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잘잤다
자다가 한번 깨긴 했지만...
시드니 3일째 아침이다.
일찍 일어나려고 했는데 창문에 쳐진 커튼 때문에 날이 밝았는지 몰랐다
커튼 쳐놓으면 완전 한밤중이다
빨랑 씻고 와서 어제 사온 주황메론을 쳐다본다
괜찮겠지...주방으로 가볼까
아침식사하는 사람들도 있고 식사 준비하는 사람들도 있다
인사 서로 안한다...ㅡ.m
우리백팩에 동양인은 나밖에 없다
외국친구 사귀고 싶으면 먼저 인사하고 다가가야지
외국애들이 개방적이고 활달하다고 먼저 막 말걸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물론 먼저 인사해주는 사람들도 있긴하지만
내가 눈을 잘 안마주쳐서 그럴 수도 있을거다
어쨌든 난 칼만 있음 된다
어디있지...오, 저기 있네
조리대에 올려놓고 칼로 메론을 죽~죽 긋고 있는 나
내앞에 외국여자분 바나나 하나랑 사과 가지고 와서 아주 작고 이쁘게 쏭쏭 썰고 있다
난 메론 상하진 않았는지 냄새 맡으며 칼로 난도질(?)한 상처투성이의 메론을
한조각 칼로 찍어서 먹고 있다
진짜 대조적이다...내가 조금씩 부끄러워질려고 한다 (ㅡ.ㅡ);
그래도 뭐 어쩔 수 있냐
두번 파먹다가 아무래도 상한거 같아서 통째로 버렸다
메론 버리고 돌아서 나오니 J양이 보인다
주황메론을 사왔다고 얘기하니 자기 그거 너무 좋아한다고 얼굴에 화색이 돌았는데
내가 방금 버렸다고 하니깐 금새 얼굴이 굳어졌다
왜 버렸냐고 막 그런다
방에 냉장고가 없어서 그냥 놔뒀는데 혹시나 상한거 먹고 탈날까봐 걱정되서 버렸다니깐
주방에 냉장고 있는데 왜 거기 안넣어뒀냐고 그런다
나 슬그머니 주방쪽 쳐다본다
저거 써도 되는 냉장고였구나...그랬다
다들 장봐온 음식을 저기다 다 넣어두고 있었다
J양에게 밤에 돌아올 때 주황 메론 사오겠다고 하고 아침먹으러 가야겠다고 하니
백팩 근처 좋은 식당 가르쳐주면서 거기서 식사하라고 한다
백팩을 나서는데 백팩입구 앞 어떤 아저씨가 말을 건다
어디가냐고 물어본다
아침먹으러 간다고 하니깐 이것저것 물어본다
어디서 왔냐 공부하러 왔냐
여행왔다고 하니깐 그러냐고 예쁘다면서 느끼하게 쳐다본다
이상하게 낯이 익다고 했더니 아까 백팩안에서 J양과 이야기할 때 지나가며
힐끔힐끔 쳐다보던 아저씨다
호주와서 처음 저 말을 들었는데 멋진 남자가 아닌 아저씨라서 다소 음,,,
그 다음에도 호주에서 예쁘다고 말걸던 분들은 다 아저씨였다는...
(혹시나 이 글을 읽으시는 아저씨(?)분들이 맘상하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J양이 추천해준 식당은 백팩에서 아주 가까웠다
간판도 이쁘네
뭐 먹을까...아침메뉴중에서 제일 비싼거 먹지뭐
종업원도 친절하네
한 가족이 와서 식사중이였다
홍차가 먼저 오고 그 다음에 요리가 나왔다
홍차 별로 안 좋아하는데 설탕이랑 우유 듬뿍 넣고 먹으니 달달하니 맛있다
외국사람들은 홍차 나처럼 달게 마신단다
음,,,여유로운 아침이야
오~베이컨 맛있네 토마토도 맛있다
에그 스크럼블은 맛이 좀 달면서도 싱거운게 뭔가 부족한, 한마디로 맛이 별로다
주스도 다 마시고 홍차도 다 마셨다
배부르다...좋아
슬슬 가볼까
킹스크로스 골목 골목을 자세히 구경해야겠다
집구경도 하구
킹스크로스에 있는 집들은 거의 테라스 집들이다
그리고 걸어가며 구경하니 그래피티가 참 많다
나 그래피티 좋아하는데 아주 신났다^o^
농구장있네. 가방 바닥에 던져두고 사진 찍는데 애기 보던 할머니가
오셔서 가방 이렇게 두지 말란다. 다른 사람들이 가져갈수 있다고
아무도 없는데...참 친절하다고 해야하나
그래도 걱정해주시는데 가방 내 옆에다 두고 사진찍었다
울루물루로 내려와서 어제 봤던 핫도그가게앞을 지나간다
여기가 유명한 핫도그가게인줄 모른체...어쩐지 오늘은 사람들이 좀 앞에 서있더라
어제 갔던 길로 갈까하다가 다른 길로 가본다
노란색의 똑같은 집들이 있는 울루물루 베이쪽으로
쭉 따라 걷다보니 보타닉 공원이랑 연결된다
이 공원 너무 좋다
아주 아주 좋다
잠시 잔디밭에 앉아서 햇빛받으며 오페라하우스를 쳐다본다
아주 빠져든다
보타닉 공원에는 운동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
정말 열심히 뛴다
아저씨들 막 뛰다가 두세명이 갑자기 팔굽혀펴기 이런것도 하구
이런 땡볕에 저렇게 막 뛰어다니다니
운동에 미친(?) 사람들 같다
시드니 여행하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의아스러워하는 점
한창 일할 시간에 저렇게 뛰어다니는 사람들 도대체 뭐하는 사람이야??
