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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절로가는길 · 서울불교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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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마다좋은날 스크랩 샨티데바著/청전 스님譯, 산티테바의 입보리행론
관문/이재희 추천 0 조회 42 14.06.29 02:57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산티테바의 입보리행론

 

청전譯 입보리행론.hwp

 

제1장 보리심 공덕 찬탄품 功德 讚歎品

샨티데바著,청전譯/하얀연꽃/자료입력:화목

 

 모든 부처님과 보살님께 예경합니다.

 

1 선서善逝의 법신을 지니신 보살과

예경 받으실 모든 분께 정례하오며

보살의 율의律儀에 들어감에 [대하여]

경에서와 같이 간략하게 말하겠습니다.

 

2 이전에 없었던 것을 여기에 말한 것은 없습니다.

뛰어난 글 솜씨 역시 나에게 있지 않으니

그래서 다른 이를 ‘위한다’는 생각 또한 저에게 없습니다.

자신의 마음에 바른 습을 들이기 위해 이를 짓습니다.

 

3 선업에 길들여져 나의 믿음은

이러한 신심을 순간 자라게 하리니

저와 선연善緣이 같은 다른 이들도

만일 이 내용을 보게 된다면 뜻을 얻게 될 것입니다.

 

4 이 *가만暇滿(法緣)은 얻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인간의 뜻을 이루었으니 만일 이런 좋은 기회에도 성취하지 못한다면

어찌 다음 생에 완전한 기회가 다시 오겠습니까?

 

(역주)*가만假滿은 불법佛法과 인연을 맺고 공부하기 위한 여덟 가지 온전한 인간의 조건인 팔유가八有暇와 열 가지 바른 시공간의 인연을 얻는 십원만十圓滿을 말한다.

 

팔유가는

1.지옥에 태어나지 않음

2.아귀로 태어나지 않음

3.짐승으로 태어나지 않음

4.장수하는 신으로 태어나지 않음

5.야만인으로 태어나지 않음

6.부처님이 태어나지 않은 시기에 태어나지 않음

7.잘못된 견해를 가진 이로 태어나지 않음

8.바보 등의 몸 으로 태어나지 않음을 말하며,

 

십원만은 

1.인간으로 태어난 것

2.중심지에 태어난 것

3.신체가 온전한 것

4.오역죄五逆罪를 범하지 않는 것

5.불법에 대한 신심이 있는 것

6.부처님이 계실 때 태어난 것

7.불법을 설할 때 태어난 것

8.불법이 있는 곳에 태어 난 것

9.불법을 배우는 것

10.선법을 가르쳐 줄 스승이 있는 것을 말한다.

 

5 마치 구름 낀 칠흑 같은 어두운 밤 순간 번개의 섬광이 모든 것을 드러 내듯이 처럼

한때 부처님의 위신력委信力으로 이 세상의 복과 지혜는 잠시 생겨납니다.

 

6 이처럼 선의 힘은 항상 약하고 강한 악업의 힘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러니 완전한 보리심이 아닌 그 어떤 선으로도 악을 조복 받을 수는 없습니다.

 

7 무량한 세월동안 [중생의 이로움에 대해] 깊은 사유를 행하신 모든 부처님께서

이 보리심 만이 [중생에게] 유익함을 보시고

이것으로 한량없는 중생에게 아주 쉽게 궁극의 안락을 얻게 하셨습니다.

 

8 끝없는 윤회의 고통을 없애고 중생이 불행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며 갖가지 행복을 누리고자 한다면

언제나 보리심만은 버리지 말아야 합니다.

 

9 보리심을 일으키면 윤회의 쇠사슬에 얽매인 가련한 자도 보살이라 불리며

세간의 천신과 사람들이 함께 받듭니다.

 

10 모든 것을 금으로 변하게 하는 최고의 연금액捐金液처럼 깨끗하지 못한 이 몸뚱이를

부처 몸으로 만들고 값으로 매길 수 없을 만큼 귀한 보석으로 바꾸려면 ‘보리심’을 견고히 잘 지녀야 합니다.

 

11 온 누리의 으뜸이신 오직 당신,

부처님의 한량없는 지혜로 온전하고 바르게 잘 관찰하시어 값진 보배로 [보리심을] 인정하시었으니,

중생계衆生界를 벗어나려고 하는 이들은

소중한 보리심을 굳건히 지녀야 합니다.

 

12 세상의 다른 선업善業은 파초芭蕉와 같이

열매를 맺고 나면 시들지만 보리심의 나무는 항상 푸르러 끊임없이 열매 맺고 시들지 않으며 잘 커나갑니다.

 

13 무섭고 큰 죄를 지은 자라도 보리심에 의지하면 찰나에 그 업을 벗습니다.

용맹하게 보리심을 일으키면 모든 공포가 사라지니

의식이 있는 자者라면 어찌 이것에 의지하지 않겠습니까?

 

14 보리심은 말겁末劫의 불처럼 어떤 큰 죄도 순식간에 소멸시켜 줍니다.

보리심의 이로움이 ‘헤아릴 수 없음’에 대해 지혜의 미륵보살께서 선재동자에게 말씀하셨습니다.

 

15 이 보리심을 요약하면 두 가지 유형으로 이해할 수 있는데

하나는 보리심을 일으키는 마음(願菩提心)이고 다른 하나는 보리심을 실천하는 마음(行菩提心)입니다.

 

16 가기[菩提道]를 바라고 [실제로]가는 차이를 이와 같이 아는 것처럼

그와 같이 지자智者는 이 둘의 차이를 차례로 알아야 합니다.

 

17 원보리심願菩提心 자체만으로

윤회 세계에서 큰 과보를 얻지만

행보리심行菩提心처럼

끝없는 공덕을 맺지는 못합니다.

 

18 [계율을]지니고 유정 세계의

모든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불퇴전의 마음으로

이 보리심을 바르게 수지한다면

 

19 그때부터 잠에 들거나

방일放逸하더라도 공덕의 힘은

끊임없이 허공과 같이

커다랗게 자라납니다.

 

20 이는 아주 합당한 것이며

선비보살경善臂菩薩經에서

소승에 안주하려는 중생을 위하여

여래께서 직접 말씀하신 것입니다.

 

21 유정의 두통頭痛만이라도

없애려고 한다면

[그 또한 유정을]이롭게 하려는 생각이기에

헤아릴 수 없는 공덕을 얻게 됩니다.

 

22 하물며 중생 개개인의 헤아릴 수 없는 불행을

없애려고 한다면

중생 개개인을 위해 한량없는 공덕을 얻게 하려는 것은

말해 무엇 하겠습니까?

 

23 이와 같은 이타심이 어떤 유정에게 있겠습니까?

아버지나 어머니

천신이나 신선

또 그 어떤 바라문에게 있겠습니까?

 

24 이 모든 유정이

일찍이 자기를 위해서 이런 마음을

꿈속에서 조차 내지 않았다면

이웃을 위하는 [마음은]어찌 생기겠습니까?

 

25 이웃은 물론 자신을 위해서도 일어나지 않는데

모든 중생을 위하려는 마음이 어디에서 생기겠습니까?

이 탁월한 마음의 보배는

예전에 없던 희유한 탄생입니다.

 

26 모든 중생에게 기쁨의 씨앗이요

중생의 괴로움을 없애 주는 영약이 되는

보배로운 보리심의 공덕 모두를

어찌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

 

27 도우려는 생각만 하여도

부처님께 올리는 공양보다 수승하거늘

한 중생도 남기지 않고

모두의 복락을 위하려는 노력이야 말해 무엇 하겠습니까?

 

28 중생은 고통을 여의려고 하지만

오히려 고통 속으로 내달리고

안락을 원하지만 무지로 인해

스스로 자신의 안락을 원수처럼 부숴버립니다.

 

29 그 누가 안락이 다하여

많은 고통 속에 빠진 그들에게

모든 복락으로 만족을 주며

모든 고통을 여의게 하고

 

30 [그들의]무지 역시 없애려고 하겠습니까?

이와 견줄만한 선행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그와 같이 행하는 선지식은 어디에 있습니까?

이와 같은 공덕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31 도움에 대해 보답을 바라고 행한 것에도

칭찬 받을 만한 가치가 있다면

보답을 바라지 않고서 하는

보살들은 말해 무엇 하겠습니까?

 

32 몇 안 되는 중생에게 계속해서 음식을 베풀고

어쩌다 한 번 보시를 하고 천시하는[마음으로]반나절을 배부르게 할지라도

세상 사람들은 그가 덕행을 행했다며 칭송합니다.

 

33 한량없는 유정에게 긴 세월 동안[변함없이]

여래의 위없는 안락을[얻도록]마음의 한량없는 소원을 채워주고, 항상 베푸는 보시에

무슨 칭송의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34 누구든지 이처럼 보시하는 보살에게

행여라도 나쁜 생각을 일으킨다면

나쁜 생각을 일으킨 만큼에 해당하는 양을

지옥에 머물게 된다고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35 만약 어떤 이가 이러한 일에 큰 신심을 일으킨다면

그 과보는 그보다 훨씬 많이 늘어 가리니

그런 보살에게는 큰 일이 닥치더라도

죄악은 생기지 않고 선업만 저절로 늘어갑니다.

 

36 거룩하고 보배로운 마음과

나투신 그 몸에 절 하옵고

심지어 해치려는 자에게도 안락을 주는

기쁨의 원천이신 당신께 귀의합니다

 

제2장 죄업 참회품 懺悔品

샨티데바著,청전譯/하얀연꽃/자료입력:화목

 

 1 보배로운 이 마음을 간직하고자

모든 여래와 정법과

티 없는 삼보와 불보살의

공덕의 바다에 지성으로 공양 올립니다.

 

2 존재하는 모든 꽃과 과일과

갖가지 약초와

세상에 있는 모든 귀한 보석과

또 세상의 맑고 향기로운 청정수

 

3 보석으로 장식된 수미산과 같이

숲으로 에워싼 고요하고 아름다운 대지와

늘 푸르며 꽃으로 장식된

가지마다 미묘한 열매가 달린 나무들

 

4 천상계의 꽃다운 향기와

향과 여의수如意樹와 보배로운 나무들

연꽃이 만발한 호수와 연못에

백조의 아름다운 소리가 있고

 

5 전설 속에 익어가는 향기로운 곡식과

또 다른 공양 올릴만한 장식품과

허공계 끝까지 가득 채울

주인 없는 모든 것

 

6 저는 마음으로 이 모든 것을 관觀하여

수승한 부처님과 보살님들께 헌공하옵니다.

성스런 복전福田의 자비하신 분들께서는

저를 어여삐 여기시어 이 모든 것을 받아주소서.

 

7 저는 복덕이 없고 가난합니다.

공양 올릴만한 어떤 재물도 가진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이타행만 생각하시는 보호자이시니

당신의 위신력威信力으로 저의 이 모든 것을 받아주소서.

 

8 저는 부처님과 보살님들께

내 온 몸을 영원히 올립니다.

유정 중에 최고의 영웅이시여, 저를 받아주소서.

공경하는 당신의 백성으로 귀의하게 하소서.

 

9 저는 당신께서 완전히 지켜주신다면

윤회계에서 중생을 위해 두려움 없이 노력하고

전에 지은 악업을 완전히 넘어서

다시는 다른 죄악을 짓지 않겠습니다.

 

10 깨끗한 방에 미묘한 향기 가득하고

유리로 덮인 대지가 빛나고 번쩍이는 것과 같이

보석으로 빛나는 찬란한 기둥과

진주로 수놓아 아롱거리는 청정을 갖춘 곳에서

 

11 부처님과 보살님들께

수많은 보병에 향수를 가득 채워

노래와 음악과 함께

목욕시켜 드리기를 원하옵니다.

 

12 그리고 비할 수 없이 좋은 천

깨끗하고 향이 스민 수건으로 당신들의 몸을 닦아 드리리다.

그리고 거룩한 이들께 어울리는

아주 좋은 향기가 스민 옷을 올리오리다.

 

13 아름답고 얇고 부드러운 옷가지와

진귀한 보석이 박힌 수많은 장신구로

거룩한 보현보살 문수보살

관세음보살도 함께 장식하오리다.

 

14 삼천대천세계에 향기가 배게 하는

가장 좋은 향료로 모든 부처님의 몸을

정제한 황금으로 닦아내듯이

빛나는 그것들을 바르오리다.

 

15 공양처供養處중에 공양처이신 고귀한 부처님께

아름다운 만다라 꽃과 연꽃 우담바라 꽃 등

향기로운 모든 것과 그윽하고 아름다운 꽃 타래로 공양을 올립니다.

 

16 마음을 앗아가는 최고의 향이 가득한 향기로운 구름 또한 올리며

드시고 마시는 여러 가지 천상의 맛있는 음식도 당신께 공양 올리오리다.

 

17 황금빛 연꽃 봉우리를 차례로 엮고

가없는 보석의 등불도 올리오리다.

대지를 고르고 향으로 발라서

거기에 향기로운 꽃잎을 흩어 뿌리오리다.

 

18 흥겨운 찬탄가가 맴도는 무량궁에는

귀한 진주 보석이 아롱거리며 빛나고

무한한 허공을 모두 장엄하여 이 또한

대자비의 근본이신 당신께 올리오리다.

 

19 황금의 손잡이를 가진 아름다운 보배 우산은 둘레를 여러 장식으로 멋지게 치장하여

우아한 모양으로 보기 좋게 들고서

항상 모든 부처님께 올리고자 합니다.

 

20 그와 다른 것 또한 공양을 올리니

청아한 소리를 내는 악기와 함께

중생의 고통을 가시어주는

구름이 처처에 머무르게 하소서.

 

21 모든 고귀한 법보와

불탑과 불상에

보배로운 꽃 등의 비가

끊임없이 내리게 하소서.

 

22 문수보살과 여러 보살이

모든 부처님께 행하신 대로

저도 그와 똑같이

모든 여래와 보살님들께 공양 올립니다.

 

23 저는 여러 가지 음성과 곡조로

공덕의 바다이신[부처님을] 찬탄합니다.

감미로운 찬탄의 구름이 당신들께

여실히 모두 나타나게 하소서.

 

24 시방 삼세의 모든 부처님과

법과 거룩한 무리들에게

우주의 먼지만큼 수많은 몸을 나투어

제가 절 올립니다.

 

25 보리심의 터전과

불탑에 절 올리며

대덕의 큰 스승과

수승한 수행자들께 절 올립니다.

 

26 정수의 깨달음을 이룰 때까지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정법과 보살님의 무리에게도

그와 똑같이 귀의합니다.

 

27 시방의 모든 곳에 머무시는

완전한 부처님과 보살들

큰 자비 지니신 모든 분께

저는 두 손 모아 청하옵니다.

 

28 시작도 끝도 없는 윤회 속에서

금생과 또 다른 생에서

내가 모르고 지은 허물과

시켜서 짓게 한 죄악

 

29 무명의 어리석음으로 저를 누르고

부화뇌동附和雷同하여 저지른

이런 허물을 보면서

진심으로 수호자께 참회합니다.

 

30 저는 삼보 전에

부모와 스승과 이웃들에게

번뇌의 문門인 몸과 말과

마음으로 저지른 모든 악행

 

31 수많은 잘못으로 허물이 생겨

악해진 제가 범한 잘못들이

너무나 참기 힘드니

모두를 이끄시는 분들께 참회합니다.

 

32 제가 지은 죄악을 씻기도 전에

먼저 죽음으로 끝나버릴지도 모릅니다.

이에서 벗어날 때까지

속히 저를 구원해 주시옵소서.

 

33 믿을 수 없는 이 저승사자는

우리 일을 다 했건 못했건 간에

내가 병들었거나 병들지 않았거나

예고 없이 찾아드니 믿을 수가 없습니다.

 

34 모든 것을 버리고 홀로 떠나야 하는데

제가 이전에 이것을 알지 못하여

좋아하는 사람이나 미운 사람 때문에

여러 죄를 지었습니다.

 

35 [세월이 흐르면]미운 사람도 사라질 것이요 좋아하는 사람도 사라질 것입니다.

나도 또한 사라질 것이니 이와 같이 모든 것이 없어질 것입니다.

 

36 꿈을 꾼 것이나 다름없이

내가 좋아했고, 쓰던 물건 어떤 것들도

기억으로만 남을 진데

지나간 모든 것은 다시 볼 수 없게 됩니다.

 

37 이 짧은 삶에서 또한

좋아했고 미워했던 많은 사람들이 죽어갔고

그들 때문에 저지른 없앨 수 없는 죄악만이

사라지지 않고 앞에 남아 있습니다.

 

38 이같이 이 삶은 짧고 갑자기 언제 죽을지도 제가 알아차리지 못하고

무명과 집착과 화냄으로써

많은 죄악만 저질렀습니다.

 

39 낮과 밤은 머물러 있지 않고

이 삶은 항상 줄어만 가며

결코 늘어나거나 길어지지 않으니

어찌 죽음이 오지 않겠습니까?

 

40 제가 침상에 눕게 되면

친구와 친척들에게 둘러싸여 있을지라도

숨이 끊어질 때의 느낌은

저 혼자만이 겪어야 합니다.

 

41 저승사자에게 붙잡혔을 때

친척이나 친구가 무슨 도움이 되오리까?

그 때는 공덕만이 저를 지켜 줄 것인데

저는 이 역시도 쌓지 못하였습니다.

 

42 보호자이신 부처님이시여!

방일한 저는 이런 공포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이 무상한 삶만을 위하여

수많은 악행을 저질렀습니다.

 

43 누구든 손발이 잘릴 곳으로

오늘 끌려가게 되면 두려움에 떨고

입은 마르고 눈은 캄캄해지는 등

그의 꼴은 완전히 변하고 마는데

 

44 [하물며]무서운 저승사자인

채찍을 든 이에게 붙잡혔을 때

큰 공포에 사로잡힌 처절하고 불쌍한 꼴은

말해 무엇 하겠습니까?

 

45 누가 이 무서운 공포에서

저를 온전히 구해 주겠습니까?

놀란 눈을 부릅뜨고

사방을 둘러보며 도움을 구해보지만

 

46 천지사방에 저를 보호해 줄 이 없음을 보고 나면 저는 완전히 처참해 질 것입니다.

그곳에서 구원을 찾지 못하면 그 때 저는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47 그러므로 저는 세상을 보호하려고 애쓰시며 큰 위신력으로 모든 두려움을 없애주시는

중생의 보호자이신 부처님께 오늘부터 진정으로 귀의합니다.

 

48 윤회의 두려움을 없애주시는

이들이 성취하신 법과

보살의 성스러운 무리께도

이와 같이 저는 진심으로 귀의합니다.

 

49 저는 두려움에 떨면서

보현보살께 자신을 바칩니다.

문수보살께도 또한

저의 이 몸을 올리옵니다.

 

50 오류 없이 자비를 행하시는

구원의 관세음보살께도

가련한 울부짖음으로 외치나니

죄 많은 저를 보호해 주시옵기를 기원합니다.

 

51 성스러운 허공장보살과

지장보살께

그리고 모든 큰 자비 지닌 무리께

간절한 마음으로 구원을 부르짖습니다.

 

52 누구나 보기만 해도 무서워하는

염라왕의 사자使者와 지옥의 옥졸 등이

두려워하며 사방으로 줄달음치는

금강지보살께도 귀의합니다.

 

53 이전에는 당신의 말씀을 어겼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이 큰 두려움을 보았으니

당신께 귀의합니다.

속히 이 두려움 없애주시기를 기원합니다.

 

54 하찮은 질병에도 겁을 먹고

의원醫員의 말대로 따라야 하는데

하물며 탐욕과 같은 수많은 허물의 질병을

끊임없이 심고 있으니 말해 무엇 하겠습니까?

 

55 한 가지 죄악만으로도

세상사람 모두 쓸어간다면

이것을 치료할 약은

세상천지 어디에서도 얻지 못하나니

 

56 이에 모든 것을 잘 아는 의원이 있어

일체 아픔을 없애준다고 해도

의원의 말대로 행하지 않는다면

지극히 어리석고 부족한 사람입니다.

 

57 조그만 낭떠러지일지라도

조심스러운 행이 필요한데

하물며 천 길의 긴 낭떠러지는

말해 무엇 하겠습니까?

 

58 설령 오늘 당장 죽지 않는다고 해서

편하게 지낸다는 것은 당치 않습니다.

제가 분명 죽어야 하는 그 순간은

틀림없이 올 것입니다.

 

59 누가 나의 두려움을 없애줄 수 있으랴!

이곳에서 어떻게 확실하게 벗어 날 수 있으랴!

끝내 소멸하고 말 것인데

어찌 내 마음이 편하겠는가!

 

60 지난날 즐겼던 향락 중에

지금 나에게 남은 것은 무엇인가?

나는 그것들을 크게 탐하여

스승의 말씀을 어겼으니

 

61 이렇게 삶을 낭비한 것처럼

친척과 친구를 버리고

나 홀로 알지도 못하는 곳으로 가야만 하나니

친구와 원수, 모두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62 선하지 않은 데서 고통이 생기나니

여기서 어떻게 확실히 벗어나야 하는지

밤낮으로 저는

오직 이것만을 생각함이 마땅합니다.

 

63 저의 알지 못한 무명으로

*성죄性罪와

*차죄遮罪를[어기며]

저지른 여러 가지 잘못을

 

(역주) 성죄性罪는 살생 도둑 사음 등의 본질적인 죄악 행위 등을 말하며,

차죄遮罪는 음주 가무 등으로 계율을 어기며 죄를 짓는 것을 말한다.

 

64 부처님 앞에 나아가 합장하고

고통을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거듭 절을 하면서

이 모든 것을 참회합니다.

 

65 [중생을]이끌어 주시는 이여

저의 죄와 잘못을 어여삐 받아 주소서.

이렇게 선하지 않기에

저는 앞으로 다시는 저지르지 않겠나이다.

 

제3장 보리심 전지품 全持品

샨티데바著,청전譯/하얀연꽃/자료입력:화목

 

 1 삼악도三惡道에[빠진]일체 유정의 고통

그것을 쉬게 하는 모든 선행과

고통에서 시달리는 모든 이의 안락처에

기쁨으로 함께(隨喜讚歎)합니다.

 

2 깨달음의 씨앗인 선업을 쌓는

그곳에 기쁨으로 함께 합니다.

몸 가진 윤회의 고통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것에 기쁨으로 함께 합니다.

 

3 보호해 주시는 분들의 깨달음과

보살들의 경지에도 기쁨으로 함께 합니다.

 

4 모든 중생에게 안락을 주는

발심發心 선법善法의 바다와

중생을 이롭게 하심에

기쁨으로 함께 합니다.

 

5 시방의 부처님께

두 손 모아 바라오니

어둠 속에 헤매는 중생 앞에

법의 등불을 밝혀 주시길 비옵니다.

 

6 열반에 드시려는 부처님께

두 손 모아 간구하오니

이 눈먼 중생을 [그대로]남겨두지 마시고

영겁토록 머무시길 비옵니다.

