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변 산책
조 흥 제
2014.2.9
나는 요즈음 3일에 한번 꼴로 뚝섬에서 옥수역까지 6㎞ 정도를 걸었는데 조금 부족한 것 같아 지난번에는 한남역까지 8㎞를 2시간 정도 걸으면 운동이 되겠거니 하는 마음이다.
2.28
오늘은 산책 코스를 바꿔 2호선 강변역에서 한강을 끼고 내려 왔다. 뚝섬까지 3㎞ 정도 되는 것 같다. 강가에는 나뭇잎이 파릇파릇 나오고 콩만한 파란 꽃들이 피었다. 황사가 심하여 뿌연 먼지 때문에 멀리 보이지가 않고 마스크 안하고 나가면 큰일이라고 방송에선 계속 떠들어 걷기운동 하기도 조심스럽다.
3.3
오늘 산책은 서울시와 구리 시계(市界)서 뚝섬유원지역까지 6㎞ 정도를 걸었다. 7호선 군자역에서 내려 5호선으로 갈아타고 광나루역에서 내릴 것을 천호역까지 갔다. 한강 건너는 지하철을 지하로 한 것이 마포나루역에서 여의도역까지만 있는 줄 알았는데 천호대교도 지하로 된 것을 처음 알았다. 다시 건너 와 광나루역으로 와서 구리 쪽 출구로 나와 차로를 따라 가다 강 가로 내려서는 가장 먼 곳으로 내려서서 광장교 쪽으로 조금 내려가니 구리 1㎞라는 안내판이 있어 구리 시계까지 갔다.
구리 시계에 오니 자전거길이 서울 쪽은 검회색의 아스팔트 색인데 구리 쪽은 인도와 같이 주황색이다. 되짚어 서울 쪽으로 내려 왔다. 광나루에는 광진교와 천호대교가 조금 떨어져 나란히 있다. 광진나루는 서울과 강원도 쪽을 연결하는 나루로 옛날 정선 아우라지에서 출발한 뗏목이 여기까지 와서 멈추었다. 80년대 후반 KBS 드라마 작가 과정을 공부할 때 회원들과 함께 정선 아우라지에 가서 배를 타고 뗏목을 타던 마지막 뗏목꾼과 동승하여 뗏목꾼들이 부르던 노래와 그때의 이야기를 해 주었다. 광나루에 와서는 임금을 받아 기생집에 가서 강바람에 언 몸을 녹였다고 했다.
한국전쟁 때 우리도 광나루를 배로 건너 충청도까지 갔었다. 외삼촌이 몰고 가던 소는 뗏목 배에 실었는데 물이 출렁출렁 움직여 뗏목 사이로 올라오자 겁을 먹고 꼼짝을 못했다. 소는 덩치는 큰 놈이 겁은 되게 많았다. 광나루는 강폭이 넓어 붙여진 이름인데 지금은 서울 쪽 강변은 다 넓혀 광나루도 특별히 넓은 것을 모르겠다. 제1한강교 건설 때 1㎞에 가까운 다리를 놓을 기술이 일본인에게는 없었던지 중간에 섬을 만들었다. 그게 중지도다. 흙은 중랑천 하구에 있던 저도(楮島)의 흙을 퍼다 섬을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다. 저도는 30만 평이나 되는 큰 섬으로 가운데 호수가 있고 가에 마을이 있었다. 한강 다리 만들 때 저도 흙 3분지1을 가져다 중지도를 만들었고, 1925년에 발생한 을축대홍수 때 3분지 1이 떠내려 가 3분지1이 남은 것을 1970년대 강남 개발 때 나머지 흙을 퍼다 메워 섬 자체가 없어진 비운의 섬이다.
광진교~천호대교~올림픽대교~잠실대교를 지나 청담대교로 와서 뚝섬유원지역에서 걸은 거리는 7㎞ 정도 된다. 뚝섬에서 한강대교까지는 12㎞를 전에 걸어 보았다. 뚝섬에서 구리 시계까지는 6㎞다. 18㎞를 한 번에 간 것은 아니지만 걸어 보았다. 이제 난지 기점까지 한강대교에서 10㎞라는데 언제 한 번 가 봐야겠다.
