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민주지산(岷周之山:1,241.7m) 산행
- 2012년 2월 19일
* 참석 인원 : 산내들 산악회원 27명
* 산행 일시 : 2012년 2월 19일. 07:07 〜 18:03
* 날씨 : 맑음
기온: 전국 한파주의보 내림
오전 ; 영하 7도 〜 영하 3도. (체감온도 영하 8도 - 정상 지점)
오후 ; 영하 2도 〜 영상 2도. (체감온도 영하 2도 - 하산 지점)
바람: 없음
* 장소 : 민주지산 - 충북 영동군 상촌면(인기순위 ;30위)
* ☞ 산행 코스
; 한천 주차장(표고 430m) → 갈림길(우) ; 민주지산 지름길 →제7지점
(좌 ; 119 표지판) → 무인 대피소 → 민주지산 정상 → 석봉 방향 120m
→ 쪽새골 갈림길(좌) → 황룡사 → 한천 주차장
( 원점 회귀코스 ; 8.2K, 휴식 및 점심시간 포함 4시간 30분)
* 05:00분 기상
2월 들어서 개학을 하니 잦은 음주로 인하여 감기 기운이 있더니....
그 후유증으로 잦은 기침을 하니 기분이 상쾌하질 않아서.....
각호산에서 민주지산으로 산행을 한다니, 본인은 제7지점(119 표지판)에서 하산(속새 골)을 하려고 마음을 먹고 아침 식사를 하였다.
하영창 산행대장님과 공희준 총무님은 오늘의 산행을 위해 1주일 전에 (2/12 ;일)에 사전 답사를 하고 왔다.
회원님들의 안전 산행과 산행시간을 체크하기위해서.....
즉 우리 회원님들의 수준에 맞추어서 코스 점검 차 다녀왔다고 한다.
이렇게 노력하시는 두 분을 위해 우리 모두 박수를 보냅니다.
박 ~~~~ 수~~~~~!
* 07:07분 출발
오늘 회원님들이 적어서 버스 안에 한가(?)하다.
43명이 예약을 하여 27명이 출발을 한다고 하니.....
한파주의보가 내렸다고, 날씨가 춥다고 빠지면 곤란한데....
이런 걱정은 본인도 다른 산악회의 초대 총무를 하여 잘 알고 있지만.....
이 산행 기를 읽어 보시는 회원님들은 좀 각성을 하시어 산악회 발전을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07:16분 내서 IC 통과,
07:18분 칠원 요금소를 통과하여 버스는 순조롭게 운행을 한다.
* 07:22분 총무님과 산행대장, 부대장님이 3층 백설기 떡과 오렌지 주스를 분배해 준다.
오늘 절기는 우수(雨水)라 이제부터 비가 내린다는 절기인데.....
차창 밖의 날씨가 추워서 인지 차장에 얼음이 얼어 버렸다.
오는 산행을 가는 각호산은 고자리재에 있는 도마령에서 시작된다.
고자리재는 도마령 동쪽 상촌면의 ‘고자리’ 마을은 옛날 높은 정자가 있었기 때문에 ‘고정(高亭)’이라는 이름이었는데 ‘고자리’로 변했다고 한다.
또한 도마령(刀馬嶺)은 옛날 한 장군이 칼을 비껴 차고 말을 타고 넘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각호산(角虎山:1,202m)의 이름은 이 산에 뿔 달린 호랑이가 살았다는 전설에서 생긴 이름이라 한다.
각호(角虎)가 ‘뿔 달린 호랑이’를 뜻한다.
이 이름 외에도 이 산은 쌀개봉과 배거리봉이라는 별명이 있다.
각호산의 머리를 이루는 바위봉우리(표석이 있음)와 건너의 농바위가 V자 모양을 이루고 있는데, 이 V자 모양은 옛 디딜방아를 받치는 쌀개 모양이어서 쌀개봉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이다.
배거리봉이라는 이름은 아주 먼 옛날 엄청난 홍수로 들과 산이 물에 잠겼을 때 각호산 근처를 지나던 배들이 이 산 바위에 배를 걸었다 해서 붙여졌다 한다.
그러나 어떤 지도에는 주봉 동쪽의 1097m봉을 배거리봉으로 표기한 것도 있다.
*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TV에서는 KBS 2에서 영상앨범 山이 방영되고 있다.
호주의 테즈메니아로 지칭되는 프레이시넷 국립공원 내에 있는 크레이트 산이다.
