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닭 수출로 최대의 재벌이 된 CP 그룹, 철강과 니싼 자동차, 가와사끼 오토바이를 가지고 있는 시암 그룹, 최대의 은행인 방콕은행의 오너, 섬유로 재벌이 된 사하그룹등이 중국계이다. 신그룹의 오너이면서 현직 수상인 탁신 시나와트라도 조부 때 중국에서 이민 온 경우이다.한 가지 재미 있는 현상은 실제 중국계 인구는 전인구의 15% 정도라고 하는데 내가 만난 거의 모든 사람이 자기는 중국계라고 말한다는 것이다.
태국은 미스 유니버스를 두명 배출했다. 한명은 70년대이고 또 한명은 80년대 중반에 미스 유니버스가 되었는데 이름이 홍사쿨라라는 미인이다. TG항공의 모델로도 활동을 해서 90년대 중반까지도 TG항공을 타면 광고 영화에서 볼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태국 여성들은 몸매가 아름답다. 다이어트에 별 신경쓰지 않아도 날씬한 몸매를 자랑하는 여성이 많은 것 같다. 타이 여성들의 식습관에서 그 이유의 일단을 보게된다. 타이 여성들은 한번에 많이 먹지 않고 조금씩 자주 먹는다. 때문에 먹고 남아서 축적되는 칼로리를 방지할 수 있는 모양이다.
그런가 하면 모두 쌍꺼풀 눈들을 하고 있고 눈매가 아름답다. 태국인들 사이에는 쌍꺼풀이 아닌 눈이 더 인기라고 하니 우리에게는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일반적으로 체격은 한국 여성보다 작다. 대학에서 강사를 하는 한국인이 대학생들을 인솔하고 한국으로 수학여행을 갔었는데 한국인들이 모두 고등학생으로 보더라고 했다.
크렁떠이 시장은 방콕에서 제일 큰 오픈 마켓이다. 밤새워 시골에서 올라온 싱싱한 야채, 과일, 여러 가지 곡식, 고기류, 해산물, 가금류 없는 것 없이 다 있는데 가격들이 엄청 싸다. 서민층에서 상류층까지 하루종일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는데 비만 오면 땅이 질퍽거리고 각종 쓰레기가 내뿜는 냄새로 코를 들기가 어렵다.
여기서 한 2km 쯤 떨어진 곳에 방콕 최고의 백화점이라는 엠포리엄 백화점이 있고 세계 첨단 브랜드 전문점이 모두 모여 있다. 루이 비똥, 쎌리느, 크리스찬 디올, 구찌, 리바이, 죠지오 알마니, 웅가로, 지아니 베르사체, 발렌티노, 프라다, DK NY, 샤를르 주르당, 롤렉스, 까띠에, 피아젯, 론진, 불가리 등이다. 여기에 미국, 일본의 유명 브렌드 의류는 다 모여 있고 전자 제품 쪽으로 가면 GE, 쏘니, 필립스와 함께 삼성, LG도 큰 매장을 점하고 있다.
빠뚜남 마켓과 보배 마켓은 각종 의류점이 집결되어 있는데 손님의 90 퍼센트가 동 유럽과 소련의 보따리 장수들 이다. 때문에 싸이즈가 모두 큰 옷들 밖에 없다.
폴란드, 체코, 항가리, 불가리아, 루마니아, 소련 등에서 보따리 장수 아주머니들이 발 디딜 틈이 없이 분주하게 왔다 갔다 한다.
북부 버스 터미널 가까운 곳에 짝뚜짝이라는 시장이 있는데 화려한 색상의 T셔츠, 청바지, 목재 가구, 골동품, 화초, 히피족이 좋아할 것 같은 수 놓은 가죽 잠바 등 여러 가지 물품을 팔고 있다. 특히 골동품점에는 재미있는 물건들이 많이 있다. 오십년은 됨직 해 보이는 추가 있는 시계, 40년대에 나왔다는 영문 타자기, 삼십년 되었다는 중고 리바이 청바지, 2차 대전 때 신었다는 군화, 오십년 되었다는 싱어 미싱 등이 있다.
