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했습니다.
붙기위해 새벽 4시까지 악착스럽게 공부했습니다.
"나는 당연히 붙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공부했습니다.
발달장애와 정신지체 장애아동 18명의 작은 장애인시설 살림을 꾸려가면서
시설장으로, 주방장으로, 생활지도교사로,
1인 다역을 하면서 1급시험을 공부했던거라서 더욱 합격의 기쁨이 큽니다.
2급자격증을 갖고 시설 운영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지만
가끔 사회복지과 대학생들이 실습을 오는데, 그 중에는 시설장이 1급자격을 갖고있어야만
실습 인정을 하는 학교방침때문에 발길돌리는 학생들 보노라면 괜히 화가 나더군요.
그러다가 결정적으로 지난 추석무렵 어느 봉사자가 벽에 걸린 저의 2급 자격증을 보며 중얼거린 말 한마디가
저를 1급시험 공부에 발동걸리게 했습니다. "우리 올케는 집에서 공부해서 1급시험 붙었는데..."
그래서 오기와 배아픔이 계기가 되어 추석이 끝나가는 즈음에 부랴부랴 뒤늦은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우선 알맞은 교재를 선택해야했습니다. 본래 신학을 전공하여 남편과 함께 개척교회를 하였습니다.
하지만 정신지체 1급인 큰 아들로 인해 같은 특수학교 학부모들이 장애자녀를 하나 둘 맡기면서
교회가 전혀 의도하지 않았던 장애인시설이 되는 바람에 사회복지 이론에 대한 기초지식이 있을리 없었지요.
몇년 전 정부시책에 의해 12주 과정을 통해 받은 사회복지사 2급 자격이 있었지만 실습기간 한달을 제외하면
고작 사회복지 이론을 접한 것은 8주뿐이었습니다.
인터넷이 서투른 제 검색창에 "나눔의 집" 교재가 눈에 띄었습니다.
교재를 살펴보다가 아무래도 거의 이론적 지식이 없는 제게 교재만으로는 어렵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왕 시작한거라면 확실하게 하자는 생각에
큰 맘먹고 제일 저렴한 동영상 과정을 인터넷에서 여러 명 모아 단체접수 할인받고서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4개월과 보름정도의 기간밖에 없으니 끝장을 내겠다는 심정으로 아이들이 잠이들면 책상앞에 앉았습니다.
처음엔 새벽 2시까지 공부했는데 그정도갖고서는 8과목을 깊이있게 공부하기란 어려웠습니다.
두시간을 더 늘려 새벽 4시까지 공부했습니다. 부족한 잠은 2월 4일부터 늘어지게 자겠다는 일념으로 이를 악물었지요.
동영상을 병행하면서 이와 별도로 기본서 8과목을 1주일에 한권씩 외워나갔고,
8주후부터는 1주일에 두권씩 외웠습니다.
교수님들은 암기보다 이해를 위주로 하라고 했지만 사회복지 이론 자체가 대부분 암기할 것 투성이었고
이해가 안되는 부분은 억지로라도 외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작년에 합격하셨던 어떤 분이 "콩나물론"을 말씀하셨습니다.
콩나물에 물 주다보면 당장은 콩나물 자라는게 눈에 안보여도 어느날에는 먹음직스럽게 자란걸 볼 수 있다는 말씀이었지요.
그래서 밤마다 책상 앞에 앉을 때 콩나물 생각하면서 외우고 또 외우고, 밑줄치고, 빼곡히 기록해가면서 공부했는데,
날이 갈수록 냉장고와 방문, 모니터, 책꽂이 등등에 붙이는 메모지가 점차 늘어갔습니다.
한 과목당 적어도 5번은 읽었던 것 같습니다.
동영상에서는 정책론과 법제론 강의해주시던 분의 열강이 큰 도움되었습니다.
8과목중에서 바로 그 두 과목이 28점을 받는 등, 다득점에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합격의 큰 도움이 되었던 또 다른 것은 모의고사였습니다.
에듀에버의 모의고사를 비롯해서 이슈앤사이트에서의 모의고사는 다양한 시험출제 방식을 경험하게 함으로서
본 시험에서 떨리거나 당황하지 않게 해 주었고, 자신감을 심어주었습니다.
밤에도 잠을 자지않고 소리지르며 자해하는 아이, 고3이 되도록 대, 소변을 가리지 못해 일일이 씻겨주어야 하는 아이,
툭하면 주방에 숨어들어가 냉장고 뒤져 먹는 아이, 장난감때문에 서로 할퀴고 싸우는 아이들,
근래들어 경기가 더 잦아진 큰 아들...
18명 아이들의 왁자한 소동 속에서 마침내 손에 받아 든 "사회복지사 1급 국가시험 성적증명서"는
올해 45살 되는 아줌마의 다사다난한 하루하루에 모처럼 날아갈 것 같은 활력을 심어주었습니다.
오늘 우리 아이들에게 피자로 합격 턱 냈습니다. 영문도 모르고 먹는 아이들이지만 제 마음이 참 행복합니다~
작성자 : 최영희
출처 : 에듀에버 (http://edue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