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2007년05월05~06일일
산행지 : 월출산 국립공원
인원 : 총8명(2명은 야영만 참가)
산행코스 : 천황사 매표소 – 구름다리 – 바람폭포 – 천황봉 – 바람재 – 경포대삼거리 – 주차장
취재산행으로 시간개념 없슴.
서울을 출발한지도 벌써 이틀째이다
직원과 함께 전라도 출장을 계획하고 전주,광주를 경유하여 목포까지 바듯한 업무를 마무리하고
나니 서울행 KTX출발 시간까지 1시간 20분 가량이 남았다.
자투리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까 고민하다가 그래도 모처럼 고향에 내려왔는데 옆에 있는 직원은
이제는 손님이 아닌가 그래서 차를 몰아 유달산을 오르기로 했다.
실로 오랜만에 찾아가는 길이라 네비게이션을 사용 하였다.
한때는 그래도 흔한 말로 제집 드나들 듯 했던 시절도 있었는데….
협소했던 도로는 이제는 대부분 일방통행로가 지정 되어있고 산이었던 곳에 산은 흔적만 있고
넓은 아스팔트 길이 나있었다.
그래도 첨단장비의 도움으로 무사히 유달산 노적봉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이순신 장군동상을
지나 유선각 까지 오르기로 한다.
유선각에는 옛날에도 그러했던 것처럼 늙은 노인 몇 분만이 즐겁게 담소를 나누고….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이난영의 목포의 눈물 기념비에서는 사아~공에 뱃 노래 가물거리며….
목포에 눈물이 구슬프게 흘러나온다.
필자는 주위를 돌아가며 여기저기를 소개한다. 저 멀리 보이는 곳이 영산강, 그리고 우리 바로
앞에 작게 보이는 두 개의 조그만 섬처럼 생긴 산이 삼학도…
옛날 분명 세 개의 섬이었으나 한 동안 개발에 바람을 타고 매립이 되어 하나의 육지가 되었다가
지방자치제가 시작되면서 다시 삼학도 복원 공사가 한창이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여전히 2.5학도의 육지이다 …. 완전한 삼학도의 옛모습을 기대해 본다.
이제는 차를 돌려 돌아갈 시간 그래도 아직 시간이 남아있어 일주도로를 한 바퀴 돌아 내려가기로
한다.
목포역에 직원을 내려주고 필자는 다시 버스터미널로 향한다.
내일 월출산 산행을 함께 하기로 한 우리대원이 목포터미널에 도착하기로 되어 있다.
그리고 얼마를 기다렸고….. 기다리던 대원을 만나 예정 시간보다 조금 늦게 영암으로 출발을
한다.
영암에서는 진즉 부터 언제 출발하냐는 독촉 전화가 계속되고 있던 터라 자동차의 속도를 높여
달린다.
영산강 제방도로를 따라 독천을 지나니 새롭게 난 아스팔트 길이 고속도로 수준으로 시원스럽다.
그리고 잠시 후 영암 읍내에 도착하여 먼저 와 기다리고 있던 일행과 반갑게 합류하며 간단하게
인사를 하고 내일의 산행일정과 취재계획 등을 상의한다.
자연산 활어회와 맛깔스런 남도의 음식이 소주한잔으로 어우러지는 순간이다.
아직 2차에 대한 미련은 남아있으나 내일을 위해 숙소를 정해 잠을 청하기로 한다.
그리고 여러 시간이 지났다. 아니 벌써 날이 세고있었다.
그때 핸드폰에 문자 메시지가 접수되었다는 벨이 울린다.
서성식이사다 어제 오후 수락산에서 등산교육 끝마치고 출발한다고 전화 왔을 때가 오후 6시
그리고 지금은 다음날 오전5시…. 밤 12시쯤에 고속도로가 많이 밀려 늦을 것 같으니 먼저 취침
하라는 연락은 받았지만 서울에서 영암 까지 장장 11시간이나 걸린 셈이 아닌가?
그런데 지금 밖은 짙은 안개로 방향을 분간할 수 없고 더욱이 이른 새벽인지라 지나가는 인적도
없어 도저히 숙소를 찾을 길이 없어 차 안에서 가면을 취하겠다는 문자 메시지이다.
필자는 자리를 털고 일어나 창 밖을 내다보니 정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어둠보다 짙은 안개다.