 

7 이와 같이 행한 모든 것에서

제가 쌓은 모든 공덕

이것으로 일체 중생의 모든 고통이

완전히 가셔지기를 비옵니다.

 

8 이 세상의 중생에게 병이 있는 한

병에서 완전히 나을 때까지

저는 약과 의사와

그들의 간병자로 남기를 바라옵니다.

 

9 먹을 것과 마실 것의 비가 되어

굶주리고 목마른 자의 고통을 없애주며

길고 긴 기근의 시절에도

제가 [중생의]먹고 마실 것이 되게 하소서.

 

10 절망하고 가난한 중생에게

제가 다함없는 재물이 되고

그들에게 필요한 여러 가지 도구가 되어

그들 곁에 항상 머물게 하소서.

 

11 [나의]몸과 써야 할 모든 것과

삼세에 쌓아올린 모든 선업까지도

모든 중생의 성취를 위해서라면

아낌없이 모두 다 주겠나이다.

 

12 모든 것을 버려야 고통을 넘어서게 되고

내 마음도 고통이 없는 경지를 이루게 됩니다.

모든 것을 포기함과 동시에

그것을 중생들에게 베푸는 것이 가장 좋은 일입니다.

 

13 저는 이 몸 전체를

중생이 바라는 대로 맡기렵니다.

항상 죽이고 욕하고 때리는 등

무엇을 하더라도[그대로]받아 들이겠나이다.

 

14 내 몸을 가지고 장난질 하며

꾸짖고 비웃는 재료로 쓸지라도

이미 이 몸은 그들에게 준 것이니

이를 아낀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15 그들에게 해를 끼치는 일이 아니라면

어떤 일이라도 하겠나이다.

내가 언제라도 기쁨이 될지언정

의미없는 일이 되지 않게 하여 주소서.

 

16 나로 인해 어느 누구라도

화를 내거나 믿는 마음이 생겨난다면

그 자체가 항상 그들에게 이익이 되는 원인이 되게 하소서.

 

17 모두가 나를 나쁘게 말하고

다른이가[나를]해롭게 하며

그처럼 조롱해도 좋습니다.

이 모든 것이 깨달음을 이루는 인연이 되게 하소서.

 

18 저는 의지할 곳 없는 이의 의지처가 되고

길 가는 이의 안내자 되며

물을 건너는 사람의 배가 되고

뗏목이나 다리가 되게 하소서.

 

19 저는 섬을 찾는 이에게 섬이 되고

등불을 구하는 이에게는 등불이 되며

침구를 원하는 자에게 침구가 되고

종(奴婢)을 구하는 모든 이의 종이 되고자 합니다.

 

20 여의주如意珠나 행운의 보병寶甁이 되며

진언이나 효험效驗 있는 약이 되고

모든 이의 여의수如意樹가 되며

몸을 가진 모든 이가 원하는 것을 주겠나이다.

 

21 대지大地등의 원소(大種)가 되며

허공과도 같이 항상하고

무량의 중생에게

그들 삶을 위한 갖가지 바탕이 되게 하소서.

 

22 허공 끝에 이를 때까지

갖가지 모든 중생계에도

그들 모두가 고통에서 벗어날 때까지

제가 그들 삶의 근원이 되게 하소서.

 

23 과거의 모든 부처님이

보리심을 일으키고

보살들의 학처學處에

그들이 차례로 머무신 것처럼.

 

24 이와 같이 중생을 위하여

보리심을 일깨워서

보살의 학처를 따르며

그와 같이 차례로 배우겠나이다.

 

25 이와 같이 지혜를 갖추어

지극한 보리심을 지니고

행하고 또한 넓게 증장시키기 위하여

마음을 이렇게 북돋아 찬탄합니다.

 

26 이제 나의 삶은 열매를 맺고

사람으로 태어나 보람 있는 존재가 되었으며

오늘 부처님의 종성種姓으로 태어나서

지금은 보살이 되었습니다.

 

27 오늘부터 저는 무엇을 하든

종성의 가문에 맞는 일을 할 것이며

허물없고 고상한 이 가문을

더럽히지 않도록 그와 같이 하겠나이다.

 

28 소경이 쓰레기 더미 속에서

보석을 찾은 것처럼

그와 같이 우연히도

이 보리심이 나에게 생겨났습니다.

 

29 중생의 죽음을 부수는

최상의 감로甘露 또한 이것이며

중생의 가난을 없애고도

줄지 않는 재산 또한 이것입니다.

 

30 중생의 병을 완전히 없애 주는

약 또한 이것이며

윤회의 길에서 헤매다 지친

중생의 피로를 풀어주는 푸른 나무입니다.

 

31 모든 중생을 악도에서

건너게 하는 받침대이며

세상의 번뇌 열을 식혀 주는

마음의 달이 솟은 것입니다.

 

32 중생의 짙은 무명을

깨끗이 닦아내는 커다란 태양이며

정법의 우유를 휘저어서

버터의 정수精髓를 뽑아낸 것입니다.

 

33 윤회의 길을 떠나 여행하는 중생이

안락하고 즐거운 삶을 바라는 것처럼

이것은 그들을 최상의 행복에 머물게 하며

중생의 여행에 큰 만족을 주는 것입니다.

 

34 제가 오늘 모든 보호자의 눈앞에

중생과 선서善逝 자체[그]사이에

안락한 손님으로 초대하나니

천신天神과 비신非神들이 기뻐하리라.

 

제4장 보리심 불방일품 不放逸品

샨티데바著,청전譯/하얀연꽃/자료입력:화목

 

 1 보살들은 이와 같이

보리심을 굳게 지니고

항상 산만하지 않으며

가르침을 벗어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2 경솔하게 시작한 어떤 일이나

잘 생각해 보지 않은 무언가를

[혹여 그런]맹세 했을지라도

할지 말지는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3 부처님과 보살들이

큰 지혜로 모두 관찰해 왔고

나 또한 거듭 생각했던

그것을 어찌 늦출 수가 있겠습니까?

 

4 만일 그와 같이 맹세해 놓고

그 일을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다면

모든 중생을 속인 것인데

나는 어떤 중생의 몸을 받게 될까요?

 

5 아무리 사소한 물건이라도

마음속으로 한번 주겠다고 생각한 후

어떤 이에게도 주지 않는다면

아귀로 태어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6 위없이 안락한 자리에

진심으로 손님을 초대해 놓고

모든 중생을 속인다면

제가 선취도善趣道에 어찌 갈 수 있겠습니까?

 

7 누군가 보리심을 포기한다 하여도

그를 해탈하게 하시니

업의 방식은 불가사의不可思議하여

오직 전지하신 부처님만이 아십니다.

 

8 [보리심을 포기하는]그것은 보살이

타락하는 것 가운데서도 중죄重罪이니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나면

모든 중생의 이익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9 어느 누가 한 순간이라도

그의 공덕을 방해 한다면

중생의 이익에 해를 끼치는 것이니

이는 악취에서 끝이 없을 것입니다.

 

10 한 중생의 안락이라도 무너뜨리면

내 자신이 쇠퇴하게 되나니

허공과 같이 한없이 많은 몸을 가진 이의

안락을 무너뜨린다면 말해 무엇 하겠습니까?

 

11 이처럼 죄과의 힘과

보리심의 힘을 가지고

윤회계에 반복하여 섞이게 되면

보살지에 이르는 데 많은 세월이 걸립니다.

 

12 그러므로 맹세한 대로

나는 헌신으로 이행할 것입니다.

만일 지금부터라도 노력하지 않는다면

점점 낮은 상태로 떨어질 것입니다.

 

13 모든 중생에게 이익을 주기 위해

헤아릴 수 없는 부처님이 지나가셨지만

나는 나의 잘못으로

그 구원의 대상에 들지 못했습니다.

 

14 내가 오늘도 또한

그와 같이 되풀이만 한다면

악취와 병과 속박과

끊기고 베이는 등의[고통]을 겪게 될 것입니다.

 

15 여래가 출현하고

믿음과 사람의 몸을 얻는 일

선업에 길들이는 등 이와 같은 것은 귀한 것이니 언제 이런 기회를 얻을 수 있겠습니까?

 

16 오늘 비록 병 없이 건강하고

먹을거리가 풍부하고 해로움이 없다 해도

생명은 순간이며, 속임수이기에

이 몸은 한 순간의 그림자와 같은 것입니다.

 

17 이와 같은 나의 행동으로는

사람의 몸 또한 받을 수 없게 되리니

사람의 몸을 얻지 못한다면

오직 죄악일 뿐 선업은 없습니다.

 

18 언제나 선업을 쌓기 좋은 기회에

내가 선업을 쌓지 않는다면

악도의 고통에서 완전히 혼미해졌을 때

그 때 저는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19 선업 하나[제대로]짓지 않으면

악업은 금세 쌓이는 바

백 천 만 억겁의 긴 시간에도

선취善趣란 그 소리마저 듣지 못할 것입니다.

 

20 이런 이유로 세존께서는

큰 바다 위에 뜬 나무토막의 구멍에

거북이가 목을 끼우는 것과 같이

사람 몸을 받기가 어렵다고 말씀하셨습니다.

 

21 한 순간에 지은 악업만으로도

무간 지옥에 한 겁 동안 머문다 하였는데

무시이래無始以來로 윤회하며 쌓아온 죄과로

선취로 태어날 수 없음은 말해 무엇 하겠습니까?

 

22 이 정도의 죄과를 받는 것으로도

이 곳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죄과를 받고 있는 동안에도

또 다른 죄악이 많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23 만일 이 같은 가만假滿의 몸을 얻고서도

선업을 익히지 않는다면

이보다 더한 속임은 없을 것이며

이보다 더한 어리석음도 없을 것입니다.

 

24 만일 내가 이것을 알고서도

어리석음으로 나중에 게으름을 피운다면

죽음의 시간이 다가올 때

큰 슬픔이 일어날 것입니다.

 

25 참을 수 없는 지옥의 불은

오랫동안 내 몸을 불사를 것이며

견딜 수 없는 후회의 불길로

틀림없이 마음은 고통을 겪게 됩니다.

 

26 지극히 얻기 어려운, 이로운 땅에

이런 행운을 얻게 되었으니

내가 이것을 알면서도

후에 또다시 지옥으로 이끌린다면

 

27 마치 주문으로 정신이 혼미해진 것처럼

여기에 나는 마음이 없는 것과 같아서

무엇이 나를 이리 어지럽혔는지 모르고

무엇이 내 안에 있는지도 모를 것입니다.

 

28 사랑과 미움 등의 나의 원수는

손도 발도 없고

지혜롭고 용맹스러운 것도 아닌데

이와 같이 그것들은 나를 종처럼 부립니다.

 

29 더욱이 그것들이 내 마음 속에 자리 잡고

희희낙락거리면서 나를 괴롭혀도

나는 그것들에게 성낼 줄도 모르고 견디기만 하니 이는 옳지 않는 인내이기에 부끄러운 일입니다.

 

30 만일 신이나 신 아닌 것이 모두

나에게 원수로 일어난다 해도

그들이[나를]무간지옥으로 이끌거나

불구덩이에 빠뜨리진 못할 겁니다.

 

31 강력한 번뇌인 이 원수는

심지어 수미산須彌山은 물론

무엇을 만나건 재災 하나 남김없이 태워버리는데 이 놈은 나를 순식간에 그곳에 던져버립니다.

 

32 나의 번뇌, 이 원수는

시작도 끝도 없이 오래 오래 갑니다.

다른 어떤 원수도

이렇게 오랫동안 해를 끼칠 수 있는 놈은 없습니다.

 

33 만약 내가 누군가를 공경으로 받든다면

그 모두가 이익과 행복을 가져오는데

이 번뇌는 의지하면 할수록

훗날 오는 건 불행과 고통 뿐입니다.

 

34 이처럼 한없이 머무는 원수가 되어

해롭게 하는 무리를 증장시키는 한 가지 원인인[번뇌가]

이미 내 가슴에 한자리를 차지했다면

이 윤회 세계를 어찌 두려워하지 않고 좋아할 수 있겠습니까?

 

35 윤회 감옥의 간수나 지옥의 옥졸이나

염라왕과 망나니로 [구성]된 그들이

내 마음 속 탐욕의 그물 안에 머문다면

그때 내 안에 어찌 안락이 있겠습니까?

 

36 그러므로 저는 이 원수를 눈앞에서

확실히 없앨 때까지 노력을 멈추지 않겠습니다.

잠깐의 작은 해침에도 화를 내며

아만我慢이 가득한 이들은 그것을 없앨 때가지 잠도 오지 않습니다.

 

37 저절로 죽음의 고통으로 변하는 번뇌를

치열한 전쟁터에서 무너뜨리기를 원하고

창과 활에 꿰뚫리는 고통에도 불구하고

뜻을 이루기 전에 물러서지 않으려면

 

38 항상 모든 고통의 원인인이 타고난 원수를 끝까지 쳐부수려고 노력하고

내 이제 수 백 가지 고통의 원인이 되는 그 어떤 것에도 의기소침하거나,

게으르지 않아야 할 것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39 하찮은 적이 상처를 입힌 것도

몸에 장신구처럼 달고 다닙니다.

큰 일을 이루기 위해 바르게 노력하는

저에게 이 고통이 어찌 해가 되겠습니까?

 

40 어부 백정 농부도

오로지 자신의 삶에 전념하면서

더위와 추위의 고통을 참는데

중생의 안락을 위하려는 제가 어찌 참지 못하겠습니까?

 

41 시방의 허공에 가득한 중생

그들을 번뇌에서 '해방시키리라'고

서원을 세운 내 자신도

여태까지 번뇌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42 내 한계도 알지 못하면서

그와 같이 말하면 미친 자가 아닌지요.

그러므로 번뇌를 쳐부수는 것에

저는 항상 불퇴전不退轉으로 임하겠습니다.

 

43 이에 저는 강한 의지로

어떤 형상의 번뇌라도

원한을 품고 싸우겠습니다.

번뇌를 끊어 없애는 것에 필요한 번뇌만 제외하고는

 

44 내가 불에 타 죽는다고 해도

내 머리가 잘린다 해도

어떠한 번뇌의 적에게도

결코 굴복하지 않으리다.

 

45 하찮은 적들은 쉽게 패하지만

다른 곳에서[다시]모여

똘똘 뭉쳐 힘을 가다듬어 다시 돌아옵니다.

그러나 나의 이 번뇌라는 적은 형태가 이런 방식이 아닙니다.

 

46 번뇌! 번뇌! 지혜의 눈에는 사라져 버리는

너는 내 마음에서 사라져 어디로 가는가?

너는 어디에 있다가 나를 해치러 다시 오는가?

의기소침한 나에겐 정진할 힘마저 다해 버렸구나!

 

47 번뇌란 놈은 대상도 없고 감각에도 없으며

그 중간이나, 그 어디에도 없으며

이 외에 다른 곳에도 없으며

어디에 머물면서 중생에게 해를 끼치는가?

이것은 하나의 허깨비이니 두려움을 버리고

지혜를 위해 정진할 뿐인데

쓸데없이 나는 왜 여러 지옥에서

그렇게 많은 해를 당해야 하는가?

 

48 그와 같이 다양한 마음을 설하신 것처럼

가르침을 성취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만약 의원의 말을 듣지 않는다면

어찌 치료를 받는 환자가 약으로 치료가 되겠습니까?

 

제5장 호계정지품 護戒正知品

샨티데바著,청전譯/하얀연꽃/자료입력:화목

 

 1 계를 지키려고 한다면

마음을 신중하게 지켜야 할 것이니

이 마음을 지키지 못하면

계를 지킬 수가 없다.

 

2 마음의 코끼리가 풀리면

무간지옥의 해를 입히지만

길들려지지 않은 코끼리가 미쳐도

이에 그와 같은 해를 끼치지는 않는다.

 

3 모든 것에서 정념正念의 밧줄로

마음 안의 미친 코끼리를 단단히 잡아맨다면

두려움은 모두 없어지고

모든 선善이 손에 들어온다.

 

4 호랑이 사자 코끼리 곰 그리고 뱀과

모든 형태의 적과

유정 지옥의 간수와

야차夜叉와 그와 같은 나찰羅刹들

 

5 이 마음 하나 붙들어 매면

모든 것을 붙들어 매게 되고

이 마음 하나 다룰 수 있으면

모든 것을 조복調伏 받게 되리라.

 

6 이처럼 모든 두려움과

한량없는 고통도

마음에서 일어나는 것임을

바른 말씀 그 자체로 보여 주셨다.

 

7 유정 지옥의 무기武器들은

어느 누가 고의로 만들었는가?

시뻘건 철판의 대지는 누가 만들었는가?

타오르는 불길은 무엇으로 만들어졌는가?

 

8 그와 같은 모든 것 역시

악한 마음이라고 부처님은 설하신다.

그러므로 삼계 안에

마음보다 더 무서운 또다른 것은 없다.

 

9 만약 중생을 가난에서 벗어나게 하여

보시 바라밀을 이루었다고 한다면

지금 이 세상에는[여전히]가난이 있으니

과거의 부처님은 어떻게 피안에 이르렀겠는가?

10 모든 존재는 과보果報를 받는 법

모든 중생에게 베푸는 마음으로

보시 바라밀을 설하셨다.

그러므로 그것은 마음 그 자체인 것이다.

 

11 물고기 등 어떤 것이든

그들을 '죽이지 않으리라'고

단념하는 마음을 얻는 것이

지계持戒 바라밀이라 말씀하셨다.

 

12 난폭한 유정有情은 허공과 같이 많아서

그들 모두를 정복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오직 화내는 이 마음 하나 극복하면

모든 적을 극복하는 것과 같다.

 

13 이 대지를 다 가죽으로 덮으려 한다면

그 많은 가죽을 어디에서 찾겠는가!

신발 바닥 정도의 가죽만으로도

모든 대지를 뒤덮을 수 있는 것과 같은 것이다.

 

14 이와 같이 바깥 현상도

내가 전부 조복받기 어려운 것이니

이 내 마음을 조복하는 것으로도[충분한데]

다른 모든 것을 제압할 필요가 어디 있겠는가?

 

15 맑은 마음 하나를 일으킨 과보로

범천梵天에 태어날 수 있는 결과를 얻는다.

몸과 말로 지은 과보만으로는

행위가 미약하여 그와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

 

16 진언을 외우고 온갖 고행을

오랫동안 했을지라도

산란한 마음으로 해왔다면

그런 것은 진리를 하는 자(智者)께서 무의미하다고 말씀하셨다.

 

17 누구든 법의 빼어난 핵심인

마음의 이 비밀을 모른다면

안락을 얻고 고통을 멸하려 해도

그냥 그렇게 의미 없이 떠도는 것이다.

 

18 그러므로 내 이 마음을

잘 붙잡아 지켜야 한다.

마음을 지키는 맹세 외에

수많은 맹세는 다 무엇에 쓰겠는가?

 

19 희희낙락거리고 어수선한 무리 속에서도

주의해서 상처를 살피듯이

악한 사람들 속에 있을 때도

이 마음의 상처를 항상 돌보아야 한다.

 

20 상처의 조그만 고통이 두려워

상처를 조심한다면

*중합衆合지옥을 두려워할진대

어찌 마음의 상처를 돌보지 않으랴?

 

(역주;*중합衆合은 8대 지옥의 하나로 수많은 고를 두루 합하여 몸을 핍박하며 상해하 므로 이렇게 부른다. 두개의 대철위大鐵圍산 사이에 죄인을 끼워놓고 산을 합하여 죽게 하는 것이다)

 

21 이와 같은 행동으로 머물 수 있다면

악한 사람들 사이에 있거나

여자들 가운데 있어도 괜찮다.

굳건한 출가자는 기울지 않는다.

 

22 나의 재산과 명예

몸과 삶은 없어지기 쉽다.

다른 선행도 또한 기울기 쉽지만

마음은 결코 기울어지지 않아야 한다.

 

23 마음을 지키려고 하는 사람들이여!

*억념憶念과 정지正知로

모든 노력을 다하게 하소서

이렇게 저의 두 손 모읍니다.

 

(역주;*억념憶念은 마음에 새겨 잊지 않고(念) 항상 생각하는 것(憶)이며,

정지正知는 고요히 가라앉혀 바르게 알아차리는 것이다.)

 

24 병으로[정신이]헷갈리는 사람은

모든 일에 힘이 없다.

이처럼 무지로 마음이 혼란스러운 사람은

어떤 일에도 힘이 없다.

 

25 정지正知를 갖추지 못한 마음으로

듣고 생각하고 명상을 한다 해도

깨진 독에서 물이 새듯이

억념憶念에 머물지 못한다.

 

 

26 들음(聞)이 있어 신심이 있는 사람이

부지런히 정진을 해도

정지正知가 없는 허물로[인해]

타락하여 더러워진다.

 

27 정지正知없는 도둑은

억념憶念이 기울면 따라오나니

공덕은 쌓았지만

도둑을 맞은 것처럼 같이 악취惡趣로 떨어진다.

 

28 이 번뇌라는 도둑의 무리는

기회만 노리고 있다가

기회를 얻으면 선업을 훔쳐가고

선취善趣의 생명까지도 빼앗아 간다.

 

29 그러므로 억념憶念을 마음의 문에서

결코 기울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사라졌다면 악취의 불행을 기억해서

잘 챙겨야 한다.

 

30 스승과 함께 하고 있는 곳에서

법을 설하는 이의 가르침을 따르면

삼가 선연善緣에 헌신하는 것에서

억념憶念은 쉽게 일어난다.

 

31 모든 부처님과 보살님은

항상 걸림 없이 보고 계시기에

당신들이 현전現前하고 계신다면

나도 항상 그들 앞에 있는 것이다.

 

32 이와 같이 생각하여 부끄러움과

존경과 삼가함을 받아들이면

그것이 부처님을 기억하는 것이고

이에 계속하여 마음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33 어느 때고 억념이

마음의 문에서 지키고, 머물면

그때 정지正知는 올 것이며

사라졌다 해도 돌아오게 된다.

 

34 순간 맨 처음과 같은 마음이[아닌]

이것이 허물이라고 알아차리듯이

그때 나는 나무토막처럼

굳건하게 머물 수 있으리라.

 

35 쓸데없이 산만하게 쳐다보는 것을

결코 나는 하지 않으리라.

언제나 마음을 모아

시선을 아래로 모으리라.

 

36 응시하는 피로를 풀기 위해서

씩 주위를 둘러보아야 한다.

만약 누군가 눈길에 들어오면

보고서 ‘어서 오라’고 말해야 한다.

 

37 길에 어떤 위험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선

몇 번 사방을 둘러보아야 하며

휴식을 취하고 앞으로 나아갈 땐

뒤를 돌아보아야 한다.

 

38 앞뒤를 잘 살펴보고

가거나 혹은 올 때

이처럼 모든 상황에서

해야 할 것을 알아서 행해야 한다.

