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그림 자세와 도구를 알아보자
1. 소묘란 무엇인가?
소묘란 사전적 의미로 ‘선으로 묘사하다.’라고 기술되어있는 Dessin, 혹은 Drawing이라고 불리어지는 회화의 한 부분으로, 알타미라 동굴의 벽화에서 발견할 수 있듯이 그 기원이 빙하시대로 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나 현재 통용되고 있는 근대적 소묘의 특징은 그 재료와 방법이 다양화되기 시작한 르네상스시대를 기점으로 하여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그 이전 14세기 말에 유럽 전역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종이’는 열악했던 그간의 기록매체들로부터 보다 자유롭고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준 관계로 양질의 소묘작품들이 탄생할 수 있는 계기를 가져다주었다. 그 대표적인 작가들이 우리가 흔히들 르네상스 시대의 3대 예술가로 꼽고 있는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라파엘로’를 들 수 있는데, 현재 한국을 비롯한 일본, 중국 .기타 서구의 소묘작품과 당시 거장들의 작품을 비교해보면 오랜 세월의 차이만큼이나 변화되고 발전되어진 부분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는 과거의 작가들이 소묘를 단지 밑그림을 그리는 정도의 의미로 간주하여 진행을 해 온 반면, 소묘이론이나 재료 등에 있어 획기적인 개량과 발전이 이루어진 현재의 상황에서는 소묘라는 것이 단지 회화의 한 분야 속, 하위개념으로 인식되어 왔던 종래의 인식을 넘어 독자적인 한 파트로 인정받기 시작하는 현상을 가져다주었다. 또한 그 기법적인 부분에서도 단지 선 뿐만이 아니라 면과 입체물 까지도 자연스럽게 화면에 끌어들여 표현되어질 수 있는 상황으로 까지 발전되어져왔으니 비단 소묘가 ‘선으로 묘사한다.’라고 적고 있는 사전적 의미는 이제 또 다른 의미로 수정되어져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그렇다면 그 수정안은 어떻게 의미 지을 수 있을까? “우리는 앞으로 체험하게 될 다양한 소묘작품과 텍스트를 경험하면서 그 대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2. 소묘의 도구와 화지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사진과 함께 별도 제작)
1.흑연가루/ 넓은 면을 칠할 때 쓰는 도구로 밀가루처럼 곱게 정제된 흑연가루를 통에 넣어 판매하고 있으며, 일정량의 가루를 퍼내어 사용하고자 하는 부위에 덜어놓고서 손가락이나 기타의 재료를 이용하여 칠해 나가는데, 재료의 특성을 감안한다면 ‘칠 한다’는 개념 보다 종이의 올 속에 가루를 ‘밀어 넣는다.’라는 설명이 더욱 어울리는 재료이다.
2.연필/ 말이 필요 없는 소묘의 가장 일반화된 도구로서 단단한 심을 뜻하는 H(hard)류 연필과 부드럽고 진하다는 의미의 B(black)류 연필로 나누어진다. 한국에서는 4B연필이 스케치나 뎃생 작업에 많이 이용되지만, 외국의 경우에는 2B연필이 더 애용되는 분위기다. 필자는 2H부터 6B까지 필요에 따라 취사선택하여 사용을 하는데, 2H, HB, 2B, 4B, 6B정도를 두루 갖추어 사용해 보기를 권한다. 참고로 현재 시판되고 있는 가장 진한 연필은 오스트리아 산으로 9B까지 나와 있다.
3.밑그림용 화첩/ 정물을 차려 놓고서 무작정 그려나가는 것처럼 무모한 일은 없을 것이다. 모든 일에는 계획과 순서가 있는 것처럼, 그림 또한 자신이 관찰한 대상을 어떻게 배치하고 진행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철저한 사전준비가 갖춰진다면 보다 즐거운 작업과 함께 실수나 실패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손바닥만 한 이 화첩이 주는 의미는 그 크기와 반비례한 기쁨을 여러분에게 가져다 줄 수도 있다고 난 믿는다.
