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5일(목요일) * 날씨 : 서울(맑음), 나고야(名吉室, 흐림), 다까야마(高山,눈) * 일정 : 공항도착(10:00) - 출국심사(10:00~12:00) - 출국(12:00) - 나고야 공항 도착 (14:00) - 입국심사(14:00~14:30)-나고야 기차역 도착(15:30)-나고야역 출발 (16:40) - 다까야마(高山)도착 (18:50) - 취침(21:00) |
반려산악회 경석이네 집에서 나와 택시를 타고 삼성동에 있는 도심 공항 터미널로 향했다. 무역센터에서 얼마 되지 않은 거리에 위치한 터미널은 무척이나 깨끗하고 시설도 매우 훌륭했다. 3,000원 하는 티켓을 산 후 공항행 리무진 버스에 오르니 많은 외국인이 시야에 들어온다. 서울의 교통은 엉망진창이다. 공항까지 얼마의 시간이 소요되는지 초조할 뿐이다. 하지만 버스 운전수는 교통이 혼잡한 곳을 피해 1시간이 조금 지난 후 공항에 버스를 멈춘다. 공항에 내려 탑승권으로 바꾸려고 하는데 (JAL)안내원이 티켓을 보더니 국제선 2
청사로 가라고 한다. 이런 제기랄……. 다시 택시를 타고 2청사로 달려갔다.
생소하기만 한 환전, 공항사용료, 탑승권 교환, 모든 것들이 생소하여 조심스럽게 하나하나 절차를 밟은 후 비행기에 오르자 잠시 후 비행기는 하늘을 날기 시작한다.
드디어 떠나는구나! 하지만, 자신감만으로 가득 찼던 마음은 점점 초초 해진다. 이제부터 모든 것을 혼자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기내에서 작성하는 입국신고서는 영어나 일본어로 작성해야 하는데 입국신고서 작성요령을 준비하지 않아 신고서엔 영어, 한문이 믹스된 이상스러운 입국신고서가 되어 버렸다. 정확하게 작성하지 못한 신고서 때문에 입국 심사 때문 결국 곤경에 빠지고 말았다. 심사관이 일본말로 묻지만 전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제일 마지막으로 심사를 받게 된 나는 알고 있는 영어 단어를 총 동원하여 심사관에서 설명했지만, 결국 환전한 돈을 꺼내고 일본 내에서 머물 곳이 어디냐고 영어로 질문한다. 서투른 영어로 쇼를 하지만 심사관은 고개만 흔든다. 다행히 기내 옆 좌석에 앉았던 아가씨가 나의 배낭을 찾아 심사관에게 무어라 이야기한다. 그제서야 심사관은 어느 산에 가느냐고 묻는다. 북 알프스에 간다고 하니 웃으면서 실례했다고 한다. 배낭을 찾아온 아가씨는 일본어를 전혀 못하는 내가 불안한지 나고야역까지 가는 길이니 동행을 하자고 한다. 이렇게 고마울 수가! 공항 자판기에서 850円하는 나고야역 티켓을 산 후 얼마를 기다렸더니 깨끗한 버스에 오를 수 있었다. 국내 자동차와는 달리 반대편에 운전대가 있어 도로를 달리며 마주 오는 자동차들이 어색하게만 느껴진다. 잘 정리된 나고야(名吉室)의 도로, 건물들, 모든 것들이 낯설고 신기할 뿐이다. 나고야역에 도착하여 고마웠던 아가씨와 작별한 후, 다까야마(高山)행 티켓을 구입한 후 연료를 사기 위해 장비점을 찾아 나섰다. 30kg이 넘는 배낭을 짊어지고 복잡한 나고야 시내에서 장비점을 찾아야 한다니…. 벌써부터 피로가 몰려오기 시작한다. 다행히 일본 여고생의 도움으로 쉽게 장비점을 찾아 연료를 구할 수 있어서 16:40분에 잔뜩 찌푸린 나고야(名吉室)를 떠날 수 있었다. 기차는 빠른 속도로 달린다. 이렇게 빨리 달리는 열차를 타보긴 처음이다. 나고야(名吉室)를 출발한 후 한 시간여를 지난 후부터 가느다란 눈발이 날리더니 다까야마(高山)를 얼마 남겨놓지 않은 곳에 제법 많은 눈들이 쌓여 있어 신호다까까지 버스가 운행할 수 있을지 매우 불안하다.
어둠이 짙게 깔린 다까야마(高山)역에 도착하니 눈이 제법 많이 내린다. 신호다까행 버스를 타려고 기차역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얼마 안 되는 거리에 신호다까로 가는 버스 승강장이 있어 지나가는 行人에게 물어보니 나를 데리고 버스 시간표가 표시된 곳으로 안내한다. 신호다까행 버스는 이미 끊어진지 두 시간이나 지나 버렸다. 긴장된 마음을 정리하여 신중하게 행동하려고 하지만 좀처럼 방법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철도직원에게도 신호다까로 갈 수 있는 방법을 물어 보았지만 고개를 흔든다. 대합실 안아서 잠을 잘 수 없느냐고 했더니 22:00가 되면 out을 한다고 한다. 할 수 없이 무거운 배낭을 둘러메고 택시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신호다까까지 얼마냐고 했더니 15,000円 이라 한다. 기가 막혀 말문이 막힌다.한국에서 온 등산객이니 깍아 달라고 하자 12,000円에 가자고 한다. 다시 고개를 흔들면서 매우 비싸다고 했더니 5,000円 하는 호텔에서 숙박하고 내일 출발하라고 한다. 5,000円 하는 호텔도 있다니, 가만히 생각하니 달리 방법이 없어 호텔로 향했다. 역에서 100m정도의 거리에 위치한 호텔까지 무료로 태워준다. 호텔이라고는 하지만 깔끔하게 정리된 여관정도의 수준이다. 하지만 좁은 공간을 활용하여 다양하게 꾸려놓은 그네들의 생활에 한번 놀란다. 거울을 보니 피로에 지친 몰골이 말이 아니다. 세면을 하고 눕지만 좀처럼 잠을 이룰 수가 없다. 이국땅에서의 첫날밤 이어서인
지 왠지 불안하고 초조하다. 산악회 회원들의 얼굴이 자꾸 떠오른다. 같이 동행할 수 있었으면 힘들지 않았을 텐데…. 어둠으로 물든 창밖에 눈 내리는 모습이 쓸쓸히 비추어져 창문을 열었지만 다까야마 전철역 가로등 사이로 희미하게 비춰지는 불빛 사이로 수없이 내리는 눈만이 시야에 들어올 뿐 너무나 조용하다.