 

39 ‘몸의 상태는 어떠한가’하고

[점검]해야 할 것을 준비한 후에도

때때로 이 몸의 상태가

어떻게 머물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40 마음의 미친 코끼리라는 놈이

법法이라는 마음의 큰 기둥에서

풀리지 않게 묶어 놓고

그와 같이 모든 노력으로 점검해야 한다.

 

41 모든 삼매로 노력한다는 것은

순간이라도 벗어나지 않도록

‘나의 이 마음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이렇게 마음을 관찰하는 것이다.

 

42 두려움과 축제에 관계하여

만일 계속 할 수 없다면 편안히 쉬어야 한다.

이와 같이 보시를 할 때는

계율을 평등하게 두도록 설하셨다.

 

43 그러나 어떤 것을 생각하고 일을 시작한 경우에는

그 밖의 다른 것을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것에 생각을 집중하여

그것을 짧은 시간에 성취해야 한다.

 

44 이렇게 하면 모든 것이 잘 이루어질 것이다.

다른 두 가지는 되지 않는 법이다.

정지正知 가 아닌 *수번뇌隨煩惱는

이렇게 함으로써 늘어나지 않는다.

 

(역주;*수번뇌隨煩惱는 근본적인 마음의 번뇌에 따라오는 일체의 번뇌를 말한다.)

 

45 쓸데없는 여러 잡담이나

진기한 구경거리 등

이런 모든 일에 끼어들게 되거든

그에 대한 애착을 버려야 한다.

 

46 이유 없이 흙을 파고 풀을 꺾는다든가

땅바닥에 그림을 그리다가도

여래의 가르침을 기억하고

두려움에 이를 당장 버려야 한다.

 

47 지금 움직이고 싶고

말하고 싶은 그 순간에

먼저 자신의 마음을 점검해서

견고하고 합당하게 행하여야 한다.

 

48 만일 자기 마음에 애착과

화내는 마음이 일어난다면

그때는 아무 것도 행하지 말고, 말하지 말며

나무토막처럼 머물러야 한다.

 

49 거칠고 비웃으려 하거나

자만심이 크게 차오르거나

남의 허물을 들춰내려는 생각이 일어나고

남을 속이려는 마음이 일 때 나무토막처럼 머물러야 한다.

 

 

50 스스로를 칭찬하고 싶고

남을 얕보고 업신여기며

또 나무라고 싸우려 할 때

그때는 나무토막처럼 머물러야한다.

 

51 재물과 존경과 명예를 원하고

하인을 부리기 위해 찾거나

내 마음이 공경을 받고 싶어 하거든

그때는 나무토막처럼 머물러야 한다.

 

52 이타행이 시들어 포기하려 하거나

자기 이익을 추구하려고 하고

말하고 싶은 마음이 일어날 때

그때는 나무토막처럼 머물러야 한다.

 

53 참을성 없이 게으르고 비굴하며

염치없이 허튼소리를 일삼고

자기만 생각하는 마음이 일어날 때

그때도 역시 나무토막처럼 처신해야 한다.

 

54 이처럼 모든 곳의 번뇌와

부질없이 추구하는 마음을 살피면서

이럴 때 장부와 같은 대치對治법을 [적용하여] 이 마음을 굳건히 지켜야 한다.

 

55 완벽하고 굳은 신심으로

모든 이에게 겸손하고

부끄러움을 알아차리며, 두려움과 함께

고요히 남을 기쁘게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56 서로 맞지 않는 어리석은 이들이

원하는 것들 때문에 역겨워 하지 말며

이것은 번뇌가 일어나 생긴 것이라고 알아차리는 사랑을 가져야 한다.

 

57 나무랄 데 없이 일하고

자신과 중생에게 도움을 주면서

환영幻影과 같이 ‘내가 없다’는

이 마음을 항상 지켜야 한다.

 

58 길고 긴 세월이 지나서야

한가로운 이 몸을 얻었으니 몇 번이고 생각하여 이와 같은 마음이 수미산처럼

아무런 동요가 없도록 지켜야 한다.

 

59 독수리가 시체에서 고기를 탐해

서로 쫓고 끌어당길 때

마음 그대여! 몸에 기쁨이 없는데

어찌하여 지금 이 몸에 집착하는가?

 

60 이 몸을 ‘내 것’이라고 집착하면서

마음 그대여! 어째서 몸을 지키는가?

그대와 마음이 둘이여서 각각이라면

이것이 그대에게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61 그대 어리석은 마음이여!

어째서 깨끗한 나무통을 간직하지 않고

더러운 것들이 모여 있는 이 기계를

썩어가는 이 몸을 보호해서 무엇 하려는가?

 

62 우선 먼저 피부를 차례로

자신의 지혜로 각각 분석해 보라.

살과 뼈의 그물을

지혜의 칼로 한 면을 잘라 보라.

 

63 뼈 또한 떼어 놓고

골수까지 보라.

그 안에 어떤 근본이 있는가.

스스로 깊이 분석해 보라.

 

64 이처럼 애써 찾아보아도 그것에서

그대가 자신의 근본을 보지 못했다면

지금껏 무엇 때문에 집착하며

그대는 이 몸을 지켜왔는가?

 

65 그대는[몸 안의]더러운 것을 먹지 못한다.

피는 마실 수도 없다.

또한 창자를 삼킬 수 없다면

이 몸이 그대에게 무슨 소용이 있는가.

 

66 둘째로 독수리나 늑대의 먹이나 되려고 이 몸을 지키는 것이 마땅한가?

모든 인간의 이 몸은 [착한 일을 하는 데]사용되어야 한다.

 

67 그대가 그렇게 수호하여도

저승사자가 무자비하게 빼앗아

개나 새에게 준다면

그때 그대는 어찌할 것인가.

 

68 하인을 더 이상 부리지 않는다면

옷이나 기타 그 어떤 것도 줄 필요가 없다.

이 몸은 먹여 주어도 다른 곳으로 가는데

그대는 어찌하여 그를 위해 지치도록 양육하는가?

 

69 이 몸에게 품삯을 준다면

이제는 자기의 이익을 위한 일을 하도록 하라.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이 몸이라면

모든 것을 주지는 말아야 한다.

 

70 가고 오는 것에 이 몸을 이용하는 정도이니

몸을 ‘배’라 생각하여 모든 이의 이익을 이루기 위해 ‘뜻을 성취시키는 보배로운 몸’이 되어야 한다.

 

71 이처럼[몸과 마음에]자유가 있기에

항상 웃음 짓는 얼굴을 보이고

화를 내며 찌푸리거나 인상을 쓰지 말며

중생의 친구가 되고 진실해야 한다.

 

72 의자 같은 것을 옮길 때

경솔하게 소리를 내지 말아야 한다.

문도 세게 열지 말며

항상 겸손한 것을 즐겨야 한다.

 

73 물새나 고양이와 도둑은

소리 없이 눈에 띄지 않게

자기가 원하는 바를 달성한다.

보살 또한 이와 같이 행동해야 한다.

 

74 남을 격려하는 데 지혜롭고

청하지 않아도 도움을 베푸는 사람의 말은

존경으로 받들며

항상 모든 이의 제자가 되어야 한다.

 

75 칭찬하는 모든 말은

선한 말씀이라고 여겨야 한다.

복덕을 쌓는 사람을 본다면

칭찬과 함께 기뻐해야 한다.

 

76 [남의]덕을 말할 때는 없을 때 해야 하며

[그의]덕을 칭찬할 때면 따라서 함께 해야 한다.

나의 덕을 칭찬한다면

[자신에게]그런 덕이 있는지 잘 살펴야 한다.

 

77 모든 노력은[남의]기쁨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그것은 돈으로도 사기 어려운 것이다.

그러므로 남이 행한 덕행을 기뻐하며

[그의]행복을 즐겨야 한다.

 

78 [이렇게 하면]나에게 이 생에는 손해가 없고 다음 생에 더 큰 안락이 온다.

[남에게 지은]허물 때문에 기쁨이 없고 고통이 오며 다음 생에는 더 큰 고통이 온다.

 

79 말은 마음에 맞고 의미가 있고

뜻이 분명하고 호감을 주며

성내는 마음(嗔心)과 탐심을 끊고

부드럽고 상황에 맞게 해야 한다.

 

80 눈으로 유정을 바라 볼 때도

‘나는 이에 의지해서

부처가 되리라‘라고 생각하며

바르고 사랑스럽게 보아야 한다.

 

81 항상 커다란 원력을 일으키고

[삼독三毒의]해독제(對治)일으켜서

공덕과 은혜의 복전이 되며

고통 받는 이에게 큰 선업이 되어야 한다.

 

82 지혜와 신심을 가지고

항상 선업은 내가 할 것이며

어떤 일이건 내가 해야 될 일이라면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말아야 한다.

 

83 보시 등의 바라밀 중에서

순서에 따라[단계적으로]중요하게 행하여

작은 것 때문에 큰 것을 포기하지 말라.

중요한 것은 남을 위한 생각을 하는 것이다.

 

84 이렇게 바로 알아 차려

남을 위해서 항상 노력해야 한다.

대자비를 지닌 분이 멀리 내다보시어

[소승에서]금지된 것도[대승에서는]허용된다.

 

85 실의에 차 의지할 데 없는 사람

계율에 머무는 자에게 [음식을]나눠 주고

적당한 분량만 먹도록 하며

법의法衣 세 가지 이외에는 모두 베풀어야 한다.

 

86 정법에 사용해야 할 이 몸을

사소한 것을 쫓으며 해롭게 하지 말라.

이와 같이 행하면

중생의 뜻을 속히 이루게 되리라.

 

87 청정하지 못한 자비의 의도로

이 몸을 버려서는 안 된다.

어떤 일을 하건 금생과 내생에

큰 목적을 성취하는 수단으로 써야 한다.

 

88 존경심이 없는 이에게는 법을 설하지 마라 

아프지도 않은 데 머리에 천을 두르거나 우산이나 지팡이,

무기를 지니거나 또 머리를 천으로 가린 사람에게는 법을 설하지 말라.

 

89 소승인에게 넓고 깊은 이[대승의]법을

또 남편을 동반하지 않은 여자에게는 설하지 마라.

소승과 대승의 가르침을 똑같이

모두 존경하며, 행해야 한다.

 

90 광대한 법의 그릇이 되는 사람에게

소승의 법을 담지 말라.

지계행持戒行을 결코 버리지 말고

현교와 밀교를 [구분하여] 현혹하지 말라.

 

91 치목齒木과 침을 뱉게 되면

보이지 않게 덮어야 한다.

소변 등을 사용 중인 물과 땅에

버리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92 밥 먹을 때 한 입에 너무 많이 먹지 말고

소리 내지 말며 입을 벌려 먹지 말고

다리를 쭉 뻗고 앉지 말며

두 손을 무례하게 마주 비비지 말라.

 

93 말 등을 타지 말며

침구나 자리에 혼자 남의 부인과 함께 있지 말고 세상 사람이 혐오하는 모든 것에 대해

보았거나 들어온 것은 [모두] 버려야 한다.

94 한 손가락으로 가리키지 말라.

존경스럽게 오른 손으로 할지니

모든 손가락을 다 펴서 

항상 이런 식으로 길도 가리켜야 한다.

 

95 손을 크게 휘젓지 말라.

조그만 손짓으로 신호를 보내고

손가락 튕기는 소리 정도로 하며

그렇지 않으면 율의律儀를 어기게 된다.

 

96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실 때처럼

자고 싶은 방향으로 누워야 한다.

정지正知를 속히 일으키는 마음을

처음부터 분명하게 지녀야 한다.

 

97 보살의 행동에 대해서는

수없이 말씀하셨던 것 중에서

마음을 정화하는 방법이

확실할 때까지 행해야만 한다.

 

98 아침에 세 번, 저녁에 세 번

*삼취경三聚經을 독송하라

부처님과 보살에 의지함으로

남은 죄는 정화된다.

 

(역주:*삼취경三聚經은 참외와 공덕 그리고 회향의 기도문을 담고 있다.

수지 독송하여 신구의 삼업을 정화할 대 의지하는 경전이다.)

 

99 자력自力이건 타력他力이건

어떤 상황에서 무엇을 할지라도

학처學處에서 가르친 대로

순간순간 따라서 노력하고 배워야 한다.

 

100 보살들이 가르치지 않은 것은

어디에도 없으니

이와 같이 머무는데 정통한 자에게

복덕이 아니 될 것은 아무 것도 없다.

 

101 직접적이거나 간접적이거나

중생을 위한 일 외에 다른 것은 하지 않는다.

오직 중생의 이익을 위해서

모든 것을 깨달음으로 회향한다.

 

102 항상 선지식으로서

대승의 의미에 정통하여

보살의 계율을 잘 지켜

목숨을 걸고서라도 버리지 말아야 한다.

 

103 화엄경의 덕생동자 해탈법문德生童子 解脫法問에서

스승에 의지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이것과 부처님이 말씀하신 것은

다른 경장經藏을 읽고 알아야 한다.

 

104 여러 경장에서 학처를 보여 주셨으니

이에 의해서 경전을 읽어야 한다.

허공장경虛空藏經은

처음부터 보아야 한다.

 

105 어쨌든 항상 공부해야 할 것으로는

넓고 깊게, 자세히 설명되어 있는

대승집보살학론大乘集菩薩學論을

반드시 몇 번이고 보아야 한다.

 

106 또한 가끔 간략하게 정리해 놓은

*집경론集經論을 보아야 한다.

존귀하신 용수 보살께서 지으신 [또다른 집경론의]

제2부도 부지런히 잘 보아야 한다.

 

(역주;*집경론集經論은 적천 스님이 지은 것과 용수 보살이 지은 두 가지가 있다.

원제는 대승보요의론大乘寶要義論이다.)

107 모든 경장에서 어떤 것도 막지 않았으니

그 자체에서 수행하고

세상 사람들의 마음을 지키기 위해

가르침을 보고서 바르게 실천해야 한다.

 

108 몸과 마음의 상태를

거듭 거듭 살피는 것

이것을 한 마디로 요약해서 말하면

정지正知를 지키는 성상性相이다.

 

109 이 모든 것을 몸으로써 실행하리라.

말로만 한다면 무엇을 이룰 것인가?

단순히 치료법을 읽은 것만으로

병자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제6장 인욕품 忍辱品

샨티데바著,청전譯/하얀연꽃/자료입력:화목

 

 1 몇 천 겁을 쌓아 온 보시와

부처님께 올린 공양 등

어떠한 선행 그 모든 것도

단 한 번의 성내는 마음瞋心으로 무너진다.

 

2 분노보다 더한 죄악은 없고

인욕忍辱보다 더 어려운 고행은 없다.

이에 진지하게 인욕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수습修習해야 한다.

 

3 화내는 마음의 고통을 지니면

마음은 고요한 편안함을 경험할 수 없으며

기쁨과 안락을 얻지 못하여

잠이 오지 않고 불안하게 된다.

 

4 모든 재물과 존경으로

그 은혜에 의지하는

그들 역시 진심瞋心을 가진

그 주인에게 대들며 죽이려고 한다.

 

5 그의 친구나 친척도 실망하며

보시로 거두어 보지만 믿지 않는다.

간단히 말해 진심瞋心을 일으켜서

행복하게 사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6 분노의 원수가

모든 고통을 만든다.

누군가 집중하여 분노를 부수어 버린다면

이생과 내생에는 행복을 얻으리라.

7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하며,

하고자 하는 것에 장애가 생기면 분노가 일어난다.

불안함을 먹이로 삼아

분노가 늘어나서 나를 멸한다.

 

8 그러므로 나는 먼저 분노라는 적

이 원수의 근원을 부수어 버려야 한다.

이처럼 나를 해롭게 하는 것은

이 원수 외에 다른 것은 없다.

 

9 무언가가 나에게 닥칠지라도

기쁨의 마음은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기쁜 마음으로 하지 않으면 원하는 바를 성취하지 못하고

모든 선행은 시들게 된다.

 

10 만약 고칠 수 있다면

이에 좋아하지 않을 게 무엇이 있겠는가?

만약 고칠 수 없다면

이에 좋아하지 않는 것이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11 나와 나의 친구에게는

고통과 멸시와 악어惡語

불쾌한 것을 원치 않는데

나의 적에게는 이와 반대다.

 

12 행복의 원인은 아주 드물고

고통의 원인은 아주 많다.

고통 없이는 출리심出離心이 생기지 않는다.

그러므로 마음 그대여, 굳건히 지녀라!

 

13 어떤 고행자들과 까르나빠(Karnapa)사람들은 잘리고 지지는 고통을

쓸데없이 감수한다. 해탈을 위한다는

나는 어찌하여 겁쟁이인가?

 

14 익숙해지면 쉽지 않은

대상은 어디에도 없다.

그러므로 작은 해로움에 익숙해져

큰 해로움을 참도록 하라

 

15 뱀 쇠파리 등과

굶주림과 목마름 등의 느낌

백선白癬등 피부병 같은

하찮은 고통을 어찌 보지 못하는가?

 

16 더위와 추위 비바람이나

병 감금 구타 등에

나는 엄살을 부리지 않으리라.

그렇게 하면 해로움이 더욱 증가하기 때문이다.

 

17 어떤 이는 자신의 피를 보고

더욱 용기를 내고

어떤 이는 남의 피를 보고

넋을 잃고 쓰러진다.

 

18 이것은 마음의 견고한 성품과

겁쟁이의 태도에서 생기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익을 바라지 말고

고통이 자리잡지 않도록 하라.

 

19 현자賢者는 고통을 당하여도

마음이 조금도 흔들리지 않는다.

번뇌와 싸우는

큰 전쟁에는 수많은 역경이 따른다.

 

20 모든 고통을 관여하지 않고

진에瞋? 등의 적을 이겨낸다.

이런 것에 승리함을 영웅이라 하면

나머지는 단지 시체를 죽이는 것 뿐이다.

 

21 또한 고통에는 다른 공덕이 있으니

그러한 염리심厭離心으로 교만한 마음을 없애는 것이다.

윤회에 헤매는 자에게 자비심을 일으키게 하고 악을 삼가며, 선을 좋아하게 하는 것이다.

 

22 황달黃疸 등 고통의 큰 근원에

화를 내지 않는다면

심식心識이 있는 것에는 어째서 화를 내겠는가?

그 모든 것 또한 연緣에 의해 생기는 것이다.

 

23 예를 들어 원치 않는 데도

이런 병이 생기는 것처럼

비록 바라지 않는 데도

번뇌는 계속하여 일어난다

 

24 ‘화를 내리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사람들은 대개 화를 낸다.

‘일으키겠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그와 같이 화는 일어난다.

 

25 이 세상에 모든 범죄와

여러 가지 죄악들

이런 모든 것은 연緣의 힘에서 생긴다.

독립적인 것은 하나도 없다.

 

26 또 함께 모인 이런 인연因緣도

‘생기게 하겠다’는 의지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생긴 것이 ‘내가 생겨났다’는

의지가 있는 것도 아니다.

 

27 *수론학파가 주장하는 **원질原質이나

진아眞我(靈我)라고 가정假定하는 무엇이나

그 스스로 “나는 생겨나겠다”라며

일부러 생각하고 생겨나는 것은 없다.

 

(역주;*수론학파數論學派는 고대 인도 6파 철학의 하나로 상키아samkhyas학파를 말한다.

**원질原質:산스끄리트어로 쁘라끄르데parkrti라고 하는데, 근본 정신 원리인 진아 purusa에 대응하는 근본 물질 원리를 말한다. 이러한 주장은 인도철학의 한 유파인

상키야samkhya 학파가 세운 이론적 체계이다.)

 

28 ‘생기지 않는 것’ 이것이 없다면

그때 생기기를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항상 대상에 이끌리기에

멈추지 않는다.

 

29 더군다나 ‘나我’라고 하는 이것이 영원하다면

허공과 같이 행하는 것이 없음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외연外緣과 접촉한다 해도

변함없는 것에 어떻게 영향을 끼칠 수 있을까?

 

30 행할 때라도 전과 같다면

행함으로 이것에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것의 행함이 이것이라’한다면

관계되는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31 이와 같이 모든 것은 다른 힘

그의 힘은 그 힘이 아니다

이와 같이 알고서 환영幻影[과 같은 현상]의

모든 실재에 화내지 말아야 하리라.

 

32 어떤 것으로 무언가를 부정하고

부정하는 것 역시 합당하지 않다고 한다면

그에 의지하는 고통의

흐름을 끊으려고 하는 것은 불합리하지 않다.

 

33 그러므로 적이나 혹은 친구가

마땅하지 않은 것을 저지르는 것을 볼지라도

이처럼 연緣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해서 편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34 만일 자기가 바라는 것만을 이룬다면

누구도 고통을 원치 않기에

몸을 가진 어떤 중생에게도

고통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35 조심성이 없어 자기에게

가시 등으로 해를 가한다.

여인 등을 얻기 위하여

욕심을 내며 음식을 끊는 짓을 한다.

 

36 어떤 이는 자살을 하고 낭떠러지로 뛰어내리며 독약과 몸에 해로운 음식을 먹는다.

공덕이 아닌 행동으로

자기를 해치는 자가 있다.

 

37 항상 번뇌의 힘에 이끌려서

사랑스런 자신의 몸까지도 죽이는

그때 그들이 타인의 몸에

어떻게 해를 입히지 않겠는가?

 

38 그렇게 번뇌를 일으켜서 그와 같이

자신을 죽이는 행위를 하는 자에게

자비심을 일으키지는 못할망정

화를 내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는가?

 

39 마치 남에게 해를 끼치는 것이

어리석은 자의 본성이라면

그들에게 화를 내는 것은 옳지 않으니

태우는 것이 본성인 불에게 화를 내는 것과 같다.

 

40 그러나 이것은 순간적인 잘못

중생의 본성은 선량한 것이므로

그들에게 화를 내는 것은 옳지 못하니

허공에 긴 연기를 나무라는 것과 같다.

 

41 몽둥이 등의 물건을 사용하여

때리는 사람에게 만일 화를 낸다면

그 또한 진심瞋心이 시킨 것이므로

두 번째인 진심瞋心에게 화를 내는 것이 마땅하리라.

 

42 나는 이전에 중생들에게

이와 같은 해악을 저질렀다.

그러므로 유정有情에게 피해를 입힌

나에게 이런 해가 생기는 것은 마땅하다.

 

43 그의 칼과 나의 몸

이 두 가지가 모두 고통의 원인이다.

그가 칼로 나의 몸을 찌른다면

누구에게 화를 낼 것인가?

 

44 종기가 난 사람의 몸처럼

닿으면 참을 수 없는 고통이 있는 이 몸

갈애渴愛에 내가 눈멀었다면

이것으로 상처받는 것은 누구에게 화를 낼 것인가?

 

45 어리석은 자는 고통을 원하지 않으면서도

고통의 원인에는 애착한다.

자기의 허물로 비롯된 [과보의]해악에

화를 내는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46 예를 들면 지옥의 옥졸이나

날카로운 칼날의 숲 등은

자신의 이 업業으로 생긴 것이다.

그런데 누구에게 화를 낼 것인가!

