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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은 아닙니다 한번 읽어 보시면 좋겠네요^^
자료출처 : http://cafe.naver.com/eoscinema
생존의 땅, 인류의 오래된 미래 SBS 창사 20주년 특집
<최후의 툰드라(The Last Tundra)>
SBS 창사 20주년 특집으로 제작된 <최후의 툰드라(The Last Tundra)>는 러시아 북단에 위치한 툰드라 지역의 자연과 유목민의 삶을 조명한다. 제1부 <땅의 노래>, 제2부 <툰드라의 아들>, 제3부 <곰의 형제들>, 제4부 <샤먼의 땅> 등 총 4부로 구성됐다.
미지의 땅, 툰드라 국내 최초 공개
정치적인 격변과 척박한 자연 속에서도 인류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담긴 땅, 툰드라. 툰드라는 러시아어로 ‘나무가 없는 땅’을 뜻한다. 겨울에는 영하 60도를 오르내리고, 한여름에도 기온이 10도를 넘지 않을 만큼 혹독한 추위 때문에 나무는 물론, 웬만한 식물은 자랄 수 없는 환경이다. 이번 다큐멘터리 <최후의 툰드라>를 통해 북위 60도 이북, 북극해를 끼고 스칸디나비아 반도에서 시베리아 북부, 알래스카와 캐나다까지 지구 전체 면적의 약 1/10을 차지하지만 인간의 발길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 미지의 땅 툰드라 지역을 국내 최초로 공개한다.
인류의 역사는 유목의 역사이며, 인류의 피에는 유목민의 피가 지금도 흐르고 있다. 그 노마드의 전형을 아직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는 곳이 바로 툰드라다. 툰드라에서는 사람도 움직이는 생태계의 일부일 수밖에 없다. 동물을 따라 함께 이동하며 자연의 순리에 맞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존방식은 수 천년 동안 전해 내려온 자연과의 공생에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그들의 삶 또한 천연자원 개발과 지구 온난화 등으로 위협받고 있다. 툰드라의 지반은 한여름에도 녹지 않는 영구동토다. 툰드라가 우리에게 보내는 무언의 메시지는 바로 이 영구동토가 녹고 있다는 것이다. 영구동토가 녹으면서 발생하는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25배나 강력한 온실가스다. 그리고 이 메탄가스의 방출은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5배나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대로 간다면 앞으로 20년 뒤에 툰드라는 사라질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곧 우리의 삶까지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되고 있다.
<최후의 툰드라>를 연출한 SBS 장경수 프로듀서는 “이번 다큐멘터리는 작년 11월부터 기획해 1년간 제작했다”라고 말한 뒤, “툰드라가 지구본을 위에서 봤을 때 땅의 윗부분, 북위 60도 부근으로 러시아 땅의 끝 쪽이라고 보면 된다. 이곳은 변방이라 외국인의 출입이 금지되어 있으며, 허가를 받아야만 출입할 수 있다. 그것도 러시아가 자본주의가 된 지 얼마 안되었기 때문에 선진국 언론도 못 들어가다가 2000년 초부터 들어가기 시작한 것이다. 영국의 BBC, 독일의 GBF, 프랑스의 채널1 등 유럽의 국영 방송국에서도 몇 번 들어간 정도다. 들어가서도 1주 내지 2주, BBC가 4주 겨울만 찍은 것이 가장 오랜 기간 찍은 것으로, 1년 4계절을 담아낸 것은 SBS가 세계 최초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 수출 콘텐츠로서, 영화로서도 충분히 가능성이 큰 희귀한 콘텐츠가 될 것”이라고 덧붙여 말했다.
SBS 장경수 프로듀서
SBS는 이번 다큐멘터를 통해, 러시아 정부의 허가와 제작기간, 제작비 등의 문제로 접근하지 못했던 시베리아 북부 지역을 조명함으로써 새로운 지구 환경 다큐멘터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더불어 국내외 방송에서 깊이 있게 다뤄지지 않은 시베리아 북부 유목 민족인 네네츠족과 한티족 등의 삶을 1년간 4계절의 변화 속에서 섬세하게 관찰해 담아냈다. 이를 통해 자연과의 공존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를 찾는다.