그래도 11시간을 넘게 달려온 사람을 차 속에서 불편한 잠을 청하게 할 수 가 없어 필자가 찾아
나서기로 한다.
그러나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필자도 별도리가 없어 다시 전화를 걸어 천황사 입구를
찾아가겠냐고 물었더니 한번 찾아가 보겠다고 한다.
그리고 옷을 주섬주섬 입고 있으니 옆에 누워있던 남철호씨가 자기도 따라 나서겠다고 한다.
필자는 또다시 첨단장비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목적지에서 서성식이사를 만나 호텔까지 함께
돌아올 수 있었다.
날이 밝아 오면서 오늘 저녁에 제주도와 남부지방에 5~10mm의 비가 있을 거라는 일기예보를
비웃기라도 하듯 맑고 깨끗한 날씨가 시작된다.
아니 본격적인 여름 날씨 같다.
어제저녁 휴게소 식당이 문을 닫아 저녁도 빵으로 대충 때웠다는 서성식이사를 위하여 먼저
아침식사부터 해결을 해야 했다.
하지만 읍내 몇 군데 돌아다녀도 아침식사를 하는 곳이 없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아침식사 해결이 지방에 내려오면 가장 큰 불편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사람의 욕구 중 가장 큰 욕구가 식욕이라고 하지 안는가.
배는 고파오고 아침식사를 하는 식당은 없고 짜증나는 시간은 계속 흘러가고…
생각 끝에 전판성이사에게 도움을 청하기로 하고 전화를 걸어 물으니 잠시 후 만덕식당을 찾아
가라고 한다.
어디서 많이 귀에 익은 이름인데….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물어물어 만덕식당에 도착하니 몇 년전 영암에서 세계선수권 클라이임 대회가 있던 해에 행사
지원차 내려갔다가 들렸던 그 동네에서는 짱둥이 탕을 제일 잘한다는 바로 그 집이었다.
주인 아주머니는 시장에 가 아직 돌아오지 않았고 딸이 별 달갑지 않게 우리일행을 맞는다.
미처 식사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하나 여기저기 돌아다니느니 차라리 그곳에서 기다리기로
한다.
그리고 한참 후 우리일행은 아침 겸 점심을 든든하게 먹고 산행 준비를 위해 이제 행동식과
주,부식을 챙기기로 한다..
출장이 잦았던 한때는 필자도 그 지방에서 아침 식사를 하는 식당을 메모해 다닌 경험도 있다.
드디어 우리일행은 취재등반을 하기 위해 월출산 천황사 입구로 이동을 한다.
월간 마운틴 편집부 노규엽기자, 이영준기자, 익스트림클럽 전판성일반이사, 서성식등산교육이사,
남철호대원, 그리고 필자
6명은 2대의 차량에 나누어 타고 월출산 국립공원 관리사무소의 협조를 받아 월출산 산악구조대
사무실 옆에 주차를 하고 자타가 공인하는 월출산 박사 전판성이사의 안내로 등반을 시작한다.
전판성이사는 익스트림클럽 이사회 소속의 일반 이사며 오늘의 촬영을 책임지고 있는 카메라기자
이다.
또한 대학에서 4년간 사진학을 전공하였으며 한국사진작가 협회의 정 회원 이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영암군청에 근무하는 공무원이고 특히 문화관광과에 8년을 근무한 영암을 대표하는
전문 가이드이며 대한산악연맹 전남연맹의 전 산악구조대장이기도 하다.
오늘은 촬영과 안내를 함께 하려다 보니 어느 때 보다도 더 책임이 막중하다.
열심히 설명하고 촬영하면 편집기자가 받아서 메모하는 형식으로 취재가 진행되었다.
천황사(옛 이름이 사자사 라는 사료가 목탑지 발굴과정에서 나와 고증 작업중 이란다)를 거쳐
구름다리 까지 계속 가파른 계단과 오르막이다.
어제의 과음 탓인지 전판성이사 컨디션이 영 좋지 못하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 안내한다.
때마침 5월 가정의 달과 어린이날을 맞아 삼삼오오 가족단위 등산객이 줄을 잇고 있다.
등산인구 1천만 시대의 현실을 보는 것 같다.
필자와 일행은 구름다리에 도착하여 구름다리를 공사를 했던 최초의 과정과 지난 보수공사를
통해 현재의 모습을 갖추기 까지를 어려웠던 공사과정을 자세하게 듣고 기념 촬영도 하였다.
