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나발루 그 장엄한 자연 속으로!!
제주특별자치도청 오름사랑회 창립10주년 기념으로 올해 한번 특별한이벤트를 해보자고 생각하다 해외원정 산행을 해볼까 하는 생각이 문득들었다. 다른 동우회에서도 한번도 해본적이 없는 그런 행사를 추진하고 싶었다. 막상 해외로 간다고는 했지만
고민이 많았다. 어떻게 시작해야 될지어디가 좋을지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
했다. 아시아의 그렌드케년 태항산으로 갈까 아님 경비가 그래도 적게 드는 대만 설산.. 옥산으로.... 아님 야영을 해야 하는 필리핀 아포산으로......조금 더 높은 데로 갈까 고민하다 2000년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말레이시아 키나발루(4,095.2m)를 쿡 찍었다. 막상 행선지는 정했는데 과연 우리 오름사랑회 회원들이 오를 수 있을까? 과연 몇 명이 이번 산행에 동참하고 호응할까 등 등.... 그때부터 걱정이 밀려들기 시작했다 연초 정기총회 때 해외원정 계획을 얘기 할 때는 많은 회원님들이 호응해줘서 되겠구나 생각했는데 많은 경비에 대한 부담감과 고산증세에 대한 걱정.... 지금까지 그렇게 높은 산에는 올라간 적이 없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어느 누구 하나 선 듯 같이 가자고 하는 회원이 없었다. 반 협박과 회유 속에 6명이 이번 산행에 동참하게 되었다. 다행히 회원은 아니지만 서울에서 교육중인 고한철과장님과 산을 무지무지 좋아하고 사랑하는 도의회 정명효님이 이번 산행에 동참해 8명이 출발하게 되었다. 출발 7일전 7월 29일 도인사 발령으로 농업기술센터에서 도청 식품산업과로 발령을 받고 나니 새로운 업무에 대한 부담감과 갑작스런 양윤희 회원님의 사고로 예약을 취소하는 등 아쉬움과 맘고생이 많았다 또한 일본 남쪽해상에서 상해 쪽으로 향하는 9호 태풍 “무이파”에 대한 막연한 걱정.... 결국 제주도와 남해안에 많은 피해를 주고 갔지만 그래도 그땐 상해로 가겠구나 하는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이런 저런 걱정들을 떨치고 8월 4일 드디어 저녁 7시30분 사무실 근무를 마치고 부랴부랴 제주국제공항에서 티웨이항공 편으로 서울로 떠났다. 사람 한명씩은 들어갈 만한 큰 가방 두개에 삼다수와 한라산, 컵라면, 고추장, 건조시킨 김치 멸치 등을 잔득 집어넣고 보니 가방무게가 30kg씩 무슨 피난 가는 사람들처럼 나중엔 가이드가 뭘 그리 많이 가지고 왔냐고 핀잔을 줄 정도였다. 김영철회장님, 김용수대장님, 부혜경님, 임명심 회원님과 나 이렇게 다섯 명이 인천 운서역 주변에 여장을 풀고 간단하게 병천순대집에서 저녁과 회장님이 면세점에서 사 온 양주 한 병을 맛있게 먹으며 무사 안전 등반을 다짐하고 기원했다. 드디어 출발일 8월 6일 07시30분 인천국제공항 D카운터에 고한철과장님과 정명효회원님 제주팀 7명과 서울에서 온 가족 5명, 경남 양산에서 멋모르고 트레킹에 참가한 대학원생까지 모두 13명이 이번 산행에 같이 하게 되었다 드디어 9시35분 말레이항공 MH063편에 몸을 실은 우리 일행은 항공권을 각자 예약한 까닭에 서로 다른 자라에 앉아 기내식으로 점심과 간단한 와인, 맥주로 피로도 풀고 낮잠도 자면서 코타키나발루를 향해 출발하였다 맘만은 벌써 코타키나발루에 도착한 듯 기분이 들떠 있었다....
5시간30분의 긴 여정 속에 오후 2시20분 마침내 코타키나발루국제공항에 도착해 간단한 입국수속을 마치고 대합실에 나오니 이번 산행을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같이 해줄 혜초여행사 신성규과장이 머리에 폭탄을 맞은 파머머리에 수염을 기른 얼굴로 우리를 반갑게 맞아 주었다.처음 멀리서 나오는 모습을 보자마자 자기 손님이란 걸 직감했다나.........