DSLR 카메라 캐논 5D Mark Ⅱ로 담아낸 뛰어난 영상미
다큐멘터리 <최후의 툰드라>는 DSLR 카메라 캐논 5D Mark Ⅱ로 촬영했다. 총 6대의 5D Mark Ⅱ를 준비했으며, 촬영감독만 4명이 투입되어 총 두 팀으로 나뉘어져 촬영했다. 툰드라 지역은 생활하는 것이 힘들기도 하고 사람들이 많으면 현지인들이 부담스러워하기 때문에 DSLR 카메라가 적합하고, 최대인원이 6명 정도만 들어가는 것이 좋다고 한다.
* 장비 운용 및 운용 시 어려움
툰드라 촬영에서 제일 큰 문제가 전기이다. 추운 지역이다 보니 배터리가 빨리 닳고, 충전하기 위해 발전기를 돌리게 되면 기름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름을 수급 받는 것 또한 문제가 된다. 현지 사람들과 함께 지내면서 촬영하려면 보통 2~3주는 거주해야 하고 중간에 도시를 다녀오는 것은 불가능하다.
장경수 프로듀서는 “툰드라에서 봄에는 비가 많이 오는데, 습기가 올라와 발전기 속도에 문제를 일으키거나 빈번하게 고장이 나서 수리하는데 힘들었다. 발전기를 돌리기 위해 기름을 가져와도 발전기에만 쓰는 것이 아니라, 현지인들의 스노우모빌에도 기름을 넣어줘야 됐기 때문에 매번 많은 양을 조달해 쓰기 어려웠다. 무엇보다 현지인들이 발전기 돌아가는 소리가 시끄러워 싫어했기 때문에 잠깐씩 발전기 돌려서 충전시켜야 했고, 전기가 모자라서 그날 촬영한 분량의 프리뷰도 자주 할 수도 없었다. 현지인들이 자기를 찍은 것을 보고 싶다고 해서 하루 날 잡아서 보는 정도였다. 파일을 옮기는 것도 엄청나서 확인을 잘 못하다 보니 파일 정리도 힘들었다”고 후문했다. 또한, “매우 춥거나 습한 날씨 때문에 장비가 고장이 나거나 운용 시 어려움이 많았다. 5D Mark Ⅱ 충전기 2개가 동시에 나간 적이 있었는데, 봄이 되면 습기가 많아 충전기도 고장이 빈번했다. 춥다 보니까 안경 낀 사람들은 뷰파인더를 볼 때 김이 서려서 볼 수 없었고, 뷰파인더 안에 김이 서려서 볼 수 없었던 경우도 있었다. 입김이 올라오면 안경이 즉시 얼어버려서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날씨였다. 카메라가 돌아간 것이 다행이었다”며 장비 운용 시 날씨문제로 인해 어려웠던 상황들을 전했다.
SBS 정기현 촬영감독님이 촬영하는 장면(상), 장경수 프로듀서(하)
메인 카메라로 사용된 5D Mark Ⅱ는 예상했던 것보다 온도 변화에 큰 무리가 없었고, 10분 이상 넘어서면 꺼지기도 하는데 다시 켰을 때 바로 작동됐으며, 원하는 장면들을 순조로이 담아낼 수 있었다고 한다. 또한, 망원, 기본 렌즈, 와이드 렌즈를 장착해 한 촬영감독당 2대씩 지원했기 때문에 응급 시 준비된 여분의 카메라로 촬영할 수 있었다고 한다. 5D Mark Ⅱ는 하이라이트에 약하기 때문에 눈이 쌓여 있고 검은 물체가 있는 경우에는 하이라이트가 날라가는 현상이 발생했다고 장PD는 전했다.