한두명도 아니고 엄청난 사람들이 뛰어다니는데 다들 백수란 말인가
내 나름대로 생각해 봤을때는 나같은 여행자일수도 있고
휴가중이겠지뭐
뭐 그중에 백수도 몇 명 있겠지
여하튼 열심히 뛰어다니는 저 사람들도 시드니의 볼거리 중에 하나다
뛰어다니는 사람들이 많아 삼각대 세워놓고 사진찍기가 좀 그렇다
근데 사진찍으면 알아서 뒤로 돌아 뛰어가는 배려도 해주더라
보타닉공원에서 미세스 맥쿼리스 포인트가 있는 쪽으로 따라오면
하버브리지와 오페라하우스를 같이 볼 수 있는 곳이 나온다
시드니외곽동네들도 보인다
사진찍으려고 하니깐 사람들이 자꾸 온다
삼각대 세워놓고 혼자 셀프타이머로 꿋꿋하게 사진찍는 중이다
삼각대 때문에 사람들 사진부탁 많이 한다
같은 자리에서 세커플이나 찍어줬다
한분은 내가 돈받고 사진찍어주는 사진기사인줄 알았는지 물어보더라
사진찍어주냐고 ^^;
전망좋은 곳에서 사진찍을려고 대기중인데 갑자기 일본학생들 단체로 관광왔다
내가 설 곳이 없다
에거...뒤로 보이는 언덕에 올라가서 잠시 바다구경한다
좋긴한데 쓰나미오면 진짜 끝장이겠다
호주오기 며칠전에 신문에서 호주 쓰나미 가상도를 봤었는데 오페라하우스가
반쯤 잠기더라
저기 전망 좋은 집들도 물에 다 잠기겠네
지금 생각해보니 이 언덕이 미세스 맥콰리스 포인트 있던 근처였다
난 그거 볼 생각도 안했다
여행가기전에 책을 몇 번씩 보더라도 많이 놓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특히 별로 관심없는 것은
이제 다시 이동해볼까
팜코브를 따라 오페라하우스로 간다
날씨가 너무 좋다
파란 하늘에 따뜻하다 못해 쬐끔 더워서 반팔입고 다닌다
오페라하우스에는 역시 사람들이 많다
한국인들도 많았다
사진찍는 사람들 중 혼자는 나밖에 없다
사람들이 많긴 하지만 다시 오기 힘들 곳,,, 삼각대 꺼내놓고 사진찍는다
셀프타이머로...
단체 관광온 한국아저씨 나혼자 사진찍는거 유심히 쳐다보신다
혼자 저렇게 사진찍는게 신기한건지 한국인인지 궁금해서인지
그래서 내가 먼저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해버렸다^o^
흠칫, 놀라신다
그리고는 자기들끼리 다들 한마디씩 하신다
너무 날씨가 좋아서 몇시간동안 사진찍느라 햇빛에 노출된 채
얼굴 타는 줄 몰랐다
오페라하우스 앞쪽으로는 사람들이 많은데 좀 뒤쪽 옆으로는 사람들이 없어서
사진편하게 찍을 수 있다
노천카페에서 차 마시는 사람들도 많네
사진찍느라 배고픈줄 몰라 점심도 안먹었다
커피를 안마시기 때문에 카페가고 싶은 생각이 안든다
목마르다
아이스크림 사먹어야겠다
서큘러키에 있는 젤라시모 아이스크림가게
장사잘된다 무지무지
뭐 먹을까 한참 고르다가 제일 무난한 딸기맛으로 선택
(조금밖에 안남아있어서 잘팔리는것같아 요거 주세요 했지)
많이 담아준다
벤치에 앉아서 지나가는 사람들 쳐다보며 아이스크림 먹는 중
음~시원하다
페리타는 곳을 바라보면서 잠시 갈등중이다
더블베이를 갔다올까...시계를 보니 4시다
오늘 저녁 7시에 약속이 있다
시간이 너무 촉박해서 못가겠네
원래 계획은 오늘 더블베이를 가는거였는데 사진찍느라 시간을 너무 많이 흘러갔다
그래도 너무 좋았으니깐 후회안한다
서큘러키를 돌아 록스쪽으로 간다
얼마안가서 다시 벤치에 앉았다...이상한 노랫소리 때문에...