1월 26일(금요일) * 날 씨 : 흐리고 눈 온도 : - 19℃ * 일 정: 기상(06:00) - 다까야마(高山, 07:45) - 신호다까도착(09:30) - Rofe Way(종착역, 10:40) - 니시호산장(西穗山莊, 16:10) - 설동작업(16:30~17:00) - 취침(21:30) |
눈을 뜨자마자 창문을 열었지만 눈은 그칠 줄 모르고 내린다. 호텔방에서 조용히 버너를 피워 스프로 아침을 해결한 후 바쁘게 BUS승강장으로 향했다. 지난밤에 내린 눈은 꽤 많은 양이 쌓여 인도에서 발목까지 빠졌지만 도로는 언제 제설작업을 했는지 차들은 잘 달린다. 07:00정각에 BUS가 도착해 운전수에게 배낭을 실어야 한다고 하니 신호다까 Rope Way에 가느냐고 묻는다. OK를 하니 직접 내려와 배낭을 버스에 실어준다. 좁은 도로지만 깔끔하게 정리된 모습이 일본의 전통가옥과 어울려 너무 깨끗하다. 점점 해발이 높아지자 집들이 눈에 묻혀 반 정도만 시야에 들어올 정도로 이곳은 눈이 많다. 하지만 노련한 운전사는 눈이 쌓여 있는 꼬불꼬불한 도로를 능숙하게 달린다. 신호다까 마지막 정류장에 도착한 후 운전사는 나를 데리고 입산 신고서를 작성하는 곳으로 안내한다. 관광안내소에서 입산 신고서를 쓴 후 일본인들이 흔히 말하는 Rope Way로 향하니 화려한 색상의 스키복을 입은 일본인들이 나의 차림새가 이상한지 모두들 신기하듯 쳐다본다. 1,400円에 편도 승차권을 산 후 케이블카에 오르자 눈 내리는 북알프스를 천천히 올라간다. 종착역에 도착하자 온도계는 영하 19℃를 가리키고 눈보라가 얼굴을 심하게 때린다. 눈이 얼마나 쌓였는지 니시호산장(西穗山莊)으로 올라가는 길을 찾을 수가 없다. 한참동안 눈 속에서 허우적대다가 다시 돌아오고 말았다. 지도를 꺼내 캠퍼스를 고정한 후 능선만 타고 오르기로 결정한 후 눈을 헤치며 올라간다. 하지만 허리까지 빠지는 눈을 러셀하며 올라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어떤 곳에선 가슴까지 빠져 무릎으로 기어서 갈 수 밖에 없다. 벌써부터 고생이 시작되는구나. 겁 없이 달려온 북 알프스 초입에서부터 고통이 닥쳐올 줄이야. 정말 이곳은 눈이 많은 곳이다. 10인분의 식량과 장비가 들어있는 배낭은 더욱 더 힘들게 만든다. 기진맥진 할 무렵 가까이에 니시호산장이 희미하게 시야에 들어왔다. 니시호산장에 혹시 사람이 있나 싶어 출입구 주위를 두리번거렸지만 인기척이 없다. 어두워지기 전에 설동을 만들어야 했기에 설동 팔 위치를 정한 후 배낭을 가지러 산장 옆에 갔더니 젊은 남자 한명이 산장 출입문 앞에서 있는 것이 아닌가. "반갑습니다."라고 했더니 한국사람 이냐고 묻는다. 어? 상대방도 한국말을 하는 것이 아닌가! 멀리 이곳에서 같은 한국인을 만날 줄이야. 일행은 상지대 산악부원으로 3명이 어제 이곳에 도착하여 오늘은 예비일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산장에 들어가 서로 인사를 나눈 후 혼자서 왔다는 것에 대해 물어볼 말들이 많은 모양이다. 질문에 이것저것 답변해 주고 내일 보기로 하고 설동을 파기 시작했다 1시간 30분여를 판 설동은 한 사람이 자기엔 충분했다. 능선에 어둠이 깔리자 눈발도 약해지고 바람도 자는 듯싶다. 설동 안에서 풍기는 청국장 냄새가 무척이나 향긋하다. 내일 날씨가 좋기를 기대하며 침낭에 들어간다. 아! 무척이나 피곤하다…….
1월 27일(토요일) * 날씨 : 맑음 최저기온: - 20℃ * 일정 : 기상(06:00) - 출발(08:00) - 서수독표 - 서수고악 - 天獨のコハCOL(01:50) - 설동작업(15:00 ~ 18:00) - 취침(21:00) |
눈을 뜨니 설동 입구로부터 비쳐 들어오는 여명이 붉게 타들어온다.
좁은 설동에서 장비를 착용한 후 식량과 장비 점검을 하고 북 알프스의 아름다운 모습에 카메라 셔터를 마구 눌러 댄다. 맑은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싸늘한 기온은 완전무장을 함에도 소용이 없다. 아이젠을 착용하고 북 알프스의 능선 길을 오르기 시작한다. 3,000m의 높이 때문인가 배낭의 무게 때문인가 호흡이 가빠온다. 크러스트 된 설사면을 힘차게 내딛고 오르기를 반복한다. 가까이에 북 알프스의 장엄한 경관이 병풍처럼 펼쳐져 위압감에 서로 잡혀 두려움이 앞선다. 첫 해외등반을 이곳 북 알프스 선택했다는 것에 만족감을 느끼며 매섭게 파고드는 바람을 밀어내며 서수독표(2,710m)로 향한다. 우로는 멀리 일본의 명산인 독립봉으로 된 후지산이 머리만 내민 모습이 능선 주위를 둘러싼 구름에 가려 가끔 조금씩 머리를 내밀곤 한다. 많은 양의 아침 식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벌써 허전함을 느껴 자꾸 간식을 입에 넣는다. 얼마 안 되는 거리에 상지대 일행도 휴식을 하는 모양이다. 서수독표(2,170m)정상에 오르자 병풍처럼 둘러쳐진 봉우리들은 화면과 책에서 본 히말라야의 장엄한 모습을 연상케 한다. 좌, 우 모두 첩첩으로 겹쳐진 능선들이 끝없이 이어진다. 하지만 북 알프스 정상(3,190m)은 어디에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서수독표(西穗獨標)부터는 칼날 능선이다. 위로는 바람에 날려 만들어진 눈 처마가 있어 위험이 늘 도사리고 있고, 좌로는 조금만 아이젠을 헛디디면 수백 미터를 바위와 부딪치며 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니 한 스텝 한 스텝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긴다. 가끔, 자일을 묶고, 가야할 정도의 위험한 구간이 돌발하기도 하지만 주의하여 오르락내리락 하며 암릉을 오르내린다. 서수고악(西穗高岳 2,908m)을 지나면서부터는 설벽에 붙어 있는 바위가 흔들리고 낙석이 심해 더욱 더 조심스럽게 움직여야 한다. 어디쯤 왔을까 몇 개의 암릉을 넘었는지 기억이 안 난다. 지도를 꺼내 보았지만 지금 정지해 있는 곳이 어디쯤인지 알 수가 없다. 시계를 보니 15:00이 가까워진다.
상지대 대원들과 의논하여 오늘 잠자리를 만들기로 결정하고 설동을 파기 시작했다. 한명은 설동 입구를 파고들고 한명은 입구의 눈을 위로 쳐내고 깊이 파고 들어가 평수 넓히기에 안간힘을 다한다. 가끔 힘이 들면 밖에 나와 붉게 물들어 가는 석양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는다. 3시간 정도 지나자 4명의 침실이 만들어 졌다. 내일 날씨가 좋기를 기대하며 침낭 속으로 들어간다.
1월 28일(일요일) * 날 씨 : 흐리고 눈 최저기온: -22℃ * 일 정 : 기상(05:30) - 출발(08:00) - 奧穗高岳(3,190m, 16:00) - 막영지 작업 (17:30) - 취침(21:00) |
설동 안에 있으면 밖에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밖에서 크게 고함을 질러도 안에선 알아들을 수가 없다. 북 알프스의 편안한 휴식을 선사하는 설동은 만들기가 힘들어서 그렇지 만들고 나면 무척이나 안락하다. 일본의 유명한 산악인 우에무라 나오미도 이곳에서 삽 한 자루로 설동을 파고 10여일을 보냈다고 알고 있다. 지난밤 잠자리에 들기 전에 보았던 수많은 별들과 은은히 빛나는 달빛에 기대했던 날씨는 허무하게 사라
지고 가늘게 내리는 눈이 바람에 휩싸여 눈보라가 되어 미친 듯이 휘몰아친다. 볼 일도 보아야 하는데 도무지 엄두가 나지 않는다. -20℃가 넘는 날씨에 바람까지 세차게 불어대니 체감온도는 "도대체 얼마나 될까?" 이런 날씨에 생리적 현상을 해결한다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한 연구과제가 아닐까……. 오늘 목적지는 무리를 해서라도 奧穗高岳(3,190m)를 지나 穗高岳山莊까지 가기로 마음먹고 바위와 설사면이 믹스된 가파른 암릉을 오르기 시작했다. 지도를 보면 이곳에서 奧穗高岳(3,190)까지 추락, 낙석에 주의하라고 표시되어 있고, 실제 상황은 국내에서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상황들이 계속 연출되어 긴장을 풀 수가 없다. 조금만 부주의하여 밸런스를 잃으면 어떻게 된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가끔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없는 동판들이 눈에 뛴다. 奧穗高岳(3,190m)은 도대체 얼마를 더 가야만 모습을 드러낼 것인가? 무척이나 힘들다. 奧穗高岳(3,190m)전 세 번의 하강을 하던 중 자일이 하강기 구멍에 잘 들어가지 않아 8자 하강기를 입에 대는 순간 하강기가 혓바닥에 쩍하고 붙는 것이 아닌가. 순간적으로 하강기를 혓바닥에서 떼어내자 혓바닥 끝부분 표피가 하강기에 붙어 있는 것이 아닌가, 아차! 이런 실수를 하다니……. 얼었던 하강기를 생각하지 못하고…….침을 뱉으니 붉은 피가 계속 나와 흰 눈을 붉게 물든다. 쓰린 입을 다물고 하강을 한다. 무척이나 괴롭다. 아픔을 잊어버리자. 그렇다고 이곳에서 치료 할 수도 없는 일이 아닌가. 가파른 호흡을 헐떡이며 앞에 보이는 암릉을 오르면 또 암릉이 솟아 있어 정말 짜증나게 한다. 또 올라가면 다른 암릉이 나타나겠지 했는데 이번엔 진짜 오수고악(3,190m)정상이 아닌가. 눈보라가 세차게 몰아쳐 고글을 썼지만 앞을 분간할 수 없다. 상지대 대원들과 서로 정상 사진 촬영을 마치고 穗高岳山莊으로 향했다. 하지만 눈보라가 더욱 더 세차게 몰아쳐 시야를 가린다. 얼마를 내려갔을까? 가파른 암릉을 조심스럽게 내려가는데 잘못 내려가고 있다고 판단되어 확인해 보니 길을 잘못 든 것이 아닌가. 상지대 대원들과 의논하여 奧穗高岳옆 설릉에서 오늘밤 보내기로 하고 잘못 내려온 설릉을 헐떡이며 오른다. 주위는 점점 더 어둠이 몰려오고 눈보라는 더욱더 세차게 몰아친다. 어두워서 설동 파기를 포기하고 상지대 대원들이 가지고 온 텐트를 치기로 했다. 바람에 날리는 텐트를 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몸부림치는 텐트를 부여잡고 피켈로 단단히 고정시킨 후 식량과 침낭만 가지고 텐트 안에 모두 들어갔다. 정말이지 오늘밤을 무사히 넘길 수만 있다면 얼마나 다행일까? 3,190m 정상 설릉에서 텐트를 치며 밤을 보낸다는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니가. 텐트는 바람에 시달려 심하게 요동친다. 네 명은 거의 텐트를 지탱하듯이 밀려 바람에 텐트가 견디어 주기를 기대한다. 더 심한 악천후가 없기를 기대하며 바람에 심하게 요동치는 텐트 안에서 내일을 기다린다.