장경수 프로듀서는 “땅이 드러나면 눈과 대조되면서 하이라이트가 날라가 버린 화면도 많았다. 광선도 워낙 세서 평소에도 썬그라스를 쓰고 다닐 정도이기 때문에 인물을 잡으면 눈이 날릴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조명은 겨울에는 LED 휴대용 조명과 수중촬영용 특수조명을 사용했다. 수중촬영용 특수조명은 멀리 빔처럼 나가는 조명으로, 겨울에 이동할 때 썼고, 필터를 끼면 확산되는데 밤에 춤(Chum, 집을 일컫는 툰드라 말)을 찍을 때 사용했다”고 설명한 뒤, “툰드라 사람들은 조명을 쓰는 것을 싫어한다. 현지인들이 달라고 해서 곤란한 경우도 있었다. 밤에는 발전기를 돌려서 전구를 켜거나 촛불 1~2개를 켜고 등잔불 램프를 켜서 찍기도 했다. 5D Mark Ⅱ가 어두운 환경에서 강하기 때문에 촛불로도 촬영이 가능했고, 의외로 영상미 있는 화면을 담아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큐멘터리 <최후의 툰드라> 촬영을 맡은 안재민 촬영감독은 “5D Mark Ⅱ로 다큐멘터리를 촬영한다라는 말은 35mm 필름 카메라에 단렌즈로 다큐멘터리를 촬영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방송용 ENG 카메라라면 트라이포드, 충전기, 배터리와 테이프를 준비하면 되지만, 5D Mark Ⅱ는 적어도 단렌즈군, 줌렌즈군 몇 개씩을 준비해야 하고, 견착대, 팬텀 파워가 지원되는 프리엠프 필터 마이크 등을 준비해야만 적어도 ENG 카메라에서 잡을 수 있는 앵글과 오디오를 픽업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수많은 장비 중에 어떤 장비를 써야 효과적으로 촬영가능한지 알아보는데 많은 시간을 들인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안재민 촬영감독
안 감독은 “본인이 속한 최후의 툰드라 2팀에서는 5D Mark Ⅱ 3대, 7D 1대, 캐논 줌렌즈(16-35, 24-70, 70-200), EF단렌즈(50, 500), 시그마 20mm, 스테디캠 미니 레일, 저장장치로는 CF 메모리카드(32GB 60MB/S) 3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뷰파인더는 국산 바라본사의 프로파인더 3개, 오디오 장비는 프리엠프 3대, 붐 마이크 1대, 샷건 마이크 2대를 사용했다. 또한, 그날 촬영한 것은 저녁에 바로 저장을 하면서 날짜별로 원본과 백업본을 만들었는데 넥스토디아이 NVS2500을 이용했다”고 사용한 장비들을 소개했다.
* 현장 경험으로 전하는 5D Mark Ⅱ의 장단점
안재민 촬영감독은 ”5D Mark Ⅱ로 촬영할 때는 포커스, 노출, 감도 등을 수시로 조정해가면서 촬영을 해야 한다. 물론 AV, TV 모드 등으로 촬영을 할 수 있지만 매뉴얼로 촬영하는 것만큼 좋은 영상을 얻기는 힘들다. 스틸을 접해보지 않은 ENG 카메라맨은 그립감부터 낯설고, 카메라에 붙어있는 액정 모니터를 보고 포커스를 맞춰야 하는데, 한낮에는 모니터가 잘 보이질 않아 외부 뷰파인더를 부착해야 하고, 또 오디오도 동시녹음을 하려면 프리엠프를 달아야 한다”며, “외부마이크까지 달면 점점 무거워지면서 콤팩트한 5D Mark Ⅱ가 웬만한 방송용 HDV캠 만큼 부피가 커지고 그립감은 더 안 좋아진다”라고 설명한 뒤, “그러나 뮤직비디오, 드라마, 영화 광고 등 연출된 상황을 촬영하기에는 이만한 가격에 이렇게 좋은 영상을 담아내는 카메라는 없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안 감독은 “얼마 전부터 5D Mark Ⅱ로 다큐멘터리를 하려는 제작사로부터 전화 문의를 많이 받았는데, 언제나 똑같은 말을 한다”며, “별 어려움 없이 촬영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장의 스텝들이 5D Mark Ⅱ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다면 불가능하다고 대답한다. 이는 5D Mark Ⅱ가 다른 영상장비보다 역사가 오래되지 않아 발생할 문제에 대처하는 매뉴얼이 없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사전 지식 없이 현장에 바로 투입되면 낭패를 볼 수 있다”고 당부했다. 이어 그는 “예를 들어, 연출되지 않은 돌발상황을 타이트하게 잡고 싶은데 렌즈는 16-35mm를 마운트하고 있고 바로 렌즈를 70-20mm로 다시 마운트하고 Rec 버튼을 눌렀을 경우, 16-35mm와 70-20mm가 색수차가 있어서 완전히 다른 그림이 나올 수가 있다. 그리고 마운트하는데 시간을 소비해서 현장상황이 다르게 갈 수 있다. 색수차만큼 비슷하게라도 카메라의 화이트밸런스나 색감을 조정해줘야 하는데 그냥 찍으면 두 상황을 붙이기가 힘들어진다. 또, CF카드의 속도가 60MB/S 이하를 쓰면 그날 촬영분을 저장해야 할 때, 두 배 이상의 시간이 걸려서 누군가는 매일 밤샘을 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그리고 다큐멘터리에서는 현장 오디오도 영상만큼 중요하다. 5D Mark Ⅱ는 영상에 버금가는 오디오를 노이즈 없이 픽업하는 것이 쉽지 않다. 5D Mark Ⅱ는 관련 오디오 장비도 거의 없어 여러 가지로 다큐멘터리 촬영에 불편한 것은 사실이나, 몇 가지만 해결할 수 있다면 누구나 뛰어난 영상미가 돋보이는 다큐멘터리를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장경수 프로듀서는 편집작업에 있어서 “5D Mark Ⅱ가 편집이 매우 어렵다는 얘기가 있어 걱정을 많이 했는데, 새로 출시한 에디우스 6.2버전에서 5D Mark Ⅱ용으로 툴을 개발해 코덱 변환 및 편집이 쉽게 되어 문제 없이 방송 일정에 맞춰 편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 촬영하고 있는 안재민 촬영감독
최후의 툰드라는 러시아의 유목민, 그리고 샤먼(무당)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작품이다. 안재민 촬영감독이 속한 2팀은 제작기간 3개월에 거쳐 러시아 툰드라와 타이가 지역에 남아 있는 러시아 소수민족의 신성한 장소 샤먼의식 전통문화를 촬영했다.