3.10
손자가 부반장이 되어 선물을 전해주고 전철을 타고 오다 월드컵 경기장에서 내려 성산대교에서 한강으로 내려섰다. 평소에 한강 가를 걸으면서 난지도에서 뚝섬유원지까지 걸어보고 싶어서였다. 따스한 봄볕에 넓고 푸른 한강은 더 없이 포근하고 마음에 안정을 주었다. 너비 1㎞ 이상 되는 한강이 우리의 수도 서울을 관통하는 것은 축복이다.
프랑스 파리의 세느강, 영국 런던의 템즈강도 수도를 관통하고 있지만 한강만큼 넓지는 못하다. 마포 절두산 천주교 성지를 가 보려고 했으나 문을 닫아 들이가지 못했다. 한강 철교 못미처에서 휴식. 물과 초콜릿 과잘 먹었다. 한가하게 쉬면서 따스한 봄볕을 즐겼다. 한강철교에선 빨간 차, 파란 차가 연락부절이다. 빨간 차는 무궁화호. 파란 차는 새마을호와 KTX다.
발바닥에 통증이 왔다. 며늘아기가 새로 사 준 등산화가 조금 작아 바꿔 오라고 했어도 그런 현상이 나타났다. 애초의 계획은 한강대교까지 잡았는데 욕심이 생겨 옥수역까지 가기로 했다, 양쪽 발바닥이 아프고 다리에는 통증이 왔다. 그렇지만 뚝섬유원지까지 가기로 계획을 수정했다. 뚝섬역에 오니 해가 졌다. 몸은 피곤하고 발이 아파 더는 못걷겠는 걸 무리를 해서 목적을 달성하는데서 오는 뿌듯한 마음이었다.
월드컵 경기장에서 성산대교까지 약 2㎞는 난지도 기점과 비슷하고 뚝섬유원지까지 22㎞, 도합 24㎞를 걸었으니 짧은 거리는 아니다. 집에 와서 발을 벗고 보니 양쪽 발가락에 물집이 생겼다.
3.21
오늘은 고양과 서울시계를 산책하려고 2호선 합정역에서 내렸다. 합정역 8번 출구로 나와 양화대교에서 내려서 자전거 길을 따라 가니 성산대교까지 1.6㎞라고 땅에 쓴 이정표가 나온다. 성산대교에서 난지 시발점까지 2㎞, 난지 시발점에서 고양시계까지 2㎞ 남짓 된다. 조그마한 다리가 있는데 거기가 경계라고 한다. 이로써 한강변 북로 자전거 길로 구리에서부터 고양까지 30㎞를 다 걸어 본 것이다.
서울은 아름다운 도시다. 사람이 살기에는 산과 강과 들이 있는 곳이 이상향인데 서울은 그걸 다 갖추었다. 우선 서울의 중앙으로 흐르는 너비 1㎞의 한강이 있어 경관이 좋고 그 위에 가로지르는 다리가 많다. 1960년대 서울은 산이 30%, 시가지가 30%, 농토가 30%라고 했다. 서울에는 9개 구(區)가 있었다. 산은 2중으로 둘러 싸였다. 외산으로는 북한산, 도봉산, 수락산, 불암산, 아차산, 청계산, 관악산, 삼성산. 내산으로는 남산, 낙산, 북악산, 인왕산이다. 그 사이로 북쪽으로는 청계천, 중랑천, 홍제천, 불광천이 한강으로 흘러들고, 강 남쪽으로는 탄천, 안양천이 한강으로 흘러들었다. 그 사이 농토도 많았다.
