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캠핑(Auto Camping)’을 즐기는 캠퍼들이 늘고 있다.
‘자동차를 이용한 야영’을 뜻하는 오토캠핑은 호텔이나 펜션 등을 이용하지 않고 캠핑 트레일러를 비롯한 간이
숙박시설에서 자연을 즐기면서 여행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아직 캠핑카가 널리 보급되지 않아 RV(레저용차량)에 텐트 등을 싣고 여행하며 차 옆에서 야영하는 경우가 많다.
지금 레저 트렌드의 중심에 있는 오토캠핑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을 위해
장비 구입 요령을 소개한다.
준비물 고르기
처음부터 고가의 장비를 종류별로 모두 갖추는 것보다는 저렴한 기본 장비를 구입하는 것이 좋다. 캠핑과 장비 사용에
익숙해진 뒤 자신에게 맞는 장비를 하나씩 마련해 나가면 된다.
1. 텐트
원래 오토캠핑에서는 캠핑카나 트레일러를 이용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텐트가 오토캠핑의 기본 장비다.
예전의 텐트는 잠자리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최근에는 캠핑 기구와 더불어 캠핑 문화가 발전하면서
텐트가 식사와 휴식 등 집의 역할을 온전히 대신하고 있다.
고가인데도 불구하고 대형 캐빈 텐트나 돔형 텐트, 침실과 거실이 분리되는 텐트를 사용하는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이너 텐트와 난방 기구를 설치하면 집 못지 않게 편리한 생활을 할 수 있다.
초보자는 봄부터 가을까지의 가벼운 가족 캠핑에 활용하는 3계절용 텐트로 가볍게 시작하면 된다.
겨울에도 캠핑을 즐기고 싶다면 4계절용 텐트를 구입한다.
구입할 때는 방수력 향상을 위한 PU 코팅, 자외선 차단을 위한 UV컷 가공 등의 특수 처리를 한 제품인지 확인한다.
폴은 알루미늄이나 두랄루민으로 된 것이 가볍고 튼튼하다.
방수력은 바닥 2,000mm, 천장 1,500mm 이상 되어야 한다. 장비를 보관할 수 있는 주머니와 수납공간이 있는지,
통풍창이 있는지, 입구는 넓은지도 따져 본다.
지퍼를 올릴 때 주름이 생기는지도 살핀다. 특히 심실링 상태가 불량하면 비가 새기 쉬우므로 세심하게 확인해야 한다.
용어 tip
가이 라인(Guy-line)│텐트를 고정하는 줄.
내수압(Water Resistance)│텐트 천의 방수력. 내수압 1,500mm는 천 위에 1.5m의 물기둥을 생성시켜도
물이 새지 않는다는 뜻이다.
돔 텐트(Dome Tent)│이글루같이 둥근 모양의 텐트. 바람의 영향을 가장 적게 받아 주로 산악용 텐트로 쓰였지만
최근에는 오토캠핑에서도 많이 쓰인다.
데니아(Denia)│텐트에 쓰이는 실의 굵기를 나타내는 단위다. 실이 굵을수록 튼튼한 대신 무겁다.
립스톱(Ripstop)│텐트의 천에 쓰이는 소재. 원단을 들여다보면 바둑판 모양의 네모 무늬가 보인다.
네모의 크기에 따라 5mm / 6mm / 7mm로 나누어지고 주로 점퍼의 겉감으로 사용된다.
스크린 룸(Screen Room)│망사로 만들어 벌레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커다란 크기의 텐트.
에이 프레임 텐트(A-Frame Tent)│일명 미군텐트라 불린다. 두 개의 기둥을 세우고 기둥을 골조로 연결한 다음
그 위에 천을 씌우는 형태다.
텐트 스테이크(Tent Stakes)│텐트용 말뚝. 흔히 펙(Peg)이라고 부른다.
티(T)│텐트에 쓰이는 원단의 밀도. 사방 1인치 공간에 실이 몇 올이 들어 있는가를 나타내는 단위다.
밀도가 높을수록 섬유가닥이 얇고 원단 자체도 얇아지지만 경사(가로줄)와 위사(세로줄)의 수가 많아지므로
더 촘촘하고 부드럽다.
2. 타프
타프(Tarp)는 텐트 앞에 치는 커다란 그늘막이라고 보면 된다. 더위나 비바람을 막아준다.
