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으로 유명한 유적, 아름답고 황홀한 대자연을 둘러 보거나 그 안에서 쉬는 재미를 느껴 보려고 여행을 떠나는 것이지요. 두번째 재미는 먹는 재미, 현지에서 나는 색다른 재료와 조리법을 체험해 보는 재미입니다. 즉 현지 먹거리의 원조격인 집을 찾아가서 실제로 온 몸의 감각으로 직접 느껴본다는 것이지요. 조금 용기를 낸다면 낯설고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을 몸으로 충분히 충족시켜 볼 수 있습니다. 세번째 재미는 사는 재미입니다. 공항에서의 면세품은 제외하더라도 여행 후 친지나 친구들에게 나누어 줄 간단한 기념품을 사는 재미는 의외로 쏠쏠합니다. 이렇게 세가지 재미로 나누었지만 실제로 이 세가지는 하나입니다. 돈을 들여, 우선 시간과 공간을 사고, 그 시공간 안의 모든 경치, 사람, 음식, 물건들을 구경하고, 체험해 보고, 먹어 보고, 마음에 드는 물건을 내 공간으로 가지고 오는 행위가 곧 모두 여행의 재미라는 것입니다. 오래 전서부터 중국 음식에 대하여 칼럼을 써 볼까 하는 마음도 있었고 또 문화의 완성은 음식에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여서 - 인간의 두 가지 원초적 욕망인 食과 色 중에서 그래도 食이 우선인지라....^^ - 오는 4월 초에 북경 먹자 번개를 추진한 바 있습니다. 오시겠다는 분이 예상보다 적기는 하지만 그대로 진행을 하려고 합니다. 번개 소개글에서 북경의 라오즈하오(老字号)를 소개하였는데, 시간이 되면 북경 외에 중국 각 지역의 유명한 요리를 하나씩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이번에 소개해 드릴 라오즈하오 먹거리는 낙양의 쩐부통판디엔(真不同饭店)의 '洛阳水席‘입니다. 洛阳水席 - 낙양삼절(洛阳三绝 - 용문석굴, 목단꽃, 낙양수석-) 중의 하나. 약 1,000 여년의 역사를 가짐 이 요리는 낙양지역에서 전승되어 내려온 이 지역 특유의 요리를 말합니다. 낙양은 사면이 산으로 둘러 쌓인 분지에다 비가 적고, 특히 겨울에 춥고 건조하여, 이 지방 사람들은 예로부터 시고 매운(酸辣) 탕, 즉 국물요리를 즐겨 먹었다고 합니다.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녹말가루, 산마, 연뿌리, 무, 배추 등의 주로 채소류를 위주로 시고 매운(酸辣)맛의 국물 요리로 만들어 먹으며 춥고 건조한 기후를 견디어 냈다는 것이지요. 이 민간요리기법이 오랜 세월을 지나 시원하고 개운한 국물의 맛(酸辣味殊,清爽利口)으로 유명하게 되자, 당나라 측천무후 때 황실로 흘러 들어가게 되고, 궁중의 갖가지 진기한 재료와 궁실 조리법과 결합되어 더욱 더 풍부한 요리로 발전되어 온 것을 가르켜 수석(水席) 요리라고 합니다. 그래서 별명이 ’官场席‘ 라고 한다네요. - 중국의 식당에서 메뉴에 '席', '宴' 자가 끝에 들어가면 연회석의 세트요리를 말합니다. 서안에서의 물만두 세트요리인 '饺子宴', 전설적인 북경의 만한전석(满汉全席) 요리 등....