한 남자가 노래를 부르는데 노래실력이 가관이다
완.전.엉.망
주위에 사람들이 킥킥대며 웃는다
근데 이 사람 아주 진지하게 열창한다
이 노래를 알았더라면 이 남자의 진가를 더 잘 알 수 있었을 텐데 ㅋ
서큘러키에는 약간 독특한 정신세계의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는 것 같다
시드니 첫째 날, 오페라 하우스 가던 중에 이상한 아저씨가 큰 소리로 막 떠들면서
지나가는데 너무 웃겨서 나도 모르게 크게 웃었다
슈렉같은 몸에 얼굴도 특이하게 생겨서는 표정도 정말 기이했다...
더구나 경보를 하는데 알고보니 2인 1조였다.
곧이어 딴 사람이 그 뒤를 바짝 쫓아가더라 ㅋㅋㅋㅋㅋㅋ
걸어가다보니 한적한 동네에 이르렀다
이런 투어도 있나보다
바로 옆에 시드니 천문대가 있다
지도 안봐도 구경하며 걷다보니 가고자하는 곳에 도달한다
어제랑 올라온 길이 달라서일까...약간 설레인다
다시 와도 좋다
어제 못앉았던 벤치에 오늘은 한 여인이 앉아있다
저 여인도 갈 생각을 안하고 앉아서 책을 보다 먼 곳을 바라보며 멍하니 있는다
난 사진찍으며 호시탐탐 그 벤치를 노리고
드.디.어 그 여인이 간다
잽싸게 가서 앉았다
또 누가 앉을까봐
아~~~~,좋다 ^_______________________^
혹사당하는 내 발도 좀 쉬게 해주며 일몰을 기다린다
많은 생각들이 스쳐지나간다
이 순간이 곧 그리워지겠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면 정말 열심히 살아야겠다...
어두워지려고 한다
슬슬 내려가야겠다
시드니에 아는 사람도 없는데 약속이 있다
여행준비하면서 여행카페에서 많은 정보를 얻었다
그러다 여행같이해요 이런 게시판을 보다가 같은 날짜에 여행하는 사람이
여행같이 할 사람 구하는 글을 보게 되었다
그때 꼬리말을 남긴 사람들을 보니 한 4명 정도 모일 수 있겠다싶어서
3일날 만나 저녁을 먹기로 했는데 딴 분들이 연락이 안되서 둘이 만나기로 했다
혼자 여행하면 3일째 정도는 외로울 것 같기도 하고 저녁먹기도 그렇고 해서
그리고 만나기로 한 사람이 혼자서 여행한 경험이 많고, 멜번에서 시드니로 오기 때문에
여행팁도 얻으려고 출발 전날 약속을 잡았었다
3일 저녁 7시 시드니타워 정문 앞에서 노란색 여행책을 들고 서있기로
시간이 남아서 보타닉 공원가서 야경사진 찍는데 생각만큼 사진이 안나온다
그리고 피로가 밀려온다
시드니타워 전망대는 센터 포인터 쇼핑센터의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서 올라가야한다
엘리베이터를 탈수있는 입구에서 기다린다
여기가 정문이 맞겠지...딴 곳을 둘러보니 여기가 맞는 것 같다
시간은 좀 남았지만 다른 곳 둘러볼 기운이 없다
벤치도 없고 서서 기다린다
이번편은 여기까지...또 쓰다보니 글이 길어진다
꼬리말에 탄력받는 진^^*
사진은 홈피에~
www.cyworld.com/jinzzang26
첫댓글 혼자서 열심히 사진찍고 구석구석 다니는 모습이 넘 예뻐요~~
감사합니다~혼자라서 사진을 많이 찍으려고 작정을 했었거든요^^
여유로와 보여서,,참 좋으네요. 혼자 다니는 여행엔..이런 즐거움도 있는게지요. 다음편 기대할께요
오~ 주인장님께서 꼬리말도 남겨주시고 감사합니다^^ 아주 여유로웠던 여행이었어요
여행담 넘 재미있고 사진 넘 좋았답니다..! 몇번을 떠나도 그리운 호주입니다..! 즐겁고 잼난 여행기 감사드리며, 제 6탄을 기둘리고 있겠습니다...^^
호주를 몇번이나 다녀오셨나보네요? 부럽습니다~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o^
아고 얼굴도 예쁘고 글도 재치가 있구 재밌어요 ㅎㅎ
아고 감사합니다^^ ㅋ
용감하십니다. 그리고 부럽습니다. 글 아주 독특하고 잼있게 잘 쓰시는군요.... 잘 잃고갑니다. 늘 건강하세요....^^
칭찬 감사해요^ㅇ^ 글도 못쓰면서 여행작가를 꿈꾸는...ㅋ
글 참 예쁘네요 님의 향기가 솔~솔~나네요
킁킁...제 향기가 느껴지나요?^^;
보타닉공원에서 찍은 사진들이 좋네요.삼각대로 용감하게 사진을 화이팅입니다.벤치 경치죽이네요.드디어 성공하셨네요.
네~얼굴에 철판몇번깔고 사진찍었죠 ㅋ 저 벤치앉았을때 얼마나 좋던지..시드니가면 꼭 앉아보세요^^
아이스크림이 참 달고 맛나겠다... 참 많이 주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