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7. 목. 만달레이>
바간에서 만달레이로 가려고 일찍 깼는데 미국에서 온 두 사람은 일출을 본다고 먼저 나간다. 체크 아웃하고 밴을 기다리는데 부지런한 독일 할아버지는 아침 운동을 하고 들어오신다. 우린 15인승 밴을 타고 만다레이로 간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밴을 타고 가면 door to door 형태로 편리한 점이 있다. 5명이 타고 가는데 우리나라 국도와 같은 길을 고속도로라며 요금을 받는다. 북쪽으로 오니 집들이 바닥에 앉았다. 남쪽은 여러 이유로 기둥을 세우고 2층 되는 높이에 집을 짓는다.
<불교 경전을 보관하고 있는 하얀 탑들>
9,000짝에 밴을 타고 5시간 반만에 만달레이에 도착하였다. 깨끗한 숙소의 아가씨가 친절하게 체크인을 한다. 방에 들어가 샤워와 빨래를 하고 9층 식당에 올라가 볶음밥을 시켰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종업원들이 웃으며 난리다. 5시에 시내구경을 나갔다. 자동차보다 오토바이가 많다. 먼지와 매연이 가득한 시내를 걷기가 힘들었다. 숙소로 오다가 저녁으로 먹을 빵과 오렌지를 샀다.
나가면서 창문을 열어놨더니 옷이 잘 마른다.
<12.18. 금. 만달레이>
조식 내용이 좋은 편은 아니었으나 움직이려면 먹어야 한다. 리셉션에 가서 e-bike를 신청하였더니 8시 20분에 가져온다. 하루 12시간 이용하는데 10,000짝이다. 여기의 오토바이는 모두 중국산이다. 먼저 왕궁으로 갔다. 지도를 보면서 찾아갔는데 동문으로 가서 입장권을 사야 한다. 동문에는 군인들이 많이 서서 교통정리를 하고 있는데 이유는 동문입구가 곡각지점이라 사고가 자주 나기 때문이다.
왕궁박물관 앞에 주차를 시키는데 오토바이가 중심을 잃고 쓰러진다. 바로 세우고 왕궁을 구경한 후 나와서 시동을 거니 안 된다. 마침 옆에 간이 매점에 있는 총각이 다가와서 보더니 전화를 걸어 상황을 이야기 하고 지원을 부탁하였다. 20분이 지나니 직원이 도착하였다. 어딘가 손을 보더니 ok한다. 알고 보니 오토바이가 넘어질 때 보조 스위치가 넘어갔던 것이다. 그 스위치를 올리니 시동이 걸린다. 나참, 알아야 고생을 안 한다는 진리!!!!
<만달레이 왕궁>
왕궁에서 조금 더 가면 쿠토도 파고다, 산다무니 파고다, 짜욱또지 파고다가 몰려 있다. 불교 경전을 새긴 729개의 흰 석탑이 있는 쿠토도 파고다를 보고 인근에 있는 산다무니 파고다에서 하얀 석탑들을 또 보고 나왔다. 세계에서 가장 큰 대리석 불상이 있는 짜욱또지 파고다를 보고 나왔다.
이번에는 우베인다리로 향했다. 만달레이 힐에서 우베인다리까지는 1시간 20분이 걸렸다. 지나가는 차량들이 내뿜는 매연과 숨이 막히는 먼지를 마시며 달린다는 것은 추천하고 싶지 않았다. 정말이지 만달레이의 도로 상황은 최악인 것 같았다. 그런데도 현지인들은 길거리에서 음식을 만들어 팔고 웃으면서 생활하고 있다.
<짜욱또지 파고다에 있는 세계 최대의 대리석 불상>
한 낮인데도 우베인 다리에는 사람들이 많다. 물으니 다리 건너에 대학교가 있어서 그렇단다. 이 우베인 다리는 티크 목재로 만들어졌고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다리로 기록되어 있단다. 길이는 1.4km다. 다리 중간 중간에 쉼터가 있다. 아마 긴 다리를 건너는 사람들이 지치면 쉬었다가 가라는 뜻일 것이다. 다리 건너에는 1847년에 세워진 짜욱따지 파고다가 있다. 몇 장의 사진을 찍고 길거리 음식으로 허기를 면했다.
<우베인 다리>
다리 아래로 내려가 몇장의 사진을 찍고 올라왔는데 석양까지 기다리려니 너무 시간이 많이 걸리고, 연무과 구름으로 일몰이 안 좋을 것 같아서 그냥 숙소로 왔다.
3시 반에 오토바이를 반납하고 샤워하고 누우니 살만하였다. 지친 몸을 푹 쉬는 것으로 오늘을 마감하였다.
<12.19. 토. 만달레이>
원래 계획은 시외에 있는 삔우린 폭포를 보러 가는 것이었으나 오고 가는데 6시간을 소비하고 건기라 폭포수가 빈약할 거란 생각에 포기를 하였다. 그래서 만달레이 힐과 마하무니 파고다를 가기로 했다. 지도를 보니 만달레이 대학과 마하무니 파고다는 걸어서 갈 수 있을 것 같아서 걷기로 했다. 만달레이 대학은 없었다. 잡초가 무성한 채로 문이 닫혀 있었다. 지나가는 스님께 여쭈어 마하무니로 가는 길을 알았다. 20여 분 걸으니 마하무니가 나타났다.
