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나온 책들-조용한 세계, 밤으로의 자전거 여행, 짱구네 고추밭소동,GREEN

[자전거(배은숙)]

<새로나온 책> 출처:어린이 도서연구회

 
조용한 세계

이미나 글, 그림
보림 | 2021.3.8 | 40쪽 | 16,000원 | 그림책 | 8~9세

늑대 한 마리가 넓은 평원 끝에 서 있다. 늑대는 동쪽 깊은 너머에서 사슴을 따라 여기까지 왔다. 혼자 다니는 사슴을 잡는 건 쉬울 줄 알았다. 몰래 다가가서 달려들지만 재빠르게 달아난다. 늑대는 얼어붙은 평원 사이 구덩이에 고꾸라진다. 친구들과 같이 사냥을 한다면 좋겠지만 늑대는 홀로 해내야 한다. 배를 곯은 지 닷새가 되었다. 더 이상 버틸 수 없다. 늑대는 길게 울고 날카로운 송곳니를 세운다. 달빛 사이로 친구들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늑대는 바람을 가르고 사슴을 쫓는다. 사슴이 점점 가까워진다. 지금이다. 늑대는 사슴의 목덜미를 물어뜯는다.
친구들을 그리워하며 울부짖을 때 늑대 주변에 친구들이 나타난다. 늑대는 푸른색으로, 상상 속 친구들은 보라색으로 나타냈다. 늑대가 달려가면 푸른색과 보라색이 섞여 마치 친구들과 하나가 된 듯 보인다. 눈을 선명하게 치뜨고 사슴을 향해 달려가는 늑대의 모습이 역동적이다.(이은숙)

밤으로의 자전거 여행

라이언 앤드루스 글, 그림｜조고은 옮김
f(에프)｜2021.3.25｜336쪽 ｜20,000원｜만화｜11~13세

추분 축제 날 마을 사람들은 종이 등을 강물에 띄워 보낸다. 벤은 친구들과 자전거를 타고 강물에 떠내려가는 등불을 따라간다. 올해는 기필코 그 등불들이 어디로 가는지 알아낼 참이다. 아무도 집에 돌아가지 말 것, 그리고 아무도 뒤돌아보지 말 것이라는 규칙 2개를 지키기로 한다. 함께 간 친구들은 토드 캐니언 다리 앞에서 집으로 돌아가고 벤과 너새니얼만 남았다. 둘은 자전거를 타고 가다 낚시꾼 곰을 만난다. 곰은 물고기가 하늘로 올라가 별이 되는 것을 알려 준다. 셋이 함께 가던 중 거대한 절벽 앞에서 길이 막히고 벤과 너새니얼은 곰과 헤어진다.
두 소년이 함께 떠난 여행은 어두운 숲과 길, 지하 동굴과 검푸른 물속에서 현실과 상상을 자연스럽게 오간다. 벤과 너새니얼, 낚시꾼 곰이 우주를 유영하듯 헤엄치는 장면과 곰이 물고기를 잡는 장면은 특히 인상적이다. 푸른색이 주를 이룬 가운데 등불의 노란색에서 따뜻함이 느껴진다. 다양한 크기의 칸 속 배경과 인물들을 세밀하게 묘사했다. 낚시꾼 곰의 능청스러운 표정과 어두운 길을 달려가는 자전거 불빛이 오래 남는다.(김선정)

 
짱구네 고추밭 소동

권정생 글 | 김용철 그림
길벗어린이 | 2021.3.25 | 44쪽 | 13,000원 | 그림책 | 8∼9세

비탈 너머 짱구네 고추밭이 있다. 고추들은 자갈밭이지만 짱구네의 정성스런 손길 속에 무럭무럭 자란다. 빨갛게 물든 고추들은 이제 고추밭 근처에만 가도 코가 아리고 눈이 쓰려 아무나 함부로 손을 댈 수 없을 정도로 컸다. 강 건너 마을에 고추 도둑이 들어 난리를 겪었다고 한다. 그 말을 들은 고추들은 남의 것을 따가는 건 엉터리라고 분해한다. 고추들은 도둑을 물리칠 꾀를 내어 사흘 밤 동안 힘을 모아 싸울 준비를 한다. 짱구네 엄마가 잘 익은 고추를 보고 이제는 따 들여야겠다고 하자 고추들은 다행이라며 신이 나서 맘 놓고 잔다. 그날 밤 빈 자루를 든 그림자가 비탈을 오른다. 그림자는 재빠른 손으로 고추를 훑어 자루에 담는다. 깜짝 놀라 잠을 깬 고추들은 힘을 모아 꽁꽁 묶인 자루 속에서 용을 쓰며 몸부림친다. 자루는 풍선처럼 커다랗게 부풀어 오른다. 고추들의 분하고, 비장하고, 익살스러운 표정이 발랄하다. 고추의 빨간색과 매운 내의 노란색, 밤하늘의 파란색 등 밝고 강렬한 색감과 여러 겹의 터치로 생생함이 더해진다.(정영화)

 
GREEN : 숲 이야기

스테판 키엘 글, 그림｜이세진 옮김
라임｜2021.3.15｜32쪽｜12,800원｜그림책｜8~9세

한 아이가 가족과 함께 정글에 도착한다. 새로운 삶을 위해 살기 좋은 땅을 찾은 것이다. 숲은 온통 초록이고, 그곳에 사는 동물들의 소리로 생동감 넘친다. 가족은 위험하지만 아름다운 정글에 차츰 빠져든다. 울창한 숲에 터를 잡기 위해 가장 먼저 한 일은 나무를 베는 일이다. 그것으로 집을 짓는다. 숲의 풍요로움에 반한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자 나무는 더 많이 베어진다. 베어진 나무는 집이 되고 학교가 되고 울타리가 된다. 사람들이 이곳의 주인이 되었다. 그러자 동물들은 사라진다. 줄곧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한 ‘왕’의 포효 소리조차 들리지 않게 된다. 그토록 두려워하던 왕이 떠나버렸다고 믿은 어느 날 아이는 그의 냄새를 맡는다. 왕은 자신의 영토를 새롭게 찾은 것일까. 울타리 밖으로 쫓겨난 ‘수백 가지의 포유류와 조류’는 어디로 갔을까.
양면을 가득 채운 정글의 모습과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은 빈 화면의 대비가 강렬하다. 장엄한 초록빛 세상이 점점 제빛을 잃어가는 과정을 정면으로 보여준다.(정은영)

[랄랄라(김미아)]

오~~~신간소식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