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펜션에 대해 아주 자세한 글들이 올라오고 있으며, 그 반향 역시 아주 크다는 걸 보면서
현재 펜션을 운영하고 있는 사람 입장에서 나름대로 몇자 적어 봅니다.
물론, 제 생각과 달리 생각하시는 분들도 역시 계실 것입니다.
이 글은 순전히 제가 경험하면서, 또한 느낀 바를 가감 없이 정리한 것입니다.
펜션을 운영하고 계시거나, 계획하고 계신 분들은 한번 읽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다른 분들은
내용이 너무 길어서 시간 낭비일 수 있음을 먼저 밝혀둡니다.
1. 펜션을 왜 해야 하지?
많은 분들께서 지적하셨던 것 처럼, 펜션 운영이 그리 만만하지 않습니다. 특히, 다녀가신
손님들 뒤치닥거리를 노동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절대로 펜션에 대한 꿈을 꾸셔서는
아니됩니다.
펜션에 오시는 모든 고객분들이 나의 소중한 자산이라는 아주 긍정적인 사고를 갖지 않는다면,
스트레스 때문에 병이 생길 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호프집을 하면서 또는 음식점을 하면서
골치 아픈 손님들은 빼고 점잖은 손님들만 받아서 장사를 하겠다? 그렇게 해서 무슨 장사가
되겠습니까?
펜션에 오시는 고객분들을 가려서 받겠다고요?
물론, 여유가 있어서 가려 받아도 운영이 아주 잘된다면, 모를까 현실적으로 쉽지만은 않습니다.
펜션도 영업 장소인데, 때에 따라서는 골치 아픈 고객분들도 존재할 수 있다는 가정하에서 시작
하셔야 맘이 편하답니다.
여유가 있어서 단지 전원 생활을 할 목적이라면, 아예 펜션업은 생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저는
펜션도 의당 숙박시설이며, 관광산업에서 아주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역사회(시골)에 조금이나마 이바지를 한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습니다. 펜션에 오셔서
아주 좋은 이미지를 갖고 가실 때, 그리고 펜션에 오시는 걸음에 맛집에 들러서 식사도 하시고,
마트에 들러서 맥주도 사시고, 정유소에 들러서 휴발유도 넣고, 동네에서 지역특산물을 사갖고
가시고…
저는 저희 펜션이 이곳 지역사회의 경제에 나름대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펜션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2. 펜션을 어느 지역에서 하지?
펜션을 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가 저는 지역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연히 그런 지역은 땅값이 아주 비싸겠지요. 하지만, 어느 정도 여유가 되시는 분들이라면
그런 지역에서 펜션을 하시는 것이 여러모로 좋습니다.
다만, 너무 포화상태에 있는 지역들은 내가 들어가서 경쟁력을 갖출려면, 시설 등 여러 가지
추가로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만만치가 않습니다.
제일 중요한 요소는 수도권에서 지역이 멀리 있느냐, 가까이 있느냐의 접근성이 아니고, 그
지역에 일반인들에게 많이 알려진 사계절 명소가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내가 펜션을 하고자
하는 토지가 아무리 좋은 계곡을 끼고 있고, 아무리 풍광이 멋지다고 해도, 그것만으로는
역부족입니다.
펜션에 머무르면서 같이 즐길 수 있는 주변의 유명한 산이나, 바다, 또는 스키장 등을 끼고
있는 지역이 좋습니다.
땅값이 비싸다고, 땅값이 싼 첩첩산중 오지에 펜션을 지어서 운영한다면, 아무리 잘 운영을
한다고 해도 노력에 비해 그 댓가는 초라할 것입니다.
한가지 추가해서 말씀을 드리면, 펜션은 이제 교통이 아주 많이 발달이 되어 있어서 서울 등
수도권과 가깝다는 것이 척도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가평에 있는 펜션보다 남해 바닷가에 있는
펜션이 더 잘 되기도 합니다. 펜션 이용하는 고객분들이 서울에만 계시는 것은 아니거든요.
이미 서울에서 접근성이 좋은 곳은 펜션이 거의 포화 상태라고 보면 맞을 것입니다.
저는 강원도 평창에서 펜션을 할려고 땅까지 샀다가 포기하고, 전북 진안에 와서 펜션을 하고
있는데, 지금 생각으로는 아주 잘 결정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희 펜션은 서울 뿐만 아니라,
부산, 마산, 거제, 광주, 대전 등 남쪽에 사시는 분들도 많이 오시거든요.
앞으로 펜션을 구상하시고, 토지를 물색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지자체의 미래 발전 계획도 잘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3. 펜션은 어떤 구조와 형식으로 짓지?