폼들이 에베레스트 등반하러 온 사람들 같다고 하데요.... 서로 얼굴을 익히고 서울에서 오신 부부가 스틱이 없어졌다고 하는 바람에 공항 대합실에서 30분 동안 있어야 했고 결국 가이드가 나중에 여행사로 알아보겠다고 약속하고 30분 정도 늦은 시간에 입산통제소로 출발 가이드가 입산 신고서 작성과 인식표를 교부 받는 동안 우리 일행은 잠시 내려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말레이시아의 맑은 공기를 가슴 깊이 들어 마시며 고산지대의 쌀쌀한 초가을 날씨를 온 몸으로 느꼈다. 입산통제소에서 메실라우 리조트까지는 다시 미니버스로 갈아타서 30분정도 더 들어간 곳에 있었고 리조트에 들어 갈 즘 온 세상은 깜깜한 어둠으로 뒤덮였다. 늦은 저녁을 샤브샤브와 부폐식 그리고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한라산 소주로 하루의 고단함을 말끔히 씻고 저녁식사를 마친 후 메실라우 산장으로 가는데 가방은 왜 그리 무거운지.....일단 방 배정은 가이드가 신경 쓴 관계로 독방이나 2인 1실로 배정받아 간단한 샤워를 하고 내일 가지고 갈 물건과 놓고 갈 물건들을 정리하다 보니 기압이 낮아 초코파이, 스낵 같이 진공 포장된 과자들이 모두 부서지고 터져서 가방 안은 난장판이 되었다.....이 정도일 줄이야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간단히 소주 한 잔 하려고 다시 모여 낼 있을 키나발루 등반에 대해 서로의 생각과 솔직한 감정들을 한 잔의 술에 녹여 놓고 그렇게 깊은 밤은 서서히 지나갔다.
자 가자 죽은 자들의 혼이 사는 신성한 땅 키나발루로!!!!!!
낮선 곳에서의 밤은 길게 느껴지고 드디어 가이드와 약속한 아침식사 시간 07:00분 6시30분쯤 메실라우 리조트를 나오는데 아침에 느껴지는 신선한 공기와 이국적인 풍경에 눈만 커져가고 모든 것이 신기할 따름 이었다.
아침식사는 현지 식으로 계란 프라이, 스프, 모닝커피, 한국사람 입맛에 딱 맞게 준비를 한 것 같은 분위기였고... 식사를 마치고 가볍게 몸은 푼 후 신성규과장이 주의사항과 조심해야 될 내용 등을 듣고 드디어 입산통제소에서 포터 3명과 인사를 나누었다.
포터들은 고산족으로서 포터역할과 감시. 부상자 후송 등 다양한 일들을 하고 덤으로 산행객의 무거운 짐을 1kg에 4달러씩을 받고 들어주고 있었다. “자 이제 출발합니다. 잘 따라 오세요” 라는 가이드의 말을 듣고 드디어 출발!!
매실라우 리조트(2,000m) ~ 발부쉼터 ~ 챔파카쉼터 ~ 롬뽀유쉼터 ~ 라양산장 갈림길 ~ 윌로사 쉼터 ~ 파카동굴 쉼터 ~ 우리가 1박 해야 할 라반라타 산장(3,273m)까지 대략 6km.... 처음부터 경사가 심하다 등산 들머리 능선에서 밀림사이로 보이는 건너편 능선 2,300m정도 오르니 내려가는 등산로가 나온다. 한참을 내려가다 다시 오르막 길 등산로는 가파른 곳도 많고 나무로 만들어진 계단도 많다. 2,700m지점에서는 팀포혼게이트에서 올라오는 삼거리가 있고 여기서 산딸기 시식회를 가졌다...우리나라 복분자보다는 맛이 없었지만 이국에서 맞보는 산딸기 맛이었다. 다시 출발하여 리양리양산장까지 5km정도 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고소적응을 위해 1km에 1시간 이상의 시간을 두어 천천히 산행을 했고 중간 중간에 물을 공급해주는 수도꼭지가 쉼터마다 마련되어 있어 굳이 물병 여러 개를 가져갈 필요는 없었다... 제주도 사람들이 배탈이 날 염려도 없었고.... 우리 입맛에 딱 맞는 생명수였다. 등산로 양옆으로는 많은 종류의 열대난초들이 자라고 벌레잡이 식충식물도 많이 보였다 역시 식물의 보고 보르네오섬이었다.
