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해를 구합니다
춤방 경험담이 아니라서 기분 상할지도 모를 분들한테.....
화경도라? 라는 분이 올려달래기에 기억을 더듬어 써봅니다
결혼하고 아이가 태어나서 너댓살 되었을 무렵이니 한 이십년은 훨씬 지난 얘기다
그때나 이때나 타고난 끼가 있어서인지 아줌마들한테는 나름 인기가 있었나 보다
직장이 아파트기계실이라 주로 아줌마들을 상대하다 보니 개중에는 친밀도가 깊은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지만 그당시 30대 초,중반이니 ...하여튼 잘 나갔다
그때는 그 양반이 그리 잘된 분인지 몰랐고 나중에 그곳이 대단한 곳이란걸 알았지만 (삼X 그룹회장 비서실 근무)
그분 부인이었는데 유독 나한테는 잘해주었다
뻑하면 뭐가 안된다, 고장났다...많은걸 고쳐 주긴 했었다
기술도 있고 눈썰미가 있어서 웬만한것은 다 해결 되었기에 주로 날 찾는 것이었지만~
그 집을 방문하는 날이면 온갖 진귀한 먹을거리, 양주, 선물셋트등을 챙겨주는 통에 그날은 소장님. 과장님들이
기계실로 내려와 회식하는 날 일정도였다
아마도 한해를 마감하는 크리스마스때 쯤 이었던 그날도 수도꼭지가 고장났다기에 잠깐 손봐주고 나오려니
티켓 두장을 손에 쥐어 주었다
자기 신랑하고 둘이서 가려 했는데 마침 일이 생겨 사용할수가 없다며 퇴근후 애엄마와 함께 가보라며 주는데
조용필 디너쇼 티켓 이었다
지금은 뜸 하지만 그당시 조용필은 대단한 가수였고 더군다나 디너쇼는 우리 같은 부류는 상상조차도 못하는
아니 할필요도 없는 그런 특별한 것이었다
가격을 보니 한장당 17만원 ~! 그당시 내월급이 40 몇 만원 이었던걸로 기억 하는데.....
고민을 잠깐 하였다
여태껏 본거라곤 2,000 원짜리 화신극장 ~쇼도보고 영화도보고~에서본 황금심, 명국환,나애심...등 이 전부인데
더군다나 일반 극장쇼도 아니고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영빈관 컨벤션 어쩌구...시간은 오후 7시...
준사람 성의도 있는데....까짓거!
지금 시간이 4시반...퇴근시간은 동절기라 5시반...
집에다 전화를 걸어 빈둥거리던 애 엄마한테 모처럼 큰소리를 쳤다
좋은 구경 시켜줄테니 애를 들쳐업구 부평역까지 가능한 빨리 뛰어오라 고~
소장님한테 양해를 구했다
그동안 나때문에 입이 호강한적이 몇번 있어서인지 원래 너그러워서인지 기꺼이 갔다 오랜다
신라호텔이 어딘지도 몰랐지만 서울역에서 전철을 내려 택시를 타니 그리 멀진 않았다
가까스로 도착하니 신라호텔의 위용이야 그렇다치고 영빈관이 어딘지 컨벤션이 무언지 나나 애엄마나
알턱도없고 물어보기도 그렇고.....
근데 통밥이 꼴리는 곳이 있었는데 이상하게 쌍쌍으로 사람들 많이 가는곳이 있길래 따라 갔더니 그곳이었다
"조용필 과 위대한 탄생 송년 디너쇼~!"
들어가려니 아이는 출입금지라며 호텔내 탁아소에 맡겨야 한단다
지금 같았으면" 쓰발,네발 개X 멍멍" 했겠지만 그 당시만 해도 군사정권시절이라 ~참았다
부랴 부랴 애를 맡기고 입장을 하는데 아직 쇼가 시작되기 전인지 많은 사람들이 분주한 앞쪽 중앙에 무대가 있고
빼곡히 들어선 악기들을 손보는 사람들 ! 조용필은 안보였고 끝내 볼수 없었다
그 넓은 홀에는 커다란 흰천이 드리워진 둥그런 원탁이 가득차고.....첨봤다, 그렇게 큰 원탁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탁자엔 티켓에 쓰인 번호대로 앉게 되어 있었다
4쌍이 앉게된 우리 자리를 찾아가니 이미 두쌍은 음식을 거의 다먹은 상태였고 한쌍은 아직 안보였다
그런데 왜 ? 전부 양복에 밍크코트에...하물며 바바리까지?