‘타르를 칠한 방수천’이라는 뜻의 ‘타폴린’을 줄여 ‘타프’라고 부른다.
타프를 설치하면 공간을 넓게 활용할 수 있어 요즘에는 텐트에 타프를 더해 사이트를 구성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여름에는 텐트 대신 타프만 설치하고 야전침대를 이용해 캠핑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
형태에 따라서 사각형의 ‘렉타’ 타프와 육각형의 ‘헥사’ 타프로 나뉜다. 렉타 타프는 넓은 면적이 장점이라 인원수가
많을 때 좋다. 높이 조절도 자유롭다.
헥사 타프는 바람에 강하다. 날개의 설치 각도에 따라서 비바람을 막고 프라이버시를 지키는데 좋다.
4인 가족이라면 두 형태 모두 무난하게 사용할 수 있다.
여러 가족이 함께 캠핑을 떠난다면 렉타 타프를, 여행의 목적이 휴식이라면 헥사 타프를 쓰는 것이 좋다.
용어 tip
사이트(Site)│오토캠핑장에 캠핑카와 텐트를 설치할 수 있도록 나뉘어 있는 각각의 장소를 말한다.
캠프장 전체를 가리키는 캠프 그라운드(Camp Ground)와 구분해 캠핑 사이트(Camping Site)라고 부르기도 한다.
우리나라 캠핑장의 시설은 아직 그다지 발전하지 못했으나 외국 오토캠핑장은 각 사이트마다
훅업(Hook up : 전기, 수도, 하수) 등의 설비가 설치되어 있다.
3. 깔개, 매트리스, 야전침대
한여름이라도 바닥에서는 냉기가 올라온다. 텐트에서 자고 난 다음날 허리가 아픈 것도 이 냉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닥 공사를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방수포를 바닥에 깔고 그 위에 텐트를 친 다음, 은박 돗자리나 발포 매트를 충분히 깔아주자.
공간이 넓은 텐트에서는 야전침대를 활용하는 것도 좋다. 야전침대를 사용하면 굳이 바닥에 방수포를 깔지 않아도
냉기가 올라오지 않고 비가 오더라도 걱정이 없다.
야전침대를 사용할 때나 바닥생활을 할 때나 매트리스가 필요하다. 캠핑용 매트리스에는 발포 매트리스와 에어 매트리스
두 종류가 있다.
발포 매트리스는 가격이 저렴한 대신 냉기 차단 효과가 떨어지므로 여러 장을 겹쳐 사용하는 것이 좋다.
에어 매트리스는 푹신하고 편안하며 냉기 차단 효과도 비교적 좋다. 공기를 자동 주입하는 에어 매트리스는
가볍고 부피가 적어 수납이 편리하지만 푹신한 느낌이 덜하고 싱글 크기로만 생산된다.
강제 주입형 에어 매트리스는 무겁지만 쿠션감이 뛰어나며 크기도 다양해 캠퍼들이 더 선호하는 편이다.
에어 매트리스를 구입할 때는 가격이 낮을수록 내구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4. 침낭
침낭이 없을 경우 집에서 사용하는 이불이나 담요를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한여름이라도 밤이 되면
기온이 많이 내려가기 때문에 침낭을 준비하는 것이 훨씬 더 안전하고 편안하다.
침낭은 모양에 따라 사각형 침낭과 머미형 침낭으로 나눌 수 있다. 가족 캠핑의 경우에는 사각형 침낭이
활용도가 높아 추천한다.
담요 대신 바닥에 깔 수도 있으며 가족 수가 적으면 두 개를 붙여 더블 침낭을 만들어 사용할 수도 있다.
머미형 침낭은 등산용으로 제작되는 침낭으로 온 몸을 감싸주기 때문에 사각형 침낭보다 보온성이 우수하다.
침낭을 구입할 때는 충전재를 확인한 후 자신의 캠핑 스타일에 맞는 것으로 고른다.
다운(오리털 등)은 화학솜에 비해 보온력이 우수하지만 관리와 세탁이 어렵다. 화학솜은 관리가 쉽지만 보온력이
좋은 할로필 등의 다공질 충전재를 사용했는지 확인한 후 구입해야 한다. 사각침낭은 가능한 한 두껍고 면 재질로 된
제품을 구입한다.
5. 버너
버너는 사용하는 연료에 따라서 크게 휘발유와 가스 버너, 프로판가스 버너 등으로 나뉜다.