등산을 시작한지 8시간이 지나갈 쯤 맑은 하늘에서 구름이 생기고 천둥 번개가 치기 시작했고 드디어 빗방울이 한 방울 두 방울 떨어지는데 이게 스콜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얼른 비옷을 챙겨 입고 걷자니... 비가 오는 둥 마는 둥 아름다운 경치만 우리에게 선물해주는 것 같았다.......키나발루 산신령님이 멀리서 온 관계로 보여줄 건 다 보여 줄려고 하는 것 같았다.... “정말 제수 억수로 좋은 놈들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3,000m지점을 지나니 머리도 조금씩 아파오고 숨도 가빠지는 느낌이 온다 드디어 올게 왔구나 하는 사이 드디어 오늘 1박할 라반라타 산장 3,273m!! 산장에 도착하자마자 엄청난 양의 폭우가 솟아지기 시작하더니 키나발루 정상 주변 암벽에서 폭포수처럼 물이 떨어지기 시작하는데 그야말로 장관이 따로 없었다....... 다행히 가이드가 식당 2층에 침실을 예약해서 우리는 편안하게 저녁을 먹게 되었다.... 붉게 물든 석양을 바라보면서....... 한편으론 걱정도 되었다 이렇게 폭우가 솟아지는데 낼 새벽에 정상은 갈수 있을까 하는 생각, 암벽으로 되어 있어 사고나 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잠이 드는 둥 마는 둥 새벽 1시에 일어나 밖을 보니 하늘에는 별이 초롱초롱 빛나고 있었다. 참 다행이구나 생각했다 드디어 출발시간 그 시간에 간단히 요기를 하고 드디어 정상을 향해 출발...... 깜깜한 주위에 해드랜턴 불빛과 거친 숨소리....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산행하다 보니 진행속도는 상당히 느려지고.... 고산증으로 괴로워하는 사람들도 있고 여기저기서 방귀소리, 구토증상을 보이는 사람들까지....... 3,600m 사얏사얏산장 체크포인트까지 낭떠러지 암벽에 밧줄하나를 의지하고 가는데 그야 말로 암흑이 천지였다. 체크포인트에서 인식표를 확인하고 다시 화강암 사이로 깔려 있는 밧줄을 등대삼아 끝이 보이지 않는 키나발루 정상....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길 ........가분 숨을 고르며 저 멀리 바라보니 랜턴 불빛들이 한곳에 고정되고 어스름히 동쪽하늘로 해돋이 기미가 보인다.... 맘은 바빠지고 몸은 천근만근 힘들고, 자 조금만 힘내자는 혼자 말을 되새기며 드디어 키나발루 정상 TAMAN KINABALU LOW'S PEAK(4,095.2m) 힘든 만큼 다른 사람이 느끼지 못하는 희열, 뿌듯함, 환희, 최고라는 수식어가 머릿속에 맴돌고 차가운 정상 앞에 몸이 자꾸 움츠려 들쯤 일행들은 하나 둘씩 정상을 향해 올라온다....... 나만의 고민과 나만의 소망들을 키나발루 산신령에게 잘 봐달라고 하고 비좁은 정상 푯말 앞에서 sorry~sorry~~를 몇 번 외치고서야 정상 등반 사진 몇 장 찍는다. 동쪽 하늘을 보니 아쉽게도 태양은 구름사이로 얼굴을 내밀다가 부끄러운 듯 감추고 고개를 안 내미네요! 아쉬움을 뒤로 하고 정상주 한잔 하자는 말에 가지고 간 한라산 소주 한 잔!! 이것이 도전한자만이 느끼는 짜릿한 맛이 아닐까?
