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전북투데이의 이용찬 이라고 합니다.
먼저 이곳에 글을 올리게 되어 오히려 더 잘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시청 홈 ‘정읍시에바란다.’ 게시판에 법원과 검찰청 청사이전에 따른 의견을 2차례나 올렸지만 게시되지 않아 이곳에 올리게 되었습니다.
정읍시가 전주지방법원정읍지원과 정읍지청의 청사이전에 따른 시민의견을 수렴한다는 것 자체가 반갑고 감사한 일입니다.
의견을 게시판에 올리기에 앞서 제가 지난해 이미 정읍시에 구두로 현 법원로에 대한 의견을 개진한바 있지만 너무도 중요한 일이라 같은 의견을 다시 글로 올립니다.
구 도심권의 공동화 현상은 비단 정읍시만의 일은 아닙니다.
수도권과 일부 지역들에서도 이미 논란이 되고 있는 문제로 가까운 인근의 익산과 전주, 광주 또한 구도심 활성화를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습니다.
정읍 동 초등학교 앞에서 정읍지원을 지나 구 정읍군청에 이르는 약 1.5km의 거리는 이미 익히 잘 아시고 계시겠지만 본래 정읍에서 가장 변화했던 도로로 정읍의 살아있는 역사로 입니다.
우선 제가 의견을 내 놓기 이전에 이 의견이 정말 반영이 되는지 먼저 여쭙고 싶습니다.
그 이유는 정읍시가 정말 부지매입을 통해서 법원과 검찰청사 이전으로 야기될 이 지역의 공동화 현상을 방지하고 시민편익증진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고자 한다면 정말 간곡하게 최소 10년 앞을 내다보고 결정하는 신중함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동 초등학교에서 구 군청 오거리에 이르는 길은 살아있는 정읍의 역사로 이자 가장 정읍적인 정서가 깃들어 있는 곳 입니다.
지금의 경찰서와 세무서 그리고 장명동 사무소는 과거 정읍현의 관아가 있던 자리입니다.
1894년 고부에서의 동학농민혁명 이후 고부는 정부가 철저하게 쇠락시켰지만 정읍현은 그로인해 어부지리이겠지만 상대적으로 규모가 커지게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제의 1914년 행정구역 개편이후 정읍현을 중심으로 좌측으로는 경찰서가 들어섰고 우측으로 지근거리들에는 관공서들이 들어섰습니다.
이어 직선거리 4방으로 도심이 형성됐고 지근거리인 인근에는 지금의 이화 가든 을 비롯한 숙박시설들이 들어서며 그 앞쪽으로 시장이 형성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정읍문화원의 자료에 따르면 기존 고부 군에 위치해 있던 시장들이 대거 현 구시장 쪽으로 쏠리게 된 시기역시 1914년 이후부터이며 1920년 이후부터는 시장의 형성과 함께 유흥가도 줄지어 형성되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정읍의 풍류문화를 장려했던 권번(예기조합)역시 현재의 한일장 여관과 이화가든 일대에 걸쳐 있었으며 지금은 자취를 찾아볼 수 없게 되었지만 각시다리 인근의 골목들은 상류층의 요정들이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는가 하면 시장 인접지역과 시장의 반대쪽으로는 다소 격은 떨어지지만 유흥문화가 형성되어 오늘날 속칭 천주교 골목 이라는 유흥문화들도 형성되게 했습니다.
더 예를 들고 싶지만 예는 예로 그치고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90년 초반이후 수성지구에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형성된 이후부터 현재의 법원로 인근 주변은 밤이면 사람의 인적을 찾아볼 수 없는 도심 속 공동화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앞서 언급되었듯 필자가 구두로 정읍시에 현재의 법원로 활성화를 위해 법원과 검찰청의 청사이전 이후 기존 청사 건물들에 대한 리모델링을 통해 문화공간으로 조성 되어야만 가장 정읍적인 정서를 후대에 넘겨줄 수 있다고 의견을 개진한바 있습니다.
법원과 검찰청의 기존 청사를 만약 도서관으로 이용하게 된다면 구 도심권의 공동화 현상을 더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입니다.
현재도 이곳은 밤이면 인적이 없어 이미 황량한 도심이 되어 있습니다.
만약 이곳에 도서관이 들어선다면 정말 더 조용한 곳이 되어버릴 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의 우범지역이 될게 너무나 뻔 합니다.
정읍시에 의견을 드리기에 앞서 저는 법원 이근 상가들의 의견들을 청취하고 다녔던 적이 있습니다.
설문에 앞서 먼저 “법원로 거리 전체를 서울의 인사동과 같은 문화의 거리로 만들어 누구라도 한번쯤 가보고 싶은 곳을 만들면 어떻겠습니까?” 라고 묻고 “법원과 검찰청을 따라 동반 이동하게 될 각 법률사무소들의 빈 공간은 이러한 거리형성을 가능케 했던 가장 구심적 역할을 했던 법원과 검찰청 자리에 문화공간이 들어설 경우 주변 상권들 역시 각종 문화관련 상권들로 채워져 자연스럽게 서울의 인사동과 같은 거리가 조성될 것이다.”라고 의견을 전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모니터 결과는 이렇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하든 이곳에 사람들이 예전처럼 다시 오게 해야 한다.”라는 얘기였습니다.