*참고사항
天獨のコハCOL에서 오수고악(奧穗高岳 3,190m) → 지도상의 거리는 1.41km밖에 되지 않지만 매우 위험한 곳이므로 조그마한 실수도 해서는 안 되는 구간이다. 전 구간이 50°에서 심하면 70°정도의 암릉을 믹스클라이밍을 해야만 한다. 또한 루트 파인팅을 정확하게 하여 위험한 구간으로 빠지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 奧穗高岳(3,190m)전 하강 3회(45m 자일 1동이면 충분함)
→ 낙석주의
첫번째 하강 : 하켄 2개에 확보
두번째 하강 : 볼트 3개에 확보
세번째 하강 : 쇠사슬에 확보
눈보라가 심하고 운행을 불투명한 날씨일때는 운행을 하지 않는 것이 현명한 판단일 것이다.
1월 29일(월요일) * 날씨 : 눈 최저기온 : - 23℃ * 일정 : 기상(07:00) - 정찰(08:00~09:00) - 수고악산장(穗高岳山莊,11:20) - 정비 (12:00 ~16:00) - 취침(21:00) |
밤새도록 심하게 요동치는 텐트 소리에 자는 둥 마는 둥 머리를 일으켜 보니 어디로 들어 왔는지 침낭 위에 수북이 쌓인 눈을 털며 침낭 속에서 몸을 일으켰다. 다행이 텐트는 아무 이상이 없이 우리 모두를 지켜 주었지만 여전히 강풍은 텐트를 잡아 흔든다. 밖을 내다보니 배낭이 모두 눈에 파묻혀 보이지 않고 눈보라는 심하게 바람과 함께 휘몰아친다. 그렇다고 이곳에서 더 시간을 지체할 수는 없는 일이다. 조금만 내려가면 수고악산장(穗高岳山莊)이 있어 그곳에 가면 젖은 의류도 말릴 수 있고 휴식도 할 수 있는데... 시야가 불투명한 행동은 매우 위험하다고 판단되어 상지대 대원 1명과 길을 찾기 위해 먼저 정찰을 하기로 하고 눈보라가 몰아치는 奧穗高岳을 뒤로하고 능선을 향했다. 지도와 컴퍼스를 일치시켜보니 어제 내려갔던 그 방향과 일치하고 있다. 10분여를 내려갔을 때 우측 편에서 추락을 막기 위해 협곡에 그물망을 쳐 놓은 것이 시야에 희미하게 들어왔다. 어제는 시야가 불투명해 보지 못했던 것이다. 다시 텐트로 돌아온 후 짐을 꾸려 穗高岳山莊으로 향했다. 눈보라는 점점 더 심해져만 가고 가파른 릿지 내리막길은 매우 위험하다. 바위에 가끔 쇠사슬이 눈에 띄지만 조심스럽게 내려간다. 저기 아래 희미하게 산장이 시야에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엄청난 크기의 穗高岳山莊은 눈으로 덮혀 산장입구를 찾을 수가 없었다. 보물찾기를 하듯 모두들 입구를 찾는데 상지대 대원 1명이 입구를 찾았다고 한다. 입구는 괴물 같은 크기의 산장지붕을 밟고 가야만했다. 거기엔 조그마한 적색의 표지기가 서 있고 가로 10cm, 세로 6cm크기의 나무판자에 冬小室이라고 써져있다. 입구에 쌓인 눈을 제거한 후 산장안에 들어가니 깔끔하게 꾸며진 모습이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창문 구석구석 하나하나가 모두 실용적으로 배치되어 있다. 젖은 장비를 산장에 마음껏 흩어 놓은 후 하나하나 버너불에 말리며 穗高岳山莊의 편안함에 감사한다. 이 산장은 여름 한철만 주인이 있고 겨울엔 아무도 없다. 구석구석엔 일본 클라이머들이 동계 등반을 하기 위해 데포 시켜 놓은 식량과 장비들이 눈에 뛴다. 산장에 어둠이 점점 몰려올 때 나와 상지대 대원은 오늘 눈보라 속을 헤치며 이곳까지 무사히 온 일들을 이야기하며 시간가는 줄 모른다. 거기에 일본인들이 먹다 남은 양주 반병과 더불어…….
이곳 날씨는 예측할 수가 없다. 내일은 또 어떻게 변할지……. 밖에서 불어오는 세찬 바람소리는 창문 사이로 싸늘하게 들려온다.
※ 참고사항
날씨가 맑은 날에는 오수고악(奧穗高岳)정상에서 수고악산장(穗高岳山莊)으로 가는 길을 찾기란 쉽지만 날씨가 흐려 시야가 불투명한 경우엔 신중을 기해야 한다.
① 奧穗高岳정상에서 10여분을 내려가면 산장으로 가는 표지판이 있다. 바람에 흔들려 방향이 변할 수도 있으니 나무에 고정시킨 볼트의 방향을 주의 깊게 관찰할 것.
② 내려가는 길에 가끔 굵기가 8m정도 되는 폴대가 길을 안내한다.
③ 수고악산장(穗高岳山莊)전 암벽에 쇠사슬과 쇠로 만든 쇠다리가 가파른 내리막 암릉에 설치되어 있음.
1월 30일(화요일) * 날씨 : 눈(악천후) * 온도 : - 24℃ * 일정 : 예비일 |
오랜만에 10시간이라는 긴 수면을 취한 덕분인지 지난밤까지만 해도 무거웠던 몸이 날아 갈 것만 같았다. 날씨만 좋으면 운행할 생각으로 산장 문을 열었지만 입구가 눈에 묻혀 있고 그 위로는 눈보라가 세차게 몰아치는 것이 아닌가? 도대체 언제까지 이런 날씨가 계속되는 것일까? 유명한 산악인 라인홀드 메쓰너도 단독으로 낭가파르바트를 등반하면서 고독과 악천후를 견디다 못해 여러 번을 포기하고 내려왔어야 했던 생각이 떠오른다. 사실 8,000m봉을 오르는 등반가들도 날씨가 좋아야지 공격을 하지 그렇지 않으면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사실, 이곳에 오기 전에는 무척이나 그리워 여러 일 동안 가슴 태우며 기다렸는데 북 알프스는 나의 기대를 완전히 바꿔 버리고 말았다. 며칠 만에 이곳에 무사히 왔지만 단독으로 이곳을 오른다는 것은 정말 무리다. 두려움을 이기려고 애도 썼지만 이기기엔 너무도 자신의 모습이 나약하게 느껴진다. 옆에서 상지대 대원들이 서로 이야기하는 모습들이 무척이나 부럽다. 특히 대원 중 막내인 "대원" 이는 자기 몸도 힘들고 괴로울 텐데 선배들 뒤 치닥거리 하는 모습이 대단하다. 조금 아쉬움이 있다면 선배들이 막내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도 있었으면 보기가 더 좋을 텐데... 저녁 무렵 상지대 대원들과 하산하는 코스가 달라 의논하던 중 눈이 많아 혼자서 내려가기엔 어떤 상황이 벌어질 줄 모르는 상태여서 그들과 같이 가미고지로 루트를 잡고 하산하기로 결정했다. 내일도 날씨가 변하지 않으면 어쩌랴...