안재민 촬영감독은 ”5D Mark Ⅱ의 힘이냐, 아니면 촬영감독이 잘 찍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많이 듣고 있다. 다만 촬영장비와 촬영하는 테크닉이 몇 가지 추가되었고, 그 상황에 내가 있었을 뿐이다. 어느 누가 찍어도 잘나온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한 뒤, “툰드라 깊숙한 곳에 타이미르 라마호수 끝자락에 있는 샤이탄산에서 촬영한 밤하늘이 매우 인상 깊다. 5D Mark Ⅱ의 최대 장점인 야간 촬영이었는데, 밤하늘에 눈 덮인 신성한 산 위의 구름 모습과 흘러가는듯한 별을 촬영한 것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라고 5D Mark Ⅱ의 영상미가 돋보이는 장면을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안 감독은 “5D Mark Ⅱ가 이미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메인 혹은 서브 카메라로 사용되고 있고, 뮤직비디오, 광고에서는 메인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장편 다큐는 아직까지 메인으로 자리잡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러나 내년쯤이면 5D Mark Ⅱ로 촬영한 장편 다큐멘터리가 더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큐멘터리 <최후의 툰드라>는 기존의 TV 다큐멘터리에서는 볼 수 없었던 5D Mark Ⅱ 특유의 화질과 색감의 영상으로 툰드라의 삶과 초현실적인 영구동토대의 아름다움을 선보인다.
지구의 땅 끝, 대지(大地)에서 펼쳐지는 환경, 문화 다큐멘터리
1, 2부에서는 네네츠부족, 3, 4부에서는 여러 부족이 나오는 등 전체적으로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담고 있다. 3부는 봄을 숭배하는 의식들을 통해 자연과 이들의 관계를 보여주고, 4부는 조금 더 발전해서 인간의 정신세계를 보여주며, 자원개발로 인해 샤머니즘과 전통의식들이 사라져 가는 현상들을 조명한다.
툰트라 지역 내에서의 이동은 상상을 초월한다. 도시에서 멀지 않아 300~400km면 갈 수 있는 거리지만, 문제는 교통수단이 많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다. 교통편으로는 헬기, 바퀴가 6개로 튜브 역할을 해서 호수에 빠져도 가라앉지 않는 뜨레꼴, 보트, 비제호드(장갑차) 등 4가지로 이동할 수 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 강이 녹기 시작하면 헬기를 제외한 교통수단 전부가 통용되지 않는다. 조금씩 툰드라의 늪지대가 드러나면 땅 자체가 딱딱한 땅이 아니고 갯벌같이 되면서 빠지기 십상으로 종종 조난사고가 발생한다. 이 시기에 툰드라를 다니는 방법 중 하나는 비제호드를 타고 가는 것인데, 이것 또한 쉽지 않다.
장경수 프로듀서는 “봄이 되면 먼 거리를 이동할 때 헬기로 가는 것이 최적인데, 정부로부터 허가 받는 것이 매우 복잡할 뿐만 아니라, 헬기 대여비가 엄청나 제작비 여건상 거의 이용할 수 없었다. 그래서 봄에 육로로 가는 비제호드를 타고 가다가 조난당할 뻔도 했다. 중간 중간에 강이 있는데 빠지면 떠내려갈 수도 있다. 강에 들어 갔다가 물이 차오르면 다 퍼내야 해서 무척 어려워진다. 현지 코디네이터도 어려움을 겪은 뒤로는 두 번 다시 못 가겠다고 할 정도였다”라고 툰드라에서의 이동에 대해 어려움을 토로했다.
