도. 어쨌거나 제플린은 단 한장의 똥판도 만들지 않은 진정한 아티스트다. 사실 다음 음반들 부터는 힘이 좀 빠지긴 해도 말이다.
10. Presence(1976) ★★★☆, UK
이들의 음악여정중에 최초의 정체가 나타났다고 한다면 그것은 바로 이 시점일 것이다. 멤버들 말로는 그들의 가장 강렬한 순간을 담은 음반이라고 하지만 내 생각에는 구성상의 묘미에서 실패한 이들의 첫번째 앨범이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76년 4월 이들은 새 앨범 Presence를 발매했고 이는 발매 동시에 영미 양안에서 챠트 1위로 데뷔를 했다. 1년만에 나온 앨범이지만 이미 레코딩이 일찌감치 끝나있었고 재킷 디자인이 늦어져서 발매가 늦었다고 한다. 이 외에도 악재가 겹쳤었는데 이들은 75년에 한동안 소득법 위반으로 영국내의 입국이 거부되었었고 그래서 다들 휴가를 즐겼다고 한다. 영국 음악계는 뮤지션들에게서 높은 세금을 걷어가는 것으로 악명높으며 음악산업에서의 수출은 영국경제에서 매우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뭐 그러니까 판을 많이 팔아치운 이들에게 작위까지 수여하겠지...-.- 그래서 많은 영국 뮤지션들은 돈을 뜯기느니 차라리 활동무대를 미국으로 잡고 영국에는 잘 안오기도 한다. U2는 아일랜드 경제에서 거의 대기업수준의 비중을 차지한다는 말도 있다. 게다가 휴가기간동안 로버트 플랜트가 가족과 함께 사고를 당해 혼수상태까지 가고 설상가상으로 스튜디오에서 플랜트가 넘어져 입원까지 했으니 재수가 어지간히 없었던 해라고밖에 할 수 없겠다. 하지만 그 와중에서도 멜로디 메이커 인기투표에서 7개부문을 쓸었으니 여전히 인기는 절정이었다. 재킷은 상당히 일관성을 가진 것이다. 앨범 타이틀 '존재'처럼 재킷의 사진들에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비틀린 입상이 하나 서있다. 이것들은 어제 어디나 존재하는 것에대한 상징일 것이다. 사실 가사와는 별로 상관이 없는 이미지메이킹이다. Hipgnosis의 재킷은 정말 타 작가들의 추종을 불허하는 구석이 있다. 첫곡은 Achilles Last Stand인데 이들의 가장 파워풀한 곡 중 하나임에 분명하다. 마치 1, 2집 시절의 음악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하는 듯 10여분동안 후려갈긴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 별로 임팩트를 주지 못하는 곡들이 뒤이어 나온다. 뭐 이미 나는 레드젭의 음악에 뻑간상태기 때문에 이 앨범도 자주 귀에 걸고다니지만 솔직히 다른 앨범에비해 앨범에 응집력이 결여되었다는 생각은 지울 수 없다. 뒷면으로 넘어가도 이런 상황은 계속된다. 훵키한 두번째곡 Candy Store Rock도 예전의 감칠맛까지는 따라가지 못하고 있으며 블루지한 사랑노래 Tea for One이 앨범을 끝맺고있지만 강렬한 여운을 남기지는 못하고있는 것이다. 자,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이들은 지금까지 승승장구하며 음악적으로나 상업적으로나 성공일로를 달려왔다. 이들은 다양한 음악적 뿌리 아래서 여러가지 혼합변종을 만들어내는데도 어느정도 성공했었다. 하지만 문제는 이 변화의 폭이 그리 넓은 것이 아니었다는데 있다. Beatles와 PinkFloyd, King Crimson을 보자. King Crimson은 분명하게 시기를 구분할 수 있으며 각 시기를 넘어가면서 그전까지와는 단절에 가까운 음악적 시도를 했다. PinkFloyd는 Roger Waters가 남아있던 83년까지 유사품을 거의 만들지 않았다. Beatles의 모든 앨범은 당대의 트렌드를 이끌어갔던, 음반 발매 자체가 신기원이었던 그런 밴드였고. 그런데 제플린의 음악적인 변화는 분명 다양했지만 그 폭이 너무 좁았다. 이들의 음반중에 분명 이색작은 존재하지만 전혀 다른 스타일은 아직까지 없었다. 즉 약발이 다했다고밖에 볼 수 없는 것이다. 분명 인기밴드이지만 사람들이 이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죽이는 하드락과 블루지한 곡 이 두종류밖에는 없다. 그리고 가끔 감칠맛 나는 곡들도. 시간이 필요했다. 이제 전환을 모색해야할 시기가 다가온 것이다.