1월 31일(수요일) * 날씨 : 눈(악천후) 온도: - 28℃ * 일정 : 기상(05:00) - 수고악산장(穗高岳山莊, 08:00) - 북수고악(北穗高岳, 3,106m 12:00) - 북릉하산(12:00 ~ 14:00) - 북릉등반(14:00 ~ 17:00) - 북수고 소실(15:00) |
마냥 좋은 날씨를 기다리며 산장에 머물 수 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지난 밤 꿈속에서 중학교 때 돌아가신 할머니가 무어라고 말씀했던 생각이 난다. 기분이 이상하다. 할머니가 나를 도와주려고 나타나셨던 걸까? 새벽같이 일어나 입구를 열어보니 어제보다 더 심한 눈보라가 몰아친다. 상지대 대원들은 운행을 하느냐 마느냐 갈등이 생기는 모양이다. 그들은 비행기를 예약해 놓아 어쩔 수 없이 빨리 내려가야만 했고, 나는 어차피 늦었으니 날씨가 좋아지기를 기다렸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하지만 혼자서 기다린다는 것도 예의가 아닌 듯 싶어 장비를 챙겼다. 눈보라가 심하게 몰아치는 2,983봉으로 향했다. 바람이 얼마나 심하게 불어대는지 몸을 움직일 수도 없다. 때로는 설사면에 피켈을 깊숙이 박고 머리를 숙인 채 한참을 있어야 했다. 이런 악천후에 운행을 한다는 것은 정말 무리다. 일행은 가파른 설릉을 피켈과 아이젠으로 아슬아슬하게 내려와야 했다. 지도상에는 하산길이 이렇게 험하지 않은 것을 표기되었는데 지금 우리가 가고 있는 길은 믹스클라이밍을 해야 하는 암릉의 연속이다. 이젠 정말 쇠사슬이 나타나는 곳은 정말 싫다. 얼마를 지났을까 눈보라가 얼마나 심하게 몰아치는지 2m 앞도 볼 수가 없고 손과 발은 감각이 없을 정도로 살인적인 날씨는
생과 사의 갈림길에 일행을 몰아넣는다. 오늘 운행은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렇다고 다시 돌아가려고 해도 보통 일이 아니다. 문득 8,000m에서 악천후를 만나 몇 10m앞에 있는 Camp를 찾지 못해 죽어 가는 이야기들이 머리 속에 자꾸 떠오른다. 그런데 이건 또 웬일이냐! 일행은 기라사와 쪽으로 가지 않고 릿지를 타고 북수고악(北穗高岳)전 북릉으로 내려가는 것 같아 미심쩍어 상지대 대원1명을 北穗高岳지나 북수고소실(北穗高小室)이 있는지를 확인하라고 하고는 3명은 혹시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모르는 상태여서 설동을 파기 시작했다. 30여분 설동을 팠을 때 정찰 간 대원이 정확하게 북릉으로 내려간다고 한다. 또한 가까운 곳에 북수고소실(北穗高小室)이 있다고 한다. 설동 파는 작업을 중지하고 암릉으로 이어진 가파른 설릉을 조심스럽게 내려갔다. 10m앞도 볼 수 없는 북릉을 내려가는 일은 매우 어려웠다. 아니, 무섭다. 산에 다니면서 이렇게 무섭다고 느끼긴 오늘이 처음이다. 피켈을 크러스트 된 눈에 깊숙이 박고 아이젠으로 클라이밍다운을 해야 했다. 암릉 위만 살짝 덮인 설릉을 내려가는 일은 매우 어려웠다. 아니나 다를까? 왼발이 크러스트 된 눈을 뚫고 암릉 사이에 끼어 거꾸로 박혀 왼쪽 무릎인대가 늘어나는 통증을 느꼈다. 한참동안 몸과 배낭이 거꾸로 박혀있어 몸을 바로 세우려고 발버둥을 쳐도 일어날 수가 없다. 하지만 천만다행이다. 조금만 더 몸이 돌았다면 우측의 절벽으로 떨어졌을 것이다. 내려갈수록 점점 더 심한 상황만 전개되고 시야가 불투명하여 어디로 내려가야 할지를 몰랐다. 시계를 보니 14:00이 훨씬 지났다. 이 악천후 속에서 얼마를 더 가야 하는지 모르는 일이다.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문득 떠오른다. 여기서 현명하게 판단하지 못하면 불행한 상황까지 벌어진다. 힘들지만 내려왔던 설릉을 다시 올랐다. 능선에 올라서자 바람은 사정없이 일행을 몰아쳤다. 암릉에 붙어 있는 눈들의 결정체는 아름답기는커녕 살벌한 모습이다. 똑바로 걷고자 해도 걸을 수가 없다. 아! 북 알프스 정말 무섭다. 변할 줄 모르는 악천후…….무인 대피소에 도착하여 마스크를 벗으니 입 주위에 고드름이 매달려 오늘 악천후가 얼마나 심했던가를 나타낸다. 모두들 몰골이 말이 아니다. 종일 추위와 두려움에 떨어서인지 몸이 벌벌 떨린다. 모두들 두려운 얼굴들이다. 넘어지면서 다친 무릎이 아파온다. 내일이 걱정된다. 또 북릉을 내려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2월1일(목요일) * 날씨 : 눈(악천 후) 온도 : - 24℃ * 일정 : 기상(06:00) - 북수고소실 출발(北穗高小室)(08:00) - 북릉하산(08:00 ~ 14:00) - 가라사와(15:00) |
맑은 날씨를 기대했지만 오늘도 똑같은 날씨의 연속이다. 이곳 북 알프스에 온 후 하루만 날씨가 좋았고 매일 같이 눈보라가 몰아치는 지독한 날씨다. 어디가 북 알프스 능선길인지 도무지 볼 수가 없고 또한 알 수가 없다. 어제 악천후에 모두들 질렸는지 도무지 운행 할 엄두가 나지 않는 모양이다. 이런 악천후 속에서 어제 내려갔다 돌아온 북릉을 하산한다는 일은 정말로 두렵다. 상지대 대원들은 2월 4일 돌아가는 비행기 티켓을 예약하여 더욱 더 초조할 뿐이다. 나 또한 며칠이고 날씨가 좋아지기를 기다린다는 것은 너무 무리다. 오늘은 일찍 출발하니까 안자일렌을 하면서 천천히 내려가기로 하고 지긋지긋한 설릉을 내려간다. 의심이 나면 지도를 보면서. 어제처럼 그렇게 심한 눈보라는 아니다. 북릉을 내려간다는 것은 무리한 일이다. 하지만 달리 방법이 없다. 쑤시는 다리는 혹시나 발란스를 잃을까 조심스럽게 한 스텝 한 스텝 발을 옮긴다. 어제 잠시 파놓은 설동은 지난밤 내린 눈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오늘도 시야가 불투명하여 쓰고 있던 고글을 자주 벗었다 쓰곤 하는
동작을 반복한다. 얼마를 자일로 확보하여 내려갔을까? 그렇게 지루하기만 하던 암릉은 점점 사라지고 나무들이 조금씩 시야에 들어온다. 꽤 많이 내려온 모양이다. 그렇지만 마지막까지 길을 잃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한다. 암릉은 희미하게 사라지고 능선으로부터 흘러내린 눈이 쌓인 협곡이 나타난다. 도대체 우리가 내려가는 설사면은 몇 m의 눈이 쌓였는지 알 수가 없다. 선두에 서서 가노라면 10m정도만 시야에 들어올 뿐 도대체 어디로 내려가는지 알 수가 없다. 지도와 컴퍼스를 일치하여 가라사와 쪽으로 방향을 고정한 후 컴퍼스를 따라 가는 수밖에 없다. 바람에 날리는 눈보라는 시야를 더욱 더 곤혹스럽게 만든다. 얼마를 내려갔을까? 전방에 흐릿하게 무언가가 시야에 들어온다. 눈을 헤치며 다가서니 가라사와 산장이다. 몇 개의 건물로 형태를 갖추었지만 모두 눈에 덮혀 지붕만 조금씩 보일 뿐 어디로 들어가야 하는지 판단하기가 힘들다. 다행히 입구를 찾아 눈을 파내고 산장에 들어갔지만 어두워서 아무 것도 볼 수가 없다. 젖은 장비를 풀고 남은 식량을 점검한 후 쉬는 동안 오늘 조심스럽게 하산한 북릉이 자꾸 머릿속에 가물거린다. 어제 만일 그 시간에 계속 이곳으로 내려왔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무리 정신력이 강하다 손치더라도 악천후를 견디면서 운행하는 행동은 죽음을 스스로 자초하는 행동이 분명하다. 어제와 오늘은 정말 무서운 날씨였다. 강한 바람이 동반한 악천후에 질렸다. 거울을 보니 얼굴이 얼어서 군데군데 검게 변해 버렸다. 하지만, 이곳까지 무사히 내려왔다는 것에 대해 지금 마냥 행복할 뿐이다. 내일은 먼 길을 러셀을 하며 내려가야 한다. 이런 날씨에 러셀이 되어 있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대학 산악부들의 보고서만 보고 달려온 북 알프스 너무나 많은 것들을 깨닫게 한다. 날씨가 맑은 북 알프스였다면 아름다움과 희열에 가득 찬 등반이 될 수도 있었을 텐데 하지만, 산은 마냥 근사하고 아름다운 모습만 안겨주는 천사의 모습만 하고 있을 수 없는 일이 아닐까…….