이름에 '水'자가 들어간 이유는 모든 주요 요리가 탕, 즉 주로 국물로 맛을 낸 음식이라는 것과, 한가지 요리가 나오면 먹고 치우고, 다시 새로운 요리가 물 흐르듯이 나와 이어진다라고 해서 '水席' 이라고 이름 지어졌답니다. 이 '水席'의 특징은 1. 육해공군 모든 재료가 다 포함. 심지어는 채소로 고기를 흉내 낸(素菜荤做, 以假代真) 제비집까지. 2. 주요 요리는 모두 국물로 맛을 내고(有汤有水) 그 맛이 다양함. 달고, 짜고, 맵고, 신 맛이 모두 있음. 3. 요리를 상에 내 오거나 차리는 방법과 순서, 시간 등에 엄격한 규정이 있음(火候恰当). 이 '水席'은 총 24가지의 요리(二十四道菜)로 구성이 되고 식사의 순서에 따라 1) 8 冷盘 - 冷菜, 전채요리 즉 에피타이저 - 각각 4가지 종류의 고기와 채소류의 재료로 두 가지씩 세트를 이루어 총16가지의 요리가 미리 테이블에 올려집니다. 이 요리는 본격적인 식사에 앞서 주빈과 손님이 서로 술을 주고 받으며 인사를 나누기 위한 안주를(下酒菜) 겸합니다. 2) 4 大件 8 中件 - 热菜 - 손님이 서로 3순배씩 술이 돌면 비로서 본격적인 요리가 나옵니다. 총 4가지의 더운 요리가 차례로 나오는데 나올 때마다 1 大件(큰 접시요리)과 2 中件(중간 접시요리) 가 함께 나옵니다. 이를 '带子上朝’ - 아들을 데리고 임금을 배알하다-라고 한다네요. 중간 접시 요리를 陪衬菜 혹은 调味菜라고 하는데, 큰 접시 요리를 돋보이게 하거나 맛을 보충하기 위한 요리입니다. 예를 들면 매운 큰 접시 요리가 나오면 중간 접시 요리는 매운 입맛을 가시게 하는 단 맛이나, 싱거운 맛의 요리라는 뜻입니다. 이렇게 한 가지 大件과 두 가지의 中件을 먹고나면 빈 접시를 치우고 다시 다른 요리 세 가지가 연이어 물 흐르듯이 나옵니다. 3) 4 压桌菜 - 主食,4 가지의 메인 요리 - 위에 세 가지씩 모두 네번을 하면 총 12가지의 요리가 끝나게 되고. 바로 주식이라고 할 수 있는 4가지의 요리가 나옵니다. 주식이다 보니 양이 많아서 그런지 이름도 압탁채(压桌菜) - 테이블을 누르는 요리 -입니다 ^^ 이 네가지 요리 중 한 가지는 鸡蛋汤인데 일명 送客汤이라고도 한답니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중국에서는 국을 요리의 맨 마지막에 먹으므로 이 탕이 나오면 '오늘 나올 요리는 다 나왔다. 그러니 먹고 안녕히 가시라'라는 뜻이랍니다. 최근에는 조금 변형이 되어 八宝饭(8가지 재료로 지은 밥. 빠바오는 온갖 귀한 재물 이라는 뜻을 가지므로 복을 주는 밥이라는 뜻임)이 나오기도 한다네요. <낙양수석의 주요 요리들>
真不同饭店 혼자나 서너 명이 가는 배낭 여행 등 에서는 격식있는 풀코스 요리를 맛 볼수가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이 요리는 8~10명이 세트로 주문을 해야 하는 연회코스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리고 요리를 구성하는 재료가 무엇이냐에 따라 등급과 가격이 많이 차이가 납니다. 대략 500~ 5000원 이상 까지......사전 예약 필수 쩐부통 홈페이지 ; http://www.chinazbt.cn/index.asp 식당은 1895년 처음 창업하였다고 하니 115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식당입니다. 70년대 중반인가 주은래 총리가 당시 중국을 방중한 캐나다 총리 내외를 이곳에서 수석으로 접대를 하였다고 합니다. 낙양에서 가장 크고 유명하고 전통이 있다는 식당입니다. 낙양 가실 기회 있으시면 들러 보시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