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 따라 진행하는 백두대간 free 두 번째 이야기
시작이 반이기는 한데 매주 왜 이렇게 악천후의 연속인지
지난주는 출발 전에 눈 폭탄이 투하되어 고생을 시키더니
이번 주에는 비 예보가 잡혀 있다.
아랫동네는 비가 오더라도 고산지역에는 눈이 올 텐데
걱정이 되기는 하지만 항상 무대포 정신으로 밀고 가다 보니
이번에도 두분과 함께 고생해 보기로 하고 첫 구간 날머리에서
두 번째 구간 들머리로 환골탈태 한 육십령에 향한다.
먼 길 달리고 달려 육십령에 도착을 하니 이제 새벽 2시가 조금 넘은 시간
벌써 산악회 차들이 와 있는 것으로 봐서는 산행이 이미 시작된 팀들이
있는가 보다 .
헌데 이를 어쩌나 하늘도 무심하게 많은 양의 비는 아니지만 비가 내리고
있고 너무 일찍부터 비를 맞는 것은 심적인 대미지가 있을듯하여 피곤들
하실 테니 한숨 주무 시고 가실 것을 권해드린다.
그러는 도중에도 육십령에 도착한 버스에서는 다수의 사람들이 렌턴 빛을
밝히며 산중으로 향하는 모습들이 포착된다.
그분들은 그분들이고 일단 두 분은 잠시나마 푹 쉬게 해 드리고 새벽 3시 반경
밖을 살피니 다행스럽게도 비가 멎어 있다.
마음이 변할 분들도 아니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마음 변하기 전에
출발 인증과 함께 후다닥 할미봉으로 올려 보내고 나는 황점 마을로 향한다.
어둠 속 새벽녘 안개가 자욱한 도로를 따르다 보니 영각사를 지나게 되고
이내 할미봉으로 향하는 두 분은 안개속에 걸음 할것을 생각하니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기는 하지만 두분 잘 이겨 내실 거라 믿고 황점 마을 주차장에
도착을 해서 주차를 하고 깜박 졸고 나니 어느새 날이 밝았다.
육십령에서 빼재 까지는 약 32km의 거리 배낭 무겁게 가는 것보다는 가볍게
보내고 약 12km 지점인 삿갓재대피소에서 한번 지원을 해준다면 별 탈 없이
어렵지 않게 빼재까지 진행이 될 듯하여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식수와 먹을거리
챙겨 황정 마을에서 삿갓재 대피소를 향한다.
삿갓재대피소 오르는중 만난 삿갓샘 황강 발원지
평소에도 산행할 때는 배낭을 최대한 가볍게 메고 다니는 것을 선호하는데
이것저것 챙겨 무겁게 배낭을 매고 오르다 보니 한걸음 한걸음이 이건 마치
한걸음 한걸음이 런지를 하듯 때로는 스쿼드를 하며 오르는듯한 압박감이
밀려온다.
그래도 두 분 먹여 살려 보겠다고 땀 삐질 아니고요, 땀 뻘뻘 흘려 가며 + 겸해서
운동도 좀 하겠다는 마음으로 삿갓재로 올라선다.
에고에고 다류 땡칠이 되뿌딱~
그동안 땡글이가 되어 버렸는지 무지막지 힘들게 올라선 삿갓재 대피소
그래도 아직 기운이 남아 있음에 감사를 하며 비록 땀은 흘렸어도 개운한
기분은 역시 좋은 것이여~
얼마나 왔나 싶어 전화를 하니 삿갓봉 바로 아래 오르는 중이라고 하신다.
그래도 시간 잘 맞춰서 도착을 했구나 생각을 하고 조금 땀 좀 식히고 나서
준비해 온 음식을 꺼내서 식사 준비를 한다.
얼마간의 짧은 시간이 흐르고 흐뭇한 미소를 띠며 도착한 두 분 시작할 때
아무것도 안 드시고 출발을 하셨으니 배들이 많이 고프셨는지 고맙게도
너무 맛있게 드셔 주시면서 연신 맛있다고 해주시며 금세 순삭을 하시니
내 마음 또한 감사할 따름이다.
그리고 티 타임으로 커피 한잔까지 하고 나서
소화도 시킬 겸 운동 삼아서 무룡산까지 왕복 4km 남짓 동행을 한다.
등산로 상태가 습설인 눈이 녹아서 질척 거리고 어떤 곳은 진창이 되어
잘 밟아도 미끄러운데 잘못 밟으면 회까닥 넘어지기 딱 좋은 최적의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
그렇게 무룡산 까지 동행을 하고 두 분 인증사진도 담아드리고
여기서부터 동엽령 송계삼거리 까지는 고속도로이니 편안히
진행하시고 나머지 빼재 까지는 지루하니 조심히 진행하시고
빼재에서 만나자 말씀드리고 뒤돌아 삿갓재 대피소로 되돌아
복귀를 한다.
삿갓재 대피소로 복귀를 하고 한결 가벼워진 배낭을 들쳐 매고 시나브로
황점 마을 주차장으로 하산을 한다.
올라설 때는 못 보던 것이 보여 살펴보니 요즘 고로쇠 수액 채취 시기여서
그런지 곳곳에 수액 체취용 통과 호스들이 눈에 들어온다.