이군열 씨가 굴스베이 캠프에서부터 산행하면서 찍은 풍광과 해안 길을 보면....
나도 올해는 국내에 있는 섬과 해안 길을 좀 다니고 싶다.
개인적으로 가고 싶은 섬은 장사도, 연화도, 청산도, 금오도, 진도.....
과연 얼마나 달성할 것인지 모르지만.....
* 08:02분 남성주 휴게소 도착, 08:26분 출발.
차가 출발 하자 하영창 산행대장님이 산행 안내서를 배부한다.
안내서에는 민주지산만 산행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즉 한천 주차장(표고 430m) → 갈림길(우) ; 민주지산 지름길 →제7지점(좌 ; 119 표지판) → 무인 대피소 → 민주지산 정상 → 석기봉 방향 120m → 쪽새골 갈림길(좌) → 황룡사 → 한천 주차장이다.
어~~~~~~~~~~~~~~~~!!!
개인적으로 가고 싶지 않은 코스라 순간적으로 정말 당황했다.
민주지산만 말하면 개인적으로 상당히 착잡하고 담담한 마음이 듭니다.
즉 민주지산은 지금 6번째 산행하게 되나 별로 가고 싶지 않은 곳(?)이라고 밝혀 두고 싶고, 할 말은 많으나 답답하여 말을 할 수 없는 기분입니다.
먼저 운명을 달리한 전우들을 위한 간단한 제사(?) 준비도 하지 않았는데.....
물론 단체에서 가니 하는 수 없이 같이 갔고, 오늘도 가고 있지만.....
민주지산은 갈 때 마다 겁(?)이 난다.
아니 정확한 표현은 우선적으로 겁을 집어 먹었다고 할까요?
* 신용희 회장님의 인사에 이어,
이런 저런 생각에 잠겨 있는 나를 갑자기 소개 시키니.....
순간적으로 한 번 더 당황했다....!
회장님의 〝청산은 나를 보고〞라는 시를 읊어주니 정말 분위기 업!!
이어서 하영창 산행 대장님이 산행코스를 변경하였다고 설명을 한다.
각호산에서는 풍광도 좋지 않은데....
오르고 내림이 너무 많아서....
민주지산만 산행하기로 하였다고 한다.
아이젠은 갈림길에서 하고,
좌측으로 민주지산 지름길로 2시간가량 오르면 제7지점에서 좌측으로 산행하여, 무인대피소에서 점심 식사를 한다고 하였다.
* 물론 겨울철 설경 산행지중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산행지중의 하나로 민주지산을 들 수 있겠다.
이 명칭을 처음 들었을 때 좀 이상야릇한 느낌이 들었는데, 민주라고 하면 바로
"국민이 주인이다"이라는 의미의 민주(民主)라는 단어가 연상되기 때문일 것이다.
더구나 민주지산하면, 반드시 등장하는 지역민 화합의 상징물이 설치되어 있는 삼도봉(경북. 충북. 전북 경계지역)의 이미지도 한몫해서 왠지 좀 거부반응까지 느끼게 하는 구석도 있었다.
민주지산(岷周之山)을 한자 의미대로 풀어 보면, 岷(볼 민), 周(주변 주), 之(...의, 지), 山(뫼 산) 인데, 이를 나름대로 알기 쉽게 해석해보면.....
'두루두루 산을 볼 수 있는 산'이란 뜻이라고 생각이 되는데.....
* 공희준 총무님이 오늘 찬조해 주신 분들을 소개를 한다.
1. 정원국 산행 부대장님 .......................... 오징어 1축, 돌김 2속
2. 숲속포장............................................ 떡 3되, 소주1BOX
모두 박~~~수~~~ !!!
찬조하시는 분 덕분에 산내들 산악회가 나날이 발전하고 더욱 화목한 분위기를 조성할 것입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잘~~~~먹고,
잘~~~~~활용하도록 하겠습니다.!!!
* 공희준 총무님이 3월 산행지인 진도의 접도에 대해 소개를 한다.
접도의 웰빙 산행코스는 제1코스가 1시간,
제2코스가 3시간인데,
우리는 제2코스를 택해서 해안의 산자락이 풍화 작용으로 천연단애를 이룬 자연경관이 최고라고 한다.
본인도 산행해 보지 않은 곳이라 기대가 높다.
진도에 가려면 차량 운행 시간이 만만치 않은데....
그기에 돌아오는 시간도 늦어 질 터인데....
회장님과 집행부가 알아서 잘 이끌 것으로 믿고.....