* 움직이는 생태계, 툰드라 유목민의 대이동
툰드라에서는 사람도 움직이는 생태계의 일부일 수밖에 없다. 네네츠족이 유목생활을 하는 이유는 순전히 순록 때문으로, 순록들의 이끼를 찾아 계속해서 이동한다. 춤(Chum, 집을 일컫는 툰드라 말)을 해체하고, 순록 몰이를 하는 사람들 그리고 썰매를 끌만한 순록을 올무를 던져 잡는다. 여자, 남자,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모든 일은 계획된 것처럼 척척 알아서 진행된다. 이틀에 한번, 혹은 매일 한번 6~7천 마리의 순록들을 데리고 얌다찌(네네츠족 언어-이동이라는 뜻)를 한다.
장 PD는 “얌다찌 행렬이 마치 꾸불꾸불한 뱀 같은 모양으로 장관이다”라며, “3~4채의 춤을 가지고 친인척이 함께 하는 대이동에 촬영팀도 썰매에 사람을 태우고 장비를 싣고 가야 했다. 그러나 썰매를 몰아줄 사람이 없어서 직접 팀 내에서 몰아야 했다. 처음 썰매를 몰 때 순록들이 말을 듣지 않아 대열에서 떨어져 큰일날 뻔 했고, 많은 장비와 사람 5~6명이 이동을 해야 하는데 툰드라 사람들도 짐이 많기 때문에 짐을 맡기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매번 장비를 분산해서 옮기고 맡긴 장비들을 찾아가는 것을 반복하는 어려움을 감수해야 했다. 또, 나중에는 다 탈 수 없어서 3명 정도는 썰매 없이 걸어서 3~4km를 이동해야 했다”고 전했다.
유목생활 모습과 이동 전경을 항공 촬영한 장면
* 사람과 사람, 자연과 사람의 상호공존 방식
툰드라 부족민들은 외국인이나 외부인들이 와도 누구든지 환영하는 것이 전통이다. 그러나 이러한 환영도 3일까지만 가능한데, 관계를 형성되지 않으면 그 이상 머무는 것이 어렵다. 툰드라에서는 조난을 당할 수 있기 때문에 이유불문하고 무조건 받아주는 것이 툰드라의 전통이자 법칙이다. 툰드라 사람들은 외국인 손님이 오면 좁은 춤의 안방에서 같이 잠을 잔다. 여름에는 텐트도 쳤는데 현지인들은 자신들의 춤(Chum)을 놔두고 따로 자는 것을 싫어한다고 한다.
장경수 프로듀서는 “그 누구든지 자기들한테 오면 그들의 삶 속으로 녹아 들기 원한다. 재미있는 여담이지만, 마음에 들지 않으면 오지 말라고도 하는데, 한 촬영감독이 그분들에게 찍혀서 그런 경험을 당하기도 했다”고 일화를 전했다. 또한 그는, “단순히 제작진이 촬영만 하면 좋아하지 않는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관계 형성이다 보니 찍으면서도 관계 형성을 해야 했다. 관계 형성은 단순히 어울리는 것이 아닌, 노동하는 것을 말한다. 촬영감독이든 PD든 간에 일을 해야 했다. 일을 시킨다는 것은 구성원으로 본다는 뜻으로 고맙게 여기고 다녀와야 한다. 또한, 단계가 있는데, 여자와 애들이 하는 가장 쉬운 일인 물 길러 오는 것부터 맡긴다. 물을 떠오기 위해 썰매를 타고 멀리 가서 얼음을 깨고 물을 떠와야 했다. 겨울에는 얼음 자체를 가져와서 녹여서 쓰도록 도왔다. 봄이 되면 호수에서 물을 길러와야 되는데, 호수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에 무척 위험하다”며, ”물을 길러 오고 나무 해오는 일을 하기도 했고, 춤을 3일에 한 번씩 해체하고 이동하는데, 춤을 해체하고 만드는 일도 해내야 했다. 결국 노동과 촬영을 겸행한 제작과정이었다”라고 고생담을 털어놨다.
