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어울려 사는 세상 ① 반려견 놀이터
사랑스러운 동물을 가족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 이가 늘고 있다. 갈수록 삭막해지는 현대사회에서 정서적으로 기댈 ‘누군가’로 반려동물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반려동물 천만 시대. 반려동물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과 환경이 긍정적으로 바뀌면서 애견에 대한 관심과 문화가 다양해지고 있다. 반려견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과 반려견에 대한 인천시 정책을 소개한다.
반려견과 함께하는 공간 1 - 야외
널찍한 야외 공간이 매력적인 ‘인천 개공원’
혼자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야근, 출장, 여름휴가, 혹은 명절 등 집을 비워야 할 때 늘 걱정이 앞선다. 반려견만 홀로 집에 남겨 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내 마음처럼 우리 반려견을 돌봐줄 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러한 견주들의 마음을 헤아려 문을 연 곳이 애견카페 ‘인천 개공원’이다.
▲ 널찍한 공간 덕분에 ‘인천 개공원’에는
프리스비 경기(강아지 원반던지기)를 앞두고 연습 중인 반려견을 종종 볼 수 있다. 인천대공원 정문 맞은편에 위치한 이곳은 2,975m2 규모에 애견운동장, 실내카페, 수영장, 호텔, 탄산스파목욕, 유치원 등의 시설을 갖춘 애견을 위한 종합힐링센터다. 깔끔하고 쾌적한 시설 덕분에 채널 A ‘개밥주는 남자’를 이곳에서 촬영하기도 했다.특히, 출근 등으로 집을 비우는 사이 홀로 남는 반려동물을 위한 ‘유치원’은 픽업서비스까지 가능하다. 운동장은 2군데로 중·소형 견종을 위한 곳과 대형견 운동장이 구분돼 있으며, 호텔견이나 별도 관리가 필요한 반려견을 모아놓은 공간도 있다. 운동장은 집 안에만 있어 답답했던 반려견의 스트레스를 해소해 주기에 충분한 규모다.유기견 봉사활동을 통해 강아지를 입양하게 되고 결국 입양한 강아지들을 위한 공간을 고민하다 남편과 함께 2년 전부터 ‘인천 개공원’을 운영하게 됐다는 김민선(35·부개동) 씨. 그녀는 반려견을 키우려면 무엇보다 견주들의 책임감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무조건 강아지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다른 강아지나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강아지에 대해 공부 하면서 키우는 게 중요합니다. 내 개만 소중한 게 아니라, 다 같이 어울려 살아간다는 생각이 중요한 거죠.” 그렇기 때문일까. 인천 개공원에 상주하는 모든 직원은 반려견훈련사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다.
반려견과 함께하는 공간 2 - 실내
사계절 수영이 가능한 ‘애완견 놀이터 도니’
청라 도심 한복판에 자리 잡은 ‘애완견 놀이터 도니’는 애견카페와 유치원, 호텔, 미용시설, 용품점과 실내수영장을 갖춘 반려견 종합센터다.
청라 커널웨이의 멋진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이곳은, 탁 트인 전망을 바라보며 강아지들과 휴식을 취할 수 있어 오픈한 지 1년도 안 됐지만 소문을 듣고 찾는 이들이 점차 늘고 있다. 시선을 사로잡는 세련되고 널찍한 실내공간과 야외 테라스에서 맘껏 어울려 노는 개들을 보는 애견인들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다. 개를 매개로 애견인들끼리 금세 친해져 알짜배기 정보를 공유하느라 즐겁다.
▲ ‘도니’에서는 도그 어질리티 대회에서 입상한 스탠더드 푸들과
어마어마한 몸값을 자랑하는 아메리칸 불리도 종종 만나볼 수 있다. 항상 집에 갇혀있는 강아지가 불쌍해 보여서 아예 애견놀이터를 차리게 됐다는 주인장 조용섭(33·경서동) 씨는 전직 SK와이번스 선수다. “야구를 그만두고, 애견놀이터를 시작하겠다고 했을 때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지만, 지금은 강아지를 예뻐해 주시고 하는 일도 적극 응원해 주십니다.” 강아지에 대한 조 씨의 지극한 애정은 관련 공부와 메뉴 개발까지 이어지고 있다. 덕분에 스타벅스의 반려견용 음료인 ‘퍼푸치노’를 응용해 만든 ‘강아지 전용라떼’는 반려견과 견주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단다.‘애완견 놀이터 도니’는 무엇보다 사계절 수영이 가능한 실내수영장을 갖추고 있어 언제든지 수영장에서 강아지와 신나게 놀 수 있다. 겨울에는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물 대신 볼풀로 가득 채워준다. 또 상주견이 있어서 애견과 방문하지 않더라도 강아지들과 얼마든지 어울릴 수 있다.
주소 | 서구 청라에메랄드로102번길 8-18 청라캐널큐브 801호 영업시간 | 정오~오후 10시(단, 유치원은 오전 6시부터 운영 시작)문의 | ☎ 010-9249-7343
공존하며 교감하는 공간 ‘반려견 놀이터’
반려견을 키우는 가구는 점차 늘고 있지만, 반려견이 맘껏 뛰놀면서 견주와 교감할 수 있는 공간은 그리 많지 않다. 우리 시는 올 하반기에 사람과 반려견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반려견 놀이터’를 조성한다.
공원에선 반려견과 산책하는 모습이 일상이 됐고 반려견 전용 가구와 전용 호텔까지 등장하는 사회가 됐지만, 반려견을 둘러싼 이웃 간 갈등도 함께 늘고 있다. 우리 시는 ‘반려견 놀이터’로 이런 갈등을 최소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인천 지역 등록 반려견은 지난해 말 기준 7만5,000여 마리에 달한다. 미등록 반려견을 합치면 10만 마리가 훌쩍 넘을 것으로 추산되지만, 반려견 놀이터는 단 한 곳도 없다. 시가 지난해 8~9월 실시한 설문조사(652명 참여)에서 응답자의 85.3%가 반려견 놀이터 조성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에 따라 시는 올 하반기까지 인천대공원 내에 약 3,400m2 규모의 반려견 놀이터를 조성한다. 놀이터는 개가 오르내리며 놀 수 있는 도그워크와 저니브리지, 굴을 통과하는 형태의 휴틀라인, 막대기 형태의 위브폴과 배변 모래밭, 음수대, 메시펜스, 의자, 폐쇄회로TV(CCTV), 관리사무소 등으로 꾸며진다. 또 경제자유구역청은 올 연말까지 달빛축제공원 미조성지(1만3,000m2)를 공원으로 만들고 반려견 놀이터(3,000m2 내외)를 조성할 예정이다. 5월까지 실시설계와 각종 행정 절차가 이뤄지고, 6월부터는 공사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