* 민주지산은 1998년 3월 방한 준비도 없는 상태에서 훈련을 나선 특전사 군인들이 폭설과 악천후로 인해 0명의 고귀한 생명을 잃는 사건이 있었던 산이다.
물론 이 사건이 방송을 타면서 모든 사람에게 이름을 알리게 된 계기가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방송을 통해 그때의 사건을 조명하고 죽은 자의 넋을 기리는 드라마가 방송되었는데, 그 제목이 '아! 민주지산 '이었습니다.
나와는 직접 관계있는 사건을 기억나게 하는.....
군 3년 동안 땀과 고통으로 점철되고 지워지지 않은 흔적이 남아있는 산입니다.
그 방송을 보고서 얼마나 술을 먹었는지 .....
그 후 산을 찾았을 때 사고의 추모비를 세웠다고 하지만, 찾아 볼 수 없었다는 아쉬운 점이 있다. (아무리 찾아보아도 없음 )
하여튼 조용히 명복을 빌고 싶다.
* 물론 지금은 세상이 좋아서 군에서 1명의 사건이 있어도 사건이 밝혀지지만....
과거에는 알려지지 않는 숱한 사연을 가진 어머니와 같은 산입니다.
세월을 35년 정도 거슬러......
1969년도 무장공비 청와대 습격 사건(김신조)이 후 강화된 군 전력향상과, 해안 무장공비 침투를 막기 위해 만든 전력화 돤 부대.....
학교 다닐 때 운동(?) 잘 한다고 강제로 훈련 받고 배치된 부대.....
민주지산에서 1977년도의 동계 혹한기 훈련 및 천리행군에서 세상을 달리한 전우들의 넋은......!!!
* 나도 그들과 생사고락을 함께 한 피땀 어린 훈련이었습니다.
겨울 혹한기 체감온도가 영하 30도를 오르내리는 비트 속에서.....
갑자기 내린 폭설로 전우들의 일부가 질식사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당시 우리는 민주지산의 근처인 금마(지금은 전북 익산시로 승격)의 미륵사지 탑 근처에 있는 부대였고, 대부분 삼도봉 쪽에서 훈련을 하였다는 것만 밝힙니다.
따라서 오늘의 산행 기는 그리 밝게 쓰지 못함을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정말,
아~~~
민! 주!! 지!!! 산!!!!
이~~~~ 여 !!!!!
그 시절의 마음을 담은 글을 오래 전에 써 놓은 것이 있는 데 그것을 소개하면
젊은 넋에게
오늘이야
당신들이 누운 자리를 느끼고 있습니다.
한 번도 느끼지 못했던 전우애가
이제야 마음을 통해 전해짐은 .....
여태껏 당신들을 진정으로 생각하지 못했던
저의 냉정함이었습니다.
오늘 당신들과 함께한 길을 생각해 봅니다.
그 길 어디에도 우리를 위한
시간은 없었던 삶들 이었습니다 !
자신을 위한 것은 없었습니다.
그렇기에 세상 어디에도
당신들의 흔적은 남아 있지 않습니다.
낯선 타향 땅에서
조국을 위해
땅에서 뛰고 구르고 기는 고통의 연속
낮과 밤의 하늘을 나르며....
생사를 넘나드는 훈련으로
젊음을 불태웠던 우리들 !
당신들이 살아생전 나에겐 건 낸
화랑 담배 한 개 피!
반합의 밥 한술 !
땀과 흙으로 범벅된 까만 얼굴에
하얀 이를 드러내며 씩 웃는 웃음이
나를 향한 당신들의 사랑이었습니다.
흔적 없는 이 땅에 꼭 남아 있는 하나만은
우리들이 생사를 함께 했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습니다.
나에겐 세상 무엇보다 값진 삶이었음을
몸의 깊은 고통이 있고 나니
이제야 알았습니다.
당신들을 위한 모든 것을 버려가면서도
나와 운명을 함께하려던 전우애 !
무에서 유를 창조하려는 불굴의 의지 !
매복과 침투, 고공 낙하의 공포 !!
나의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는 원천이었음을
이제야 알았습니다.
이 시간이 지나면 당신들을
또 잊을 지도 모릅니다.
언제나 당신들의 사랑만은
오늘의, 내일의 나를 지키고 있음을
민주지산의 넋이여 ~ ! ! !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2006년 12월 17일 오후
삼도봉에서 먼저 간 전우들을 위해 - 배종우
* 09시 12분 버스는 황간 IC를 통과하여 우회전 한다.