11. In Through the Out Door(1979) ★★★☆, UK
77년부터 다시 미국투어를 돌기시작한 이들이지만 불운은 계속되었다. 지미 페이지가 줄담배를 피다가 공연 한시간만에 쓰러지는가 하면 투어시작한지 몇달안되어 로버트 플랜트의 아들 Karac Plant가 위염인지 뭔지로 죽었다. 밴드는 이후 공연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이들은 78년 6월이 되어서야 겨우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바의 스튜디오에서 새 앨범 녹음을 시작한 것이다. 79년 8월에 이들은 간만의 대규모 공연에 나섰다. 유명한 Knebworth페스티벌이 바로 그것으로 이때의 공연에는 사람들이 말 그대로 운집했다고하며 상당수의 사람은 공연이 끝난 다음에 다음날 공연까지 텐트를 치고 있었다고 한다. 새 음반 In Through the Out Door는 79년 9월에 발매되었으며 역시 영미 양안에서 챠트 1위에 올랐다. 그뿐 아니라 그들이 낸 음반이 모두 빌보드 200안으로 들어가서 침체에 빠진 미국 음반시장을 활황으로 몰아넣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사실 진정한 음악적 배신(?)은 이 음반이었다. 전작에서 느낀 한계를 벗어나려는듯 존 폴 존스는 키보드를 연주하기시작했고 로버트 플랜트의 보컬색도 조금 굵어졌다(마치 개가 컹컹 짖는듯...-_-). 미국색의 곡들도 있고 팝적인 성향도 강하다. 재킷이 아주 특이한데 LP가 서류봉투안에 들어있었으며 LP재킷은 6종류의 조금씩 다른 커버로 발매되었다. 즉 판을 뜯기전에는 자기가 어떤 재킷의 음반을 샀는지 알 수 없었던 것이다. 첫곡 In the Evening의 도입부에 깔리는 연주는 '우리는 변했다'라는 느낌을 주기 충분하다. 다음곡 South Bound Saurez는 피아노 반주가 깔린다. 심지어 Hot Dog에서는 컨트리 연주까지 나온다. 다음면도 마찬가지. Carouselambra의 전주를 처음 들었을 때 솔직히 나는 제플린에게 적의까지 가졌었다. All My Love라는 히트곡에서도 I'm Gonna Crawl에서도 깔리는 키보드 사운드는 좀 질렸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이 앨범이 잘 만들어진 팝락앨범이라는 생각이고 레드 제플린이라는 보증수표는 아직 부도나지 않았다라는 생각이다. 사실 좋은게 좋은거라고 귀에 박히고 히트하는 노래는 기본적으로 좋은 것이다. 하지만 곡을 잘 만들어서 대중에게 호소하는 것이 좋은 것이지 대중을 위해 자신들의 자세를 바꾸거나 뭐든지 하는것까지 좋은것은 아니다. 이들의 변화는 전자의 것이지 결코 후자의 것은 아니었다. 배신 운운할 필요까지는 없다. 어쨌거나 이 음반은 대박 히트했고 공연과 수익 모두 전성기때의 수준을 회복했다. 이젠 미국에서도 여러 상들을 쓸어오기 시작했다. 적어도 이 음반에서 제플린은 '우린 뭐든지 해볼 용의가 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이 변화한 사운드에서도 전성기처럼 힘있고 가슴벅찬 사운드를 들을 수 있을지는 사실 이 음반을 듣고서는 확신할 수 없다. 그리고 결코 확인할 수 없게 되었다.