4.평 붓/ 수채화도 아닌데 난데없이 등장한 붓을 보고서 놀라는 사람도 있을 수 있지만, 이 붓의 용도는 불필요한 부분을 지우고서 남게 되는 지우개 가루를 털어내는데 있다. 그리고 다음에 소개될 작은 붓과 연관 지어 생각해보면, 넓은 면을 빠른 시간에 작업하게 해주는 유리함이 있다는 것도 동시에 느낄 수 있을 것이다.
5.붓/ 평 붓이 넓은 면에 걸쳐서 지우개가루를 털어 낸다면, 이 붓의 용도는 작고 예민한 부분을 조심스럽게 털어내는데 그 활용도가 있다고 보면 되겠다.
6.뷰 파인더/ 구도와 함께 물체의 중심을 체크하고, 각 물체의 위치와 크기를 결정하는데 사용하는 틀로서 투명한 아크릴 판에 유성팬을 이용하여 정확한 선을 그리고 검은 종이 테이프로 주변을 둘러주어 간단하게 제작할 수 있다. 다만 제작 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시중에 판매되는 종이의 가로 대비 세로 배율이 절지마다 다르다는 점을 고려하여 가로, 세로 배율을 정확히 설정해 주어야 한다는 점이다. 참고로 2절지는 54.5 X 78.8Cm(1:1.44),
3절지는 48 X 65Cm(1:1.35), 4절지는 39.4 X 54.5Cm(1:1.38) 싸이즈 이다.
7.사포막대/ 시중의 철물점에 가면 쉽게 구할 수 있는 사포(sand paper)를 나무판에 여러 장 고정시킨 것으로 칼을 이용하지 않고서 쉽게 연필심을 갈수 있도록 고안하여 제작한 틀이다. ‘페키지 소묘도구’를 사면 부록처럼 딸려오는 이 보드에는 사포 뿐 만이 아니라 연필에 묻은 흑연가루를 닦아낼 수 있도록 스펀지도 달아 놓았다.
8.휴대용 연필 깎기/ 아래에 나있는 구멍에 연필을 넣고 돌려서 깎아내는 도구로 그림에 보이는 연필 깎기는 두 가지 싸이즈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제작 되었다. 다만 흠이 하나 있다면 깎아내린 흑연가루가 손가락에 자주 묻어난다는 것이니 사용 시 주의가 요구된다.
9.연필 홀더/ 작게 몽당연필이 된 것을 끼워 사용하는 도구로 원통형과 연필과 같은 6각형 모델이 있고 보다 복잡한 구조를 가진 목탄용 홀더도 시중에서 구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생산되어 판매되는 연필 홀더는 대부분이 일본산 Tombow 연필 규격에 맞춰 제작이 된 관계로 ‘스테들러’나 ‘파버카스텔’ 등의 연필은 약간 겉도는 현상이 있으니 참고 하도록 하자.
10.연필 형 지우개/ 주로 작품의 마무리에 쓰이는 지우개로서 생김새와 같이 연필을 깎듯이 날카로움을 만들어 정교한 작업을 수월하게 해 주는 강점이 있는 지우개이다.
11.흑연막대연필/ 나무로 심을 둘러싼 형식이 아니라 연필 전체가 흑연으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날카롭게 깎아 쓰기 보다는 뭉툭한 형식의 심을 이용할 때 주로 사용이 되는 연필로 다양한 진하기의 연필들이 나와 있다.
12.압축목탄/ 잘 정제된 목탄가루를 압축하여 만든 막대로 연필과 함께 사용이 가능한 재료이다. 상황에 따라 세부 묘사에도 쓰일 수는 있으나 주로 빠른 크로키나 드로잉에 적합하고 넓은 면을 칠 할 때 비로소 그 진가를 발휘한다.
13.흑연막대 연필과 같은 내용과 형식을 가진 것으로 차이가 있다면 그 굵기와 함께 장갑을 끼지 않으면 흑연에 손이 쉽게 더럽혀 진다는 점이다.
14.화장지 막대/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종이막대로 시중에서 판매되는 파스텔용 Stump와는 약간 다른 효과를 가져다주는 도구 이다. 주로 종이 결을 따라 들뜬 연필선을 가라앉혀주는 역할을 하는데 담배를 말 듯, 둥글게 굴려서 제작을 하고 마무리는 테이프로 둘둘 말아 고정시키면 된다.