한천 주차장을 가려면 좌회전을 해야 하는데....
직진을 한다.
새로운 길이 있는가?
나중에 알았지만....
기사님도 민주지산이면 도마령으로 가는 줄 알았다고 한다.
ㅎㅎㅎ
* 09:59분 한천 주차장에 도착.
모두들 장비를 챙기고, 많은 회원님들이 멀미를 한다....
기사님이 고갯길을 너무 급하게 운행을 해서 그런가?
이곳이 전국적으로 유명한 물한 계곡의 입구이다.
물한 계곡의 맨 위 마을의 이름도 찬 샘이라는 뜻의 한천(寒泉)이라는 마을 이름을 따서 한천 주차장이다.
이 계곡은 해발 1000미터가 넘는 고산준령의 원시림에서 사시장철 끊이지 않고 옥수가 흘러넘치는 곳.
충북, 전북, 경북 등 삼도(三道)가 한데 모인 삼도봉과 수려한 준령 석기봉 사이에서 발원하는 계곡과 영동의 최고봉 민주지산과 석기봉 사이에서 발원하는 계곡이 합쳐져 또 다른 계곡을 형성하며 흐르고 있다.
이 계곡은 영동군 상촌면 물한리를 지나 상도대리까지 12.8km에 이르는 매우 긴 계곡을 형성하며 흐르는데 이 계곡을 일컬어 ‘물한계곡’이라 한다.
* 10:10분 단체 사진을 찍고 출~~~발~~~!!
계곡 입구에 민주지산 산행 안내도가 있다.
올 때 마다 느끼지만 해마다 사람이 많이 붐비는 곳은 올 때마다 달라진다.
이곳도 이제는 제법 넓은 길로 만들어져 있는데....
지자체에서 상당히 신경을 많이 쓰고 있음을 느낀다.
영동군 상촌면에 위치한 이 계곡은 여름철에만 100만명의 행락객들이 다녀가고.....
휴가철이 시작된 7월 말부터 계곡의 좋은 위치에서 휴식을 즐기려는 행락객들의 자리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 10:20분 황룡사 도착
황룡사는 최근에 중창했다고 하나, 앞 건물은 콘크리트로 지어서 사찰의 아늑한 멋은 없고 뒤 건물은 단아하고 아름답다.
모든 분들이 절의 이름에 비해 크기가 적어서 실망하지 않았는지....
황룡사 옆에서 오른쪽으로 올라가면 각호산으로 가는 각호골이다.
황룡사 인근의 계곡은 물한 계곡의 명소중의 명소로 폭포와 크고 작은 바위, 울창한 숲이 어우러져 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그곳에서 그 아래 마을과 마을, 숲과 숲을 지나면서 계곡은 넓게 흐르기도 하고 협곡을 지나기도 하는데,
넓게 흐르는 곳은 노천수영장이요,
협곡을 흐르는 곳은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계곡의 비경을 즐기는 명소이다.
거기에 숲이 어우러지면 환상의 피서처이다.
이제 본격적인 물한 계곡이다.
이 계곡은 상류부터 하류까지 유리알처럼 맑은 물이 흐르지만 지금은 얼음으로 뒤덮여 있다.
계곡의 묘미는 맑고 시원한 물이 흐른다고 해서 다가 아니다.
낙엽송 숲길과 잣나무 숲길도 멋 중에 하나이다.
* 10:40분 갈림길 도착.
간이 화장실이 있는 오른쪽으로 오솔길 등산로(민주지산 지름길)가 나 있고 산악회 리본들이 주렁주렁 달려 있다.
민주지산 3Km 안내 표지판이 있다.
속새 골로 올라 민주지산 정상으로 오르는 샛길이며 지름길이다.
속새 골 계곡 따라 오르는 이 등산로는 돌밭에 경사가 있어 힘이 든다.
눈이 많이 쌓여있으면 더욱 그렇다.
개울을 건너 계곡으로 들어서면 다시 돌밭 경사지가 우리를 반긴다.
울창한 나무들이 하늘을 가리고 왼쪽 계곡에는 하얀 눈이 앞을 가려 안경이 희뿌옇게 변한다.
* 이제부터 본격적인 산행이다.
산행 초입부터 이상하게 산에 오르기 싫은 기분이 든다.
집사람(뽀로로)도 미적 거린다.
이제 5학년 중반도 제법 넘어서니......
힘이 드는 모양이다.
그래도 천천히 가면서 함께 가야지.....
함께 다녀야 한다는 것을 이제야 서서히 느낀다.