12. Coda(1982) ★★★, UK 1972 Coda[Side A] 1982 1978 Coda
[Side B] 1982
80년 9월 25일 레드 제플린의 드러머 존 보냄이 과도한 음주후 토사물에 질식하여 사망했다. 그리고 밴드는 12월 4일에 공식적으로 해산을 발표했다. 그리고 82년 11월에 자신들의 음악에 종언을 찍으려는 듯 미발표곡들을 모아 마지막 앨범 Coda를 발매했다. 곡들이 좀 짧지만 전체적으로 흠잡을 곳이 별로없는 컴필레이션으로 이들의 파워풀한 연주를 즐기기에 전혀 문제가 없다. 앞면은 69년부터 72년까지의 곡으로 예전 하드락 스타일의 곡들이다. 확실히 이들의 사운드중에서 69년의 좀 설익었지만 파워풀한 사운드는 이들의 시기중에 가장 빛났던 것이 아닌가 싶다. 이후 농익어가는 연주는 점차 미끈해지지만 솔직히 69년의 살가움과는 거리가 좀 있다. 블루지한 사운드도 너무 능숙한것보다는 좀 풀냄새나는 뭐 그런 연주가 더 좋지않은가 하는 생각이다. 뒷면은 78년에 녹음된 곡들로 그 분위기는 Presence앨범에 가깝다. 이중 인상적인 것은 Bonzo's Montreux인데 이는 존 보냄의 드럼솔로이다. 내 생각에 존 보냄은 그렇게 대단한 드러머는 아니었지만 레드 제플린의 사운드와는 가장 어울리는 드러머라고 여겨진다. 이는 링고 스타가 별로 능력은 없었지만 비틀즈에 딱 어울리는 드러머였기 때문에 훌륭했다라는 것과 유사한 느낌이다. Wearing and Tearing은 7집의 Achilles Last Stand와 비슷한 스트레잇한 곡이다. 이 외에 이후 발매된 이들의 10장짜리 스튜디오 박스셋에는 LP미수록곡 4곡이 담겨있다. 레드 제플린은 미공개곡이 별로 없는 밴드다. 하긴 뭐 싱글활동을 했어야 있지. 이후 지미 페이지는 Firm, 솔로활동, David Coverdale과의 협연, Black Crowes와의 협연 등등 줄기차게 활동을 했지만 사실상 거의 무시당했다. 로버트 플랜트도 마찬가지. 그는 90년대까지 계속 솔로음반을 발표했다. 그동안 잠자코있던 존 폴 존스는 앰비언트적인 음악을 시도하였으며 베이스 솔로음반을 내기도 하였지만 역시 마찬가지. 그들은 레드 제플린이라는 이름 아래에서 결코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이 주목받는 때는 가끔 로버트 플랜트와 지미 페이지가 만날때 뿐이다. 그들이 협연이라도 한번 하면 당장 세간에는 레드 제플린이 재결성되네마네등의 루머가 떠돈다. 다른 사람은 모르겠지만 지미 페이지만큼은 자신만의 사운드를 뿜어낼 수 있는 음악활동을 할 수 있는 인물인데 그렇지 못해서 안타깝다. 작년에는 그들의 공식적인 베스트음반이 지미 페이지의 선곡으로 발매되었다. 밴드가 붕괴된지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레드 제플린이라는 이름은 현재진행형인 것이다. 앞으로 몇년있으면 또 무슨 라이브니 무슨 쎄션이니 하면서 계속 나올것이다. 락 사상 가장 완벽했던 앙상블에 경의를. 13. 시대순으로 정리한 레드 제플린의 디스코그래피 1969 Led Zeppelin 1969 BBC Sessions[Disk 1] 1997 1969 II 1970 III 1971 BBC Sessions[Disk 2] 1997 1971 nothing[aka Zoso or IV] 1972 Coda[Side A] 1982 1973 Houses of the Holy 1973 The Song Remains the Same 1976 1975 Physical Graffiti 1976 Presence 1978 Coda[Side B] 1982 1979 In Through the Out Door |
첫댓글 가벼운 맘으로 읽으세요
읽기가 굉장히 힘드네요;;;
띄어쓰기좀 하시지..
좋은 리뷰네요..... 나도 레드제플린 앨범 리뷰함 써봐야겠다...재미삼아.ㅋㅋ
엄청난데..........
가.. 가.. 가벼...우
눈 눈 눈
재밌게 읽었습니다^^
가... 가.... 가....벼.....?
가....벼....운.....-_-;;
헐~~ 간단한리뷰라고요? 스크롤의 압박이... =ㅅ=
가볍지는 않았지만 다 읽어봤습니다 . 저는 4집만 가지고 있는데 저랑 비슷하게 생각한 부분도 있네요. 하지만 4집을 완전히 이해하질 못 했는데 완전히 이해할려면 1, 2, 3집을 다 들어봐야 하군요 .. 그리고 레드제플린이 약간의 상업적인 수완도 있었다는 걸 알았습니다 ㅋ
근데 레드제플린2집리뷰에서 주다스하고 아이언의 음악이 비슷하단걸 이해하겠지만 그건 밴드의 색깔이 아닐까요? 레드제플린의 음악색깔이 대충어떤것이다 감은 잡겠지만 확실하게 대답할 수 없는데 반해(사실 저도 레드제플린을 하드락이라고 딱 정의하기엔 모호하다고 생각합니다), 주다스프리스트나 아이언메이든은
헤비메탈이라는 대략 어느정도 틀에 한정해서 설명할 수 있지 않습니까? 그건 약간의 밴드의 차이라고 생각하는데 .. 저는 라디오헤드도 약간 비슷하다고 생각하는데 라디오헤드같은경우도 정말 음악 색깔이 다양하다고 생각해요. 제 말의 핵심은 어떤 정해진 틀 안에서 발전을 꽤하는 밴드있는 반면 다양한 장르를
시도해보고 도전해보는 밴드도 있지 않나 하는 말입니다. 전 곶감맨님의 생각을 깍아내리는게 아니라 제 의견을 말한것이니 흥분하시거나 나쁘게 생각하지 말아주세요^^;
4집은 맞아.. 천국의 계단 빨인거 같아... 다 좋지만 천국이 어휴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