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는 다양한 능력과 배경을 가진 학생 선발, 전형 유형의 다양화와 전형 요소의 특성화를 강조한 2005학년도 대학입학전형의 기본 방향을 이미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른 각 전형 유형별 전형 방안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지역균형선발전형
지역균형선발전형은 다양성과 창의력을 갖춘 교육의 장을 마련하고, 잠재력 있는 인재들에게 공정한 교육기회를 제공하기 위함입니다. 이 전형을 통하여 선발될 다양한 학생들은 함께 성장하고 교류함으로써 폭넓은 간접경험과 지적 성숙을 얻을 수 있을 것이며 이는 대학의 학문적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입니다. 이 전형에서는 고등학교 교과성적에 비중을 두어 평가합니다. 따라서 성실한 학교생활과 우수한 교과 성취도를 보인 학생이라면 출신 지역 및 고등학교 유형에 관계없이 동등한 경쟁이 가능합니다. 다만 여러 기회를 통하여 우리 대학교가 강조해 왔듯이 선발 인원을 지역에 따라 인위적으로 할당하지는 않습니다. 구 분
인문사회계열 / 자연계열
모집인원
·전체 정원의 20% 내외
지원자격
·고등학교별 3명 이내 인원을 고교장이 추천
·고교졸업예정자만 지원 가능
1단계전형
·교과 성적으로 모집 인원의 2~3배수 이내 선발
2단계전형
·1단계성적(80%) + 서류평가(10%) + 면접 (10%)
최저학력기준
수능 2개 영역 2등급 이내
가. 교과 반영 방법
- 교과영역 전과목 반영 (3학년 1학기까지)
- 과목별 규모의 효과를 보정한 평균석차백분율을 활용
예시: [{(과목별석차 - α / 해당과목 재적생수) × 이수단위}의 합] ÷ 이수단위의 합 (단, 0.5≤α≤1)
- 학년별, 교과목 유형(국민공통과목, 선택과목)별 가중치를 두지 않음
- 소수자 이수 과목과 예체능계 과목의 경우 별도의 기준으로 평가
나. 서류종합평가
- 평가 자료: 학생부, 추천서, 자기소개서, 각종 증빙서류
- 평가 내용: 생활태도, 학업배경과 열정, 포부, 잠재력 등에 대한 종합 평가
다. 면접
- 제출 서류를 참고하여 지원자의 학업배경, 잠재능력, 인성 및 기초적인 학업수행능력 평가
2. 특기자전형
모집단위와 관련된 분야의 탁월한 재능과 경력을 가진 학생을 대상으로 선발합니다. 따라서 이 전형에서는 특기에 대한 다각도의 평가가 이루어지며 특히 1단계 전형에서는 서류를 종합적으로 평가합니다. 모집단위별 구체적인 지원자격 예시는 추후에 발표할 예정입니다. 구 분
내 용
모집인원
·전체 정원의 15% 내외
지원자격
인문사회계
·모집단위가 인정하는 국제 올림피아드 참가자 또는 국내 올림피아드 입상자
·모집단위가 인정하는 특기적성 보유자
·이와 상응하는 특기를 지닌 자
자연계
·수학과 과학교과 평균석차백분율5%이내
·석차 상위 30%이내 수학과 과학 전문교과 20단위 이상 이수자
·모집단위가 인정하는 국제 올림피아드 참가자 또는 국내 올림피아드 입상자(단, 의예과, 수의예과 제외)
예체능계
·미술대학 : 고교 졸업예정자로서 지원 모집단위 전공분야와 관련된 소양과 특기능력이 있다고 인정하여 학교장이 추천한 자 (단, 고등학교별 추천인원은 3명 이내). 예술고는 석차 상위 30%이내의 미술 전문교과 30단위 이상 이수자
·음악대학 : 최근 3년 이내 전국 규모 또는 해외 콩쿨에서 3위 또는 동상 이상 수상자
* 작곡과 작곡전공은 고교 졸업예정자로서 지원모집단위 전공분야(작곡)와 관련된 소양과 특기능력이 있다고 인정하여 학교장이 추천한 자(단, 고등학교별 추천인원은 1명이내))
·체육교육과 : 최근 3년 이내 전국규모 대회 수상(입상)자로 개인종목은 1위 입상자, 단체종목은 3위 이내 입상자, 무용은 모집단위가 인정하는 대회 입상자
1단계전형
인문사회계/자연계
·서류종합평가(학생부, 추천서, 자기소개서, 수상경력 등 특기증빙서류)
·일부 인원 우선선발 가능
·2단계 전형 대상자 2~3 배수 선발
예체능계
·미술대학 : 수능 1개 영역 4등급 이내 (디자인학부는 2개 영역 3등급이내)
·음악대학 : 설정하지 않음
·체육교육과 : 수능 2개 영역 5등급 이내
가. 서류종합평가
- 특기와 지원 모집단위의 전공 적합성을 중심으로 평가
나. 인문사회계열 면접과 논술
- 면접 : 다양한 사회현상의 본질과 문제점을 파악하는 능력과 전공 분야에 대한 필수적인 기초 소양과 자질을 갖추었는지 평가
- 논술 : 대학교육을 이수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글쓰기 능력(논지 파악, 요약 개괄, 표현력, 문장 구성, 논거 설정 및 창의력)을 평가하고, 초·중등학교 교과과정과 관련된 내용과 동서고금의 고전을 포함하여 다양한 소재의 예시문 제시
다. 자연계열 면접구술 : 심층적인 문제 해결 능력과 자질을 평가
- 단편적 지식과 암기가 아닌 종합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력과 함께 개념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과학적 분석이 요구되는 문항 출제
- 기본적 개념과 원리, 실생활에 응용된 개념과 원리, 기존 개념과 원리에 대한 창의적 발상을 묻는 순서로 문제의 난이도를 심화
라. 예체능계열 면접
- 미술대학 : 포트폴리오와 기초소양테스트를 평가자료로 활용하는 면접구술