하지만 힘들게 올라온 것도 잠시 이제 우리는 식수를 확보하기 위해 바람폭포로 하산을 해야
한다.
정상에 오르는 길에는 바람폭포 말고는 식수가 없다.
폭포에 도착한 우리는 시원한 폭포수에 서성식이사가 즉석에서 제공하는 냉커피로 갈증을 달래며
잠시 휴식을 취한다.
전판성이사 냉커피 맛이 꿀맛이란다. 아직도 어제의 숙취로 속이 뜨겁고 거북하단다.
오늘은 정말 등산하기에 좋은 날씨이다 시원한 바람과 5월의 싱그러움 덕분인지 지나치는 사람
마다 정겹게 인사를 건넨다.
수고하십니다. 반갑습니다. 즐산하세요. 안산하세요. 오늘 야영하십니까?(우리의 배낭을 크기를
보고 대부분 그렇게 짐작하는 것 같다)
경치 또한 장관이다 가히 국립공원이 되기에 충분하다. 구름다리, 사자봉, 장군봉, 바람폭포………
250개의 가파른 계단을 올라 통천문을 지나니 월출산 천황봉 정상이다.
해발 809m 정상 표시석이 우리를 맞는다.
하지만 정상에 도착하니 바람이 제법 세차다. 오전에 느꼈던 그런 바람이 아니다.
물론 일기예보에 오늘 저녁에 5~10mm의 비가 예보되어 있다.
일행은 정상에서 비박을 하기로 결정하고(사실은 불법이다).각자 짐을 풀어 표시석을 중심으로
흩어져 야영을 준비한다.
젊은 총각기자 두 사람은 완전 노숙상태로 동쪽에 나란히(차량에 텐트를 두고 침낭만 가져옴),
전판성이사 고어텍스 비박색에 남서쪽에, 서성식 이사 표시석 바로 옆 가장 높은 위치의 북서쪽에
텐트 설치,
그리고 바로 아래 남서쪽에 가장 늦게 합류할 두 사람이 텐트를 설치할 예정(저녁10시 30분
경에 합류한 산악구조대 대원과 전남연맹 부회장) 그 아래 정북쪽에 필자가 비박색을 설치하였고,
필자 바로 발아래 서쪽에 남철호대원이 자리를 잡았다.
날이 점점 어둠이 지면서 안개가 내리더니 이내 안개비가 되어 칙칙하게 온 몸을 파고든다.
그러나 일행은 장소를 옮겨 무겁게 준비해온 삼겹살에 소주잔을 돌려가며 즐거운 시간을 가진다.
얼마의 취기가 오를쯤 준비해온 소주가 바닥이 나고 늦게 출발하기로 한 두 사람이 이제 산아래서
출발을 한다는 연락이 왔다.
그래서 비를 가리기 위한 비니루와 식수, 그리고 소주 몇 병을 더 부탁을 하고 조금남아 있는
고기는 아껴 나중에 오는 일행에게 주기로 하고 잠시 각자 잠자리로 돌아가 휴식시간을 가졌다.
필자는 또 한번 문명의 혜택을 받았다. 일기가 궁금하여 KBS(현재 KBS만 가능)9시 정기 뉴스를
DMB 폰을 통해 시청을 하고 인기 드라마 대조영도 비몽사몽 청취(주로 눈감고 들음)를 했다.
대조영이 끝날 무렵 아래에서 출발했던 사람들이 도착했다. 아마 그러니 그때가 10시 30분쯤
된 것 같다.
그리고 그때부터 우리는 자연이 주는 혹독한 시련을 견뎌야 했다.
막 도착한 두 사람이 비 바람을 몰고 온 것처럼 도착하여 텐트를 치려는 순간 급작스럽게 강한
바람과 비가 쏟아진다.
숙달된 손놀림이 바빠지지만 마음 만은 바빠질 수 밖에….
그때 필자는 비박색 안에 누워 남쪽으로 난 망사 창문을 통해 팔을 턱에 바치고 가장 편안한
자세로 텐트설치를 지켜 보고 있었다.
바로 그 순간 이었다.
한줄기의 강한 불빛이 설치중인 텐트쪽으로부터 바로 내 눈앞(정확하게 말하면 내 코끝을 스치듯
가깝게)을 지나 두 기자가 누워있는 방향으로 전광석화처럼 스치고 지나가는 순간 천지를 뒤흔들고
고막을 찢는 벼락이 우리주변에 떨어진 것이다.