2월 2일(금요일) * 날씨 : 흐리고 눈 온도: - 18℃ * 일정 : 기상(06:00) - 가라사와 출발(08:00) - 횡미산장(潢屋山壯(15:00) - 도꾸가와 산 장(19:00) - 명신교(23:00) - 막영지 설정(01:30) |
눈을 떴지만 일어나기가 이렇게 힘이 들 줄이야. 이틀 동안 정신적, 육체적으로 꽤 고통스러웠던 모양이다. 상지대 막내는 언제 일어났는지 벌써 아침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밤 에 풀어놓은 배낭을 또 꾸렸다. 이제는 간식도 거의 다 떨어져 먹을 것이 얼마 없다. 산을 알면서부터 산행이 두려웠던 적은 예전에 없었다. 하지만 이곳에선 정말 두렵다. 오늘 날씨도 변함없이 눈보라가 몰아쳐 시야가 불투명하다.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찍을 마음도 생기지 않는다. 상지대 대원들과 교대로 러셀을 하면서 계곡을 내려간다. 눈은 끊임없이 허리 이상까지 빠졌다. 한 명이 얼마간 러셀을 하곤 숨을 헐떡이며 나가떨어지면 다음 사람이 선두에 나선다. 누가 선두에 서라고 일일이 말하지 않아도 무의식적으로 반복된 동작을 계속한다. 가끔은 눈이 가슴까지 빠져 수영을 하듯 한바탕 허우적 대다보면 지쳐서 벌렁 누워 버린다. 지난 저녁부터 쌀이 바닥이나 떡국 몇 조각으로 아침을 해결한 후라서 인지 몹시 허기를 느낀다. 휴식 때마다 조금이나마 체력을 보충하기 위하여 입안에 간식을 아무리 먹어도 포만감을 느끼기엔 부족할 수밖에 없다. 점점 더 내려갈수록 눈이 덮혀 가지가 축 늘어진 활엽수들이 빽빽이 늘어선 모습들이 보이는 걸로 꽤 많이 내려온 모양이다. 하지만 1차 목적지인 횡미산장은 아직도 나타날 줄 모른다. 그렇다고 오랫동안 쉬었던 것도 아닌데 오후 2
시가 넘으면서부터 계곡이 조금씩 넓어지는 모습이 왠지 불안했던 마음을 조금씩 풀어주는 것 같다. 1시간 더 내려가니 좌측으로 눈에 덮인 횡미산장이 보인다. 저곳에 들어가면 오늘밤은 따뜻하게 지낼 수 있을 텐데……. 하지만, 눈이 많아서 시간만 많이 지났을 뿐 가야할 거리는 아직도 얼마나 남았는지 알 수가 없다. 가끔 흐렸던 날씨가 벗겨져 파란 하늘과 구름 속에 가려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는 전수고악의 험준한 모습이 석양에 비춰 시야에 파고든다. 이런 날씨도 잠시뿐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자 다시 눈보라가 차갑게 얼굴을 때린다. 어둠이 깊어갈 무렵 다리 밑에서 추위에 떨며 저녁을 해결한 후 다시 걷기 시작한다.1시간여를 내려가니 TOK-USAWA 산장의 불빛이 어둠 속에 은은히 보인다. 잠시 몸을 좀 말리고 가겠다고 하고선 난로 옆에 앉아 추위에 굳어있는 몸을 녹이며 두 젊은 남, 여 일본인 관리인들과 짧은 영어로 서로들 심각한 표정이 오고간다. 이곳에서부터 가미고지까지 5시간 정도 걸릴 것이라고 한다. 또한, 눈이 많이 내려 시간이 많이 지체될 것이라고 한다. 될 수 있으면 강을 타고 내려가면 조금 쉽게 내려 갈 수 있다고 일러준다. 등산로를 벗어나 강으로 접근한 후 강을 타고 신나게 내려간다. 강에는 내리는 눈이 얼어붙어 눈이 많이 쌓이지 않아 빠른 속도로 내려갈 수 있었다. 종종 일찍 결빙되었던 강 주위엔 많은 눈이 쌓인 곳도 있기는 하지만 강바람은 매섭다. 사나운 눈보라를 몰고 다니며 일행을 괴롭혔다. 하지만 강만 타고 내려가면 무조건 쉽게 내려간다는 기대는 때론 곤경에 빠뜨리고 만다. 강은 점점 넓어지면서부터 두 갈래로 물줄기가 갈라지고 때로는 방향을 틀어 일행을 눈이 많이 쌓여있는 언덕배기로 올라가게 만든다. 그럴 때면 어김없이 허리까지 빠지는 눈을 헤치며 갈라진 강을 피해 다시 눈이 적은 곳을 찾기 위해 부러진 나무를 타고 강을 건너기도 한다. 아침 8시부터 지금껏 러셀을 하며 운행을 해서인지 무척이나 피곤하다. 잠시 휴식할 때는 배낭을 침대로 삼아 한참동안 눈을 감고 있지만 곧 눈보라 때문에 오랫동안 쉴 수도 없다. 어깨는 배낭의 무게에 눌려 도대체 감각이 없다. 발은 부어서 언제부터 아파 왔는지 모르지만 그저 무감각해져 버렸다. 새벽 1시가 넘어서야 어둠 속에 다리형태를 한 모습이 희미하게 보여 오늘 목적지에 도착한 것으로 결정하고 텐트를 치기로 했다. 눈보라는 어김없이 일행을 괴롭힌다. 잠시 텐트 속에서 몸을 녹인 후 출발하기로 하고 세찬 바람 속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침낭 속으로 들어간다.