 

47 나의 업에 이끌려서

나를 해치는 자들이 생긴다.

이것으로 그들이 지옥에 떨어진다면

내가 그들을 버린 것이 아닌가?

 

48 이런 것을 인내함으로써

나의 악업은 많이 정화된다.

그러나 나로 말미암아 그들은

긴긴 고통의 지옥에 떨어진다.

 

49 나는 그들에게 가해자이고

그들은 나에게 은혜자이다.

전도顚倒된 생각으로 길들여지지 않은 그대여!

어찌하여 화를 내는가?

 

50 만약 나에게 인내의 공덕이 있다면

지옥에는 가지 않을 것이다.

[그로 인하여] 나는 보호받겠지만

그들은 어떻게 보호할 수 있겠는가?

 

51 그러나 앙갚음으로 해를 끼친다면

그들을 보호하지 못하는 것이니

나의 수행은 기울어지고

그리고 고행은 무너지게 되리라.

 

52 마음은 몸을 갖고 있지 않아서

누구도, 언제라도 부술 수가 없다

몸을 진정으로 애창한다면

육체의 고통으로 해를 입는다.

 

53 모욕과 악어惡語

거북한 말, 이것들이

육체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면

어찌하여 그대의 마음은 그렇게 화를 내는가?

 

54 남들이 나를 싫어한다 해도

그들이 이 생이나 다른 생에도

나를 해치지 못하니

나는 무엇 때문에 싫어함을 받아들이지 못하는가?

 

55 세속에서 얻은 것은

내가 비록 이것을 원하지 않는다 해도

내가 얻은 이것들은 없어지고 마는 것이다.

[그러나]모든 죄악은 끝까지 남는다.

 

56 나는 오늘 죽어도 괜찮다.

삿된 삶을 오래 살지는 않으리라.

내가 오래 산다 할지라도

죽음의 고통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57 꿈 속에서 백 년을 즐긴 뒤에

깨어나면 무엇하며

어떤 이가 순간을 즐긴 뒤에

깨어나면 무엇 하겠는가?

 

58 [잠에서]깨어난 그들 둘 다에게

그 즐거움은 다시 오지 않는다.

오래 살고 일찍 죽는 두 가지 또한

임종시엔 꿈처럼 끝나버린다.

 

59 많은 재산을 얻었을지라도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더라도

도둑에게 죄다 빼앗긴 것처럼

알몸에 빈손으로 가야 한다.

 

60 만약 재산을 [베풀면서] 사는 것을

죄악은 줄이고 복덕을 행하는 것이라 한다면

재산 때문에 화를 내면

복덕은 줄어들고 죄악은 늘어나지 않겠는가?

 

61 무언가를 위해

내가 살아가는 이 삶이 기울어진다면

오직 악행만 저지른 그 삶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62 만일 다른 사람이 치우쳐 [하는]

듣기 싫은 말에 화가 난다면

다른 이에게 듣기 싫은 말을 하는 것에는

그대 어찌하여 그와 같이 화를 내지 않는가?

 

63 믿지 못할 다른 사람에게

신뢰가 떨어져도 그것을 참을 수가 있다면

번뇌를 생기게 하는

듣기 싫은 말은 어찌하여 참지 못하는가?

 

64 불상이나 탑, 정법正法을

헐뜯고 훼손하는 사람이 있어도

내가 그들에게 화를 내는 것은 옳지 않으니

그런 것으로 부처님께서 해를 입지 않기 때문이다.

 

65 스승과 친척, 나의 친구들에게

해악을 끼치는 자도

옛날의 연緣에 의해 생긴 것으로 보고

화를 물리쳐야 한다.

 

66 몸 가진 자에게 유정물有情物과 무정물無情物

둘 다로부터 해를 입는데

왜 유정물에게만 화를 내는가?

그러므로 해를 입더라도 참아야 한다.

 

67 어떤 이는 무명無明으로 죄를 짓고

어떤 이는 무명으로 화를 내니

이에 누구는 허물이 없다하고

누구는 허물이 있다 할 것인가?

 

68 무언가 다른 이가 해를 가하게 하는

그런 업을 이전에 왜 저질렀던가?

모든 것이 업에 달려있다면

나는 어찌하여 이에 화를 내는가?

 

69 그와 같이 알았으니 어떤 것에도

서로 모두가 사랑(慈)의 마음으로

변화하는 것과 같이 나는

복덕을 [짓기 위해] 집중하리라.

 

70 예를 들어 집을 태우고 있는 불이

다른 집으로 번진다면

지푸라기 같이 불길이 번지는 것들을

끌어내어 옮기는 것이 옳은 일이다.

 

71 이처럼 어떤 것에 대한 집착으로

분노의 불이 번질 때

복덕의 보배가 불타지 않도록

집착의 근원을 즉시 버려야 한다.

 

72 사형선고를 받은 사람이 단지 손목이 잘리는 것으로

만약 죽음을 면할 수 있다면 얼마나 다행일까?

만일 단순한 삶의 고통으로

지옥의 고통을 면할 수 있다면 얼마나 다행일까?

 

73 지금 이 정도 고통도

내가 참을 수 없다면

지옥 고통의 근원인 성냄은

어찌하여 버리지 못하는가.?

 

74 욕망을 위해서 불에 타는 등

몇 천 번의 지옥을 겪었건만

나는 나를 위해서

남을 위해서도 행하지 않았다.

 

75 이것은 그만큼 해로운 것이 아니니

큰 뜻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중생의 해로움을 없애는 고통[쯤은]

오직 기뻐하며 실천해야 마땅하다.

 

76 타인[원수]의 공덕을 찬탄하면서도

만일 기쁨의 행복을 얻는다면

마음 그대여! 그를 찬탄하여

어찌 그와 더불어 [기쁨의 행복을 얻는 것을] 즐거워하지 않는가?

 

77 그대가 기뻐하는 이 행복은

안락의 근원이며 죄가 아니다.

덕을 갖춘 이의 가르침이다.

타인을 모으는 최고의 방편인 것이다.

 

78 '타인도 그와 같이 행복하다‘고 [그대는]말한다.

만일 그대가 이런 기쁨을 바라지 않는다면

품삯이나 보시를 거절하는 것이니

이 세상과 저 세상의 행복도 쇠하여 질 것이다.

 

79 자신의 공덕을 칭찬할 때

다른 사람도 즐거워 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타인이 공덕을 칭찬 받을 때

나 자신은 행복해 하지 않는다.

 

80 일체 중생의 안락을 바라고

깨달음의 마음을 일으켰다면

중생이 스스로의 안락을 구하는데

어찌하여 진에심瞋?心을 일으키는가?

 

81 모든 중생이 삼계三界에서

공양을 받는 부처가 되기를 바란다고 하면서

그들이 받는 하찮은 존경을 보고는

어찌하여 그렇게 괴로워하는가?

 

82 그대가 양육해야 할 사람은 양육하고

그대가 베풀어야 할 이 친척이

[스스로] 생활을 꾸려갈 수 있다면

기쁘게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화를 내는가?

 

83 중생에게 이런 바람없이

어찌 깨달음을 원할 수 있으리.

누군가 타인의 원만함에 화를 내는 거기에

[어찌] 보리심이 있단 말인가?

 

84 만일 [나의 원수인] 그가 그곳에서 얻었거나

시주자의 집에 그대로 있거나

그 전체가 그대에게 없다면

너에게 주든 주지 않든 무슨 관계가 있는가?

 

85 복덕자량도 믿음도

나의 공덕인 것을 어찌하여 버릴 것인가?

얻은 것을 지니지 못함에

무엇이 화나지 않게 하는지 말해 보라.

 

86 그대는 자신이 저지른 죄악을

괴로워 하기는커녕

다른 사람이 지은 복덕에

함께 경쟁하려 하는가?

 

87 만일 원수에게 불행한 일이 일어난다 해도

이에 그대가 좋아할 일이 뭐 있겠는가.

그대의 바람만으로는

원수에게 해의 원인이 되지 않는다

 

88 그대의 희망 대로 원수에게 고통이 생겼다 해도

그대가 좋아할 게 뭐 있겠는가?

만일 그대가 만족해 한다면

그보다 더 사악한 일이 또 어디에 있겠는가?

 

89 번뇌는 어부가 던진 낚시

이것은 참으로 날카롭다.

이에 걸리는 것은 ‘지옥의 옥졸이 화탕지옥의 가마솥에

나를 집어 넣고 삶는 ‘것과 같다.

 

90 칭찬과 명성의 공경은

복덕도 되지 않고, 수명도 되지 않는다.

나에게 힘을 주거나 무병無病도 주지 않는다.

또한 육신의 안락도 되지 않는다.

 

91 내가 나만 안다면

거기에 ‘나를 위한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단지 마음이 편안해 지는 것을 원한다면

도박 등과 술에도 의지해야 하리라.

 

92 명예를 위해서 재산을 낭비하고

나 자신까지도 죽일 수 있다면

[명예라는] 말이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죽으면 이것이 누구에게 안락이 되겠는가?

 

93 모래성이 무너질 때

어린애들이 얼마나 우느냐?

이처럼 칭찬과 명예를 잃을 때

나의 마음은 어린애와 같아진다.

 

94 금방 사라지는 소리는 생명이 없는 것이니

나를 칭찬하는 마음이 있을 수 없다.

다른 사람이 ‘나를 좋아한다’는

이 명성이 기쁨의 원천이 된다는 것인가?

 

95 [그 칭찬이] 남이건 혹은 나이건 간에

다른 사람의 기쁨이 나에게 무슨 이득이 될 것인가?

기쁨과 행복이 그를 [칭찬하는 사람의]것이기에 나는 거기서 한 부분도 얻지 못한다.

 

96 그의 즐거움에서 나의 즐거움이 생긴다면

누구에게나 이런 식으로 해야 한다.

타인의 즐거움이 모두에게 기쁨이 된다면

어찌 나에게도 기쁨이 되지 않겠는가?

 

97 그렇게 ‘내가 칭찬받고 있다’는 생각에서

자기에게 기쁨이 생긴다면

이 또한 맞지 않는 것이기에

오직 어린애와 같은 행동일 뿐이다.

 

98 이런 칭찬등은 나를 미혹하게 하는 것이다.

이것은 염리심厭離心도 무너뜨리며

덕스러운 자를 질투하고

원만함도 무너뜨린다.

 

99 그러므로 나의 칭찬 등을

없애려고 들고 일어나는 사람들은

내가 악도에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있는 사람들이 아닌가?

 

100 해탈을 구하는 나는

재산과 존경으로써 구속받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나를 이 속박에서 해방시키려는 자

그들에게 내가 어찌 진심瞋心을 일으키랴.

 

101 고통 속으로 들어가기를 원하는 나에게

부처님의 가피와 같이

떨어지지 않게 문을 열어주는 그들에게

어찌 내가 진심瞋心을 일으키랴.

 

102 이것이 복덕을 가로막는 것이라고 해도

거기에 화를 내는 것은 옳지 않다.

인내와 같은 고행은 없으니

여기에 내가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103 내 자신의 허물로 인해

이를 참고 견디지 못한다면

복덕의 원인이 가까이 왔음에도

이를 내가 방해하고 놓치는 것이다.

 

104 어떤 것은 무언가가 없으면 생겨나지 않는다.

어떤 것은 무언가가 있어야 생겨난다.

이것이 저것의 원인인데

어찌 그것이 방해라고 하는가?

 

105 때에 맞춰 나타나는 걸인이

보시에 방해가 되는 것은 아니다.

출가를 하게 해주는 것이

승려가 되는 것에 방해라고 할 수 없다.

 

106 세상에 거지는 많지만

해를 끼치는 거지는 드물다

이처럼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으면

누구도 [나를] 해치지 않는다.

 

107 그러므로 고생하지 않고

집안의 보물을 찾는 것처럼

보리행菩堤行을 벗삼아

나는 원수를 좋아하리라.

 

108 그와 함께 내가 인내를 수행할 수 있었으므로

인내의 열매는

그에게 먼저 주어야 한다.

왜냐하면 그는 인내의 원인이기 때문이다.

 

109 만일 인내를 성취하게 하려는 의도가 없었기 때문에

이 적에게 공양을 올릴 까닭이 없다면

수행의 원인이 되는 정법正法에는

어찌하여 공양을 올리는가?

 

110 만일 이 적이 해를 끼칠 의도가 있기 때문에

공양을 올릴 곳이 아니라고 한다면

[또] 의사처럼 좋은 일만 하려한다면

나는 어떻게 인내를 수행할 수 있을까?

 

111 그러므로 그의 나쁜 진심瞋心에 의지하여

인내심이 생긴다면

그는 인내의 원인이기 때문에

정법正法과 같이 공양 받을 가치가 있다.

 

112 그러므로 “중생의 복전福田은 부처의 복전이다”라고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에 기뻐하는 많은 사람들이

이와 같이 완전함에 도달해 왔기 때문이다.

 

113 중생들과 부처가

불법을 성취하는 것은 같은데

부처님을 존경하는 것처럼

중생을[존경하지]않는 것은 무슨 태도인가?

 

114 의도하는 공덕은 서로 다르지만

그 열매는 서로 같기에

모든 중생은 귀중하고

그들은 모두 동등하다.

 

115 사랑(慈)의 마음이 있어 헌공하는 것

그 자체가 중생의 [고귀한]성품이다.

부처님을 믿는 공덕은

그 자체가 부처의 [고귀한] 성품이다.

 

116 불법佛法을 성취할 수 있기에

그들은 동등한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부처님의 무한한 공덕의 바다는

어떤 중생도 부처님과 같지 않다.

 

117 최고의 공덕을 쌓은 하나 뿐인 [이의]

공덕의 한 부분만이라도

어떤 이에게 나타난다면 그에게 공양을 하기 위해 삼계를 다 바쳐도 부족하리라.

 

118 수승한 불법佛法에서 생긴 한 부분만이라도 어떤 유정에게 갖추어져 있다면

이 부분에 순응하여 유정에게 공양을 올림이 마땅하다.

 

119 더군다나 속임이 없는 친척이 되어주고

무량한 은혜를 베풀어 주시는 분들께

유정을 기쁘게 해주는 것 외에

어떤 다른 것으로 보은報恩을 할 수 있겠는가?

 

120 모든 것을 위해서 몸을 버리고 무간지옥에 들어가신다.

이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면

그들이 크게 해를 끼치려 해도

모두에게 다양한 선을 행해야 하리라.

 

121 부처님께서 우선 나의 주인이 되셨지만

모두를 위해서는 자신의 몸도 돌보지 않는다.

이에 나는 어찌 어리석은 자만에 가득 차서

유정의 종이 되어 실제로 행동하지 못하는가?

 

122 어떤 이의 안락에 부처님은 기뻐하신다.

어떤 이가 해를 당해도 부처님은 기뻐하지 않으신다.

그들을 기쁘게 하는 것이 부처님을 기쁘게 하는 것이며 그들을 해치는 것은 부처님을 해치는 것이다.

 

123 이처럼 전신이 불에 데인 사람은

원하는 어떤 물건으로도 마음에 만족을 얻지 못한다.

이처럼 중생에게 해를 입힌다면 대자대비하신 그 분께 기쁨을 드릴 방법이 없다.

 

124 그러므로 내가 중생에게 해를 끼치는 것은 모든 대자대비 하신 분이 싫어하는 것!

오늘, 그 죄악을 하나하나 참회하오니

부처님의 마음을 상하게 한 모든 것을 용서하시기를!

 

125 여래를 즐겁게 하기 위하여

오늘부터 결단의 행으로 하인이 되리라.

많은 사람이 발로 차고, 나의 머리를 때려도 좋다.

살해된다 하여도 [나를]돌보지 않고, 세상의 보호자를 기쁘게 하리라

 

126 대자대비하신 부처님은 이 세상의 모든 중생을 당신과 같이 대하심에 의심이 없으셨다.

유정의 자성自性을 보시는 보호자 그 자체이시니 어찌 제가 존경하지 않으리까?

 

127 이 자체가 그대로 여래를 기쁘게 하는 것이다.

자기의 일을 완벽하게 성취하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세상의 고통을 없애는 것도 이것이기에

나는 항상 이것을 하리라.

 

128 예를 들어 왕의 신하 몇몇이

많은 민중에게 해로운 짓을 할때

선견지명을 갖춘 사람은 힘이 있어도

그를 되받는 해약을 끼치지 않는다.

 

129 이와 같이[하는 것은]그가 혼자가 아니고

왕의 세력과 그의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작은 해를 끼치는 하찮은 이도

결코 멸시하지 않으리라.

 

130 이처럼 지옥의 사자와

대자대비 불자佛子의 무리이기에

민중이 사나운 왕을 모시듯이

나는 모든 중생을 받들리라.

 

131 아무리 화가 난 임금이라도

유정을 불만족스럽게 하여

겪어야 할 그 어떤 것도

지옥의 재양과 같을 수 있을까?

132 아무리 친절한 임금이라도

유정을 기쁘게 해 얻게 될 그 무엇이

부처의 경지가 우리에게 주는 [기쁨에]견줄 수 있으랴!

 

133 미래에 부처가 되는 것은 제쳐두고라도

중생을 받드는 데서 생기는

이 생에서 얻을 영광과 명예와 행복을

어찌하여 보지 못하는가?

 

134 윤회 속에서 인내하여

미모 등 무병과 명성과 함께

아주 긴 수명을 가지며

전륜성왕前輪聖王의 많은 안락을 얻는다.

 

제7장 정진품 精進品

샨티데바著,청전譯/하얀연꽃/자료입력:화목

 

 1 이와 같이 인욕忍辱으로 정진을 해야 한다.

오직 정진하는 데에 깨달음이 있기 때문이다.

바람 없이는 움직임도 없는 것과 같이

복덕자량福德資糧은 정진 없이 생기지 않는다.

 

2 정진이란 무엇인가? 선법善法에 기뻐하는 것이다.

그 반대편을 말하면

게으름과 악에 대한 애착과

나태懶怠에 의한 자기경시自己輕視이다.

 

3 나태에서 편안을 맛보고

잠자는데 탐착하여

윤회의 고통에 염리심厭離心을 내지 못하면

게으름은 쉽게 자라난다.

 

4 번뇌의 올가미에 걸려

탄생의 그물망에 갇히고

죽음의 언저리에 다다랐음을

그대는 아직도 알지 못하는가.

 

5 가족이 차례로 죽어가도

그대는 보지 못하는가.

그래도 깊은 잠에 빠진 그대여!

도살장의 소와 같구나.

 

6 모든 길은 막혀 있고

저승사자는 노려보고 있는데

그대는 어찌하여 먹는 것만 즐기고

이처럼 잠자는 것을 좋아하는가?

 

7 죽음은 빨리도 오고 잇는데

그때 자량을 쌓는다 한들

그때 게으름을 버린다 한들

때가 아니기에[늦었는데]무슨 소용이 있는가?

 

8 이것은[아직]하지 않았고 이것은[이미]시작했고

이것은 반절만 했을 뿐인데

갑자기 저승사자는 오고야 말리니

‘아!이제는 틀렸다’는 생각이 들것이다.

 

9 커다란 슬픔으로 얼굴은 붓고

눈은 빨개지고, 얼굴에는 눈물이 흐르며

친척은 절망에 잠겨 있을 때

염라왕의 사자를 보게 될 것이다.

 

10 자신의 죄악을 기억하며 괴로워하고

지옥의 고통 소리를 들으며

두려움에 똥오줌으로 몸은 더러워지고, 혼미해질 때 무엇을 할 수 있을까?

 

11 그대는 붙잡힌 물고기처럼 요동치면서

이 생에도 두려움으로 움츠려 사는데

지은 죄악으로 인한 참을 수 없는

[지옥의]고통은 말해 무엇 하겠는가?

 

12 뜨거운 물만 몸에 닿아도

연약한 몸은 심하게 뜨거움을 느낀다.

지옥에 태어나는 업을 저지르고서

어찌 이렇게 편히 앉아 있을 수 있단 말인가?

 

13 노력도 안 하고 결과를 바라는 자여!

엄살이 심한 자에게는 피해가 많은 법.

죽음에 붙잡혀있으면서도 신처럼[오래 살기를 바라지만]

아! 고통으로 부서지는구나.

 

14 사람이라는 배를 의지해서

고통의 큰 강을 건너야 하리라.

이 배는 후에 얻기 어려우니

어리석은 이여! 시간이 있을 때 잠에 빠지지 말라!

 

 

15 기쁨의 근원인 무궁한 정법正法

최고의 기쁨을 버리고

고통의 원인에 현혹되어

그대 어찌하여 야한 것을 즐기는가?

 

16 그러므로 게으르지 말고, 자량의 지원군으로 부지런히 자기를 다스리고

나와 남을 평등平等히 하여 나와 남을 바꾸는 [수행을] 해야 하리라.

 

17 ‘내가 어찌 감히 깨달음을 얻을 것인가?’라고 말을 하면서

나태함에 젖지 말아야 한다.

이와 같이 여래께서는

이 진실을 말씀하셨다.

 

18 “파리 모기 벌은

이처럼 벌레로 태어났지만

그들도 정진의 힘을 일으켜서

얻기 어려운 위없는 깨달음을 얻었노라“

 

19 하물며 나는 사람으로 태어나서

이로움과 해로움을 구별할 수 있고

보리행菩堤行을 버리지 않는다면

내 어찌 깨달음을 얻지 못하랴!

 

20 그러나 손과 발을 잃는 것에

내가 두려움을 느낀다면

무거운 것과 가벼운 것을 분별하지 못하는 어리석음으로

나는 두려움의 잘못을 범하는 것이다.

 

21 수없는 영겁의 세월 속에서

셀 수 없이 많이 잘리고

찔리고 태워지고 부서졌지만

깨달음을 얻지는 못했다.

 

22 내가 깨달음을 성취하기 위한

이 고통에도 정도가 있으니

통증의 근본적인 해로움을 없애기 위해

몸에 칼자국을 내는 고통에 비교할 수 있다.

 

23 모든 의사도 치료를 할 때

불편함을 통해 병을 고친다.

그러므로 많은 고통을 없애기 위해서

조그만 불편은 참고 견뎌야 한다.

 

24 일반적인 치료와 같이

최고의 의사(부처)는 [그렇게]하지 않으시고

아주 부드러운 작법作法으로

중병을 수없이 치료하신다.

 

25 이끄시는 분[부처]께서는

우선 푸성귀 같은 것으로 베풀도록 하셨다.

이에 차츰차츰 익숙해지면

나중에는 자신의 살점까지 베풀라고 말씀하셨다.

 

26 어느 때고 자신의 몸이 ‘푸성귀 같음’을 아는

마음의 지혜가 성숙해지면

그때 살점을 주는 것에

무슨 어려움이 있을 것인가!

 

27 죄악을 멀리하면 고통이 없고

[마음이] 지혜로워지면 슬픔도 없다.

전도된 견해와 죄악으로

마음과 몸은 해를 입고 있다.