꽝!………………
그리고 필자의 귀는 한동안 아무 소리도 듣지 못했다…… 아마도 어느 누구도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을 것이다.
아닌 밤중에 왠 날벼락이 우리 옆을 스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오늘 우리는 큰 실수를 하였다.
정상에 비박 텐트를 설치하기로 한 순간부터 잘못된 판단이었다.
분명 적은 량 이지만 밤에 비가 내린다고 했으면 한번쯤은 비박 장소를 생각해 봤어야 했다.
아니 생각은 했었다. 그렇지만 설마 괜찮겠지 하는 안전 불감증이 우리를 유혹한 것이다.
첫번째 번개와 뇌성을 시작으로 그때부터 엄청난 양의 비 바람이 우리를 엄습해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번개가 칠 때면 되도록 낮은 장소로 이동해 몸을 낮추라고 평생을 듣고 배워왔는데 현재 우리의
위치는 주변에서도 가장 높은 완전 노출상태의 월출산 정상에 텐트를 치고 있으니 날 벼락맞기에
안성맞춤 아닌가.
대기는 극도로 불안정한지 뇌성과 번개가 끊이질 않는다 눈을 꼭 감고있어도 천지가 순간순간
번쩍인다.
꼭 싸구려 나이트 클럽 조명 돌아가듯 번쩍거리며 고성능 스피커에선 고막을 찢는 뇌성이 울리는
것 같다.
불안감에서 번개가 번쩍 할 때마다 필자는 속으로 하나,둘,셋을 샌다. 그리고 넷을 새기 전에 뇌성이
터진다.
그리고 불안감과 공포는 점점 높아만 간다.
고도의 불안한 상태가 지속되면서 필자의 머리 속은 매우 복잡해 진다.
빛의 속도는 제로(빛의 속도는 1초에 지구를 7 바퀴 반을 돈다),소리속도 초당 340미터
그러니 넷을 새기 전에 뇌성이 터지면 벼락은 1키로 미터 안에서 우리를 노리고 있다는 계산이 성립
된다.
하나,둘,셋 꽝… , 하나,둘~ 꽝… 그러기를 밤새…….
더욱이 나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것은 내 발 아래는 남철호대원이 비박색에 물이 들어와 침낭이
젖자 비 가림으로 스틱(등산용 알루미늄 지팡이) 두개를 양쪽에 세워 A형 텐트를 설치해 놓았으니
이것은 흡사 벼락을 유인하기 위해 세워놓은 피뢰침 같아 발을 뻗었다가는 정말 날 벼락에 맞을
것 같고….
마음 한쪽에선 5월은 가정의 달이요, 오늘은 어린이 날이 아닌가?
올라오면서 가족단위로 등산하는 등산객을 보며 집에 있는 가족들에게 내심 미안했는데 이러다
영영 식구들 얼굴도 못 보고 황천길로 가는 것은 아닌지.
얇은 천 한 조각에 온몸을 숨기고 내 운명을 맡기는 가련한 신세가 되었으니 벌받고 있는 것
같기도하고. 비상용으로 휴대하고 이던 라이프, 헤드랜턴, 핸드폰을 모두 꺼내어 에어 메트리스
바닥아래 숨기고 천둥이 칠 때마다 생과 사의 순간을 달리고 있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첫 번째 그 번개에 텐트를 설치하던 두 사람이 동시에 손에 강한 전기의
충격을 받아 놀라 움직이질 못했고 반대편에 나란히 누어있던 기자 두 사람도 동시에 각각 왼쪽
발에 벼락이 순간적으로 스쳐 “악” 하며 크게 소리 쳤다고 한다.
그렇지만 천둥소리에 그 소리를 주위에서는 아무도 듣지는 못했다.
또한 어제 저녁 벼락으로 인해 영암읍내 전체가 정전이 되었고 그때 시간당 65mm의 폭우가 내려
남부지방에는 호의주의보가 내려졌었다고 한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일행모두는 밀려드는 빗물과의 힘겨운 전쟁을 밤새 치려야 했다.
그 중에서도 서성식이사는 순간적으로 텐트에 물이 밀려와 침낭이 흠뻑 젖고 배낭 속에든 여벌 옷
까지 비에 젖어 텐트 속에 쭈구리고 앉자 뜬눈으로 밤을 지세고(이틀 연속 잠을 못잠) 전판성이사,
남철호대원, 구조대 옥현이도 밀려드는 빗물 때문에 밤잠을 못자기는 마찬가지고 특히 노숙을 한 두
기자에게는 미안해 밤새 안녕을 물어보지도 못했다.
