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모임 후기를 올립니다.
어제는 채식 음식점에서 손님이 많지 않아 음식점 눈치 안 보고 자리와 시간을 여유롭게 쓸 수
있어 좋았습니다. 음식점 주인이 자연요법을 연구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
를 들을 기회가 될 거라 생각했는데요 자기네 자연요법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좋겠다는 말을 하
고 자연 식단의 단계가 단식, 채식을 따라야 한다고 해서 항암 치료를 받고 있는 우리에게 적용
하기에는 좀 거리가 있어 자연요법에 대한 안내를 해 드리지 않았습니다.
참석하신 분들을 소개하자면
석천님-아버님께서 환우이시며 최근에 수술을 받고 정기검사를 통해 관찰이 필요하고 그래서
아직 글리벡 복용여부를 걱정하지 못한 상태이십니다. 운동을 열심히 해야 하는데 아버님께서
하지 않으신다고 걱정을 하셨는데요 연세가 있으신 어르신들은 더욱 더 자신의 체력 상태에 알
맞은 운동을 하시면 됩니다. 하루에 몇 시간 땀을 뻘뻘 흘리며 운동하는 것은 정상의 젊은이에게
도 매우 힘든 것이니 이점 양지하시고 지치지 않을 정도로 꾸준히 할 수 있는 가벼운 운동을 계
속 하시는 것이 더 좋을 것입니다.
김진홍님(부부)-환자로 전혀 보이지 않을 만큼 건강해 보이시구요 수술이후 글리벡 복용으로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계십니다. 물론 글리벡 부작용이 있지만 신앙과 가족간의 사랑으로 잘 이
겨내고 계십니다.
안병렬님-02년 12월에 위 부분 절제하고 지금까지 재발없이 또한 글리벡 복용하지 않고 건강
히 생활하고 계십니다. 전에는 재발이 걱정된다고 하셨는데 금연을 못하셔서 안타깝습니다. 어
렵다는 건 알지만 꼭 금연하시기 바랍니다.
민들레꽃님-최근에 간, 소장의 종양 절제후 글리벡을 복용중이십니다. 젊은 나이라 충격이 크셨
고 결혼 문제도 있어 여러 가지로 힘든 점이 많으실텐데 이 까페와 오프 모임을 통해 용기 가지
시고 힘든 시간을 거쳐 더욱 더 굳건한 사랑 이루시길 바랍니다.
이해일님-글리벡 600에서 800mg으로 증량하시고 새로운 사업으로 스트레스를 받으셔서 고민
이 많으실텐데 웃는 얼굴로 뵙게 되어 감사합니다.
이용환님-아버님께서 환우시고 글리벡 내성으로 수술을 고려해 보고 계십니다. 모임내내 어두
운 표정이었는데 다시 한번 희망을 가지고 용기 내어 주세요.
주씨님-어머님께서 환우이시고 수술로 종양을 부분 제거했으나 전이 부위가 많고 글리벡 부작
용으로 어머님께서 많이 힘들어 하십니다. 따님들께서 늘 어머님 걱정이신데 잘 될 것이라 믿고
현명하게 투병하셨으면 합니다.
심현래님(부부)-처음부터 꾸준히 참석하시는 심현래님께서는 현재 글리벡 내성과 상태 악화로
원래 다니시는 병원에서는 더이상 글리벡을 처방하지 않아 중단하신 상태입니다. 시골에서 한약
과 민간요법을 하고 계시는데 동생을 아끼는 형님께서 이것 저것 챙겨 주신다고 합니다. 그 마음
이야 충분히 이해하지만 한약은 드시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다음주에 아산병원을 예약해 놓은
상태입니다.
손석환님- 안병렬님과 같은 상태로 수술후 재발없이 글리벡을 복용하지 않고 건강히 생활하고
계십니다.
이렇게 저까지 12명이 참석하였습니다.
자기 소개를 하면서 궁금한 점들에 대해 질문하고 답변하면서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의사도 속
시원히 대답해 줄수 없는 사항들에 관하여 우리는 그저 각자의 경험을 토대로 정보를 나눌수밖
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글리벡이 들어온 지 2~3년밖에 되지 않고 GIST는 환자 수도 적으니
정보 또한 없는 것이 당연합니다.
글리벡 내성 연구에 대한 진전을 물으셨는데 현재 글리벡 2차 요법제로 두가지 물질이 시험중
에 있습니다. 하나는 화이자제약의 'SU11248'로 작년 12월부터 캐나다, 미국, 일본에서 3상 임
상중입니다. 효과가 입증되면 적응증 허가를 받아 시판에 들어 갑니다. 효과가 입증되었어도 국
내 임상을 통해 식약청 허가가 나야 환자에게 처방이 됩니다만 효과가 큰 싱약일수록 이렇게 소
요되는 기간이 짧아질 거라 예상은 합니다. 문제는 약가인데 결코 글리벡보다 저렴할 것이라 생
각하지 않습니다. 이 약가문제로 환자가 약을 편히 복용까지 시간이 많이 걸릴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BMS제약사의 'BMS 35428' 입니다. 이 물질은 현재 CML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 보
고 동물실험중에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아시아 국가중 유일하게 11월경에 임상하게 될 것이라
고 합니다. CML과 유사한 유전자 변이로 GIST가 발병한다는 점에서 이 물질 역시 우리에게도
효과가 있지 않을까 예상만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국내 CML환자에게 임상을 하게 되면 우리 역
시 어떻게든 대상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현재 수술로 종양을 제거하고 재발 예방차원에서 글리벡을 복용하고자 하는 환자군에게는 글리
벡 보험적용이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의사와 환자의 관계가 긴밀하다면, 정말 인술을 베푸는 의
사라면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습니다. 수술을 했지만 재발이 예견되는 위험군에 속하므로 반드
시 글리벡 치료가 요구된다라고 의사 소견서에 말만 살짝 바꾸면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엄밀
히 말하자면 편법이지만 환자의 생존에 대한 일이고 법의 사각지대안에서 의사는 환자를 위해
해 줄수 있습니다. 그러니 의사와 사이를 돈독히 하셔야 합니다.