15.종이막대 대형/ 본래 파스텔 작품에 사용되던 것이 재료의 한계를 넘어서는 소묘의 진화과정 중에 들어온 도구로서 거친 색감을 부드럽게 가라앉혀주는 역할을 한다.
16. 종이막대 소형/ 굵기가 얇은 만큼 세밀한 작업에 적합한 Stump 이다.
17.집게/ 종이를 화판에 고정시키는 역할을 하는 도구로 다양한 종류의 집게가 시중에 나와 있다. 혹시라도 집게에 물리는 부분에 생기는 자국에 신경이 쓰이는 사람이 있다면 두꺼운 종이를 클립이 물리는 곳에 덧대면 자국의 스트레스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18.제도용 지우개/ 우리가 사용하는 지우개 중 가장 단단한 부류의 지우개로서 자칫 종이의 결을 뭉그러트리는 역할을 하여서 소묘에서는 멀리하고 있으나 파스텔 작품에서는 나름대로 발군의 능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19.말랑지우개/ 일명 반죽형 지우개로서 찰흙을 주무르듯 자유자재로 형태를 만들어 사용할 수 있는 지우개이다. 말랑지우개의 최대 강점이라면 종이의 결을 상하게 하지 않고 흑연가루를 화지로부터 떼어낼 수 있다는데 있는데 ‘찍어내기’ 뿐만이 아니라 뾰족한 모양을 만들어 ‘그려주기’도 가능하여 특히 일본에서 많이 사용하는 지우개이다.
20.말랑지우개/ 포장지를 뜯어내고 독자의 이해를 돕고자 둥근 형태로 만든 지우개로서 자주 사용을 하게 되면 흑연가루로 인해 검게 변하는데, 이 또한 새로운 역할을 하는 지우개로 진화하는 것이니 더럽혀 졌다고 버리지 말고, 약간의 색만을 찍어내는 특별한 도구로 사용을 하면 되겠다.
21.고무지우개/ 일명 ‘떡지우개’로 알려졌지만 전혀 떡 지우개가 아닌 지우개로 그 부드러움이 도를 넘어 작은 몽당지우개가 되면 자주 찢어지고 부스러지는 단점이 있으나, 하드형 지우개에 비해 종이의 손상을 덜 가져온다는 강점은 있다.
22.고무지우개/ 고무나무에서 추출한 액으로 제작된 지우개로 견고함이 있으나 지우개에 섞인 기름성분으로 지우개 가루를 잘 털어내지 않고 사용을 하다보면 흑연과 버무러져 검은 점을 남긴다는 단점이 있으니 주의를 해야 한다.
23.비닐지우개/ 명칭에서도 보이 듯 이 지우개의 용도는 지우는 것이 아니라 흑연가루를 미끄러트려 견고한 색을 만들어내는데 있다고 하는 것이 정확한 설명이 될 것 같다. 재료의 특성을 이해하고 표현의 영역을 넓힌다면 재미있는 도구로서 인정받을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을 가진 지우개이다.
24.컷터칼/ 칼날을 한마디씩 잘라 쓸 수 있는 칼로서 연필을 깎기 보다는 종이를 자르는데 더욱 초점이 맞춰져 개발 된 칼이지만, 칼날만 따로 리필이 가능하다는 장점과 함께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이유로 일반화 되어 사용되는 칼이다.
25.60Cm 자/ 시중에 나와 있는 일반 플라스틱 자는 50Cm형이 학생용의 주종을 이루고 있는데, 우리가 주로 사용하는 켄트지의 사이즈는 4절지만 하여도 50Cm를 넘어서고 있다. 그런 이유에서 60Cm 쇠자는 이러한 부족함을 충족시켜주면서 쉽게 깨지거나 부러지지 않는 장점도 가지고 있는데, 플라스틱 자에 비해 다소 무겁다는 단점과 함께 열전도율이 높아서 기후에 민감하다는 것도 소소한 단점으로 들 수 있다.