 

28 복덕으로 몸은 안락하고

지혜로 마음이 행복하면

다른 이를 위해 윤회계에 머문다 해도

자비심을 갖춘 이에게 어찌 슬픔이 있겠는가!

 

29 이렇게 보리심의 힘에 의해

예전의 악업은 사라지고

바다와 같은 복덕은 쌓이고

성문聲聞보다 더 빼어날 수 있다고 말한다.

 

30 그러므로 모든 슬픔과 고통을 모두 없애는

보리심의 말을 타고

기쁨에서 기쁨으로 나아가는 이 마음을 아는데

누가 나태에 빠져 들겠는가?

 

31 중생의 이익을 성취하기 위한 세력은

열망 자신감 기쁨 버림을 가지고 있다

열망은 고통의 두려움을 부숴버리고

그것의 이익을 명상하는 데서 증장된다.

 

32 이와 같이 반대되는 것을 버려서

열망 자신감 기쁨 버림 등을

부지런히 방향을 바꾸는 힘으로

정진을 늘려 가는 데 노력해야 한다.

 

33 나와 남을 위해서 한량없는 허물을

내가 없애려 하니

이 허물 하나하나까지도

영겁의 바다가 다 할 때까지[노력해야 한다.]

 

34 이 허물을 없애기 위함이라 하면서

내 안에 한 부분도 보이지 않고

무한한 고통의 보금자리에 안주하고 있으니

나는 어찌 심장이 터지지 않겠는가?

 

35 나와 남의 공덕은

내가 많이 쌓아야 한다.

이에 공덕 하나하나에도

영겁의 바다로서 익혀 나가야 한다.

 

36 나의 공덕 어느 한부분에도

습관이 생기지 않았으니

우연히 얻은 이 생을

내가 헛되이 보내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37 나는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지 않았고

큰 향응饗應의 기쁨을 드리지 않았으며

가르침을 행동으로 실천하지 않았고

가난한 사람의 바람을 충족시켜 주지도 못했다.

 

38 두려워하는 이에게 무외시無畏施를 베풀지 않았고

불쌍한 이에게 즐거움을 주지 못했다면

내가 어머니를 괴롭히고, 고통을 주기 위해

모태에 들어갔단 말인가?

 

39 나는 이 생과 지난 생에서도

법의 열망을 멀리하여

이와 같은 가난 속에 묻혀있다.

[이것을 안다면] 누가 법에 대한 열망을 버릴 것인가?

 

40 선을 향한 것에서 모든 뿌리는

열망이라고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것의 근본은 항상

*이숙과異熟果를 명상하는 것이다.

 

(역주; *이숙과異熟果는 선과 악의 업인業因에 의해서 이것과 성질이 다른 무기無記의

결과를 생기게 하는 것이다. 예> 고는 악업으로부터 나온다.)

 

41 마음에 착한 생각을 지음으로

어디를 가든

이곳저곳의 이 복덕과

과보의 공덕은 실제 보답으로 돌아온다.

 

43 그러나 악행을 저지른 사람이 행복을 원할지라도

어디를 가든

이곳저곳의 이 죄악의 과보는

고통의 무기로 완전히 무너진다.

 

44 [선행의 과보로]넓고 크고 향기롭고 시원한 연꽃의 태胎에 머물고

위엄은 부처님의 감미로운 말씀을 먹고 자란다.

원만한 형상은 부처님의 빛으로 연꽃이 열리며 태어나네.

부처님 앞에 여래의 보살[상속자]로 선업을 지으며 사는 것이다.

 

45 [악행의 과보로] 저승사자가 껍질을 남김없이 벗겨서 아주 처참해지고

아주 뜨거운 불에 녹은 타오르는 구리 쇳물을 몸에 붓고

타오르는 칼과 창으로 찌르고, 살은 백 갈래로 찢어지고

뜨겁게 달궈진 철판 위로 떨어지는 많은 악업에 시달린다.

 

46 그러므로 선을 열망 하고

헌신으로 수행하며

금강당경金剛幢經 예식의 수습修習으로

자신감을 수행하여야 한다.

 

47 먼저 해야 할 일을 고찰하고 나서

하든지 하지 말든지 해야 한다.

[만일 할 수 없다면]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며 일단 시작했으면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48 [하던 일을 중단하면]다음 생에도 습관이 되고 악과 고통은 증가된다.

다른[생의 업이] 과果가 될 때에도

약해지고 또한 성취도 할 수 없다.

 

49 행위 번뇌 능력의

세 가지를 자신감으로 삼는다.

‘나 홀로 해내겠다’는 것

이것이 행위에 대한 자신감 그 자체이다.

 

50 이 세상 사람들은 번뇌에 지배되어 힘이 없다.

자기 일을 성취하지도 못한다.

또 사람들은 나처럼 [남을 위해 선행을 할] 힘이 없다.

그러므로 나는 [그들을 위하여] 이 모든 것을 하리라.

 

51 다른 사람들이 하찮은 일을 하고 있는 데도

나는 그냥 지내고 있다.

아만我慢으로도 할 수 없다면

자만을 없애는 것이 최상의 것이 되리라.

 

52 까마귀도 죽은 뱀을 만나면

자신이 금시조金翅鳥인양 행동한다.

만일 나 자신이 약해지면

조그만 허물에도 스스로 해를 입는다.

 

53 의기소침하여 노력을 포기한 사람이

어려운 상황에서 어찌 해탈을 이루랴.

자신감을 [갖고] 노력을 하면

[죄악으로 장애가] 클지라도 [자신감을] 이기지 못한다.

 

54 그러므로 마음을 굳건히 하여

모든 범계犯戒를 없애야 한다.

만일 내가 범계에 지면

삼계三界를 정복하려는 것은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55 나는 모든 것을 이겨야 한다.

어떤 것도 나를 정복하지 못하리라.

나는 사자 왕의 아들로서

여기에 자신 있게 머물러야 한다.

 

56 모든 유정은 아만으로 망한다.

번뇌는 자신감을 지닌 것이 아니다.

자신감에 찬 사람은 적의 손아귀에 들어가지 않고

그들은 자만의 적을 지배한다.

 

57 번뇌의 아만으로 가득 차서 아만 때문에 악취로 이끌리면

사람의 축제[몸 받음]를 없애며

남의 밥을 얻어먹는 하인이 되고, 바보. 추한 꼴. 겁쟁이가 되어

누구에게나 멸시 받는 사람이 된다.

 

58 자만으로 가득 찬 고행자 역시

아만을 가진 자에 포함된다.

이보다 더 비참한 것이 있다면

무엇인지 말해보아라.

 

59 아만에 찬 적敵을 정복하기 위하여 자신감을 가진 이는

자신감에 찬 사람이며, 승리의 영웅 그 자체이다.

아만이라는 적이 확산되는 것을 분명히 [차단해서] 소멸하여

중생이 원하는 데로 승리자[부처님]의 과를 원만히 이룬다.

 

60 번뇌의 무리 중심에 머물지라도

나는 천 가지의 방법으로 그들을 이겨내리라.

마치 여우에 둘러싸인 사자와 같이

번뇌의 무리에게 영향을 받지 않으리라.

 

61 큰 고통의 상황 속에서도

사람들은 눈을 보호하듯이

그러한 힘든 상황이 벌어진다 해도

번뇌의 힘에 지배되지 않으리라.

 

62 나는 불에 태워져 죽어도 좋고

머리가 부서져도 좋다.

‘모든 형상을 가진 번뇌’라는 적에게

머리를 숙이지 않으리라.

 

63 이와 같이 모든 상황에서

이치에 맞는 일 외에 다른 일은 하지 않으리라.

놀이에서 ‘기쁨’이라는 결과를 원하듯이

이들[보살]은 어떤 일을 하든지

[남을 위한] 그 일에 애착하여

하는 일에 만족하지 않고 기쁨으로 계속한다.

64 행복을 위해 일을 하지만

행복하게 될지 안 될지는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보살이 하는] 모든 일은 행복으로 이어지기에

그 일을 하지 않으면 어떻게 행복이 생기겠는가?

 

65 날카로운 칼날에 묻은 꿀을 탐하는 것과 같이

[윤회 세계에서는] 욕망을 만족시킬 수 있는 것이 없다.

이숙異熟의 안락에

편안함의 복덕에 어찌 만족하겠는가?

 

66 그러므로 일을 완전히 마치기 위해

한낮의 더위에 시달리던 코끼리가

물을 보면 못 속으로 뛰어들 듯이

[보살의] 그 일에 거듭 들어가리라.

 

67 기력이 다했거나

다음에 계속하기 위해서는 쉬어야 한다.

잘 마무리 되었을 때는

다음을 기약하면서 [마친 것을] 버려야 한다.

 

68 오래된 전사戰士인 적과

전쟁터에서 칼끝을 마주친 것처럼

번뇌의 칼끝을 피해나가며

번뇌의 적을 쳐부수고 잡아매리라.

 

69 싸우는 도중에 칼을 떨어뜨리면

두려움에 즉시 칼을 집어 들 듯이

이와 같이 억념憶念의 무기를 잃어버리면

지옥의 두려움을 기억하며 빨리 챙겨야 한다.

 

70 피의 순환에 의해

독은 몸 전체로 퍼진다.

이처럼 [번뇌가] 기회를 잡기만 하면

죄악은 온 마음에 퍼지게 된다.

 

71 겨자기름이 가득 찬 항아리를 옮기는 사람이

칼을 든 병사가 앞에 서 있으면서

‘흘리면 죽일 것’이라는 협박에 두려워하듯

수행자는 이와 같이 집중하여 수행해야 한다.

 

72 그러므로 뱀이 무릎에 기어오르면

재빨리 일어나는 것처럼

졸음과 게으름이 오면

빨리 이것들을 물리쳐야 한다.

 

73 허물을 범할 때마다

자신을 비판해야 한다.

‘나는 후에 무슨 일이 있더라도 이것을 하지 않겠다’고

말을 하고 나서 오랫동안 생각해야 한다.

 

74 ‘그와 같은 모든 상황에서

억념憶念을 익히리라‘고 말하며

이런 인因으로 [선지식을]만나는 등

올바른 일을 이행하여야 한다.

 

75 어떤 일을 하기 전에 일찍부터

모든 것에 힘을 갖추고

그에 따라 신중하게 가르침을 기억해서

나는 기쁨과 함께 하리라.

 

76 이와 같이 바람에 오고감에

솜털도 이끌려 다닌다.

나도 이처럼 기쁨에 이끌려서

그와 같이 모든 것을 성취하리라!

 

 

제8장 선정품 禪定品

샨티데바著,청전譯/하얀연꽃/자료입력:화목

 

 1 이와 같이 정진을 일깨워서

마음은 삼매에 안주安住해야 한다.

마음이 산란한 사람은

번뇌의 송곳니 사이에 머무는 자者이다.

 

2 몸과 마음을 고요히 하면

어떤 산란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세속을 포기하고

망상을 완전히 버리리라.

 

3 탐욕과 재욕 등의 애착으로

세속의 삶을 버리지 못한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완전히 포기하는 것은

지자智者와 같이 행동하는 길이다.

 

4 완벽한 지止(Samatha)를 갖춘 관觀(Vipassana)으로

번뇌가 완전히 끊어짐을 알고서

먼저 지止를 찾고

그것 역시 세속에 집착이 없어야 실제의 기쁨으로 성취한다.

 

5 존재하는 것은 무상한 것

누가 이 무상에 그렇게 애착을 하는가?

그런 이는 수 천 번의 삶 속에서도

순간의 행복조차 보지 못한다.

 

6 그러니 마음이 행복할 수 없고

또한 안정을 얻을 수 없다.

설사 행복을 맛보았다 해도 만족하지 못한다.

예전처럼 애착으로 괴로워한다.

 

7 유정에 애착함으로

바른 진리는 완전히 가려져 버린다.

염리심厭離心도 잊어버리고

마침내 슬픔으로 고통을 당한다.

 

8 이에 오직 이런 생각으로

이 생을 의미 없이 보내고

무상한 친구나 친척들 때문에

영원 불멸의 정법까지도 부숴버린다.

 

9 어리석은 이와 인연因緣을 같이 하면

반드시 악취에 떨어진다.

인연이 다른 데도 이끌려 다닌다면

어리석은 이와 함께 하는 것이 무슨 이익이 있겠는가?

 

10 순간에 친구가 되고

잠깐 사이에 원수가 된다.

즐거운 곳에서조차 화는 일어나니

세속의 사람을 만족스럽게 하는 것은 어렵다.

 

11 [어리석은 이는] 이로운 말을 하면 화를 내고

나까지도 선행에서 멀어지게 한다.

그들의 말을 듣지 않으면 화를 내니

마침내 악취에 떨어진다.

 

12 높은 이에게는 질투를 하고, 동등한 이와는 겨룬다.

아랫사람에게는 자만하고 칭찬을 받으면 거만해진다.

듣기 싫은 말을 하면 화를 낸다.

이렇게 어리석은 이에게 언제 이익이 올 것인가?

 

13 어리석은 이와 함께 하면

자기를 칭찬하고 남을 욕한다.

세속을 즐기는 재미있는 이야기 등

선善이 아닌 것들만 분명히 생긴다.

 

14 이런 식으로 내가 남과 관계를 맺으면

둘 다 망한다.

그들은 나에게 도움을 주지 않고

나 또한 그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15 어리석은 이와는 멀리 떨어져야 한다.

만나면 즐거워하고 좋아하되

너무 가까이 지내지 말고

적당히 지내야 한다.

 

16 벌이 꽃에서 꿀을 모으듯이

법에 도움이 되는 것만 받아 들여

[선연 없는] 모든 이를 만난 적이 없었던 것처럼 무심하게 지내야 한다.

 

17 ‘나는 존경[을 받고] 재물이 많아

많은 사람이 나를 좋아한다‘는

이런 식의 자만으로 가득 차 있다면

죽은 뒤에 두려움이 생길 것이다.

 

18 그러므로 여러 가지 어리석은 마음은

무엇이나 탐해

이것저것에 얽히게 되고 [서원은] 비게 되고

고통 그 자체가 되어 일어난다.

 

19 그래서 지자智者는 집착하지 않으니

집착에서 두려움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런 것은 자성自性이 사라지게 하리니

확실히 이해해야 한다.

 

20 많은 재산을 모았고

이름도 나고 명예도 얻었지만

쌓아온 어떤 재산과 명성도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게 되리라.

 

21 누가 나를 업신여긴다면

칭찬 받음에 좋아할 게 뭐 있겠는가?

누가 나를 칭찬한다면

업신여김에 무슨 불만이 있겠는가?

 

22 유정의 여러 가지 바람(願)을

부처님도 다 기쁘게 할 수 없다면

나처럼 나쁜 사람에게 말할 필요가 있겠는가?

그러므로 세속사의 생각을 포기하리라.

 

23 [사람들은] 유정에게 재산이 없으면 비난하고 재산이 많으면 나쁜 말을 한다.

자성自性이 함께 하기 어려운 그들에게

어떻게 기쁨을 일깨울 수 있을까?

 

24 왜냐하면 어리석은 이는

자신에게 이익이 없으면 기뻐하지 않기에

어떤 어리석은 이와도 친구가 되지 말라고

여러 여래께서 말씀하셨다.

 

25 숲 속에서 사는 짐승과 새와 나무는

듣기 싫은 말을 하지 않는다.

친구가 되면 즐거움만 있는

내가 언제나 그들과 함께 머물 수 있을까?

 

26 바위굴이나 텅 빈 절간에서

또 나무 밑에서 머물며

결코 지난 날을 뒤돌아보는 일 없이

언제나 집착 없이 머물 수 있을까?

 

27 주인 없는 대지와

자연스레 열린 공간에서

자유를 즐기며 애착을 떠나

언제나 나는 [그런 곳에] 머물 수 있을까?

 

28 발우鉢盂 한 개, 주워 모은 물건 몇 가지

누구도 원치 않을 해진 옷을 걸치고

이 몸 가리려 하지 않으며

두려움 없이 머무는 그런 날이 언제나 올 것인가?

 

29 *송장터에 들어가

그들의 해골과 나의 몸은

모두 썩어 없어질, 아무 것도 아님을

언제나 알아 차릴 수 있을까?

 

(역주; *과거 인도에서는 화장을 할 수 없었던 천민들은 시체를 일정한 장소에 버렸다.)

 

30 나의 몸, 이 몸뚱이가[썩으면]

어떤 냄새도 마다않는 여우도

이 몸뚱이에 가까이 오지 않는

그런 일이 일어나게 될 것이다.

 

31 이 몸은 하나로 만들어졌건만

함께 생긴 이 살과 뼈가 무너져

뿔뿔이 흩어지고 마는데

친구나 다른 이를 말해 무엇하겠는가?

 

32 태어날 때 혼자 태어나고

죽을 때 또한 혼자 죽는다.

고통의 몫을 남이 가져갈 수 없다면

걸림돌이 되는 친구는 무슨 도움이 될까?

 

33 길을 가는 나그네가

머물러 쉴 곳을 찾듯이

윤회 세계의 길을 가는 나그네도

태어날 곳을 항상 찾는다.

 

34 세상 사람들이 슬퍼하는 가운데

네 사람이

이 몸을 떠메고 가는 송장이 되기 전에

숲 속으로 가리라.

 

35 친구나 원수도 없어지고

이 몸뚱이 오직 하나 적정처寂靜處에 머무니

이미 죽은 사람으로 여기기에

죽어도 슬퍼할 자 없네.

 

36 주변의 누구도

슬픔과 해로움을 끼치지 않기에

여기서는 부처님을 생각하고, 수행하는 것을

누구도 방해하지 않을 것이다.

 

37 그러므로 아주 환하고 즐거운 숲 속에서

어려움은 작아 행복하고

모든 번뇌를 가라앉히며

나는 홀로 머물리라.

 

38 다른 생각은 모두 버리고

나는 오직 한 마음으로

마음을 고요히 가라앉히고

조복하고자 노력하리라.

 

39 이 세상과 저 세상에서

애욕은 큰 해악을 일으키고

이 세상에서는 죽이고 포박하며 자른다.

저 세상에서는 지옥 등을 이룬다.

 

40 지난 날 하인과 하녀에게

무엇인가를 위해서 많이도 요구했다.

죄악과 악명도

어떤 목적을 위해서라면 개의치 않고

내가 무서운 짓도 저질렀다.

 

41 모든 재산을 탕진하면서

누구든지 다 껴안아 보는

최고의 즐거움인 이것은

 

42 뼈 그 자체일 뿐 다른 것은 아니다.

자유와 내가 없는데

커다란 애욕에 온전히 집착하여

어찌하여 고통을 넘어서서 가지 않는가?

 

 

43 처음 노력하여 그것을 들어 올렸고

이끌렸지만 부끄러워 고개를 숙였다.

예전에는 보든 안 보든 간에

얼굴은 천으로 가려져 있었다.

 

44 그대의 마음을 어지럽혔던 그 얼굴이

지금 눈 앞에 그대로 드러나 있다.

독수리가 환히 드러낸 것을 보고서

지금은 어째서 도망치려 하는가?

 

45 누군가 눈길을 주며 쳐다볼 때

그녀를 완전히 보호했다.

지금 독수리가 그녀를 먹으려 하는데

인색한 그대여! 어찌하여 보호하지 않는가?

 

46 이 고기 덩어리를 보고

독수리와 다른 것들이 먹으려 한다.

그들의 먹이감에 꽃다발과

전단향?檀香을 장식으로 올렸던가?

 

47 움직이지도 않는 해골을 보고

그대는 두려워한다.

몇 가지 의식으로 움직이는 시체에

그대는 어찌 두려워하지 않는가?

 

48 무엇으로 가려져 있을 때는 이에 애착을 했는데

그것이 벗겨져 있을 때는 어찌 애착하지 않는가?

이를 원하지 않는다면

어찌 가려져 있던 것에는 포옹을 했던가?

 

49 ‘음식’이라는 하나의 근원에서

대변과 소변, 침은 생겨난다.

그런데 대변과 소변은 싫어하고

그대, 어찌 침은 좋아하는가?

 

50 솜의 감촉이 부드러운

베게는 좋아하지 않고

‘더러운 냄새를 풍기지 않는다’하면서

그대 애욕자여! 깨끗하지 않은 것에 미혹되는가?

 

51 애욕에 물든 몽매한 자여!

솜의 촉감이 부드럽긴 하지만

함께 잘 수가 없기에

솜에게 화를 내고 있구나!

 

52 만일 깨끗하지 않은 것에 애착이 없다면

뼈와 힘줄로 묶어서 결합한 바구니에

살의 흙을 바른 것인데

그대는 어찌 다른 이를 무릎에 놓고 포옹하는가?

 

53 그대는 불결한 것이 많은 이것을

항상 사용하고 있으며

또 다른 더러운 포대包袋 자락에

더러운 애욕으로 탐하고 있다.

 

54 나는 ‘이 살이 좋아’하면서

접촉해 보고 싶어 한다.

의식이 없는 자연 상태의 살은

그대여, 왜 탐하지 않는가?

 

55 탐하고 있는 마음은 무엇인지?

그것은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는 것이다.

그들의 힘은 의식이 없는데

쓸데없이 포옹하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56 다른 사람의 몸이 불결한 성질임을

그대가 모르는 것이 크게 이상할 것이 없다.

그러나 자신의 몸이 불결한 것임을

모른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57 구름이 벗어진 날

햇빛으로 예쁘게 갓 피어난 청순한 연꽃은 버려두고

불결한 것을 탐한 마음으로

어찌 더러운 바구니를 좋아하는가?

 

58 똥오줌으로 더렵혀진 진흙을

만약 만지기 싫어한다면

더러운 오물이 나오는 몸뚱어리에는

그대, 어찌 닿기를 애착하는가?

 

59 만일 그대가 불결한 것에 애착이 없다면

불결한 밭(母胎)에서 생겼고

[모태]안에서 불결의 종자로 생겨난 다른 이를 어찌 무릎에 놓고 포옹을 하는가?

 

60 불결한 장소에서 생긴

작고 더러운 구더기를 그대는 좋아하지 않는다.

많은 더러움의 성품인 몸은

불결하게 태어났음에도 탐하고 있다!

 

61 그대 자신의 불결함을

혐오하지 않을뿐더러

더러운 가죽 포대의 불결함에 탐착하여

다른 가죽 포대마저 원하고 있다!

 

62 장뇌樟腦 등의 매력 있는 것과

지어놓은 밥과 야채라도

입으로 뱉은 것은

땅을 더럽힌다.

 

63 만일 이렇게 더러운 것이

눈앞에 실재해도 의심이 난다면

송장터에 버려진 시체에서

다른 사람의 더러움을 또한 보게나.

 

64 누구의 몸이든 가죽을 벗겨내면

큰 두려움이 생길 것이다.

알면서도 이 몸에

어찌 다시 즐거움을 일으키는가?

 

65 몸에 바른 향도

전단향 그 자체이지 다른 것은 아니다

향이 아닌 다른 것에

그대가 애착하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66 만일 본래의 역한 냄새로[인해]

이를 탐착하지 않으면 얼마나 좋은가!