다만 입고있는 복장상태를 보아 어제 저녁 물위에 누워있었던 것만은 사실인 것 같다.
필자도 밤새 새우잠을 자며 스며드는 물을 바깥으로 빼내기 위해 비박색 바닥에 2개의 구멍을 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필자가 누워있던 자리는 돌 밭으로 지면이 고르지 못해 바닥 한쪽에 물이 고이게
끔 되었었다.
필자는 그곳에 칼로 구멍을 내어 물이 바깥으로 흘러나가게 해 다른 대원들에 비해 피해는 적었으나
천정과 방수지퍼 사이를 타고 스며들어오는 빗물은 어쩔 수 없어 에어메트리스 아래는 말 그대로
물바다였다.
그러니 번개가 무서워 발은 뻗을 수 없고 바닥은 물바다라 움직이지도 못하여 돌아 눕기도 힘들고
장비를 제조하는 한 사람으로 다시 한번 용품의 중요성을 느끼게 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백두산 동계등반 때 영하26도의 추위와 밤새 싸우며 날이 밝기를 학수고대하고 시계를 들여 보던
수고를 이번에도 감수해야 했다.
한참이 지났나 싶어 시계를 보면 이제 경우 2시…
그리고 또 한참 후 다시 시계를 들여 다 보면 겨우 30분 지난 2시 30분, 하지만 거꾸로 메달아도
국방부 시계는 돌아가는 것처럼 지루한 월출산의 밤도 그렇게 지나가고 있었다.
이제 아침이 밝아오는지 밝이 훤해온다. 하지만 비는 여전히 세차게 내리고 있다.
전화를 꺼내 전판성이사에게 전화를 할까 말까 망설이다 피곤한 탓에 잠시 잠이 들었던가 보다.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지나갔는지 밖이 시끄럽다. 굵은 빗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종일 올 것 같던 비도 그치고 아래에서 등산객들이 올라온 것이다. 복장을 보아 비옷을 입고있는
것을 보니 비를 맞고 산행을 시작한 것 같다. 그렇다면 비가 더 이상은 오지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든다.
우리도 이제 슬슬 일어나 밤새 안부를 물으며 장비를 정리한다.
짐은 어제보다 조금 줄어든 것 같지만 비에 졌어 무게가 장난이 아니다. 오늘 하루도 산행을 해야
하는데…..
필자와 일행은 먼저 아침을 준비해 먹고 산행을 계속해서 하기로 하고 어제 늦게 올라왔던 문제의
두 사람은 오늘 일정이 있어 하산하기로 한다.
식사는 누룽지와 라면을 함께 넣어 끓였다. 그래도 따뜻한 음식이 조금 들어가니 몸 상태가 휠씬
가벼워 지는 느낌이다.
오늘산행은 시간 관계상 구정봉 코스로 가다 경포대 삼거리로 하산하기로 한다.
바라보는 위치에 따라 거북바위, 돼지바위, 석가모니불상, 여근바위, 남근바위 그야말로 남도의
소금강이다.
거기에 운해 까지 끼여 분위기는 정말 환상적이다. 어제 저녁의 노고를 충분히 보상해주고도 남는
것 같다.
계곡에는 밤새 비로 인해 많은 물과 폭포가 장관을 이룬다.
이제는 산행후기를 마감해야 할 시간
늦은 밤 올라와 함께 동고동락 해주신 전남연맹 부회장님, 그리고 구조대 오옥현이 끝가지 안전등반을
책임져준 전판성이사, 이제는 멋진 글을 쓰고있을 취재기자들, 이틀식 밤잠 못자고도 함께해준 서성식
등산교육이사, 해군특수부대의 저력을 다시 한번 보여준 남철호대원 모두에게 감사 드리며 월출산
정상에서의 비박은 후 일에도 두고두고 회자 꺼리가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내내 건강하시고 즐산,안산 하시고 5월 19일 가거도 특별산행에서 다시 한번 멋진 추억을 만들 것을
기대해 봅니다.
정말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멋진 6월호 특집기사를 두 분 기자님께 기대하면서 정사가 아닌 야사로 기사화 시킬 수 없는
부분을 필자가 나름대로 정리해 클럽 산행후기에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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