3. 연필을 쥐는 여러 가지 방법과 용도.(사진과 함께 별도 제작)
1. 가볍게 잡기/ 처음 형태를 잡을 때 주로 사용되는 방법으로 엄지와 검지, 중지만으로 쥐게 된다. 연필의 배면을 사용하여 굵고 부드러운 선을 나타내고 종이의 결을 상하지 않게 하여 지우개를 사용할 때 연필의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다만 수직선을 그려야 하는 경우에는 손을 90도 좌측(오른 손 잡이), 혹은 우측(왼 손 잡이) 으로 구부려 사용해야 한다.
2. 세워 잡기/ 이 방법은 손의 힘으로 선을 그린다기 보다, 중력을 이용하여 정확한 수직선을 그려야 할 때 주로 사용이 되는데 이젤이 아닌 테이블에서의 작업 시에는 별 효용성이 없다는 단점이 있다. 그 사용법상 수직선은 필히 위에서 아래로 그려야만 정확한 각도를 나타낼 수 있다.
3. 틀어잡기/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검지를 제외한 나머지 손가락으로 연필이 흔들리지 않도록 꼭 틀어쥐고 검지는 연필심과 최대한 가까이 위치하게 하는 방법이다. 자주 사용하는 방법은 아니지만 작은 면적에 진한 색을 나타낼 때 주로 사용되며, 때때로 넓은 면적도 4B이상의 연필을 사용하여 단번에 진한 색을 표현할 수 있다.
4. 일반적 잡기/ 그림에 색을 올릴 때 쓰는 가장 대중적인 방법으로 연필을 쥔 손의 각도를 조절하여 모든 방향에 응용이 가능하다. 이 운지법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엄지가 검지와 중지 사이에 위치해야 한다는 점과 약지와 소지는 연필이 흔들리지 않도록 적당한 힘으로 손바닥에 고정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5. 모아잡기/ 글을 쓸 때 흔히 쥐는 방법으로 종이와 연필을 쥔 손의 간격이 짧은 이유로 세심한 묘사나 수정에 적합하며, 이젤이 아닌 테이블에서 그림을 그릴 때 많이 사용된다. 한 가지 단점이라면 손바닥을 종이에 붙이고 작업을 해야 하기에 이미 칠해진 색이 뭉그러질 수도 있어서 덧 종이를 댄다거나 하는 방법을 취해야 한다는 점이다.
6. 곧추세워 잡기/ 모아잡기 보다 세밀한 묘사력은 떨어지나 화면을 더럽히는 부분에서는 강점을 가지고 있는 운지법이다. 방법은 아주 간단하여 소지를 적당한 위치에 고정하고 연필심의 끝을 이용하여 그려나가면 된다.
4. 재료의 특성과 사용법 (사진과 함께 별도 제작)
지우개
1. 말랑지우개/ 자유로운 형태의 변형이 가능한 말랑지우개는 종이의 요철 깊숙이까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여 흑연가루를 끌어내오며, 같은 힘으로 눌렀을 때 다른 ‘고무형육각지우개’보다 높은 능력을 발휘하는데, 끝을 뾰족하게 만들어 하얗게 그리는 부분에서는 말랑거리는 연성지우개의 특성상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다.
2. 육각고무지우개/ 다소 딱딱한 느낌을 주는 육각지우개는 말랑지우개에 비해 찍어내기에서 특별한 효과를 볼 수 없다. 그런 이유로 여러 번 힘을 주어 종이를 두드리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그럴 경우 닦아낸다는 목적은 달성할 수 있지만 지우개의 각진 부분이 그림에 그대로 드러나는 단점이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3. 떡 지우개/ 육각고무지우개에 비해 다소 높은 능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지우개의 특성상 가루를 많이 남기는 단점이 있다. 그리고 그 지우개 가루가 흑연과 결합하게 되면 마치 ‘점’처럼 까만 자국을 남기게 되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떡 지우개를 사용한 뒤에는 반드시 붓이나 입 바람으로 가루를 떼어 내야한다.