2월 3일(토요일) * 날씨 : 흐리고 눈 온도 : - 13℃ * 일정 : 기상(05:30) - 하동교(河洞童, 06:30) - 데포지점(10:50) - 국도만남(15:00) - 상완도(15:30) - 신시마시마(17:00) - 마쓰모도(19:30) - 나고야(22:30) - 예치 현 스포츠센타(0:50) |
3시간여를 바람소리와 함께 눈을 감았지만 피로는 여전히 몰려온다. 오늘 아침엔 스패츠가 말썽이다. 스패츠 지퍼와 고리가 눈 속에 얼어 도무지 잠길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 속에서 장비의 관리를 세심하게 해야 하는데 부주의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말았다. 지난밤 어둠 속에 하동교(河洞童)로 보였던 다리는 다리가 아니라 건물이었다. 강물을 건너야 등산로로 접어들 수 있는데 강물이 이 부분에선 결빙이 되지 않아 물이 많이 흘러내린다. 결빙되어 있지 않은 강가를 따라 강을 건널 수 있는 곳을 찾지만 점점 지체될 뿐 건널 수 있는 곳은 나타나지 않는다. 일행은 모험을 할 수밖에 없었다. 주위에 살짝 얼은 얼음을 밟고 조금씩 머리만 내민 돌덩이들을 이용하여 쏜살같이 뛰어서 건넌다. 이것이 두려운 1명은 신발을 벗고 강을 건너다가 발이 얼어 한참동안 발을 움켜쥐고 고통을 어루만졌다. 하동교(河
洞童)를 지나면서 간간히 나타나는 관광객을 위한 목조건물들은 눈 속에 덮여 있는 모습이 매우 고풍스럽게 보인다. 하지만 강에서 벗어나 등산로를 따라 러셀하면서 간다는 것은 또한 매우 괴로운 일이다. 조금만 가면 상지대 대원들이 입산할 때 데포 시켜놓은 식량이 나타나기를 기대하며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긴다. 데포 시켜놓은 식량은 본래의 형태로 나타났고 오랜만에 라면을 먹을 수 있어 행복했다. 눈발이 조금씩 가늘어지면서 종종 하늘이 맑아질 것도 같으면서 다시 또 조금씩 어두워지곤 하는 날씨가 반복된다. 상지대 대원들이 지난번 이곳으로 올라올 때엔 재설작업을 해놓아 쉽게 접근할 수 있었는데 10일이나 지난 지금은 많은 눈으로 덮여 마지막까지 러셀을 하며 내려가야 한다. 상지대 대원 중 막내는 다리가 불편한지 절뚝거리며 뒤에서 걸어오는 모습이 무척이나 마음 아프다. 오버트라우져, 스패츠들이 찢어지고 고장 나서 테이프로 둘둘 감은 모습이 더욱 더 가슴 아프다. 간간히 일본 등산객들이 화려한 색상의 자켓을 입고 스키를 타며 올라오는 모습들이 나타나는 것을 보았을 때 많이 내려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공사를 하는 여러 개의 터널을 빠져나간 후 꼬불꼬불한 다까야마(高山)와 마쓰모토(松本)로 연결되는 국도를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버스 정류장까지 도로를 따라 얼마를 내려가야 되는지 모른다. 국도에서 내려오는 차를 잡아 태워달라고 했지만 업무 중 이라며 그냥 내려가 버린다. 일행은 두 팀으로 나누어 신시마시마까지 능력껏 가기로 하고 도로를 따라 내려간다. 다행히 먼저 출발한 나와 상지대 대원1명은 얼마를 내려가지 않아 터널공사를 하는 공사차량을 타고 상완도로 내려올 수 있었다. 상완도엔 신시마시마로 가는 버스가 끊어진지 오랜 시간이 지난 후였다. 정류장 옆에 택시를 불러 연결해주는 곳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그 곳에 계시는 할머니에게 흥정을 하기 시작했다. 할머니는 영어를 전혀 알지 못해 말이 통하지 않아 할 수 없이 종이에 요금을 쓰면서 흥정 할 수밖에 없었다. 신시마시마까지 6,500円에 택시를 불러준다고 한다. 종이에 액수를 표시한 후 5,000円을 쓰자 한 참을 전화 통화한 후 20분만 기다리라고 한다.
차를 한잔 얻어 마신 후 택시를 타고 아름다운 경치를 구경하며 신시마시마 기차역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한참을 기다렸는데도 두 명은 올 줄을 모른다. 화장실에 들어가 세면을 하고 배낭정리를 한 후 얼마 안 되는 시간에 헐떡이며 2명이 나타난다. 그들은 상완도에서 8,500円을 주고 왔다고 한다. 휴게실에서 라면을 먹은 후 630円하는 기차표를 끊어 마쓰모토로 향했다. 몇 정거장 가지 않아 마쓰모토에 도착할 수 있었다. 화려한 네온싸인에 반짝이는 마쓰모토의 야경은 무척이나 아름답다. 깨끗한 고층 건물들로 잘 정리된 도로, 고급스럽게 진열된 상가들 모두가 깔끔하다. 나고야로 가는 버스를 알아보았지만 이미 끊어진지 오래여서 할 수 없이 5,300円하는 기차 티켓을 끊을 수밖에 도리가 없었다. 열차 시간에 1시간여 남아 역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대형슈퍼에 들어가 구경을 했다. 모든 건물들이 엄청나게 비싸 살 엄두가 나지 않는다. 일행은 우동을 파는 코너에 앉아 400円하는 고로케 우동을 한 그릇씩 먹은 후 두리번거리다 기차역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기차는 어둠 속을 질주한다. 누가 어깨를 자꾸 흔든다. 눈을 떠보니 나고야역에 도착한 것이다. 얼마나 피곤했는지 2시간여를 열차에 쓰러져 자고 있었던 것이다. 밤 10시가 훨씬 지난 나고야역 주변은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일행은 에지현 스포츠 센터에 있는 여행객 숙소를 찾기 위해 지하철을 타고 갔지만 스포츠 센터엔 문이 모두 잠겨 있고 도로 건너편 명성공원 가로등 불빛만 어둠 속에 은은히 비춰질 뿐 숙소로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을 알 수가 없다. 피로에 지친 몸을 끌고 스포츠 센터 주위를 얼마동안 두리번거리는데 승용차에서 내린 두 남자가 숙소의 정확한 위치를 가르쳐 준다. 우리는 체육관 주변만 두리번거렸지 숙소는 200m가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12시가 훨씬 지난 시간이여서 미안하기도 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문을 두들겨 사정을 이야기 하니 들어오라고 한다. 오랜만에 샤워도 할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
◈ 불과 몇 분에 지나지 않는 짧은 시간 동안에도 몇 년간의 몫보다 더 많이 인식하면서 체험을 할 수도 있다. - F.M 도스토예프스키-
2월 4일(일요일) * 날씨 : 흐린 후 맑음 * 일정 : 기상(05:00) - 나고야역(06:00) - 공항(07:30) - 출국심사(12:30 ~ 14:00) - 서울(16:00) |
짧은 시간동안 눈을 붙여서인지 지하철을 타는 동안 계속 눈을 감는다. 동상에 걸려 얼굴 피부가 군데군데 검게 변한 모습이 이상한지 사람들이 자꾸 나를 쳐다본다. 상지대 대원들은 09:00 비행기여서 도착 하자마자 출국심사를 받으러 들어간다. 나는 비행기 예약을 위해 아시아나 항공을 찾았지만 직원들이 보이지 않는다. 화물검사를 하는 곳에서 상지대 막내 배낭에 들었던 휘발유가 적발돼 배낭에 들어있는 모든 물건들을 꺼내 놓은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나도 어쩔 수 없이 배낭에 든 휘발유와 E.P.I가스를 울며 겨자 먹듯이 공항 파출소에 갖다 주었다. 곧 상지대 대원과 정들었던 여러 날을 그리며 작별인사를 한 후 안내하는 곳을 찾아 비행기를 예약하려고 한다고 종이에 써 보여주었더니 공항 3층에 가면 아시아나 사무실이 있다고 한다. 사무실에 들어가니 한국말을 하는 여직원이 있어 쉽게 대화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비즈니스 CLASS만 자리가 있다고 한다. 만약에 일반석이 13:30분까지 기다렸다 자리가 없으면 비즈니스 CLASS로 끊기로 하고 예약을 해놓았다. 시간이 많이 남아 공항의자에서 3시간여를 단잠에 빠질 수 있었다. 하지만 13:30분까지 기다렸지만 일반석은 자리가 없다고 한다. 7,100円을 더 주고 비즈니스 CLASS의 탑승권을 움켜쥐고 출국절차를 받았다. 좋은 좌석이여서 그런지 의자도 넓고 편안하다. 스튜어디스들이 어디에 갔다 오느냐고 질문도 한다. 기내식을 주는데 금방 먹어치웠더니 빵과 맥주를 더 가져다주고선 더 드시고 싶으면 이야기를 하라고 한다. 이제 서울로 가는구나. 짧은 시간동안 이었지만 북 알프스에서 보낸 시간들이 무척이나 길게 느껴진다. 책에서만 보았던 푸른 산 위에 만년설이 그려진 모습만 떠올리며 달려갔던 북 알프스 마지막 돌아오는 날까지 눈과 바람으로 나를 괴롭혔던 곳이었기에 그렇게 그리운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일까? 한라산에 훈련도 들어가기로 했는데 이렇게 며칠이 더 지났으니 선배들 볼 면목도 없다. 기내의 스크린에서 비행기가 제주도 상공을 날아가는 모습이 나올 때 밖에 보았지만 구름만 수없이 떠 있을 뿐 아무 것도 볼 수가 없다. 비행기가 착륙할 무렵 서울의 하늘은 구름이 많다. 배낭을 싣고 밀며 나오는데 많은 사람들이 나를 보는 것 같아 머리를 들고 나올 수 가 없다. 서울의 거리는 얼마 전에 눈이 내렸는지 젖어 검게 변한 모습이 스산스럽다. 하지만 창문을 닦지 않은 지저분한 버스는 복잡한 서울 시내를 신나게 달린다.
