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악회(회장 전병구) 후반기 산악학술 세미나가 12월 14일 서울 강북구 번동 노스페이스 아웃도어문화센터에서 열렸다. 한국산악회 산악학술위원회와 한국산악문화연구소의 주관으로 열린 세미나 주제는 ‘청소년과 등산의 역할(부제-청소년을 PC방에서 구출하자)’이다. 호경필 학술이사의 사회와 김윤종 부회장의 인사, 김영도 원로 산악인의 축사로 시작된 세미나는 여섯 명의 발표자가 준비한 내용을 발표하는 것으로 진행되었다.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아웃워드바운드코리아 유한규 교장은 청소년 아웃도어 체험 교육의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 유 교장은 청소년의 인터넷 중독 실태와 폭력피해 실태, 흡연율 등 통계자료에 기반해 위기의 청소년들을 변화시키기 위해 새로운 체험 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아웃도어 체험교육이 여러 나라에서 긍정적인 학습 효과를 도출했음을 통계지표 를 들어 강조했다.
다음 발제자인 산림청의 이미라 산림휴양등산과장은 산림청에서 진행해 온 청소년 백두대간 생태탐방 등의 사례를 예로 들며 청소년 정서순화에 있어 산림청의 역할을 설명하고 향후 청소년 관련 등산프로그램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 노스페이스 아웃도어문화센터에서 열린 한산 산악학술 세미나.
박종한 한국산악회 부회장은 산악계의 청소년 관련 등산 활동을 열거하고, 청소년 등산활동에 도움이 될 만한 방안을 제안했다. 박 부회장은 “엘리트 산악인 양성을 염두에 두고 청소년 등산 활동을 생각해서는 안 된다”며 “청소년들이 폭넓게 등산을 접할 수 있게 해야 엘리트 산악인도 배출될 것”이라 강조했다.
한편 세미나에선 세 명의 현직 교사들이 체험을 바탕으로 주제발표를 해 눈길을 끌었다. 이형근 한양공고 교사는 ‘등산이 학교체육활동으로 가능한가’를 주제로 학교등산활성화 방안을 제시했고, 류문형 수도공고 교사는 ‘청소년 등산학교의 운영 프로그램 개발’이란 주제로 류 교사가 직접해 온 산악 프로그램들을 설명했다. 류 교사는 현직교사로서 청소년 야외활동에서 가장 어려운 점으로 학교장 승인을 꼽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산악연맹차원의 청소년 프로그램 공문 체계 확립 등의 조건을 내놓았다.
김영식 충주 예성여중 교사는 현장에서 청소년들과 부대끼며 체험한 사례를 진솔하게 전해 참가자들의 호응을 이끌었다. 2000년부터 여러 학교를 순회하며 산악부를 만들고 지도한 김 교사는 충주 중앙중학교 가금분교와 칠금중학교, 예성여중 학생들이 산악활동을 통해 변모한 사례를 설명했다.
특히 그는 “일선의 산악부 지도교사들이 사비를 털어 가며 열심히 지도하지만, 학교에서 승진 가산점이 없고, 교사 내부에서도 위험하다는 시각이 팽배해 어려움이 있다”며 “현직 지도교사들의 평균 연령이 50세 이상이므로 향후 5~10년 후엔 중·고교 산악부가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 전망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전국 청소년산악연맹 창립, 청소년 단체 등록을 통한 지도교사 승진 가산점 부여, 체계적인 지도교사 교육 등의 실질적인 방안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 여섯 명의 발표가 끝나고 참가자들과의 간단한 질의응답 후 세미나가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