4. 비닐 지우개/ 닦아내는 것이 아니라 흑연가루를 미끄러트리는 역할을 하는지라 ‘지우개’라고 명명하기에 어색함이 있으나, 비닐 지우개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특성은 활용도에 따라 재미있는 표현이 가능하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연필
4H/ 우리가 알고 있는 연필 중 가장 딱딱한(연한) 연필로 여러 번 겹쳐 칠해도 4H흑연의 특성상 진한 색을 낼 수 없다. 그러나 종이의 요철 깊숙이까지 연필심이 닿을 수 있어 매끄러운 표현이 가능하여 아주 밝은 명도를 가지고 있는 유리나 기타 스텐래스의 표현이 적합하다.
2H/ 용도는 4H와 비슷하지만 종이의 결을 덜 상하게 한다는 장점이 있다. 그림을 그리는데 있어 H류 연필의 마지노선 역할을 담당하며 주로 원경에 위치한 물체를 묘사하는데 적당한 색감을 가지고 있다.
HB/ 그렇게 무르지도, 딱딱하지도 않은 연필이어서 학생들의 필기용으로 적합한 연필이다. 그러나 이 연필은 그림을 그리는데 있어서도 부족함이 없지만 2B에 비하여 활용도는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2B/ 스케치용으로 널리 사용되는 2B연필은 밑 색을 올리는 데에도 막강한 힘을 자랑한다. 그러나 같은 힘을 가지고 그렸을 때 4B연필이 주는 부드러움과 진하기에는 다소 밀리는 양상을 보여서 ‘정실’이 아닌 ‘첩실’의 역할을 담당한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4B/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미술용 연필의 대명사이다. 아주 부드럽게 채색이 되고 약간의 지우개질로도 다시금 밝기를 회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쉽게 닳아버리는 흑연의 특성상 연필심을 길게 깎아서 사용하여야 하고, 심을 날카롭게 사용할 때에는 약간의 힘만 가하여도 연필심이 쉽게 부러진다는 단점이 있으니 힘의 강약 조절에 유의하여야 한다.
6B/ 4B보다 더 진한 색의 표현이 가능하지만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많이 사용되지 않고 있는데, 진한 색을 내려고 힘을 주어 여러 번 겹쳐 칠하게 되면 흑연가루가 밀리는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외관상의 특징이라면 연필심의 부러짐을 방지하기 위하여 보통의 연필보다 훨씬 지름이 큰 연필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선(형태)
형태에 관한 제안
소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누가 뭐래도 정확한 형태라 할 수 있다. 제 아무리 좋은 색감으로 고밀도의 그림을 그렸다 해도 그 그림이 대상으로부터 거리가 있는 모양새를 띄고 있다면 우선 그것은 소묘의 기본에 충실치 못하다는 평을 들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이 여러분을 가장 안전하고 빠르게 형태라는 힘든 산을 넘겨줄 수 있는가? 필자의 경험으론 많은 연습과 훈련 외엔 별다른 방법이 없다! 그러나 그러한 길고도 지루한 과정을 경험하는 동안 여러분들은 혹, "보다 빠른 그 무슨 기발한 방법이 없을까?" 하고 생각 해 봤음 직한데.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첫째. 진지한 관찰.
그림을 오래 그린 사람들 중에도 형태가 제대로 잡히지 않아서 힘들어하는 사람을 종종 보게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형태잡기에 어려움을 표하는 그들에게 있어 가장 큰 적은 남들 보다 오래 그림을 그렸다는 그 긴 시간이 이유일 런지도 모른다. 한번 생각 해 보자. 어린아이가 처음으로 바라본 바다는 거대함과 신비로움 그 자체일 것이다. 그러나 점차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주 접 하게 되는 바다는 어린 시절의 첫 감동과는 거리가 먼 더위를 피하는 피서의 장소 내지는 별반 큰 의미 없는 장소쯤으로 여겨지기 십상이다. 그림도 마찬가지다. 한 장 두 장 그려나가면서 쌓여지는 것이 습관화 된 선이나, 타성에 젖은 형태 잡기라면 , 그리고 그 사람이 보다 정확한 형태를 그려내고 싶다면, 그에게 있어 가장 시급한 일은 몇 장의 그림을 더 그리기보다 는 처음 소묘를 시작했을 때의 그 진지함을 다시 찾는 것일 것이다. 같은 대상일지라도 늘 새로움으로 사물을 바라보아야 한다. 항상 경이로운 눈으로, 감추어진 사물의 본질을 찾으려 노력해야 한다. 생각이 없는 선의 나열은 아무리 많은 시간 을 투자해도 공염불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니까!