경사 길에서 미끄러지고 헉헉거리는 숨소리와 하얀 입김, 그리고 계속 불어오는 바람과 하얀 눈의 세상.....
이것 모든 것을 맛보려고 눈꽃 산행을 하지 않았든가?
따뜻한 집에서 조용히 TV를 보는 사람은, 왜 추운데 사서 고생하냐고 할런지 모르지만 이것은 눈 산행을 한사람만이 가지는 환희와 축복의 기쁨이 아닌가?
땀에 젖은 모자를 닦으며 주변을 둘러보니 너무도 상쾌하다.
아~ ~~ ~~~
너무도 기분이 좋다.
내가 나르는 것 같고, 신선이 된 듯한 기분 !
정--- 말!!
이 맛이야 !!!
그러나 호흡이 거치러 질수록 기침이 심하게 난다.
콜~~록~~~!
콜~~록~~~!!
* 11:20분 민주지산의 속칭 깔딱 고개에 접어들었다
울창하던 수림은 지나고 산죽들이 보이고 눈이 소복이 내려 앉아서 다소곳이 인사를 하는 듯싶다.
너덜길이 끝이 났지만 경사가 심해진다.
숨소리가 거칠어지고 다리에 힘이 더 가해진다.
눈이 쌓여 있으니 조심해서 발걸음을 옮기고 아래를 내려다보고 걸으니 목이 아플 수밖에.....
차가운 공기는 겨울을 머금고서 폐부 속으로 잦아들고, 허리춤으로 스멀거리며 파고들던 땀방울이 기쁨을 말하듯 열기를 발산한다.
눈의 향연에 더욱 마음은 맑아지고, 바람과 부대끼는 나무의 윙윙거리는 소리.
바람이 산죽 잎을 뜯고 있다.
바람은 하얀 속살 같은 물을 흩어 놓으며, 헤어지는 아픔을 기쁨으로 승화 시키는 정성으로 소복이 내려앉기도 하고, 어떤 때는 휘몰아서 한쪽으로 내 팽겨 치기도 한다.
넋을 놓고서 바람의 장난에, 자연의 오묘함에 발길은 마냥 떨어질 줄 모르고 디카의 셔트로 마음을 정화해 본다.
* 12시 10분 제7지점(119 표지판) 도착
이 곳이 각호산과 민주지산 등산로의 갈림길이다.
울창한 수림에 갇혀 포로가 된 기분이었고, 너덜 길을 걸었지만 전혀 거부감이 없었다.
이제부터 능선 길이다.
바람이 세차고 상당이 차갑다.
제일 뒤처져서 오르니, 우리부부와 산행 대장 부부가 제일 꼴등이다.
ㅋㅋㅋ
이제 무인 대피소까지는 25분가량 걸리니 빠르게 가야 하겠다.
바람과 사람이 너무 많아서 속도를 낼 수가 없다.
* 12:34분 무인 대피소에 도착.
회원님 일부는 식사를 마쳤고, 일부는 마치고 있다.
대피소 안으로 들어가니 만원이다.
장삼인 부회장님이 식사를 하던 장소에 비집고 들어가서 식사를 서둘러 했다.
배가 고프다고 식사를 빨리하니 소화력이 점차 떨어짐을 서서히 느낀다.
하영창 산행 대장님이 가져 온 소주와 곁들여 맛있게 점심을 먹는다.
공희준 총무님이 석기봉으로 간다고 하며, 산행 대장님과 부대장님은 회원님들을 인솔하여 쪽새 골로 하산하라고 한다.
점심을 다소 서둘러 먹고서 민주지산 정상을 향한다.
* 13:10분 민주지산 정상에 도착(1,242m)
정상에 오니 사람이 혼잡스럽다.
황룡사에서의 갈림길에서 곧 바로 민주지산을 오른 사람들과 각호산에서 오른 사람들로 인하여 복잡하다.
그런데 정상에는 정상석이 두개임을 발견한다.
하나는 1,241m로 표기된 충북 영동에서 세운 정상 석,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1,242m로 표기된 전북 무주에서 세운 정상석이 따로따로 세워져 있다.
삼도봉에서의 화합이 정상에서 빗나 갔나 ???
고도는 아마도 1,241.7m가 맞는 것으로 판단된다.
정상은 너무나 평범한 바람이 많은 산이다.
그러나 정상에 올라 사방을 둘러보자 왜 민주지산이란 이름이 붙었는지 저절로 알게 해준다.