부질없음을 갈망하는 사람들!

이 몸에 향수를 바르는 건 무슨 까닭인가?

67 더군다나 이 전단의 감미로운 향기는

몸에서 어떻게 생긴 것일까?

향 그 자체가 아닌 다른 것에

그대, 애착하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68 이 몸은 긴 머리와 손톱

누런 이빨과 함께

불결한 냄새가 밴 그것 자체일진데

알몸이 두려움 그 자체라면

 

69 자신을 해롭게 하는 칼처럼

이를 왜 애써 가꾸고 있는가?

자신의 헛된 노력에 미쳐서

이 세상을 어지럽히고 있다.

 

70 송장터의 해골만 보고도

厭離心이 일어난다면

움직이는 해골로 가득 찬

마을의 송장터는 [왜] 좋아하는가?

 

71 이처럼 깨끗하지 않은 그것은

돈을 주지 않고서는 얻을 수 없다

이를 얻으려고 지치고

지옥 등의 재앙을 받는다.

 

72 어린 아이는 재산을 늘릴 수 없으며

젊어서는 재산이 없으니 어찌 행복하겠는가?

재산을 가졌을 때는 이미 인생의 끝에 있으니

늙어서 욕망이 무슨 소용이 있는가?

 

73 천한 욕망으로 어떤 사람은

하루 종일 일에 지치고

집에 돌아오면 지친 몸은

시체처럼 잠에 빠진다.

 

74 어떤 사람에게는 여행을 떠나야 하는 번뇌와

집을 떠나 먼 길을 가야하는 고통이 있다.

처자식을 만나고 싶어 하지만

일년이 지나도, 한 번도 보지 못한다.

 

75 이익을 얻고자 하는 어리석음에

무언가를 위해 [자기 자신까지도] 팔지만

그것도 얻지 못하고

쓸데없이 타인 업嶪의 바람에 휘둘려 세월만 보낸다.

 

76 어떤 이는 자신의 몸까지 팔아

자유를 구속당하며 남에게 고용된다.

[그의] 아기를 가진 부인은

외로운 것 나무 밑에서 아기를 분만한다.

 

77 욕망에 속은 바보들은

살기 위해서 ‘돈을 벌겠다’며

생명을 잃을까 두려워하면서도 전쟁터에 나가고 이익을 위해 노예도 된다.

 

78 어떤 욕심 많은 사람은 신체까지도 끊고

어떤 이는 말뚝에 박히고

또 어떤 이는 창에 찔리고

또 어떤 이는 불에 태워지는 일도 생긴다.

 

79 [재산을]모으고 지키지만 결국에는 없어지는 고통으로

항상 재물이란 무한한 재앙임을 알아야 한다.

재물을 탐하는 어리석은 사람에게

윤회의 고통에서 벗어날 기회는 없다.

 

80 욕망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허물은 크고 이득은 적다.

수레를 끄는 짐승들이

다만 몇 입口의 풀을 먹는 것과 같다.

 

81 짐승도 얻기에 그리 어렵지 않은

조그만 이득을 얻기 위하여

얻기 어려운 원만한 가만假滿의 이 몸을

[전생] 업력의 고통으로 부숴버린다.

 

82 욕망은 결국은 무너지고 만다.

[이에 집착하여] 지옥 등에 떨어진다.

중대한 일이 아닌 것을 위하여

끊임없이 피곤한 조그만 어떤 어려움.

 

83 그의 백 만 분의 일의

어려움으로 부처를 이룬다면

욕망을 가진 이가 보살행자 보다

고통은 크지만 깨달음은 없다.

 

84 지옥 등의 고통을 생각해 보면

욕망이 원인이라 [결과는]

무기. 독. 불. 낭떠러지

그리고 적과도 비교가 안 된다.

 

85 이와 같이 욕망에 염리심을 일으켜

고요한 곳을 좋아하고

다툼과 번뇌가 없는

평화로운 숲 속에서 지내며

 

86 전단향의 향기가 스민 달빛 아래 시원함을 즐기며

넓고 평평한 돌집에서 기쁨을 누리리라.

고요한 숲 속에서 산들바람은 불어오니

이웃의 이익을 생각하며 이리저리 거닐며

 

87 빈 집이나 나무 밑이나 바위굴

자신이 원하는 곳이면 어디에서나 머물며

[가진 것을] 지니고, 지키는 고통에서 벗어났기에 홀로 걱정 없이 한가로이 머물리라.

 

88 자유로이 행동하며 집착은 없고

누구와도 얽힘이 없이 만족하며

안락을 누리는 모든 것은

제석천帝釋天조차도 얻기 어렵다.

 

89 이와 같은 여러 방법으로

고요한 곳의 공덕을 생각하여

망상을 완전히 내려놓고

보리심菩堤心에 수습修習해야 한다.

 

90 나와 남이 같음을

먼저 애써 修習해야 한다.

행복을 원하고 고통을 바라지 않는 것은 똑같기 때문에 모든 중생을 나와 같이 보호해야 한다.

 

91 [몸에] 손발 등 여러 부분이 있지만

온전히 보호해야 할 하나의 몸인 것처럼

세상의 고락 안에 다른 중생이 있지만

모두가 나와 같이 행복을 원하는 것은 똑같은 것이다.

 

92 설사 내가 겪는 고통이

타인의 몸을 괴롭히지는 않는다 해도

나의 모든 고통은

‘나’에 대한 집착 때문이며, 참을 수가 없으리라.

 

93 이와 같이 타인의 고통이

나에게 오지 않는다 해도

[그렇게]나의 모든 고통은

나에 대한 집착이기에 참을 수가 없으리라.

 

94 나는 남의 고통을 없애야 한다.

고통이기 때문에 나의 고苦와 같다.

나는 남에게 도움을 주어야 한다.

중생이기 때문에 나의 몸과 같다.

 

95 항상 나와 남, 둘 다

행복을 원하는 것은 똑같으니

‘나’와 [타인이] 무슨 차이가 있는가?

어째서 나 혼자만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가?

 

96 항상 나와 남, 둘 다

고통을 원하지 않는 것은 똑같으니

‘나’와 [타인이] 무슨 차이가 있는가?

어째서 남은 제쳐두고 ‘나’만 지키려 하는가?

 

97 만일 한 중생이 고통스러워하는 데도

나에게 해를 끼치지 않기에 [그를] 보살피지 않는다면

미래에 내가 받을 고통도 또한

[지금 나를] 괴롭히지 않을 것인데 어찌 이를 지키려 하는가?

 

98 [이 생의] 내가 ‘다음 생의 고통을 겪을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망상은 전도된 견해이다.

이와 같이 죽은 것도 다른 것이고

태어나는 것 또한 다른 것이다.

 

99 어떠한 고苦라도

그 ‘고’는 자신이 막아야 한다.

발의 고통은 손의 고통이 아닌데

어찌 발의 고통을 손이 막아야 하는가?

 

100 ‘비록 분별이 없는 것이지만

이것은 아집에서 생기는 것이다‘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자타에게 불합리한 그 어떤 것이라면

모든 힘을 다하여 배제해야 한다.

 

101 상속相續과 집합체集合體는

염주나 군대처럼 [실체가 없이] 허망한 것이다.

이처럼 고苦는 실체가 없다.

그러면 누가 이것을 지배하는가?

 

102 일체의 고苦는 상속자가 없고

모두[너와 나의 고통이란] 차별이 없는 것이다.

그러나 ‘고’이기 때문에 없애야 하는 것이라면

여기서 분명하게 무엇을 해야 하겠는가?

 

103 ‘왜 모든 고苦는 없애야만 하는가’

이것은 논쟁의 여지가 없다.

내가 고통에서 벗어나는 것은

모든 중생이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다.

[반대로] 모든 중생의 고통은 내가 고통을 당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104 ‘자비에 고苦가 많이 따른다면

어떻게 애써 자비심을 일으키겠는가?‘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중생의 고통을 생각해 보면

어떻게 자비의 고苦가 더 많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105 만일 한 가지의 고苦로

많은 고苦를 없앨 수 있다면

사랑스러운 이 고통이

나와 남에게 생기도록 해야 한다.

 

106 그래서 선화월善花月보살은

임금의 형벌을 알면서도

자신의 고苦를 없애지 않고

많은 사람의 고苦를 없애려고 한다.

 

107 이와 같이 상속相續을 관함에 익숙해지면

타인의 고苦를 없애는 것을 좋아하므로

연꽃 호수에 백조가 내려앉듯이

무간 지옥까지도 들어가게 된다.

 

108 중생이 해탈하면

무한한 기쁨의 바다와 같이

그 자체로 최고가 아니겠는가?

[나 혼자만의] 해탈을 원해 무엇을 하겠는가?

 

109 그러나 남을 위해 일을 한다할지라도

교만에 빠지거나 자신을 놀라운 존재로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오직 남을 위하는 기쁨 하나로

이숙과異熟果를 바라지 말아야 한다.

 

110 그러므로 불쾌한 조그만 일에도

자신을 보호하는 것과 똑같이

남을 보호하는 마음과 자비의 마음을

[함께] 행하여야 한다.

 

111 [항상 함께 하는] 습관으로

다른 이의 정혈精血의 방울(滴)에

실체는 없지만

‘나’라고 의식하고 있다.

 

112 그런데 다른 사람의 몸은

어찌하여 ‘나’라고 보지 않는가?

나의 몸을 타인으로 놓고

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113 나 자신에게는 흠이 있고

타인은 바다와 같은 공덕이 있음을 알았으니

아집을 완전히 버리고

타인을 받아들이는 수습修習을 해야 한다.

 

114 손. 발 등을

몸의 한 부분으로 인정하듯이

이와 같이 몸을 가진 것들을

어찌하여 중생의 한 부분으로 인정하지 않는가?

 

115 무아無我의 이 몸에 익숙해져

‘나의 것我所’이라는 마음이 생기듯이

이처럼 다른 중생에게도 익숙해진다면

‘나의 것我所’이라는 마음이 왜 생기지 않겠는가?

 

116 이와 같이 남의 이익을 위해 행한다면

놀라움도 교만도 생기지 않는다.

나 자신을 먹이는 것으로도

보답을 바라지 않는다.

 

117 그러므로 불쾌한 조그만 일이라도

자신을 보호하는 것과 똑같이

타인에게도 자비심과 돌보는 마음으로

행하도록 수습修習해야 한다.

 

118 그러기에 구원자 관세음보살은

대자비심으로 중생의 윤회에서 생기는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

당신의 이름에도 가피를 내렸다.

 

119 어려움 앞에서 돌아서지 말아야 한다.

이와 같이 익숙해진 힘에 의해

처음에는 타인의 이름만 들어도 두려웠지만

[나중에는] 그가 없으면 즐거움도 없어진다.

 

120 누군가 나와 남을

속히 제도하기를 원한다면

‘나와 남을 바꾸기’를 행하는

거룩한 비밀을 수행해야 한다.

 

121 내 몸에 집착을 하기 때문에

조그만 무서움에도 두려움을 일으킨다.

두려움의 [근원인] 이 몸에

[지혜로운] 누가 원수를 [대하듯] 화를 내지 않겠는가?

 

122 이 몸의 굶주림. 목마름. 병 등을

치료하는 의식을 하기 위해

새. 물고기. 짐승 등을 죽이려고

길에서 기다린다.

 

123 누군가는 이익과 명예를 얻기 위해

부모를 죽이며

삼보의 재물도 훔치는데

이는 무간지옥의 불에 타게 될 것이다.

 

124 어떤 현자가 이 몸에 애착하고

보호하며, 공양을 올릴 것인가?

이 몸을 누가 원수처럼 보지 않고

욕하지 않겠는가?

 

125 ‘만일 내가 이것을 주고 나면 어떻게 살지?’ 하는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것은 귀신의 태도이며

‘만일 내가 이것을 사용해 버리면 남에게 무엇을 주지?’ 하는

남의 이익을 생각하는 것은 천天(deva)의 법이다.

 

126 자신을 위해 남을 해치면

지옥 등의 고통을 받을 것이며

남을 위해 자기를 해치면

모든 원만성취를 얻으리라.

 

127 자신을 남보다 위에 놓으려는 사람은

악취와 추하고, 어리석은 자로 태어나며

이 높은 자리를 남에게 권하는 사람은

선취와 고귀한 존경을 얻은 자로 태어난다.

 

128 자신을 위해 남을 부리면

하인 등 [비천한 사람이] 되며

남을 위해 나를 부리면

군주君主 등의 [지위를] 누리게 된다.

 

129 세상의 모든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

그 모든 것은 남을 위하는 데서 온다.

세상의 모든 불행은 어디에서 오는가.

그 모든 것은 자신을 위하는 데서 온다.

 

130 많이 말을 할 필요가 있는가?

어리석은 이는 자신을 위해서 일하고

부처는 남을 위해 일한다.

이 둘의 차이를 보라!

 

131 자기의 안락을 남의 고苦와

완전히 바꾸지 않는다면

부처를 이룰 수 없고

윤회 세계에서도 안락은 없다.

 

132 저 세상은 차치하고라도

하인은 일을 하지 않고

주인은 품삯을 주지 않으면

금생의 일도 성취할 수 없다.

 

133 보이고[금생] 보이지 않는[내생] 안락을 얻는 방편

[나와 남을 바꾸는 것을 포기함으로써] 완전한 행복을 버리게 되며

타인에게 고통을 주는 인因으로써

[행복의 방편에] 미혹하여 무서운 고통을 받게 된다.

 

134 이 세상의 모든 손해와

두려움과 고통이

모두 다 아집我執에서 온다면

이 큰 귀신은 나에게 무슨 소용이 있는가?

 

135 나를 완전히 버리지 않고서는

고통을 버릴 수 없다.

그것은 불을 버리지 않으면

화상을 면할 수 없는 것과 같다.

 

136 그러므로 나의 고통을 내려놓고

남의 고통을 가시게 하기 위해

나를 남에게 주고

남을 나로 받아들이리라.

 

137 ‘나는 타인의 힘 아래 있다’ 라고

그대 마음이여, 분명히 알아야만 한다.

모든 중생을 위한 것 외에는

이제 그대여, 다른 것은 생각하지 말라!

 

138 다른 이의 소유물과 눈 등의 [감각]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쓰는 것은 옳지 못하다.

본래 뜻하는 바와 [달리] 눈 등의 [감각을]

왜곡하여 사용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

 

139 그러므로 유정은 나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나의 몸에 보이는 무엇이나

내 몸과 또 내 몸을 떼어서라도

이웃을 위해서 유익하게 사용해야 한다.

 

140 ‘낮은 이’를 ‘나’라고 생각하고

나를 타인으로 생각해야 한다.

이런 식의 분별이 없는 마음으로

시기. 경쟁. 자만에 대하여 수습修習해야 한다.

 

141 그는 존경받고 나는 그렇지 못하다.

그처럼 나는 재산도 없다.

그는 칭찬 받고 나는 경멸당한다.

그는 행복하고 나는 고생한다.

 

142 나는 일이 많고

그는 편히 쉬고 있다.

그는 세상에 이름이 크게 났고

나는 미천하며 덕도 없다.

 

143 공덕이 없는데 어찌할까!

나는 모든 공덕을 갖춘 자[가 되리라.]

어떤 것에 비해 그가 열등하기도 하고

[반면] 어떤 것에 비해 내가 뛰어나기도 하다.

 

144 계율이나 견해의 쇠퇴함은

나의 힘에 의한 것이 아니고 번뇌의 힘 때문이다.

어떻게 해서든지 치료를 해야 하고

치료를 하기 위해서라면 당연히 [고통을] 참고 받겠다.

 

145 그러나 그들은 나를 보살피지 않았다.

어째서 나를 업신여기는가?

나에게 그들의 공덕이

무슨 소용이 있는가?

 

146 악취[삼악도]라는 맹수의 입가에 있는 데도 중생에게 자비심을 가지지 않고

더구나 자기의 덕을 교만하게 여겨

심지어 현자와 경쟁하려 하는구나!

 

147 [타인이] 나와 평등함을 보고

내 자신의 우월함을 드러내기 위해

나의 재산과 명예를

싸워서라도 성취하려고 한다!

 

148 어떤 것에서든 나의 공덕은

세상 어느 곳에나 다 드러내려 하고

다른 누가 공덕을 가지고 있다하면

누구도 듣지 못하게 하려 한다.

 

149 나의 허물은 감추고

나는 공양을 받는데 그에게는 없으며

나는 지금 많은 재산을 얻었고

또 나는 존경을 받는데 그에게는 없다.

 

150 그가 옳지 않은 짓을 하면

나는 오랫동안 즐기며 보고 있을 것이다.

모든 중생이 비웃고

서로 심하게 욕할 것이다.

 

151 번뇌에 찌든 이 사람이

나와 함께 경쟁을 하려 한다고 들었다.

학식. 지혜. 형상. 종성種姓.재물로

어떻게 [그가 나와] 동등할 수 있는가?

 

152 이와 같이 모든 이에게 나의 공덕이

널리 알려진 것을 들으면서

솜털이 솟을 정도로 기뻐하며

행복을 온전히 누린다.

 

153 설사 그에게 재산이 있다 해도

만일 [그가] 나의 일을 한다면

그에게 생활에 필요한 것 정도만 주고

나의 힘으로 나머지를 빼앗아 오겠다.

 

154 그의 행복을 기울게 하고

나는 항상 [그에게] 해를 가할 것이다.

그는 수 백 번을

윤회 속에서 나에게 해를 끼쳤다.

 

155 그대 마음이여! 그대의 이익만 탐했기 때문에

셀 수 없는 세월이 흘러갔구나!

[그리고] 그처럼 큰 고생을 했지만

그대는 오직 고통만 얻었구나!

 

156 이처럼 나는 분명히 남의 이익을 위하여

내 자신을 완전히 바칠 것이다.

부처님의 말씀은 속임이 없으니

미래에 이 공덕을 보게 될 것이다.

 

157 만일 그대가 과거에

이런 이타행을 해 왔더라면

부처의 원만한 안락은 아니더라도

지금 이와 같은 상태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158 그러므로 이와 같이

다른 사람의 정혈 방울도

그대가 ‘나’라고 여기는 것처럼

타인에게도 그렇게 익숙하도록 해야 한다.

 

159 남을 위한 강한 의지를 가지고

내 몸에 어떤 것이라도 있다면

그것을 가져다

그대는 남을 위하여 쓰도록 해야 한다.

 

160 ‘나는 행복하고 남은 불행하며

나는 높지만 남은 낮으며

나는 도움을 받고 남은 돕지 않는다‘고 한다면 왜 자신에게는 질투를 하지 않는가?

 

161 나는 자신의 행복으로부터 떨어져야 한다.

남의 고통도 내가 받아야 한다.

‘항상 내가 왜 이것을 하고 있지?’ [반복하여] 살펴보면 나의 잘못을 알아차리게 될 것이다.

 

161 비록 다른 사람이 허물을 저질렀어도

자신의 허물로 받아들여야 한다.

내가 작은 허물을 범했다면

많은 사람 앞에서 밝혀야 한다.

 

163 타인의 명성은 크게 칭찬하고

나의 명성은 드러내지 않아야 한다.

나는 비천한 종처럼 처신하며

모든 이를 위하여 쓰이도록 해야 한다.

 

164 이[나]는 허물이 있는 자성으로 생각하며

일시적으로 공덕이 좀 있을지라도 칭찬하지 말아야 한다.

이[내]가 가진 어떤 공덕이든

몇 사람이라도 알지 못하게 하여야 한다.

 

165 요약하면 자신을 위하여

그대가 남에게 해를 끼친 모든 것

그 해악은 유정을 위하여

자신에게 떨어지도록 해야 한다.

 

166 이것[아집을 무서워하는 마음]이

거만하게 군림하지 않도록 하고

새아씨의 거동같이 수줍어하며

두려워하고, 자제할 줄 알도록 해야 한다.

 

167 이런[남을 위한 생각] 식으로 존재하며 머물러야 한다!

그와 같이 그대는 행동하지 말라

이와 같이 이것[이타행]에 [억념과 정지로]힘을 쓰며

거기서 [실수로] 넘치면 [해독제로] 당장 대처해야 한다.

 

168 그러나 이렇게 충고를 할지라도

마음 그대가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너에게 모든 벌을 주어

그대 자신을 끊어 버리게 하겠다.

 

169 어디서나 그대가 나를 이겼던

그 옛날과는 다르다.

지금 나는 너를 보고 있는데 어디로 도망치려 하는가?

그대의 아만을 모두 쳐부수리라.

 

170 지금도 나를 위하여 일 할 수 있다는

그 생각을 버려라.

나는 이미 너를 다른 사람에게 팔아 넘겼다.

슬프게 생각하지 말고 헌신하라!

 

171 만일 [내가] 방일해

그대를 중생에게 주지 않는다면

그대는 나를 지옥의 옥졸에게

분명히 건네주리라.

 

172 이와 같이 그대가 나를 옥졸에게 건네주어 오랫동안 고생했다.

그래서 지금 그 원한을 생각하며

[나는] 그대의 이기적인 생각을 부숴 버릴 것이다.

 

173 만일 내가 만족하기를 원한다면

결코 나 자신을 즐겁게 하지는 않으리라.

[이와 같이] 내가 보호 받기를 원한다면

나는 항상 타인을 보호하리라.

 

174 이 몸은 사랑하면 사랑할수록

잘 보호하면 보호할수록

더더욱 엄살꾸러기가 된다.

 

175 그렇게까지 타락하여도

이 욕망은 이 모든 세상을

채울 수 없으니

그의 욕망을 누가 채워주리오!

 

176 불가능한 일을 원하기에

번뇌가 늘어나며 생각은 기울고

누군가 재물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면

그의 풍족함은 끝이 없다.

 

177 그러므로 신체의 욕망을

채울 기회를 주지 말아야 한다.

마음을 앗아가는 어떤 것에도 집착하지 않는 것 이것이 최고의 소유물이 된다.

 

178 마지막에는 한줌의 재로 끝날 이 몸

[그 자체로는] 움직일 수 없는 것인데도 다른 힘으로 움직인다.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불결한 형상에

어찌 이렇게 집착하는가?

 

179 이것이 살아있건 죽었건 간에

나에게 이 기계가 무슨 소용이 있는가?

이 흙덩어리에 무슨 차이가 있는가?

아! 어째서 [나는 아직도] 이 아만을 없애지 못할까?

 

180 이 몸을 애지중지하며

쓸데없이 고통만 쌓아왔네.

애착과 분노는 나무토막 같은 이 몸뚱어리에 무슨 소용이 있는가?

 

181 내가 이렇게 보호해도

[이 몸이] 독수리 등의 먹이가 되고 마는 것을 애착하거나 분노가 없다면

어찌 이에 집착하는가?

 

182 누가 멸시하면 화를 내고

누가 칭찬하면 기뻐한다.

만일 [이 두 가지] 그 자체를 알지 못한다면

나는 이 고생을 무엇 때문에 해야 하나?