- 음악대학 : 지원 동기와 전공 관련 내용을 질문
- 체육교육과 : 지원 동기와 전공 관련 내용을 질문, 교직적성·인성검사 실시
3. 정시모집
정시모집은 수능과 교과를 중심으로 우수한 학업성취도를 가진 학생을 선발합니다. 수능 성적은 모집단위의 특성에 따라 가중치를 설정하여 반영하며 교과 성적은 과목별 석차를 활용하되 우리 대학 자체의 기준에 따라 등급화하여 평가합니다. 또한 비교과 영역을 자격 기준화함으로써 제출서류를 간소화합니다. 특히 추천서와 자기소개서는 제출서류에서 제외합니다. 논술은 인문사회계열모집단위와 음악대학 작곡과(이론 전공)에서만 실시합니다. 구 분
내 용
모집인원
·전체 정원의 65% 내외
지원자격
인문사회계/자연계
·수능 2개 영역 2등급 이내
예체능계
·미술대학 : 수능 1개 영역 4등급 이내 (디자인학부는 2개 영역 3등급이내)
·음악대학 : 수능 1개 영역 5등급 이내 (작곡과는 2개 영역 4등급이내)
·체육교육과 : 수능 2개 영역 4등급 이내
1단계전형
인문사회계/자연계
/체육교육과
·수능 (50%) + 교과 (50%): 2~3배수 선발
변경
국민공통수학(10-가, 10-나), 수학 Ⅰ
국민공통수학(10-가, 10-나), 수학 Ⅰ, 수학 Ⅱ, 미분과 적분
【첨부】논술고사, 면접구술고사 예시문
서울대학교 2005학년도 논술고사 예시문
논술고사는 대학교육을 이수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글읽기 능력(내용파악 능력과 요약 · 개괄 능력 등)과 글쓰기 능력(표현 능력, 구성 조직 능력, 근거 설정 능력, 창의력 등)을 평가하는 시험이다.
서울대학교는 최근 3년간 실시하지 않은 논술고사를 2005학년도부터 다시 시행할 것임을 2002년 8월에 이미 예고한 바 있다. 초·중등교육에서의 자기주도적 학습, 토론 및 탐구 학습, 독서교육, 수행평가 등의 교육환경 조성은 논술의 매우 바람직한 효과라고 할 수 있다. 논술고사의 기본방향은 글읽기 능력을 토대로 하여 예시문을 충실히 읽고 분석한 뒤 주어진 문항 내용에 따라 자신의 견해를 완성된 한 편의 글로 작성하는 능력을 측정하는 데 있다. 따라서 2005학년도부터 실시하는 논술고사도 지금까지의 방향과 마찬가지로 초·중등학교 교과과정과 관련된 한국 및 동서고금의 고전을 포함한 다양한 소재를 바탕으로 출제하도록 하되, 과외나 학원학습 등으로 습득한 정형화된 논리나 상투적인 표현보다는 자신의 창의적인 생각을 논리적으로 표현한 글이 좋은 평가를 받도록 하고자 한다.
과거 서울대학교에서 출제하였던 논술고사 문항은 그 유형이 대부분 단독과제형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의 예시 문항에서는 자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여 자신의 견해나 주장을 논술하도록 하였다. 따라서 주어진 자료의 성격과 의미를 얼마나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 중요하다. 제시될 자료로는 문장자료 · 통계자료 · 도표자료 등이 있는데, 어떤 형태의 자료라 하더라도, 수험생은 논제의 조건을 잘 살펴보고 자료의 활용방안을 생각해야 한다. 이러한 방법으로 자료에 대한 이해도와 그것에 바탕을 둔 주관적인 반응을 동시에 측정할 수 있으며, 그 결과 평가의 객관성과 채점의 엄격성을 유지하기가 용이하게 되었다.
이번에 예시하는 문항의 성격은 다음과 같다.
(i) 첫 번째 예시문항은 하나의 흐름을 가지는 글의 일부를 비워 두고서, 수험생들이 제시문을 읽어 이해한 바를 토대로 하여 논리적 사고를 통해 그 빈자리를 적절히 메울 수 있는 능력을 측정하는 데 초점이 주어졌다. 즉, 완결된 글의 일부를 자신의 독서능력을 토대로 하여 채워 넣음으로써 글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만들도록 요구하였는데, 이것을 통해 작문능력 · 논리적 사고체계 · 폭넓은 독서경험을 종합화할 수 있는 능력을 테스트할 수 있는 것이다.
(ii) 두 번째 예시문항은 주어진 글을 얼마나 심층적으로 이해하며, 그 이해에 바탕을 두어 질문에서 요구하는 사항을 얼마나 충실히 준수하여 논술문을 작성할 수 있는가를 알아보고자 하는 특징을 지닌다.
(iii) 세 번째 예시문항은 주어진 제시문의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사고를 확장시킬 수 있는 능력을 측정하는 데 초÷?맞추어졌다. 이 문항은 과거 기출문항의 형태와 크게 다르지는 않다.
이번에 예시하는 문항의 특징을 정리해 보면, ①논제에 대한 수험생들의 반응을 어느 정도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수험생들이 작성하는 논술 답안에서 논지의 방향이 보다 명확하게 드러날 수 있게 한 점, ②자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논술 과정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논의를 전개할 수 있게 한 점, ③채점 과정에서 수험생들의 통합적인 사고력과 논리적인 서술능력을 판별할 수 있는 객관적인 기준을 제시하기가 용이한 점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자신의 답안에 제목을 달아보도록 하여 이것을 평가에 반영하도록 한 점도 과거의 논술고사와 달라진 점이다.