장 PD는 “툰드라 사람들은 우리가 그들을 동물이나 원숭이처럼 하나의 피사체로서 생각하고 찍는 것을 싫어한다. 시내에 나가서 고등교육까지 받고, 군대도 갔다 오고 다시 들어온 사람들이기 때문에 자신들이 어떻게 비칠 지 안다. 사는 것만 전통 방식으로 살고 있는 것뿐이다. 그래서 그들은 우리가 현지에 있는 동안 그들과 똑같이 생활하기 원한다. 생활방식에 있어서 공감하지 않고 따로 개인행동을 하는 것은 좋아하지 않는다. 이 사람들에게 제일 중요한 것이 식사하는 것인데, 밥 먹자고 하면 무조건 밥을 먹어야 한다. 하루에 5번 밥을 차려야 하는데, 촬영팀이 따로 밥을 먹으려고 하면 여자 입장에서는 큰 일이 돼버리기 때문에 찍다가도 먹어야 한다. 우리와 개념이 완전히 다르다. 고정관념을 빨리 탈피하지 않으면 굉장히 힘든 곳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모든 조건들이 고정관념이 통하지 않는 곳이다. 당연하게 공기처럼 생각했던 것들이 통하는 않는다. 핸드폰 등 통신 문제를 비롯해 근거리 이동도 매우 어렵다. 일반 겨울 옷으로는 영하 50도 밑으로 내려가면 절대 견딜 수 없다. 생활의 기본적인 것부터 모든 것에 있어 사회관념이 완전히 달랐기 때문에 같이 생활하는 것이 굉장히 불편했다”고 덧붙였다.
툰드라에서 최고의 신랑감은 순록을 잘 이해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툰드라 사람들이 순록 가죽으로 옷을 만들어 입는 것이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바느질을 잘하는 여자가 최고의 신부감이다. 주로 순록몰이와 사냥을 하는 남자와 달리, 툰드라에서 여자들은 빨래, 설거지, 바느질 등 의식주와 관련된 모든 것을 직접 해결해야 한다. 툰드라에서 춤(Chum)은 곧 여성이다. 밖에서 추운 툰드라의 비바람에서 춤 안에 들어오면 따뜻한 공간, 내가 휴식을 취하고 살아남아서 재충전해서 다시 나가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전형적인 집의 공간이 여성의 모습이다. 툰드라의 남자아이는 6살이면 자신의 올무를 갖고 순록몰이를 배우게 된다. 누가 가르쳐 준다기 보다 스스로 올무 던지기 놀이를 하면서 툰드라의 사나이가 된다. 여자아이는 작은 장대로 춤 세우는 놀이를 하면서 논다. 툰드라의 아이들은 여섯 살 때부터 열 여섯 살까지 기숙학교에서 러시아식 교육을 받지만, 열 여섯 살 졸업 이후, 대부분 문명을 접하고서도 다시 툰드라로 돌아와 순록몰이를 한다.
장 PD는 “사람에게 영혼이 필요한 이유, 먹고 입는 것, 의복의 원래 의미도 볼 수 있고, 왜 가족이 가족인가에 대한 원초적인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며, “고정관념을 벗어나는 곳에서 집, 가족, 형제의 의미 등, 원래 의미를 잊어버리고 있는 것들이 새록새록 느껴질 것이다. 집에서 함께 살아가는 대가족의 모습을 통해 가족의 의미, 집의 전형적인 의미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툰드라의 생명의 힘은 과연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지금 이 시대에 툰드라가 지닌 의미는 무엇일까를 함께 들여다 보고, 러시아의 노다지로 변한 야말의 천연가스 개발로 인한 툰드라의 위기 등을 소개하면서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꿈꾸는 툰드라의 삶의 미래를 전망해본다.
촬영 결과물
‘우랄산맥과 태평양 사이의 러시아 영토’로 정의되는 시베리아는 아시아 북부에 있는 5백만 평방마일의 땅덩어리로, 지구 육지 면적의 1/12을 차지한다. 특히, 시베리아는 풍부한 부존자원으로 인류 발전에 중대한 역할을 담당할 ‘미래의 땅’이라 지칭되는데, 그 이유로 인해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땅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70년 동안의 사회주의 체제로 국내외적으로 취재가 힘들었던 시베리아는 일반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땅으로 남아있다. 광활한 시베리아 풍경의 안쪽과 철저히 자연에 적응해서 얻은 전리품과도 같은 시베리아 소수민족의 삶, 그리고 기후온난화가 가지고 온 시베리아의 경고를 다큐멘터리 <최후의 툰드라>에 담아낸다.
위 글은 비디오 아트 2010년 11월호에 실린 글 입니다.
출처: http://videoarts.co.kr/mag/mag_atl.asp?a_id=1286&m_id=1&lis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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