수액 한 모금 하고 갈까 싶었지만 채취하시느라 고생이신 분들을 생각해서
눈으로만 한잔 드링킹하고 내려선다.
황점 마을 주차장에 도착을 하고 깨끗하게 정비되어 있는 화장실에서 간단하게
세수만 하고 수건에 물 적셔 대충 땀만 쓱쓱 닦아 내고 차로 이동하는데 새벽에는
한 대도 보이지 않던 관광차들이 10대 이상 주차되어 있다.
어디서 들왔는가 궁금해서 살짝 둘러보는데 예전 안내 산악회 안내할 때 함께 하던
기사분을 만나 반가운 마음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다음에 인연 되면 만날 것을
기약하고 빼재를 향한다.
이런 이런...
빼재에 올라가야 하는데 거창 방향에서 올라가려니 출입통제가 되어 있다.
차단기가 이중으로 설치되어 있어 들어가려 해도 들어갈 수가 없다.
어쩔 수 없이 무주 방향에서 올라가려고 빼재 약수터 방향으로 올라서 다 보니
여기도 출입통제를 해두었다.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진행하시는 분들께 연락을 해서 통제로 차량이
올라설 수 없으니 소사마을에서 봐야 할 듯하니 필요한 물품 있는지 물어보니
없다고 그냥 진행한다고 하신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약간의 물과 랜턴을 챙기고 차는 차단기 앞에
세워두고 빼재로 걸어서 올라서니 아직 도착 전이다.
시간상으로 볼 때는 벌써 도착해야 할 시간인데 등산로 상태가 좋지 않은 모양이다.
기다리다 보니 춥기도 하고 운동삼아 역으로 올라서다 만나 함께 빼재에 내려선다.
이후 소사마을로 이동을 해서 기다리는데 내려설 시간이 지났는데 보이 지를 않아
연락을 해보니 등산로 상태가 최악인듯싶다.
자욱한 안개에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보니 진행이 더딜 수밖에 없는 상황...
하지만 어떻게 해줄 수는 없고 무사히 소사마을에 내려서기만을 두 눈 빠지게 기다리고
있어야만 하는 상황이 갑갑하기만 하다.
그렇게 늦은 시간 소사마을에 내려선 두 분 한적한 곳으로 이동을 해서 배불리 드시게
하고 어차피 free 구간으로 진행을 하기로 했으니 우두령까지 갈 수는 있지만 너무 늦게
끝날 것 같으니 부항령에서 끝내자 말씀드리고 푹 쉴 수 있게 해 드린다.
다음날 새벽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시간 산행 준비를 하고 초점산으로 진행을 하시게
하고 부항령에 가서 기다릴까 하다 심심하기도 하고 덕산재로 가서 대덕산 역으로 올라가
보기로 한다.
폭포라고 하기에는 조금 민망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얼음폭포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이곳을 지나 더 올라가다가 준희 선생님께서 만들어 놓으신 약수터 인근에 가서야 두 분을
만나서 함께 하산을 한다.
등산로가 녹아 진흙탕처럼 미끄러워도 너무 미끄러워서 자칫하면 붕 떠서 뒹굴 링 하기
딱 좋은 상태라 조심조심 내려 서지만 그게 쉽지는 않다.
그렇게 덕산재에 도착을 하고 내가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다. 배불리 먹고 힘내서 잘 걸을 수
있게 해 드리는 게 내가 할 일이다 보니 덕산재에서 모닝 삼겹에 만두 라면으로 배불리 드시게
하고 대간길을 이어 발걸음 하게 해 드리고, 부항령으로 고고~
부항령에 도착을 해서 차 청소도 좀 하고 기다리다가 심심해서 또 역으로 산책을 나간다.
능선에 올라서니 바람이 매섭게 불어댄다..
그렇게 매서운 바람 부는 능선을 따르다 어느 순간 멀리 보이는 두 분을 보고 장난기가
발동해서 슬며시 뒤로 돌아가 숨어 있다가 뒤따라 내려선다.
뒤에서 나타나는 나를 보고 깜짝 놀라시는 두 분..
작전 성공...
그렇게 부항령에 내려서면서 로드 따라 백두대간 free 두 번째 이야기도 막이 내려진다.
장거리 산행 경험이 없거나 많지 않은 두 분 걱정이 많이 되기는 하지만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 없는 것처럼 믿고 맡겨 보다 보면 스스로 잘들 하시고 머지않아 초고수님들이 되시지
않을까 싶다.
※ 부항령에서 상경하는 길 일찍 마무리되니 시간적인 여유도 있고 지나는 길에 위치한
신기한 도로에서 잠시 힐링 타임, 그리고 상경길에 목욕탕에 들려 개운하게 씻어 내고
규식님이 쏘신 짜장과 짬뽕으로 배도 빵빵하게 채우고 감기는 눈 부릅뜨고 귀가를 한다.
두 분 너무 수고 많으셨습니다. ^^
첫댓글 완벽한 지원만큼 동반산행 하시고 계신듯 하네요~
쉴때 푹 쉬시고
졸음운전 조심 하셔욥~
무거운 등짐은 어깨운동 쵝오~ㅎ
오르막에 스틱을 짚어서 활배근,삼두근자극~ 내려갈땐 대흉근,무릎보호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