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을 맞이하는 패션계엔 우리가 새롭게 기억해야할 이름과 소식들로 가득하다. 재능과센스로 똘똘 뭉친 신진 디자이너와 떠오르는 핫 브랜드,캣워크의 요정으로 자리 잡은 영 모델들, 잇 걸의 세대교체를 예고하는 스타일리시한 패션 아이콘에 이르기까지 2010년 한 해를 뜨겁게 달굴뉴 페이스들과 패션계의 핫 뉴스들!
-
P A R T 1 NEWDESIGNERS
재능 있는 신인 디자이너의 등장은 언제나 반가운 일이다. 기성 디자이너들이 생각해내지 못하는 새로운 발상,재기 발랄한 감성으로 2010년 새로운 패션 모먼트를 장식할 3인의 뉴 페이스 디자이너.
mark fast
캐나다 출신의 마크 패스트는 세인트 마틴에서 5년간 패션을 공부한 뒤 무작정 니트웨어 디자인에 뛰어들었다. 특히, 라이크라가 몸에 선사하는 긴장과 볼륨감에 매료돼 보디 컨셔스 니트웨어를 만드는 데 주력했고, 그렇게 탄생한마크 패스트의 옷은 몸의 아름다운 곡선을 드러내는,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니트웨어가 됐다. 런던의 핫한 멀티숍 브라운에서독점적으로 마크 패스트의 의상을 판매한 지 두 시즌이 지나자 케이트 모스, 앨리스 데럴, 다샤 주코바 같은 세련된 잇 걸들이 서로그의 드레스를 입기 위해 안달했다. 얼마 전 한 파티 때는 슈퍼모델 안야 루빅이 가격이 얼마든 간에 꼭 마크 패스트의 드레스를구해달라고 사정했다는 에피소드가 영국 <보그> 기사에 실렸을 정도. 최근 그는 크리스찬 루부탱 슈즈를 위한 콜라보레이션 작업과 톱숍의 시그니처 라인 준비에 한창이다. 하지만 자신의 레이블만큼은 절대 대량 생산하지 않을 생각이다. 퀄리티 높은 바느질을위해 스스로 작은 공장을 짓고, 화려한 스토어보다는 프라이빗한 고객들이 조용히 찾아와 딱 한 벌뿐인 드레스를 살 수 있는 작은숍을 원한다는 그에겐, 화려한 외향에 치중하는 요즘 젊은 디자이너들과는 확실히 다른 무언가가 있는 듯하다.
-
altuzarra
실용적이면서도 세련돼 보이는 옷을 만들고 싶은 욕망으로 디자인을 시작했다는 조셉 알투자라는 애초에 반쯤은 성공의 가능성을 열어둔 디자이너다. 게다가 프렌치쿠튀르와 뉴욕의 역동적인 에너지 사이의 균형을 선보인다는디자인 아이덴티티를 보면 그 가능성은 더 커 보인다. 파리에서 태어난 그는 필라델피아의 대학에서 예술과 예술사를 공부하며 패션과 건축에 대한 강한 호기심을 키웠고, 대학 졸업 후 마크 제이콥스와 프로엔자 슐러의 인턴으로 일했다. 2006년, 리카르도 티시가 그를 스카우트한 후 몇 시즌 간 지방시 컬렉션을 함께 진행하면서 알투자라는 뉴욕으로 돌아가 자신의 라인을 론칭하기로 결심했다. 예술사 전공과 파리 쿠튀르 하우스에서의트레이닝으로 다져진 이력은 데뷔 컬렉션부터 뉴욕 패션계가 그를 주목하기에 충분했고, 1940년대와 80년대를 결합한 심플하면서도 세련된 18벌의 데뷔 컬렉션은 패션 칼럼니스트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았다. 얼마 전 열린 그의 두 번째 컬렉션은 70년대 히피들의 패치워크와 스위스산 아일렛 같은 모티브에주력했다. 리카르도 티시가 지닌 하이퍼 페미니즘적인 감수성이라는 공통된 키워드를 가졌지만 좀더 확고한 자신감으로 충만한 알투자라의 의상은 바이어들을 웃음 짓게 만든 것은 물론, 쇼에 모델로 선 바네사 트라이나 같은 모던한 여자들까지도 행복하게 만들었다.