덕유의 줄기를 시작으로 사방 어느 곳을 둘러봐도 막히는 곳이 없다.
보통의 산들은 자신의 몸으로라도 조망을 가리는 것이 보통인데,
이 산은 주변의 산들이 높아서인지,
아니면 마음씨가 좋아서인지,
석기봉, 삼도봉 너머의 산들도 전혀 가림이 없다.
덕유산. 마이산. 대둔산. 서대산. 속리산. 주흘산. 백화산. 황학산. 금오산. 가야산. 거망산......
그리고 그 사이의 크고 작은 이름 모를 산들의 물결.
1월 산행에는 장쾌한 일획의 산들에 가슴 뜨거웠는데,
오늘은 넘쳐나는 산들의 파도에 치여 마음이 전복될 것 같다.
어느 한 곳에 서서 이렇게 많은 산들을 볼 수 있는 장소가 대한민국에 또 있을까? 내 생각으로는 없을 것 같은 느낌이다.
현장에 있는 회원님들과 사진을 찍고, 주변 풍광과 메모를 하고서 급히 정상에서 내려온다.
장갑을 벗고서 사진과 메모를 하려니,
손이 너무 시리고,
시리다 못해서 아프다.
ㅇㅇㅇ
메모 한 내용을 옮겨 보면....
산, 하늘, 구름, 바람
산은 오르는 자의 것이다.
삶의 베개요 방석에 땀을 적셔보지 않았다면
광활한 산의 명료함을 논하지 말고
오르려는 자는 올라야 한다.
하늘은 나르는 자의 것이다
삶의 이부자리가 피어나는 반가움을 느끼지 않았다면
영롱한 파아란 빛을 논하지 말고
나려는 자는 날라야 한다.
구름은 떠오르는 자의 것이다.
삶의 병풍에 흐르는 물소리를 첨가 시키지 않았다면
자연의 오묘한 조화를 논하지 말고
떠오르는 자는 떠올라야 한다.
바람은 흐르는 자의 것이다.
삶의 술 향기로 사랑을 맡지 않았다면
눈동자 속에 사랑이 보인다고 논하지 말고
흐르는 자는 흘러가야 한다.
하늘과 구름, 바람이 산을 사랑하고
산과 하늘, 구름과 바람이 술을 좋아하니
오늘은 이 모두를 즐기고 만킥을 하니
나는 꼭 신선이 되기를 원할 것인가?
2012년 2월 19일 정오 무렵
민주지산 정상에서 - 배 종 우
* 앞에는 석기봉(1,200m)이 가까이 보인다.
과거 석기봉에 갔을 때 석기봉은 주위는 암봉이고 전망이 일품이다.
육산의 위용이 지리산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는 개인적 생각을 하면서 능선 산행의 묘미를 한껏 눈으로 본다.
양 시야에 들어오는 이 탁트인 조망!
시원하고, 모든 것이 뻥 뚫린 듯한 느낌이다.
세상천지가 다 내 것이 된 듯하다.
밋밋하던 산 능선이 일순간 활기에 찬다.
바위를 통하여 보는 산들의 물결이 한결 운치가 있다.
* 이어서 삼도봉 (1.177m)도 눈앞에 보인다.
경북, 충북, 전북이 하나 되어 삼도봉 이라고 한다.
매년 10월에10일에는 삼도의 사람들이 모여 제를 지내고 화합을 기원 드린다 한다. 남서쪽으로 덕유평전의 위용이 하얗게 잡히고 북서방향으로 석기봉, 민주지산, 각호산이 눈에 들어온다.
참 대단한 산들의 물결이다.
만약 저 물결 위에 눈보라가 내린다면, 저 굴곡과 출렁임과 드러나는 뼈대들의 명암을 어찌 다 말로 표현할까?
* 13:20분 민주지산 정상에 있던 5명의 회원님을 모시고 하산을 한다.
13:29분 석기봉, 황룡사 갈림길에 도착.
황룡사를 향해서 좌회전하여 하산을 서두른다.
쪽새골은 위치가 남동쪽을 향해 있는데, 보통의 산들은 남쪽 방향은 눈이 녹는데.....
민주지산의 쪽새 골은 5월이 되어도 잘 녹지 않은 것은 덕유산의 영향 때문일 것으로 짐작한다.
눈의 향연 속으로 푹 파묻혀 가면서 스키 타듯이 하산을 한다.
김명자님과 뽀로로님도 하산은 빠르게 한다....