사람이 태어나서 집을 한번 지어봐야 인생을 제대로 한번 살았구나 하는 얘기가 있는 것처럼,
집짓는 일이 보통이 아닙니다. 내가 살집을 짓는 것도 어렵지만, 펜션을 짓는 것은 더더욱
어렵습니다.
주변에서 집을 지어 본 분들이 추천하는 건축의 형태는 제각각입니다. 어떤 분들은 황토
주택으로, 어떤 분들은 철골구조로, 또 어떤 분들은 목구조로…
그래서, 저는 가능하면 하나의 형태로 짓지 말고, 가능하다면 다양한 형태로 짓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어떤 동은 황토로, 또 다른 동은 목구조 하는 식으로…) 물론, 비용이 조금 더
들어갈 수는 있을 것입니다. 제가 이런 방법을 추천해드리는 이유는 사람마다 좋아하는 형태의
집이 아주 다르다는 것입니다. 나이가 좀 드신 분들은 황토 주택을 선호하지만, 젊은 층에서는
아름다운 목구조를 더 선호하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젊은층은 아예 받지를 않아야 겠다고 생각을 하시면 얘기는 달라지겠지요?
제 경험상 펜션은 외부의 멋도 종요하겠지만, 내부가 얼마나 실용적으로 잘 꾸며졌느냐도 아주
종요합니다. 주변에 잘 되고 있는 펜션들 대부분은 잚은 층이 혹할 정도로 이쁘게 꾸며놓은
펜션들입니다. 그래서, 고객층을 누구로 잡느냐에 따라 건축 구조나 형식을 달리 가져갈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목구조 형태의 집은 외부의 모습을 아주 멋지게 연출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황토는 건강에
좋다는 이미지가 장점이지요. 하지만, 관리가 더 어렵다는 단점도 엄연히 존재합니다.
외부의 형태가 어떤 구조냐가 펜션의 성패를 좌우하지는 않는다고 판단합니다. 앞에서도 잠시
언급을 했지만, 외부보다는 내부 인테리어 및 집기 등이 얼마나 고객 편의 위주로 되어 있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4. 펜션을 어떻게 운영하지?
펜션을 만들고 나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홍보 전략입니다. 내가 아무리 펜션을 이쁘게 꾸몄고,
친절하게 운영할 자신이 있다고 해도 고객이 와야 하는건 당연지사입니다.
저희 카페에도 펜션을 막 오픈했는데, 고객들이 와주지 않아서 걱정을 하는 분도 보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지적했던 것처럼, 펜션에서의 얼굴은 홈페이지 입니다.
그래서, 홈페이지를 아주 잘 꾸며야 합니다. 홈페이지 제작은 몇십만원부터 수백만원까지 합니다.
그리고, 홈페이지 제작 업체는 아주 많습니다. 제 경험상, 홈페이지는 초기 비용이 좀 많이
소요되더라도 전문업체에 맡기셔야 합니다. 어느 분이 펜션업에서 돈버는 사람이 펜션 홈페이지
만드는 사람이라고 하는데, 어쨌든 홈페이지는 잘 만드셔야 합니다. 지속적인 유지보수를
위해서도 홈페이지는 전문업체에 맡기실 것을 권해드립니다.(펜션 운영 계획이 있으신 분이
계시다면)
제가 생각하기에도 펜션의 경쟁 상대는 휴양림 숙박시설이나, 리조트 입니다. 그런 곳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나름대로의 마케팅 전략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흔히 얘기하는
말로 테마가 있는 펜션이 되어야 합니다. 또, 어떤 분들은 스토리가 있는 펜션이 되어야 한다고
얘기를 하기도 합니다. 펜션이 있는 지역 특성을 잘 살려서, 나름대로의 테마는 얼마든지 만들
수가 있습니다.
펜션의 홍보 전략 중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의 또 다른 하나는 구전 홍보입니다. 한번 다녀가신
고객분들이 펜션 홈페이지에 남겨주시는 여행후기 글이나, 주변에 계신 분들에게 추천을 해주시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이것을 전문 용어로는 바이러스 마케팅이라고도 부르더라구요…
또 하나는, 한번 다녀가신 고객분들이 다시 방문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이것을 마케팅 용어로는 재구매라고 하더군요. 사실 음식점이나, 술집과는 달리 펜션에 한번
오셨던 고객을 다시 또 방문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제
경험상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저희 펜션에는 철따라 오신 분들이 여러분
되십니다. 두번, 세번,..어떤 분들은 다섯번까지 오시기도 합니다.