제시문이 문학작품의 일부라고 하더라도 논술고사의 논제는 문학작품에 대한 감상 자체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통합적인 사고능력과 논리적인 서술능력을 측정하기 위하여 이 같은 정서적인 글을 바탕으로 어떻게 논리적인 글을 쓸 수 있는가를 살펴보고자 하는 것이다. 수험생들이 제시문을 제대로만 읽고 이해한다면 그 내용을 토대로 하여 논제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얼마든지 전개할 수 있다. 제시문은 가급적 초·중등학교 교과과정과 관련된 한국 및 동서고금의 고전을 바탕으로 출제하도록 한다. 여기서 “고전”이라 함은 초 · 중 · 고등학교의 교과과정과 관련된 책이란 의미와 고등학교를 졸업할 학력을 가진 학생들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고전”이란 말을 의미한다.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 반드시 제시문에 대하여 충실하게 이해해야만 좋은 답안을 작성할 수 있는 방향으로 논제를 제시하였다. 2005학년도부터 시행되는 새 논술고사는 ①제시문의 내용을 400자 정도로 요약하거나, 빈 자리를 채워 넣을 수 있게 하는 문제를 포함할 수 있으며, ②논제를 제시하고서 2,000자 내외의 논술문을 작성하도록 하는 문제를 반드시 포함하도록 하되, 원고지를 사용하여 150분 내외에 논리적으로 완성된 한 편의 글을 작성하도록 함을 원칙으로 한다.
인문계열 논술고사 예시 문항
문항 1. 가상적으로 만든 두 인물의 대화를 읽고 다음 물음에 답하시오. 甲: 그대가 담헌이나 연암과 함께 북학을 주장한다고 들었다. 북학이 도대체 무엇이냐?
乙: 일찍이 맹자는, ‘나는 중화(中華)의 문화 덕에 오랑캐가 변화했다는 말은 들었지만 중화가 오랑캐 덕에 변화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하였다.’고 하였사옵니다. 초나라 출신인 진량은 주공과 공자가 가르친 도를 좋아하여 북쪽으로 가서 공부를 하였사옵니다. 그 결과 북방 학자 중에 진량만한 이가 없사옵니다.
甲: 조선도 압록강을 넘어 북쪽으로 가서 공부를 해야 한다 이 말이렷다. 중화와 오랑캐 이야기는 받아들이기 힘들구나. 조선에 작은 중화[小中華]를 자처하는 이들이 많음을 알렷다· 오랑캐에게 멸망한 명나라를 대신하여 오직 조선만이 중화의 도를 실현할 수 있다는 주장이니라. 혹자는 작은 중화가 명나라를 무조건 따르는 눈먼 충심이라고 하지만, 과인 생각은 다르니라. ‘소중화’란 세 글자 안에는 조선 문화가 세상 제일이라는 무한한 자긍심이 있도다. 그 자긍심을 바탕으로 더 뛰어난 시문(詩文)을 만들고 생활 규범들을 가다듬을 수 있느니라. 이런 주장에 반대하는가· 그 이유가 무엇인가?
乙: 그러하옵니다. 조선 문화는 세상 제일이 아니옵니다. 명나라가 멸망하였으니 중원에는 더 이상 제대로 된 문화가 없다는 주장은 눈먼 장님이 내뱉는 농담과 같사옵니다. 신은 작년 여름 연경(燕京)에 가서 똑똑히 보았나이다. 그곳에는 우리가 전혀 알지 못하는 새로운 지식과 물품들이 산처럼 쌓였나이다. 피부색과 머리 모양, 얼굴 모양이 제각각인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이 자유롭게 거리를 활보했사옵니다. 조선은 그 높은 문화를 진량처럼 배워야 하옵니다. 소중화란 우물 안 개구리들이 내는 자화자찬에 지나지 않사옵니다.
甲: 근래의 사대부들은 습성이 괴이하여 반드시 우리나라 규모를 벗어나고자 하며, 멀리 중국인들이 하는 것을 배우고자 하고 있어. 서책은 물론이고 평소에 쓰는 그릇과 물건 역시 모두 중국산을 사용하여 이로써 높이 올라간 것처럼 자랑스러워하지. 묵 · 병풍 · 의자 · 탁자 · 솔 · 술통 등 기교(奇巧)한 물건을 좌우에 늘어놓고 차를 맛보고 향을 피우며 억지로 고아한 척하는 토양을 이루 다 기록할 수 없어. 내가 깊은 궁궐에 앉아서도 오히려 들은 풍문이 낭자(狼藉)하여 폐됨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는 게지. 옛사람이 말하기를, “지금 사람은 지금 옷을 입어야 한다.”라고 하였으니, 이 말은 절실하여 공경할 만하니라. 이들이 우리 동방에서 태어났으면 마땅히 우리 동방의 본색을 지켜야 할 것인데, 어찌 힘을 다해 중국 사람을 모방하려 하는가· 이 역시 사치 풍조의 일단이며 말류의 폐단으로 장차 말할 수도 없고 고칠 수도 없게 될 것이니 실로 보통 근심이 아니라고 할 것이야.
乙: 옛날 영웅은 반드시 원수를 갚을 뜻이 있으면 호복 입는 것도 부끄러워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중국 법을 “배울 만하다.”라고 말하면 떼를 지어 일어나서 비웃나이다. 필부가 원수를 갚고자 할 때 원수가 날카로운 칼을 찬 것을 보면 그 칼을 빼앗을 방법을 고민하는 법이옵니다. 그런데 지금은 당당한 천승(千乘)의 나라로서 천하에 대의를 펼치려고 하는데도 중국의 법 하나를 배우려고 하지 않사옵니다. 그럼으로써 우리 백성들이 고생만 숱하게 할 뿐 아무 효과도 보지 못하고, 궁핍에 찌들어 굶어 죽고 스스로 쓰러지게 했사옵니다. 그리고 백배나 이익이 될 것을 버리고 결코 행하지를 않았사옵니다. 신은 중국을 차지한 오랑캐를 물리치기는커녕 우리나라 안에 있는 오랑캐의 풍속도 다 변화시키지 못할 것이 염려되옵니다. 그러므로 오늘날 사람들이 오랑캐를 물리치고자 한다면 차라리 누가 오랑캐인지를 분간해야 하옵니다. 그리고 중국을 높이고자 하면 차라리 저들의 법을 완전히 시행함으로써 더욱 중국을 높일 수가 있을 것이옵니다. 만약 다시 명나라를 위하여 원수를 갚고 우리가 당한 치욕을 씻고자 한다면 이십 년 동안 힘써 중국을 배운 다음에 함께 논의해도 늦지 않을 것이옵니다.