 

183 어떤 이가 이 몸을 사랑하니

그가 나의 벗이라고 말한다면

모든 사람이 자신의 몸을 사랑하니

그들을 내가 어찌 좋아하지 않겠는가?

 

184 그렇게 때문에 나는 애착 없이

중생을 위하여 몸을 버렸다.

비록 내가 흠이 많을지라도

살아있는 동안은 이 몸을 [도구로써] 지켜야 한다.

 

185 그러므로 어리석은 행동을 하지만

나는 현자의 뒤를 따르며

불방일不放逸의 말씀을 기억하면서

수면과 혼침昏沈에서 벗어나리라.

 

186 큰 자비를 갖춘 보살처럼

짊어져야 할 짐이라면 인내하여 받아들이리라. 밤낮으로 끊임없이 노력하지 않는다면

나의 불행은 언제나 끝이 나겠는가!

 

187 그러므로 장애를 없애기 위해

그릇된 길에서 마음을 되잡아

항상 바르고 완벽한 목표에 [이르도록]

나는 선정禪定을 지어가리라!

 

제9장 지혜품 智慧品

샨티데바著,청전譯/하얀연꽃/자료입력:화목

 

 이 장에서는 절대 진리인 공성空性의 입장에서 세상의 속성에 머무는 인식 수준인 실유론實有論의 견해를 논파함으로 바른 진리의 입장을 세우고 있다. 실제 인도 당시의 다양한

불교와 비불교 학파들의 견해가 본문에 질의와 반박 형식으로 녹아 있으나, 본문의 게송만으로는 구별하기가 힘들다. 따라서 본문의 내용을 상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간단하게 반박과 응답을 구분하는 표시를 주었다. 예를 들어 [.....]는 대부분 실유론자의 반박이나 질문이며, [만일]과 [?]는 실유론자와 공성의 견해가 혼용되어 있으므로 문맥에 따라 잘 이해해야 할 것이다.

 

1 이 모든 가지(支)는

[석가]모니께서 지혜를 위해 설하셨노라.

그러므로 모든 고통(苦)이

평정平靜되기를 바란다면 지혜를 일으켜야 하리라

 

2 속제와 진제

이것을 두 가지의 진리로 인정한다.

진제는 마음의 영역이 아니기에

마음을 속제라고 하셨다.

 

3 이에 세간世間의 두 유형을 보면

요가행자와 일반인.

따라서 일반 세간은

요가 세간을 반박하며

 

4 요가행자도 역시 지혜의 차이로

더 높은 이들이 반박한다.

둘 다 인정하는 예例가

결과(覺果)만으로는 분석할 수 없기 때문이다.

 

5 세간인은 사물事物을 보고

실제 그 자체인양 분별하나

환幻과 같지 않음을

요가행자와 세간이 논쟁한다.

 

6 色 등이 현량現量(직접 지각) 그 자체라도.....

보편적인 경우의 인식방법量은 아니다.

그것은 더러움 등에

깨끗함 등이 보편이라는 식의 거짓이다.

 

7 세간에 들어간 이를 위해

보호자[부처님]께서 사물에 대해 설명하신 것을 [보면] 그들은 순간刹那적이지 않은 것이 아니다.

‘속제도 역시 모순(相遠)이다’라고 한다면.....

 

8 요가[행자]는 세속을 착각하지 않는다.

즉 세간에서 의존하는 그 자체를 본다.

다른 경우 ‘여인은 불결하다’고 분별하면

세간이 반박하리라.

 

9 환幻과 같은 승리자와 공덕이

어떻게 현실의 어떤 것과 같겠는가?

만일 유정有情이 환幻과 같다면

‘죽어서 어떻게 [다시] 태어나는가?’ 한다면......

 

10 연(조건)이 모여 있는 한

환幻도 역시 나타나리라.

오랫동안 어찌하여

유정有情이 진실로 존재하겠는가?

 

11 환인幻人을 죽이는 것에

마음이 없으므로 죄가 없다하나

환심幻心을 가짐으로

공덕功德과 죄가 나타난다.

 

12 진언眞言 등에 효력이 없으므로

환심幻心은 나타나지 않는다.

갖가지 연緣에서 일어나

그런 환幻도 역시 갖가지 성품.

 

13 하나의 연緣에 의해 모든 것이 가능한 것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만일 진제는 열반涅槃이고

윤회輪廻는 속제와 같다면

 

14 부처도 역시 윤회하는 것인데

보리행菩提行은 어느 누가 하겠는가?.....

계속되는 연緣이 끊어지지 않는다면

환幻도 역시 돌아오지 않느니

 

15 계속되는 연緣이 끊어지면

속제도 역시 이어나지 않으리.

만일 착각하는 것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면

환幻을 무엇으로 인지할 것인가?....

 

16 만일 그대에게 환성幻性이 없다면

또한 그때는 무엇이 인지하는가?

만일 그 자체로 다른 것이 있다면

그 형상形相은 바로 마음 그 자체心性이다....

 

17 만일 심성心性이 환幻이라면

그때는 무엇으로 무엇을 보는가?

세간의 경우, 보호자께서도 역시

“마음으로 마음을 보지 못 한다”고 설하셨다.

 

18 칼날이 스스로를 자를 수 없는 것처럼

그와 같은 것이 마음이다.

그렇게 등불이 자신을

실제로 빛나게 하는 것처럼.....

 

19 등불이 빛나는 것이 아니고

어떤 어둠으로도 덮이지 않기 때문이다.

유리琉璃같은 청색靑色의 푸름淸性은

다른 것에 의존하여 존재하지 않는다.

 

20 그와 같이 어떤 것은 다른 것을 의존하며

의존하지 않는 것도 역시 볼 수 있다면.....

푸름淸性이 아닌 것을 청색靑色으로

즉 스스로 자신을 만드는 것은 없다.

 

21 ‘등불이 빛나고 있다’를

인식으로 안다고 말한다면

‘마음이 빛 그 자체이다’는

무엇으로 인식하여 이렇게 말할 수 있는가?

 

22 만일 나누어짐(分離)도 역시 보이지 않는다면 빛남과 빛나지 않음은

석녀石女의 딸, 자태姿態와 같다.

그것을 말하는 것 역시도 무의미하다.

 

23 만일 자증自證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의식意識은 어떻게 기억을 하는가?.....

다른 경험과 함께 결합하여

기억하는 쥐의 독毒과 같은 것이다.

 

24 다른 모든 연緣이 있는 것을 봄으로써

자신이 스스로 빛난다면......

성취의 안약眼藥을 바른 후

항아리를 본다고 안약 그 자체가 되지 않는다.

 

25 보고 듣고 인식하는 것이

여기서 부정否定의 대상은 아니다.

즉 이것이 고苦의 인因이 된 것은

진리를 분별한 전도된 것이다.

 

26 마음과 환幻은 다르지 않고

다르지 않기에 역시 무상無常하다면.....

사물이라면 어떻게 그것이 다르지 않겠는가?

‘다르지 않다’고 한다면 사물은 없다.

 

27 그와 같이 환幻은 진리가 아니지만

가시可視적인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만일 윤회가 사물을 의지한 것이라면

그것이 다른 경우에는 허공과 같게 되리라....

 

28 비사물非事物이 사물에 의지한다면

어떻게 작동作動할 수 있겠는가?

그대의 마음이 고독하게

홀로 [있는] 것(孤立)이다.

 

29 만일 마음이 파악의 대상(外境)과 분리되어 있다면

그때는 모두가 여래如來.

그렇다면 마음만(唯識)으로

분별한 것에 어떤 가치가 있는가?

 

30 환幻과 같은 것으로 인식한다 하더라도

어떻게 번뇌를 물리칠 것인가?

즉 만일, 환幻의 여인에게

그것이 ‘만든 것’이라 할지라도 역시 애착이 생긴다면....

 

31 그것을 만든 자는 인식 대상에 대한

번뇌 습기習氣를 못 버린 것이다.

그로 인해 그것이 보인다면

즉 공성空性의 습기가 약한 것은

 

32 공성 습기를 익숙하게 하여

사물의 습기를 버리게 하고

‘어떤 것도 없다’라는 것에 익숙해지면

나중에는 그것도 역시 버려야 하리라.

 

33 만일 ‘어떤 것이 없다’고

분별할 대상을 인지하지 못한다면

그때 비사물은 의지처와 떨어져서

마음 앞에 그와 같이 존재한다.

 

34 만일 사물과 비사물이

마음 앞에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때 형상形相은 구별(他者)이 없어지고

대상(所緣)이 존재하지 않아 완전한 평정을 이루리라.

 

35 여의주如意珠나 여의수如意樹가

어떠한 소원도 이루게 하듯

그와 같이 가르침의 대상(所化)은

기도의 힘으로 승리자[부처님]의 몸을 나툰다.

 

36 예를 들어 가루다(金翅鳥)의 경우

[독을 물리치는] 목주木柱를 완성한 후에 죽어갔다.

그가 죽은 지 오랜 시간이 지났어도

[여전히] 독 등을 평정하는 것과 같다.

 

37 보리행菩提行도 나중에 그렇게

승리자의 목주木柱를 완성하지만

보살은 수고愁苦를 벗어났어도

역시 모든 일을 하고 계신다.

 

38 무심자無心者[부처]에게 헌공하여

어떻게 과果를 얻을 수 있겠는가?.....

왜냐하면 머뭄(有餘)과 열반(無餘)이

똑같은 것임을 설하셨기 때문이다.

 

39 속제나 그 자체(진제)도 역시 옳은 것이다.

즉 그 과果는 경전(阿含量)에 있다.

예를 들어 진리의 부처님께서

그렇게 과果를 얻으신 것과 같다.

40 진리를 봄으로써 해방이 된다면

공성을 봄으로써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왜냐하면 경전(阿含量)에서 이 길 없이는

깨달음(菩提)도 없다고 설하셨기 때문이다.

 

41 만일 대승[경전]이 성립하지 않는다면.....

그대의 경전은 어떻게 성립하는가?

둘 다에 [우리의 경전]이 성립하기 때문이다....

먼저 그대에게 [그대의 경전]은 성립하지 않는다.

 

42 무엇을 근거로 거기에 의존所依하는가?

그것은 대승에도 역시 똑같다.

다른 둘 다 인정하는 것이 진리라면

베다(Veda)등도 진리여야 하리라.

 

43 ‘대승은 논쟁論爭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한다면.....

경전에서 [보면] 외도外道는 [물론]

[불교 안에서도] 경전이 달라도

자타自他모두가 논쟁論爭이 있으므로

[위의 논증은] 파기破棄되어야 하리라.

 

44 교설敎說의 근본이 비구比丘 자신이라면

비구 자신 역시도 [법을 얻기] 어려우리라.

마음이 대상(所緣)과 함께 하는 이들의 경우,

열반도 역시 어려우리라.

 

45 번뇌를 버려서 해방된다면, 그것은....

한순간 그렇게 되어야 하리라.

번뇌는 없더라도 그들에게서

업業의 영향력은 볼 수 있다.

 

46 ‘잠시 가깝던 번뇌(取)를 집착함(愛)이 없다’고 확신한다면.....

이 집착(愛)이 번뇌를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모든 미혹迷惑과 같은 것으로 [인해 여전히] 존재하지 않는가?

 

47 수受(감각)의 연緣으로 집착(愛)이 있다.

수受는 그들에게도 존재한다.

대상(所緣)과 함께하는 마음이

어느 부분에는 남아있으리라.

 

48 공성과 분리된 마음을 차단하는 것은

머지않아 다시 생기게 된다.

즉 관념觀念이 없는 정定(等地)과 같다.

그러므로 공성을 수습修習해야 하리라.

 

49 말씀(敎說)이 모여 경전(契經)을 구성한다.

즉 부처가 설한 것을 인정한다면

대승은 대부분 그대들의

경전과 똑같은 것을 왜 인정하지 않는가?

 

50 만일 속하지 않는 하나가

모든 허물을 가지게 된다면

일치하는 경전 하나에 의해 모두가

승리자께서 설하신 것이 왜 아니겠는가?

 

51 어떤 말씀은 대가섭(Kasyapa) 등도

깊이 헤아리지 못하였다.

그것을 그대가 이해하지 못한다고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어느 누가 받아들이겠는가?

 

52 미혹으로 고통을 받는 이를 위해

애착과 두려움의 끝에서 구하고

윤회에 머무는 자를 성취하게 하는 것

이것이 공성의 과(覺果)이다.

 

53 그와 같이 공성을 향한

비판은 타당하지 못하다.

그러므로 의심을 갖지 말고

공성을 수습해야 하리라.

54 번뇌[장]煩惱障과 소지장所知障의

어둠을 치료하는 공성.

속히 일체지一切智를 바란다면

그것을 왜 수습하지 않는가?

 

55 어떤 사물도 고통을 산출産出한다.

거기에 두려움이 생기면

공성[만]이 고통을 평정平靜하리라.

이에 두려움이 어찌하여 [다시] 생기겠는가?

 

56 만일 어떤 내가 존재한다면

어떤 것을 또한 두려워해야 한다면

자신은 어떤 것으로도 존재하지 않는데

두려워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57 이(齒牙)와 머리카락은 내가 아니다.

나는 뼈와 피가 아니다.

콧물도 아니고 점액粘液도 아니며

황수黃水(림프액)와 고름도 아니다.

 

58 나는 지방脂肪과 입자粒子가 아니며

폐肺와 간肝도 내가 아니다.

다른 내장內臟도 내가 아니고

나는 대변과 소변도 아니다.

 

59 살과 피부도 내가 아니고

열과 풍風도 내가 아니다.

구멍도 내가 아니고 모든 형상과

여섯 가지 식識도 내가 아니다.

 

60 만일 소리(聲)의 인식이 영원하다면

언제든지 소리는 파악될 것이다.

인식 대상이 없다면 어떤 근거에서

그 무엇을 인식한다고 말하겠는가?

 

61 만일 인식이 없는 인식이 있다면

나무도 역시 인식할 수 있어야 하리라.

그러므로 인식 대상이 근처에 있지 않으면

‘인식이 존재하지 않는다’ 하는 것은 분명하다.

 

62 그 본성으로 색色이 인식된다면....

그때 들리는 것은 또한 아무 것도 아닌가?

만일 소리가 근처에 없어서라면.....

그러므로 그런 경우 인식도 역시 없다.

 

63 소리를 파악하는 자성自性은 무엇이며

그것이 색色을 어떻게 파악한다는 것인가?

한 사람을 아버지와 아들 자신으로....

분별해도 실제 그런 것이 아니다.

64 즉 이와 같이 순질純質(Sattva). 동질動質(Rajas)과

암질暗質(Tamas)은 아들이 아니며 아버지도 아니다.

그것은 소리를 파악하는

자성으로 볼 수 없는 것이다.

 

65 배우俳優와 같이 역할이 다름으로.....

그 본성을 보면 그것은 무상無常하다.

만일 역할이 다른 것이 그 본성이라면.....

하나의 본성인 그것은 이전에 없던 하나이다.

 

66 만일 역할이 달라 진리가 아니라면.....

그런 경우 스스로 자성을 말한다.

‘인식이 본성’이라고 한다면.....그렇다면

생기는 모든 것은 하나가 되어야 하리라.

 

67 생각하는 마음이 없는 그것들(無情)도 역시 하나가 된다.

존재하는 본성은 똑같기 때문이다.

만일 구분區分하는 것이 잘못이라면

그때 같은 것에 의지하는 것은 무엇인가?

 

68 마음이 없는 것도 내가 아니다.

즉 마음이 없는 성품 때문에 항아리 등과 같다. 그러나 마음을 가지고 있으므로.....

인식한다면 비인식非認識은 무너져야 하리라.

 

69 어떤 것도 아我가 될 수 없다면.....

사고思考[작용]은 거기에 무엇을 했겠는가?

그와 같이 인식 없이 대상(所)과 분리된

허공도 아我가 되었어야 하리라.

 

70 만일 아我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업業이 과果를 맺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

즉 ‘업을 지은 후에 소멸했다면

누구의 업이 되겠는가?‘ 한다면......

 

71 행위와 과果는 토대土臺가 다르고

거기에 아我가 한 것이 없더라도 역시

우리 둘 다에게 성립함으로

이것을 논쟁했던 의미가 없지 않은가?

 

72 인因이 있어 과果를 수반한다면

보는 이것은 있을 수 없다.

한 줄[法眼]에 의지해 오면서

행위자(作者)가 행한 일이라고 가르치셨다.

 

73 과거와 미래의 마음은 아我가 아니다. 그것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기는 마음이 아我라고 한다면....

그것이 소멸한다면 역시 아我는 존재하지 않는다.

 

74 예를 들어 파초芭蕉는 밑동을 드러내면

아무 것도 없다.

그와 같이 형상을 분석하여

탐색探索하면 아我도 역시 실제가 아니다.

 

75 만일 ‘유정有情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누구에게 자비를 베풀겠는가?‘ 한다면.....

과(覺果)를 기약期約한

미혹으로 인해 분별하는 무엇인가 있는 것이다.

 

76 유정有情이 존재하지 않는 과果는 누구의 것인가?

사실이다. 그렇지만 미혹으로 바라는 것이다.

고통을 완전히 평정하기 위해

과果의 미혹을 부인하지 말아야 하리라.

 

77 고통의 인因인 아만我慢이

아我를 미혹함으로 늘어나게 하리라.

거기에도 역시 ‘부인할 것이 없다’한다면.....

무아無我를 수습修習하는 것이 최고이리라.

78 몸은 다리나 종아리(小腿部)가 아니다.

허벅지(大腿部)와 허리도 몸은 아니다.

복부腹部와 등어리도 역시 몸이 아니고

가슴과 어깨도 몸이 아니다.

 

79 늑골肋骨 옆, 손도 몸이 아니고

겨드랑이에 박힌 어깻죽지도 몸이 아니다.

내장도 역시 그것이 아니며

머리와 목도 몸이 아니라면

 

80 여기서 몸은 어떤 것인가?

만일 이 몸이 모두에게

부분적으로 의지한다면

부분이 부분에 의지하게 되는 것이다.

 

81 만일 모든 자신의 몸이

손 등에 의지한다면

손 등은 그것이 있는 한

그만큼의 몸이 되리라.

 

82 외부나 내부에도 몸이 없다면

어떻게 손 등에 몸이 존재하겠는가?

손 등에 다른 것이 없다면

그것은 어찌하여 존재하는 것인가?

 

83 그러므로 몸이 없는(不在) 손 등에서

미혹으로 인해 몸을 인식하게 되리라.

형상形相을 배열하는 차이는

돌무더기에게 마음이 없는 것과 같다.

 

84 연緣이 있는 한 결합이 있어서

몸이 사람처럼 나타난다.

그와 같이 손 등이 있는 한

그것이 존재함으로 거기에 몸이 나타난다.

 

85 그와 같이 손가락의 결합이 있음으로

손도 무언가가 될 수 있으리라.

그것도 역시 뼈마디의 결합이므로

뼈마디도 자신의 한 부분으로 나누어져

 

86 부분은 또 입자粒子로 나누어지고

그 입자도 분할(面分割)되어 펼쳐져서 분할(方分割)되고 또 분할(形分割)됨으로 허공과 같다.

그러므로 입자도 없다.

 

87 그와 같이 몽상夢想(꿈 같은)의 색色(모양)을 분석하면

어느 누가 애착을 하겠는가?

만일 그와 같이 몸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때 남자는 무엇이고 여자는 무엇인가?

88 고통이 그 자체로 존재한다면

왜 지복至福에 해害가 없는가?

안락安樂하다면 슬픔. 고뇌 등에 [있는]

달콤함 등은 왜 행복을 주지 않는가?

 

89 [보다] 강强한 것으로 제압하므로

그런 경우 그것을 경험할 수 없다.

어떤 경험을 자신이 아니라 하겠는가?

그것을 감각(受)하는 것은 무엇인가?

 

90 고통은 미세한 것으로 존재한다.

이런 경우 거친 것은 드러나지 않는 것인가?

그것이 ‘그와 다른 행복 정도’라고 한다면......

미세한 것도 역시 그런 경우

 

91 만일 모순(相遠)된 연緣이 생겼기 때문이라 한다면

[또] 고통은 생겨난 것이 아니라면

‘감각(受)으로 분별한 집착(貪) 그 자체이다.’ 라고 한다면

성립하지 않는가.

 

92 그러므로 이런 경우

해독제(拮抗)인 이 분별지分別智를 수습修習한다.

즉 헤아린(思量) 후에 나온

선정禪定은 요가행자의 양식이다.

 

93 만일 감각 대상에 간격이 있다면

그것들은 어디에서 만나야 하는가?

간격이 없다 해도 하나의 성품인 것을.

무엇이 무엇을 만나야 하는 것인가?

 

94 미진微塵(極微)으로 미진에 들어갈 수 없다.

그것은 사이(時)가 없이 똑같은 것이다.

들어가지 못함에 섞임이 없고

섞이지 않음에 만남은 없다.

 

95 ‘부분이 없어도 만난다’고 한다면

어찌 타당할 것인가?

만난 것과 부분이 없는 것을

만일 보았다면 보여야 하리라.

 

96 식識은 몸이 없는데

만남은 타당하지 않은 것이다.

결합도 역시 실체가 없기 때문에

앞에서 그와 같이 고찰한 바와 같다.

 

97 그렇게 촉觸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감각(受)은 어디에서 나타나는 것인가?

이 수고로움은 무엇을 위한 것이며

무엇이 무엇을 해害한다는 것인가?

 

98 만일 어떤 감수자感受者도 없고

감각(受)도 역시 없다면

그때 이런 상태를 보고서도

애착(愛)은 어찌하여 떠나지 않는 것인가?

 

 

99 보는 것과 촉觸도 역시

몽환夢幻 같은 자신으로

마음과 함께 생겨나기에

감각(受)은 그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100 이전과 이후에 생긴 것을

또한 기억한다 하더라도 경험하지 않는다.

자기 스스로 경험하지 않으면

다른 것으로도 역시 경험할 수 없다.

 

101 어떤 감수자感受者도 존재하지 않는다.

즉 감각(受)은 그 자체가 아니다.

그와 같이 아我가 없는 이 결합에

이것이 어떻게 해害가 될 것인가?

 

102 마음은 감각기관(根)에 있지 않으며

색色 등도 아니며, 간격도 아니다.

안(內)도 마음이 아니며 바깥 역시도 아니고

다른 것에서도 찾을 수 없다.

 

103 어떤 것도 몸이 아니며 다른 것도 아니다.

섞이지 않고 단독으로 떨어진 것도 없으며

그것은 소량小量도 아니다.

그러므로 유정有情의 본래 성품은 열반이다.

 

104 인식 대상보다 이전에 인식이 존재했다면

그것은 무엇을 봄으로써 생기는가?

인식과 인식 대상이 함께한다면

그것은 무엇을 봄으로써 생기는가?

 

105 그러나 인식 대상이 나중에 존재한다면

그때 인식은 어디에서 생기는가?

