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자동차 가족여행기 14 : 할슈타트 소금광산 투어
2005년 7월 28일(목)
☞ 할슈타트 소금광산 투어 -> 짤츠캄머구트 호수
오늘 일정은 꽤 여유가 있다.
인스부르크 가는 길에 퓌센 성을 보아서 일정이 반나절씩 당겨진 탓이다.
원래 오전은 볼프강 호수, 오후엔 소금광산으로 가려고 했지만,
어제 볼프강 호수를 보았으니 오늘은 소금광산을 가고 케이블카를 타고
호숫가에서 놀기로 했다.
8시에 정원에 마련된 식탁으로 가니,
할머니 딸인 이집 주인 여자인 마리아가 아침을 날라다 준다.
콘티넨탈 아침식사라고 해서 빵과 버터, 잼 정도의 간단한 식사인 줄 알았더니
아주 푸짐하고 맛있는 식사를 차려다 주었다.
여러 가지 종류의 햄과 치즈, 버터, 잼에 쥬스, 커피,코코아, 빵 등
푸짐하고 맛있어서 웬만한 식당의 식사 못지 않게 훌륭했다.
황송할 정도로 깨끗한 숙소에 푸짐한 아침식사 제공이
1인당 18유로이니 결코 비싼 가격이 아니다.
방이며 식사를 보니 마리아 살림 솜씨가 야물딱진 것을 알겠다.
그에 비해 남편은 가만 보니까 아이들과 호숫가로 나가 노는 등,
별다른 직업이 없는 듯 아주 신세가 편해 보인다.
식사를 마치고 아이들이 밀린 일기를 쓰는 동안 나는 돈 봉투를 꺼내들고
남은 돈을 헤아려 본다. 1,000 유로 중 400 유로쯤 남았다.
만약 내일 숙박비를 현금으로 내면 200유로 좀 넘게 남을 텐데
이탈리아에서 열흘 쓸 돈으로는 부족할 듯하다.
현금인출기에서 좀 빼내야 될 것 같다.
10시경 길 건너에 있는 소금광산을 보러갔다.
패밀리 요금으로 4명에 53유로로 좀 비쌌는데, 비싼 값을 했다.
250만 년 전 바닷물이 유입되었고, 그 바닷물은 빙하시대 이후 산 속
깊은 곳에서 암염이 되었다. 약 7천 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이 암염을
캐내기 시작했고, 짤츠부르크의 ‘짤츠’는 ‘소금’이란 뜻으로,
이 암염의 무역으로 발전하였다고 한다.
소금광산에 들어가기 전에 나눠준 긴 바지와 긴팔 옷을 입고
좁은 갱도 안으로 들어갔다. 갱도 안으로 들어가자 시원한 냉기가 밀려왔다.
가이드는 처음엔 독일어로 설명을 했는데, 우리랑 같이 들어간
프랑스 단체 관광객들의 요청으로 영어로도 설명을 해주었다.
(그녀는 불어는 할 줄 모른다) 그녀는 친절하게 소금광산의 유래와 역사를
두 가지 언어로 번갈아가며 설명해 주었다.
미끄럼틀처럼 경사진 곳을 미끄러져 내려오는 슬라이드가 두 개 있었는데,
양손을 팔짱 낀 자세로 비스듬히 누워 미끄러져 내려간다.
첫번째는 짧아 문제가 없었는데, 두 번째 슬라이드는 꽤 길고 경사가 급해
나의 고소공포증이 발동을 했다.
나는 다리를 좀 벌리고 천천히 내려갔다. 위에서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그렇게 가지 말고 시원스레 쭉 내려 가라 말하는데, 그게 난 안되었다.
다 내려오면 CCTV 화면에 속도가 찍혀 나오는데,
내가 꼴찌인 시속 13.5킬로미터였다.
그런 겁 많은 나를 보고 남편이 뭐락뭐락 하며 구박을 주었는데,
나중에 사진을 보니 그도 14.5킬로미터로 꼴찌에 준하는 성적이어서
한참을 웃었다. 동하는 시속 29킬로미터로 최상위 그룹에 속했다.
비디오를 틀어 주었는데, 소금 광산에서 수십 년 전 미이라가 발견되었다고 한다.
당시 사람들은 약 180년 전의 사람이 광산에서 사고를 당해 죽은 것으로
추정하고는 할슈타트 어딘가에 매장해 주었다.
나중에 여러 정황으로 다시 조사해 보니 그는 수만 년 전의 원시인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가 매장된 곳이 어디인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이야기였다.
지금은 현대적 기계 설비로 소금광산을 운영하고 있다는 비디오 화면이며,
곳곳에 전시된 수백년 된 광산 기구들이 흥미롭다.
약 2시간에 걸친 소금광산 투어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 오니 1시.
아침에 만들어 놓은 김밥과 컵라면으로 점심을 먹고,
남편과 나는 낮잠을 잠깐 자고 아이들은 카드 놀이를 하며 쉬었다.
4시경 근처의 호수들을 드라이브 하며 구경했다. 바다가 없는 내륙의
오스트리아는 해변의 수영 대신 호수가의 수영이 발달해 있다.
호숫가마다 수영하는 이와 선탠 하는 이, 보트 타는 이들로 북적인다.
호수의 수심이 얕은 곳을 따라 그런 간이 수영장이 주욱 늘어서 있다.
그 호수의 물은 마을로 흘러 들어, 집들 사이로는 자갈이 선명히 보이는
맑디 맑은 녹색 빙하 녹은 물들이 흘러 다닌다. 집 뒷문을 열면 냇물이고
호수이고 깊은 산과 숲이다.
유명 휴양지이지만 못 견딜 정도로 사람들이 북적대는 것도 아니고,
아름다운 자연과 좋은 날씨와 맑은 공기를 일년 내내 누리고,
봄여름가을에는 민박으로 솔솔이 돈을 벌고....
여기 사람들 삶도 참 괜찮다 싶다.
<마리아 짐머 뒷마당에서 아침식사>
<소금광산에서 슬라이드 타고 내려오는 모습>
<소금광산의 소금결정체 전시물>
<소금광산에 대해 설명하는 모형 광부의 모습>
<소금광산으로 올라가는 케이블카>
첫댓글 소금광산과 짤츠캄머구트 호수 여행기 잘 읽었습니다.
저도 그민박집에서 묵고 싶네요.패밀리요금이 싼것 같은데 다른분은 일인당 입장료가 21유로라고 했는데 그리고 입장시 입었던 옷이 영환님은 죄수복 같다고 하셨는데.ㅎㅎ
저희는 패밀리 요금(어른 2명, 아이 2명)을 적용받아서 싼 것입니다. 가족이 여행할 때에는 패밀리요금이 적용되는지 꼭 물어보세요. 나라마다, 도시마다 되는 곳도 있고 안 되는 곳도 있답니다.
소금광산 산상역 옆에 있는 조그마 동산에는 식당이있고 그기서 아래로 호수를 내려다보고 사진을 찍어면 환상적인 포인트가 된다지요?
소금광산 투어 마치고 내려올 때 전망 좋은 곳에 위치한 그 건물을 보았지만 아쉽게도 가보지는 못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