甲: 과인은 어려서부터 효종 할아버지와 임경업 장군, 그리고 이완 대장을 존경하며 흠모해 왔느니라. 그분들이 염원한 북벌을 완성한 후 개가를 부르고 싶었지. 과인이 임금이 되면 그분들이 못다 이룬 꿈을 실현하리라 결심했어. 동쪽 바다의 큰 고래와 서쪽 변방의 흉악한 멧돼지를 몰아내는 꿈! 군대는 흉기이고 전쟁은 불행이라지만, 제갈공명이 연거푸 출사표를 짓고 원정을 떠났듯이, 올바름을 위해 반드시 싸워야 하는 일도 있는 법이야. 후대인들이 제갈공명을 떠받드는 것은 탁월한 지혜와 신묘한 병법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의리와 명분을 중히 여기며 끝까지 올바름을 추구했기 때문이니라. 그 결과가 고작 오장원의 때 이른 죽음이냐고 힐난하는 이도 있지만, 과인은 그 죽음이 곧 패배를 뜻한다고 보지 않아. 출사표를 올리지 않고 좁은 촉나라에서 호의호식하는 것이 도리어 패배라면 패배이니라. 오늘 여러 선비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북벌은 개 짖는 소리로 취급받고 오직 압록강 북쪽 학문을 배우고 익혀야 한募?목소리만 높았어, 그럴 바에야 차라리 조선을 떠나 그곳으로 들어가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乙: 효종 임금이나 임 장군, 이 대장은 누구나 다 존경하옵니다. 병자년에 당한 치욕을 씻고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세 분의 바람은 맑고 숭고한 것이었나이다. 선비들 대부분이 북벌과 북학 중에서 어느 하나는 옳고 어느 하나는 그르다고 하옵니다. 그러나 북벌과 북학은 만날 수 있사옵니다. 조선이 대군을 이끌고 압록강을 건너는 것은 곧 청나라와 정면으로 맞서는 것이옵니다. 과연 지금 조선이 청나라를 망하게 할 만큼 힘을 키웠사옵니까· 일부 사대부들이 중국 물품을 대국에서 몰래 들여와 방 하나를 가득 메우고 자랑하는 이들이 도성에도 꽤 많은 것으로 알고 있사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나라를 부강하게 하고 백성들 고통을 덜어 줄 새로운 학문을 익히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아니 될 것이옵니다. 배우되 무조건 옳다고 믿지 않고 가려서 살핀다면 많은 이로움이 있을 것이옵니다. 청나라는 땅이 넓고 오가는 사람들이 많은 탓에 나고 드는 지식과 힘을 일일이 챙길 수 없사옵니다. 우리로서는 좋은 기회이옵니다. 북학을 주창하시는 연암 선생이 젊은 시절 북벌의 堧?폈고 지금도 그 둘을 함께 가져가는 까닭이 여기에 있나이다. 조선을 부강하게 하는 길이라면, 우리말을 버리고 중국어를 사용한다 하더라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옵니다.
甲: [ ① ]
乙: 중국어는 문자의 근본이옵니다. ‘하늘’ 같은 것은 바로 ‘텐[天]’이라 부르고, 다시 겹쳐서 풀이하는 간격이 없으므로 물품 명칭은 더욱 분별하기 쉽사옵니다. 비록 글을 모르는 부녀자나 어린아이라도 보통 쓰는 말이 모두 문구(文句)로 되며, 경(經) · 사(史) · 자(子) · 집(集)의 여러 종류도 입에 말하는 대로 나오나이다. 중국은 말로 인해서 글자가 나왔고 글자를 찾아서 말을 풀이하지 않사옵니다. 그러므로 외국에서 비록 문학을 숭상하고 글 읽기를 좋아하는 것이 중국과 비슷하다 할지라도 마침내 간격이 없지 않음은, 이 언어라는 커다란 꺼풀을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옵니다. 우리나라는 지역적으로 중국과 가깝고 성음(聲音)이 대략 같으니, 온 나라 사람이 우리말을 버린다 해도 불가할 것이 없사옵니다. 그러한 뒤에라야 오랑캐라는 말을 면할 것이며, 동쪽 수천 리 땅이 스스로 하나의 주(周) · 한(漢) · 당(唐) · 송(宋)의 풍속으로 될 것이오니 어찌 크게 통쾌한 일이 아니겠사옵니까·
(1) 甲의 대화문 [ ① ] 부분에 ‘중국어의 공용어화’에 대한 적합한 내용으로 200자 원고지 400자 정도의 문장들을 작성하되, 자신이 甲이 되었다고 가정하고서 자연스러운 대화문이 될 수 있도록 하시오.
(2) 甲이나 乙 가운데 한 인물을 옹호하는 입장에서 현대에서 외래문물을 수용하는 일에 대하여 논술하는 글을 작성하되, 적절한 제목을 달고 2,000자 내외로 완성된 한 편의 글이 되도록 하시오.
[출제 의도]
이 문항은 조선시대 정조대에 활발히 논의되었던 ‘북학’을 주제로 하여 정조 임금(甲)과 박제가(乙) 사이의 대화를 재구성한 제시문을 통하여 그 두 인물이 취하는 관점을 정확히 이해하도록 유도하고자 한 것이다. 甲이 조선중심주의를 내세운 데 반해, 乙은 조선이 강대해질 때까지는 원수(청나라)를 배우고 이용해야 한다는 북학론을 내세우고 있다.