글리벡 내성이 생겼다며 약을 증량해봤자 소용이 없다고 처방을 해주지 않거나 600mg까지는
보험이 되는데 내성을 이유로 보험이 되지 않는다고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치료의 진전이 있을
때까지 글리벡 복용과 처방이 계속되어야 하며 보험 역시 적용됩니다. 사실 보건복지부와 보험
공단에서 보험저가 부담하는 약가 부분이 증가하고 있어 이러한 이유로 내성을 나타내는 환자군
에 대해 보험을 적용하지 말라는 지침을 병원으로 내리고 있는 것 같은데요 외부에 보도하지 않
고 내부에서 이런 식으로 보험 여부를 달리 하는 것에 대해 우리 환자들은 동의할 수 없습니다.
당당하게 보험 적용 받으시고 의사가 말을 듣지 않으면 건강보험 심사 평가원에 민원을 제기하
시면 바로 조치됩니다. 단, 6알을 초과하는 복용분에 대해서는 보험이 되지 않습니다.
위암학회에 보고되는 GIST 환자 가운데 외과적인 종양 제거후 글리벡을 복용하는 것이 현재로
선 가장 예후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저희 아버지 담당의에게 들은 말입니다) 이런 결
과를 내과의에게 말하면 환자들이 수술을 하고 약을 먹게 되면 환자를 외과로 뺏기게 되는 셈이
고 현재 많은 GIST 환우들이 혈액종양내과에서 진료를 받고 있어 외과 내과 협력이 잘 되지 않
는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수술직후 글리벡 복용 가능한 환자군에게서 이런 좋은 결과를 얻는다
면 보험이 안되 약을 복용하지 못하는 환자들에게도 보험적용이 될텐데요 이러한 문제에 대해
좀더 고민해봐야겠습니다.
말씀중에 글리벡 부작용과 대안에 대한 질문이 많았는데 일반 항암 치료의 부작용에 비하면 경
미하다는 이유로 많은 분들이 참고만 계시는데 담당의에게 부작용에 대해 적극적으로 건의하고
완화하는 처방을 내려 달라고 해야 합니다. 꾸준히 항암제를 드시기 때문에 부작용 증상은 완화
되기 어렵지만 다양한 부작용이 보고되어야 제약회사측에서 이 점을 고려하여 약을 보완해야 한
다고 생각합니다. 암이 정복되기 위해서 항암제에 대한 연구가 계속 되어야 하는데 되도록 부작
용이 적은 약제가 개발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처음 음식점에 들어 오실때는 조금은 서먹하고 걱정 많은 표정이셨는데 우리의 모임은 어느 친
목 모임과 다르지 않게 환하게 웃으며 헤어질 수 있어 다행이었습니다.
우리의 모임은 병의 완치와 친목에 그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중증환자로 살아 가는 것
에 대한 불합리한 점을 타파하고 (그것이 의료정책이든, 병에 대한 편견이든간에) 의료 소비자로
서의 권리를 당당히 주장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아픈 것은, 병을 얻는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운명이라 해도 맘 놓고 아플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자 합니다. 여러분이 환우회를 후원해 주시면 그 안에서 활동가들이 실질적인 일을 할 수 있습니
다.
무엇보다 여러분들의 건강한 소식이 제게는 환우회 일을 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더 좋은 약제
가 연구되고 있습니다. 희망 잃지 마시고 용기를 갖고 더욱 더 건강에 힘써 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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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실
모임 후기
양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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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21
04.09.20 00:11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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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 하셨군요. 가고자 했는데 요새 워낙 급한 일들이 많이 생겨서 가보질 못했습니다. 힘든 일을 하고 계시는 현정 씨 도와드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다음 모임때는 저도 참석하도록 하겠습니다.
정모참석을..못했으나..이렇게..상세하게..설명해주셔셔..마치다녀온..느낌입니다.. 앞으로..될수있으면..참석했으믄..하는심정..간절합니다.. 여긴..대전이구요..석천님아버지를..저두..아버지라부르고..있습니다 .. 좋은말씀..감사했습니다
후기 작성하신다고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환우님들 가정해 행복이 깃들기를 기원합니다.
꼭 이번에는 정모참석을 할려고 노력하였으나 서울-여수는 너무나 거리가 먼 관계로 참석치 못해 죄송하고요 다음 정모때는 꼭 참석하겠습니다 환우님들을 위해 자세히 게제한글 가까이에서 듣는것처럼 감사히 잘 읽어 보았습니다 환우 여러분 용기 잃치 마시고 힘 내시기 바람니다
수고 많으세요..현정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환우들과 많은 이야기속에서 무거운 마음을 덜수 있었고. 힘드시지만 밝은 얼굴에 진홍님과 해일님 을 보면서 용기도 많이 얻었습니다. 카페활동하면서 열심히 살아가겠습니다. 오늘도 맑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