둘째. 대담한 도전정신.
그간의 경험상 나는, 소심한 성격의 소유자는 대범하고 쾌활한 사람보다 그림의 발전 속도가 더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수업시간에도 누누이 강조하는 이야기지만 세상의 모든 적은 외부로부터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여러분 자신 속에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그리고 바로 그 ‘두려움’이란 적을 이 겨 낼 수 있어야 한다. 몇 시간을 공들인 그림에서 어느 순간 잘못 된 부분을 발견하게 될 때, 소심한 이들은 "다음에 잘하지, 뭐!" 하면서 자신의 실수를 내일로 이어가는 반면 에, 진정으로 좋은 그림을 꿈꾸는 이들은 당장 지금의 잘못 됨을 뒤로 미루지 않고 곧 바로 수정하려 노력한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지난 시간의 공들임이 아니라, 그 수고와 노력을 넘어선, 새로움과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한 도전정신일 것이다. 크고 높은 세상을 원하는 이에게 고통과 힘겨움은 오히려 늘 같이 해야 할 진정한 친구가 아닐까?
셋째. 집요함 혹은 끈기.
앞서 열거한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되었다면 이제 여러분은 쿠션이 없는 딱딱한 나무, 혹은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꼬박 세 시간, 혹은 네 시간을 견딜 줄 아는 우둔함을 배워야 할 것이다. 어느 학원, 어느 화실에서든 아마도 여러분은 "재능이 성실을 이기지 못 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을 것 이다. 그 말의 의미를 가슴 깊이 새기지 못하는 이들은 지금 당장 그림을 포기하는 것이 좋다. 어느 교만한 인간들은 그림은 공부 못하는 학생들이 취하는 마지막 선택이라고 말 하지만, 그들이 과연 손바닥만 종이 한 장을 이겨낼 수 있을까? 그 작은 종이 속에 들어있는 오묘한 조화를 느낄 수 있을까? 아니다! 나는 절대로 그들이, 성실히 좁은 길 을 가려하는 이들의 어깨에 드리워진 엄청난 무게의 고통을 이해 할 수 없다고 확신한다! 그렇다고 그림을 그린다는 것에 대하여 괜한 우월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네 시간이 아니라 사십 시간이 넘게 우두커니 앉아있을 수 있는 사람은 학원이 아닌 다른 곳에도 얼마든지 있으니까. 중요한 것은 몸이 아닌 정신이다. 집요한 탐구, 그리고 보다 나은 형태를 위해 정확하게 비교하고 늘 자신이 그려 가는 형태에 의심의 눈길을 보낼 줄 알아야 한다. 이상의 조건들이 체질 화 되어서 언제, 어느 상황에서건 자연스럽게 표면화 될 때 여러분은 신기하게도 정확하게 맞아떨어지는 형태잡기 의 즐거움을 맛 볼 수 있을 것이 다. 그것은 곧, 많고 많은 소묘의 관문 중에 이제 겨우 첫 번째 문을 열고 들어선 것을 의미한다.