-
floragill & alexadams forohnetitel
플로라 질과 알렉스 아담스는 뉴욕 패션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레이블 오네티텔의 듀오 디자이너다.두 소녀는 파슨스 스쿨에서 디자인을 공부하면서 처음 만났고, 졸업 후엔 각자의 길로 떠나 알렉스는 헬무트 랭에서, 질은 소규모 니트 회사에서 패션 커리어를 시작했다. 2005년칼 라거펠트의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다시 만나게 된 두 사람은 이듬해에 둘이 함께 오네티텔을 론칭했다. “학창 시절, 우린 서로의 감성을 질투가 날 만큼 부러워했어요. 일러스트레이션수업 때면 몰래 서로의 스케치를 훔쳐보곤 했죠.” 때로 두 사람의 공정한 경쟁심은 아주 긍정적이고 훌륭한 결과를 낳는다. 이런 두 사람의 뜨거운 열정이 모여 건축적인 형태와 부드러운 드레이핑, 날카로운 핏을 가진 근사한 브랜드 오네티텔(독일어로 ‘Untitled’란 뜻)이 탄생했으니 말이다.2008년 S/S 시즌에 첫선을 보인 그들의 컬렉션은 프렌치 아티스트 장 뒤뷔페의 그래픽작업과 주술적인 프린트, 토테미즘을 아주 모던하게 풀어내면서 패션계의 주목을 끌었다.얼마 전, 미국 <보그> CFDA의 후보로 이름을 올린 후 지난 9월 선보인 2010년 S/S 시즌컬렉션은 그녀들의 커리어에 가장 중요한 순간이었을 것이다. 듀오 디자이너는 이집트 벽화에서영감을 얻은 프린트를 보디 컨셔스 실루엣의 수트와 드레스 등으로 모던하게 풀어냈으며,결과는 로다테, 프린, 피의 뒤를 잇는 보디 컨셔스 실루엣의 새로운 주자가 등장했다는 호평일색. 이만하면 유례없는 여성 패션 디자이너 듀오의 행보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지 않은가.
-
tabithasimmons
전직 모델이자 포토그래퍼 크래그 맥딘의 아내, 미국 <보그>, <어나더 매거진> 같은 유력 패션 매거진의 컨트리뷰팅 에디터이자지방시와 펜디, 알렉산더 맥퀸 컬렉션의 스타일리스트인타비타 시몬스의 화려한 이력에 한 가지 항목이 더 추가됐다. 바로, 잘 나가는 슈즈 디자이너! 그녀의 슈즈라인은 프린지 앵클 부츠에서 스틸레토스트랩 샌들, 싸이하이 부츠까지 아주 다양한 영역을 넘나든다. 컬러는 그녀의 평소 스타일을 고스란히 반영하듯 블랙과 초콜릿브라운, 스모키 그레이 같은 어둡고 시크한 컬러가 주조를 이룬다. “편안함을 위해서 감춰진 플랫폼을 추가했어요. 바닥에 얇은 밑창을 여러 겹 대기도 했고요.” 누구보다 멋진 하이힐을 많이 신어봤기에 그 불편함을 잘 아는 여자다운 발상이다. 우아하게 잘 마무리된 슈즈를 만들기 위해 이탈리아의 작은 공방을 다니며 슈즈 장인을 찾아냈다는 타비타 시몬스의 슈즈 가격은 8백~2천 달러정도. 요즘 잇슈즈는 웬만한 백보다 더 비싸다는 것쯤 세련된 걸들이라면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다.
-
P A R T 2 HOTBRANDS
새롭고 세련된 것에 매료되는 걸들이라면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2010년 주목할 만한 뉴 레이블.
versus 도나텔라 베르사체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크리스토퍼 케인이 2010년 S/S 시즌을 시작으로 드디어베르수스의 레디 투 웨어 컬렉션을 선보였다. 캣 아이 선글라스를 쓴 발레리나 드레스 차림의 모델들 사이에서 분주하게 쇼의 막바지 작업에 열중하고 있던 크리스토퍼 케인은 쇼 시작 직전, “잘 봐요, 진짜 죽여줄 거예요!”라고 소리쳤다. 아닌 게 아니라 울과레이스, 레이저 커트의 네오프린으로 만들어진 25벌의 의상들은 정말 근사했다. 적당히 섹시하면서 소녀스럽고 어딘지펑키하면서도 여성스러운 의상들은 베르수스의 전성기를 확실히 부활시켜 주었다. 백스테이지 근처를 어슬렁거리며 크리스토퍼 케인이 완성해 놓은 베르수스 걸들을 살펴본 도나텔라 베르사체는 “과하지 않은 섹시함이에요. 이건 정말 하기 어려운 거죠”라고 말하며 만족스러움을 드러냈다. 90년대 초반 엘리자베스 헐리가 베르수스의 섹시한 의상들을 입고 TV 시리즈에 등장했던 패션모먼트를 부활시키기 위해 크리스토퍼 케인은 지아니 베르사체의 작업실을 방문했다. 거기서 케인은 소매를 새롭게 재단하는 완벽한 디테일 아이디어를 배웠고, 1999년에 만들어진 빈티지 베르수스 선글라스들을 이번 쇼에 사용하기로 마음먹었다. 이 근사한쇼에는 애초에 도나텔라 베르사체가 공언했던 합리적인 가격대의 의상으로 보기엔 힘들 만큼 수많은 체인 디테일이 달려있었지만, 쇼가 끝난 후 도나텔라는 다시 한 번 못박았다. “이건 젊은 컬렉션이에요. 난 거기에 맞는 젊고 어린 가격을 매길 거라고요!”