이 문항은 하나의 흐름을 가지는 글의 일부를 비워 두고서, 수험생들이 제시문을 읽어 이해한 바를 토대로 하여 논리적 사고를 통해 그 빈 자리를 적절히 메울 수 있는 능력을 측정하는 데 초점이 羚沮낫? 즉, 완결된 글의 일부를 자신의 독서능력을 토대로 하여 채워 넣음으로써 글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만들도록 요구하였는데, 이것을 통해 작문능력 · 논리적 사고체계 · 폭넓은 독서경험을 종합화할 수 있는 능력을 테스트할 수 있는 것이다.
문항 2. 다음 글들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과학적 지식은 완전히 검증된 진리라고 생각하며, 어떤 과학 현상에 대하여 자신들의 견해가 서로 일치하지 않을 때 과학자의 말에 귀를 기울이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즉, 사람들은, 서로의 법적 이해관계가 얽히면 그 옳고 그름을 법관이 심판해 주는 것보다 더 엄밀하게, 자신들의 과학 지식의 논쟁에 대하여 과학자가 판단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그런데 어떤 예측이 과학적으로 검증되었다고 해서 모두 믿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가 종종 이야기된다. 즉, 어떤 과학자는 이것이 맞다고 하고 다른 과학자는 그것이 틀렸다고 하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근년 논란거리가 되었던 환경문제에 관한 예를 들어 보자. 많은 과학자들이 이산화탄소의 방출로 지구의 기온이 올라가 이로 인해 커다란 재앙이 닥칠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그 예측의 구체적 실상이 서로 다르다. 어떤 과학자는 기후 모델을 수퍼컴퓨터로 계산하여 다음 세기 중 기온이 섭씨 5.5도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이에 대해 영국의 한 과학자는 기존 모델에서는 얼음의 냉각 효과를 고려에 넣지 않은 점을 지적하고, 이산화탄소가 다음 세기에 두 배로 증가되어도 온도는 섭씨 1.9도밖에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하였다. 또한 미국 국립대기연구센터의 한 연구자는 바닷물의 순환과 열흡수 기능을 고려한 결과, 온도 상승은 섭씨 1.6도에 그칠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한편, 지구의 기온이 올라가도 심각한 재앙을 일으킬 만큼의 해수면 상승이 야기되지 않을 것이라는 발표도 있었다. 미국 지구물리학협회의 과학자들은 온실효과로 인한 21세기 중반의 해수면 상승이 현재 예측치의 3분의 1정도인 0.3 미터에 불과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하였다. 이들은 그린랜드의 빙원과 남극 빙산에 대한 새로운 자료를 바탕으로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미국 프린스턴 대학의 과학자들은 대기와 해류 순환 사이의 상관관계를 감안하여 새로운 컴퓨터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활용하여 남극의 온도 상승은 북극의 온도 상승에 비하여 반세기 정도 뒤에 나타난다는 결론을 얻었다. 이들에 따르면 지금부터 35년 뒤에는 북극의 온도가 섭씨 2도 올라가겠지만, 남극에서 그렇게 되려면 다시 65년을 더 지나야 한다는 것이다.
(나) 우리의 상식적인 생각으로는 미(美)와 추(醜), 현(賢)과 우(愚), 선(善)과 악(惡)은 엄밀하게 구별된다. 아름다운 것은 도저히 추할 수 없고, 어진 것은 어리석은 것과 서로 조화롭지 않으며, 선과 악은 전혀 다른 것이다.
그런데 노자에 따르면, 어리석어 보이는 것을 진정으로 어리석다고만은 할 수 없고, 진정한 현자(賢者)일수록 오히려 어리석은 자로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들의 인식이나 판단은 사상(思想)의 실체보다는 외형에 영향을 받기 쉽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들은 흔히 어리석어 보이는 것을 아주 어리석다고 보고 미워 보이는 것을 아주 밉다고 단정하게 된다는 것이다.
공자는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라. 이것이 참으로 아는 것이다.”라고 가르쳤는데, 공자에게 있어서 참으로 안다는 것은 未璲?알고 있는 것과 알지 못하는 것을 분명하게 구별하여 양자를 혼동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노자는 자기가 알고 있다고 할 때의 그 안다는 것이 도대체 무엇이며 또 참으로 알고 있다고 할 때의 그 ‘참으로’란 것이 어떤 것이냐에 대해 의문을 던진다. 공자가 아는 것은 안다고 하라고 가르치는 반면, 노자는 안다고 하는 것까지를 오히려 알지 못하는 것으로 부정하는 것을 가르친다. 이와 같이 노자는 근원적인 진리가 인간의 인식을 초월하는 것이라는 것, 그 진리 앞에서는 알고 있다고 하는 것이 동시에 알지 못하는 것이 되고, 알지 못한다는 것이 동시에 알고 있는 것이라고 하는, 고차원적인 지(知), 이른바 부지지지(不知之知)를 체관(諦觀)하고 있다.
공자의 지(知)는 박학을 전제로 하는 지이다. 그러나 노자는 그 박학의 지를 부정한다. 노자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자기의 무지를 자각하는 것이다. “너 자신을 알라.”라고 설파한 소크라테스와 같이, 노자도 또한 참으로 아는 것이 아는 데 있지 않고 알지 못한다고 하는 데 있음을 지적하는 것이다.
(다) 질문은 호기심에서 나온다. 호기심이 없으면 질문도 없다. 호기심은 새로운 것에 대한 열망이며, 새로운 것에 대한 애정의 표현이다. 관심은 인식의 원동력과 같다. 질문은 인식에 대한 욕구를 나타낸다. 만일 모든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는 것을 그저 확인하는 정도에서 지적인 활동을 멈춘다면, 어떠한 지식 체계의 발전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자기의 무지를 인식한다는 것은 앎을 향한 첫 발을 내딛는 것이다. 미지의 것, 새로운 것에 대한 물음만이 우리의 앎의 세계를 밝힌다.