그런 분들께서는 저희 펜션에 오시면, 너무 편하고, 공기도 좋아서 오셨다가 가시면 피로가
다 풀린다고 합니다.(순전히 제 자랑이지만 말입니다.)
외적인 그런 부분도 있지만, 저희는 저희 집에 오시는 고객 한분, 한분 정말 최선을 다해서
서비스 해드립니다. 물론, 저희 서비스 수준에 대해서 불만족스럽게 생각하시는 분도 계시고,
그러한 불만사항을 저희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신 분도 계십니다. 아직은 부족한 1%를 채우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희 집에 오시는 분들께서 나이가 많거나, 적거나 간에 방문해 주시는 것이 저희 펜션이
존재하는 바로 그 이유이기 때문에 그 분들의 요구사항에 항상 귀를 기울이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5. 펜션을 통해 수익이 얼마나 창출될까?
카페에서 보니, 어느 분이 2004년도에 쓰신 펜션 관련해서 아주 자세히 써놓은 글도 보았습니다.
상당 부분은 저 역시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 부분이 정리한 자료 중에 오류?는 펜션에 관리인을 두고 운영하는 케이스로 매출과 이익을
계산을 했더군요. 제 생각에는 전원 생활 겸 펜션을 구상하고 계신 분이라면, 관리인을 따로
두고 할 필요도, 할 수도 없습니다.
몇천만원 급여로 빼주고 나면, 당연히 남는 돈이 별로 없겠지요.
저희는 여름철 성수기에만 동네 사람 도움을 받습니다. 그것도,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면
일이 대부분 끝납니다. 그러면, 미안하다고 펜션 주변 잡초 제거 등도 그 분이 알아서 다
해주십니다.
그래서, 전문 관리인을 두고 펜션을 운영하실 계획이시라면, 적어도 펜션이 10개 동 이상은
되어야 하겠지요? 10가구 미만의 펜션을 운영할 계획이시라면, 부부가 같이 하고 필요한
경우에만 주변에 도움을 받으시면 됩니다.
여기서, 한가지 퍼뜩 생각이 나시지 않으신가요?
펜션을 하신다고 했을 때, 주변 사람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가도 펜션하기 전에 한번 따져
보아야 한다구요.
펜션을 통해 엄청 부자가 되겠다는 생각은 애당초 틀린 얘기가 맞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는 귀농하여 먹고 사는데 그래도 좋은 방편 중의 하나는 된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분은 그렇더라구요. 펜션 투자할 돈이 있으면, 상가 투자나 임대업이 훨씬 낫지
않느냐구요? 물론, 어디에 어떻게 투자를 하느냐에 따라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수단이 분명 될 것입니다. 부동산에 그리 큰 지식이 없지만, 주변에 부동산 중계사님들을 통해
들은 얘기에 의하면, 그리 만만치가 않다고 하더군요.
그래, 그러면 그냥 맥주집이나 한번 내볼까?
맥주집이 그리 만만합니까?
제 생각에 이 세상에 있는 거의 모든 비즈니스가 만만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펜션 역시 그러한 범주의 비즈니스 입니다.
펜션업에 대해서 너무 낙관도 비관도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도회지에서 정말 열심히,
호프집이나 맥주집을 경영하여 성공을 거두는 정도의 정성리라면 펜션업을 해도 분명히 성공을
할 것입니다.
음식점에 식사하러 가는데, 손님이 왔는지, 갔는지 와서 음식 내주고, 돈만 받으면 된다는 그런
사람이라면 펜션업도 당연히 안되겠지요.
도시의 불빛보다, 산골 밤하늘의 별빛이 더 아름답게 보이는 분들. 펜션에 찾아오는 고객들이
눈물겹도록 고마움을 느낄 수 있는 그런 분들만이 성공할 수 있는 그러한 비즈니스가 펜션
비즈니스 입니다.
감사합니다.
P.S : 너무 장황하게 글을 쓴 것 같습니다. 괜히 읽으시는 분들 시간만 축내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이 글은 펜션을 운영하고 계시거나, 계획하고 계신분들이 읽으신다면 다소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나름대로의 경험을 살려 정리해 본 것입니다.
첫댓글 멋진 펜션은 언제 보여주실건가요..?
차차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시지요?
펜션운영을 한번 해보고 싶은데....명절 잘보내세요
언제든지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시작 단계에서 기획을 잘 하셔야 성공하실 수 있답니다.
잘 읽어 봅니다~
제꿈이 귀농 후 팬션인데....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제부터라도 하나하나 지식을 쌓아 준비해야 겠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