warisahlu walia
요즘 수많은 파티 신이나셀러브리티 사진에 자주 등장하는 터번을 쓴 정체 불명의 남자를 보았다면 그가 바로 핫한 주얼리 브랜드 하우스 오브와리스의주얼리 디자이너와리스 알루왈리아다. 인도 자이푸르 출신의와 리스는 모든 것이 핸드메이드로 만들어지는 그곳에서 터득한장인 정신을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서 재현한다. “난 그들의 테크닉을 보존하고 오늘날의 사람들에게 전파하고 싶습니다. 시간이 꽤 걸리는 일이겠죠. 하지만 괜찮아요. 장인 정신이란 그런 것에 연연하지 않을 만큼 쿨한 것이니까요.” 하지만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그가 파리 라파엘 호텔 503호룸의 벽지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새 모티브의주얼리들은 루드왈롱, 커스틴 던스트, 바네사 트라이나 같은 세련된 걸들의 마음을 곧바로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게다가와리스의 멋진 패션 감각(터번은 절대로 잊지 않는다)은 그를 잭 포즌이나 알렉산더 웽 같은 패션쇼의 프런트로를 차지하도록 만들었다.최근, 미국 <보그>의 CFDA 우승 후보자로 리스트업된 그는 이제 뉴욕 패션계의 파티 신을 장식하는 소셜라이트지만, 여전히 인도 자이푸르에서 배운 것처럼 보석을 손수 깎고 다듬어서 아름다운 새와 동물들로 변신시키는 데 여념이 없다.
-
P A R T 3 NEWMODELS
모델들이 뜨고 지는 주기가 점점 짧아지면서 매 시즌 기억하기도 힘들 만큼 새로운 모델들이 무대를 장식한다.그중에서도 2010년 S/S 런웨이의 주인공으로 올 한 해 가장 많은 러브콜을 받게 될 뉴 페이스 모델들.
constance jablonski
이제 갓 스무 살이 되는 콘스탄스 자블론스키는 릴 지방 출신의 프랑스 소녀다. 모델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했던 콘스탄스는 열여섯 살에 파리에서 열린 엘리트 모델 대회에서 우승했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위해 다시 고향으로 내려가야만 했고, 2년 뒤 학업을 마치자마자 집을 떠나 뉴욕으로 향했다. 용기 있는 소녀의 도전은 그녀를 곧바로도나 카란, BCBG 같은 뉴욕의 런웨이와 돌체 앤 가바나의 캠페인 촬영으로 이끌었고, 패션계 사람들은 그녀의 우아한 프렌치뷰티에 매료됐다. 이번 시즌 셀린 쇼의 오프닝을 비롯, 발맹과 에르메스, 랑방 등 모든 소녀들의 꿈의 무대에 오른 그녀는 현재 파리<보그> 에디터들이 가장 좋아하는 모델이자 수많은 패션 매거진의 화보를 장식하는 잇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
karliekloss
2년 전, 암 투병하는 친구를 위해 고향인 미국 세인트 루이스의 한 작은 병원에서 자선 패션쇼를 열었다가 모델로 발탁된 칼리 클로스. 곧바로 캘빈 클라인의 익스클루시브 모델로 런웨이에 첫발을 내디딘 그녀는 이제 패션계에서가장 각광받는 모델 중 하나가 됐다. 특히, 2010년 S/S 컬렉션은 칼리 클로스의 무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디올 쇼의 오프닝을비롯, 클로에와 스텔라 맥카트니, 샤넬 등의 가장 중요한 런웨이에서 가장 빛나는 모델이었으니 말이다. 그녀가 무대 위에서 이처럼두각을 나타내는 이유는 로봇처럼 뻣뻣하고 불안정하게 걷는 다른 모델들과는 달리 열여덟 살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우아하고 유연한 워킹을 선보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이 나긋나긋한 워킹의 비결을 어렸을 때부터 계속해온 발레 수업 덕분이라고 귀띔한다.얼마 전, 유르겐 텔러가 촬영한 마크 제이콥스의 새로운 향수 ‘롤라’의 광고 캠페인에서도 칼리의 싱그러운 매력이 여실히 드러난다.
-
nimuesmit
열일곱 살의 니무스밋은 2년 전 고향인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모델이 되기 위해 스스로 에이전시의문을 두드렸다. 독특한 얼굴 때문에 첫 오디션에서 실패를 맛본 그녀는 다음해 밀라노로 건너가 프라다 런웨이에 안착하면서 완전히 인생 역전에 성공했다. 미우치아프라다의 마음에 쏙 든 그녀는 곧바로 프라다 광고 캠페인을 촬영했고, 덕분에 버버리와톱숍 등의 굵직한 광고 캠페인에도 모델로 발탁됐다. 스티븐 마이젤과 함께한 이탈리아 <보그> 화보를 시작으로 영향력 있는 패션 매거진의 섭외 1순위 모델로 떠오른 그녀는 2010년 S/S 시즌, 프로엔자 슐러와 마르니, 루이 비통 등의 런웨이에서 활약하며 롤리타 같은 요염한 매력을 한껏 뽐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