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성대에서 올라오는 길에는 지금 봄의 정취가 물씬 풍겨나고 있네요.
상쾌한 아침공기와 약간은 쌀쌀함을 감춘 봄날의 산들바람, 흰색과 노랑 그리고 분홍으로 화사하게 물든 산길을 걷는 행복을 느낄 수 있는 하루를 시작하고 있죠.
제가 가끔 강의시간에 비웃는 International Bully, Babo Rambo 米國의 지도자들은 어떤 책을 주로 읽을까요? 사실 이들은 그래도 꽤 열심히 책을 보는 편이죠. 아마 우리나라의 대통령들보다 더 많이 책을 보고, 더 많이 토론을 하곤 하지 않을까 싶네요. 왜냐면 영국에서 야반도주한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라도 말이죠.
사실 이들이 읽은 책들은 정말 각 분야의 고전으로서 가치가 있는 저서들이며, 우리들도 한번 읽어 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네요.
이하의 글은 인터넷 한국일보 2003-04-14일에 발췌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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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쟁은 이 책에서 촉발됐다? ”
- NYT,美정부 고위관료들 탐독서 소개 -
존 F 케네디와 린든 존슨, 로널드 레이건, 빌 클린턴 등 혁신적 정책 변화를 가져 온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은 그때마다 한 권의 책을 그 근간으로 삼았다. 케네디와 존슨은 빈곤과 전쟁을 벌이고 대규모 사회복지 프로그램을 도입하면서 마이클 해링턴의 『미국의 다른 모습』(The Other America)을 교범으로 삼았다.
레이건의 감세 정책은 조지 길더의 『부와 빈곤』(Wealth and Poverty)이 교과서가 됐고, 애초에 발칸 지역 개입을 꺼리던 클린턴은 로버트 케플란의 『발칸의 유령』(Balkan Ghosts)을 읽고 정책 방향을 틀었다.
집권 2년 만에 두 차례의 전쟁을 결행한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과연 무슨 책을 정책의 기본으로 삼고 있을까. 부시 행정부의 핵심 관료들은 어떤 책을 읽고 이라크 공격을 결심했을까. 뉴욕타임스는 최근 ‘미국의 정책을 만든 책들’이란 기사에서 부시 대통령을 비롯한 미 정부 고위 관료들의 탐독서를 소개했다.
●부시가 탐독한 책 『최고 사령부』
부시는 지난해 여름 휴가 때 미 국방정책위원회 위원이며 존스 홉킨스대 국제대학원 교수인 엘리어트 코언의 『최고 사령부_군인, 정치가 그리고 전시의 리더십』(Supreme Command_Soldiers, Statesmen, and Leadership in Wartime)을 즐겨 읽었다. 코언의 책은 그 뒤로 미 국방부와 국무부에서 회람되다시피 했다.
이 책의 요지는 ‘전쟁이란 군인에게만 맡겨두기엔 너무나 중요한 사건’이며 민간인 지도자가 부하 군인에게 간섭하고 지시해야 한다는 것.
책은 1991년 걸프 전에서 아버지 부시 대통령이 군부의 말을 믿고 전쟁을 일찍 끝냈던 탓에 사담 후세인을 권좌에서 끌어내리는 데 실패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코언의 주장은 정치적 판단이 필요할 때 군인은 물장난 치는 아이들처럼 너무 순진하다는 것이다.
딕 체니 부통령의 보수적 사고를 돕는 책 가운데 하나는 지난해 가을 그가 읽었다는 전사(戰史) 연구가 빅터 데이비스 핸슨의 『전쟁의 가을』(An Autumn of War)이다.
‘미국이 9ㆍ11그리고 테러와의 전쟁에서 배운 것’이란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에서 핸슨은 고대 그리스인이 전쟁에 대해 내린 정의를 전폭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전쟁은 처참하지만 문명화를 위해 필수적이며, 악을 부수고 선을 구하는 대의명분을 위해 수행된다면 부당하거나 비도덕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핸슨은 또 우리는 지금 ‘폭정과 무자비, 제정일치 사회를 쳐부수기 위한 유혈 전쟁의 와중에 있다’고 썼다. 그리고 그는 ‘적이 남지 않을 때까지 죄의식 없이 길고도 어려운 전쟁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체니는 측근에게 핸슨의 책이 자신의 철학을 반영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이 좋아하는 책 2권은 윌리엄 맨체스터가 쓴 윈스턴 처칠 전기 『마지막 사자』(The Last Lion)와 로베르타 홀스테터가 진주만 공격 과정에서 정보 체계의 실패를 분석한 『진주만-경고와 결정』(Pearl Harbor_Warning and Decision)이다.