모든 과학적인 연구에서는 답이 주어지기 전에 먼저 질문이 제기되는데, 이 때 질문은 연구자의 세상에 대한 관심의 표현이다. 학문은 관심에서 출발한다. 관심을 가짐에 따라 질문이 생기게 되는데 학문은 이러한 질문에 대한 해결안을 찾고자 하는 노력이다. 학문은 남이 만들어 준 답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끊임없이 질문을 제기하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려는 과정이다. 학문은 결과물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수동적인 활동이 아니라 자기 관심에서 비롯된 질문에 대한 답을 스스로 마련해 나가는 적극적인 활동이다. 학문은 질문의 제기로부터 시작된다.
다음 (라)는 글 (가)에 제기된 문제에 대한 현대 과학 철학의 어떤 견해를 제시한 것이다. (라) 현대의 과학 철학에서는 서로 다른 과학 이론이 대립할 때 어느 것이 맞고 어느 것이 틀렸는지, 또는 어느 것이 낫고 어느 것이 그렇지 못한지를 판단할 수 없다는 견해가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는 과학 이론도 하나의 신념 체계로 이해될 수 있다. 즉, 과학적인 지식이 시간이나 공간을 초월하여 적용될 수 있는 불변의 진리가 아니고, 믿음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글 (라)의 이러한 견해가 글 (나)에 소개된 ‘앎’에 대한 이해와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에 대해 제목을 달고 2,000자 내외의 논술문을 작성하되, 다음 사항에 유의하시오.
(i) 글 (나)에 제시된 ‘무지(無知)’와 글 (다)에 언급된 ‘무지(無知)’가 어떻게 같고 다른지에 대한 논의가 논술문의 본론에 포함되도록 하시오.
(ii) 글 (가)의 서론 다음에 제시된 사례 또는 이와 유사한 사례를 논지 전개를 위한 근거 또는 예증을 위한 실례로 활용하시오.
[출제 의도]
‘앎’에 대한 이해는 관점과 시각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이를테면, 일상적 차원에서의 ‘앎’과 학문 탐구 수준에서의 ‘앎’은 어떤 측면에서는 서로 같은 의미로 이해될 수도 있고 또 다른 측면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공자와 노자의 ‘앎’에 대한 자세는 동양 학문의 주된 기초 가운데 중요한 부분을 형성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는 한편, 서양의 과학 전통에서도 ‘앎’에 대해 여러 관점의 견해가 제시되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 문항은 주어진 글을 읽은 다음 그 읽은 바에 바탕을 두어, 주어진 글에 제시된 ‘앎’에 대한 이해가 현대 과학 철학에서의 ‘앎’에 대한 특정 견해와 어떻게 조화롭게 이해될 수 있는지에 대한 생각을 피력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논술 과제는 (i) 주어진 글을 얼마나 심층적으로 이해하며, (ii) 그 이해에 바탕을 두고서 ‘두 가지 유의 사항’의 제약을 얼마나 충실히 준수하여 논술문을 작성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고자 하는 특징을 지닌다.
이 문항은 주어진 제시문에 대한 수험생의 이해력을 토대로 하여 얼마만큼 조화롭게 다른 견해에 대입시켜 비판적으로 성찰할 수 있는가 하는 점에 초점이 주어졌다.
문항 3.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우리는 천재적 재능의 성숙이 그 개인의 인간적 운명과는 별개로 완성되는 자동적이고 내면적인 과정이라는 생각과 드물지 않게 마주치게 된다. 이런 생각은 위대한 예술작품의 창조가 그 창조자의 사회적 실존, 즉 여러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살아 온 한 사람으로서 그의 성장과정이나 그의 체험과는 무관하다는 관념과 결합되어 있다. 따라서 모차르트 전기들은 종종 예술가 모차르트와 그의 예술을 이해하는 일을 인간 모차르트에 대한 이해와 분리할 수 있다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이러한 분리는 인위적일 뿐만 아니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까닭에 불필요하다. 우리가 가진 현 수준의 지식으로는 한 예술가의 사회적 실존과 작품들 간의 상호연관성을 칼로 해부하듯 펼쳐 놓을 수는 없다. 그러나 탐침으로 내장을 진찰하듯이 탐사해 볼 수는 있을 것이다. 천재의 비밀을 미화하는 것은 현재의 문명수준에 광범위하게 확산된 깊은 욕구를 충족시켜 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 미화는 위대한 인물들을 신격화하는 형태들 중의 하나로서 그 이면에는 평범한 사람들을 경시하는 경향이 있다. 한 쪽을 인간 수준 이상으로 높임으로써 다른 쪽을 낮추는 것이다. 한 예술가의 업적에 대한 이해와 그의 작품에서 느끼는 즐거움은 그 작품과 인간 사회 속에서의 그의 운명과의 연관성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통해 약화되기보다는 오히려 깊어지고 강화될 수 있다. 특출한 재능, 또는 모차르트 시대의 용어로 말한다면 한 사람을 지칭하는 말이 아니라 그 사람이 가진 특성을 뜻하는 ‘천재’는 그의 사회적 운명을 결정하는 요소들 중에 하나이며 이런 점에서 천재가 아닌 범인들의 범상한 재능과 꼭 마찬가지로 하나의 사회적 사실이다.
베토벤과 달리 모차르트의 경우에는 ‘예술가’와 ‘인간’의 관계가 많은 연구자들에게 특별히 혼란스럽게 보이는데, 그 까닭은 서신이나 보고서 또는 다른 증거자료들에서 나타나는 그의 이미지가 천재에 대한 선입관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기 때문이다. 만약 길거리에서 모차르트를 마주친다면 그는 특별한 인상을 주지 못할 평범한 한 인간이었다. 그는 때때로 유치한 행동을 했고 사적인 자리에서는 똥과 관련된 비유들을 거침없이 사용하기도 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애정에 대한 강한 욕구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는 짧은 성년기에 왕성했던 성욕이나 아내와 청중의 사랑에 대한 끝없었던 갈구에서 잘 드러난다. 문제는 평범한 범인의 모든 동물적 욕망을 두루 갖춘 사람이 어떻게 해서 듣는 이들의 모든 동물성을 씻어 주는 듯한 순수한 음악을 만들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음악의 특징을 ‘심오한’, ‘다정다감한’, ‘고상한’이나 ‘비밀스러운’ 등의 개념들로 나타낸다. 이런 음악은 범상한 인간 세계와는 다른 세계에 속하는 듯하며 그 세계에서는 인간의 승화되지 못한 측면들을 기억하는 일조차 거슬린다는 것이다.