방콕에는 외국인들이 많이 살고 있기 때문에 국제학교가 일찍부터 있어 왔다. 주로 미국과 영국 재단에서 세운 미·영의 커리큘럼을 따라가는 초·중·고등학교 들이다. 최근 3, 4년 내에 국제학교가 부쩍 더 많이 설립되어 현재는 50여개가 된다. 이 중 3, 4개 학교가 역사도 오래 되었고 소위 1류 학교인데 12학년 과정까지 졸업하고 미국의 IVY 리그나 영국, 호주 대학으로 진학 하는 학생이 많다. 교사들은 미국, 영국에서 초빙한 교사 자격증 소지자들로 철저하게 미국 동부 사립학교 수준의 교육 씨스템을 자랑한다.
한국 사람들이 자녀를 미국이나 카나다 호주로 유학을 많이 보내는데 방콕의 미, 영 학교를 선택한다면 경비가 적게 들 것이다. 하기야 생할비라면 미국보다 적게 들겠지만 학비야 미국 동부의 사립학교 수준이다. 일년에 1 만불 정도 이다. 이는 초·중·고등학교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한 반의 학생은 20명을 초과하지 않고 교사들은 학생의 성격, 취미, 특성등을 잘 파악하고 지도 하고 있다. 인격적인 교육으로 자발적으로 아이들이 학습에 참여하도록 지도한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학교를 좋아 한다.
여름 방학이 2달 정도로 매우 긴데 이 기간에는 아이들이 빨리 개학이 되어 학교에 가고 싶어한다. 상위 학교는 캠퍼스도 넓고 각종 운동 시설, 수영장, 강당, 음악실, 과학실 등 부대 시설도 잘 되어 있다.
한국인의 교육열은 태국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비싼 교육비를 부담해 가면서 어떻게든 1류 국제학교에 보내려는 부모가 대부분이다. 방콕의 국제학교에는 대략 30여개국 국적의 학생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중에서 한국인 학생은 태국 인도 대만과 함께 제일 많은 수를 차지한다. 그리고 한국 학생들은 우수하다고 정평이 나있다.
미국으로 유학간 어린 학생들이 잘못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마약이나 나쁜 친구와 어울려 아이를 버리게 된다고 하는데,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부모의 의사에 따라 반 강제로 미국에 떠밀려 왔다. 공부에 대한 비전도 없을 뿐만 아니라 미국 생활에 대한 준비도 덜돼 있다. 부모가 가라고 하니까 막연한 호기심에서 그들의 의견에 따랐을 뿐인 것이다. 학교에 입학해서 보니 자기가 배운 몇 마디 영어로는 도대체 선생과 친구들과의 의사 소통이 어렵고 거기다 주눅이 들어 쉬운 말조차도 입이 안 떨어 진다. 저희들끼리 하는 말은 도통 알아 들을 수도 없다.
게다가 이 친구들이 덩치는 왜 그리도 큰지 그들 앞에 서기만하면 겁부터 난다. 본토 서양 아이들의 텃세가 있기 마련이다. 주눅이 들어 다니는 아이를 왕따시키거나 놀려댄다. 주위에는 자기가 처한 어려움을 상담하고 조언해 줄 마땅한 어른도 없다. 뭐가 뭔지 모르는 상태로 1년쯤 학교를 왔다 갔다 하는데 중국이나 베트남, 히스페닉계등 우선 덩치에서 만만한 애들이 접근하게 되고 친구가 된다.
학교에서 칭찬을 받으며 제 위치를 찾고 자기 존재의 당위성을 인정받지 못한 아이는 학교 밖에서 자기 존재를 확인하고 싶어한다. 다른 친구들이 감히 접근하지 못하는 마약, 싸움질에 몰두한다. 용돈이 모자라게 되면 절도도 서슴치 않는다. 또 기왕 하는 거 또래 중에서 우뚝한 존재로 인정 받고 싶어진다. 악행은 점점 더 대담해 지는 것이다.
대개 이런 변화 과정을 거칠 것이다. 특히 아이를 버리기 쉬운 곳이 미국이라고 한다. 판단력이 아직 미숙한 아이를 아무 제약이 없는 너무 자유스러운 분위기에 갖다 놓으니 제 갈 길을 잃어버리게 되는 모양이다. 이렇게 본다면 아이를 미국에 보내는 것은 실패할 수도 있다는 위험을 무릅쓴 일대 모험이라고 할 수 있다. -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