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노원구 중계동 하나로교회 유정옥 사모님이
인일여고 총동창회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옮겨왔습니다.
유정옥 사모님은
이미 [울고 있는 사람들과 울 수 있어서 행복하다]라는
믿음의 글 책 발간을 통해서
입으로 사랑을 외치는 수 많은 사람들에게
충분히 부끄러운 마음과 감동을 선물하셨고
작년 12월 미국에서의 간증집회 기간동안 보고 느꼈던
길거리 노숙자들에 대한 안타까웠던 마음을
서울역 노숙자들에게
마음껏 사랑을 나눌 수 있도록 인도해주심을 오히려 감사하며
매일 새벽마다 기쁘게 최선을 다해서
노숙자들에게 당신의 가족들을 공궤하는 정성으로 섬기고 계십니다.
<열 두 광주리 가득히> 주님의 사랑을 전해주시는
귀한 사역과 수고위에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인도하심과 도우심이
사모님을 비롯한 합력하시는 여러분들과
물질과 기도로 동역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참 기쁨과 감사가 넘치는
오병이어의 역사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할렐루야 !!
- 아래 글을 옮긴 하유수 씀 -
열 두 광주리 가득히
12.유정옥 2005-02-01 11:09:37 | 조회 : 190
노숙자들에게 무언가 주어야 할텐데
나에게는 아무런 것도 준비 되어 있지 않았다.
조직적인 후원회도 없고 나와 같이 일을 도와 줄 동역자도 없었다.
그러나 밥이 안 되면 컵라면이라도
컵라면이 안 되면 따뜻한 물이라도 주자
이것이 첫 걸음이었다.
첫 날 컵 라면과 물 주전자 그리고 이동식 가스렌지 몇 개가
노숙자들에게 다가가는 우리의 모든 것이었다.
그런데 끝도 없이 밀려오는 그들에게 그것은 너무나 적은 것이었다.
오직 기도와 오직 믿음으로 밖에는 엄두가 나지 않은 일이었다.
찾아오는 노숙자들을 아무 것도 손에 쥐어 주지 못한 채
돌려보내야 안타까움이 크면 클수록 조바심이 났다.
이리저리 이 일을 도와 줄만한 곳에 연락을 하고
심정을 토로해 보았으나 허사였다
오히려 나의 재촉하는 걸음이 빠를수록 내일 당장 사야 할 컵라면 값이 없었다.
그 날 밤.
주님 앞에 뜨거운 회개가 나왔다.
그들을 내가 먹이는 것이 아니고
그들에게 생명을 주시고 그들을 사랑하시는 주님이
먹이시는 것을 알려 주셨다.
공중의 새를 먹이시고 아궁이에 들어 갈 들풀도 아름답게 입히시는 하나님이
어찌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시지 않겠는가?
나는 매일 매일 주님이 주시는 대로만 그들을 섬기겠다고 약속했다.
그 이튿날부터
내가 바쁜 것이 아니고 주님이 바빠지셨다.
내 책 (울고 있는 사람과 함께 울 수 있어서 행복하다)의 수익금을
노숙자들을 위해 쓰기로 약속드렸더니
나에게 간증 집회 요청이 쇄도했고
간증 집회가 끝나고 나면
집회에 모인 인원 수 만큼 책이 팔리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간증 집회가 끝나고 나면
너도 나도 자원봉사로 이 일을 돕겠다고 나서기 시작했다.
이렇게 모인 자원 봉사자자가 10여명에 이른다.
이제는 몇 백명이 몰려와도 지체없이 급식할 수 있는
대형 버너와 물통들이 제작되었다.
또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주님의 선한 일에 써달라고
후원금이 답지 되었다.
“이것 너무 적지만 선한 일의 한 자락을 돕고 싶어”
박성애 선배님이 부끄럽게 내밀은 하얀 봉투에서부터 후원금은 시작되었다.
우리 교회까지 찾아와 귤 두 상자와 후원금을 주고 가신 제고 동문 이남훈님.
멀리 미국에서 인일 동문회 전원이 예쁜 편지와 함께 보내주신 300$...
이랜드의 윤규하님.
강화 지산 교회.
강화 더리미 우송이네
인천 송도 교회
기독교 방송 새롭게 하소서의 이명희 아나운서.
만리현 교회 서병하 장로님
기독교 윤리 실천 본부의 나용균님...
어느 날 저녁
소꿉친구는 나에게 전화를 해서 저녁 같이 먹고 싶다고 했다.
내가 약속 장소에 도착하기 전에 이미 음식을 시켜서 지키고 있던 친구는
하루 종일 많은 일에 시달려 핼쓱해진 얼굴이어서 그의 얼굴을 보려니
눈물이 핑 돌았다.
그는 나의 저녁식사를 이것저것 챙겨 주더니
하얀 봉투 하나를 내 놓았다.
그 봉투에는 이렇게 친구의 마음이 알알이 박혀 있었다.
“정옥아.
힘들게 나가 거리사역을 해 가는데
도움을 많이 주지 못해 미안하다.
이 돈은 아빠가 헌금하려고 이번 달 첫날 번 돈(첫 열매)에
내가 조금 보탠거란다.
아빠가 점심도 못 먹고 힘들게 번 돈이다.
주님께 드리고 싶어 하는 너를 주라 하더구나.
니가 알아서 귀하게 쓰도록 해라. 아빠의 마음을 알고...
주님을 위해 소중하게 쓰도록 해라.
많이 못 도와줘서 미안하다.
2월에 월급이 나올 때까지
나도 삶이 고달프구나.
미안하다.”
_ 순임_
친구야!
너와 너의 남편의 헌신은 결코 적은 것이 아니야.
너무 적어서 미안한 돈이 아니야.
5000명이 먹고도 열두 광주리 가득히 남는 돈이란다.
이제는 노숙자들을 되돌려 보내지 않고 넉넉히 줄 수 있게 되었어.
나는 그 돈으로 전액 컵라면 사고
이 글이 씌어진 친구의 편지봉투를 보물처럼 간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