이러한 낭만주의적 이원론이 오늘날까지 줄기차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에는 명백한 까닭이 있다. 이 이원론은 현재의 발전 수준에서는 자신의 동물성을 제대로 극복하지 못했다는 문명인의 거듭된 확인과 성찰에 다름 아니다. 천재의 이상적 이미지는 각자가 자신의 정신성을 지키기 위해 육체성에 대항하여 전투를 벌이는 군대의 동맹자가 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싸움터를 이동시켰다. 이런 식으로 천재의 특성으로 여겨지는 비밀과 그의 비천재적 인간성을 각각 다른 서랍 속에 넣어 두는 이분법은 바로 유럽 사상계에 깊이 자리한 비인간적 측면을 표현한다. 이는 극복되지 못한 문명적 문제인 것이다.
(1) 윗 글의 필자가 비판하는 ‘천재’의 개념은 어떠한 것인지 요약하여 200자 원고지 400자 내외로 서술하시오.
(2) 윗 글에서 말하고 있는 ‘천재’의 개념을 유추(類推)하여 모차르트가 가진 천재의 성격이 어떠한 것인지 200자 원고지 2,000자 내외로 서술하되, 윗 글에서 언급된 ‘천재’의 개념에 본인이 동의하는지, 동의하지 않는지를 밝히고 자기 입장을 보강하는 다른 사례를 더 들면서 제목을 달아 한 편의 완성된 글로 작성하시오.
[출제 의도]
이 글은 ‘천재’라는 것이 통상 생각하듯이 범인과 다른 특출한 재능 혹은 그것을 가진 예외적인 인간이 아니라 사회적 산물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모차르트가 대표적인 사례로서 당시 사회의 일반적인 문화(필자의 개념으로는 ‘문명’) 속에서 형성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모차르트는 육체적 요소들이 거의 아무런 제재 없이 대화의 소재가 되는 당시의 일반적인 풍토 속에서 살아간 인물이었지만, 그러면서도 고도의 정신적인 음악적 성과를 거두었다. 이를 이해하는 개념이 ‘승화’이다. 그의 음악은 당시의 문명의 요소를 승화시킨 결과이며, 또 그 승화 방식(음악적 방식) 역시 음악계 내에 집적되어 있었다. 따라서 모차르트는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내려온 천재가 아니라 그 사회에서 나올 수밖에 없었던 그 시대, 그 사회의 천재이다.
위의 제시문에는 그런 점들이 완전히 개진되어 있지는 않다. 다만 일반적인 천재의 개념, 이분법적이고 낭만적인 천재의 개념에 대한 비판이 위주가 되어 있다. 따라서 위와 같은 질문은 충분히 제시해 봄직하다고 판단된다.
이 문항은 주어진 제시문의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사고를 확장시킬 수 있는 능력을 측정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졌다.
논술고사에 대한 수험생 준비 지침
(1) 폭넓은 독서 생활
대입 논술고사는 대학 입학 자격을 테스트하는 시험으로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표현하는 글이 아니라, 주어진 제시문을 읽고 지정된 논제에 대하여 자기 견해를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글을 써야 한다. 이 같은 요건 때문에 논술고사에서 실패하지 않으려면 평소에 폭넓은 독서를 생활화해야 한다. 특히 고등학교 교과서에 등장하는 고전적인 명저들을 널리 읽고, 그 가운데에서 다루어지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깊이 있게 준비해야한다.
(2) 올바른 글쓰기 자세
글쓰기의 능력을 기르지 않고서는 논술고사를 대비할 수가 없다. 논술이란 글쓰기의 방법, 또는 글의 기술방식을 일컫는 개념이다. 논술고사에서 고차적인 정신능력을 평가한다는 것은 글쓰기를 통한 판단이지 다른 어떤 기준이 별도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글을 쓰는 데에는 어떠한 경우에도 고차적인 정신능력이 필요한 것이며, 글의 내용을 풍부하게 하기 위해서는 자연히 범교과목적인 성격을 띠게 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대학입시에서의 논술고사는 주어진 제재를 놓고 수험생들이 자신의 견해와 주장을 논리적으로 서술하는 것이다. 여기서 논리적이라는 것은 씌어진 글 자체가 어느 누가 평가자가 된다 하더라도 그 흐름이 순탄하고 물 흐르듯 하여 쉽게 공감할 수 있게 함을 의미한다. 글 속에서 엄격하게 자기 감정을 통제하고 객관적인 근거 아래 자기 주장을 일관성 있게 서술하여, 다른 사람이 누가 그 글을 읽더라도 그 내용을 납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올바른 글쓰기의 능력이 없이는 논술고사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어렵다. 갑작스럽게 논리학 공부를 서두른다고 논술의 능력을 키울 수는 없는 일이다. 오히려 꾸준히 글쓰기를 연습하여, 글을 쓰는 일에 자신감을 지닐 수 있게 되는 것이 중요하다.
(3) 실제적 지침
대입 논술고사에서 요구하는 논술문은 제재도 정해져 있고, 분량과 시간도 제한되어 있다. 이처럼 까다로운 논술문의 작성에서 소홀히 넘기기 쉬운 몇 가지 문제를 지적하면 다음과 같다.
(i) 원고지 작성법에 맞게 답안을 깨끗이 쓰도록 해야 한다. 누가 원고를 읽게 되더라도, 지저분한 원고, 원칙을 무시한 원고보다는 정성을 다하여 성의껏 깨끗하게 씌어진 글에 호감이 가게 마련이란 것을 알아야 한다.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나지 않는다면, 아무리 훌륭한 내용이라도 글쓴이에게는 손해가 될 것이다.