40분가량 하산을 하니, 내림 길이 편해졌고 뻣뻣해진 다리의 근육이 풀린 듯 뽀로로님의 발걸음이 정상을 되찾고 있었습니다.
ㅎㅎㅎ
* 특히 하산 마무리 부분의 낙엽송 지대는 그 곧고 시원한 나무줄기들이 마음을 즐겁게 해준다.
낙엽송, 히말라야시야 등 꼿꼿한 나무들을 볼 때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한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곧고도 곧게 하늘로 뻗어 있는 나무들을 볼 때마다,
어떻게 삶을 저렇게 살아 갈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과 부러움을 갖는다.
삶이라는 것이 옹이도 있고, 가지도 갈라지고, 때로는 옆으로 휘어지기도 하는 것인데.....
저런 삶은 과연 행복할까?
모르겠다.
전에는 분재와 같은 삶이 아름다워 보였는데.....
지금은 저렇게 곧은 낙엽송도 좋아 보임은 왜 그럴까?
그만 큼 속세에 시달려서 그런가???
* 15:02분 한천 주차장 도착
민주지산 산행을 마치고 등산화 끈을 풀고서 휴식을 취하니....
남으로는 삼봉산과 대덕산으로,
북으로는 화주봉과 황악산으로 이어지는 저 대간 길을 눈으로 즐기고.....
온 산을 뒤 덮은 하얀 눈이 내뿜는 냉기에 맞서 산에 올라서자 변화무쌍함이 바로 인생이다 싶었습니다.
오늘 아침과 지금.
몸은 피곤하지만 산을 마음껏 보니 기분이 좋다.
그냥 산이 좋다.
산에 올라와 바라보는 풍경이 좋고,
몰랐던 지역을 알아 가는 것이 좋고,
산을 오르며 흥건히 흘리는 땀과 시원하게 열리는 가슴.
자신에게 정직해지는 맑은 정신.
그냥,
그런 것이 좋을 뿐이다.....
* 15:22분 한천 주차장에서 출발.
버스가 출발하니 정원국 산행 부대장님이 찬조하신 오징어를 2인에 1마리씩 분배해 준다.
감사합니다.!!
뽀로로님은 조금 먹고, 나머지는 내가 다 뺏어 먹어 버렸다.
ㅋㅋㅋ
공희준 총무님이 3월 산행지인 접도에 대해 다시 안내를 한다.
15:55분 영동고속철길 밑으로 통과하고,
16:00분 황간 IC를 통과 하였다.
* 16;10분 공희준 총무님의 사회로 산내들 노래방이 시작 되었다.
상품은 정원국 산행 부대장님이 찬조하신 돌김 2속이다.
심사위원장으로 본인을 내세우니.....
정말 초등학교 때부터 노래는 못하였는데.....
그래도 시키면 해야 죠 ?
1. 강정철님의〝별아 내 가슴에〞
2. 이선태님의〝사랑2〞
3. 김석희님의〝무조건〞
4. 성필수님의〝서울의 밤〞
5. 허종술님의〝영영〞
6. 진미진님의〝어쩌다 마주친 그대〞
7. 초대가수 배종우님의〝〞고향 역
8. 곽상순님의〝일편단심〞
* 16:45분 남성주 휴게소 도착, 16:59분 출발
9. 김석희님의〝뿐이고〞
10. 권태현님의〝하숙생〞을 끝으로 공식 노래방은 끝나고
시상 - 김석희
이선태님이다.
앵콜 송으로 이선태님의〝거짓말〞이 있었다.
* 17:31분 영산 휴게소 도착, 17:41분 출발
특별송으로 강정철, 허종술님의〝님이 오시는지〞
공희준님의〝조약 돌〞이 있었다.
17:52분 칠원요금소 통과,
17:54분 내서 IC 통과,
18:03분 내서 내 고향 아꾸찜 집 도착.
뒤풀이 행사로 아구찜과 소주를 곁들이며 차가운 삼계의 밤을 녹이고, 회원님들의 정겨움은 더욱 돈독해지기만 하였다.
두서없는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드리며.....
불편하고 기분 나쁜 생각은 떨쳐버리시고.....
아름답고 좋은 감정만 기억해 주시길 바랍니다.....
오늘은 근무가 없는데.....
산행후기 때문에 출근을 하니 젊은 분들이 눈치를 조금하는 것 같다.....
산행 후기 올려 두고 서둘러 퇴근해야 되겠다.
앞으로도 많은 격려로 산내들 산악회를 사랑해 주십시오.