자 이젠 하산해야 할 시간! 날이 밝아 둘러 본 키나발루 정상 모습은 우리가 상상했던 그 이상의 절경이었다. 나무 한그루 풀 한포기 없는 황량한 화강암 덩어리지만 경치만큼은 탄성이 절로 나오는 풍경이었다. 고릴라형상을 한 바위, 당나귀봉 등 왜 이곳 원주민들이 키나발루를 신성 시 했는지 알 수 있는 아름다운 경치였다. 사진을 많이 찍고 싶었지만 차가온 기온 탓에 카메라 배터리가 깜빡깜빡 거려 많이 찍지 못하고 서둘러 하산해야 했다 다시 라반라타 산장에 도착 아침식사를 다시하고 가지고 간 짐들을 모두 챙겨 하산을 시작하였다 키나발루의 아침햇살은 따갑고 눈부셨다. 썬크림을 얼굴에 잔득 바라고 서로를 쳐다보면 환한 웃음을 짓는다. 하산코스는 라양산장 갈림길까지는 같은 코스고 다음부터는 RTM기지국 ~ 우보쉼터 ~ 칼슨폭프 ~ 팀폰 게이트로 하산하는 코스이다 계단사이가 넓고 높아서 어떻게 올라왔는지 혀를 내두른다. 삼거리까지 언제면 가냐는 회원들이 성화가 이어지고 서로 농담과 유머 섞인 말들이 오 갈쯤 어제 먹은 산딸기가 먹고 싶어 찾아 봤지만 그 많던 산딸기는 자취를 감추고 그냥 입맛 만 다시고 내려와야 했다. 길고 지루한 하산 길은 계속되고 가끔씩 무릎이 시큰거리기 시작한다. 칼슨폭포에서 사진 한판 찍고 드디어 마지막 팀폰 게이트!!! 커다란 철제 대문이 열리고 직원이 고생했다는 환한 미소로 우리를 반겨주고.......“다들 고생하셨습니다” 하고 가이드가 또 한번 환하게 웃네요. 드디어 끝났구나 하는 안도의 한숨과 피로감이 밀려온다. 팀폰 게이트에서 키나발루까지 세계에서 가장 혹독한 산악마라톤 대회가 열린다고 한다. 우승하면 우리나라 돈으로 30,000천원의 우승상금도 걸려있다고 하니 뛸 만도 하겠다고 생각하지만 아무리 봐도 미친 짓인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작년에는 일본선수가 2시간 30분대에 들어와서 우승했다. 가이드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입산통제소 옆 식당에서 시원한 맥주와 함께 맛있는 점심을 먹노라니 늦게 하산한 서울 분들이 도착했다. 고생하셔다는 말과 함께 맛있는 점심을 마치고 우리 일행은 첫날 타고 온 버스에서 등정증명서를 받고 다들 좋아라 한다. 수트라하버호텔까지 가는 동안 잠을 청해 볼 요량으로 눈을 붙여도 도로사정이 영 좋지 않아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그냥 눈만 말똥말똥 2시간30분 동안 차창 밖 풍경에 이 생각 저 생각 하다보니 제주도에서 태풍피해가 많다는 메시지를 받고 맘이 찹찹해진다. 호텔에 도착 후 한국식으로 저녁식사를 하고 가이드와 우리끼리 간단한 회식자리를 마련했다. 가이드가 살아온 날과 산행에서 좋았던 것들 모든 것을 풀어놓고 이야기꽃을 피우는 사이 밤은 점점 깊어갔다. 다음날 마누깐섬에서의 즐거운 일들을 뒤로하고 쇼핑과 저녁식사 후 코타키나발루공항에 도착 간단한 출국수속을 마치고 드디어 밤 11시30분 말레이시아 항공편으로 인천국제공항에 도착 후 9시40분 티웨이 항공편으로 제주도에 무사히 도착했다
이번 해외원정 산행을 뒤돌아보면 무리한 산행일수도 있지만 얻은 것도 많고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하는 산행이었다. 다만 오름사랑회 회원들이 많이 참석하지 못한 점이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약속드리고 싶은 것은 앞으로 격년제로 해외원정 산행을 계속 추진할 계획이고 많은 회원들이 참석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많은 경험과 축적된 노하우가 나의 삶과 우리 오름사랑회 발전에 큰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