▣ 회계보고
항 목 |
내 용 |
금 액 |
항 공 료 |
서울 - 나고야(왕복) |
340,000원 |
공 항 사 용 료 |
김포공항 |
900원 |
도심 항공버스 |
서울터미널 - 공항 |
3,000원 |
나고야 항공 - 나고야역(850円× 2) |
1,700円 | |
연 료 구 입 |
화이트 가솔린 2E(870円 × 2) |
1,740円 |
EPI가스2E (450円 × 2) |
900円 | |
JR 특급열차 |
나고야역 - 다가야마(高山) |
5,340円 |
마쓰모토(松本) - 나고야(名吉室) |
5,400円 | |
호 텔 |
다까야마(高山) |
5,000円 |
버 스 |
다까야마(高山) - 신호다까 |
2,080円 |
케 이 블 카 |
신호다까 ROPE WAY |
1,400円 |
택 시 |
상완도 - 신사마마 |
5,000円 |
열 차 |
신시마시마 - 마쓰모토(松本) |
680円 |
숙 박 |
나고야(名吉室) 예지현스포츠센타 숙소 |
1,100円 |
전 철 |
나고야(名吉室) 예지현스포츠센타 숙소 - 나고야역 |
500円 |
탑승권 예약 |
나고야공항(비지니스 CLASS) |
7,100円 |
화 물 보 관 |
나고야 공항 |
350円 |
식 량 비 |
|
5,000원 |
의 약 품 |
|
15,000원 |
合 計 |
|
679,370원 |
2)회계평가
원정을 준비하면서 그동안 다른 등반대들의 보고서를 참고하여 대략 경제적인 문제를 쉽게 계획할 수 있었다. 항공료와 일본 내에서의 교통비를 주 예산으로 세웠고, 장비 문제는 90%가 소유하고 있는 장비로 사용했기 때문에 많은 경비를 줄일 수 있었다. 눈삽, 보온병, 오버미튼, 피켈 등 몇 가지 장비는 어차피 구입해야할 장비였기에 부담 없이 준비할 수 있었다. 전체적인 경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항공료와 일본 내 교통비를 크게 절감할 수도 있었는데 정보부족과 연결되는 교통편의 시각표와 소요시간 등의 미비함 때문에 절약할 수도 있는 지출을 많이 소비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좀 더 세심한 준비를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후회할 수 없는 일이다. 다음에 다시 간다면 많은 경비를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참고사항
① 아시아나 항공(왕복) - 340,000원
B.B항공(나고야왕복) - 224,000원
위치 : 회현역(남대문) 파레스Hotel앞 2층 TEL (02)779-60422
② 기차는 버스보다 2배 정도의 교통비가 싸다. 소요시간은 비슷하고 버스는 시설이
잘 되어 있어 매우 편리하다. 단, 일찍 버스가 끊어지는 단점이 있다.
▣ 행정보고
1)여권(Passport)
구비서류 :
① 여권발급 신청서(시청 여권과)
② 신원진술서(시청 여권과)
③ 주민등록등본 또는 호적등본(동거인 필요)
④ 여권용사진(3.5cm*4.5cm)
⑤ 도장
2)비자(VISA)
일본 비자는 미국비자와 함께 매우 까다롭다. 공무원이나 재직회사가 갑근세를 내는 곳이면 간단한 서류로 쉽게 비자를 받을 수 있지만 무직이나 갑근세를 내지 않는 소규모 업체에 재직하는 사람은 많은 서류를 요구한다.(아래 구비 서류는 무직이나 갑근세를 내지 않는 회사에 재직한 사람)
구비서류 :
① 재직증명서(직인 확실해야 함)
② 사업자등록증
③ 주민등록등본 앞, 뒷면 복사, 사진
④ 주민등록등본
⑤ 호적등본
⑥ 은행 잔고 확인서(비자보증용, 은행에서 만들어줌)
⑦ 근무회사 1년부가세 납부서(세무서)
⑧ 직계가족 중 재직증명서(공무원이면 좋음)
⑨ 직계가족 중 원천징수서(재직회사)
⑩ 재직회사 1년치 급여 확인서(재직회사)
※ 참고사항
① 여행사에서 대행할 경우 무직이나 갑근세를 내지 않는 회사에 재직한 사람은 미리 서류를 준비하면 편리함.
② 비자 발급 인원수 10명 이상이면 직접 대사관에 접수하면 많은 경비 절감됨
3) 항공권
여행사와 협의해 예약, 서울에서 할인티켓을 파는 여행사가 몇 군데 있음(30% 항공료 줄일 수 있음)출발 3일전 예약재확인(Reconfirm-ation)탁송화물은 개인당 30kg까지 허용됨.
4) 출국절차
(1)탑승수속(Check In) : 공항에 출구 1~2시간 전 도착
㉠ 김포공항 : 가고자 하는 노선에 따라 청사가 틀리므로 확실히 내릴 것 공항
㉡ 병 무 청 : 군 미필자 해당
㉢ 환 전 : 공항 내에 은행에서 환전
㉣ 항공사데스크 : 여권, 항공권, 공항세 영수증제시, 수화물 탁송 탑승권
(Boarding Pass)받음.
(2)세관(Customs) : 3층 출국장, 보안 검사와 휴대품 검사 후 귀중품 신고(미 신고시 입국 때 세금 부과)
(3)출국심사(Immigration) : 여권, 항공기 탑승권 출입국 신고서 스템프를 찍어 들려줌. 이곳을 지나면 탑승 대기실과 면세점이 있다. 대기실의 전광판과 방송을 듣고 탑승구로 간다.
5)일본 입국 절차
(1)일본 출입국 신고서 : 기내에서 작성, 기재사항(한자, 영어) : 성명, 국적, 생년월일, 직업, 주소 일본 내 연락처(체류 호텔명 꼭 기재), 여권번호, 항공기 편명, 도착항공기명, 방문목적, 서명
(2)입국 심사 시 영어나 한자로 작성된 원정 계획서를 준비하여 제출하면 쉽게 입국할 수있음.
(3)여권과 입국 신고서를 내고 심사를 받은 후 화물을 찾아 통과
6)입산, 하산 신고
(1)입산 신고 : 신호다까 관광 안내소에 서식 비치
기재 사항 : 단체 명, 대표자 명, 소재지, 연락처, 등반기간, 대원명단(연령, 연락 처, 등산 경력, 운행일정, 그 외 개념도, 보험가입 유무, 장비목록)
※ 입산료는 없음(동계만 적용, 하절기엔 잘 모르겠음)
(2)하산신고 : 단체명, 대표자명, 인원, 등반기간, 출발지, 하산로, 다음 여정 기재 후 하산함에 넣음.
7)일본 출국 절차
(1)등산시 예약 재 확인을 못하므로 하산 후 재 확인할 것.
(2)그 외 절차 동일. 기재했던 출, 입국 신고서 확인
8)입국절차
(1)세관신고서 : 비행 중 기내에서 작성.
(2)여권과 입국 신고서를 내고 심사를 받은 후 수화물을 찾아 세관에 여권과 세관 신고서를 제시하고 검사 후 통과.