3.21
오늘은 고양시계까지 갔다가 노을공원으로 가는 길이 있어 올라가 보았다. 600계단에 이르는 지그재그의 인공 길이다. 노을 공원에 서니 김포, 고양, 행주산성 너머로 한강이 보인다. 노을공원과 하늘공원은 난지도(蘭芝島)였다. 난지도는 여의도(90만평)보다 큰 섬이다. 1970년부터 서울에서 나온 쓰레기를 20여 년간 쌓아 높이가 100m 이상이 된 것을 그 위에 흙을 덮어 쓰레기 썩은 것에서 나오는 메탄가스를 뽑아 발전한다. 발전시설은 맨 땅에 하고 우측에 쌓은 높은 곳을 하늘공원, 좌측을 노을 공원이라 한다. 하늘공원은 억새풀이 많고 중간에 길이 많다. 노을공원엔 골프장을 만들었다. 나는 하늘공원은 몇 번 갔지만 노을 공원은 처음이다. 노을공원도 하늘공원 못지않게 억새풀이 많았다. 거기서 내려 와 건너편에 있는 하늘공원을 가로질러 월드컵 경기장으로 내려와 6호선을 타고 합정에서 2호선을 타고 대림역에서 7호선을 타고 집에 왔다.
3.24
오늘은 한강 남쪽인 올림픽대로를 걷기로 했다.
올림픽대로 서울 구간은 40㎞가 넘어 30㎞ 정도 되는 강변북로보다는 먼 거리다. 전 구간을 걸어보고 싶어서 4구간으로 나누어 걷기로 했다. 상류쪽으로는 강동대교 IC에서 잠실철교(2호선)까지 약 10㎞, 잠실철교에서 동작대교까지, 동작대교에서 당산철교까지, 당산철교에서 김포시계까지로 나누어 걸으면 무리가 없을 것 같았다.
첫 번째로 당산철교에서 김포시계까지 걷기로 했다. 2호선 당산역에서 내려 4번 출구로 나가니 바로 한강 공원으로 내려설 수 있었다. 거기서 양화대교, 성산대교, 마곡대교, 가양대교, 행주대교까지 11㎞ 정도였다. 이 코스는 강 위에 다리를 놓거나 강가에 콘크리트를 쌓아 만든 도로로 강을 끼고 걷게 되어 있어 팔뚝만한 고기들이 떼를 져서 유유히 헤엄치는 것을 볼 수 있다. 안양천 근방에는 가창오리와 갈매기들이 많아 작은 고기들은 안심할 수 없으니 고기의 세계에도 안전할 것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여기는 낚시 금지구역이고, 새들도 없어 안전해 보였다.
가양대교를 지나자 강가에 초원지대가 전개되고 행주대교까지 풀이 우거졌다. 행주대교까지가 서울시계다. 안내판에 1.2㎞만 가면 아라뱃길이 있다고 하여 갔더니 터미널과 화물 창고는 있는데 물은 강으로 연결되지 않고 저수지가 많이 있었다. 이명박 정부 때 김포에서 인천까지 폭 80m, 깊이 6m, 길이 20㎞를 파고 거기에 유람선과 화물선을 다니게 하여 서해에 진수시키려 했는데 서울시장이 바뀌어 무산되어 아라뱃길은 한가하게 되었다. 거기서 돌아서 개화동쪽 도로를 따라 와 김포공항을 지나 개화역에서 지하철을 탔다. 걸은 거리가 14~15㎞는 됨직하다.
3.28
오늘의 한강변 산책 코스는 올림픽대로 동작대교에서 당산철교까지 걷기로 했다. 며칠 전에는 당산철교에서 시계인 행주대교로 해서 아라뱃길 시작점을 거쳐 9호선 시발역인 개화역까지 갔었는데 오늘은 동작역에서 당산철교까지 갈 예정이다. 동작에서 한강대교까진 길이 험하고 자전거 길과 보행로가 뚜렷하지 않아 몇 번씩 길이 끊기고 작은 고갯길도 있었다. 언덕이라 그런가보다. 한강대교를 지나자 길은 평탄하다. 여의도 진입로가 좌우로 있는데 우측 길을 택하다. 여의도 다리가 강변에 있어 유원지가 되어 넓었다. 국회의사당을 지나자 넓은 주차장이 있고 그 위로 국회에 올라가는 계단이 있어 우회도로에 벚꽃길이 이어졌다. 아직 꽃은 피지 않았다. 우측 끝으로 가서 강을 따라 내려가는 자전거 길이 끊겨 언덕 위로 올라서서 조그만 내를 건너 본 길로 들어서 당산철교까지 갔다. 약 8㎞에 2시간 정도 걸렸다. 한강북로보단 길이 평탄치 못하였다.