연필의 다양한 사용법(상기, 연필을 쥐는 여러가지 방법과 용도에서 언급하여 생략)
윤곽선을 잡아라-대상의 단순화 훈련이 중요한 이유(용4p) 그림 1~4page
2p. 윤곽선을 잡어라/ 대부분의 그림들은 선을 이용하여 형태를 잡는 것부터 시작이 된다. 초보자들은 비교적 단순한 대상을 그리게 되고 경력과 실력이 늘어갈 수록 점차 복잡한 것들도 소화를 할 수 있게 되는데, 아무리 어렵고 난해한 주제라 하여도 대상을 단순화 하여 그려나가게 된다면 시간의 경과에 따라 어려운 문제들이 쉽게 풀리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그렇다면 대상을 어떻게 관찰하고 또, 어떤 순서로 그려나갈 것인가? 아래의 그림을 보자. 단순한 7개의 직선을 가지고 대상의 윤곽선을 파악한 이 그림은, 작은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각 물체의 돌출부위를 간결하게 연결하여 평평한 널빤지 위에 삿갓이 놓여있는 형상을 띄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 단순한 선들이 실제로 삿갓을 그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뿐 아니라, 이 선들 속에 많은 정물들이 들어있다는 것 또한 알고 있다. 처음, 윤곽선을 잡는 다는 것은 이렇듯 모든 물체들을 연결 짓는 울타리를 만들어 그 경계의 내부와 외부를 ‘텅 비워놓는다’는 것을 의미하고, 그 선의 기울기와 길이의 정확도에 따라 앞으로 얼마나 많은 수정작업을 해야 하는지가 결정되게 된다.
3p~4p. 대상들의 경계선이 올바르게 그려졌다면 이제 하나의 덩어리로 묶어 놓았던 물체들을 조금 풀어주도록 하자. 이 그림에 등장하는 정물은 그릇에 담긴 과일 한 덩어리, 겹쳐진 파 한 덩어리, 기름이 담긴 유리병 초 한 덩어리, 그리고 바닥에 깔린 천 한 덩어리, 도합 네 개의 덩어리로 분류할 수 있다. 그러나 각각의 정물을 독립시킨다는 것은 1단계에서와 같이 세부묘사가 아닌 전체의 큰 틀을 잡아낸다는 의미이니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개체 또한 단순화된 선으로 돌출 부위들을 연결 지어주고, 그릇과 같이 좌우가 대칭되는 공산품에서는 정확히 가로길이를 이등분하여 형태와 면적이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것에 주의하여야 한다. 그리고 연필이나 기타 도구로 절대수평과 절대수직을 만들어 대상들의 상호 위치를 파악하고 물체 내부의 형태 뿐 만이 아니라 물체와 물체 사이에 생기는 ‘여백의 형태’도 함께 파악해 가면서 진행해 나가는데, 이때에는 한쪽 눈을 감아 대상이 평면으로 보이도록 하여 측정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점을 잊지 말도록 하자. (한쪽 눈을 감는다면 당신은 어느 쪽 눈을 뜰 것인가? 사람에게 왼손잡이와 오른손잡이가 있는 것처럼 우리의 눈에도 ‘왼눈잡이’와 ‘오른눈잡이’가 있다. 그 구별법은 다음과 같은 데, 먼저 두 눈을 똑바로 뜨고 검지 손가락으로 주변의 한 부분을 가리킨 다음 손을 움직이지 않는 상태를 유지하면서 왼눈을 감아보고, 다시 반대로 오른 눈을 감아 보자. 분명 어느 한쪽 눈은 손가락으로 지목했던 부위와 일치하고 한쪽 눈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당신은 어떤 눈 잡이인가?) 이런 과정을 거쳐 각각의 물체들도 어느 정도의 고유한 형상을 갖추었다면 이제 서서히 내부의 현태들도 신경을 쓸 단계가 온 것이다.
본다 - 그린다 - 비교한다 - 수정한다의 4단계(용2p) 그림5~8page
5p. 보고-그리고-비교하고-수정하고./ 사실 단순화 된 형체를 가지고 형태의 정확성을 가늠한다는 것은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다. 그런 이유에서 현재까지 진행된 과정이 ‘보고-그리고’의 단계였다면, 보다 세밀한 부분 까지 그려낸 지금의 상황은 비로소 ‘비교하고-수정하고’라는 가장 중요한 소묘의 덕목을 적용할 수 있는 시점인 셈이다. ‘보고 그리다’라는 행동은 누구든 할 수 있는 것이지만 그 단계를 넘어 ‘비교하고 수정하다’라는 부분에 오게 되면 특별한 목적이 없는 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깊은 속까지 들어가지 않으려고 한다. 그런데 만일 당신이 대단한 인내를 요구하는 비교와 수정의 단계를 거부하지 않고 온전히 받아드리려 한다면 이미 당신은 소묘의 세계에 들어선 것이라는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것이다. 왜냐하면 앞으로 오랫동안 여러분의 눈과 생각은 혼돈 속에서 방황할 것이고, 그러나 그 짜릿한 고통은 미술가가 아니면 경험하기 힘든 기쁨이기 때문이다. 모쪼록 보고 그린다는 초보의 단계를 넘어 비교하고 수정하는 단계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하자.