그와 같이 모든 법法의 발생發生은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106 만일 그와 같이 속제가 없다면

거기에 두 가지 진리가 어디에 있는가?

그것이 또한 속제와 다른 것이라면

유정有情은 근심을 어디에서 넘어서는가?

107 이것은 다른 이의 마음을 헤아리는(思量) 것이다.

즉 그것은 자신의 속제가 아니다.

나중에 그것이 확실하다면 그것은 존재한다.

아니면 속제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108 분별과 분별하는 대상은

둘이 서로 의지하는 것이다.

그와 같이 보편에 의지해서

모든 분별지를 말한다.

 

109 만일 분별지를

분별지로 분석한다면

그때 그 분별지 역시도

분별지임으로 접촉接觸이 없다.

 

110 분석 대상이 분별지라면

분별지에는 의지할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의지할 것이 없음으로 생기지 않는다.

즉 그것 역시 열반이라 말한다.

 

111 그렇다면 이 둘은 진리이다.

그것은 [입증하기] 아주 어려우리라.

만일 인식하는 감각 기관에서 실제가 성립한다면.....

인식이 존재 그 자체에 의지하는 것은 무엇이 있는가?

 

112 그러나 인식 대상에서 인식이 성립한다면....

인식 대상이 존재에 의지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즉 서로의 힘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둘 다 역시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113 만약 아들이 없으면 아버지가 아니라 한다면

아들 그 자체는 어디에서 나왔는가?

아들이 없음으로 아버지가 없고

그와 같이 그 둘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114 싹이 씨앗(種子)에서 생겨난 뒤에

씨앗을 그 자체로 이해하는 것과 같다.

인식 대상에서 생긴 인식으로 그것이 존재하는 것을 왜 이해하지 못하는 가?

 

115 싹에서 다른 것을 인식하여

‘씨앗이 존재한다’고 이해하면

어떤 인식 대상도 그것을 [스스로] 이해하는 것인데 인식이 존재하는 그 자체를 무엇으로 이해하겠는가?

 

116 잠시 세간은 현량現量(직접 지각)으로

인因을 모두가 볼 수 있다.

연꽃의 줄기 등을 구별하는 것은

인因의 구별에서 생긴 것이다.

 

117 ‘인因을 구별한 것은 무엇으로 했는가?’한다면....

이전의 인因을 구별하는 것에서 비롯되었다.

 

어떻게 인因으로 과果를 산출産出할 수 있는가?.....

이전 인因의 힘 그 자체에서.

 

118 자재천自在天(Isvara)이 전변轉變의 인因이라면.....

먼저 자재천은 무엇을 말하는가?

‘대종大種(구성 요소)’이라고 한다면..... 그런 것은 없다.

이름에 이 또한 무슨 수고인가?

 

119 그렇다 하더라도 지대地大 등은 다수多數이고

무상無常. 부동不動. 신성神性이 아니며

밟히고 더렵혀지는 그것은

자재천의 본성이 아니다.

120 자재천은 허공이 아니고 부동不動임으로 아我가 아니다.

이전부터 논박했듯이

불가사의不可思議한 창조주라도

불가사의한 것을 말해 무엇 할 것인가?

 

121 그것을 생산生産하기 바라는 것은 또한 무엇인가?

아我는 그것과 지대 등을.....

자재천의 자성도 역시 영원하지 않는가?

인식은 인식 대상에서 생기고,

 

122 무시이래無始以來 안락에서 나온다면

그리하여 무엇을 생산生産하는 것이란 말인가? 인因에 처음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과果의 처음은 어디에 있는가?

 

123 항상 어떤 것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즉 그것은 다른 것에 의존하지 않는다.....

그가 한 것도 아니고, 다른 것에 존재하는 것도 아니라면 그에 의한 이것은 무엇인가에 의존해야 하리라.

 

124 만일 의존한다면 결합한 그 자체가

인因이 됨으로 자재천이 아니다.

결합이라면 생기지 않은 힘은 없는 것이고

그것이 없음으로 생기는 힘은 없다

 

125 만일 자재천이 바라는 바와 같지 않다고 한다면 다른 힘으로는 되어야 하리라.

바란다 하더라도 바라는 것을 얻은 후에 되리라.

행하더라도 자재천은 어디에 있는가?

 

126 어떠한 미진微塵도 영원하다는 주장들

역시 이전에는 부인했었다.

원질原質(Prakrti)을 영원한 전변의 인因으로

수론파數論派(Samkhya)는 인정한다.

 

127 순질純質. 동질動質. 암질暗質이라는

행위動力의 속성이 평형平衡 상태인

원질原質(Prakrti)이라는 근본 동력인動力因을 말한다.

즉 평형[상태]이 아닌 것을 전변이라 한다.

 

128 하나에 자성이 셋인 것은 타당하지 않다.

그러므로 그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와 같이 속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즉 그것 역시도 각각 세 가지 형상이기 때문이다.

 

129 속성이 없다면 소리 등도 역시

존재성存在性이 아주 멀어진다.

마음이 없는 의복衣服 등에 안락 등이 존재하는 것 또한 가능하지 않다.

 

130 그 사물도 인因 의 자성이라면.....

사물은 고찰하지 않았던가?

그대의 인因도 역시 안락 등의 성품

거기에서 모포毛布(보료)등이 나온 것도 아니다.

 

131 모포毛布 등에서 안락이 왔다면

그것이 존재하지 않으면 안락도 없다.

안락이 영원한 것이라도

언제나 대상(所緣)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132 안락 등이 확실히 존재하는 것이라면

경험은 어떻게 파악되는 것인가?

그 자체가 미세하다면.....

즉 거칠고 미세함은 또한 어떤 것인가?

 

133 거친 것을 버려서 미세하게 된다면

그 미세함과 거침은 무상한 것이다.

그와 같이 모든 사물이

무상한 것을 왜 인정하지 않는가?

 

134 거침이 안락과 다른 것이 아니라면

안락은 확실히 무상한 것이다.

만일 존재하지 않는 그 어떤 것도

‘생기지 않았기 때문에 없다’고 인정한다면.....

 

135 확실한 것은, 존재하지 않는 데서 생긴 것은 그대가 인정하지 않더라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만일 인因에 과果가 존재한다면

음식을 먹는 것은 오물을 먹는 것이다.

 

136 무명(綿衣) 옷값으로

면화棉花 씨앗을 사서 입어야 하리라.

세간이 미혹으로 보이지 않는다면.....

그 자체는 인식하는 그것이다.

 

137 그 인식은 세간에도 역시 존재함을

어찌하여 보지 못하는가?

세간은 인식 방법 그 자체가 아니라면.....

확실한 것은 보이는 것 역시도 진리는 아니다.

 

138 만일 인식 방법이 척도尺度가 아니라면

그것으로 측정한 것도 거짓이 아닌가?

그렇다면 공성을 수습修習하는 것

그것 때문에 반박하게 되리라......

 

139 분별한 사물을 접촉하지 않으면

그것의 비사물은 파악되지 않는다.

그럴 때 파악한 사물은 어디에 있는가?

그런 경우 비사물은 확실히 거짓이다.

 

140 몽자夢子(꿈속의 아들)가 죽었기 때문에

‘그것이 없다’고 여기는 사량 분별思量分別은

‘그것이 있다’는 사량 분별의 장애이며

그것 또한 거짓이다.

 

141 그러므로 그와 같은 분별지에서

어떠한 것도 인因이 없으면 존재하지 않는다.

개별성個別性과 집합성集合性은

연緣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142 다른 것에서 오는 것도 아니고

머무는 것도 아니며 가는 것도 아니다.

미혹이 진리가 되어버린 이것이

환幻에서는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143 환幻이 변화한 것은 무엇이고

인因은 무엇이 변화한 것인가?

그것은 무엇에서 왔고

무엇으로 가는지 또한 분별해야 하리라.

 

144 어떤 것은 무언가 근처에서 볼 수 있지만

그것이 없으면 아니다.

가짜 영상影像과 똑같은

그것에 진리 그 자체가 어떻게 존재하겠는가?

 

145 사물이 존재하는 것에

인因은 왜 필요한 것인가?

그러나 그것이 없다면

또한 인因은 왜 필요한 것인가?

 

146 백 천만 가지 인因으로도

사물이 존재하지 않는 것을 바꿀 수는 없다.

그 상태에서 사물은 어떤 것인가?

사물이 되는 다른 것은 또 무엇인가?

 

147 [그런 것이] 없을 때, 사물이 존재할 수 없다면 사물이 존재하는 것은 언제라는 것인가?

사물이 생기지 않았다면

비사물과 분리되지 않았으리라.

 

148 비사물과 분리되지 않았다면

사물이 존재할 사이(時)도 없었을 것이다.

사물은 또한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즉 자성이 둘로 되기 때문이리라.

 

149 그와 같이 막혀있지 않으면

사물도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 모든 중생은 언제나 생기는 것이 아니며 막힘이 없는 것이다.

 

150 중생은 꿈과 같은 것이며

통찰通察해 보면 파초와 같다.

열반과 비열반非涅槃도 역시

그 자체로는 차이가 없다.

 

151 그와 같이 공한 사물에서

얻을 것은 무엇이고 잃을 것은 무엇인가?

무엇을 공경恭敬하였으며

심하게 경멸輕蔑한 것은 또 무엇인가?

 

152 안락과 고통은 무엇에 있는가?

미분未分은 무엇이고 분리는 무엇인가?

그 자체(自性)를 찾았다면

무엇을 애착하고, 무엇에 애착하는가?

 

153 분석하면, 재생再生하는 이 세간

무엇이 여기서 죽어 가는가?

즉 나올 것은 무엇이고 나온 것은 무엇인가?

친척과 친구는 또 무엇인가?

 

154 모든 것은 허공과 같으니

나와 같이 완전히 파악해야 하리라.

자신이 안락하기를 바라는 이들은

다투고 좋아한 인因으로,

 

155 아주 흥분하고, 행복해 하며

수고하고, 노력하며, 논쟁하고

서로 가르고, 찌르며, 위협하며

아주 어렵게 살아간다.

 

156 선취善趣로 다시 또다시 오고

많은 안락을 누리고 또 누린 후에

죽어서 악취고惡趣苦는

긴 세월, 참을 수 없는 이들로 떨어진다.

 

157 세상(有)의 수많은 골짜기

그곳은 자성自性이 아닌, 이와 같다.

그곳은 또 서로 모순(相遠)되어

자성이 이와 같지 않다.

 

158 그곳은 또 예외 없이, 참을 수 없는

고해苦海가 끝없이 펼쳐진다.

그곳은 그와 같이 힘이 없으며

그곳은 수명도 또한 짧은 곳

 

159 그곳은 또 살고, 병듦이 없으면

행하고, 굶주리며, 피곤해 하고

수면과 손해가 그와 같아서

어리석은 이와 친함은 의미가 없어라.

 

160 시간은 의미없이 빨리 지나가며

분별지는 참으로 얻기가 어려워라.

그곳은 또 나태懶怠가 익숙한 곳

막아낼 방법이 어디에 있는가?

 

161 그곳은 또 커다란 악취惡趣에 떨어짐으로

마군魔群(Mara)이 수고하리라.

그곳은 외도外道의 길이 많으며

의심에서도 건너기 어려워라.

 

162 즉 다시 한가롭기 어렵고

부처가 오시기는 더더욱 어려워라.

번뇌의 강물은 되돌리기 어렵고

아! 고통은 계속되누나.

 

163 그와 같이 혹독한 고통도

자기고自己苦는 못 보는 것인가?

고통의 강물에 머무는 이들은

아! 근심을 행하기 좋구나.

 

164 예를 들면 어떤 이는 반복해서 목욕을 하고 그리고는 반복해서 불 속으로 들어간다.

그와 같이 혹독한 고통 속에 있으면서도

자신은 즐거움에 이끌리는 것과 같다.

 

165 그와 같이 늙고 죽음이 없는 듯

따라서 누리던 이들은 제일 먼저 죽어

악취에 떨어지는 것이 불가항력不可抗力으로 찾아온다.

 

166 그와 같이 고통의 불로 괴로우니

공덕의 구름에서 상서롭게 나타난

자기 안락의 결정結晶인 비로

적멸寂滅에 이를 나는 언제나 되려나?

167 언제나 대상所緣이 없는 방법으로

겸양한 공덕 자량을 쌓으며

대상으로 쇠망한 이들에게

공성을 보여주리라.

 

 

제10장 회향품 回向品

샨티데바著,청전譯/하얀연꽃/자료입력:화목

 

 1 내가 ‘보살의 실천에 들어감(入菩提行)’을

세분細分하여 지은

이 책의 공덕으로 모든 중생이

보살행에 들어가기를!

 

2 몸과 마음에 고통의 병으로 시달리는

시방의 모든 중생

이제 나의 복덕으로

행복과 기쁨의 바다에 이르기를!

 

3 윤회가 끝날 때 까지

그들의 행복은 기울지 않고

중생은 위없는 안락을

끊임없이 항상 받기를!

 

4 이 세상의 모든 지옥

그 어느 곳에 있든지

몸 가진 이, 누구나

극락의 행복으로 기뻐하길!

 

5 보살의 커다란 공덕의 구름(功德雲)에서 내린 한량없는 비로

추위에 떠는 이는 따뜻함을 얻고

더위에 시달리는 이는 시원함을 얻기를!

 

6 지옥의 날카로운 칼날의 숲은

즐거운 동산으로 변하고

철자림鐵刺林의 나무는

여의수如意樹로 변하기를!

 

7 백조와 금관조와 원앙이 노닐며 부르는

아름다운 노래 소리.

향 그윽한 연꽃으로 덮인 호수

지옥의 구석구석에서 이 즐거움을 함께 누리기를!

 

8 숯불은 보석 더미가 되며

불타는 대지는 수정 바닥으로 바뀌고

중합지옥衆合地獄의 산도 공양의 무량궁無量宮이 되어 여래들이 머물기를!

 

9 타오르는 돌과 칼날의 비도

지금부터는 꽃비가 되고

서로 죽이는 칼싸움도

이제는 재미나는 꽃놀이로 변해지이다!

 

10 불이 타오르는 급류에 빠진 사람들

살은 무너지고 하얀 뼈는 하얀 연꽃의 색깔이로다.

나의 공덕의 힘으로 천상의 몸을 받아서

하늘 신들과 함께 사뿐히 내려앉아 머물기를!

 

11 어찌하여 여기는 염라의 옥졸과

무서운 까마귀, 독수리를 두려워하는가?

어둠을 몰아내고 우리에게 기쁨과 안락을 주는 거룩한 힘은 누구의 것인가?

위를 올려다보니 허공 중에 빛나는

금강수金剛手보살이 계심을 보고

솟아나는 환희심의 힘으로 죄악에서 벗어나

그와 함께 머물게 하소서!

 

12 향이 스민 꽃비가 내리어

타오르는 지옥불이 조용히 꺼져가는 것을 보고 순간 안락으로 만족하며

‘이것이 무슨 일인가’ 하며 놀라는 지옥의 모든 이가 관세음보살을 보게 하소서!

 

13 ‘친구들아, 두려움을 버리고 속히 오거라’ 하며 소리치리니

그 위신력으로 모든 고뇌는 사라지고, 기쁨의 힘은 충만하네!

모든 중생을 보호하려 자비의 보살 태어나셨네!

빛나는 문수보살이 두려움을 가셔주는데 어찌 도망치리까?

 

14 당신의 보관을 쓴 수 백의 신들은

연화좌에 공양을 올리며

눈물 젖은 연민의 눈을 갖춘 머리에는

많은 꽃송이의 비가 내리고

장엄한 누각에는 수 천의 하늘 여신이

찬탄가讚歎歌를 부르며

이렇게 당신 문수보살을 보면서

이제 지옥중생에게 웃음소리가 흘러나오게 하소서!

 

15 이와 같이 나의 선근으로

보현보살과 제장애除障碍보살이 만든 안락의 구름에서

시원하고 감미로운 향香의 비가 내리는 것을 보면서

지옥 사람들이 모두 진실로 기뻐하기를!

 

16 축생은 서로서로 잡아먹히는

두려움에서 벗어나기를!

아귀는 북구로주北瞿盧洲의 사람처럼

안락을 얻기를!

 

17 관세음보살의 힘으로

손에서 흘러내리는 젖줄기로

아귀는 만족하고

몸을 씻고 항상 시원하기를!

 

18 장님은 사물을 보고

귀머거리는 항상 소리를 듣게 되고

마야부인 같은 산부들은

고통 없이 분만하기를!

 

19 헐벗은 이는 옷을 얻게 되며

배고픈 이는 음식을 얻게 되고

목마른 이는 물을 마시며

감미로운 음료를 마시게 하소서!

 

20 가난한 이는 재물을 얻고

슬픔으로 불행한 사람은 기쁨을 얻으며

절망한 사람은 희망을 찾고

항상 행복과 번영이 있기를!

 

21 병들고 아픈 사람은 누구나

속히 병에서 벗어나고

세상의 모든 병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기를!

 

22 겁쟁이는 두려움이 없는 사람이 되고

포박된 이는 자유로워지고

힘없는 이는 힘센 사람이 되며

서로서로 친애하는 마음을 가지기를!

 

23 길 가는 모든 사람은

그들이 가는 어느 방향이건 안락하고

무슨 이유로 가든지

노력 없이 성취할 수 있기를!

 

24 배를 타고 항해하는 사람은

원하는 것은 무엇이나 얻고

안전하게 건너편에 도착하며

친척과 함께 기쁨을 나눌 수 있기를!

 

25 길을 잃어 고통스러운 방랑자는

여행자 친구를 만나며

도둑이나 호랑이 등에 두려움이 없고

고생 않고 쉽게 갈 수 있기를!

 

26 황량하고 길도 없는 곳에서

비참한 어린이와 노인과 의지할 곳 없는 사람

잠에 빠진 사람, 의식을 잃은 사람, 미친 사람에게 신들의 보호가 있기를!

 

27 한가함이 없는 모든 상태에서 벗어나기를!

믿음과 지혜 자비를 갖추고

풍족한 음식과 생활을 하면서

세세생생 깨어있기를!

 

28 허공의 보물창고처럼

모두에게 향유물享有物이 부족하지 않도록!

다툼이 없고 해침이 없으며

자유로움을 누리기를!

 

29 위엄이 적은 사람은 모두가

큰 위엄을 갖춘 사람이 되고

고생으로 추한 몸을 가진 이는

아름답고 귀한 몸을 갖출 수 있기를!

 

30 세상의 모든 여인은

남자로 태어나고

비천한 사람은 높은 사람이 되며

아만을 부숴 이긴 사람이 되기를!

 

31 내가 지은 이 공덕으로

한 중생도 빠짐없이

모든 악을 버리고

항상 선을 행하기를!

 

32 보살심을 버리지 않고

보살행에 전념하며

부처님이 섭수하며

마군魔群의 행을 버리기를!

 

33 이 모든 중생은

오래오래 무량수無量壽를 누리길!

항상 행복한 삶을 살고

죽음이라는 말조차도 듣지 말기를!

 

34 여의수如意樹의 동산에서

부처님과 보살의

감미로운 법음이 울려 퍼지고

모든 곳에 가득 하기를!

 

35 모든 대지는 언제나 청정하고

자갈 등이 없고 부드러우며

손바닥 같이 평평하고

유리琉璃의 성품처럼 부드럽게 되기를!

 

36 법륜의 만달라가 있는 어느 곳이나

많은 보살의 상서로움이

대지 위를 장엄莊嚴하여 머물기를!

 

37 모든 몸 가진 중생에게

새. 나무. 햇빛과 허공까지도

법음法音이 그치지 않고 들리게 하소서!

 

38 그들은 항상 부처님과

보살들을 만나고

무한한 공양의 구름으로

중생의 스승들께 공양 올리기를!

 

39 천신은 때에 맞춰 비를 내리시고

곡식은 풍성하게 여물고

왕은 법에 맞게 다스리며

세상 사람은 번창하기를!

 

40 모든 약초는 영험이 있고

진언을 외우면 뜻을 이루고

공행모空行母와 나찰 등은

자비심을 지니기를!

 

41 중생은 누구나 고통이 없고

두려움이 없고

멸시를 당하지 않고

항상 불안한 마음을 지니지 않기를!

 

42 절에서는 경을 읽고

기도 소리는 널리 상서롭게 머물고

승가는 항상 화합하며

승가의 뜻 또한 이루어지기를!

 

43 공부하기를 원하는 비구들은

고요한 곳을 얻어

산란심을 다 여의고

마음은 뜻대로 되어 명상하기를!

 

44 비구니는 풍족하며

말다툼과 해를 끼치지 않으며

계를 받은 모든 이는

계율을 어기지 않기를!

 

45 계율이 성근 자는 부끄러워하며

항상 죄를 참회하며

선취를 얻은 뒤에도

계의 행이 기울지 않기를!

 

46 현명한 자는 존경과

청정한 탁발 또한 얻으며

마음의 흐름을 완전히 맑히고

사방으로 명성이 퍼져 나가기를1

 

47 악취의 고를 받지 않고

힘든 고생은 사라지고

신보다 더 좋은 몸을 지녀

속히 부처의 몸 이루시길!

 

48 모든 중생은 몇 번이고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며

부처님이 헤아리는 안락으로

항상 기쁨을 지니기를!

 

49 보살은 중생을 위한 마음으로

뜻한 것을 다 이루게 하고

구원자의 모든 뜻을

모든 중생이 또한 받게 하소서!

 

50 이와 같이 모든 연각緣覺과

성문聲聞은 안락하기를!

 

51 나 또한 문수보살의 은혜로

환희지에 오를 때까지

세세생생 깨어있으며

출가하게 하소서!

 

52 내가 먹는 음식도 검소하며

일생을 적정처에서

원만성취를 이룰 수 있도록!

 

53 어느 때든 뵙고자 할 때

조그만 의문이 있을 때

나의 스승, 문수보살을

장애 없이 친견토록 하소서

 

54 시방의 허공 끝에 이르는

모든 중생의 이익을 위하여

문수보살이 행하신 것처럼

저도 또한 그렇게 행할 수 있기를!

 

55 허공계가 다하고

단 한 명의 중생이 남을 때까지

저는 이 세상에 머물면서

중생의 고통을 없애는 자로 남을 지이다!

 

56 중생의 어떤 고통이든

모두 나한테서 있기를

보살, 스님들의 힘으로

중생은 행복하게 살아지이다!

 

57 중생의 고苦를 치료하는 오직 한 가지 약이며 모든 안락의 근원인

부처님의 가르침은 이양利養과 존경으로

오래오래 이 세상에 머물 지이다!

 

58 지혜를 일깨워 주시는

문수보살의 은혜에 절 올립니다.

저를 항상 지켜 주시는

선지식의 은혜에 절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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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4.06.30 15:08

    첫댓글 청전스님 좋은 번역서를 내셨군요. 금선사 선지식 법회 때 입시기도, 기와불사...등을 꾸짖던 모습이 생각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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