(ii) 분량을 지시대로 지켜야 한다. 논술고사에서 정해진 분량을 제대로 채우지 못하거나, 지나치게 분량이 넘치는 것은 모두 감점된다. 정해진 시간 내에 정해진 분량의 글을 써야 하므로, 글을 쓰는 속도도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원고지 한 장을 쓰는 데에 소요되는 시간을 대략이라도 측정해 두면, 시간 배분 때문에 당황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iii) 문장은 정확하고 간결하게 써야 한다. 어법이 틀리거나 논지가 분명하지 못한 글일수록 문장이 산만하고 길어진다. 문장을 종결시킬 때에도 ‘생각된다’, ‘느껴진다’, ‘하는 것이 좋다’는 식의 막연한 표현은피해야 한다. 그리고 불필요한 접속어는 남발하지 않는 것이 좋다. 불필요한 한자를 병기할 필요도 없으며, 한자를 꼭 쓰고자 한다면 획이 틀리지 않도록 써야 한다.
(iv) 글 전체의 짜임새가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논술고사의 답안과 같이 짧은 글에서는 서두와 결말을 장황하게 늘어놓을 필요가 없다. 서두가 길어지면 글의 핵심이 무엇인지를 알 수 없게 되며, 결말을 길게 늘어놓으면 논의가 중복될 가능성이 많다. 서두에서는 분명하게 논의의 방향을 제시하고, 결말에서는 논의된 내용을 간결하게 요약할 수 있어야 한다.
(v) 단락 조정을 잘 해야 한다. 글 전체가 큰 우주라고 한다면, 단락은 조그마한 소우주라고 비유할 수 있다. 단락 사이의 긴밀성과 통일성이 잘 지켜져야 좋은 글이 된다. 많은 분량을 담고 있는 내용을 단락의 구분 없이 한 덩어리의 글로 작성해서는 안 된다. 속칭 ‘통글’이라고 하는, 단락 구분이 전혀 안 된 글은 서울대학교 논술고사에서는 0점으로 처리함을 원칙으로 하고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서울대학교 2005학년도 면접구술고사
서울대학교는 대학에서의 학생의 자질, 기본소양, 학문분야와 관련된 수학적성을 알아보는 방법으로 면접(구술)고사를 대학입학전형의 중요한 전형요소로 활용하고 있다. 이 고사에서는 내신성적과 서류자료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수험생의 인성, 논리적 사고력, 종합적 판단능력, 문제해결능력, 표현능력 등을 평가한다.
(i) 인문사회계열 면접고사
인문사회계열분야를 대학에서 전공하는 데 요구되는 수학 적성을 갖추었는지 알아볼 수 있는 내용으로 전형유형별 특징은 다음과 같다.
① 수시모집 특기자전형
수험생이 다양한 사회 현상의 본질과 문제점을 파악하고, 지원한 전공분야에서 필요한 필수적인 소양과 자질을 갖추었는지에 대해 평가한다.
② 수시모집 지역균형선발
자기소개서 등의 서류를 활용하여 지원자의 배경, 잠재능력(학업배경 포함), 인성과 관련된 내용에 관해서 질문한다. 이와 함께, 지원자의 논리적 사고력과 판단능력, 표현 및 의사소통 능력, 간단한 전공소양 등 수학적성에 관한 사항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③ 정시모집
인문사회과학을 전공하려는 수험생에게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기초 소양과 인성을 평가한다.
문戮?유형은 전형유형과 모집단위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며, 예시문항은 과거에 출제된 인문사회계열 문항을 참조하기 바란다.
(서울대학교 홈페이지-입학정보-대학입학정보실-입학관련자료실-기출문제 참조)
(ii) 자연계열 면접구술고사
대학수학능력시험이나 단순 지식 위주의 필기고사로 평가하기 어려운 심층적 과학 학습 능력을 평가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면접 문항은 원칙적으로 고등학교 교과과정 범위 내에서 선택되지만, 대학 교육과의 연계를 고려하여 고등학교 교과 내용의 종합화, 심화 해석 또는 실생활의 응용 등에 관한 질문도 포함될 수 있다.
문항의 유형은 현재 실시하고 있는 면접구술고사와 크게 다르지 않으며 다만 전형유형과 모집단위에 따라 문항의 길이, 난이도 등이 조정될 수 있으며, 면접 도중 필요한 경우에는 칠판을 사용한 간단한 문제풀이도 요구할 수 있다.
① 수시모집 특기자전형
수험생의 심층적 과학 능력과 자질, 즉, 단편적인 지식이나 단순암기가 아닌 종합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력과 함께 개념의 정확한 이해와 과학적 분석을 통한 문제해결 능력을 상당히 고급수준에서 평가한다. 기본적 개념이나 원리를 묻는 질문으로 시작해서, 간단한 계산을 통하여 이를 확인하는 문항, 이런 기본 원리가 실생활에 어떻게 응용되는지를 살펴보는 문항, 그리고 새로운 개념의 도입 필요성 등에 관해서 물음으로써 점진적으로 내용을 심화시켜 평가한다. 수학, 과학 과목들 중에서 한 두 과목(모집단위에 따라 과목이 추가될 수 있음)의 내용에 대하여 질문한다.
② 수시모집 지역균형선발
자기소개서 등의 서류를 활용하여 지원자의 배경, 잠재능력(학업배경 포함), 인성과 관련된 내용에 관해서 질문한다. 이와 함께 지원자의 논리적 사고력과 판단능력, 표현 및 의사소통 능력, 간단한 전공소양 등 수학적성에 관한 사항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③ 정시모집
고등학교 교과과정 수준에서 습득한 기본 지식을 바탕으로 대학 입학 후 자연과학 및 그 응용 과정을 수학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지식을 갖추고 있는가, 종합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력을 통하여 과학적 문제를 해결하고 응용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평가한다. 수학, 과학 과목들 중에서 1~2 과목(모집단위에 따라 과목이 추가될 수 있음)의 내용에 대하여 질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