자리를 잡고 둘러보니 각자의 자리에 와인잔(하나는 물잔 하나는 포도주잔,나중에 알았음)이 두개씩 있고
포크,나이프, 스픈도 한사람당 2개씩 셋트로 미리 깔려 있었는데 왜 2개씩인지는 몰랐다
서로 얼굴만 쳐다 보고 있었는데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다
애 엄마도 모르는거 같았다
"아니 서울서 몇년 살아봤다며 이런것도 모르냐" 하니까 되려 나한테 한마디 한다
"서울 산다고 다 이런델 와보는것도 아니구 그러는 자기는 뭔 남자가 여태껏 이런데도 안다녀봤냐?,"
앞에 사람들 얼굴 보기가 민망하여 얼굴만 붉히고 있는데 웨이터들이 쉼없이 들락거리며 뭘 날라다 준다
그러나 도대체 어떻게 먹는건지 알수가 없었다
첨엔 허연거랑 아주 딱딱하여 패~스한 빵을 바구니째 주고, 조금 있으려니 스프(이건 확실히 알았고 이것만 먹었다)
조금 뒤엔 핏물이 흥건한 고깃덩어리를 주는데,( 젠장 지금까지 일평생 먹어본 양식 이라곤 돈까스밖에 없는데)
이딴 못먹을걸 주냐며 웨이터를 쳐다보고 한소리 하려는데 오히려 한심하다는듯 나를 쳐다보고 있는 웨이터,
포크로 콕콕 찍어보니 핏방울이 툭툭......주방 애들이 바빠서 덜익은걸 내놨나?
뭔가 이상하여 그냥 패스~! 옆에 있던 애엄마도 나 따라 패스! 패스란게 딴게 아니다
먹을 줄 몰라 놔뒀더니 조금 후에 다른 웨이터가 그대로 들고 나가고 다른것을 채워 놓는데 그게 패~쓰다
이번엔 나중에 알게된 와인잔에 절반 가까이 채워논것의 맛을 보니 시큼털털한게 입맞에 안맞아 패~쓰!
몇가지가 나온거로 기억 되는데 결국 먹은거라곤 알량한 접시에 깔린 스프뿐이었는데 왜 자꾸 손이 떨리고
앞통수,뒷통수가 따가웠는지 지금도 이유를 모르겠다
잠깐 눈을 들어 보면 갑자기 헛기침하며 고개를 돌리던 앞자리, 옆자리 커플들~
*앞에 앉아있던 나이가 지긋한분들은 고개를 서로 반대로 돌리지 못하고 안쪽으로 돌리다 부딫혀 안경이 떨어졌는데..
어이 저 빙신들...그것도 하나 못 맞추나? 시절들 같으니...ㅉㅉㅉ!
얼추 시간이 되어 도착한 옆에 빈자리의 커플~! 순서대로 다먹는다
"쓰~블 ! 진작에 오던지 아님 우리처럼 패~쓰 를 하든지..."
우리는 물만 마셨다
눈을 둘곳이 없어 들어갈때 나눠준 청첩장 같은걸 펴보니 그 핏덩이는 "송아지 안심 스테이크" 였다
속으로 고소해서 맘껏 비웃었다
" 안먹길 잘했구만 ! 짜식들 줄라면 소등심을 줘야지 어떻게 송아지고기를 줘? 그리곤 그것을 맛있다고 다쳐먹은
저 무식한 서울놈들...." 뉘들은 모를꺼다 ㅎㅎㅎㅎ
그건 소가 새끼 낳을때 새끼가 잘못돼서 죽어나오거나 탈이 있는거를 아까워서 몰래 팔아 먹는거라는걸~
우리집 소 키울때 송아지 죽어 나온걸 동네 아저씨가 사가는걸 봤거든.....
아뭏튼 그때까지의 솔직한 내상식으로는 못먹는 고기였다
조금후 쇼가 시작되고 노래가 나오기 시작했는데....
예나 지금이나 아줌마들은 어쩔수 없는 무 대책인 사람들이다
우리를 깔 보는것 같았던 앞에, 옆에 좋은 옷 차려입고 고상한척 파트너와 소곤거리던 아줌마들이
조용필이 잘보이는 무대앞으로 우르르 달려나가서는 소리지르고 쿵쾅거리고 울고불고 난리부르스를 춰댔다
남아 있던 아자씨들은 헛기침만 해대고....
우리는 가만히 있었다
나가보나 여기서 보나 안보이는건 똑 같을거라서~ 왜?
아줌마들이 뺑 둘러싸고 발광하는 탓에 소리하고 불만 번쩍거리지 노래하는지 춤을 추는지 볼수가 없으니....
챙피했다
미안했다
탁아소에 맡긴 애를 찾아서 어찌 어찌 집에오니 늦은밤, 배가 고팠다
밤늦게 라면을 끓여먹었다
맛있었다
조용필은 얼굴도 못봤다
그냥 그런일 있었을 뿐이다
첫댓글 명동캬바레 남자 홀딱쇼 할때 여자들 우르르르르~앞에가서 침흘리는것 보셨쥬?ㅋㅋ
캬바레가 그정돈데 조용피리 오빠니 오죽 했겠나여~
기도하는~
오빠~~~~~~~~~~~~아아아아아아앙 깨굴딱 ㅋㅋ
ㅋㅋㅋ
맞어요..명동쇼는 쇼도 아니죠 머~!
ㅆㅏ아랑~에 손길로...와당탕 깨구닥!