▣ 장비보고
품 명 |
수 량 |
비 고 |
품 명 |
수 량 |
비 고 |
자 일 |
1동 |
9M(35M) |
컴 퍼 스 |
1EA |
실버 |
카 라 비 너 |
6EA |
Ring 카라비너 포함 |
카 메 라 |
1EA |
자동카메라 |
하 강 기 |
1EA |
8자 |
필 름 |
10통 |
네가:5EA, 슬라이드 : 5EA |
이 중 화 |
1켈레 |
코브라흐 |
노 트 |
1EA |
|
안 전 밸 트 |
1EA |
페 즐 |
볼 펜 |
2EA |
|
앵 글 하 켄 |
1EA |
|
회 기 |
1EA |
|
나이프 하켄 |
2EA |
|
계 산 기 |
1EA |
|
테이프 슬링 |
2EA |
|
건 전 지 |
20EA |
알카라인 |
고 글 |
3M |
줄 보 |
헤 드 렌 턴 |
1EA |
페즐 |
아 이 젠 |
1조 |
캠프(12발), 믹스클라이밍용 |
오 버 미 튼 |
1EA |
고어텍스 |
피 켈 |
1EA |
그리벨,75cm |
파 일 자 켓 |
1EA |
고어텍스 |
침 낭 |
1EA |
거위털(밀레) |
파일트라우져 |
1EA |
|
메 트 리 스 |
1EA |
빨래판 |
우 모 복 |
1EA |
다나우모 |
비 닐 |
2 × 3M |
조금 두꺼운 비닐 |
목 출 모 |
1EA |
|
눈 삽 |
1EA |
수입품 |
고 소 모 |
1EA |
고어텍스 |
버 너 |
2EA |
콜멘, 가스버너(예비용) |
내의 상,하 |
1EA |
|
코 펠 |
1EA |
1인용 |
오 버 미 튼 |
1EA |
고어텍스 |
아미 나이프 |
1EA |
|
모 장 갑 |
1EA |
|
스 푼 |
1EA |
|
벙어리모장갑 |
1EA |
|
보 온 병 |
1EA |
0.8ℓ(수입품) |
스 패 츠 |
2EA |
하나는 예비용 |
바 람 막 이 |
1EA |
|
양 말 |
1EA |
|
지 도 |
1EA |
1/25,000 |
|
|
|
1)장비목록표
품 명 |
규 격 |
수 량 |
비 고 |
배낭(Ruck Scck) |
80 + 15 |
1 |
로우 알파인 |
이중화(Double Boots) |
플라스틱 이중화 |
1 |
코브라흐 |
아이젠(Crampons) |
12발 |
1 |
캠프 |
피켈(Pickel) |
long Pickel |
1 |
그리벨 |
자일(Rope) |
|
1 |
35m |
테이프슬링 |
|
3M |
|
안전밸트(Harness) |
|
1 |
페즐 |
헤드렌턴(Head Lenten) |
|
1 |
페즐 |
링 카라비너(Ring Karabiner) |
|
1 |
|
일반 카라비너 |
|
6 |
|
나이프하켄(Knife Haken) |
|
2 |
|
배낭커버(Sack Cover) |
大 |
1 |
|
목출모(Bala Clava) |
|
1 |
|
침낭(Sieeping Bag) |
Down |
1 |
밀레 |
침낭카바(Sieeing Bag Cover) |
Gore - Tex |
1 |
몽펠 |
메트리스(Mattess) |
Gore - Tex |
1 |
|
오버트라우저(Over - Trousers) |
|
1 |
|
우모복(Down wear) |
자켓 |
1 |
|
고소내의(Under Wear) |
상,하 |
1 |
|
파일상, 하(Pile Jacket,Pants) |
|
2 |
|
스패츠(Gaiters) |
|
1 |
Gore-Tex 〓 1 하이포라 〓 1 |
오버미튼(Over - Mittens) |
Gore - Tex |
1 |
|
모장갑(Wool - gloves) |
|
1 |
|
고소모 |
Gore - Tex |
2 |
|
모양말 |
|
|
|
▣ 장비 평가
1)막영구
단독산행을 계획했기 때문에 먼저 배낭의 무게에 대한 심적 부담 때문에 설동을 파고 운행 할 각오로 과감하게 텐트를 빼버렸다. 사실, 동계 북 알프스의 날씨는 강풍과 폭설을 동반하기 때문에 능선에서 막영을 한다는 생각은 매우 어리석은 행동이라 생각된다. 설동은 만드는 작업이 힘들어서 그렇지 만들고 나면 무척이나 조용하고 아늑하다. 매트와 침낭만 좋으면 설동에서의 생활은 안락하기만 하다. 설동 작업을 하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장비로 쓰이는 "눈삽"은 매우 견고해야만 한다. 가지고 간 ORTOVOX눈삽은 가볍고 길이를 조정 할 수 있어 편리했지만 눈을 깊숙이 파고 들어가면 눈 층이 생겨 단단한 눈을 펴내기란 매우 어렵다. 조금은 불편하지만 눈덩이를 쉽게 펴낼 수 있는 견고한 눈삽을 선택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2)등반구
준비한 등반구들은 모두 유용하게 사용했다. Sile(9mm, 30M), 12발 아이젠, 피켈 등은 하산하기까지 나의 육신을 위험으로부터 지켜주었고 또한, 하산하기까지 아무 탈 없이 출발 전 그대로의 모습으로 남아 있는 장비들에 고마움을 느낀다. 등반동안 Sile은 40M 한 동이면 안자일렌과 하강용으로 충분하고 무게를 고려해서 준비하는 것이 좋고 피켈은 70cm 정도의 long피켈이 적당하다. 아이젠은 스탠스 감각 등이 타 아이젠보다 민감함을 느낄 수 있다.가지고 간 이중화는 빙벽등반 때 주로 사용한 발에 잘 안 맞는 것 이여서 매일 저녁 발
이 부어올라 통증에 시달렸다. 능선을 전진하면서 나타나는 위험한 구간들과 종일 씨름하기 때문에 발에 심한 무리를 느낀다. 히말라야 원정용 이중화 같이 너무 큰 Size는 아니지만 양말을 두 켤레 정도 신고 발가락이 조금씩 놀 수 있는 이중화를 착용하는 것이 좋을 거라 생각된다. 다른 장비로는 테이프슬링과 하켄 2~3개 정도면 충분치 않나 생각된다. 인원이 여러명 일 경우는 여러 가지 방향으로 고려하여 준비하는 것이 좋지 않겠나 생각된다.
3)취사구
코펠은 1인용(밥그릇, 국그릇)을 준비했고 버너는 콜멘 버너 1개와 예비용으로 가스버너 1개를 추가로 준비했다. 혹, 휘발유 버너에 이상이 생길 것을 대비하여 준비했는데 아주 유용하게 사용되었다. 연료는 휘발유 1.5l 2개와 E.P.I가스 4개를 준비하였는데, 산장마다 남은 E.P.I가스 덕택에 연료걱정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날씨가 많으므로 연료는 여유분을 꼭 챙겼으면 한다.
4)의류
의류는 국내 동계등반 장기산행 때와 흡사한 수준의 의류를 준비했다. 하지만, 강한 강풍을 피할 수 없는 능선을 오르다보면 손과 발, 얼굴 등에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성능이 뛰어난 의류는 실전에서 그만큼 값어치를 한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고, 계속된 러셀을 대비하여 스패츠를 하나 더 준비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5)기타
북 알프스의 강한 눈보라를 피할 수 있고 고글은 사실 준비하기가 힘들다. 능선에서 불어대는 바람은 눈의 결정체와 하나 되어 조금만 빈틈이 보여도 사정없이 파고들어 따갑게 때려 버린다. 또한 눈을 뜨지 못한다. 고글 안에 성에가 끼어 도대체 앞을 볼 수 없으니 말이다. 이런 것들을 고려해서 가장 적절한 고글은 스키고글 이상 더 좋은 것이 없다고 본다. 스키고글도 80% 이상 악천후를 막지는 못하지만 그런 대로 사용할만하다. 일반 고글은 절대 무용지물임을 알아야 한다.
▣ 식량평가
출발 전 가장 고민을 많이 한 부분인 식량은 부피, 무게를 고려해서 간식을 제외한 모든 주식을 쌀과 건조 국거리로 준비하였다. 여태껏 산을 쫓아다니면서 벗어나지 못한 식성에 따를 수밖에 없었던 현실이 안타까울 수밖에 없었지만 등반이 끝날 때까지 밥과 국을 늘 입안에 넣을 수 있어 즐거웠다. 중식은 아침 준비를 하면서 준비한 미숫가루를 보온병에 넣어 간식과 곁들이며 따뜻하게 먹을 수 있어 좋았다. 다음에 또 간다면 좋은 식량을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연구를 많이 해서 포만감을 느끼면서 칼로리가 높은 식량을 준비해야 되지 않겠나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