휘발유 버너는 예열과 사용 과정이 조금 까다롭지만 기온에 상관없이 화력이 동일한 것이 장점이다.
가스 버너는 연료로 부탄가스를 주로 사용한다.
연료를 구하기 쉬운 데다 가볍고 화력도 괜찮은 편이라 날씨가 좋을 때는 무난하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날씨가 추워지면 가스의 기화력이 떨어지면서 화력이 약해지는 단점이 있어 캠프장에서는 보조 버너로 사용한다.
프로판가스 버너는 부탄가스 버너와 휘발유 버너의 장점을 모두 가지고 있다. 예열 단계를 거치지 않고 연료를 연결한 후
스타터만 누르면 바로 사용이 가능해 여성 캠퍼들이 선호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정식 허가를 받지 못해 구매대행 사이트를 통해 구입하거나 외국에서 직접 구입해야 한다.
AS를 받을 수 없고 사고가 나도 보상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을 감수해야 한다.
용어 tip
캠프 스토브(Camp Stove)│우리가 흔히 ‘버너’라고 부르는 캠핑용 조리도구의 정확한 명칭.
차콜 침니(Charcoal Chimney)│바비큐의 연료로 사용되는 숯에 불을 붙이는 도구. 침니 안에 숯을 넣고
아래에서 10~15분 정도 가열하면 불이 붙는다.
더치오븐(Dutch Oven)│오토캠핑을 대표하는 조리도구 가운데 하나로 우리나라의 가마솥과 비슷한 원리로 조리된다.
6. 코펠 및 식기
오토캠핑을 할 때는 차 안의 공간이 허락하는 만큼 충분한 그릇과 취사도구를 가져갈 수 있다. 압력밥솥을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코펠을 사용하려면 4인 가족이라도 10인용 이상의 큰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열전도를 막기 위해 2중 처리된 손잡이가 있는 것, 특수 코팅처리가 되어 눌어붙거나 녹슬지 않는
티타늄 재질로 만든 것을 선택한다.
특히 프라이팬은 바닥의 코팅이 금방 벗겨지는 경우가 있으므로 코팅 강도를 확인한 후 구입하는 것이 좋다.
7. 랜턴
보통 휘발유와 가스 랜턴을 주로 사용하며, 최소 180W 이상의 광량을 가진 랜턴이 좋다.
휘발유 랜턴은 펌핑을 해야 하므로 불편하지만 한겨울에도 사용이 가능하고 밝은 빛을 내기 때문에 캠퍼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랜턴이다. 한 번 연료를 보충하면 사용시간도 긴 편이다.
가스 랜턴은 점화장치가 있어 사용이 간단하다. 휘발유 랜턴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한 것도 장점이다.
한겨울에는 사용할 수 없으며 휘발유 랜턴보다는 어둡지만 불편할 정도는 아니다.
여름에는 랜턴 때문에 더워서 잠들기 힘든 경우가 있으므로 건전지 랜턴을 함께 준비하면 좋다.
가볍고 안전해서 이동할 때 손전등 대용으로도 쓸 수 있다.
랜턴은 두세 개 정도를 준비하면 편리하다. 하나는 텐트 앞에, 하나는 식사를 하는 테이블에 둔다.
8. 테이블
테이블에는 주로 식사를 하는 일반 테이블과 조리를 위한 키친 테이블이 있다. 키친 테이블은 집안의 싱크대를
옮겨놓은 것이나 다름없다.
조리도구와 버너가 크고 좋아지면서 그 장비들을 효과적으로 수납할 키친 테이블의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편리하긴 하지만 가격이 부담이 된다면 일반 테이블만으로도 충분히 활용 가능하다.
가장 많이 쓰이는 알루미늄 상판은 가볍고 튼튼하며 오염에 강하다. 또 의자 정도의 크기로 접을 수 있는 제품도 있어 편리하다.
최근에는 대나무 집성목을 상판으로 사용한 대형 테이블이 출시되면서 캠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테이블의 스탠드는 크게 착탈식과 일체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 상판과 분리되는 착탈식은 수납이 상대적으로
더 편리하며 무게가 가벼운 데 비해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일체형은 펴고 접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2단이나 3단 폴딩 테이블의 경우 4각 박스 형태로 수납이 가능해 크게 불편하지는 않다.