이만 펜을 놓습니다.
감사 합니다.
첫댓글 수일 작가님의 민주지산의 군생활, 동료들의 안타까움등등... 여기까지 미처 헤아리지 못하고![^-^](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3.gif)
부득이하게 산행코스를 변경한점 여러모로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한편으론 회원님들의 좋은 추억으로 간직될 포대기 눈썰매 타는 모습들을 보면서 코스변경을
잘했구나 하는 생각도 잠시 했습니다.
과거의 무거운 추억 어제의 산행으로 모두 내려놓고 오셨으면 합니다,
좋은 추억의 산으로 남기를 희망하오며,
감칠맛 나는 산행후기 감사드리옵고
매월 계속되는 산행의 후기를 그려볼렵니다, 건강하십시요
총무님과 산행 대장님이 산악회를 위해 수고하시는 것에 비해서는, 너무도 보잘것이 없는 개인 생각입니다.
이제 민주지산에 대한 기억은 지워 버리고 마음은 벌써 따뜻한 진도의 접도에 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 보지 않은 곳이고, 꼭 가고 싶은 곳인데....
인터넷을 통하여 많은 공부를 해야 되겠고, 마음이 벌써 부풀어 오르고 있군요....ㅎㅎㅎ
가슴아픈 사연을 안고서도 이렇게 산내들을 위해 애써주시니 너무 감사 해요.
항상 꼴찌가는 저도 챙겨주시고 산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접도 산행때도 더 많은 가르침 기다릴께요.
앞으로 인어공주님과 뽀로로님과 함께 제일 후미를 책임(?)지고 산행을 합시다.
서방님은 전체를 위해 보내드리고.....
천천히 걸으면서 풍광도 즐기고, 산하도 음미하고......
저는 벌써 마음이 접도를 향해서 반쯤은 가고 있습니다.....ㅋㅋㅋ
앞에서 너무 좋은 말씀많이하셨어 할말이 없어요 ㅎㅎ^^ 나쁜기역은 빨리잊고 좋은 기억만하시길 바라며 산내들을위해 힘셔 주시와요 수일님의 글솜씨는 시인 아닌 소설가가 아니신지 의문이구만요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 하소서
무슨 극찬의 말씀이신지..... 몸둘 바를 모르겠군요..... 그저 학창시절 부터 조금씩 글을 옮기던 버릇이 있었을 뿐입니다. 방글이님의 찬사에 힘을 얻어 앞으로 열심히 후기 올리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수일님의 산행 후기를 읽으면서 참으로 마음 아픈 사연으로 훌쩍이다가 또 글을 읽으면서![즐](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12.gif)
건 시간을 떠올리며 혼자 웃다가 ........... 음으로 양으로 애써 주시는 여![~](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러 분들 덕분에 항상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 같아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한 수일님의 시![!](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4.gif)
감동적으로 읽었습니다![!](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4.gif)
![!](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4.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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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넘 짠
무지막골의 무지막한 스케이트가 정말 좋았다고 소문을 들었는데 ......
본인이 참석을 하지 못해서 옮기지를 못한 아쉬움이 있습니다.
이제 봄이 되면 본격적으로 산행을 나서 보려고 합니다.ㅎㅎㅎ
올 겨울은 연수 때문에..... 눈 산행과 여행을 하지 못한 여운이 남군요.
화면으로 멋진산행 이었슴니다 마음음 산에...득도후하산하면 행복한시간 가질때를 기다리며..
멋진후기 잘감상햇습니다 일등으로 읽고 댓글은오늘에야...축하합니다 교감선생님ㅎㅎ
서울에서 고생이 많습니다.
이번 주일에도 산행을 가고 싶어서리......
뽀로로는 놓아두고 혼자 갔다와야 되겠습니다.
민주지산 옛전우님들을 한번더 떠오르게 만드네요 그 덕분에 우린 행복하게 산우님들과 산과들을 누비고 다녀서 세삼...
멋진시로서 대신하셨네요 고맙습니다. 산행후기에 산내들 산우님들의 행복한 날이 더욱더 빛나게되어서..
참고로 그날이후로 7일간 궁디가 얼얼 했어요.ㅎㅎㅎㅎ 늘 행복하소서~~~~^^*
어~~~휴~~~!!!
7일간 몸이 불편하셨다니.....
이제는 봄이라 꽃을 찾기에는 조금 빠르고...... 진도의 접도에서 멋진 풍광을 함께 즐겨 봅시다.
저도 처음 가는 곳이라 상당한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