● 학자들이 보수 정책 대거 뒷받침
중요한 것은 이런 책들이 모두 미 행정부의 주류인 ‘신보수주의’를 유지ㆍ강화시키는 내용이라는 점이다.
음으로 양으로 이런 흐름을 부추기거나 편승하는 보수파 학자들 중 대표적인 사람이 최근 국내에서 번역 출간된 『낙원과 권력에 관하여』(Of Paradise and Power)를 쓴 로버트 케이건 카네기 국제평화기금 연구원이다.
그는 9ㆍ11 테러 직후 다른 보수주의자 40명과 함께 ‘후세인 정권이 9ㆍ11에 직접 관련 있다는 증거가 없더라도 테러리즘 제거를 목표로 하는 모든 전략은 후세인 제거 노력을 담아야 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부시 대통령에게 보냈다. 서한의 대표 작성자는 극우 주간지 「위클리 스탠더드」발행인인 빌 크리스톨이며 엘리어트 코언 교수도 서명했다.
미국의 보수주의 정책을 이끄는 눈에 띄는 조직 중 하나는 1997년 발주된 「새로운 미국의 세기 프로젝트」이다.
군사 태세를 강화하고 미국의 이익과 가치에 반하는 체제와 대결하도록 강조하는 이 프로젝트에는 체니, 럼스펠드, 폴 월포위츠 국방부 부장관, 루이스 리비 부통령 비서실장 등 미 행정부 핵심 관료는 물론 케이건의 아버지이자 예일대 교수인 도널드 케이건, 코언, 프랜시스 후쿠야마 등 학자들이 다수 들어 있다.
보수주의 학자들은 미국 신보수주의 운동의 창시자인 레오 스트라우스(작고ㆍ정치 철학) 전 시카고대 교수의 추종자들이다.
‘스트라우스주의자’(Straussians)로 불리는 이들은 외국인과 토박이를 적으로 몰고, 그들에 대항해 자유민주주의와 도덕적 가치를 지키기 위한 권리를 의미하는 ‘자연권(Natural Right)’이란 용어를 즐겨 사용한다.
신보수주의 전통은 베스트셀러 「미국 정신의 종막」(The Closing of the American Mind)을 썼고 후쿠야마와 월포위츠를 가르친 앨런 블룸(작고ㆍ정치 철학) 시카고대 교수가 대중화했다.
스트라우스와 블룸은 모두 도덕적 상대주의를 강하게 비판했으며 고전 교육과 엘리트 교육을 중시했다.
이라크 전쟁을 마무리하고 부시 행정부가 또 다른 결단을 내릴 때 이런 보수주의 학자들의 조언이 어김 없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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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들어 【신보수주의】라는 이름하에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줄어들고, 복지정책의 기조가 대거 후퇴하고 있는 것이 현재의 국제적 추세라고 할 수 있죠.
학자들은 예컨대, 영국과 스웨덴의 복지정책을 비교하면서 실증적으로 비교연구한 자료를 국제학술지에 게재하고, 이러한 내용들을 근거로 하여 우리나라에서도 소위 "정부의 성과 생색내기"의 일환으로 무자비하게 민영화와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조조정이 추진되고 있고 말이죠.
민자를 유치한 서울 근교의 모 도로를 이용하여 출퇴근 하는 사람들은 하루 교통비만 만원이 넘는다고 하죠?
한편, 역사적으로 로마, 영국에 이어 세계제패를 꿈꾸고 있는 미국에서는 이미 막대한 쌍동이적자를 계기로 강경한 무역 보복조치가 "슈퍼 301조"를 필두로 하여 시작된 지 오래이며, 미국이 발표하는 정치군사적 측면의 세계정책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보수주의가 득세하고, 매파들의 주장이 강력하게 정책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 현 상황입니다.
우리랑은 상관없는 일이라구요?
이제 소련은 미국을 견제하는 축으로서의 기능을 완전히 상실하고 있으며(물론 중국이라는 무시못할 존재가 남아 있지만), 쿠바, 이란, 리비아에 이어 2003년 벽두에는 이라크가 거의 무너졌네요.
그렇다면, 최소 2년마다 정치적으로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있는 미 연방정부의 정치가들, 막대한 투자비를 회수하기 위해 다음 목표가 필요한 미국의 군산복합체, 유엔 가입국 190여개 국가들 중에서 무려 132개국에 자국의 군대를 주둔시키고 있는(2003년 3월 기준) 미 군부는 이제 만족하면서 부시 동생이 주지사로 있는 폴로리다 해안에서 한가하게 서핑이나 즐기면서 지낼까요?
아니면, 세계지도를 펼쳐놓고 또다른 목표물을 찾는 굶주린 하이에나처럼, 날카로운 이빨을 세계평화와 약소민족 보호 및 인류복지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포장할 명분이 만들어질 시기만을 기다리고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