3.31
오늘은 2호선 전철이 통과하는 잠실철교 성내역(한강나루역)에서 내려 어렵게 강으로 내려서서 잠실교에서 동작대교까지 14㎞ 정도를 걸었다. 잠실철교역(구 성내역)에서 내려서 한강 가는 쪽으로 가는 길이 아산병원 쪽으로 내려서야 하는데 길을 잘못 들어 강변 차로를 타고 가다 내려서는 쪽이 있어 자전거 길로 들어설 수 있었다. 그곳은 강안이 활처럼 휘어 다음 다리인 뚝섬까지 3㎞가 넘었다. 그 사이에 유람선 선착장이 있고, 강변이 넓었다. 청담대교, 영동대교, 성수대교 사이는 좁았다. 강북에 비해서 탄천은 중랑천과 같이 하구가 한참 올라가다 건너게 되어 있었다. 때 이른 벚꽃과 개나리꽃이 만발하여 더 없이 좋았으나 한강변의 넓은 공지는 공원이 되어 잘 가꾸어져 있었다. 강변에 있는 풀을 제초기를 든 인부들이 베고 있다. 드디어 잠수교에 왔다. 12㎞ 정도 된다. 거기서 동작대교까진 1.7㎞다. 대략 14㎞ 되는 올림픽대로 구간 4개로 나눈 가장 긴 코스다. 약 3시간이 걸렸다.
2014. 4.3
아직까지는 한강에 진입하는 것이 비교적 뚜렷하지만 마지막 구간인 잠실철교역에서 하남 시계까지는 길을 찾기가 힘들다. 성내역에서 내려 하남시계까지 가서 거기서 올라서 택시를 탈까? 그렇지 않으면 시계까지 택시로 가서 잠실철교까지 내려올까 어느 것이 현명할지 판단이 안 선다.
7호선 군자역에서 5호선으로 갈아타고 천호역 1번 출구로 나와 천호대교 중간에서 한강으로 내려섰다. 한강을 따라 올라 가 하남 분기점까지 갈 예정이다. 지척에 있는 광진교를 지나 한참 올라가니 암사대교가 나온다. 다리를 건너면 바로 구리시로 연결된다. 암사대교를 지나니 자전거 도로는 강을 비껴 언덕으로 올라간다. 그 중간에 절터가 있다. 한참 경사진 곳을 올라가다 내려가니 강동대교가 나온다. 강동대교 지나 1.5㎞ 정도 가니 하남시 경계가 문같이 되어 있다. 드디어 서울~하남 분기점까지 온 것이다. 하남 분기점에선 강동대교까지 되돌아오다 고척동 가는 지하도를 지나니 고척천 둑길이 길게 이어지다. 고속도로(서울외곽 순환고속도로)를 옆에 끼고 한참 가니 큰 길이 나오고 버스 정류장이 있다. 거기서 버스 타고 천호역까지 와서 내려 올 때 갔던 길로 천호대교에서 한강으로 내려서 이번에는 반대로 내려가 올림픽대교 잠실철교까지 2.5㎞를 걸어 와 잠실역에서 2호선을 탔다.
당산철교에서 김포시계까지 11㎞, 동작대교에서 당산철교까지 9㎞, 잠실철교에서 동작대교까지 14㎞, 오늘 마지막으로 잠실철교에서 하남분기점까지 10㎞을 걸어 한강 남단의 서울유역 42㎞를 내 발로 걸었다.
그뿐 아니라 한강 북쪽 자전거 길 30㎞를 구리 시계에서부터 고양 시계까지 걸었다.
한강 북쪽은 중랑천 하구에 고기들이 많았는데 낚시 금지구역이었다. 뚝섬 근처에는 서울 숲이 있어 나무와 풀이 많았고 뚝섬은 조선왕조시대에는 군마를 기르던 풀밭이다. 한강 서울구간은 행주산성 밑이 깊은 줄 알았더니 마포 쪽이 깊다는 당국의 증언이다. 김포쪽에도 큰 풀밭이 있다. 강 양안에 운동시설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