ㅎㅎㅎ 아니 이게 어떻게 된 일입니까?
우리 남편이 요리사가 되었지 뭐에요. 그는 일종의 완벽주의 성격이라 어떤 일이든 하면 초보임에도 꼼꼼하게 해서 완벽하게 해내요. 중고 싸이트에서 60인치 삼성과 LG tv를 20불 (2 만원 정도)에 사다가 고쳐서 봐요. 우리 콘도 아파트 쓰레기장 건물에 가면 버려진 가전제품들에서 쓸만한 것들 고쳐서 사용해요. 선풍기, 가습기, 공기청정기, 커피포트, 램프, 컴퓨터, 티비...
그런데 음식도 맘만 먹으면 저보다 잘 만든다는 걸 알았지만 급히 밥하는 것 외에는 해달라고 하지않았는데 지난 주터 여러 맛있는 요리를 해주기 시작했어요.
결혼 36년되었으나... 그 어떤 집안 일도 부탁도 기대하지도 않았어요. 올해 초부터 직장 대신 살림에 전념하고 싶다해서 건성으로 그래주면 좋겠다했고 내가 일다녀와서 설겆이하고 맛있는거 한두가지해서 먹고 다시 치우고... 주말엔 화장실 청소, 세탁과 밑반찬 장만 등의 일하는 건 늘 즐겁게 감당해왔어요. 암수술하고도 밥해서 먹고 누워쉬면서 서글프다거나 힘들다 생각해본 적도 없고요.
붕어빵, 야채튀김 새우튀김, 부추발효만두를 매일 다른 메뉴로 해주더니 오늘 아침에는 탕수육을 해서 부르더라구요~ 이게 웬 일? ㅎㅎㅎ
첫댓글 오!특급요리사 급이시네요.
만두.야채튀김같은건
남자들이 하기 힘든것일텐데
보기좋게 잘 하셨네요.
이러한 소소한 즐거움이 늘 행복이지요.
들꽃님 축복과
행복을 드립니다.
고마워요. 유투브보고 세세히 레시피 적어서 보면서 차근차근...ㅎㅎ
미리 이스트랑 설탕 발효시킨 물을 밀가루랑 반죽해서 볼에 담아서 부풀려서 만들어둔 속을 넣고 빚는 것도 전문가식으로 돌려 마무리~ 평소에 잘하던 일들이 아니라 갑자기 달려들어 이것 저것 해주니 더 감동이네요.
어머나 먹고 싶어져요. 들꽃님 복이네요~~
우리 남편은 설겆이 한 번 도와주는데도 물 질질 흘리고 더 어질러서 아예 하지 말라고 합니다.
요리는 언감생신~~
요리를 하도록 하려면 하던 일 그만두고 심심해져야하고요 주변에 사먹을 곳이 없어야하고요 게다가 마누라가 일다녀서 바빠야해요. 이 세가지 조건이 안되면 남편이 요리할 일이 없답니당 ㅋㅋㅋ
그렇게 변화할수 있다는건 언니께서 잘 살아왔다는 증거라서 듣기가 너무 좋네요.
굳이 해 달라고 하지 않았고 묵묵히 언니의 몫을 불평불만없이 잘 해 오셨으니 아저씨께서도 맘적 여유가 있으시니 언니를 위해서 기꺼이 할 수 있었던것도 기본적으로 깔려있는 언니를 향한 사랑과 신뢰라는걸 저는 알아요.
전남편이 죙일 할일없이 게임만 하고 놀았어서 하루 십분, 설거지와 청소기 돌리는것조차 부탁했어도 안했던건 사랑은 커녕 기본 예의도 없었다는걸 알았거든요.
그래서 언니는 지금 많이 행복하신거라는거에요.
그것도 언니께서 지금까지 해 온 결과물이구요.
부럽습니다!~~^^
아무리 내가 잘한다한들 상대가 당연시하고 몰라주면 더이상 어쩔 도리가 없겠죠. 남편의 우울증으로 인해 역할을 줄여줘야한다 싶어서 아무 기대도 안했어요. 내가 건강할때야 어떻게든 기쁘게 감당한다는 마인드일 뿐. 열흘정도 쉬면서 가벼운 감기로 골골대고 약먹고 간신히 자고 늦게 깨는데 집에 뭔가 먹을게 맛있는게 많아서 감사하고 고마운거 있죠. 변하는 건 하루아침이네요. 그가 재밌어서 몰두하는 거라 한동안 지속되길 기대하고 있어요. 그저 감사합니다. ㅎㅎ
헉 튀김이 젤먹ㅇ고싶네요
야채튀김을 감자, 당근, 파, 피망, 양파넣고 새우같은 것도 넣으면 진짜 맛이 좋아요. 양념간장이 너무 맛있어서 튀김찍어서 밥말아서 같이 먹으면 꿀맛같아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