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성산과 영산강
김해성
한 폭의 그림같이 펼쳐 놓은 영산강
선학(仙鶴)떼 날아와 돛단배 길잡인데,
금성산 허리에 걸린 달, 마을들은 저리 밝다.
추일(秋日) 기운 감돌아 참새들 지저귄 소리
초가집 늙은이들 혼사길이 바쁜 걸음인데
죽림뜰, 강노을속에 흔들리는 대사림이여.
산목련 다문다문 곱게 가꿔 조촐한데
서쪽으로 흐르는 강 외로워 달래노라면
아스리, 바라다 뵈는 선산(先山)의 비석이여.
동쪽으로 무등산, 남쪽으로 월출산을
서쪽으로 유달산, 둘레둘레 앉혀놓고
나주군 공산면 남창리 중도마을 고향산하여.
밝은 달 추석밤에 강강수월래 소리
강심(江心)을 울리는 갑사댕기 내 누님들은
세월이 길러준 얼굴엔 주름살만 늘었는데
이 산강(山江)에 맺힌 정한, 시문으로 표현한 이들
정가신 임백호 김천일 최희량 나대용
시인들인데
나조때 손꼽던 천재들은
산심 강심 시심을 낚았으리라.
칠색무늬 금성산 그림자 강물에 어른거리고
날던 학도 내려와 깃을 치는 내 고향인데
목화꽃 구름밭 언덕에
내님의 웃음이 존다.
아아아, 영산강과 금성산은
억만년 역사를 감는데
먼 훗날 묵언(默言)으로 이야기할 강과 산
언젠가 나도 돌아가 묻힐 마음의 고향이여.
출처 : 고향의 노래(한국애향시집)-한국문학자료연구원 편(編)
1987년 서문당 刊
- 김해성(金海星), 본 명 김희철, 아호 노강(鷺江), 소심(素心), 문학박사
1935 전남 나주 공산면 남창리 출생
1955 <새벽>지에 시<산방>당선
1956 <자유문학>에 시 <신라금관>, <발>이 추천되어 등단
1956 <국도신문>에 시<매화>외 4편 당선
1967<서울신문>에 문학평론 당선
1984 노산문학상 수상
주요 저서 시집
시집 <바다 제비> 중앙문화 1959
시집 <신라금관> 국해문화사 1963
시집 <꽃사랑나무의 이야기> 국제출판사 1964
시집 <영산강(榮山江)> 금강출판사 1969
시집 <백제금관> 형설출판사 1976
시집 <치악산> 형설출판사 1977
시집 <물동이 사연(思戀)> 서문당 1985
시집 <김해성 시선집> 월간문학사 1986
첫댓글 스크랩 게시물 꼬리말에 메모가 덧붙여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