6p. 곁가지처럼 어지러웠던 보조선들을 말끔히 지워낸 상황이다. 이 단계에서는 적당한 강도를 가진 고무지우개를 사용하여 불필요한 선들을 지워나가는데, 형태란 것은 주변의 상황에 따라 크게도 보이고 틀어져도 보이는 살아있는 생명체와 같아서 처음 형태를 잡을 때 그려놓았던 보조선을 지우고 나면 꼭 들어맞았던 모양새가 달리보이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에는 그림으로부터 최소 1미터 이상의 거리를 두고 대상과 그림을 번갈아 보면서 비교를 하는 것이 좋은데 그 이유는 다름 아닌 우리의 눈이 가지고 있는 ‘시야각’에 있다. 보통 사람의 눈이 가지고 있는 시야각은 47도에서 50도 정도인데, 그림에 바짝 다가선 상태라면 종이의 최상단과 하단이 한눈에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시야각을 벗어난 부분에서 왜곡현상이 발생하게 되고, 그 잘못된 현상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그림 또한 잘못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일 당신이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 상황에서 보았을 때 분명 어색한 부분이 있는데도 틀린 부분을 찾을 수 없다면 다음 장의 사진을 참고해 보도록 하자.
7p. 똑같은 신장을 가진 두 사람이 있다고 하자. 한사람은 바로 내 앞에 있고 한사람은 100미터 정도의 거리에 있다. 그리고 당신은 두 사람을 처음으로 만나는 상황이다. 과연 어떤 사람이 더 큰가를 알 수 있을까? 하지만 멀리 있던 사람이 가까이 다가와 두 사람이 나란히 내 앞에 서있다면 그 구별은 무척이나 쉬워진다. ‘비교한다는 것!’ 가장 좋은 방법은 비교대상들을 나란히 놓아두는 것이다. 이 사진은 그런 원리에 입각한 가장 좋은 ‘목측법’(눈으로 측정하는 방법)의 한 예이다. 이 때 주의해야할 점이 있다면 대상과 그림이 내 눈높이에 똑같이 90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점이다. 왜 그래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6번 그림에서 이미 한 관계로 다시 하지 않겠다.
8p. 물체 외부의 형태가 정확히 맞았다면 이제 내부의 형태도 잡아가도록 하자. 하지만 이제 그려나가고 있는 내부의 선들은 빛의 입사각에 따라 변화하는 유동적인 형태선 으로서 외부의 형태선이 단순히 물체의 면적과 크기를 결정하는 2차원적인 역할을 한다면, 내부의 선은 그와 달리 볼륨을 결정지어주는 3차원적인 요철의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되겠다. 이렇듯 형태라는 것은 소묘를 공부하려는 사람에게 있어서, 아니 미술을 시작하려는 모든 사람에게 있어서 아주 난해한 넘기 힘든 산이 될 런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모든 미술의 기초가 되는 소묘에서의 첫 관문인 ‘형태잡기’는 당신이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으며, 그 시행착오의 원인과 해결방법을 그때그때 고민하고 해결하려 했는가의 노력여하에 따라 기쁨이 될 수도 있고, 아니면 영영 돌아가고 싶지 않은 기억의 한편이 될 수도 있다. 부단히 노력하고 쉼 없이 정진하기를 바라며.....
형태 잡는 순서(용4p) (상단 그림과 텍스트로 대체함.)
형태를 잘 잡기위한 특별한 연습(용4p)(중복되는 관계로 생략)
인체의 기본 원리(용6p)(인물소묘의 텍스트로 대체)
이 후, 진행되는 그림은 텍스트와 함께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