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연말이 되면 방송사는 입사 시험을 치르고 아나운서를 지원하는 젊은이들은 이때 자신의 가능성을 시험하게 되죠.
물론 최종적으로 시험을 통과하는 사람은 몇 명되지 않지만 바로 이 사람들이 [아나운서]라는 호칭으로 불리게 되는 것입니다.
즉 '방송 진행을 업으로 하는 방송국 직원'이 바로 아나운서 인데요,
KBS 나 MBC, SBS 같은 공중파 방송국에서부터 작은 규모의 케이블 방송에 이르기까지 소속에 따라 활동 무대도 다양하죠
각 방송국의 아나운서는 그야말로 '방송의 얼굴'이란 자부심을 가지고 뉴스 앵커, 스포츠 캐스터, 각종 프로그램 진행자 등으로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살려 나가게 됩니다.
아나운서도 방송 조직의 일원이다 보니 자신의 속한 방송국 이외의 무대에서는 활동하지 못하는 제약이 따르고 이점에서 활동이 자유로운 연예인과 구별됩니다.
아나운서도 근무 연한에 따라 차장, 부장으로 지위가 높아지고 이때는 조직의 중간 관리자 역할도 하게 되죠,
요즘엔 방송국 소속으로 있다 사표를 내고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경우도 그냥 '아나운서' 라고 불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2. 아나운서가 되려면?
자, 그럼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자격 기준에 부합해야 하는데요, 그렇다고 키가 얼마 이상에 몸무게는 얼마 이하.. 같은 신체적 기준이 있는 건 아닙니다. (흔히 생각하는 것만큼 외적인 면이 중요한 건 아니란 얘기죠)
우선 남녀 모두 4년제 대학 졸업의 학력을 요구합니다.
논란의 소지도 있지만 적어도 대졸 수준의 지적 능력이 필요하단 뜻으로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나이 제한은 갈수록 희미해지는 추세입니다.
방송사 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대학 졸업 이후 3년 정도까지는 ( 만 나이 기준 남자 29, 여자 26 ) 응시 자격을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학원 졸업자의 경우 여기서 2년을 더 봐주죠,
이렇다보니 아나운서 시험에 재수, 삼수는 흔한 일이고 남자 동기와 여자 동기의 나이차가 열 살 가까이 되는 경우도 있죠.
작년 SBS 공채에서는 68년생 남자 지원자가 당당히 합격하는 경우도 있었는데(경력 5년차인 저보다도 나이가 많더군요) 앞으론 서른이 넘은 고령(?) 지원자의 합격도 그다지 드문 일은 아닐 듯...
남자 지원자의 경우는 병역 문제도 있는데요, 군 면제라도 상관은 없습니다.
다만 병역을 기피한 경우는 곤란합니다.
자, 이제 본격적인 시험입니다.
크게 실기와 필기, 그리고 면접의 세 단계로 이뤄지는데요
요즘엔 서류 심사를 먼저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천명이 넘게 모여드는 지원자중 효과적으로 인원을 추리는방법이 간단한 카메라 테스트나 서류 전형인데요,
카메라 테스트의 경우, 열 명 정도가 면접관 앞에 서서 각자 한두 문장의 뉴스 기사를 읽는 것입니다.
이때 면접관(아나운서실 간부진)들은 그 사람의 용모와 발음 장애 유무, 목소리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통과 여부를 결정짓죠,
기본은 전혀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의 외모만 믿고 덤빈 경우, 대부분 1차 관문도 통과하기 어렵습니다.
한번 또는 두 번의 카메라 테스트를 거치고 생존한(?)2, 3백명의 인원이 필기 시험을 치릅니다.
영어의 경우 '토익'시험 성적표로 대신하는게 일반적이고, 국어와 상식 객관식 시험은 일반 기업체의 입사 시험보다 어렵다고 보면 됩니다.
시중에 나와있는 언론사 대비 참고서는 기본으로 봐야 하고, 매일 일간지 하나는 꾸준히 정독을 해야 합니다.
많이 들 어려워하는 게 논술인데요, 어떤 주제가 제시되고 거기에 대해 시험지 너댓장 분량으로 논리적으로 써야하는 형태입니다.
논술세대는 이런 방식에 익숙하겠지만 평소에 얼마나 논리적인 사고를 하고 있었는지, 글재주는 어느 정도인지가 그대로 드러나므로 찍기 실력이나 운이 통하지 않는 단계죠
방송관련 주제가 나올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으니 꾸준히 읽고 쓰는 연습을 하는 것 외에 왕도는 없습니다.
필기 시험을 통과하면 인원수는 불과 3, 40명으로 줄어듭니다.
본격적인 경쟁은 이제부터인데요, 모두들 기본은 검증된 사람들인 만큼 본격적인 실력 발휘가 요구되고 면접관의 눈도 더욱더 날카로워 질 수밖에 없죠.
이제 최종 카메라 테스트와 심층 면접이 남아 있습니다.
이때는 한 사람 한 사람 충분히 시간을 가지고 이것저것 치밀하게(?) 시켜보고 물어보죠.
뉴스는 기본이구요, 어떤 상황을 주고 그 현장의 리포터가 되어 묘사를 해 보라는 둥 (직접 TV 화면을 보여주기도 한답니다),
전국노래자랑의 진행을 새롭게 해 보라는 둥 여러 가지 주문이 쏟아지고 그 사람의 종합 방송력을 측정하게 됩니다.
이때 자신의 주특기(예를 들면 평소에 연습해 둔 스포츠 중계)가 있다면 시키지 않아도 먼저 해보겠다고 하는 용기도 필요합니다.
면접에선 다채로운 질문이 등장합니다.
인생관에서부터 가장 최근에 본 영화는 뭐며 파업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등...
정답이 있는 게 아니므로 자신 있는 답변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고 미리 예상 질문을 뽑아 인터뷰 연습을 하고 가라고 권하고 싶네요.
요즘은 외국어 한 두 가지는 기본인지라 자신의 어학 실력을 뽐내고 싶어하는 경우를 자주 보는데요,
확실한 실력만 보여줄 수있다면 자청해서 보여줄 필요도 있습니다(외국어로 자신의 소개를 한다거나 자신의 포부를 밝힌다거나).
어차피 경쟁이니 다른 지원자보다 비교 우위에 설 수 있는 기회는 잘 살려야겠죠?
엔터테이너로서의 역할이 강조되는 요즘엔 노래와 춤 실력을 일부러 라도 보이고 싶어하기도 하는데 역시 자신 있다면 시도해 볼 만 합니다.
약 두 달 정도 걸리는 이런 과정을 통해 종합적으로 점수가 매겨지고 신체검사를 통과하게 되면 비로소 '아나운서'라는 이름을 가지고 방송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것이죠.
들어오기도 힘들었지만 '아나운서'의 길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