맹달님이 아파트 보일러실 근무?
전 빌딩, 제조회사등 에서근무하다가
지금은 정년퇴직후
아파트 중앙난방 책임자로
주간 근무중!~~(전 국가 기술 자격증 10 여개)
조용필 쇼구경가서 용필이 얼굴도
못봤다니 말도안됨 ㅎ...
같은일을 하신분이군요..반갑습니다
조용필은 하늘이 낸 분이라 아무나 볼수없는 사람이더군요
개고생만 실컷하였으니...
지금도 그리 비싼가요?
콘서트 구경은 못 가보고..
저렴한 콘서트는 거봤네요~~ ㅎ
그때 당시 17만원이라면... 흠~
머리털나고 지금도 못가지만 신라호텔은 첨이거든요
17만원이 그당시 우리한테는 큰돈이었겠지만 거기 온 부류들보니 그럴만도....
외국 웨이터들은 남들 알지 못하게 잘 가르쳐주는데 말입니다~^^
우리나라는 대한민국
잘 사는 사람들에게는 잘하고
서민들에게는 찬밥
@비수리 (경험1방) 외적으로 비춰지는 모습으로만 사람을 판단하니 진정한 모습은 못보게 마련이죠~^^;
@사이탕(마포) 자가용도 대형차를 몰고 가면 대접 받고
소형차를 몰고 가면 천대 받는 우리나라 좋은나라 ㅎ
@비수리 (경험1방) 집은 고시원이나 월세를 살면서도 차는 큰 것으로 살려고 하니 이만큼 허영도 없습니다~^^;
@사이탕(마포) 내면보다는 외면을 중요시 하는
울나라 좋은나라 ㅎ
@비수리 (경험1방) 빛좋은 개살구라는 말이 달리 있는게 아닙죠~^^
@사이탕(마포) 개살구 먹으면 시금털털
@비수리 (경험1방) 결국 내실이 없으면 사람이나 국가나 과일이나 쓸모가 적은거 아니겠습니까...^^;;
@사이탕(마포) 부정부패로 가는 지름길
@비수리 (경험1방) 백화점 가도 옷 잘챙겨 입고
가면 사모님 이카고
대충 입고가면 대우가 틀려요 ㅋㅋ
@지아~부산 은행이나 관공서도 마찬가지
그렇군요...하여간 국내는 문제가 많아요
웨이터들까지도...
극장에서 나훈아 남진 쇼하면![ㅎ](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6.gif)
아가씨들이 펜티 부랴자 집어 던지고
오빠 부르면서 실신하고 그런 시절이 있었는데
우리는 지금도 호텔음식은 별로
호텔에서 예식이 있다하면 짜증부터
끝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도 그렇거니와
음식이 거시기해서 ㅎ
정말로요 ㅎ
@지아~부산 정말로
쇼 마치고 나면 여자들 속옷이 지천
뭘 입고 집으로 갔는지 몰러 ㅋ
@비수리 (경험1방) ㅋㅋㅋ 미쳤어요
@지아~부산 그 당시에는 자연스런 일들이였는데
지금 아이돌에 자지러지는 애들처럼
@비수리 (경험1방) 사실 그당시에 저라는 사람이 그런곳에 갈만한 깜냥은 안된게 맞지요
내스스로 자초한 차별, 멸시 그때는 그것도 몰랐거든요
나중에 생각해보니 가란다고 다가면 안되고 오란다고 다와도 안된다는걸 절실히 알았읍니다
@맹달 그래서 사람들마다 자기 자리가 있나봐요 ㅠㅠ
@비수리 (경험1방) 동감100%입니다
ㅎㅎㅎ
맹달님 만세~~~!
뭐든. 처음은 서툴고 긴장되고
얼떨결에 지나가 버리죠
다시 그런 기회가 온다면
침착하게 눈칫껏 잘해 볼텐데 ㅎ
화경이 때문에 우리도 이런글 봐네
화경님때문에 올리긴 했는데...그땐 오며 가며 개고생에 ...제대로 구경도 못하고...배도 고프고
화경도라?로 닉을 바꾸셔야 겠어요 ㅎㅎ
@엉클샘 화경도라가 좋을것 같아요?
화경이도 돌고 엉클샘 님도 돌고 돌고 ㅎㅎ
뭐든 어느 누구든 처음격는 경험은
다 똑같을꺼에요
경험이 쌓이면 여우가 되어가는거죠
지금은 누가 또 안주나? 입니다
ㅎㅎㅎ좋은 경험이죠? 처음이 어렵지 두번째 부터는쉽습니다. 고이간직하세요! 추억은 좋은거니까....
추억 ~! 그저 한때 그런일도 있었다는 제 인생의 한페이지겠지요
그리 흔한일은 아니지 싶습니다
아...행복 한 경험입니다.
네... 지나고 나니 행복한 경험이었고 추억이 되었읍니다
아무나 신라호텔가고 조용필 디너쇼 갈수있었나요..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