하지만 제가 모니터 했던 곳 모두에서 두어가지 의문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그것은 “그것이 가능할까?” 라는 의문과 “정읍시가 그런 의지가 있을까?” 하는 답변들 이였습니다.
이러한 답변은 화방이나 책방, 더는 도예점, 전통찻집 등 지금의 거리와 크게 다르지는 않겠지만 가장 구심점이 되는 법원과 검찰청이 이전하고 더불어 인근의 법률사무소들이 동반해서 이곳을 떠날 경우 이곳 주변에 급속하게 찾아올 공동화 현상들을 그들이 얼마나 두려워하는지 미루어 짐작케 했습니다.
정읍지청의 청사이전 후 이곳에 문화공간이 조성되어야 하는 이유는 이곳을 동적인 문화의 공간으로 조성되게 하기 위함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그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으로 동적인 문화공간으로의 연출을 위해 기존의 열악했던 정읍우도농악 전수관과 같은 시설물들이 이곳으로 이전해야 하고 더는 공예품 제작소와 같은 시설들이 들어서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법원과 검찰청 자리에서 사시사철 상설공연과 각종 공예품 시연과 전시가 가능한 문화공간이 조성될 경우, 이근 상가들이 서울의 인사동과 같은 문화 상권들이 형성되는 것은 시간문제 입니다.
이곳이 도서관 보다 문화공간으로 조성되어야 한다는 제 주장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기도 합니다.
최근 저는 “정읍에 정읍이 없다.”라는 발언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러한 발언은 지난해 가무악극 상춘곡을 보고 더욱 심해지지 않았는가? 하고 스스로 자문해 봅니다.
불우헌 정극인 선생은 1457년 그의 나이 73세에 정계를 은퇴하고 처가인 지금의 칠보 원촌마을 인근에서 노년을 보내며 칠보의 봄 풍경을 보고 상춘곡을 지었습니다.
시립예술단이 전국을 순회하며 공연했던 내용은 40대 정극인이 정치가 싫어서 서울을 떠나오며 느꼈던 봄 풍경을 시로 노래하며 상춘곡을 지었다? 라는 내용 이였습니다.
상춘곡 본래의 내용 그대로 정읍 칠보의 봄 풍경을 사실 그대로 공연하게 하면 창무극 전체의 질? 품격이? 떨어져서 창피해 질까봐 그랬을까요?
저는 시가 엄청난 예산을 들여 전국순회공연을 다녔던 가무악극 상춘곡의 내용은 정말 정읍을 전국에 새롭게 각인할 수 있었던 가장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난해 접했던 가무악극 상춘곡은 상춘곡의 본 고장을 정말 창피하게 만들었다라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오는 9월 공연예정인 상춘곡은 이러한 내용들이 수정되었는지 먼저 묻고 싶습니다.
이제는 정말 가장 정읍적인, 가장 정읍적인 정읍만의 경쟁력을 찾아가야 할 때 입니다.
시가 의지가 있어 법원과 검찰청이 이전한 공간에 문화공간을 조성한다면 본래 정읍의 현이 있었던 정읍의 역사성과 그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문화의 거리도 자연스럽게 조성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장명동의 1.5km 거리는 정읍현이 있어 고대문화와 현대 문화의 변천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거리 입니다.
문화공간과 문화의 거리조성을 위해 전수관이 이전해야 한다는 의견의 이유도 있습니다.
현재의 우도농악 전수관은 1층부터 3층까지 습기로 인해 온전한 곳이 별로 없을 정도로 온통 곰팡이 투성이 이자 조리실에 배식구가 없어 만든 음식을 화장실 앞으로 내오게 되는 구조로 지어져 있습니다.
더는 앞에는 원룸이 있고 그 뒤쪽에는 전북과학대가 있어 더는 그 곳에서 야외공연이나 연습 공연은 꿈도 못 꾸는 지경에 이르러 있습니다.
제가 그동안 타 지역 문화인들과 각종 문화포럼을 비롯한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한 공개 세미나에서 들었던 정읍 이야기는 바로 이 정읍의 우도농악전수관 이야기였습니다.
한마디로 문화공간 조성이야기 때마다 타지역 문화인들은 “정읍처럼은 짓지 말아야 합니다.”였습니다.
얼마나 부끄러운 현실을 우리가 살고 있는지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할 때 입니다.
이러한 사실은 이미 전수관을 취재했던 경험으로 익히 알고 있던 내용이기는 하지만 전수관의 이러한 이면을 언론에 내 놓는다면 스스로 제 얼굴에 침 뱉는 일 이라고 생각되어 한숨만 쉬었던 적이 있습니다.
지금은 정읍의 어디에서도 가장 정읍적인 정읍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 없습니다.
시가 의지를 갖고 진짜 정읍, 정말 정읍을 문화, 생명산업의 도시로 만들어 가야 한다고 느낀다면 지금 법원과 검찰청 부지로 새로운 문화 창출을 위한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정읍이 정말 문화 생명 산업의 도시가 된다면 정읍시민들 모두에게도 자긍심을 심어주는 기회로도 작용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