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눌이 아침부터 일출을 보라고 난리 부르스다.
13층 글로리 콘도에서 보는 일출~
과연 장관이다.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눌렀지만
오른 작품이 안된다.
해운대 아쿠아리움은 꼭 가야한다는 마눌의 성화에 못이겨
아이들처럼 온갖 고기들을 구경한다.
대형 수족관의 쇼도 보고 그동안 알지 못했던 민물고기의 설명까지 꼼꼼히 읽어본다.
세상에 이렇게 많은 고기가 있을 줄이야!!
20대 때 나는 한 소설가의 작품에 빠져 있었다.
그가 바로 김성종이다.
전남 구례 출신인 그가 10여년 전에 해운대에 추리문학관을 오픈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리고 늘 그곳에 가고 싶었다.
이후에도 몇번이나 해운대에 왔지만 추리문학관을 들러보지 못했다.
그래서 마눌에게 강력하게 주장했다.
"나의 20대를 관통한 추리소설가 김성종 문학관에 가자"고.
김성종 추리문학관은 해운대 해변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달맞이 고개에 있다.
고급 빌라들 사이로 시원한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추리문학관은
생각했던 것보다 한적했다.
1층은 커피숍, 2층은 도서관, 3층은 문학강좌로 이용되는 강당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입장료 5천원을 내면 1층에서 차 한잔을 대접한다.
시간이 없어 추리 소설을
읽지는 못했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추리소설들이 그곳에 있는 듯 했다.
수많은 장서들을 앞에 두고 이리저리 뒤적인다.
한때 읽어 봤던 소설들~
코난도일의 설록홈즈 시리즈, 아가사 크리스티의 전집~
장서 앞에서 역시 글은 쉽게 쓰여 지는게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다음에 이곳에 올때는 반드시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고 촘촘히 읽어 보리라~
김성종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은 그래도 발걸음이 가볍다.
내가 원했던 것을 이루었다는 성취감이랄까?
맘 속으로 포만감을 느낀다.
부산역 주위로 돌아와서
이국적인 풍경인 상해거리와 러시아 거리를 둘러 본다.
기차를 기다리는 시간동안
허름한 포장마차에서 부산 생탁에 곰장어 구이를 먹는다.
마눌한잔 나한잔~
자갈치에서 고래고기를 사 온 친구 녀석은
기차 간에서도 소주잔을 기울이잖다.
그렇게 주거나 받거니 하는 사이에
기차는 어느듯 대구역에 닿는다.
술기운으로 본 대구역사와 그 주위의 풍경도
나름 아름답다.
첫댓글 원태야 너 집사람은 불만이 많은것 같네 ㅋㅋ
아니다..마눌도 좋아하더라!!!
나름 의미있고, 보람을 찾는 인생 부러울 따름이다. 자네들의 살아가는 모습에서 "참한인생"이라는것이 물씬 풍기는구나. 좋은글 앞에서 잠시나마 망중한을 가져보게 해줘서 고맙다.
고맙다....대건아!!! 인생 뭐 별거 있나?? 그냥 나름 즐기면서 살면 되잖아....
장시장은 인생을 즐겁게 사는거 같어..행복은 아주 가까운데 있는데 포커스를 돈에만 두니 행복이 멀리 있는거 처럼 보이는것은 아닐까 생각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