구입할 때는 가족의 수보다 조금 큰 크기의 테이블을 구입한다. 메인 테이블 외에 보조 테이블이 하나 더 있으면
여러 모로 요긴하게 쓰인다.
용어 tip
서스펜션 테이블(Suspension Table)│소파와 침대 겸용 테이블. 상판은 벽 쪽 걸쇠에 걸고 받침다리는
중간에 접을 수 있다. 평소에는 소파용 테이블로 사용하고 밤에는 반으로 접어 침대로 만든다.
리프트 오프 테이블(Lift-off-Table)│서스펜션 테이블과 비슷하지만 벽 쪽에 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힘을 지지할 수 있는
테이블이다. 두 개의 다리를 접을 수 있어 이동이 자유로우며 밤에는 침대로 사용할 수도 있다.
테이블 상판 아래 다리부분을 당기면 다리가 반으로 접히고 그 위에다 쿠션을 올리면 침대로 변형이 되는 방식이다.
9. 의자
캠핑에서는 의외로 의자에 앉아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 캠핑 문화에서 입식 생활이 정착되면서 휴식, 독서, 식사 등
거의 모든 활동을 의자에서 한다. 그런 만큼 이동하기 쉬우면서도 튼튼한 것으로 구입해야 한다.
의자의 프레임은 대부분 알루미늄 프레임을 사용한다. 강철로 된 제품은 가격대가 낮고 안정감이 있지만
녹이 슬기 쉽고 무거워 최근에는 잘 쓰이지 않는다.
캠핑용 의자는 대부분 접을 수 있는데 접는 방식에 따라 디렉터형 의자와 폴딩형 의자로 나뉜다.
폴딩형 의자는 대개 길이 1m, 지름 20cm 미만의 원통형으로 접히기 때문에 수납이 편리해 여러 개를
가지고 다녀도 부담이 적다.
형태와 크기가 다양해 선택의 폭이 넓은 것도 장점이다. 디렉터형 의자는 폴딩형 의자에 비해 고장이 적고
안정감이 드는 대신 비교적 무겁다.
가족 수에 맞게 의자를 준비하고, 다른 캠핑 사이트의 손님이 올 경우에 대비해 보조 의자도 준비하는 것이 좋다.
1인용 의자 외에 화로나 난로 주위에 여러 사람이 함께 앉을 수 있는 벤치형 의자도 있는데 아이스박스나
기타 장비의 거치대로도 사용이 가능해 편리하다.
10. 화로
땅 위에 직접 모닥불을 피우면 화재의 위험이 있을 뿐 아니라 환경 파괴의 원인이 된다. 화롯대에 불을 피우면 안전하다.
불판이나 냄비를 위에 얹어 요리를 하는 데 사용할 수도 있다.
화롯대의 단점은 불 조절이 안된다는 점이다. 그래서 보통 삼각대를 함께 사용한다. 삼각대에 냄비를 매달고
화로위에 올린 뒤 높이를 조절하면서 요리할 수 있다.
칼과 톱, 가위, 드라이버 정도를 갖춘 기본형태면 충분하다.
너무 싼 제품은 금방 날이 무뎌지고 공구도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니 주의해야 한다.
2. 망치
텐트의 펙을 박을 때 망치가 없으면 상당히 불편하다. 큰 돌을 사용해 박을 수도 있지만 땅의 상태에 따라
돌을 구하기 어려울 수도 있으며 훨씬 힘이 든다. 전용 망치는 부피도 크지 않으니 챙겨 두는 것이 좋다.
3. 야전삽
야전삽은 주로 배수로를 파는 데 사용한다. 데크가 설치되어 있거나 배수가 잘 되는 곳에서는 별 필요가 없지만
그렇지 않으면 맨손으로 땅을 파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4. 야광 줄
텐트를 칠 때는 끈과 지지대를 사용해서 땅에 박아야 한다. 이때 텐트 주변에 설치된 끈들은 어두운 밤에
위험한 장애물이 되기도 한다. 야광 줄을 끈에 감아두면 식별하기에 좋다. 비슷한 용도로 램프가 달린 펙을 사용하기도 한다.
5. 헤드 랜턴
조명을 위한 랜턴과는 별도로 이동이나 작업 시에 사용할 헤드 랜턴이 하나 있으면 좋다.
밤에 화장실에 가거나 갑자기 텐트에 문제가 생겼을 때 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일반 전구 보다는 LED 전구를 사용하는 것이 밝기가 우수하고 오래 사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