<마하무니 파고다>
오늘이 토요일이라 사람들이 많다. 여기는 금불상이 있는데 금박을 사서 붙이는 모습이 보인다. 그런데 여자들은 앉아서 기도하며 모니터를 보고 남자들은 높은 금불상에 올라가 금박을 붙이고 내려온다. 미얀마의 거대한 탑 안에는 네 면에 불상이 한 개씩 네 개가 들어 있다. 미얀마 사람들의 불심은 대단하였다. 진지하게 기도하는 모습을 보면 저절로 걸음이 멈춰진다. 불당 근처에는 상인들이 엄청 많다. 불교관련 상품을 파는 곳이 대부분이다. 특이한 것은 자기가 태어난 요일이 적힌 불상에 물을 붓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다른 요일에도 돌아가며 물을 붓는다.
<마하무니 파고다....만지면 복이 온단다>
주변을 다 보고 오토바이 택시를 타고 만달레이 힐로 갔다. 오토바이 또는 택시로 올라가는 방법이 있으나 나는 걸어서 올라가기로 했다. 오르는 계단에는 지붕이 설치되어 있어서 그렇게 덥지는 않았다. 계단을 오르면 힘드니까 옆에 벤치가 마련되어 있고 중간 중간에 커다란 쉼터도 있다. 그런데 장사꾼이 많다 보니 어수선한 분위기가 되었다. 정상에는 수타웅삐예 파고다가 있는데 거울 조각을 섬세하게 붙여서 화려한 파고다가 되었다. 이곳은 만달레이를 내려다 볼 수 있는 넓은 전망대가 있다. 날씨가 좋으면 시내가 확실하게 보일 것 같았다. 그런데 공기 오염이 심하여 내가 있는 4일 내내 짙은 연무가 끼었다.
<만달레이 힐에서>
만달레이 힐을 내려와 왕궁 해자를 따라서 걸었다. 가로수가 그늘을 만들어 주어 그리 힘들지는 않았다. 걷다가 배가 고파서 길옆 식당에 들어갔는데 간단한 현지인 식사가 700짝이다. 물 300짝을 같이 하니 1,000짝에 요기가 되었다. 가이드 북에 나와 있는 란모살이라는 뷔페 식당을 찾아갔다. 직원 아가씨들이 내가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수줍어하면서도 "안녕하세요?" 하면서 자꾸 나에게 관심을 보낸다. 한 접시 가득 먹고 얼마냐고 물으니 2,000짝이란다. 1짝은 1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번에는 나일론 아이스크림 가게에 갔다. 가이드 북에 소개된 곳이라 호기심이 발동했다. 사람들이 많이 앉았다. 메뉴판을 보고 900짝짜리를 시켰는데 달콤 시원하였다.
길거리 사람들 사는 모습들을 보면서 숙소로 왔다. 4시 반이다. 씻고 누우니 그저 행복하다.
<12.20. 일. 비엔티엔>
만달레이에서 비엔티엔으로 이동하려면 비행기를 두 번 타야 한다. 리셉션에 셰어 택시를 부탁하니 8시 반에 왔다. 45분 걸려서 만달레이 공항에 도착했다. 12시 50분에 비행기는 정확히 출발하여 방콕 돈무앙 공항에는 3시 20분에 도착을 하였다. 저가 항공이라 기내에서는 무료가 없다.
돈무앙공항에서는 셔틀버스를 타고 수완나품 공항으로 이동해야 한다. 배차시간이 1시간이라 놓치면 1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다행히도 출발 1분전에 셔틀을 탈 수 있었다. 라오스 에어 카운터에 갔더니 체크 인을 한다. 보딩 패스를 받고 출국 수속을 받는데 엑스레이 검사에서 미용용 작은 가위가 체크되어 꺼내서 버렸다.
<라오스의 국화인 플루메리아>
8시 25분 출발인 비행기가 8시 40분이 되어서야 출발한다. 그런데 비행거리 1시간 정도인 짧은 거리인데 기내식도 주고 생수도 준다. 시내식이라야 빵이지만 준다는 것이 중요했다. 기내에서는 라오스 입국 도착비자 신청서를 나눠주고 있다. 한국 관광객은 무비자다. 공항 밖으로 나오니 밤 10시가 넘었다. 택시를 잡았는데 7$를 받는다. 거리에 비해서 엄청 비싼 요금이다.
숙소인 럭키 호스텔은 입구부터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방을 배정 받았는데 마음에 안 들었다. 리셉션에서 받은 시티 맵은 글자도 안 보이는 허술한 것이다. 비추천 숙소다. 하여간 하루 종일 이동한다고 피곤했던지 그냥 눕고 싶었다. 눕고 얼마 안 되어 잠이 든 것 같다. 다음날 아침에 일기를 쓴다.
첫댓글 멎있는 사진과 글들 잘 보고갑니다.~~~