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임금은 우리가 쟁취하자” “전임학교 경력이 포함되는 호봉제를 즉각 실시하라!”
학교 비정규직(회계직) 1,000여명이 21일 오후 국회 앞에서 회계직원들의 열띤 호응 아래 불합한 임금체계와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는 결의대회를 가졌다.
전국교육기관회계직노동조합연합(대표 이태의, 이하 전회련)가 주도한 이날 집회에는 서울과 수도권은 물론 광주와 전북, 대구, 강원 그리고 멀리 제주에서까지 전국 각지에서 1,000여명의 학교 회계직원들이 참석해 호봉제 쟁취, 토요일 전면유급제 실시, 교육감 직고용, 정규직 전환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특히 이태의 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은 집회 후 각 지역과 직종별로 20개조로 대표단을 구성, 여, 야 교육과학기술위원들을 방문해 요구안을 전달하고 학교비정규직의 실태를 알렸다.
또 충북지역 김미경 노조 위원장 등은 변재일 교과위원장의 바쁜 일정을 감안, 집회 전에 변 의원을 만나 △주 40시간 근무를 동일하게 적용하는 토요일 전면 유급 실시 △교육청 직접고용 실시 등 회계직원들의 처우개선을 요구했다.
이시정 전회련 사무총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결의대회에서 이태의 대표는 개회사를 통해 “교과부가 한국교육개발원(KEDI)에 연구용역을 의뢰해 만들고 있는 새로운 임금체계에 호봉제, 토요유급제, 교육감 직고용, 정규직화 등의 내용은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KEDI의 연구용역에는 회계직들의 호봉제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한해 1만~2만원 수준에 그쳐 생색내기용의 무늬만 호봉제”라고 말해 참석자들의 공감과 갈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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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자들은 노동가수 박준씨의 노래에 맞춰 구호를 외치며 결속을다졌다. |
참석자들은 집회 내내 수시로 ‘호봉제 실시’ ‘정규직 전환배치’ 등이 적힌 플래카드를 흔들며 ‘비정규직 철폐’ ‘단결, 투쟁’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결의를 다졌다.
또 노동가수로 불리는 박준씨의 잇단 응원가에 맞춰 손을 흔들거나 서로 어깨를 마주잡고 좌우로 몸을 흔들며 결속력을 높이기도 했다.
이어 진행된 현장 발언에서 이복형 경북노조위원장이 과학분과를 대표해 회계직원들의 실태를 밝혔으며, 김명숙 경기남양주지회장, 박영순 서울노조위원장 등은 각각 행정분과와 급식분과를 대표해 학교현장에서의 현재의 생활상을 전하자 참석자들은 환호로 응답, 강한 연대감을 나타냈다.
불합리한 임금체계에 눌린 20만여명의 ‘성난 함성’
현재 학교 회계직은 입사한 지 한달 된 사람이나 20년 다닌 사람이나 임금이 똑 같다. 전회련은 “이는 묵묵히 뒷바라지하고 땀 흘려 일하는 사람들에게 가해지는 반(反)노동적인 처사”라며 “올들어 장기근속가산금 제도(3년 3만원부터 3년마다 1만원 추가 8만원까지 지급)가 시행되기 시작했지만 이는 공무원과 교사들에게 적용되는 호봉제와는 거리가 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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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주5일제가 학교에서도 시행되기 시작하면서 연봉기준일수가 245일, 275일로 돼 있는 약 80% 가량의 학교비정규직(회계직)의 근로조건은 오히려 후퇴하는 이상한 현상이 벌어졌다고 전회련은 말했다 .
원래 275일 근무자의 경우에는 방학 중 근무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격주로 주5일제가 시행되면서 연봉기준일수만큼 일을 하게 돼 방학 중 일부 근무하는 자로 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회계직들은 내년부터 학교에서도 전면 실시예정인 주5일제 근무를 앞두고 토요일 유급제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회계직원들은 서둘러 개선돼야 할 문제 중 하나로 학교장과의 계약관계를 꼽는다. 그러다보니 근로조건도 학교에 따라 천차만별이고 학교장 재량이 무소불위로 행사되는 경우도 많아 학교사회가 근로기준법의 사각지대가 되고 있다.
또 학생수가 급격히 감소되는 조건에서 항상적인 고용불안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처지라 이에 학교장 계약관계가 아닌 교육감 직고용을 주장하고 있다.
전회련은 지난 2월 24일 교과부가 16개 교육청 합의사항이라는 이름으로 취업규칙에 명시되어 있는 기존의 학교 비정규직에게 적용되던 임금기준율(공무원 9급과 10급 1호봉의 21배)을 일방적으로 폐기하자, 이에 반발 7,000여명의 집단소송단을 꾸려 체불임금 지급을 요청하는 소송을 진행 중이다.
2010년 현재 학교 비정규직은 국공립과 사립을 포함한 전국 1만2,000여개 학교에 영양사 4,015명 조리사 4만5,642명 교무보조 9,186명 등 모두 11만8,052명에 이르고 있다.
여기에 학교장과의 계약이 아닌 외주용역을 준 당직, 경비, 청소 노동자들 3만여명과 기간제 교원이나 인턴교사, 영어회화 강사 등 각종 비정규 교원까지 포함하면 20만명을 넘어서는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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